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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꿈
124쪽 | 규격外
ISBN-10 : 8954670903
ISBN-13 : 9788954670906
기차의 꿈 [양장] 중고
저자 데니스 존슨 | 역자 김승욱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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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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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함 속에서 타오르는 서정성
한 단어 한 단어 새겨나간 생의 미스터리와 고독 데니스 존슨이 2002년 〈파리 리뷰〉에 처음 발표한 『기차의 꿈』은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아간 철도 노동자이자 벌목꾼 로버트 그레이니어의 생애를 그린 소설로, 시대의 격변과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소멸되어버린 삶의 방식을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으로 써내려간다. 이 소설은 그해 〈파리 리뷰〉에 발표된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아가 칸 상을 받았고, 이듬해 오헨리상을 수상했다. 그후 2011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올해 가장 사랑받은 책, 〈에스콰이어〉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2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그해 퓰리처상은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또한 2019년에는 리터러리 허브에서 뽑은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에 이름을 올리며 “21세기의 가장 완벽한 짧은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고 누구도 특별히 기억하지 않았던, 역사를 스쳐지나간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이다. 젊은 시절에도 “그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그가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두막에서 숨을 거둔 채 가을과 겨울 내내 누워 있어도 그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평범한 막노동꾼의 삶은 작가 데니스 존슨의 노련한 필력과 타고난 감각을 거쳐 분절되고 재구성된 뒤 아름답고 강렬한 문학으로 재탄생한다. 특별할 것 없는 한 인간의 삶을 그리는 것만으로 작가는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대 전환기의 혼란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로버트 그레이니어’라는 한 인간은 산업화와 상업화, 그 과정에서 상실되어버린 삶의 방식을 상징하는 삼차원의 메타포가 된다.

저자소개

저자 : 데니스 존슨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도쿄, 마닐라,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멘토인 레이먼드 카버를 만났다. 스무 살이던 1969년 첫 시집 『물개 사이에 선 남자The Man Among the Seals』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1983년 첫 소설 『천사Angel』를 발표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존슨은 1992년 소설집 『예수의 아들Jesus’ Son』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이 소설은 2006년 〈뉴욕 타임스〉가 ‘지난 25년간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선정했고,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986년 유망한 작가에게 주어지는 와이팅상을 수상했고, 구겐하임 기금의 수혜자로 선정되었다. 2007년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연기의 나무Tree of Smoke』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기차의 꿈』은 존슨이 2002년 〈파리 리뷰〉에 처음 발표한 소설로, 같은 해 아가 칸 상을, 이듬해 오헨리상을 받았다. 2011년 정식으로 출간되어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2012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그해 퓰리처상은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2019년 리터러리 허브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에 이름을 올렸다.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던 데니스 존슨은 2017년 5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보코프 문학 강의』 『소설 11, 책 18』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스토너』 『이 얼마나 천국 같은가』 『19호실로 가다』 『분노의 포도』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신은 위대하지 않다』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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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석양 무렵에 본 불탄 계곡의 모습을 평생 생생히 기억했다. 맨정신으로 그렇게 꿈같은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머리 위 하늘에서는 마지막 남은 햇빛이 파스텔색으로 눈부신 광경을 그려내고, 하얀 구름 몇 점이 높이 떠서 계곡 너머의 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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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레이니어는 석양 무렵에 본 불탄 계곡의 모습을 평생 생생히 기억했다. 맨정신으로 그렇게 꿈같은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머리 위 하늘에서는 마지막 남은 햇빛이 파스텔색으로 눈부신 광경을 그려내고, 하얀 구름 몇 점이 높이 떠서 계곡 너머의 햇빛을 받고 있었다. 이랑 모양의 다른 구름들은 회색이나 분홍색을 띠었다. 가장 낮게 걸린 구름은 부사드와 퀸의 산꼭대기에 닿아 있었으며, 하늘의 이 장관 아래에 검은 계곡이 있었다. 완전히 적막한 모습으로. 기차가 그 계곡을 지나가며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냈지만, 죽어버린 이 세계를 깨우지 못했다. 47쪽

폐허가 된 지역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심장에 고인 슬픔이 검게 변해서 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그곳에 실제로 뭉쳐 있던 덩어리에서 정신 나간 희망이 만들어낸 모든 생각이 불에 타 사라지는 것 같았다. 48쪽

그뒤로 그레이니어는 황혼녘에 늑대 소리가 들리면 자주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는 힘껏 늑대처럼 울었다. 그러면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가슴속에 쌓이곤 하는 묵직한 것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늑대 합창단과 저녁에 이렇게 한바탕 공연을 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났다. 58?59쪽

삼 년이 더 흐른 뒤 그는 옛날 집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지은 두번째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이제는 밤에 잠도 잘 잤고, 꿈에 기차를 자주 보았다. 특히 자주 나오는 기차가 있었는데, 그는 석탄 연기 냄새를 맡으며 그 기차에 타고 있었다. 세상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그 세상 속에 서 있고, 기차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런 장면이 어렴풋이 친숙한 것을 보고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임을 알아차렸다. 때로 자다가 깨어보면 스포케인 국제철도의 기차 소리가 희미하게 계곡을 올라가는 것이 들렸다. 그가 꿈에서 들은 소리가 그것이었다. 79쪽

그토록 웅장한 풍경은 처음이었다. 그의 삶을 채운 숲은 너무나 울창하고 높아서 세상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볼 수 없게 그의 시야를 대체로 가려버렸다. 하지만 여기서는 누구나 산을 하나씩 가질 수 있을 만큼 세상에 산이 많은 것 같았다. 그에게서 저주가 사라지고, 욕망이라는 전염병도 스르르 날아가 저기 먼 계곡에 자리를 잡았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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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리터러리 허브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 “다 읽고 몇 주가 지나서도 끝나지 않는 꿈처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제니퍼 이건(소설가) 오헨리상 수상(2003) 퓰리처상 최종 후보(2012) 전미도서상 수상자이자 코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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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러리 허브 선정 ‘지난 10년간 최고의 소설 Top 20’
“다 읽고 몇 주가 지나서도 끝나지 않는 꿈처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제니퍼 이건(소설가)
오헨리상 수상(2003) 퓰리처상 최종 후보(2012)

전미도서상 수상자이자 코맥 매카시와 플래너리 오코너에 비견되는 작가 데니스 존슨. 19살 때 시집을 출간하며 데뷔한 이후 67세에 간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소설, 시, 희곡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한 그는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작품세계를 만들어간 변화무쌍한 스타일리스트”(NPR)라는 평을 들으며 미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들의 작가”로 꼽혀왔다. 존 업다이크는 데니스 존슨이 젊은 시절의 헤밍웨이를 연상시키는 작가라 평했고, 조너선 프랜즌은 “내가 믿고 싶은 신은 데니스 존슨의 목소리와 유머 감각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결함 속에서 타오르는 서정성
한 단어 한 단어 새겨나간 생의 미스터리와 고독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1886년에 태어났다. 태어난 곳이 어디인지 부모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어린 시절 혼자 기차를 타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 아이다호까지 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주소가 적힌 종이를 가슴에 핀으로 붙인 채 기차를 타고 여러 날을 여행했던 것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고모의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그는 십대 때 학교를 그만두고 철도 공사장에서 일을 하거나 여기저기서 장작 패는 일, 트럭에 짐 싣는 일 등을 잠깐씩 하며 이십대를 보냈다. 그러다 교회에서 아내 글래디스를 만나 모이 계곡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고 얼마 후 딸 케이트가 태어났다.
1920년 여름 로빈슨 협곡을 가로지르는 철교 공사와 벌목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모이 계곡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모든 것을 삼켜버린 참혹한 현장을 목도한다. 아내와 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오두막이 있던 곳은 시커먼 폐허가 되었다. 결혼한 지 사 년도 되지 않아 아내와 딸을 잃은 그레이니어는 이후 불타버린 계곡에 다시 집을 짓고 때때로 아내의 환상을 보고 밤마다 계곡을 올라가는 희미한 기차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안정적인 고독”에 빠져들어 대자연과 인간의 삶에 가득한 끝없는 미스터리를 경험하며, 점점 현대화되어가는 세상을 겪어나간다. 바다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태평양에서 수십 마일 떨어진 서부까지 여행한 적이 있고, 전화기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읍내에 나올 때마다 텔레비전을 보았고, 기차와 자동차를 자주 탔고 비행기도 한 번 타봤다. 그리고 1968년 11월 어느 날 숲속 오두막에서 잠을 자다 숨을 거둔다.

가장 중요하지 않은 한 인간을 바라보는
가장 시적인 시선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고 누구도 특별히 기억하지 않았던, 역사를 스쳐지나간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이다. 젊은 시절에도 “그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그가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오두막에서 숨을 거둔 채 가을과 겨울 내내 누워 있어도 그를 궁금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평범한 막노동꾼의 삶은 작가 데니스 존슨의 노련한 필력과 타고난 감각을 거쳐 분절되고 재구성된 뒤 아름답고 강렬한 문학으로 재탄생한다. 특별할 것 없는 한 인간의 삶을 그리는 것만으로 작가는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대 전환기의 혼란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로버트 그레이니어’라는 한 인간은 산업화와 상업화, 그 과정에서 상실되어버린 삶의 방식을 상징하는 삼차원의 메타포가 된다. 지난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만으로 자기도 모르게 역사라는 큰 그림과 맞닿게 되는 개인을 시적인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가장 개인적인 동시에 가장 역사적인 소설을 써내려간 것이다.
팔십 년이 넘는 한 인간의 생애는 방대한 분량의 대서사시로 그려도 될 만한 이야기지만, 데니스 존슨은 그 삶을 압축하고 덜어내 1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은 소설로 만들어낸다. 한 단어 한 단어 공들여 선택해 꾹꾹 새겨나간 듯한 문장은 꾸밈없이 간결하고, 공간적 배경이 되는 미국 서부의 황무지와 장엄한 대자연은 작품 전체에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드리운다. 그레이니어 생애의 대부분은 생략되거나 간단한 문장으로 축약되는 한편, 벌목과 교각 건설, 자연에 대한 디테일은 빽빽하게 살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장 사이사이 끼어드는 환상적이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죽은 아내가 환영처럼 나타나 딸 케이트의 소식을 알려주고, 늑대 소녀를 만나고, 죽은 자의 저주를 생애 내내 곱씹는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순간들이 소설에 독특한 강렬함을 불어넣는다. 자연과 인간의 삶에 존재하는 미스터리를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밝히지 않고 그대로 두는 데 이 소설의 진짜 힘이 존재하는 것이다.
짧은 분량과 간결한 문장 덕에 한자리에 앉아 『기차의 꿈』을 끝까지 다 읽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 읽고 몇 주가 지나서도 끝나지 않는 꿈처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는 제니퍼 이건의 말처럼, 이 소설을 뇌리에서 몰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 조용하고 짧은 소설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오래 남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소설에 대해 더 많이 곱씹게 될지도 모른다. 쓸쓸하고 덧없는 어떤 삶을 이토록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낸 데니스 존슨의 탁월함에 거듭 감탄하면서.

▶ 추천의 말

마크 트웨인과 포크너처럼 존슨은 미국의 삶의 가장 어둡고 거친 심원에서 새로움을 끌어낸다. 존슨 같은 작가는 유일무이하다. 필립 로스

헤밍웨이 이후 우리 시대 가장 시적인 단편 작가. 조지 손더스

데니스 존슨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일 것이다. 돈 드릴로

내가 믿고 싶은 신은 데니스 존슨의 목소리와 유머 감각을 가졌다. 조너선 프랜즌

우리와는 다른 차원의 글을 쓰는 진정한 거장. 제이디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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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기차의 꿈 | ko**96 | 2020.05.2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홀아비가 된 그레이니어는 옛날 집이 있던 자리 아래쪽의 강가 움막에서 살았다. 밤이 깊은 뒤에도 최대한 모닥불을 살려놓았고, 동이 틀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그는 꿈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글래디스와 딸 케이트가 꿈에 나왔지만, 나중에는 글래디스만 나왔다. 그렇게 혼자 침묵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닥불을 보살피는 모습. 그러다 아침에 일어나서 막대기 끄트머리와 재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곤 했다. 꿈에서 밤새 모닥불이 타는 모습을 지켜본 탓이었다. 삼년이 더 흐른 뒤 그는 옛날 집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지은 두 번째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이제는 밤에 잠도 잘 잤고, 꿈에 기차를 자주 보았다. 특히 자주 나오는 기차가 있었는데, 그는 석탄냄새를 맡으며 그 기차에 타고 있었다. 세상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그 세상 속에 서있었고, 기차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런 장면이 어렴풋이 친숙한 것을 보고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임을 알아차렸다. 때로 자다가 깨어보면 스포케인 국제철도의 기차 소리가 계곡을 올라가는 것이 들렸다. 그가 ˀ에서 들은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자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소리가 극장 안에서 낮고 무섭게 생겨났다. 발밑에서 바람이 우르릉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소리가 한데 모여 포효처럼 변하더니 사람들의 청각 그 자체를 쪽쪽 빨아들여 목소리로 변했다. 그 목소리가 콧구멍으로 들어와 마침내 사람들의 뇌 속으로 침투해서 계속 높이 올라가며 점점 더 끔직하고 아름답게 변했다. 배의 경적 소리, 기관차의 외로운 기적소리, 오페라 가수의 노랫소리, 플루트 소리, 계속 신음하는 것 같은 백파이프 소리 등 비슷한 모든 소리의 출발점인 이상적인 소리였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이 암흑이 되고, 시간이 영원히 사라졌다....

      홀아비가 된 그레이니어는 옛날 집이 있던 자리 아래쪽의 강가 움막에서 살았다. 밤이 깊은 뒤에도 최대한 모닥불을 살려놓았고, 동이 틀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그는 꿈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글래디스와 딸 케이트가 꿈에 나왔지만, 나중에는 글래디스만 나왔다. 그렇게 혼자 침묵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닥불을 보살피는 모습. 그러다 아침에 일어나서 막대기 끄트머리와 재만 남아 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곤 했다. 꿈에서 밤새 모닥불이 타는 모습을 지켜본 탓이었다. 삼년이 더 흐른 뒤 그는 옛날 집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지은 두 번째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이제는 밤에 잠도 잘 잤고, 꿈에 기차를 자주 보았다. 특히 자주 나오는 기차가 있었는데, 그는 석탄냄새를 맡으며 그 기차에 타고 있었다. 세상이 휙휙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그 세상 속에 서있었고, 기차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런 장면이 어렴풋이 친숙한 것을 보고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임을 알아차렸다. 때로 자다가 깨어보면 스포케인 국제철도의 기차 소리가 계곡을 올라가는 것이 들렸다. 그가 ˀ에서 들은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자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소리가 극장 안에서 낮고 무섭게 생겨났다. 발밑에서 바람이 우르릉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 소리가 한데 모여 포효처럼 변하더니 사람들의 청각 그 자체를 쪽쪽 빨아들여 목소리로 변했다. 그 목소리가 콧구멍으로 들어와 마침내 사람들의 뇌 속으로 침투해서 계속 높이 올라가며 점점 더 끔직하고 아름답게 변했다. 배의 경적 소리, 기관차의 외로운 기적소리, 오페라 가수의 노랫소리, 플루트 소리, 계속 신음하는 것 같은 백파이프 소리 등 비슷한 모든 소리의 출발점인 이상적인 소리였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이 암흑이 되고, 시간이 영원히 사라졌다.<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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