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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비밀 서재
392쪽 | 규격外
ISBN-10 : 8967353413
ISBN-13 : 9788967353414
히틀러의 비밀 서재 중고
저자 티머시 W. 라이백 | 역자 박우정 | 출판사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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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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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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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는 그 자신이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특정 작가들에게 사로잡혀 그들의 책을 삶의 교과서로 삼았으며, 대단한 장서가였다. 『히틀러의 비밀 서재』는 ‘히틀러라는 사람’을 만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한 사람이 소장한 책들로 그의 취미, 관심사, 습관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벤야민의 말을 언급하며, 이 책들의 내용뿐 아니라 헌정사, 장서표는 물론, 히틀러가 남긴 연필 자국까지 하나씩 추적해나갔다. 일찍부터 정치에 열중한 야심가, 그러나 결국 쉰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독재자가 남긴 1만6000권의 장서 가운데, 정서적·지적으로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 열 권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히틀러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저자소개

저자 : 티머시 W. 라이백
저자 티머시 W. 라이백Timothy W. Ryback은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역사 연구가다. 『애틀랜틱 먼슬리』 『월스트리트저널』 『뉴요커』 『뉴욕타임스』에 유럽의 역사, 정치, 문화에 대한 글을 기고해왔다. 이 책 『히틀러의 비밀 서재』를 포함해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도서로 선정된 『최후의 생존자: 다하우의 유산The Last Survivor: Legacies of Dachau』(2000)을 썼다. 글 쓰는 일 외에도 역사적 정의 및 화해를 위한 연구소Institute for Historical Justice and Reconciliation를 헤이그에 공동 설립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역자 : 박우정
역자 박우정은 경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좋은 유럽인 니체』 『노예 12년』 『역사를 이긴 승부사들』 『명작수첩: 사진』 『케네디가의 형제들』 『퓰리처상 사진』 『남성 과잉 사회』 등이 있다.

목차

서문│책을 불태운 사나이
제1장 \ 1915년, 전선에서의 독서
제2장 \ 멘토의 거래
제3장 \ 히틀러 삼부작
제4장 \ 아메리칸 바이블
제5장 \ 사라진 철학자
제6장 \ 책 전쟁
제7장 \ 신성한 영감
제8장 \ 1940년, 전선에서의 독서
제9장 \ 제2차 세계대전 때의 히틀러
제10장 \ 유보된 기적
후기│책의 운명
감사의 말

부록 A \ 프레더릭 오에츠너의 『이것이 적이다』(1942)에 서술된 히틀러의 서재
부록 B \ 미 육군 제21방첩부대 기밀 보고서(1945. 5)에 서술된 베르크호프의 장서
부록 C \ 한스 바일하크의 「애호가의 서재: 히틀러 개인 서재 훑어보기」(『쥐트도이체 차이퉁』, 1946. 11. 9)
부록 D \ 아널드 J. 자코비어스의 「아돌프 히틀러 소장 도서 보고 및 책 배치 관련 권고 사항」(1952. 1. 의회도서관 희귀본 서고 부장 프레더릭 R. 고프에게 제출)

주 │ 옮긴이의 말 │ 도판 출처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히틀러는 평생 1만6000권의 책을 모은 장서가이자 매일 밤 책을 읽는 독서광이었다! 히틀러의 서재를 채웠던 책 가운데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10권을 중심으로 히틀러를 읽다 ★ 2008년 『워싱턴포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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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평생 1만6000권의 책을 모은 장서가이자
매일 밤 책을 읽는 독서광이었다!

히틀러의 서재를 채웠던 책 가운데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10권을 중심으로 히틀러를 읽다

★ 2008년 『워싱턴포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책’
★ 2009년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올해 최고의 책’

책이 수집가 속에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수집가가 책 속에 살아 있다. _발터 벤야민




“라이백은 히틀러가 개인 서재에 소장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신선한 시각으로 엮어냈다.
미래의 독재자가 젊은 자원병에서 매섭고 냉담한 병사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능숙한 솜씨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그려냈다.” _『보스턴글로브』

“제3제국 발달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 _『새크라멘토 북리뷰』

히틀러는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는 그 자신이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특정 작가들에게 사로잡혀 그들의 책을 삶의 교과서로 삼았으며, 대단한 장서가였다. 이 책은 ‘히틀러라는 사람’을 만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다. 히틀러의 상승과 몰락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 중 그의 독서 습관은 무시 못 할 퍼즐 조각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고, 거침없는 장광설과 끝없는 독백을 대화로 알던 그가 중간중간 멈추어 글과 교류하며 단어와 문장을 음미한 것이다. 히틀러가 남긴 책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의회도서관 희귀본 서고, 공공기록보관소, 민간보관소 등의 어둑한 선반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보관되어 있었다. 저자는 한 사람이 소장한 책들로 그의 취미, 관심사, 습관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벤야민의 말을 언급하며, 이 책들의 내용뿐 아니라 헌정사, 장서표는 물론, 히틀러가 남긴 연필 자국까지 하나씩 추적해나갔다. 일찍부터 정치에 열중한 야심가, 그러나 결국 쉰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독재자가 남긴 1만6000권의 장서 가운데, 정서적·지적으로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 열 권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히틀러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히틀러라는 대명사를 만드는 데 일조한 책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1장에서 10장까지 총 열 권을 자세히 다룬다. 이는 한마디로 히틀러가 애독한 자기계발서 목록이다. 저자는 히틀러가 그 책을 읽을 당시의 사건, 사고, 접촉한 사람, 그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그의 말과 행동 등을 기술해 히틀러라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퍼즐 조각들을 제공한다.

1장 막스 오스보른, 『베를린』
2장 디트리히 에카르트, 『페르 귄트』
3장 아돌프 히틀러, 『나의 투쟁』
4장 매디슨 그랜트, 『위대한 인종의 쇠망』
5장 파울 라가르데, 『독일의 에세이』
6장 알로이스 후달, 『민족사회주의의 기초』
7장 막시밀리안 리델, 미발표 논문 「세계의 법칙」
8장 후고 록스, 『슐리펜: 독일 국민을 위한 그의 삶과 성격 연구』
9장 스벤 헤딘, 『대륙 전쟁 속 미국』
10장 토머스 칼라일, 『프리드리히 대왕이라 불리는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2세의 역사』

히틀러라는 고유명사를 반유대주의를 상징하는 대명사로 이동시키는 데 한몫한 그의 악명 높은 행적은 굳이 열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난 히틀러에 대해 새로울 것 없는 비난 하나를 추가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게 아니다. 그를 사람 탈을 뒤집어쓴 악마라고 생각하는 이들조차 히틀러가 대중을 홀리는 데 능한 사람이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연설 내용상의 비논리와 비윤리와는 무관하게, 그는 뛰어난 연설가였고 스스로도 “종이에 쓴 글보다 직접 전하는 말이 사람 마음을 더욱 끌어당긴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종이에 쓴 글을 읽고 연설에 차용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히틀러가 베스트셀러 작가였다는 점, 심지어 그가 쓴 책의 (아마도 부정적인) 파급력을 걱정한 나머지 그 책이 수십 년간 금서로 취급되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촌티 나는 군인에서 주목받는 정치 신인으로
히틀러의 콧수염으로 짐작되는 털이 끼여 있었던 막스 오스보른의 책 『베를린』을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 신분이었을 때 탐독했다. 베를린 문화재를 다룬 이 책은 전장에서 폐허를 목도한 히틀러에게 간접적인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그때만 해도 입대 원서 직업란에 “예술가”라고 기입할 정도로 예술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으니 『베를린』에 나오는 유명 삽화에 손때가 묻어 있었던 것도 당연하다. 히틀러 전기 작가들은 히틀러에게 예술을 통한 신분 상승 의지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본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그 상승을 예술가로서가 아닌 정치가로서 이루는데, 그가 정치에 입문해 차차 이름을 얻어가던 시기에 읽었던 책이 바로 『페르 귄트』다. 그의 소장본은 거의 책으로서 송장에 가깝다. 1917년 호헤나이헨 출판사가 발간한 2판으로, 표지 중간이 휘어진 채 안쪽으로 굽어 있고 리넨으로 싸인 표지는 얼룩덜룩 빛이 바랬으며, 라임색 띠지에는 금빛 제목의 흔적이 G와 T 윗부분에만 일부 남아 있다. 이 책의 저자이면서 동시에 이 책을 히틀러에게 선물하기도 한 에카르트는 히틀러의 촌티를 벗겨준 중요한 인물이다. 에카르트는 히틀러에게 친구 그 이상이었다. 처음으로 그에게 트렌치코트를 사주고 처음 비행기를 태워주었으며, 후원자이자 멘토,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에카르트는 사람들에게 “이 젊은이는 독일의 미래라네. 언젠가 전 세계가 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히틀러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히틀러의 정치사상 발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에카르트가 기록한 히틀러와의 대화 내용은 그것이 꾸며낸 것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자못 무시무시하다. 그들은 누가 더 강한 반유대자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상대보다 더 악해지려고 애쓰면서 유대인을 공격하는 이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히틀러의 반유대주의는 에카르트로 인해 형태를 갖추어가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짜증나는 유대인들…”
책의 운명을 논하기에 안성맞춤인 『나의 투쟁』을 집필할 즈음 히틀러는 선동가에서 정치가로 한 단계 비상하여 입지를 굳힌 뒤였다. 쿠데타에 실패해 수감자 신세가 되자 히틀러는 대중 앞에서 연설할 기회를 잃었다. 연설 능력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 쓰기 시작한 자서전은 말하자면 일종의 격정적인 연설문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나의 투쟁』은 그의 투쟁 삼부작 중 제1권과 제2권에 해당된다. 제3권은 초고만 완성된 채 금고로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출옥 후에는 다시 글이 아닌 말로써 정치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편집과정을 거치기 전의 『나의 투쟁』 초고는 틀린 철자, 모호하고 억지스러운 논리가 그득했지만 논조만은 확실했다. “유대인은 저급한 인간이다.” 히틀러는 벤야민이 “책을 수집하는 방법 중에 가장 칭찬할 만한 방법”으로 꼽은 집필로써 (혹은 출처를 밝히지 않은 문구들의 짜깁기로써) 자신의 서재를 채웠다.
이러한 그의 반유대주의 사상에 기름을 붓는 책이 등장한다. 매디슨 그랜트의 『위대한 인종의 쇠망: 유럽 역사의 인종적 기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히틀러가 품었던 인종주의적 감정과 우생학에 대한 관심, 북유럽 인종 상황에 대한 우려를 살펴볼 수 있다. “그랜트의 생각은 1920~1930년대 초 히틀러의 광적인 인종주의에 기름을 부었다. 그 여파는 사회에서의 개인의 위치, 정치와 관련된 결정, 외교관계 관리, 심지어 전투 강령에까지 구체적이고도 확실하게 침투했다.” 그랜트의 책은 히틀러가 인종을 바라보는 틀을 형성했다. 그랜트는 히틀러에게 ‘인구 변동’이 정치 지도자나 규모와 세력을 가진 정부, 정치적·군사적 동맹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각하께 바칩니다
유대인 혐오가 명백히 드러난 파울 라가르데의 또 한 권의 책 『독일의 에세이』는 히틀러가 선물로 받은 수많은 책 가운데 하나다. 수상에서 총통이 되고, 총통으로서 집권하던 시기에는 히틀러의 독서 편력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고, 따라서 책만큼 그에게 점수 따기 좋은 선물도 없었다. 히틀러는 책에 연필로 표기를 해가며 읽었는데, 히틀러가 표시한 구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가 선택적 독서로 자신의 사상을 구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자연적 문제를 다룬 막시밀리안 리델의 미출간 논문 「세계의 법칙」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떤 책에서든 아리아 인종의 우수성에 대한 근거를 발췌할 수 있었다. 나치 운동과 가톨릭교회 간의 융합을 꿈꿨던 후달 주교의 『민족사회주의의 기초』도 그중 하나다. 이 책은 그 내용보다도 가톨릭에 대한 히틀러의 동경을 끄집어내는 수단으로 주로 언급된다. 어린 시절, 엄숙하고 화려한 교회 의식에 도취되었던 히틀러는 연설 말미에 자기도 모르게 “아멘”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히틀러의 소장본은 초반 몇 페이지를 제외하고는 펼쳐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히틀러의 전쟁과 몰락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히틀러는 ‘위대한 인물’에 집착한 듯하다. 슐리펜의 주치의였던 후고 록스가 쓴 『슐리펜: 독일 국민을 위한 그의 삶과 성격 연구』와 토머스 칼라일의 『프리드리히 대왕이라 불리는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2세의 역사』는 모두 히틀러가 바람직한 지도자로 여기는 인물을 다루는 책이다. 슐리펜은 천재적인 전략가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인 지혜로도 유명했던 프로이센의 전설적인 백작이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때로는 지방 하나를 희생할 필요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무엇보다도 슐리펜은 저지대를 관통하는 놀랍도록 효과적인 측면 작전으로 프랑스 침공을 준비한 ‘슐리펜 계획’의 고안자로 유명하다. 독일군은 슐리펜이 죽고 1년 뒤인 1914년 극적이고 신속한 진격을 위한 청사진으로 이 계획을 도입했고 1939년에도 이 계획의 수정된 형태를 채택하여 더욱 큰 효과를 거두었다. 『대륙 전쟁 속 미국』의 저자 스벤 헤딘은 어린 시절부터 히틀러의 영웅이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과 함께 다녔고 반유대주의를 받아들이진 않았으나 인종 우월 개념을 지지하며 평생 친독파로 지냈다. 그는 스칸디나비아 특사로, 아시아에서는 비밀 스파이로, 미국에서는 고립주의를 지지하는 선동가로 활약하며 독일의 더 큰 대의를 위해 기꺼이 힘썼다. 미국 국민에게 유럽과 미국을 위해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책 한 권 분량의 호소문을 쓰기도 했다. 히틀러는 전세가 악화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역사 속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위안을 얻고 자신에게도 기적이, 승리가, 환호성이 펼쳐지길 고대했다. 종국에는 희망을 끈을 놓고 이해할 수 없는 유언장을 남긴 채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로 생을 마감하긴 했지만 말이다.

히틀러 사후 그의 서재에 있던 책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 이전에 히틀러의 장서를 분류하고 그 책들을 통해 히틀러의 독서 경향을 짐작하려 했던 짧은 보고서들이 이 책 말미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히틀러의 장서가로서의 면모는 1만6000권이라는 숫자로 증명된다. 벤야민의 10퍼센트 법칙(“애서가들은 자신이 소장한 책들 중 많아야 10퍼센트만 읽을 뿐이다”)을 아주 까다롭게 적용한다 하더라도 최소 1000권 이상은 읽었을 터, 그렇다면 우리는 히틀러가 아닌 그 책들에게 칼을 씌워야 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책의 영향력은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 있다. 히틀러에게 “슬쩍 읽은 것,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것을 지적인 부끄러움도 없이 한데 엮어서 내놓는 능력”이 있었다는 요하임 페스트의 말에 비추어볼 때, 허술한 독서가에게 양서란 애초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독재자로 단순화된 히틀러라는 인물을 ‘책’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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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시야는 한정적이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을 응시한다. 아니, 이는 보는 것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을 둘러싼...

    인간의 시야는 한정적이다.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을 응시한다. 아니, 이는 보는 것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은 그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다. 어떤 책을 읽는가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학점이나 승진 등 현실적인 무언가를 위함이 아닐 경우 사람들은 철저히 제 관심사를 좇는다. 억지로 재미도 없고 난해하기만 한 책을 집어 들진 않는다. 여기 사망한 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해가 쉽지 않은 인물이 있다. 역사는 그를 희대의 악마마냥 묘사할 때가 많다. 그가 그려온 삶의 궤적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지 난 그의 사진을 볼 때마다 그에게 드리워진 운명을 느낀다. 한때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고도 남을 권력을 휘둘렀던 이 인물은 결국 스스로를 죽이고야 말 것이다. 그의 이름은 히틀러.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그래서는 안 됨에도 몇몇 이들이 그리움을 토로하곤 하는 바로 그 인물 맞다.

    나치즘. 인종주의에 기반한 그의 사상과 정치가 어떠한 결론을 낳았는지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독일은 여전히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대한 사죄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역사를 되돌릴 순 없다. 아마 인류가 멸망에 이르기까지 세계대전과 나치즘은 끊임없이 인류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그가 정권을 잡은 일은 기이하기 짝이 없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지닌 사람들이 어찌하여 그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단 말인가! 권력의 중심에 이르기까지 히틀러에게 내세울 만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그는 지적인 측면에서 여러 모로 부족한 인물이어서 맞춤법을 틀린 표기도 종종 선보이곤 했다고 한다.

    충분하지 못했던 교양을 그는 책으로 만회하려 들었던 듯하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 그의 서재를 수놓았다. ‘독서광’이라는 단어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였다. 언급된 책 전부가 읽어보지 아니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라는 인물의 면모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훌륭한 지도자 옆에는 훌륭한 참모진이 있기 마련이다. 끔찍한 지도자였던 히틀러의 곁에는 끔찍한 참모들이 존재했다. 이는 권력을 탐한 이들이 모여 만든 끔찍한 현실이었다. 그들은 히틀러가 좋아할 만한 것만을 보고했고, 히틀러로 하여금 철옹성과도 같은 세계를 빚어내도록 만들었다.

    난 주로 속도 내어 책을 읽는 편이다. 히틀러의 경우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몰두해 읽는 편이었던 듯하다. 몇몇 책들에는 그가 그은 밑줄과 그가 써 내려간 메모 등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의 흔적은 주로 자신의 권력 창출 및 유지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에 집중돼 있었다. 하늘 아래 완벽히 새로운 것은 없다. 사람들은 약간의 변형을 거쳐 창조적이라는 평을 받을 만한 것을 창조해내는데 히틀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독서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견고하게 만들 만한 비법을 발견하려 들었다. 역사 속에서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했던 인물들을 닮고자 노력했다. 패배가 거의 결정적이던 순간까지도 히틀러는 프리드리히 대왕에 관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괴벨스가 히틀러에게 선사한 이 책은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기대하게끔 만들어주었다. 현실을 부정하고 팠을 히틀러에겐 적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믿음은 현실을 뒤바꾸지 못했다. 독서를 통해 신세계를 발견하길 기도했던 히틀러는 청산가리로 삶을 마감했다.

    히틀러의 장서 1만6천 권은 오늘날 의회도서관 희귀본 서고, 공공기록보관소, 민간보관소 등에 나뉘어 보관 중이다. 패자는 말이 없고, 기억되지도 않는다. 너무도 끔찍했기에 이름을 남긴 히틀러를 대신해서 그의 장서가 먼지를 가득 뒤집어썼다. 저자가 아니었더라면 이 책들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에도 마찬가지겠지만, 한동안 자기계발 서적이 불티나게 팔렸다. 서점에 파리가 날리던 순간에도 자기계발 서적 코너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우리에게 책이 선사하는 세계는 놀랍다. 어떤 세계에 발을 디딜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가 히틀러와 같은 자기계발을 선택한다면 어떨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게 인간이라지만 과거와 같은 누를 범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잖아도 사회적 약자와 타자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단순한 적대감도 조심해야 하지만, 자신의 경멸감을 뒷받침할 이론적 토대를 탄탄히 다진다면 더더욱 무서울 수밖에 없다. 사람을, 그의 서재를 주목한다. 그가 오늘날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를 통해 그의 사고를 엿본다. 그가 건강한 사고를 하고 있는지, 그의 세상이 혹 뒤틀리진 않았는지. 아무나 히틀러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동시에 누구도 히틀러처럼 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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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진달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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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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