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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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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쪽 | A5
ISBN-10 : 8958071591
ISBN-13 : 9788958071594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중고
저자 헤르만 헤세 | 역자 김지선 | 출판사 뜨인돌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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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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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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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대한 헤르만 헤세의 저술을 모은 <헤르만 헤서의 독서의 기술>. 지금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헤세의 또 다른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헤세는 위대한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자, 욕심 많은 장서자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독서가'이자 '책벌레' 혹은 '애서가'이자 '애서광'으로서 헤세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독일 주르캄프 출판사에서 1977년에 나온『책의 세계(Die Welt de Bucher)』를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책의 세계』는 헤세 연구의 권위자이며 주르캄프 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한 폴커 미켈스가 헤세의 수많은 에세이 가운데 책과 독서에 관련된 것만을 골라 편집한 것이다. 원서에는 모두 63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지만, 이번 한국어판에서는 그 중에서 24편을 선별해 수록하였다.

저자소개

목차

독서에 대하여 1
책의 마력
서재 대청소
소설 한 권 읽다가
애독서
작가에 대하여
젊은 작가들에게 띄우는 편지
글쓰기와 글
문학과 비평이라는 주제에 대한 메모
시에 대하여
언어
독서와 장서
글 쓰는 밤
세계문학 도서관
책과의 교제
독서에 대하여 2
신사조들에 관한 대화
예술가와 정신분석
환상 문학
빌헬름 셰퍼 주제에 의한 변주
특이 소설
'문학에서의 표현주의'에 대하여
최근의 독일문학
낭만주의와 신낭만주의

출처
헤르만 헤세 연보

책 속으로

헤세는 독서라는 행위에 앞서 책이라는 물건 자체에 대해 지극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지닌 인물이다. 작가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헤세의 경우에는 그 어느 애서가나 애서광에 비춰보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지극한 애정이 물씬물씬 풍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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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는 독서라는 행위에 앞서 책이라는 물건 자체에 대해 지극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지닌 인물이다. 작가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헤세의 경우에는 그 어느 애서가나 애서광에 비춰보아도 결코 뒤지지 않는 지극한 애정이 물씬물씬 풍겨난다. “인간이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세계 중 가장 위대한 것은 바로 책의 세계다.”(13쪽)
?책과의 교제?에서는 독자들을 향해 책을 낯설어하거나 어려워하지 말고 마치 친구를 사귀듯 친숙하게 지내 보라고 독려하면서, 오랜 세월 책을 읽고 또 수집해 온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자상하고도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마치 스포츠뉴스나 강도살인사건처럼 한동안 너도나도 읽어 대화의 소재가 되었다가 이내 잊혀지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책은 그 내면의 아름다움과 힘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166쪽)
「서재 대청소」라는 에세이에서 헤세는 이사를 앞두고 무려 8일 동안에 걸쳐 수천 권의 책들이 가득 들어찬 서재를 정리했던 일을 회고하며 “이 수천 권의 책들이야말로 나의 재산목록 1호”(27쪽)라고 단언한다. 물론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헤세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장서는 사실 엄청난 짐이고, 그런 걸 평생 끌어안고 다닌다면 요즘 사람들은 아마 비웃을 것이다.”(32-33쪽)
「책과의 교제」에서는 책을 소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은 재치 있는 말로 역설한다. “여유계층에서 소장도서가 전혀 없다면, 도자기나 양탄자가 없는 것과 똑같이 부끄러워할 일이다. 나는 부잣집 구경을 하게 되면 ‘그런데 책은 어디 두셨나요?’라고 묻곤 한다. 그리고 나보다 더 잘 사는 사람들한테는 절대 책을 빌려주지 않는다.”(168쪽) 그런가 하면 도서수집에 관해서는 이렇게 단언한다. “(도서수집이란) 극도로 섬세한 스포츠라는 정도로 얘기해둘 수 있겠다. 이는 해박한 지식과 특별한 재능을 전제로 한다. (……) 극도로 섬세한 감각을 지닌 진정한 애서가라면, 아끼는 책을 초판본으로 소장하여 읽을 때 마음속 깊이 뿌듯한 만족을 느끼게 된다.”(178-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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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헤세의 또 다른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또 다른 면모란 바로 “독서가”이자 “책벌레,” 혹은 “애서가”이자 “애서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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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헤세의 또 다른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또 다른 면모란 바로 “독서가”이자 “책벌레,” 혹은 “애서가”이자 “애서광”으로서 헤르만 헤세의 면모다.
자연을 사랑하고,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 가는 사춘기의 고통을 묘파하고, 동양 사상과 신비주의에 대한 경외감을 바탕으로 삼았던 헤르만 헤세는 위대한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이 책의 번역 대본은 독일 주르캄프(Suhrkamp) 출판사에서 1977년에 나온 ??책의 세계(Die Welt de Bucher)??로, 헤세 연구의 권위자이며 주어캄프 출판사의 편집장을 역임한 폴커 미켈스(Volker Michels)가 헤세의 수많은 에세이 가운데 책과 독서에 관한 것만을 골라 편집한 책이다. 원서에는 모두 63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었으나, 이번에 나온 우리말 번역본에서는 그중 24편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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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허대성 님 2007.03.05

    진정한 교양은 진정한 신체 단련과 마찬가지로 성취인 동시에 계기이며 어느 지점에 있건 목표를 이미 이룬 것이되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 허대성 님 2007.03.05

    진정한 교양이란 완성을 추구하는 모든 노력이 그러하듯 어떤 목적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 이영미 님 2007.02.09

    기본적으로 올바른 독자라면 장서가(藏書家)이기도 하다. 책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그것을 손에 넣어 거듭 읽고 손 뻗으면 닿을 곳에 가까이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 한 번 쭉 읽고 반납하면 간편하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읽은 책은 손을 떠나기 무섭게 잊혀지기 일쑤다. 특히 하루에 한 권씩 뚝딱 읽어내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경우라면 대출도서관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이들에게 독서란 소중한 보물을 모으고 친구를 얻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방편이라기보다는, 단지 소일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자들은 일찍이 고트프리트 켈러가 탁월하게 묘사한 적이 있는 것처럼 잔소리한다고 고칠 습관이 아니니 내버려두자. -107쪽-

회원리뷰

  • "나이 마흔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  시인이나 소설가로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온&n...
    "나이 마흔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 
    시인이나 소설가로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온 헤르만 헤세는 나이 마흔 무렵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수채화를 남겼다고 한다. 

    언뜻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생경하게 다가온 것처럼,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도 그렇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은 헤세의 수많은 에세이 가운데 책과 독서에 관련된 것만을 골라 편집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독서 기술에 관한 내용보다는 헤르만 헤세의 폭넓은 문학론을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시에 대하여

    그런데 바로 여기서 악순환이 시작된다. ‘아름다운’시를 쓴 시인이 사랑받으니까, 자꾸 그런 류의 시들이 양산되는 것이다. 즉 시의 근원적ㆍ원초적ㆍ치유적 기능과는 동떨어진 채 오로지 아름다우려고만 한다. 이런 시들은 애초부터 타인, 즉 청자와 독자를 겨냥해 쓰인다. 
    다만 뚜렷한 목적하에 만들어낸 생산품,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 대중의 입맛에 맞춘 사탕과자에 불과하다. 바로 이런 시들이 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다. 진지하게 애정을 쏟으며 몰입할 필요도, 괴로워하거나 마음이 흔들리거나 하는 일도 없이, 그저 곱고 정연한 리듬에 몸을 맡겨 편안하고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시 말이다. (p.96)

    대중의 입맛에 맞춘 상품화된 문화에 쓴소리를 하고 있다소위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자본주의 속성상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는 문화 코드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스스로 자기검열에 충실한 나머지 점점 박제화 되어가는 현실을 보는 안타까움은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으리라.

    독서와 장서

    기본적으로 올바른 독자라면 장서가(藏書家)이기도 하다. 책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그것을 손에 넣어 거듭 읽고 손 뻗으면 닿을 곳에 가까이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p.107)책을 통해 스스로를 도야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데는 오직 하나의 원칙과 길이 있다. 그것은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이다. (p.109)

    '애서가'이자 '독서광'으로서 헤르만 헤세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에 사로잡힐 때작가를 알고 이해하기 시작해 그와 모종의 관계를 맺을 때비로소 그 책은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그래서 그러한 그 느낌과 정신에 마음이 움직여 책을 구입하고 간직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책을 구입할 때 간과하기 쉬운 점을 말해주는 것 같다. 작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그 느낌과 정신에 마음이 움직이는지 아니면 단순히 대중적 선호도에 따라 움직이는지 말이다. 

    또한 헤르만 헤세는 독서에 임할 때 읽는 글에 대한 경의이해하고자 하는 인내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을 강조한다. 언뜻 보면 당연한 말을 하는 듯하지만, 과연 우리가 독서를 할 때 그러한 자세로 임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무심코 지나치지 않나.

    독서의 세 가지 유형

    먼저, 순진한 독자가 있다. 마치 음식을 먹듯이 책을 대하는 독자로, 배불리 먹고 마시듯 그대로 받아들인다. 
    둘째 유형의 독자는 마부를 따르는 말이 아니라 마치 사냥꾼이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한다. 
    셋째 유형의 독자는 언뜻 보면 이것은 통상 말하는 ‘훌륭한’ 독자와 정반대 모습이다. 너무나 개성적이고 자신에게 충실해서, 무엇을 읽든 완전히 자유로운 태도로 대한다. (p.189)

    헤르만 헤세의 독특한 독서론을 엿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인 순진한 독자란 책은 이끌고 독자는 따라가는 경우를 말한다.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에 급급한 경우이다. 
    둘째 유형은 작가의 자유처럼 보이는 것의 이면작가의 강박관념과 수동성을 들여다보게 될 정도로 작가의 정신과 호흡을 느끼는 경우이다. 
    셋째 유형의 독자는 더 이상 독자가 아니다. 온 세계가 자기 내면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독자이기를 멈추고 오직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단계이다. 

    헤르만 헤세는 말한다. 
    일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단 하루 단 한 시간 만이라도 셋째 유형의 단계를 경험해본다면 훨씬 더 훌륭한 독자가 될 것이며글로 쓰인 모든 것들을 좀 더 훌륭하게 해석하게 될 것이다.

    "나이 마흔 이후 한 번도 붓을 놓지 않았다"

    헤르만 헤세는 그림을 그리면서 
    문학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의 문학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희열을 느낄 수 있다.

  •   Classic 106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 지음, 윤지선 옮김, 뜨인돌(2013, 10...
     
    Classic 106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 지음, 윤지선 옮김, 뜨인돌(2013, 10쇄), 284쪽.

    서평 전문 보기:
    http://pinepark.blog.me/60206113627

    독일이 낳은 위대한 작가 중의 한사람인 헤르만 헤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대표작 <데미안(Demian)>으로 유명한 그는 철학적 깊이가 있는 소설로 인간의 삶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하게 해준다. 그는 성장하는 청춘의 고뇌와 인간 내면의 복잡한 양면성을 탁월하게 조명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낳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학력은 중졸학력 인증 검정고사에 합격한 것이 전부다. 그는 16세부터 시계공장 수습사원, 출판사 견습생과 제국서점 보조점원을 거쳐 26세까지 고서점 점원으로 일했다.

    그는 정규 학교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광기에 가까운 문학적 열정으로 자신의 내면의 방황과 성찰에서 우러나오는 무수한 시와 작품을 써냈다. 그의 작품이 갖는 독창적 영감과 날카로운 심리묘사 등은 엄청난 다독을 통해 얻어진 숙성된 사색에서 나온 게 아닐까?

    헤세는 책읽기의 기본자세로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을 요구한다. 특히 ‘좋은 판본’을 경외심을 갖고 읽어야 한다. ‘고전’ 시리즈를 일괄 구입하기 보다는 작품마다 가장 훌륭한 판본을 묻고 찾아내 읽는 정성이 필요하다. 맞는 지적이다. 헤세의 주문을 고전 읽기에서 더욱 유념해 실천하면 좋을 듯싶다.

    결국 독서의 기술에 왕도는 없다. 독서의 유형이나 독서의 방식, 소장의 방법 모두 개성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자신의 삶의 정서와 사고를 윤택하게 해주는 책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무방하다. 독서는 책과의 사귐이자 시공을 초월한 저자와의 교제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사람과 교제하듯 책을 존중하고 그 책의 내면을 음미할 때, 책도 나에게 다감하게 그리고 내밀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 헤르만헤세의독서의기술 | eu**87 | 2011.10.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순수하게독서의기술만 적혀있을줄알았는데 예전문학사줄줄나오고-_ㅜ   처음엔정말재미있...
     
     
    순수하게독서의기술만
    적혀있을줄알았는데
    예전문학사줄줄나오고-_ㅜ
     
    처음엔정말재미있었는데
    뒤로갈수록어려워지고흑흑흑
     
    책을눈으로만읽으면안된다고하는데
    죄송합니다.
    뒤로가면서눈으로만읽고말았어요.
    정말이지어쩔수가없었답니다ㅠ
     
    헤세는
    괴테를참좋아했나보다.
     
     
  • 책의 향기에 취하다 | su**ell | 2011.04.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우리가 잘 알만한 문학의 거장치고 독서에 있어 달인의 경지에 오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잘 알만한 문학의 거장치고 독서에 있어 달인의 경지에 오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만은 헤르만 헤세의 폭넓은 독서와 그로부터 얻은 다양한 지식은 독자로 하여금 경외마저 들게 한다.  이사를 앞두고, 수천 권의 책이 들어찬 서재를 정리하는 데만 무려 8일이 걸렸을 정도라는 헤세의 책 사랑은 유별나다.  그것은 어쩌면 이 책의 도입부에서 "인간이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세계 중 가장 위대한 것은 바로 책의 세계다" 라는 말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책사랑’이 단순한 애정을 넘어, ’경외심’에 가까운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헤세의 수많은 에세이 가운데 책과 독서에 관한 것만을 골라 편집한 책이다. 원서에는 모두 63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었다고 하나, 그 중 24편만이 이 책에 실렸다.  동서양의 책을 두루 읽어 사고의 깊이를 더했던 그임에도 번역되지 않은 책에 대한 허기와 갈증을 피력하는 모습은 나와 같은 게으른 독자를 부끄럽게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번역한 김지선님이 고맙고 감사하다.  독일어 원본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번역본으로도 글의 흐름에 끊김이 없을 뿐 아니라 어휘 선택에도 공을 들인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책이란 무책임한 인간을 더 무책임하게 만들려고 있는 것이 아니며, 삶에 무능한 사람에게 대리만족으로서의 허위의 삶을 헐값에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책은 오직 삶으로 이끌어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불꽃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넣어 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  (P.10)

    책을 읽을 때는 온 힘을 기울여 주의를 집중하고 책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적극적으로 몸을 맡기고 함께 겪고자 하는 뜻이 없다면, 불량독자라고 헤세는 말한다.  즉 다독보다는 정독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독서와 글쓰기, 문학 비평과 시, 작가와 문학 사조, 독서와 장서, 예술가와 정신분석 등 저자가 문학 전반에 대해 느끼고 생각했던 바를 해박한 지식으로 논하고 있다.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그의 독서체험에 바탕을 둔 세계문학 도서목록은 동서양 고전을 망라한다. 첫 단추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 가장 오래 간다’는 정신사의 원칙에 따라 성서, 우파니샤드를 간추린 < 베단타 > , 불경, < 길가메시 > 서사시, < 논어 > , < 도덕경 > 등에다 장자의 우화 같은 ’인류가 보유한 문헌의 기본화음’들이 꿴다. 헤세는 목록작성에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을 슬금슬금 끼워 넣는 일은 삼간다. 또한 ’세계문고’의 목록구성이 얼추 마무리되자 바로 검증과정을 거친다. 

     또한 헤세는 독자의 유형을 이렇게 분류한다.
    먼저 말과 마부의 관계처럼 책은 이끌고 독자는 따라가는 순진한 독자.  이들은 작가의 파동을 함께 타고 그의 세계관에 온전히 동화되며, 작가가 자기 인물들에 부여한 해석 일체를 가감 없이 수용한다고 헤세는 말한다.
    다음으로 책의 예술성, 언어, 작가의 소양과 정신성 등에 치중하고 이런 것들을 객관시하여 문학작품 최고 최종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교양계층 독자.  이들은 사냥꾼이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하며, 미학적 가치 따위는 별 의미가 없고, 작가의 동요와 불안정성에 크게 매료된다고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이유가 교양을 쌓기 위함도, 재미를 얻기 위함도 아닌, 책을 읽는 목적이 작가의 눈을 빌려 세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도, 또는 철학자의 이론을 수용하거나 비판하기 위해서 읽는 것도 아닌 유희적 독자.  이러한 독자는 어떤 책에 나온 멋진 구절이나 지혜와 진실이 담긴 말을 보면, 시험 삼아 한 번쯤 뒤집어보거나, 읽은 것을 타고 떠오르는 충동과 영감의 물결 속을 헤엄쳐 다니게 된다고 한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어린 시절 읽었던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 그리고 대학 시절에 읽었던 <싯다르타>는 내 독서의 이력에 작은 흔적으로 남았지만, 헤르만 헤세라는 그 이름은 내 머리 속에 크게 각인 되었었다.  자기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한시도 쉬지 않았던 거장의 발자취.  그 지워지지 않는 책의 세계에 흠뻑 취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헤세 선생에게 책을 묻다 | do**abba | 2009.11.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3
    시월의 마지막 밤에 구슬프게 내리던 비가 가을을 데려갔나 보다. 눈을 찌르는 낮은 햇살속에 반짝거리던 초록의 나뭇잎과 살랑...

    시월의 마지막 밤에 구슬프게 내리던 비가 가을을 데려갔나 보다.

    눈을 찌르는 낮은 햇살속에 반짝거리던 초록의 나뭇잎과 살랑살랑 이마를 스치던 상쾌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초가을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갑작스런 추위에 깜짝놀라 주변을 돌아보니, 어느덧 노랗게 물들었던 가로수 은행나무 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가을이 떠나고 있음을 알려준다.

    정신없이 바쁜 삶을 핑게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 보내는 가을이 아쉬워 단 며칠이라도 가을이 다시 돌아왔음 하고 기대해 본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09년의 가을을 아쉬워 하며, 늦여름 부터 가을 내내 함께했던 토마스 만 선생과의 만남을 정리하기 위해 그와 같은 시기에 같은 나라 독일에서 활동했던 "헤르만 헷세" 선생을 찾아 갔다.

    내가 헤세 선생을 처음만난 것은 27년전 ....

    "나르찌스와 골드문트(지와사랑)"라는 선생의 책에 푹 빠져 있던 나의 중학교 동기생을 통해 선생을 소개 받았다. 나는 "데미안"을 처음 읽었는데 그 속의 신비주의와 선악을 총괄하는 강한신 "아프락싸스"에 빠져들었고, 그 후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황야의 이리 등의 책들은 사춘기 시절 나의 감성을 설레이게 하고, 나의 이성을 불교와 신비주의에 물들게 했다.

     

    내가 헷세 선생을 찾아간 그날은 1931년의 어느날이었다.

    선생은 보타노 씨가 그에게 평생 쓰라고 지어준 몬타뇰라의 새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서재의 책들을 정리하고 계셨다. 허름한 스웨터를 걸치고 손에 하얀 면장갑을 끼고는, 구부정한 자세로 느릿느릿....

    산더미 처럼 쌓인 책앞에서 뽀얗게 먼지쌓인 책들을 골라내에 탁탁 부딪치며 털고 있는 그의 모습은 세기의 명작들을 써낸 노 작가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동네 헌책방의 친근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었다.

     

    하숙생 : 안녕하세요...

    헷   세 : 허헛...젊은이.... 오래간만이오~

    하숙생 : 아...네...선생님....

     

    헷   세 : 그러잖아도 .... ' 내가 여기 이러고 서서, 내 교양의 창고가 혹시나 먼지에 파묻힐 세라 좀이 슬세라 걱정하며 이 책에서 조심조심 먼지를 털어내는 모습을 우리 아들들이나 다른 젊은이들이 봐야 하는데! (p28)' .... 라고 생각하던 참인데 때마침 잘 와 주었구려... 헌데...어쩐일로

     

    하숙생 : 최근에 토마스 만 선생의 책을 한 권 읽었어요. 저희 시대에는 20세기 최고의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마의산" 이라는 책인데요, 그 책을 한 번 읽고는 과연 명작이란, 고전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죠. 왜냐하면 저에게는 그 책이 그다지 감동을 주지도, 재미있지도 않았어요.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고픈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헷   세 : 허허... 토마스 만이라... 그 양반 내가 잘 알지... 나보다 두살위인 토마스씨와 그의 형 하인리히씨는 나도 무척 존경하는 작가들이네...그와 편지를 많이 주고 받았는데 토마스 씨의 작고 유려하며 빈틈없는 필체는 내가 매우 친근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름답고 기분좋은 글씨라네...그리고 전쟁중에는 전쟁 포로들에게 보내줄 목적으로 소책자들을 간행했는데 그중 토마스씨의 단편들도 있었어. 당시 주문이 1만부 넘게 들어와 깜짝 놀랐다네(p31) ...하지만...그분과 나는 동시대의 작가이고...연배가 비슷해서 서로 평가하기에는 조금 그렇구만....

     

    하숙생 : 아...네...저도 그분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를 듣고 싶은 것은 아니구요...당시대를 같이 호흡하셨던 두분이기에 헤세 선생님 시대에 좋은 문학,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그런것이 궁금해서요. 특히 선생님 께서는 당대의 엄청난 독서가, 장서가로 유명 하셨 잖습니까...

     

    헷   세 : 허헛!!! ... 그것도...어렵구만...예전의 나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꽤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 사람들이 예전에는 책뿐 아니라 매사에 올바른 것을 원칙적으로 워낙 잘 알고들 있었기에, 사는 일과 생각에 자신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모든 일이 너무나 불확실해 졌고 책에 대한 내 입장도 갈수록 그러하거든(p219) 하숙생이라고 했나?...어찌되었든... 이 먼곳에까지 찾아왔으니 그냥 돌려 보낼 수는 없고.... 그냥 내가 지금껏 수천권의 책을 한번 혹은 여러번 읽어왔으니까... 나의 주관적인 경험담 정도로 들어주면 좋겠어요 ...하하하

     

    하숙생 : 아유... 별말씀을요. 귀담아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헷   세 : 그런데...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이렇다오. 좋은 책, 글잘쓰는 작가 보다는 책을 관심있게 읽는 "진정한 독자" 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오.  

     

    .... 인생은 짧고, 저 세상에 갔을 때 책을 몇권이나 읽고 왔느냐고 묻지도 않을 것 아니오? 그러니 무가치한 독서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미련하고 안타까운 일 아니겠소?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에요. 삶의 한 걸음 한 호흡마다 그러하듯, 우리는 독서에서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더 풍성한 힘을 얻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재발견 하기위해 스스로를 버리고 몰두할 줄 알아야 하지요.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 다면, 문학사를 줄줄 꿰고 있다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생각없이 산만한 정신으로 책을 읽는 건 눈을 감은 채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거니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요......

    또한 우리는 자신과 자신의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만약에 이렇 수만 있다면, 지금 읽는 것의 한 10분의 1가량만 읽는다고 해도, 우리 모두 열 배는 더 행복하고 풍족해 질 겁니다. 그래서 우리의 책들이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그 결과 우리 작가들이 열 배쯤 적게 쓴다 해도, 세상에 해가 될 일은 결코 없을 거에요...하하하... 아무렴, 쓰는게 문제겠어요... 읽는게 훨씬 중요하지 .... (p12)

     

    하숙생 : 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무협소설을 읽는 사람들... 읽는것은 곧 신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저희집 큰아들처럼 매일 환타지 소설만 읽는 아이들.... 그러한 독서들도 괜찮다는 말씀이신가요?

     

    헷   세 : 흠... 이를테면... 그렇다는 얘기지 ~

    신문이나 온갖 잡다한 글을 매일 읽더라도 온전히 집중된 상태로 즐겁게 독서 할 수 있어요. 어쩌면 새로운 정보들을 선택하고 신속하게 조합해 내는 건전하고 중요한 훈련으로 삼을 수도 있지요. 반면에 괴테의 "친화력" 이라 할 지라도... 교양 때문이건, 심심풀이로 읽는 사람이건...그야말로 맹탕으로 읽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11p)

     

    하숙생 : 그런데... 선생께서는 1930년에 다른 글에서 말씀하시기를 1870년대의 작가들중 독일 대중에게 인기가 있었던 슈필하겐이나 마를리트 혹은 셰펠과 당시 무명작가였던 도스도예프스키나 니체를 비교하시면서 시간을 초월하여 살아남는 명저술을 언급하셨었는데 저는 그것에 대하여 여쭙고 싶습니다.

     

    헷    세 : 맞아요...책의 세계에는 "신비"가 숨어 있지요....

    책의 운명이란 얼마나 경이롭고 신비한지를 날마다 목도할 수 있습니다. 책들은 때로 극도의 황홀경으로 우리를 매혹하는가 하면 때로는 그 선물을 감추기도 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생전에 알아주는 이(그저 소수 혹은 아무도) 없이 세상을 살다가 떠나면, 우리는 그들의 사후에 그것도 대개 한 몇십년 쯤 지난 후에 그들의 작품이 마치 시간을 초월한 듯 갑자기 빛을 발하며 살아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살아생전 대중들에게 철저히 외면 당했던 니체가 소수의 지성들에게 사명을 펼친 후 세상을 떠난 지 수십 년 만에 애독 작가의 반열에 올라 펴내는 책마다 동이 날 지경이라든지, 휠덜린의 시가 쓰인 지 백년도 더 지나서 불쑥 청년 학생층을 사로잡는 일이 그러하지요. 아득히 먼 고대 중국의 지혜의 보고에서, 수천 년 만에 갑자기 전후의 유럽에서 한 권의 "도덕경"이 발견되어 어설픈 번역으로 어설프게 읽혀진 것도 마찬 가집니다. 그것은 타잔이나 폭스트롯 춤처럼 한때의 유행처럼 비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활발하고 생산적인 우리 정신층에 지내한 영향을 끼쳤죠. 그런 여러가지 일들을 지켜 보노라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지요...(p20) 허헛.... 그것인 진정한 신비 입니다.

     

    하숙생 : 네...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그것이에요... 그런데 신비라고 말씀하시니...참... 좀더 알려 주셔요!!!

     

    헷    세 : 허헛... 보기보다 둔하시구면...젊은이...

    아직 모르겠소? 내가 왜 쓰는것보다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하는지? 물론 좋은 책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것에 대한 분별력이 있는 "진정한 독자"가 없었다면, 그 무수한 세월을 거쳐 우리에게 전해졌을까요?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문들을 하니씩 통과하여 정신이라는 성역으로 들어가고자 할 뿐입니다. 누구든 자기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수준높은 '독서훈련'은 신문이나 떠도는 유행문학들이 아닌,오직 양서들을 통해서만 가능하지요. 그리고 이런 작품들은 대개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책들만큼 달콤하지도 맛깔스럽지도 않아요...(하숙생 씨가 읽었던 토마스 선생의 '마의산' 도 그렇지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길 요구하며, 힘겹게 익혀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거에요. 물론 편하기로 따지면 동작 하나하나마다 절도있고 강철처럼 힘있는 라신의 연극이나 섬세한 뉘앙스를 풍성하게 구사하는 스턴 혹은 장 파울의 유머등을 이해하는 것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는 미국식 춤을 받아들이는 쪽이 한결 쉽겠지요. ...   하지만, 걸작들의 가치를 ..(무엇이 좋은 책인가를 묻기전에 )... 검증하기 전에, 먼저 우리 스스로가 자격을 갖추어야 마땅하겠지요... (p158)

     

    하숙생 : 아!...그러니까...한무더기의 좋은책들이 쌓여 있다 할 지라도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 분별력, 그것을 감상할 수 있는 제 마음의 그릇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그리고... 그 능력을 구비한다면 굳이 고전이라든지...세계명작이라든지... 추천도서의 목록을 빌지 않더라도 좋은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

     

    헷   세 : 하하하...이제야 좀 이해가 가는 모양이군!!! 바로 맞았소...허~ 그러고 보니 우리가 대화에 열중하는 바람에 내가 손님대접을 소홀히 한 것 같소... 바람도 찬데...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 합시다.

    넓진 않지만, 서재 한켠에 차한잔 마실만한 좁은 응접실은 있다오...시간은 많지 않지만...미래에서 온 손님에게 예의가 아니군요 ...흠...

     

    [헷세 선생은 나를 책과 각종 유인물들의 서가가 빼곡이 들어차 있는 서재로 나를 안내했다. 그리고...니논 헷세를 나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녀는 헷세의 18세 연하, 세번째 부인으로 헷세 선생이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을때 헷세선생에게 다가온 구세주 였다.]

     

    헷   세 : 니논...우리 젊은이에게 차 한잔 대접 합시다....

     

    헷   세 : 내가 알고 있는 어떤 기술자의 이야기를 해드리지요....

    내가 아는 어떤 평범한 기술자는 책장 가득 책을 모았는데, 그 가운데에는 라베, 켈러, 뫼리케, 울란트 등의 작품이 다수 있었어요. 그는 어떻게 이런 작가들을 알게 되었으며, 그 작품들을 소장하여 거듭 읽게 된 것일까요? 어느 날 우연히 물건 포장지 대용으로 쓰인 베를린 일간지의 문예란 기사에서 어느 현대작가의 시 몇 줄과 짤막한 신문을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글이 그의 마음에 와 닿아, 그때부터 신문의 문예란을 주의 깊게 탐독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문득 일깨워진 재미와 동경에 힘입어 해를 거듭하면서 순전히 혼자 힘으로 울란트와 켈러에게 까지 인도되어 갔던 것이죠. 물론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의 일례는 신문읽기 에서 출발하더라도 더 높은 차원으로 이르는 길이 있음을 일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p163)

     

    하숙생 :  네...선생님... 이제야 알겠습니다.

     

    [니논 헷세 여사가 일본식 다도세트와 함께 차를 가져 왔다. 나는 언젠가 읽었던 니논 헷세 여사의 죽기전 마지막 일기의 한구절을 기억해 내고...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보았다.

    “그와 나는 하나였다. 그의 죽음은 나를 갈기갈기 찢고 말았다. 나는 남아 있는 절반이었다. 피를 흘리는 절반의 존재였다.”(1966년 죽기전 마지막 일기)  ]

     

    하숙생 :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선생님... 서재 정리 마무리 하셔야죠... 저는 이만 가볼께요

    혹, 다음에 또 와도 될까요...

     

    헷   세 : 물론이고 말고...나는 책과 책을 읽는 것에 관한한 어떠한 대화라도 즐겁습니다. 게다가 먼 미래에서 이렇게 보잘것  없는 나를 만나러 왔으니... 얼마나 반갑소...

    그리고 젊은이에게 마지막으로 몇가지 독서의 성역으로 들어가는 길을 알려 주겠소... 이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독서의 철칙이라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 입니다. 그럴때에야 비로소 그 책은 그 내면의 아름다움과 힘을 열어 보여 준다오...하지만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 행복과 교양을 위한 필독 도서 목록 따위는 없다오. 단지 각자 나름대로 만족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정량의 책이 있을 뿐이라오. 이러한 책들을 서서히 찾아가는것, 이 책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 가급적 이 책들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늘 소유하여 조금씩 완전히 제 것으로 삼는 것, 그것이 (책을 사랑하는 우리들)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라오. 만약 이 일을 소홀히 한다면 교양과 기쁨은 물론 자기 존재의 가치 까지도 손실이 막심할 것이오.... 젊은이 명심하시오  허허허....(p162)

     

     

    날씨가 아직도 춥다. 내일은 영하로 내려간다고 한다. 날씨를 핑게로 사무실에 눌러앉아 이일 저일 하면서 북글을 썼다. 공자 선생의 어록인 "논어"가 밋밋하고 당연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지만 수천년 동양의 정신사를 흐르는 저력을 가졌듯이, 헤르만 헷세 선생의 "독서의 기술" 역시 우리가 늘 생각하는 독서의 개념을 이야기 하지만...몇번을 읽어도 새롭게 다가온다. 만약 독서의 방법 혹은 기술을 묻는이에게 한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나는 이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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