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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권이다  ///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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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 150*217*16mm
ISBN-10 : 8998408163
ISBN-13 : 9788998408169
언어는 인권이다 ///10002 중고
저자 이건범 | 출판사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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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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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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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국어를 사랑해야 하는가? 오랜 싸움과 치밀한 탐구 끝에 민주적 언어공동체의 길을 제시한다. [언어는 인권이다]는 저자가 18년간 우리나라 국어운동의 중심에 서서 싸우며 겪어온 생생한 경험과 치열한 탐구 끝에 지금 우리 시대에 언어(말)를 어떤 시각과 태도로 보고 써야 할지 그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언어(말)는 단순히 소통의 도구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하는 연장임을 강조한다. 우리 국어가 겪어온 약 100년의 역사적 과정을 간명하고도 재미있게 정리했으며 국어가 걸어온 길의 연장선에서 앞으로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쉽고 명쾌하게 풀어나간다. 공공언어 생산자 공무원, 언론인, 교육자, 사회지도층, 민주시민을 위한 필독서다.

저자소개

저자 : 이건범
저자 이건범은 작가,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대표. 기업 경영을 하던 중 2000년부터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서울 시내버스 로마자(BGRY) 표기 없애기, 영어몰입교육 저지, 한글옷 보급,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정부 공문서 쉽게 쓰기,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막기, 식품 포장의 한글 우선 표시 지키기 따위 국어시민운동에 앞장섰다.
1965년 1월에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20대에 민주화운동으로 두 차례 감옥살이할 때 법률용어와 같은 어려운 말이 사람의 권리를 짓밟을 위험이 크다는 깨달음을 얻어 국어운동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서울고등법원 시민사법위원으로 활동했고, 2014년부터 〈서울시 국어 바르게 쓰기 위원회〉와 〈경기도 국어 바르게 쓰기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자혼용과 병기에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이 실천에서 다듬은 논리를 《한자 신기루》(2016, 피어나)에 담았다. 감옥살이를 소재로 《내 청춘의 감옥》(2011, 상상너머)을 썼고, 12년의 기업경영을 소재로 《파산》(2014, 피어나)을 냈다. 그밖에 《좌우파사전》(2010, 위즈덤하우스), 《경제학자, 교육 혁신을 말하다》(2011, 창비), 《미디어몽구 사람을 향하다》(2012, 상상너머) 등 여럿이 함께 쓴 책들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언어에서 삶을 그리고 사회를 …… 5
추천의 글 - 믿음 가는 국어운동가의 올곧은 생각 …… 10

1부. 말의 여러 가지 얼굴
1장. 생명의 언어-위험에 빠뜨리는 말 …… 17
2장. 존엄의 언어-‘무릎 지뢰’처럼 주눅 들게 하는 말 …… 25
3장. 권리의 언어-어려운 이의 어려움을 키우는 말 …… 30
4장. 살림의 언어-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말 …… 39
5장. 평등의 언어-배제와 차별을 숨기는 말 …… 46
6장. 공생의 언어-사람의 값어치를 뭉개는 말 …… 54
2부. 언어는 인권이다.
1장. 3D 프린터, 유치한 ‘삼디’, ‘스리디’ 논쟁 …… 63
2장. 짜장면과 자장면, 정말 무엇이 맞을까? …… 71
3장. 누구라도 어떤 단어를 몰라 죽게 해선 안 된다. …… 83
4장. 한글 창제 정신은 오늘날의 인권 의식 …… 89
5장. 언어는 인권이다. …… 98
6장.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어를 지킨다. …… 110
3부. 현대인은 국어를 사랑하지 않는다.
1장. 한국어, 생존이 문제는 아니다. …… 127
2장. 똥통에 빠져 죽은 악질 조선인 형사 …… 133
3장. 최초의 한글 말뭉치, 《독립신문》 …… 141
4장. 서울역 화물창고에서 되찾은 한국어 …… 150
5장. 고문 용어까지 우리말로 바꿔낸 말글 해방 …… 155
4부. 우리는 왜 국어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을까?
1장. 민족에게 배신당한 말글 민족주의 …… 167
2장. 다시 민족주의의 손을 들어준 박정희 …… 175
3장. 독재의 언어로 악용당한 민족어 …… 183
4장. 자유를 얻고 영혼을 내준 우리말 …… 195
5부. 영어, 그 지나침이 고통을 주기에 비판한다.
1장. ‘사대주의’라는 말로는 비판할 수 없는 영어 남용 …… 209
2장. 국어사전에 있는 영어는 모두 외래어인가? …… 216
3장. 나이 드신 어머니가 알아들을 공문서를 쓰라 …… 224
4장. ‘IMF’는 ‘외환위기’가 아니다. …… 230
5장. 영어로 하는 대학 강의는 학습권을 침해한다. …… 237
6부. 한자 모르면 낱말 이해가 어려울까?
1장. 시각장애인은 한자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 …… 243
2장. 한자, ‘표기’가 아니라 ‘교육’의 문제다. …… 249
3장. 한글 세대의 문해력은 세계 최상위 수준 …… 258
4장. 한자어 32%만 한자로 뜻 설명된다. …… 265
5장. 고유어든 한자어든 이해 구조는 같다. …… 279
6장. 한글 시대를 선포한 헌법재판소 …… 289

맺음말. 다시 국어를 사랑하기 위하여 …… 295
참고한 글 …… 305

책 속으로

… 결국, 나는 ‘사회’와 ‘민족’ 이전에 한 개인의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런 영감을 준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바로 젊은 날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되었을 때 감옥에서 나와 한방을 썼던 잡범들. 배운 것 없어 어려운 말 앞에 주눅이 들고 자기변호조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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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나는 ‘사회’와 ‘민족’ 이전에 한 개인의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런 영감을 준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바로 젊은 날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되었을 때 감옥에서 나와 한방을 썼던 잡범들. 배운 것 없어 어려운 말 앞에 주눅이 들고 자기변호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 기억 속에서 나는 언어 문제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의 보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곰곰이 짚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언어는 인권이라는 깨달음에 이른 것이다. 2008년께의 일이다. 국민의 삶을 규정하는 공공언어 사용에서 알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는 곧 내 운동의 핵심 가치가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 이미 그런 운동이 일어나 이어지고 있었고, 다시 따져보니 570여 년 전에 세종께서 그런 정신으로 한글을 창제하신 게 아니었나 싶었다.
그 뒤 공화주의 사상을 접하면서 나는 언어와 민주주의, 민주공화국의 관계를 다시 성찰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를 그저 절차나 선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자유와 인간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문제로 보게 된 것이다. 시민이 공론을 만들어가는 공간인 공론장의 언어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 민주적 토론을 북돋울 시민적 예의가 깃든 말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어를 지키고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정부 등 공적 기관이 정하여 사용하는 공공언어 가운데 어려운 말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주 교묘하고도 비열한 방식으로 국민의 알 권리와 평등권을 짓밟기도 한다. 누구나 경험했음 직한 그런 일들은 남이 나를 무식하다고 무시할까 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자주 우리는 어려운 말을 하는 사람 앞에서 절절매거나 할 말을 못 하게 된다. 심하게는 개인의 존엄을 무시당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나는 지금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23~24쪽)

차별을 은폐하려는 용어 사용은 오히려 차별을 더 강화한다. ‘다문화주의’가 중요하다면서 여기저기서 다문화, 다문화를 떠들다 보니까 어느새 ‘다문화’는 외국 이주민 가족의 우스꽝스러운 별명이 되어 버렸다. 차라리 분명하게 정체를 알려 주는 ‘이주민 가족’이라 부르는 게 이들에게 필요한 사랑과 도움을 끌어내는 데에 더 유리하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보장하려면 언어에서도 차별하지 않고 대등한 공동체 성원으로 대접해야 한다. (53쪽)

요즘 말로는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기본권을 누릴 연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 이전에 남이 적어놓은 것을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그것이 법령이든 무엇이든 그에 비추어 자기 뜻을 밝히고 하소연이라도 할 것이다. 이는 ‘알 권리’의 출발선이다. 그러니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글자를 만든 게 어디 보통 일인가?
훈민정음 서문이나 최만리 상소문, 세종실록 등의 글을 통해 우리는 세종께서 온 백성을 소통의 대등한 상대로 바라보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세종의 민본정신을 요즘 말로 풀어 보라면 나는 머뭇거리지 않고 ‘인권 의식’이라고 답하고 싶다. 한글은 인권이다. (94쪽)

따라서 공공 영역은 모든 시민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이곳으로 통하는 문과 길이 바로 공공언어다. 법과 제도와 정책을 쉽게 알려주는 언어, 나의 의견과 남의 의견에서 문턱이 없는 언어, 내가 공론 형성에 참여하려 할 때 이미 표방된 남의 의견에 주눅이 들지 않아도 되는 언어, 돈이 없거나 학력이 떨어진다는 따위의 비겁한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언어, 편견을 고집하지 않는 언어. 이런 공공 언어야말로 한 사람의 나약한 시민을 국가의 진정한 주인 자리에 앉혀주는 것이다. (107쪽)

다른 시민의 존엄함을 깔보고 얕잡아 보는 이가 어찌 민주공화국의 민주적 헌정 질서를 공유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현대 사회에서 예의는 민주공화국과 시민의 덕성이라는 등대가 있을 때만 환한 빛으로 어두운 바다를 비출 수 있다. (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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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표준어, 맞춤법에 맞는 말, 고운 말이라는 훈계에만 갇힐 게 아니라 우리의 전통이자 자산이니까 지키자는 틀을 넘어서라 언어는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답게 실현하게 하고 시민을 시민으로 참여하게 하는 연장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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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 맞춤법에 맞는 말, 고운 말이라는 훈계에만 갇힐 게 아니라
우리의 전통이자 자산이니까 지키자는 틀을 넘어서라

언어는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답게 실현하게 하고
시민을 시민으로 참여하게 하는 연장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언어,
이것이 우리가 국어를 지키고 사랑해야 할 진짜 이유다.

외국어 홍수와 맞춤법 파괴, 온갖 줄임말, 모욕과 증오 표현으로 우리 국어 환경은 몹시 어지럽다. 이 책은 우리말과 한글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넘어 국민 생활과 민주주의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이므로 국어 환경이 망가진다면 우리의 생활도 불행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말이 쌓는 장벽

‘자동제세동기’나 ‘싱크 홀’, ‘블라인드 채용’, ‘포괄수가제’처럼 국민의 안전과 보건, 나아가 생명과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말이 알아듣기 어려울 때 국민은 위험에 노출되고,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외국어와 한자 능력에 따라 차별당할 위험에 처한다. 또한, 어려운 말은 정책과 사업 내용을 알리는 데에도 장벽이 되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전 사회적인 비용의 낭비를 부른다. 때로는 ‘홈리스, 실버’처럼 불편한 것을 감추고 차별을 덮거나 ‘사물 존대’처럼 갑질을 부추긴다.

저자는 언어 혹은 국어 문제라고 하면 늘 표준어와 맞춤법, 고운 말 위주로 생각하던 통념에서 벗어나 언어의 다양한 얼굴을 생명, 존엄, 권리, 효율, 평등, 공생의 관점에서 사실적으로 비춘다. 바로 사람들의 삶과 연결지어 살피는 것이다. 단지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서서 국민의 권리, 즉 인권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언어를 바라본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언어

언어를 인권으로 보는 저자의 생각은 언어와 정치, 언어와 민주주의의 관계로 이어진다. 국민의 삶을 규정하는 정치에 국민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치판과 공론장의 언어가 쉽고 예의 있는 말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민주공화국의 동등한 시민으로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대우하는 ‘시민적 예의’를 갖춘 말이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시민의 정치 참여를 북돋워 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이고 시민의 덕성을 키운다. 쉽고 바르고 품격 있는 국어는 민주주의 발전에도 지렛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국어를 지켜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인권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언어, 그리고 국어. 그저 “우리말이니까, 우리 것이니까”라는 빈약한 당위성을 넘어서 민주적이고 행복한 공동체를 위해 바로 지금 가장 필요한 태도와 원칙이다.

지금 우리는 왜 국어를 사랑하지 않는가? - 그 역사적 여정

저자는 우리 국민의 국어 사랑이 식어버린 데에는 역사적 사정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 국어가 핍박을 받았던 일제강점기부터 독재정권을 거쳐 외환위기를 겪으며 강자의 언어, 즉 외국어와 거친 말을 너도나도 남용하는 풍조에 이르기까지 우리말을 둘러싸고 이어온 치열한 역사적 격변의 과정을 쉽고 재미있으면서 날카롭고도 통찰력 있게 정리한다.
특히, 우리 국민이 국어 문제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같은 삶의 맥락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이유를 우리나라 근현대기에 있었던 국가 주도의 국어정비과정의 부정적 효과라고 주장한다. 또한, 1987년 민주화 이후에 ‘내 마음대로 말하면 어떠냐’는 자유화 분위기가 퍼지면서 늘어난 외국어 남용과 말 파괴. 이 풍조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더더욱 강자의 말, 즉 외국어와 거친 말을 너도나도 남용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유를 얻고 영혼을 내주었다고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우리 것이라는 인식 틀을 넘어서

저자는 우리가 다시 국어를 사랑하는 길이 과거의 ‘국어사랑 나라사랑’을 반복하는 데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국어와 한글이 우리 것이기에, 민족의 전통 유산이자 자산이기에 사랑해야 한다는 과거의 인식 틀을 넘어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국어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쪽으로 나아간다.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공공언어, 국민의 정치 참여를 보장해주는 공론장 언어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천하는 시민들의 자각에서 출발한다고 담담하게 말을 맺는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에게, 공공 언어 생산자로서 공무원과 사회지도층에게 우리 국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책을 통해 그 원칙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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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책시렁 42 《언어는 인권이다》  이건범  피어나  2017.9.15. 사전...

    인문책시렁 42


    《언어는 인권이다》

     이건범

     피어나

     2017.9.15.



    사전과 법률, 공문서에만 등장하는 어려운 한자어들, 그리고 각종 광고와 상품 이름, 사용 설명서에 실린 영어 낱말은 고등학교를 나온 일반인조차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41쪽)


    새말을 표준어로 정하여 사전에 올릴 것이냐 말 것이냐도 국가에서 정하는 일이 아니라 민간의 사전 편찬자들 몫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글학회 등 민간 학술단체와 학자들이 맡던 이 일이 1980년대부터 국가 주도로 기울었고, 1990년대부터는 국립국어원으로 거의 모든 권한이 옮아갔다. (78쪽)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에 비춰볼 때 국한문 혼용과 실용파의 득세는 당연했다. (170쪽)


    국어심의위원회에서 외래어 여부를 심의하여 결정해야 하는데, 1990년대 이래 단 한 번도 외래어를 심의한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즉 영어가 물밀 듯이 밀려 들어와 한국어의 자리를 빼앗던 그 20여 년의 세월 동안 외래어와 외국어를 가르는 어떠한 책임 있는 사회적 결정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센터’라는 말은 왜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갔단 말인가? (218쪽)



      요 몇 해 사이에 인권 강의하고 인권을 다루는 책이 꾸준히 늘어납니다. 이런 인권 이야기를 보면 빠진 대목이 늘 한 가지 있지 싶습니다. 바로 ‘말’입니다. 인권을 거스르거나 인권하고 엇나가는 말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아직 제대로 못 짚거나 못 다루지 싶습니다.


      공문서를 비롯해 인문책에 어렵게 나오거나 딱딱한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도 ‘인권을 등지는’ 모습입니다. ‘어려운 말’이나 ‘외국말을 그냥 쓰는 말버릇’이나 ‘한자를 드러내어 자랑하거나 사자성어를 함부로 쓰는 말씨’로 인문 지식을 펴거나 정치나 문화나 예술을 하는 일도 민주나 평등하고 어긋난다고 할 만합니다. 일제강점기 찌꺼기를 터느냐 마느냐 하는 대목을 떠나서, 우리가 참답고 슬기로우며 아름답게 민주와 평등과 평화를 누리려는 길에 어떤 말을 어떻게 쓰면 즐거울까를 이제부터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언어는 인권이다》(이건범, 피어나, 2017)는 말, 우리가 여느 때에 쓰는 말이 바로 인권을 보여주는 잣대라는 이야기를 찬찬히 짚습니다. 공문서뿐 아니라 인문학자나 지식인이 어렵게 쓰면서 지식을 자랑하는 말이야말로 ‘반인권’인 모습이라고 짚습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이 마치 독재처럼 한국말을 쥐락펴락하거나 주무르는 대목을 나무랍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아이 앞에서 아이가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섣불리 쓰는 어른도 인권하고 어긋난 일이라 할 만합니다. 아이를 둘러싼 마을이나 터전에서 어른들이 거친 말씨나 막말을 쓰는 모습도 인권을 등진 일이라 할 만해요. 아이들이 거친 말씨나 막말을 쓴다면, 바로 어른한테서 배우기 때문이에요. 어른들이 찍은 영화나 연속극에서 듣고 배우기 때문이고요.


      앞으로는 인권 교육에서 말을 더 깊이 살피면 좋겠습니다. 어른으로서 어린이나 푸름이 앞에서 어려운 말이나 거친 말을 쓰지는 않는지, 교과서나 문학이나 인문책에 여느 사람들이 알아듣거나 읽기 어려운 말을 섞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돌아볼 노릇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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