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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 A5
ISBN-10 : 8984371076
ISBN-13 : 9788984371071
종이 여자 중고
저자 기욤 뮈소 | 역자 전미연 | 출판사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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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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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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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고갈된 베스트셀러 작가 앞에 나타난 소설 속 여주인공! 프랑스 문학계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 기욤 뮈소가 선보이는 판타스틱 러브 어드벤처 『종이 여자』. 2010년에 발표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작품으로, 어느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LA의 빈민가에사 나고 자란 톰 보이드는 어린 시절에 겪은 경험을 살려 집필한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하지만 사랑에 실패하면서 크게 절망하고, 좀처럼 창작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회복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설 속 인물을 자처하는 여인 빌리가 그의 앞에 나타난다. 인쇄소의 잘못으로 파본이 된 톰의 소설 속에서 나왔다고 말하는 빌리. 톰이 펜을 놓는다면 그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

저자소개

저자 : 기욤 뮈소
저자 기욤 뮈소는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났으며,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스키다마링크》에 이어 2004년 두 번째 소설 《그 후에》를 출간하며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구해줘》,《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사랑하기 때문에》,《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당신 없는 나는?》,《종이 여자》,《천사의 부름》,《7년 후》,《내일》,《센트럴파크》,《지금 이 순간》,《브루클린의 소녀》까지 연이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세 번째 소설《구해줘》는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무려 200주 이상 주요서점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찬사를 표했고,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 독자들이 그의 소설에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단숨에 심장을 뛰게 만드는 역동적인 스토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복잡한 퍼즐 조각을 완벽하게 꿰어 맞추듯 치밀한 구성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종이 여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놀라운 결말을 선보이며 역시 기욤 뮈소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의 소설은 《파리의 아파트》,《브루클린의 소녀》,《지금 이 순간》,《센트럴파크》,《내일》,《7년 후》,《천사의 부름》,《종이 여자》,《그 후에》,《당신 없는 나는?》,《구해줘》,《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사랑하기 때문에》,《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가 있다.

역자 : 전미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파리 3대학 통번역대학원(ESIT) 번역 과정을 수료했고, 오타와 통번역대학(STI) 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미국에 거주하며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욤 뮈소의 《그 후에》《사랑하기 때문에》《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로맹 사르두의 《최후의 알리바이》, 《크리스마스 1초전》《크리스마스를 구해줘》,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배고픔의 자서전》, 엠마뉘엘 카레르의 《겨울 아이》《콧수염》, 폴 콕스의 《예술의 역사》 등이 있다. 《작은 철학자 시리즈》의 어린이 철학책을 여러 권 번역하기도 했다.

목차

프롤로그 9
1 해변의 집 27
2 두 친구 32
3 무너진 남자 39
4 내면의 세계 47
5 천국의 파편들 59
6 너를 만났을 때 70
7 달빛 속의 빌리 79
8 삶을 도둑질한 여자 83
9 어깨 문신 92
10 The Paper Girl 94
11 맥아더파크의 소녀 106
12 약물 중독 치료 116
13 도망자들 128
14 Who's that girl? 131
15 협약 139
16 속도 제한 150
17 빌리와 클라이드 162
18 모텔 까사 델 쏠 176
19 로드무비 192
20 천사들의 도시 216
21 아모르, 데킬라 이 마리아치 236
22 오로르 251
23 고독(들) 262
24 라 쿠카라차 268
25 당신을 잃게 될지도 몰라 277
26 다른 곳에서 온 여자 293
27 Always on my mind 306
28 시련 속에서 310
29 우리가 함께 있을 때 319
30 인생의 미로 346
31 로마의 거리들 362
32 눈에는 눈 이에는 이 387
33 서로에게 간절히 매달리다 406
34 The Book of Life 419
35 심장의 시련 434
36 빌리와의 마지막 날 444
37 두 절친한 친구의 결혼 454
38 릴리 462
39 아홉 달 후……. 475
옮긴이의 말 482

책 속으로

“아가씨는 누구냐니까?” 내가 거듭 묻자 여자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날 첫눈에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어둠 때문에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귀에 익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은 스무고개 식으로 그녀가 누군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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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누구냐니까?”
내가 거듭 묻자 여자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날 첫눈에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어둠 때문에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귀에 익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은 스무고개 식으로 그녀가 누군지 알아맞히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성냥을 그어 패서디나의 벼룩시장에서 산 낡은 허리케인 램프에 불을 붙였다.
은은한 불빛이 실내에 퍼져나가면서 여성 침입자의 모습이 보다 명확하게 들어왔다. 나이가 스물다섯쯤 돼 보이는 젊은 여자로 왕방울처럼 큰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고, 갈색 머리칼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우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볼 거라 생각했죠?”
그녀가 피식 헛웃음을 흘렸지만 나는 절대로 그런 수작에 말려들 생각이 없었다.
“아가씨, 이제 그만 하시죠. 이 야심한 새벽에 남의 집에서 대체 무슨 짓이죠?”
“정말 모르겠어요? 나란 말이에요, 빌리.”
-72p

롤과 단둘이 있을 때면 어린 시절 겪었던 혼돈스런 상황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나를 할퀴고 지나갔다.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의 전부나 다름없었던 맥아더파크의 지저분한 공터들, 우리를 가두었던 그 악취 나는 수렁과 질식할 것 같았던 공기, 학교가 파한 후 철책으로 둘러쳐진 농구장에서 나누었던 고통스러운 대화의 기억들…….
오늘도 나는 우리가 아직 열두 살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수백만 부가 팔린 내 소설들, 캐롤이 체포한 수많은 범죄자들은 우리 둘이 맡은 연기에 필요한 소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린 아직도 그 혼돈의 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사실 우리 셋 다 아이를 낳지 않은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강박증과 싸우기에도 벅차 생명을 잉태해 흔적을 남기겠다는 희망 따위는 품어 볼 틈이 없었다.
-112p

우리가 알고 지낸 지는 벌써 10년째다. 밀로를 제외하고는 캐롤은 내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다. 캐롤은 미스 밀러 말고 나와 유일하게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다. 우리 관계는 아주 독특하다. 캐롤은 내게 여동생이나 여자친구 이상의 존재이다. 우리 관계에는 한 마디로뭐라 단정 지을 수 없는 ‘독특한’ 면이 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우리의 관계는 4년 전부터 급격히 달라졌다. 나는 바로 옆집, 내 방에서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무시무시한 지옥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매일 아침 층계에서 마주치는 소녀의 내면에서는 이미 생명이 사그라지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며 끔찍한 수난을 겪어야 하는 숱한 밤들이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의 피를, 생명을, 수액을 빨아먹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내겐 그녀를 도울 방법이 없었다. 나는 외톨이였으니까. 고작 열여섯 살이던 내게는 돈도, 패거리도, 총도, 탄탄한 근육도 없었다. 가진 거라곤 비교적 잘 돌아가는 머리와 굳은 의지뿐이었는데, 그것만으로는 그녀가 처한 상황을 바꿀 방법이 없었다.
-229~230p

“인연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게 바로 우리 인생이야. 하루아침에 이별을 통보하고, 또 통보 받기도 하지. 우리는 간혹 헤어지는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지기도 해. 다모클레스의 칼이 언제 내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모르는데 내 모든 걸 상대에게 걸 수는 없어. 나는 내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믿고 내 인생을 설계하고 싶지 않아. 감정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확실한 것이니까. 당신은 감정이란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방금 옆을 지나치는 여자의 치맛자락에,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 한 번에 당장 흔들릴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의 감정이야. 내가 음악을 하는 건 왠지 알아? 음악이 내 인생을 버리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야. 책도 영원히 그 자리에 있으니까, 나는 책을 사랑하지. 평생 사랑하는 사람들, 난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
-2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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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기욤 뮈소와 함께 떠나는 판타스틱 러브 어드벤처! -기발한 착상, 놀라운 결말!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 장편소설! -아마존 프랑스 1위! 세계 30여 개국 출간! 기욤 뮈소의 2010년 작 《종이 여자...

[출판사서평 더 보기]

기욤 뮈소와 함께 떠나는 판타스틱 러브 어드벤처!
-기발한 착상, 놀라운 결말!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 기욤 뮈소 장편소설!
-아마존 프랑스 1위! 세계 30여 개국 출간!


기욤 뮈소의 2010년 작 《종이 여자》는 프랑스에서 초판 30만 부를 인쇄해 단숨에 팔려나갔을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기욤 뮈소는 이 소설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단숨에 심장을 뛰게 만드는 역동적인 스토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적 긴장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마술 같은 구성,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결말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 소설은《그 후에》,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당신 없는 나는?》까지 출간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작가의 성과를 이어가며 ‘기욤 뮈소 현상’의 건재를 과시했다.
기욤 뮈소 소설은 프랑스를 넘어 현재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열성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서점가에서도 나오는 소설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나오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세상살이의 각박함에 지친 독자들은 기욤 뮈소의 소설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과 생에 대한 열정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독자들과의 긴밀한 호흡과 폭넓은 교감을 중시하는 기욤 뮈소의 소설은 책을 다 읽고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독자들에게 언제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만한 이야기들을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그려낸다.
복잡한 수식이나 특별한 수사법에 기대지 않고 본능적으로 서스펜스를 빚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빠르고 경쾌한 흐름 속에서 일관되게 통합해내는 기욤 뮈소 매직은 이번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소재는 ‘사랑’이다. 기욤 뮈소는 사랑 이야기가 없는 작품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늘 자신을 ‘사랑’에 도전하는 작가라 말한다. 사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사랑에 대한 천착은 그의 소설이 독자들과 깊이 교감할 수 있는 바탕을 이룬다.
친근감 있는 문장과 대화들, 대중문화의 디테일들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는 묘사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한 번 읽으면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게 특징이다. 그의 소설이 할리우드 영상 미학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한편의 영화를 보듯 비주얼한 느낌을 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소설 《그 후에》는 이미 존 말코비치와 에반젤린 릴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의 소설 대부분이 할리우드 영화사와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기욤 뮈소의 일곱 번째 소설 《종이 여자》는 프랑스 소설 시장을 뜨겁게 달구며 다시 한 번 ‘뮈소 열풍’에 불을 지폈다. 이 소설은 한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뮈소의 작품 중 최고라는 프랑스 언론의 찬사가 허언이 아닐 만큼 빠른 속도감과 함께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기발한 착상에 있다. 독자들은 소설 속에서 나온 여자 빌리에게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멕 라이언처럼 귀엽고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종이 여자’ 빌리는 허구의 인물일까, 현실의 인물일까? 빌리는 상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인물이지만 그 문제를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큼 독자들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될 것이다. 기욤 뮈소는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에 꿈과 리듬을 불어 넣는 재주가 있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종이 여자》는 한편의 매직 쇼를 보듯, 한편의 영화를 보듯 예측불허의 긴장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한시도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독자들의 의표를 찌르는 놀라운 결말이 함께 하는 소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소설 속 여주인공의 만남!
-《종이 여자》줄거리 요약


로스앤젤레스의 빈민가 맥아더파크에서 나고 자란 톰 보이드는 어린 시절 겪은 강렬하고 순탄치 않았던 경험을 살려 집필한 소설 《천사 3부작》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그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돈독한 우정을 나눈 친구들이 있다. 현재 LA경찰로 근무하는 여경 캐롤, 톰의 매니저로 일하는 밀로가 바로 그들이다. 맥아더파크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은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사이가 각별한 존재들이다. 죽음의 위험이 상존하는 마을에서 또래의 친구들은 대개 갱단에 가입하거나 마약딜러가 되어 하루살이 같은 목숨을 이어간다. 톰과 두 친구는 더 이상 비극적인 생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로 마을을 떠나올 수 있었다. 갱단의 일원이었던 밀로에게는 목숨을 건 탈주였다. 이제 어느 정도의 성공과 안정된 삶을 찾았지만 어린 시절의 암울하고 끔찍한 기억은 그들에게 오랜 세월 동안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말리브 해안에 큰 별장을 갖추고 살 만큼 막대한 돈을 번 톰 보이드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한창 유명세를 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하루에도 수백 통의 팬레터와 이메일을 받는 작가 톰은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오로르 발랑꾸르와의 사랑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크게 절망한다. 톰은 원고를 단 한 줄도 써나갈 수 없을 만큼 심신이 피폐하고 무력해진다. 밀로와 캐롤이 끊임없이 위로하고 설득하지만 창작의 영감과 열정이 고갈된 톰은 좀처럼 의지를 회복하지 못한다.
밀로와 캐롤은 톰이 다시 원고를 쓸 수 있게 할 방법을 여러모로 모색하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밀로는 펀드에 투자했다가 가진 돈을 모두 날려버렸으며, 현재 톰이 살고 있는 집도 이미 담보로 제공돼 있는 상태다. 그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톰이《천사 3부작》시리즈 3권을 집필하는 것이다. 톰의 인기라면 수백만 부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밀로가 아무리 설득해도 무기력한 반응을 보이던 톰의 집에 어느 날 소설 속 인물을 자처하는 여인 ‘빌리’가 나타난다. 빌리는 과연 소설 속에서 나온 ‘종이 여자’일까? 톰의 삶에 바람처럼 등장한 그녀, 빌리의 처지는 몹시 절박하다. 그녀는 인쇄소의 잘못으로 파본이 된 톰의 소설 속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소설 속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톰이 소설을 쓰는 길밖에 없다. 톰이 펜을 놓는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빌리의 목숨이 톰의 소설 집필에 달렸다면…….
톰과 빌리 두 사람이 손 맞잡고 펼치는 사랑의 모험 속에서 현실과 허구가 한데 뒤섞이고 부딪치면서 매혹적이고도 치명적인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생동감 넘치게 톡톡 튀는 이야기, 한 편의 로맨틱하고 판타스틱한 러브 어드벤처가 펼쳐지는 가운데 톰과 빌리, 캐롤과 밀로의 사랑과 우정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데…….

<이 소설에 쏟아진 프랑스 언론의 찬사>

기욤 뮈소 소설들 중 최고! 치밀한 이야기 전개, 잘 짜인 결말이 놀라움을 선사한다.
-르 피가로 리테레르(Le Figaro Litteraire)

기욤 뮈소의 영리한 매직 쇼! 장거리 비행 중인 새처럼 상상과 현실 사이를 경쾌하고 우아하게 오가는 소설. 우리는 삶이 한 편의 소설이라는 사실을 으레 잊고 살아간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새삼 그 진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르 파리지앵(Le Parisien)

독창적인 글쓰기. 독자와의 독특한 관계 설정. 허구와 현실의 아름다운 조합.
- 스튜디오 유럽 1(Studio Europe 1)

기욤 뮈소는 독창적인 이야기를 창조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서스펜스를 끌고 가는 데 천부적인 재주가 있다.
- 디렉트 수와르(Direct Soir)

낙관주의까지 능숙하게 버무려진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서스펜스의 순간.
- 의사 신문(Le Quotidien du medecin)

기욤 뮈소는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에 꿈과 리듬을 불어 넣는 재주가 있다.
-프랑스 수와르(France Soir)

<책속으로> 추가

여자들은 잭의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에 홀딱 넘어가 그가 자신에게만 특별 대접을 해준다는 도취에 젖곤 했다. 그러나 일단 정복에 성공하고 나면 잭은 에고이스트적인 본색을 드러냈다. 상대의 마음을 요리하는데 능한 그는 항상 피해자인 척하며 어떤 상황이든 자기 쪽에 유리하게 만들었다. 둘의 관계에 회의감이 들면 모진 말로 애인을 업신여기고 상처를 주어 떼어냈다. 잭은 상대 여자의 약점을 교묘히 찾아내어 자기 손에 넣고 쥐락펴락하는 데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
잭에게 유혹당한 여자들의 가슴에는 언제나 치유할 수 없는 상처만이 남았다. 이제 그런 변태이자 나르시시스트인 잭의 손아귀로 빌리를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었다. 어쩌다 몹쓸 인간을 사랑하게 된 빌리는 언젠가 내게 둘이 함께 삶을 일구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한 적이 있었다.
등장인물의 인성을 하루아침에 바꾸어놓을 수도 없으니, 결과적으로 나는 내가 판 함정에 스스로 빠져드는 꼴이 된 셈이었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신은 아니지 않은가. 픽션에도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게 마련인데, 그 천하의 개망나니 같은 잭을 3권에서 갑자기 훌륭한 사윗감으로 바꿔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366p

“그럼 오늘밤이 우리의 모험을 끝내는 날인가?”
빌리가 짐짓 유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네, 맞습니다. 우리 둘 다 임무 완수를 했으니까. 당신은 소설을 끝냈고, 나는 사랑하는 여자를 당신한테 되찾아주었으니까.”
“이걸 어쩌죠? 이제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인데…….”
“제발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요.”
빌리가 한창 말을 하는데 헤드 웨이터가 주문을 받기 위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나는 슬픔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내 시선은 파리의 정경이 아래쪽으로 황홀하게 펼쳐지고 있는 아찔한 아트리움 창문 밖을 헤매고 있었다. 웨이터가 주문도 받지 않고, 슬쩍 자리를 피했다.
“아주 구체적으로,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죠?”
“벌써 여러 번 얘기했잖아요, 톰. 당신이 원고를 편집자한테 보내면, 원고를 읽는 순간 편집자의 머릿속에 당신이 이야기를 통해 표현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거죠. 그 상상의 세계가 바로 내가 가 있을 곳이에요.”
“당신이 있을 곳은 바로 여기, 내 옆이야.”
“아니, 그건 불가능해요. 난 현실 세계와 픽션의 공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어요. 난 여기서는 살 수 없다니까요.”
-4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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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조영선 님 2014.04.11

    자기 안에 카오스가 있어야 춤추는 별을 낳을 수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

  • 윤수진 님 2014.04.06

    지고한 사랑이란, 두 개의 꿈이 만나 한마음으로 철저히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다

  • 박성주 님 2014.03.31

    진정한 용기라고 하면, 네가 엽총 든 남자부터 떠올리지 않았으면 한다.진정한 용기는 상처투성이로 출발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거란다.-하퍼 리브르타뉴 지방

회원리뷰

  • 종이 여자_00303 | j2**on1 | 2018.01.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한 여자가 인생 낙오자를 만나 멀쩡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여자가 멀쩡한 남자를 만나 ...

    한 여자가 인생 낙오자를 만나 멀쩡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여자가 멀쩡한 남자를 만나 인생 낙오자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무조건 성공한다. - 체사레 파베제

     

    지옥은 실제로 존재한다.

    그리고 지옥이 온전히 천국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그토록 끔찍하다는 사실을 나는 이제 깨닫는다. - 알렉 꼬뱅

     

    빌리는 보스턴의 한 문신 가게를 찾아갔다. 바늘이 그녀의 어깨 위를 오가면서 살 속으로 잉크를 주입하고, 작은 점들을 연결해 아라베스크 무늬를 새겼다. 사랑하는 감정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어느 전통 있는 인디언 부족이 사용했던 상징. 당신의 일부가 내 안으로 들어와 마치 독약처럼 퍼졌습니다, 라는 표현. 삶의 역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 그녀가 앞으로 부표처럼 의지하기로 마음먹은, 몸에 새긴 글씨.

     

    <이터널 선샤인>. 사랑의 고통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죠.

     

    오래전부터 나는 창작과 정신병의 미묘한 연관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까미유 끌로델, 모파상, 네르발, 아르또는 서서히 광기로 빠져든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고, 체사레 파베제는 호텔방에서 바르비투르산을 복용하고 생을 마감했다. 니콜라 드 스탈은 창문에서 투신자살했고, 존 케네디 툴은 머플러를 자동차 실내로 연결해 놓고 배기가스를 들이마셨다. 엽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냥해 자살한 헤밍웨이는 두 말할 것도 없었다. 커트 코베인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어슴푸레한 새벽, 그는 시애틀 근처에서 가공의 죽마고우에게 보내는 짤막한 글을 마지막으로 휘갈겨 놓고 머리에 총을 쏘아 생을 마감했다.

     

    "사생활은 소중한 거예요. 당신이 살아오는 동안 책 한 권 펼쳐본 적 없는 여자란 건 알지만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솔제니친이 쓴 책을 한 번 읽어봐요.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삶에 대해 모르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고 아주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내용을 써놨으니까."

     

    그녀는 다른 남자의 여자처럼 아름다웠다. - 폴 모랑

     

    As time goes by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흑인 피아니스트 샘의 피아노 연주

    또 다시 명곡 My funny Valentine의 음률이 그녀의 손끝에서 즉흥 연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볼테르가 1764년에 쓴 글인데 한 번 읽어봐."

    "독자들이 절반을 만든 책이 가장 쓸모 있는 책이다."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죠?

    독자들과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아주 고답적인 질문이다. 솔직히 나는 이 질문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었다. 글쓰기는 금욕주의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하루에 네 페이지씩 글을 쓰려면 나는 하루에 꼬박 열다섯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창작의 마술이나 나만의 비밀, 창작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과 접촉을 단절한 채 커피를 충분히 비축해 놓고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방법밖에 없다. 가끔씩 리듬을 잘 타면 열 페이지씩도 술술 써지는 날이 있었다. 그런 축복 같은 시간들을 경험하다 보면 이미 완성된 이야기가 하늘 위 어딘가에 존재하고, 천사의 목소리가 단지 내게 그 이야기를 받아 적게 할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시간들은 지극히 드물게 찾아왔다. 몇 주 만에 5백 페이지를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북크로싱은 사람들 속으로 책을 '방출하기' 위해 책을 돌려 읽는 것을 말한다. 책을 읽은 사람이 공공장소에 책을 놔두면, 그것을 습득한 사람이 책을 읽고 다시 공공장소에 놓아두어 책이 계속 순환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인 40년대 미국의 '스크루볼 코미디'의 느낌을 강하게 살리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크루볼 코미디의 특징은 당시로는 획기적일 만큼 자유분방하고 독립적인, 개성이 강한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여주인공은 지극히 비전형적인, 줏대 없고 시쳇말로 '찌질한' 남자 주인공의 인생에 바람처럼 등장해 그의 인생을 휘저어 놓는다. 스크루볼 코미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하워드 혹스 감독의 1938년 작 <아기 키우기Bringing up baby>의 두 주인공 캐리 그랜트와 캐서린 헵번을 보고 있으면 <종이 여자>의 주인공 톰과 빌리 커플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p9 톰 보이드, 33세, 전직 교사

    p10 오로르 발랑꾸르, 피아니스트, 31세

    p27 밀로 롬바르도, 에이전트

    p60 캐롤 알바레즈, 밀로와 톰의 죽마고우

    p73 빌리 도넬리, 보조주인공, 여간호사, 릴리p460, 릴리 오스틴p471

    p87 마크 데이비스 챕맨, 존 레논 살해범

    p89 마일즈 데이비스 King of Blue 일반인들도 좋아하는 재즈명곡

    p116 베티 포드, 캘리포니아 소재 유명 약물중독 치료센터

    p140 The girl from Ipanema 스탄게츠와 질베르토의 마법같은 앙상블, 보사노바의 걸작

    p143 IWC 포루투기즈, IWC 샤흐파우젠p143

    p162 보니(파커)와 클라이드(배로우) 실존 혼성 2인조 은행 강도

    p170 요시다 미츠코, 전당포업자

    p205 테레사 로드리게즈, 톰의 파출부

    p206 존 브래디, 쓰레기 수거 작업부

    p272 라파엘 바로스, 오로르의 새 연인

    p272 모티머 필립슨, 호텔 클리닉

    p319 유찬, 여대생

    p319 보니 델 아미코, 파본 구입 여대생

    p324 에셀 코프만, 암환자

    p328 생제르맹 데 프레의 좁은 골목들

    p359 루카 바르톨레티, 화가&디자이너

    p383 박이슬, 여대생

    p397 잉걸불[잉걸뿔] 불이 이글이글하게 된 숯덩이, 다 타지 않은 장작불

    p402 크루트 알바레즈, 캐롤의 양아버지

    p414 케네스 앤드류스, 서점 주인

    p425 올레크 모르도로프, 억만장자, 러시아

    p440 마르클로드, 수녀, 수도원 수공예 제본실

  • 종이 여자 | pe**kw | 2015.10.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종이여자 (La Fille de papier) 기욤 뮈소(Guillaume Musso)   한국여자, 이화여대,...

    종이여자 (La Fille de papier)

    기욤 뮈소(Guillaume Musso)

     

    한국여자, 이화여대, 한국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음. 상술같음.

     

    [발췌]

     

    *말로가 친구의 머리맡에 앉으며 다시 고함을 쳤다. 그는 바닥과 테이블에 흩어져 있는 약품 용기들의 라벨을 일일이 확인했다. 바이코딘, 바륨, 자낙스, 졸로포트, 스틸녹스, 진통제, 진정제, 강장제, 수면제 같은 해로운 약재들은 죄다 갖추고 있었다. 21세기의 치명적 의존성 약물들의 혼합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바다를 응시했다. 투명한 바닷물이 터크와즈에서 울트라마린에 이르기까지 수천 가지 푸른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바늘이 그녀의 어깨 위를 오가면서 살 속으로 잉크를 주입하고, 작은 점들을 연결해 아라베스크 무늬를 새겼다. 사랑하는 감정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어느 전통 있는 인디언 부족이 사용했던 상징, 당신의 일부가 내 안으로 영원히 들어와 마치 독약처럼 퍼졌습니다. 라는 표현.

     

    *나는 다시 한번 빌리와 너무나 흡사한 그녀의 외모에 깜짝 놀랐다. 윤기 나는 금발, 꾸밈없는 자연미, 빈정거리는 말투, '도발적이며 이죽거리는' 혹은 '똑 부러지지만 어느 순간 어린애처럼 느껴지는' 이라고 묘사한 것으로 기억나는 음색까지.

     

    *오래전부터 나는 창작과 정신병의 미묘한 연관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까미유 끄로델, 모파상, 네르발, 아르또는 서서히 광기로 빠져든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고, 체사레 파베제는 호텔방에서 바르비투르산을 복용하고 생을 마감했다. 니콜라 드 스탈은 창문에서 투신자살했고, 존 케네디 툴은 머플러를 자동차 실내로 연결해 놓고 배기가스를 들이마셨다. 엽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냥해 자살한 헤밍웨이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커트 코베인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어슴푸레한 새벽, 그는 시애틀 근처에서 가공의 죽마고우에게 보내는 짤막한 글을 마지막으로 휘갈려 놓고 머리에 총을 쏘아 생을 마감했다. '서서히 꺼져 가는 것보다는 활활 불태우는 게 낫다' 다 나름대로 선택한 해결책들이었지. 각자 선택한 방법은 달랐어도 결과는 한 가지였다. 현실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예술이 존재한다면, 예술만으로 부족한 순간이 오면 결국 광기와 죽음으로 그 부분을 채울 수 밖에 없다. 나에게는 위대한 예술가들에 버금가는 재능은 없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을 괴롭히던 신경증은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 이걸로 우리의 모험은 끝이구나. 뱃속이 텅 빈 것 같았다. 갑자기 강한 상실의 느낌, 격렬한 공허감이 엄습해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기이하고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하루였다. 채 하루도 안 돼 전 재산을 잃었고, 내 소설에 등장하는 가장 고약한 여주인공이 난데없이 우리 집 거실로 들이닥쳤고, 정신병원에 감금당하기 싫어 창을 깨고 두 층을 뛰어내려 지붕 위에 떨어졌다. 사만 달러나 되는 시계를 일천 달러에 팔았고, 머리가 휙 돌아갈 정도로 여자에게 세게 따귀를 얻어맞았고, 패스트푸드점 냅킨에 작성한 만화 같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나는 빌리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 그림 뒤쪽에 붙은 진품 인증서를 클로즈업해 찍었다. 그 다음, 휴대폰으로 다운로드 받은 응용프로그램을 돌려 자동으로 날짜 입력, 암호화,GPS 데이터 입력을 마친 사진들을 미츠코가 지정한 보안 서버로 송신했다. 미츠코는 이러한 라벨링 작업이 있어야 앞으로 제 삼자와 소송이 붙었을 때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고 했다.

     

    *씨 부엘베스 뽀르 아끼, 메 야마스, 데 아꾸에르도? : 이 근방에 오게 되면 꼭 전화해요. 알았죠?

     

    *달팽이처럼 느리긴 해도 차는 차곡차곡 주행거리를 쌓아갔다. 산 이그나치오를 지나 왔는데도 우리가 탄 요구르트 병(1960년대식 피아트 500. 사람들이 요구르트병’(불어로 뽀 드 야우르는 초소형 경차를 지칭하는데, 차체가 요구르트 용기처럼 부드럽고 무른 느낌을 준다고 해서 생긴 표현이다)이라 부르는 차)은 끄덕없이 잘 굴러가고 있었다.

     

    *“이게 다 누구 탓인데 그래요? 그리고 진지하게 얘기하지만 가끔씩 고삐 좀 늦추고 살아요. 걱정도 조금씩만 해요.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삶이 당신에게 주는 선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어라, 이젠 아예 파울로 코엘료 흉내까지.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삶에 대해 모르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솔제니친-

     

    *스탕달과 그의 결정(結晶)작용 : 다이아몬드와 똑같은 구조를 가진 암염을 캐는 채굴장에서는 어떤 물체든 소금의 결정으로 덮여 다이아몬드와 같은 빛을 낸다. 이런 원리에 빗대어 스탕달이 연애 초기 무조건 상대를 미화해서 보려는 남성의 심리 상태를 지적하기 위해 사용한 개념.

     

    *오로르와 내가 다른 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내게 사랑은 산소 같았다. 우리의 삶에 빛과 광채, 강렬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게 사랑이라 믿었다. 하지만 오로르는 아무리 멋진 사랑이라도 결국 환상이며 위선이라 여겼다.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내 생각이 틀렸어. 우리가 원하는 걸 얻는 것보다 얻은 걸 지키는 게 가장 힘들다는 걸 몰랐어.

     

    *몇달 전, 그녀의 아파트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금융회사에서 중간 간부로 일했던 한 가장이 가족 다섯 명을 총으로 살해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아무리 애써도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헤어날 길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여러 달째 실업 상태였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투자한 돈을 몽땅 날리게 돼 극심한 절망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녀는 언젠가 자신에게도 그와 비슷한 충동이 일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돼, 안나, 버텨야 돼, 머텨야 돼!

     

    *기본적으로 과산화수소라는 성분은 인간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것이에요. 나이가 들어 사람의 머리가 하얗게 세는 것도 과산화수소가 머리카락에 색깔을 만들어내는 색소의 합성을 억제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보통의 경우 그 과정은 아주 천천히 일어납니다.

     

    *책은 읽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 거야. 머릿속에 이미지들을 그리면서 주인공들이 살아갈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 그렇게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가 바로 독자들이야.

     

    *아디오, 아미카 미아 : 다녀올게, 친구! 이태리어?

     

    *삶은 여러 번 선택이 있는 비디오게임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 삶도 시간과 덥어 흘러갔다.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걸 하며 사는 게 인생이었다. 행운은 양념처럼 살짝 곁들여질 뿐, 나머지는 모두 운이 주관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었다.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죠? 독자들과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아주 고답적인 질문이다. 솔직히 나는 이 질문에 단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었다. 글쓰기는 금욕주의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하루에 네 페이지씩 글을 쓰려면 나는 하루에 꼬박 열다덧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창작의 마술이나 나만의 비밀, 장작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과 접촉을 단절한 채 커피를 충분히 비축해 놓고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방법밖에 없다.

     

    *루카는 북크로싱(사람들 속으로 책을 방출하기 위해 책을 돌려 읽는 것을 말한다. 책을 읽은 사람이 공공장소에 책을 놔두면, 그것을 습득한 사람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공공장소에 놓아두어 책이 계속 순환하게 만든다) 예찬자였다. 그는 엄청난 양의 책을 사들였지만 단 한 권도 소유하는 법이 없었다. 늘 공공장소에 다 읽은 책을 놓아두어 다른 사람들에게 읽을 기회를 주었다.

     

    *당신이 약점을 보여도 상대가 그것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지 않아야 당신이 그에게서 진정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체사레 파베제-

     

    *브랜디는 그렇게 우리의 의식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술이 들어가고 억제되었던 감정이 분출되면서 우리 사이에는 회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빌리는 내게 자신의 어린 시절, 암울했던 사춘기, 항상 덧없이 끝나는 연애에 매달리게 만들던 가슴 깊은 고독에 대해 털어 놓았다. 그녀는 내게 한 번도 자신을 깊이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지 못한 괴로움, 미래에 대한 희망,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은 열망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신은 아니지 않은가. 픽션에도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기 마련인데, 그 천하의 개망나니 같은 잭을 3권에서 갑자기 훌륭한 사윗감으로 바꿔 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나는 밤마다 살짝 살짝 백 페달을 밟듯 잭이라는 캐릭터에 은근한 변화를 주기 시작해 조금씩 인간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갔다.

     

    *억만장자 올레크 모르도로프는 부를 과시하는 것을 싫어했다. 지배층들이 즐겨 타는 고급 리무진을 타고 다니지도 않았고, 경호원들에게는 항상 거리를 두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책은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다. 말리부에서 샌프란시스코, 대서양을 건너 로마까지 그리고 아시아를 거쳐 다시 맨해튼, 결국 긴 여정의 끝인 프랑스에 도착했다, 책은 그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켰다.

     

    샤 누아르 : 검정고양이를 뜻하는 프랑스어.

     

    *수도원 수공예 제본실의 마리 클로드 수녀는 먼저 전문가적인 섬세함을 발휘해 제본된 부분을 뜯어냈다. 그러고 나서 겨우 만년필보다 조금 큰 가습 장치를 손에 들고 책 위에 물을 분무했다. 안개처럼 뿜어져나오는 물의 온도가 가습 장치의 디지털 스크린에 나타났다. 종이가 물을 머금자 달라붙었던 페이지들이 서서히 낱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물에 흠뻑 젖은 상태로 있었던 탓에 낱장들이 자칫하면 찢어질 것처럼 위태로웠고, 벌써 망가진 페이지도 더러 보였다. 그녀는 조심조심 책장 사이사이에 압지를 끼워 넣고, 단면이 아래쪽으로 향하게 책을 세운 다음, 헤어드라이기로 바람을 불어 말리면서 망가진 책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 무한한 인내심이 요구되는 일이었다. 몇 시간 후, 책은 제법 시원스럽게 책장이 넘어가는 정도까지 복원되었다. 떨어진 사진들도 일일이 다시 붙이고, 천사의 머맄락 같은 가느다란 머리카락 한 줌도 단단하게 붙였다. 마지막으로 본래의 부피감을 되살리기 위해 책을 하룻밤 동안 압착기에 넣어두었다, 다음 날, 새로운 가죽을 입히는 작업을 시작했다. 가죽을 잘라 겉표지를 입히고, 양가죽으로 라벨을 붙이고, 그 위에 금박을 입혀 제목을 새겼다.

     

    *삶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나는 그동안 진 빚을 더 청산하고 사법적인 문제들도 깨끗이 처리했다. 한때 방황하는 루저였던 나는 어느새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돌아와 있었다.

     

    *소설가는 자기 인생의 집을 허물고 벽돌로 다른 집을, 자기 소설의 집을 짓는다. -밀란 쿤데라-

  • 종이 여자 | se**n0801 | 2015.01.27 | 5점 만점에 1점 | 추천:0
    2013년에 읽은 책
    2013년에 읽은 책
  • 내 수업을 받고 있는 이웃 맘 집에 놀러가다 책택배가 올 동안 읽어 볼 생각으로 빌린 책이다. 이 책의 작가는 이름만 많이 들...

    내 수업을 받고 있는 이웃 맘 집에 놀러가다 책택배가 올 동안 읽어 볼 생각으로 빌린 책이다. 이 책의 작가는 이름만 많이 들어봤고 소설쪽은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책 한권도 안 읽었다. 이 책을 들자마자 끝까지 볼 정도로 지루하지 않는 역동적인 스토리와 현실과 상상을 이어주며 색다른 길로 인도해 본래의 의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호기심을 무한히 확장시켜 독자로 하여금 헛갈리게 하거나 조각그림까지 맞추게 만든다. 마약중독자들의 소굴이자 총기를 앞세운 복수극이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LA의 할렘구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을 소설로 써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한 주인공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톱 모델인 여자친구에게 거절 당하면서 인생역정을 겪고 다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남주는 빈민가에서 두려움과 공포에서도 안 무너졌지만 사랑으로 찢긴 상처 땜에 약물중독으로 육식성의 야만적인 깊은 우울에 점령당하고 감정도 의지도 남아있지 않은 무력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어느 날 자기가 쓴 소설에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 "빌리"가 미완성 문장 한 가운데서 떨어지면서 남주는 비축해 온 감정을 모두 소진해버린 사람에서 조금씩 생기를 찾는 거 같다. 여기에서 허구와 실제가 헛갈려서 이 소설이 판타지인지 픽션인지 그러다 각장 마다 소개하는 격언들이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그 글을 보고 그려질 내용을 추리해 보면서 보는 재미도 있다. 종이여자 빌리의 결점과 고통, 순수한 감성과 여린 마음이 환한 웃음과 고약한 심보까지 어우려져서 빌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무언가에 몰입하는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톰을 예전처럼 돌아오게 만들려고 애쓰고 연극까지 만들게 한 빈민가에서 오랫동안 같이 살았던 두 친구의 묵직한 신뢰와 우정이 깊이 와닿고 부러우면서 따뜻한 감성이 넘치고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도 나올 정도로 이 책은 리부에서 샌프란시스코, 대서양을 건너 그리고 아시아를 거쳐 다시 맨하튼, 프랑스까지 도착할 정도로 잘못 만든 책은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그 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힐링시켜줘서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 진짜 사랑... | mi**alove | 2014.06.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인쇄소의 실수로 절반 이상의 분량이 백지로 된 파본 책에서 현실 세계로 나온 보조 여주인공 빌리 도넬리....
      인쇄소의 실수로 절반 이상의 분량이 백지로 된 파본 책에서 현실 세계로 나온 보조 여주인공 빌리 도넬리. 그리고 그녀를 창조한 작가 톰 보이드...
      갑자기 집에 나타난 빌리를 이상한 여자로 오해하는 톰. 톰의 반응은 당연하다. 인쇄가 안 된 파본 책에서 나왔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을 사람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빌리는 책 속의 빌리와 외모만 닮은 게 아니라 실제로 똑같은 문신이 있고 톰만이 아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비밀 자료의 내용까지 알고 있다. 자신을 다시 책 속으로 보내기 위해 글을 쓰라는 빌리는 톰에게 헤어진 여자 친구 오로르의 사랑을 되찾아주겠다고 한다. 오로르가 새 남자 친구와 휴가 중인 멕시코로 가게 된 톰과 빌리.
     
      시작은 빌리의 일방적인 선언이었지만 톰은 점점 빌리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빌리는 어느 날, 잉크를 토해내고 그녀의 신체가 펄프의 성분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머리카락색이 변하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는 빌리.
      절친한 친구인 밀로를 통해 파본 인쇄 책들이 이미 분쇄 처리됐다는 말을 들은 톰. 그러나 딱 한 권, 아직 남아있는 파본이 유일하게 빌리를 이 세계에 머물게 하는 끈이라고 믿게 된 톰. 책이 사라지면 빌리는 책 속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도달한 톰은 마지막 3부를 완성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톰의 죽마고우인 밀로와 캐롤은 파본 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톰이 <천사의 3부작>의 마지막 3부를 쓰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한 빌리를 구하기 위해서 톰과 빌리의 여행이 계속된다...
      여행의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들이 마주한 건 진실한 사랑이다. 사랑의 실패로 약물과 술에 취해서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자신을 망가뜨리던 작가 톰에게 다시 글을 쓰게 하고 사랑을 준 인물은 빌리다. 작가가 창조한 허구의 인물이 현실 세계의 작가를 구한 것이다. 비록 빌리가 실제로 파본 책에서 나온 인물이 아니라 톰의 절친인 밀로의 부탁을 받고 연기한 가짜라고 해도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진짜였기 때문에 필연적인지, 운명적인지 책의 결말 부분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와 책 속의 등장인물이 아니라 톰과 릴리(빌리의 본명)로 만나는 새로운 시작...
     
      이 작품의 매력은 톰과 빌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톰의 절친인 밀로와 캐롤의 사랑이야기이면서 파본 인쇄 책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전 세계 독자들의 여행이기도하다.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한 번도 내색하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던 밀로와 캐롤은 이 여행의 끝에 사랑을 이룬다. 파본 인쇄 책을 접한 독자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독자들의 인생의 추억, 사랑, 회한, 슬픔 등이 인쇄되지 못한 책의 백지 부분에 사진, 글, 희망 메시지 등으로 채워져 우여곡절 끝에 톰에게 돌아온다.
      이 소설에서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글을 써서 주인공들을 창조한 작가이지만 또한 독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자신의 삶 안으로 책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책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종이 여자>의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빌리가 진짜 톰의 책 속에서 나온 여자가 아니지만, 이 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설령 빌리 도넬리가 진짜 책 속에서 나온 인물이라고 해도 그리 상관없다. 아쉬움은 없다. 진짜 사랑을 찾은 두 사람의 행복이 대다수의 독자가 바라는 결말이기도 하고 오히려 책 속의 인물을 연기했다는 빌리의 존재가 더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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