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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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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6
ISBN-10 : 8963708381
ISBN-13 : 9788963708386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양장] 중고
저자 줄리언 반스 | 역자 최세희 | 출판사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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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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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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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의 편지 한 통이 불러온 거대한 비극!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작품으로, 기억과 윤리를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이다. 1960년대 영국. 1인칭 화자인 주인공 토니 웹스터는 대학에 진학하고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와 사귀게 되지만, 결국 성적 불만과 계급적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다. 그러던 중, 장래가 촉망되던 케임브리지 장학생인 친구 에이드리언 핀이 욕실에서 자살한다. 철학적이고 총명한 수재였던 그가 자살한 이유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 40년의 세월이 흐르고 토니 웹스터는 자신이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이제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한 통의 편지가 엄청난 파국을 불러왔음을 알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줄리언 반스
저자 줄리언 반스는 이언 매큐언, 살만 루슈디, 움베르토 에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에서 72년까지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 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 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하여,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아서와 조지』 『잉글랜드, 잉글랜드』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등 11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에세이 등을 펴냈다. 1980년대 초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는데, 수여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일 정도로 영국 문단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공고하고 높다.

역자 : 최세희
역자 최세희는 국민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번역을 하는 틈틈이 여러 매체에 대중음악 칼럼을 쓰고 있다.『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공저)를 썼고, 2011년 퓰리처 수상작 『깡패단의 방문』 과 『킵』 『예술가를 학대하라』 『렛미인』 『힙스터에 주의하라』『발칙한 한국학』 『커밍 홈』 『Angry Blonde』『에미넴의 고백』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1부
2부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언뜻 생각하기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역사란 무엇인가, 라고 말이지. 뭐 생각나는 것 있나, 웹스터?”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입니다.” 내 대답은 좀 빠르다 싶게 튀어나왔다. “그래, 안 그래도 자네가 그렇게 말할까봐 ...

[책 속으로 더 보기]

“언뜻 생각하기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역사란 무엇인가, 라고 말이지. 뭐 생각나는 것 있나, 웹스터?”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입니다.” 내 대답은 좀 빠르다 싶게 튀어나왔다.
“그래, 안 그래도 자네가 그렇게 말할까봐 걱정을 좀 했는데. 그게 또한 패배자들의 자기기만이기도 하다는 것 기억하고 있나, 심슨?” (33쪽)

“사실, 책임을 전가한다는 건 완전한 회피가 아닐까요? 우린 한 개인을 탓하고 싶어하죠, 그래야 모두 사면을 받을 테니까. 그게 아니라면 개인을 사면하기 위해 역사의 전개를 탓하거나. 그도 아니면 죄다 무정부적인 카오스 상태 탓이라 해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제 생각엔 지금이나 그때나 개인의 책임이라는 연쇄사슬이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책임의 고리 하나하나는 모두 불가피한 것이었겠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모두를 비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사슬이 긴 건 아니죠.” (26쪽)

“베로니카에게 너무 많은 걸 내주지 마.”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의 관계에 이런 식으로 끼어든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해야 하나. 아니면 고백의 분위기 속에 몸을 던져 베로니카 문제를 ‘의논드려야’ 하나. 나는 약간 깐깐한 태도로 대꾸했다.
“어머님, 무슨 뜻이신지?” (256쪽)

그는 그 정도에서 얘길 끝내고 싶은 눈치가 역력했지만, 나는 집요했다.
“그래서 그 인간에 대해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에이드리언은 잠시 말이 없었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더니 그는 돌연 격렬하게 말했다.
“영국인들이 진지해야 할 때 진지하지 않은 게 싫어. 정말 싫어.” (61쪽)

마거릿은 여자는 두 종류라고 말하곤 했다. 매사에 분명한 여자와 미스터리를 남겨두는 여자. 그리고 이는 남자가 여자를 볼 때 가장 먼저 감지하는 것이자, 가장 먼저 그를 매료시키거나 그렇지 않게 하는 요소였다. (116쪽)

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미래를 꾸며내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꾸며내는 것. (141쪽)

나는 그 메시지를 받은편지함에 그대로 두고 가끔씩 다시 읽어보았다. 죽어서 화장을 하고 산골을 하지 않는다면, 석재나 대리석 위에 묘비명으로 활용할 법한 말이었다. ‘토니 웹스터, 전혀 감을 잡지 못하다.’ 그러나 너무 감상적이고, 자기연민마저 느껴졌다. ‘이제 그는 혼자다’는 어떤가? 이게 더 낫겠다.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 혹은 굳세게, ‘모든 날이 일요일’을 고수할지도 모르겠다.(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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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 최신작! 타임스, 가디언, 텔레그래프, 영미 아마존, 인디펜던트, 옵서버, 헤럴드 등 주요 23개 매체 선정 ‘올해의 책’ 심장을 도려내는 서늘한 통...

[출판사서평 더 보기]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 최신작!

타임스, 가디언, 텔레그래프, 영미 아마존, 인디펜던트,
옵서버, 헤럴드 등 주요 23개 매체 선정 ‘올해의 책’

심장을 도려내는 서늘한 통찰력과 지적인 위트가 교차하는
영문학의 찬란한 걸작!

첩보전을 방불케 한 2011년 맨부커상 최종심사
과연 영국 문단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카펫에 흘린 피 같은 건 일절 없었다. 씩씩거리며 자리를 뜬 사람도 없었다.
우리 모두 친구가 되었고, 결과에 만족했다.”
_스텔라 리밍턴(맨부커상 심사위원장. 소설가. 전 MI5[영국국내첩보부] 국장)

2011년 10월 18일 저녁, 전 영국인들의 눈과 귀는 한 곳에 모였다. 영연방 최고문학상인 맨부커상이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수상자는 영국 소설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와 함께, 맨부커 상을 둘러싸고 일었던 2011년 영국 문단의 온갖 잡음도 일거에 사라지다시피 했다. 대체 2011년 부커상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일은 2011년 9월,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소설가이자 전직 MI5 국장인 스텔라 리밍턴이 13편의 예심작 중 6편의 본선작을 추려 발표하면서, 올해의 심사기준을 ‘가독성Readability’에 두었다고 밝히며 시작되었다. 리밍턴은 “우리는 즐길 수 있는 책, 읽힐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책들을 사서 직접 읽기를 바란다. 사지는 않고 그냥 숭배하는 게 아니라”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일군의 작가들과 평론가, 문학 에이전트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전년도 심사위원장이자 시인인 앤드루 모션은 올해 심사위원들이 문학을 ‘단순화’했고, “고급문학과 가독성 있는 책이라는 가짜 경계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소설가 저넷 윈터슨은 <가디언> 지의 칼럼에 “일상의 재미를 위해 존재하는 재미난 읽을거리들은 많다. 그러나 그것들을 문학이라 할 수는 없다. (그것이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과연 작가의 언어적 역량이 독자의 사고와 감각을 넓힐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는 글을 실었다. 이 논란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고, 심지어 영미의 몇몇 소설가와 문학 에이전트 등이 모여 새로운 문학상 제정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한편,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소설가인 그레이엄 조이스는 “‘문학이 사람들이 희망하는 것을 바꾸게 하려면, 먼저 높은 산에서 내려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고, 후원사인 부커 사의 문학상 감독관 아이언 트레윈은 “재정 당시(1969년)부터 지금까지 모토는 하나다. ‘심사위원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최고의 작품을 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모든 잡음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가라앉았다. <가디언> 지의 기자 마크 브라운은 “반스의 소설이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 비판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수상에 이견이 없음을 밝혔다.
우파인 <텔레그래프> 역시 좌파인 <가디언> 지와 의견을 같이했다. <텔레그래프>의 기자 애니타 싱은 “심사위원들이 본심을 시작한 지 단 31분 만에 전원 일치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데 합의를 보았”음을 알렸고, 2011년 맨부커상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자 <텔레그래프> 출판부 수석기자인 게비 우드는 지면을 통해 “반스에게 상이 돌아간 데 대해 크나큰 기쁨을 느끼고, 이 순간이 영국 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순간이 될 것임을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세 번 고배를 마신 무관의 제왕, 드디어 등극하다

“2011년은 필립 로스와 줄리언 반스의 해다.”
_클레어 아미스테드(<가디언> 지 문학에디터)

줄리언 반스의 수상은 작가 자신에게도 남다른 의미이다. 그는 28년 전인 1984년에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후보에 올랐으나, 아니타 브루크너의 『호텔 뒤 라크』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고, 1998년의 『잉글랜드, 잉글랜드』로 두 번째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이언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아서와 조지』로 세 번째 후보에 오른 2005년에는 존 밴빌의 『그래서 신들은 바다로 갔다』와 경합하였으나, 이때도 실패로 돌아갔다. 가디언 지의 클레어 아미스테드는 ‘내가 보기에 (반스가 세번째 부커상 후보에 올랐던) 그날의 시상식장에서 줄리언 반스만큼 긴장한 사람은 없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유럽의 주요 문학상과 훈장 등을 휩쓸다시피 한,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면서도 정작 영문학을 대표하는 상에서만은 무관의 제왕이었던 작가 자신도 그간 쓰디쓴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상하기 전, 부커상을 ‘호화로운 빙고게임’이라 비꼬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네 번째 후보에 올라 수상하던 날, 그는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 후보에 오르는 것이 네 번째였기 때문에 사실 한시름 놓았다. 무덤에 들어간 뒤에 베릴 상을 받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또한 그는 수상 연설에서 자신과 비슷하게 노벨문학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위대한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왜 당신이 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보르헤스는 대답하곤 했다. ‘세상 어딘가에 나의 수상을 막기 위해 결성된 가내수공업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동안, 간간이 약간의 망상이 도질 때마다 나 역시 어딘가에 그 비슷한 사악한 조직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었다.”

당신이 예감했으나 감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야기의 결말이 다가온다!

결국 기억하게 되는 것은, 실제로 본 것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은 법이다. _본문 11쪽

소설은 1960년대, 고등학교에서 만난 네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1인칭 화자인 주인공 토니 웹스터와 그의 패거리 친구 앨릭스, 콜린, 그리고 총명하며 지적인 전학생 에이드리언 핀. 세 소년은 그를 선망하고, 학교의 모든 교사들은 낭중지추와도 같은 에이드리언의 탁월한 지적 능력과 독특한 시각을 눈여겨보고 그를 아낀다.

토니는 브리스틀 대학에, 에이드리언은 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에 진학한다. 각종 소요와 문화운동, 성적해방으로 들썩이던 60년대 말. 그러나 아직 그 기운은 당시 대학생이던 이들 사이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데이트는 여전히 구식이었고, 여자친구는 결혼과 미래가 약속되기 전까지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와 사귀게 된 토니는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계급적 격차를 느끼고 위축된다. 그리고 베로니카의 어머니로부터 “그녀에게 너무 많은 걸 내주지 마”라는 묘한 암시 섞인 충고를 듣는다.

성적 불만과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토니와 베로니카는 결국 헤어지고, 어느 날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었다는 에이드리언의 편지 한 통이 토니에게 날아온다. 토니는 두 사람의 관계를 용인한다는 내용의 짧은 편지를 보내고 그 일을 잊었다고 믿지만, 사실 편지는 그 한 통뿐만이 아니었다. 미국으로 장기간 여행을 다녀온 뒤, 토니는 친구로부터 에이드리언이 동맥을 그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40년의 세월이 흐르고, 이제 육십대가 된 토니 앞으로 난데없이 한 통의 유언장이 날아든다. 베로니카의 어머니인 사라 포드 부인이 그에게 오백 파운드의 돈과 함께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유품으로 남긴 것이다. 그러나 에이드리언의 일기는 현재 베로니카가 가지고 있고, 그녀는 그것을 토니에게 내주려 하지 않는다. 대체 왜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포드 부인이 갖게 되었으며, 그녀는 왜 그것을 토니에게 남긴 것일까? 그리고 베로니카가 ‘피 묻은 돈’이라 지칭한 오백 파운드의 의미는?
토니는 이 모든 걸 파헤치기 위해 베로니카를 만나러 나선다. 그리고 그는 40여 년 전에 그가 보냈던 또다른 편지 한 통과, 그것이 불러온 거대한 비극과 마주치게 된다.

기억은 우리를 배반하고, 착각은 생을 행복으로 이끈다…
기억과 윤리의 스릴러!


당신은 누구인가? 만약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면?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디펜던트>, <타임스> 등 영미권 주요 매체들과 평론가들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소개하면서 기억과 윤리의 ‘심리 스릴러’라는 말을 썼다. 원서로 150페이지 남짓한 이 길지 않은 소설이 독자를 몰아치는 힘과 서스펜스, 섬세하고 정교한 구성력 때문이다. 또한 결말에 다다르면, 아마도 『오이디푸스 왕』 이래로 가장 지독한 반전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장르소설의 ‘누가 범인이냐’ 정도가 아니라 존재의 근간과 살아온 인생 전체를 뒤흔드는 무게를 지닌.

또한 평론가와 저널리스트들은 소설적 완성도와 비극적 테마가 주는 무게로 따질 때, 반스의 이 최신작이 비슷한 길이의 노벨라(경장편)인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에 필적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불완전하고 믿을 수 없는 1인칭 화자의 시점에 의존하여 인간의 기억과 시점의 왜곡을 탐색하고, 마침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낼 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는 점에서다.

주인공인 토니 웹스터는 문학사史상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주인공 중 하나다. 그는 마음에 스친 불쾌한 인상 하나 때문에, 혹은 돌연히 마음에 깃든 한 점 의심의 그림자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곡해하고, 그들의 뜻을 왜곡하여 독자에게 전한다. 그로 인해 소설의 절반쯤 지나게 되면, 읽는 이는 토니 웹스터의 시각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작품 행간에 숨겨진 뜻을 독자적이고 객관적인 시점으로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그의 운명을 생각할 때, 이토록 단점이 많은, 그러나 우리 자신과 닮은 ‘대부분의 인생’을 동정하고 위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의 테마인 ‘왜곡된 기억’은 줄리언 반스가 논픽션인 『두려워할 것은 없다』에서 철학자인 자신의 형 조너선 반스와의 쉽지 않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다루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역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교사의 질문에 에이드리언이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 허구의 역사학자인) 라그랑주를 인용해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고 대답하는 지점에서 작가의 성찰은 시작된다. 우리가 인류의 진실한 도정이라 믿는 역사는 사실 역사학자 개인의 해석이 담긴 ‘허구’에 가깝다는 테마는 반스의 다른 여러 전작에서도 거듭되어왔다. 이는 대문자 역사뿐 아니라, 우리 개인의 이야기가 집성된 개인사에서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우리가 기억을 왜곡하는 만큼, 우리의 운명은 기억에 의해 잔혹하게 농락당한다.

강한 인간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잔혹한 이야기
오이디푸스 왕 이래로 가장 지독한 반전


나이 듦과 기억, 그리고 회한을 치밀하고 정교하게 사유한다._가디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 우리말로는 ‘결말의 느낌’ ‘결말의 예감’쯤 될 것이다. 끝까지 ‘감을 잡지 못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소설의 두 가지 제목은 사뭇 반어적이다. 하지만 이 반어는 냉소가 아니라 인간적 공감에 바쳐진 것이다.

이 책은 한평생 ‘문학의 소재가 된 적이’ 없을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 비굴하게 ‘살아남아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주인공 토니는 젊은 시절 교사의 질문에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라고 답하나, 노년에 이르면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가깝다’고 번복한다. 줄리언 반스는 허구를 통해 이렇듯 평범하고 어리석어 발언권을 얻지 못했던 ‘대부분의 인생’, 즉 우리의 삶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인간적인 위트와 깊은 회한을 통해, 궁극의 휴머니즘으로 그것을 감싸안는다. 비수처럼 아픈 성찰과 자조가 전하는 묘한 치유력에는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지나온 시간과 다가올 미래를 납득하고 살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작품이 부커상을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을 단순에 종식시킨 것도 바로 그런 점에서일 것이다. 길이나 가독성의 문제가 문학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기준이 될 수 없듯, 반드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고전으로 자리 잡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독성’이라는 말로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스텔라 리밍턴은 맨부커상 시상식장에서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영문학의 고전이 될 것이다. 두 번 세 번 거듭해 읽을 수 있는 작품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깊이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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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황효진 님 2014.04.01

    ‘슈투름 운트 드랑

  • 오승희 님 2014.03.28

    배우면 배울수록 두려움은 줄어든다. 학문의 의미가 아니라, 인생을 실질적으로 이해한다는 맥락에서 ‘배우는’ 것이다

  • 최예진 님 2014.03.18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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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전  '비경쟁독서토론' 강연이 있어 참여한 바가 있다.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 이경근 이사가 진행하는 연...

    얼마전  '비경쟁독서토론' 강연이 있어 참여한 바가 있다. 책 읽는 사회 문화재단 이경근 이사가 진행하는 연수였고 그곳에서 비경쟁독서토론이라는 것을 살짝 경험했다. 비경쟁독서토론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서로 토론을 통해 더 나은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문학 작품을 대하더라도 우리는 늘 교과서적인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다. 십수년간 교과서를 통해 문학을 접해 왔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이제 책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고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생각을 깨우치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 담긴 독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비경쟁독서토론은 말 그대로 정답이 정해져 있는 토론이 아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가는 토론이다.

     

    다가오는 모임이 강릉 한솔초등학교에서 7월 12일(금) 오후3시에 있다. 책 한 권을 정해 읽고 실습해 보자는 제안을 이경근 이사가 했고 참석한 이들이 모두 동의했다. 모두가 함께 읽어 올 책으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추천해 주셨다. 책 표지에 나와 있듯이 꽤 유명한 상을 받은 책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폈다.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젊은이들의 좌충우돌하는 삶의 모습이 초반에 그려진다. 사랑에 울고 우정을 쌓으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평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주인공의 자살과 등장인물의 예기치 못한 반전에 마무리에 가서는 허를 찌르고 말았다.

     

    "메리는 에이드리언의 어머니가 아니에요. 누나예요. 에이드리언의 어머니는 반 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에이드리언은 감당을 못 할 정도로 슬퍼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지금까지....극복을 못 하고 있어요."(252)

     

    주인공 토니 웹스터의 예감은 틀렸다! 에이드리언은 자신의 옛 연인이었던 베로니카가 낳은 아들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예감이 빗나갔다. 편지에 독설과 저주를 퍼부었던 자신의 과거의 모습이 부끄러웠던 토니는 일대 충격을 받았음이 틀림 없었을 것이다.

     

    영화로도 볼 수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보다 읽는 내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며 읽어야 하는 책을 먼저 선택했다. 짧은 분량에 비해 내용의 깊이가 깊다. 책 후반부에 가서야 사건의 전말을 약간 이해하게 될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이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고 한다. 나중에 읽는 게 아니라 곧 바로 다시.

     

    지난 유월달은 바쁘다는 핑계로 생각보다 책을 읽지 못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참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2019년 딱 절반이 지나갔다. 책 읽는 속도도 좀 늘려야겠다.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su**98 | 2019.02.2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가끔 옛 이야기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이 <삼국지>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 주었...
      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가끔 옛 이야기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이 <삼국지>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 주었다는데, 같은 교실에 있었음에도 나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다. 그 대신 나는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을 외면 바위 문이 열린다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을 포함한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를 같은 선생님이 해 주었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삼국지>를 기억하는 친구는 더러 있었지만 <아라비안 나이트>를 기억한다는 친구는 내가 듣기로는 없었다. 인간의 뇌는 때로는 없었던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지만 그 <아라비안 나이트>는 내가 만들어낸 기억은 아닐 것이다. <천일야화>라는 말을 들은 것도, 그 <아라비안 나이트>가 <천일야화>와 같은 이야기임을 안 것도 훨씬 뒤의 일이었다.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기억이 완벽해서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뇌는 포화상태가 되어 터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의 삶은 삭막하고 비참할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기억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을 골라서 잊어버리는 능력은 우리에게 없다. 나는 <삼국지>와 <아라비안 나이트> 중 하나를 골라서 기억한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삼국지>는 잊어버리고 <아라비안나이트>는 기억에 남았을 뿐이다. 베로니카와 데이트를 해도 되느냐는 에이브리언의 편지에 토니 웹스터는 행운을 비는 답신을 쓴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에이브리언과 베로니카에게 저주와 악담을 퍼부은 편지를 쓴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토니 웹스터는 자신의 의지로 둘 중 하나를 골라서 기억한 것은 아니다. 그저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그 잊어버린 편지가 에이드리언이라는 인물을 자살로 이끌었고, 토니 웹스터는 사십 년이 지나 노년이 되어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의 뒷표지 띠지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다시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라는 문구가 있다. 작가 줄리언 반스는 분량이 짧다는 지적에 ‘수많은 독자들이 나에게 책을 다 읽자 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고 말했다. 고로 나는 이 작품이 삼백 페이지짜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두 문구 모두 마치 그 점이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하는듯하다. 한 번 읽고 쉽게 이해할 만큼 잘 읽히는 소설은 좋은 문학 작품의 결격사유라도 되는 걸까? 나도 마지막 쪽을 읽고 다시 첫머리로 돌아와서 읽었다. 왜일까? 내 경우는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찜찜한 기분 때문이었다. 두 번 읽고 난 다음에도 그 찜찜함이 가시지 않는 것은 내 독서 능력이 부족한 때문일까?

      여자친구를 임신시킨 일 때문에 자살했던 롭슨처럼 에이브리언도 자살했다. 에이브리언은 베로니카와 데이트를 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서 베로니카가 아닌 그녀의 어머니 사라 포드 여사를 임신시켰는지 알 수 없다. 그냥 마지막에 아들 에이드리언이 베로니카의 아들이 아니라 그 어머니인 포드 여사의 아들이라는 말만 툭 던져 놓았을 뿐이다. 토니가 에이브리언에게 보낸 저주의 편지가 엄청난 파국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사라 포드 여사가 토니에게 남긴 에이브리언의 일기장을 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작가는 그 일기장마저 베로니카로 하여금 불태우게 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려 했다고 보아야 할까? 두 번째로 책장을 덮은 다음 남는 것은 이런저런 궁금증이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책에 붙은 요란한 광고성 문구는 그 책에 대한 믿음을 반감시킨다. 예전에는 그런 문구에 이끌려 책을 고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문구가 있으면 그 책을 고르려던 마음을 일단 접고 다시 생각한다. 사고 나서 보니 이 책의 앞표지 띠지에는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자면 평범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걸까? 어느 정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야 작품다운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걸까. 소설가 김연수는 ‘무거운 주제에 비해서 소설이 잘 읽힌다’고 했는데, 그는 소설 전문가이지 일반적인 독자는 아니다.

  •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 qk**a2 | 2019.01.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책 읽기 전부터 들었던 이 책에 대한 소문. 이 책은 두 번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라는 것. 그런 의도가 반영된 국문...

    책 읽기 전부터 들었던 이 책에 대한 소문.

    이 책은 두 번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라는 것.

    그런 의도가 반영된 국문 제목이었을까?

     

    제목에서의 예감이라는 것은

    "모든 독자는 이 책을 두 번 읽게 된다. 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이것이었는가?

     

    실제 이 책의 주인공 토니는

    기억력도 좋치 않은데다 예감은 커녕 일상적인 감조차도 좋지 않은 부류인지라,

    제목에 기재된 예감의 주인공은 토니가 아닌 다른 누군가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베로니카나 에이드리안 혹은 베로니카 모친 정도가 아닐지...

    에이드리안의 일기를 볼 수 있었다면 누구의 예감인지 명확할 듯 싶은데,

    이 소설의 작가는 그 정도 친절을 베풀 용의가 없다.

     

    모든 독자는 그랬다고 하지만,

    나는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아니 마지막 한 두장까지 남겨놓았을 때에도

    굳이 두 번 읽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마지막 한 두 장을 읽은 후에는 결국 어쩔 수 없이

    나역시 그 모든 독자 중 1인이 되어

    다시 첫 장부터 휘리릭 넘기며 속독으로 재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기하게도 처음 읽었을 때와 너무 다르게 다가오는 내용 전개와 문장들.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파악된 후 다시 읽으며 느끼게 되는 그들에 대한 나의 감정.

     

    특히, 토니의 기억 속 젊은 날의 언행과 행위들의 실체를

    토니가 노년이 되어 확인하게 되는 순간 가졌던 미안함과 당혹스러움.

    이 모든 것들이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가뜩이나 기억력 감퇴가 걱정되는 나로서는 나에게 과연 이런 류의 일이 없었나?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실제로 확인하여 해결(?)할 기회가 올까?

    그냥 그런 채로 대부분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반대로 상대방의 의미없는 언행에 내가 영향을 받아 삶의 방향이 바뀐 경우가 있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일반적으로 어떤 책을 읽고는 감명을 받아 독자의 의지로 책들 다시 읽게 되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듯 작가의 의지로 독자가 책을 두 번 읽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텐데...

     

    그런 점에서 곳곳에 장치를 설치한

    결국 마지막 덫에 이르러서는 한 사람의 독자도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라 생각되었다.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aq**0317 | 2018.10.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소설을 2018년에 읽었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소설을 2018년에 읽었어요.

    7년 전이 아니라 지금이라서, 이 소설이 좋았던 것 같아요.

    무엇이든 적당한 때가 있잖아요.

    요즘은 유독 제목에 꽂혀서 읽게 되는 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책도 그래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원제는 이에요.

    절묘한 번역인 것 같아요. 결말에 대한 느낌은 당신이 예상했던 모든 걸 뒤집어요.

    제목과 달리 예감은 틀렸어요. 애초부터 틀렸던 거예요.

    주인공 토니는 "앞을 내다보고, 그러고 나서 그 미래로부터 과거를 돌아보는 자신을 상상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요.

    에이드리언이 줄곧 인용했던 말처럼,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인 것 같아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


    "... 젊을 때는 서른 살 넘은 사람들이 모두 중년으로 보이고,

    쉰 살을 넘은 이들은 골동품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시간은,

    유유히 흘러가면서 우리의 생각이 그리 크게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준다.

    우리는 모두 '젊지 않음'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일괄 통합된다."


    " ...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


    주인공 토니는 사십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진실을 알게 됐어요. 그는 난생처음 자신의 인생에 대해 자기연민과 자기혐오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후회의 감정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그는 자신을 '평균치 인생'이라고 여겼는데, 이제는 후회만 남은 거예요.

    토니를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토니의 결말은 베로니카의 답변처럼 '좀처럼 이해를 못 하네?'였어요. 그에게 남은 건 후회와 혼란뿐.

  • 기억의 미스터리 | hs**9 | 2018.08.0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기억과 윤리의 ‘심리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은 불완전하고 믿을 수 없는 주인공의 시점에 의존하여 인간의 기억과 시...

    '기억과 윤리의 ‘심리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은 불완전하고 믿을 수 없는 주인공의 시점에 의존하여 인간의 기억과 시점의 왜곡을 탐색한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이 드러났을 때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우리가 기억을 왜곡하는 만큼 우리의 운명은 기억에 의해 잔혹하게 농락당함을 보여준다. 몰아치는 힘과 서스펜스, 섬세하고 정교한 구성력, 서늘한 통찰력과 지적인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책 소개글이다. 이 글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집약적으로 압축한 것이라 할만하다.

    한순간의 치기어린 생각으로 저지른 행동이 가져온 결과가 상상할 수 없이 커다른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행동의 주된 자의 기억이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지, 잘못된 기억을 안고 살아간 사람이 진실을 마주쳤을 때의 그 무게감...

    짧은 글 속에 매우 묵직한 주제를 안고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왜 최고의 문학상인 맨부커 상을 수상할 수 있었는지 알만하다. 다만, 최고의 문학상 수장작 답게 우아한 문체와 자기 독백적인 전개는 글에 집중하는데 쉽지 않았다. 이 소설은 문학상 수상작 답지 않게 평이하게 쓰여졌다고 하는데, 나는 왜 쉽게 읽혀지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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