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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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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쪽 | A5
ISBN-10 : 8936472151
ISBN-13 : 9788936472153
욕망해도 괜찮아 중고
저자 김두식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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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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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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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대놓고 말하지 못한 은밀한 욕망을 이야기하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욕망해도 괜찮아』.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의 저자 김두식이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서 ‘색, 계 :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욕망과 규범’ 코너를 통해 연재했던 내용들을 엮은 책이다. 청춘에게는 희망을, 중년에게는 공감을 선사하는 단비 같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평생 욕망을 억누르고 규범의 세계에서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욕망의 건강한 고백을 시도한다. 신정아의 <4001>의 재미와 의미, 학벌이 불 지르는 희생양의 메커니즘, 사람들 사이의 궁합, 위인전 과잉의 부작용, 영화 ‘색, 계’에 대한 이야기 등의 스캔들, 학벌, 중산층문화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이처럼 욕망에 대한 개인적 고백을 통해 우리 모두의 욕망을 이야기 하며 욕망을 인정할 때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김두식
저자 김두식(金斗植)은 색(色, 욕망)과 계(戒, 규범) 사이에서 고민 많은 아저씨. 군법무관, 검사, 변호사, 법대 교수, 기독교 근본주의 등 계의 세계에서 평생 조심스럽게 살아왔으나, 탕 웨이를 만난 이후 색에 정직한 삶을 살고, 아니, 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 외에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등 ‘아는 사람만 아는’ 책을 여러권 썼다. 『한겨레』에서 ‘고백’이라는 인터뷰를 연재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색, 계: 욕망과 규범의 갈림길에서

1. 거울부터 들여다보기: 욕망의 인정
‘오바’하는 아저씨들의 숨길 수 없는 욕망
‘듣보잡’의 하루
삽질에 가까운 간접 자랑질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정직하게 거울을 들여다보면……

2. 욕망을 통해 스캔들이 왔다: 학벌문제와 희생양 사냥
신정아 『4001』의 재미와 의미
르네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
학벌이 불 지르는 희생양 메커니즘
희생양 변양균과 제사장의 윤리

3. 사랑에 빠진 아저씨: 제때 불태우지 못한 소년의 열정
똥아저씨와 중년의 욕망
사랑이냐 지분거림이냐
‘상하이 스캔들’에서 ‘돼지들에게’까지
제때 불태우지 못한 소년의 열정
일탈의 길과 사냥꾼의 길

4. 누구나 정신승리는 필요하다: 욕망의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누구나 정신승리는 필요하다
그들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렇게까지는, 결코……
사람 사이에는 궁합이 있다
절교할 용기, 살벌한 눈빛을 간직하기

5. 중산층의 은밀한 욕망: ‘사(士)’자 가족 vs. ‘사자 가죽’(Lion’s Skin)
경계선, 성문의 의미
가족 이야기를 꺼내기 전의 안전판 하나
어머니와의 불화
사자 가죽(Lion’s Skin)
진짜 사자의 삶
‘사’자 가족의 ‘사자 가죽’
위인전 과잉의 부작용

6. 색의 인간, 계의 인간: 성북동과 형
성북동, 나의 공간적 경계선
왜 나이키를 사달라고 말씀드리지 못했을까
어느쪽 친구들과 놀 것인가
점점 강해지는 계층간 경계선
네가 정말 걔 동생이니
매사 정확히 반대인 형

7. 플레이보이: 몸과 살의 소통
플레이보이와 자위행위
선 하나를 넘다
결국 문제는 몸이다
살로 소통하기

8. 「몰락」의 규범, 규범의 몰락: 의심하라
무너진 규범에 충성하는 사냥꾼들
도대체 범죄란 무엇인가
남에게 해를 끼쳤는가
결국은 ‘누가’ 그 기준을 만드느냐의 문제 왜 모텔이 들어오면 안 되는가
의심하라!

9. 고백은 나의 힘: 욕망과 규범의 공존 또는 화해
영화 「색, 계」 이야기
자기 바닥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기
욕망, B형간염 바이러스와 같은 것
선, 넘을 수 없다면 넓혀라
비밀의 방
고백에 귀 기울이기

작가의 말
후주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 발짝 선을 넘으면 삶이 즐거워진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의 저자 김두식의 2012년 최고의 인터넷 화제작 <색, 계> 드디어 단행본 출간! 『불편해도 괜찮아』, 『헌법의 풍경』...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 발짝 선을 넘으면 삶이 즐거워진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의 저자 김두식의
2012년 최고의 인터넷 화제작 <색, 계> 드디어 단행본 출간!


『불편해도 괜찮아』,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등을 통해 사회 곳곳의 문제를 종횡무진 파헤쳐온 김두식 교수의 신간인 『욕망해도 괜찮아』는 역시 김두식만이 쓸 수 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청춘에게는 희망을, 중년에게는 공감을 선사하는 단비 같은 이야기들

우리가 트위터에 올리는 글 중에 진짜 자기자랑이 아닌 글이 얼마나 될까요?
상대방의 출신학교를 모르고 진짜 그 사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우리는 매일 욕망과 규범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저자는 평생 욕망을 억누르고 규범의 세계에서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욕망의 건강한 고백을 시도하며 스캔들, 학벌, 중산층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저자의 욕망에 대한 개인적 고백을 통해 우리 모두의 욕망을 이야기합니다. 청춘에게는 희망을, 중년에게는 공감을 선사하는 단비 같은 이야기들을 만나보세요.

창문 블로그 연재 당시 <색, 계>에 쏟아졌던 댓글 찬사들!
공감x100입니다! 오늘부로 김두식 선생님의 팬이 될 것을 선언합니다ㅎㅎ -대학1학년
숨겨두었던 제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나나나
이거 은근히 중독성 있는데다가, 웃기기까지~ 이제 경지에 오르신 듯, 완급조절에 놨다 땡겼다~ 와우! -조기성
낄낄거리며 배꼽 잡고 뒹굴거리긴 오랜만인 거 같네요!! 마치 블로그계의 개콘이랄까?! -대구사는K대생
교수님의 글을 보고 진심으로 위안받았습니다. 세상 그 어떤 위로보다 가장 저를 위한 말인 것 같습니다. -버들
머리가 멍해지고 가슴이 짜릿해져옵니다. 교수님 글에는 대한민국 전체가 녹아 있는 듯합니다. -잔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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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앞과 뒤 표지와 양쪽의 책날개 뒤표지의 책날개에는 김두식 교수의 저서인 '불편해도 괜찮아'와 '불멸의 신성가족'이 있...
    앞과 뒤 표지와 양쪽의 책날개
    뒤표지의 책날개에는 김두식 교수의 저서인 '불편해도 괜찮아'와 '불멸의 신성가족'이 있고,
    앞표지의 날개에는 저자인 김두식 교수의 약력이 담겨 있다.
     
    앞표지 책날개
    빨간색 표지가 빨간책을 암시하고 있다.
    표지의 이미지 그대로 색과 계를 넘나드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학교 교사 동아리에서 토론 주제로 선정한 도서이다. 7월에 구입을 하여 70여쪽을 읽었으나 토론회가 무산되어서 더 이상 읽지 못했다. 9월 토론도서로 재차 정되어서 다시 펼치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은 책이 어렵거나 흥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일단 손에 잡으면 금세 책장을 넘길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며 쉽게 마음에 와 닿는 책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저자인 김두식 교수가 낯선 인물이 아니다. 그의 다른 저서인 '불편해도 괜찮아'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였고, 공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어 달만에 읽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다. 공사간에 이 너무 밀려 있으니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고, 이 책은 서평의 의무가 없으니 미루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이 책을 더디 읽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이 책은 흥미 있고 내용도 참신하기는 하지만 서평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 사회의 금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키려는 사회적인 지식이나 종교적인 상식에 대해 저자는 그것이 꼭 지켜야 할 것인지, 지키는 것이 옳은지 등을 설파하고 있다. 그러나 그 생각이라는 것이 자신이나 가족의 신변잡기에서 사회적인 관습, 종교적인 교리까지도 언급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일관성이 있는 듯 느껴지기는 한데, 그 일관성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도 완독은 했지만 이 책에 대해서 쓰려고 하니 무엇을 주제로 쓸 것인지 막연하기만 하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장인 8장에서 언급한 영화 '몰락'에 대한 내 생각과 느낌으로 가름하려고 한다.
     
    '몰락'은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요하킴 페스트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내용은 히틀러의 최후 14일을 주제로 한 것이다. 파키슨병, 과대망상, 편집증, 분노장애에 시달리는 히틀러는 순식간에 수백 만명을 죽이는 서류에 서명을 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위의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했다고 한다. 히틀러에 대한 비판적이던 외국의 저명인사들도 그와 면담을 하고 나면 예찬론자로 변했다고 한다.
     
    그러던 히틀러였지만 몰락을 맞기 14일 전인 이 작품속에는 아노미(규범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 상황을 맞게 된다. 수십 키로 지점까지 소련군이 진격해 와서 벙커의 바로 옆까지도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상황에도 히틀러에 충성을 하는 비밀경찰과 히틀러유겐트 소속의 소년병들은 반대자를 사냥하면서 사살하는 만행을 계속한다. 자신들의 행위가 위대한 사명인 듯한 착각 속에서….
     
    저자는 영화를 소개하면서 히틀러나 전두환뿐만 아니라 아무리 냉혹하게 보이는 독재자라도(인간은 모두) 주변 사람들에게는 친아버지같이 따뜻한 친절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종족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잘못된 법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히틀러 시대에만 있었던가? 우리나라에서도 유신의 막바지에 박정희 대통령이 궁정동에서 저격당하기 직전까지 긴급조치의 법조문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면서 반대자들을 잡아들이던 정권의 충견들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식물인간이 되다시피 힘을 잃은 대통령이지만, 영부인에게 국모라고 아부하던 국회의원이 작년까지 있었고, 그런 사람이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책의 주제나 저자의 의도가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저항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여러 면에 대해 자신과 가족과 사회에서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제목은 '욕망해도 괜찮아'이지만 무조건적으로 욕망을 권장하는 것도 아니다. 한쪽만 바라보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인간으로 자각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국민들이 읽게 되고, 각급학교 도서관에 필수 비치교재가 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자유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현 정권 들어서 문제가 되었던 종교 편향 같은 문제가 원천적으로 봉쇄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였다
  • 욕망해도 괜찮아? | li**ey | 2013.04.2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제목과 책 소개글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라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고, 욕망이 있음을 드러...
    제목과 책 소개글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라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고, 욕망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죄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콘셉트는 좋았어요.
    그런데 글의 방향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르네요.
    사례로 제시한 신정아씨의 이야기는 특히나.. 욕망을 긍정하는 것과는 조금 동떨어진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추어진 욕망을 밝히는 것과 그 사건의 상황을 긍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 아닌가요?
  •   김두식 선생의 『헌법의 풍경』(교양인, 2004년)을 읽고 후속 작품을 계속 읽어도 좋을 만한 저자라는 믿음을...
     
    김두식 선생의 『헌법의 풍경』(교양인, 2004년)을 읽고 후속 작품을 계속 읽어도 좋을 만한 저자라는 믿음을 가졌다. 『불멸의 신성가족』(창비, 2009년)을 읽고 믿음은 강화되었다. 그러기에 이 책이 나왔을 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제목이 자극적이었다. 표지는 더했다. 바탕이 ‘빨간책’이었고 오른쪽 하단에 엿보고 있는 ‘사냥꾼’ 그림이 그려져 있다. 부제는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프로젝트’이다. 책 내용보다 과도하게 선정적으로 꾸몄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광고는 왜 그리 많이 하던지. 출판사와 편집자에 염증이 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진즉에 읽었을 책을 이제야 읽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가 무뎌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두식 선생은 나이도 비슷한데다가 성향까지 비슷하다. 그렇다 보니 선생의 고백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를테면 선생은 중학교 시절 교회가 끝난 후 놀러 간 친구 집에서 『플레이보이』의 몇 장면을 접하고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데 나 역시 중학교 시절 청계천에서 흘러온 도색 잡지를 보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상당히 친한 여자친구가 “너는 성자병(聖者病) 환자”하고 선생의 곁을 떠났다고 하는데 나 역시 여자친구의 순결을 지켜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겼다. 웬만하면 성문 안 ‘계’의 영역에서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온 것이다. ‘계’는 불편한 경계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락한 안전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선생은 영화 「색, 계」(이안 감독, 2007년)를 전체로 다섯 번, 부분으로 스무 번쯤 봤다고 한다. 영화가 그 동안의 규범을 깨는 통쾌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이나 글로 시작하고 살의 교감은 언제나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배웠다. 살의 교감은 말이나 글의 교감보다 훨씬 낮은 취급을 했다. 그러나 영화는 살의 교감이 역으로 영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기막히게 표현했다. 우리가 배운 것과는 반대이다. 실상 살의 교감이 정신의 규범을 제칠 수 있는데 말이다. 다만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을 따름이다. 그리하여 선생은 영화 이야기를 이어 자기 바닥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기, 욕망을 인정하기, 넘을 수 없다면 선을 넓히기, 고백에 귀 기울이기를 강조한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내면에 꿈틀거리는 욕망을 잘 다독이며, 자신만의 공간을 지키고, 깊은 내면을 이웃과 나누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주변에는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 혼자서도 행복할 줄 아는 개인, 사냥꾼의 광기 속에서 남을 지켜주려는 따뜻한 이웃,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서로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동지들이죠. 그런 개인들과 아주 작은 연대가 싹트고 나면, 이 험한 정글 속의 삶도 한결 견딜 만합니다. (301쪽)

    선을 넒히기로 작정했다고 하여 그것이 쉽게 이루어질 리 없다. 개인의 의지와 결단처럼 보이는 대부분의 일들이 환경과 소질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과 사회에서 당연시되고 있는 규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사랑과 연대의 공동체를 일구어내는 출발점은 바로 규범에 대한 의심이다. 의심의 도움으로 쓸데없는 규범들이 사라지고 나면, 꼭 지켜야 할 규범은 오히려 힘을 얻는다. 단기적으로 보면 의심이 규범을 무너뜨리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의심이야말로 규범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토대이다. ‘계’를 의심하고 ‘색’을 인정하는 것, 거기가 바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시작점이다.
  •   부족함이 많아 궁색함이 몸에 익어서인지 불편하여도 그다지 불편한 줄 모르고 결핍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지내던 아동...


      부족함이 많아 궁색함이 몸에 익어서인지 불편하여도 그다지 불편한 줄 모르고 결핍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지내던 아동기에 만난 선생님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은 학교가 전부라고 여겼던 시절 머루처럼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수업을 듣고 선생님 심부름을 독차지하고 싶었던 때부터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었다. 멋모르고 선생님과 친하고 싶었던 소녀의 바람은 어느 새 꿈을 이뤄 아이들과 함께 만나 생활하며 그들과 고락을 나누는 교사로 늘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크게 자리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불쑥 내뱉고 마는 불만 한 마디에도 신경이 자꾸만 쓰이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은 욕망이 커서일 것이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잘 선택했다고 여기며 다양한 영역을 알려 주고 미지의 공간을 찾아 안내하는 일을 즐기고 있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내포하는 벽에 갇혀 도덕적인 윤리의식에 스스로를 가둘 때가 많다. 선생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 행동해서도 안 되고 약자를 배려하며 자신의 감정을 삭이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스스로의 욕망을 가둔 채 살아왔다. '욕망해도 괜찮아'에서는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지 않은 저자로만 여겼던 이의 경계를 허물게 한다. 부모의 말에 순종하며 영민했던 저자와는 달리 정해진 궤도를 걷기보다는 틀을 깨부수고 자신만의 길을 창조해 간 형과 자신을 대비하며 글을 쓴 대목은 친근함으로 다가와 교수직에 종사하는 이들과의 거리감을 허문다. 한 부모 밑에 났지만 각기 다른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형제들을 보며 어른들은 자식 겉 낳았지 속은 낳지 않았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내는 경우를 목도할 때가 있다. 기존의 계를 허물고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 자연 과학 영역에서 입지를 굳히는 학자의 모습은 계에서 부정적으로 보았던 점을 스스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불러 온 점은 방황하는 이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지금껏 성문(城門)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저자의 말대로 계를 지키는 일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 경계를 따랐을 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말에 공감하며 안전핀을 뽑을 용기가 부족하였기에 기존의 계를 지키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중심부로 자리하는 중산층 가정의 모습을 한 가족들은 경계선을 넘지 않음으로써 안정적인 가정이 유지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어 우회적인 욕망을 꿈꾸는 일도 제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말에서는 씁쓸해지고 만다. 조금 달라진 모습을 금세 알아차리고 마는 주변인들의 눈치 앞에 당당할 수 없는 이들은 다른 방향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욕망을 가라앉히려고만 한다. 이솝 우화 속 당나귀가 사자 가죽을 뒤집어쓰고 기생해 가는 것처럼 가면을 뒤집어쓰고 자신의 속내를 숨기며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중첩되어 음울함을 더한다. 한 세대를 이끄는 표준적인 가정의 어머니는 가족이 따라야 할 규범을 만들어 왔으면서도 실정에 맞게 규범을 바꾸지도 못한 채 규범의 화신처럼 살아오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유예하며 지난한 삶을 이었다.
     
     
     
      계로 무장한 선을 넘지 말고 기존의 질서를 따르며 살아가는 일이 기반 사회를 더욱 공고히 하는 토대를 마련해 줄 것이라 권하는 계(戒)에서 비껴나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살아가는 일을 동경할 뿐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모범생이라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거나 모범생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성적의 노예로 전락하여 다른 영역은 사장해 두고 수험서를 파고들며 창의성을 말살하여 성적과 괴리되는 사회성을 방증하는 이들에게 서글픈 우리들의 자화상을 읽어낼 수 있다. 종교적 가르침을 따르며 지내는 이들에게 성경 구절은 금과옥조처럼 따르고 지켜야 하는 선이다. 기독교인으로 생활하는 저자가 동성애자로 불이익을 당한 고메즈 목사의 강연에 귀 기울임으로써 자신만이 알고 있는 진짜인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반문하는 물음을 통해 몸과 마음의 소통이 갖는 의미를 파헤쳤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수단은 여럿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말과 글로 상대와 교감하며 지내는 일이 갖는 파장이 크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 SNS문자나 메일, 블로그를 통해 교감을 나누다 몸까지 소통함으로써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가 흔한 시대에 살을 섞는 일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현상은 불륜, 스캔들 등의 일탈로 지탄받게 된다. 결혼 제도의 계에서 색(色)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일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여 불명예스러운 일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주변인들의 관심이 증폭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는 남의 욕망을 엿보고 결과에 촉각을 세우는 대신 자신의 욕망을 관찰하고 탐닉하려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파수를 어디에 맞추고 살아야 할지 바로 아는 일부터 시작해야 함을 역설했다.
     
     
     
      정년이 보장되는 직에 종사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삶을 잇는 부부를 보면서 많은 이들은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가지지 못한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말하여 무색해질 때가 종종 있다. 겉으로 보기에 안정적이고 걱정 없이 보이는 중년의 부부이지만 서로 살아 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달라 고독감에 젖어 지내는 경우마저도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고 마는 현실에 내면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며 살기보다는 멋진 페르소나로 속내를 숨기며 살아낼 때가 많다. 지금의 궤도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비상하고 싶은 욕망을 거두고 기득권 계층에 편입되어 살아가는 안정적인 삶을 따라왔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중년이라는 삶의 무게가 짓누르는 멍에를 벗어던지고 가짜인 채로 살아왔던 자신을 내려놓고 이제는 자신이 바라는 색깔을 찾아 규범을 허무는 일부터 시작할 차례다. 무모한 도전을 서슴지 않는 특별함으로 제 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랐던 통념을 깨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추구하며 본질적 물음에 답을 내리고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이로 자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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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망해도 괜찮아 | mi**trees | 2012.08.2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진짜 책을 안 읽고 살았다. 그래도 지적인 체하고 싶은 허영은 있어서 인터넷 서점을 자주 들락거리고, 책읽기를 ...
     
    진짜 책을 안 읽고 살았다. 그래도 지적인 체하고 싶은 허영은 있어서 인터넷 서점을 자주 들락거리고, 책읽기를 워낙 좋아하는 조카에게 읽고 싶은 책을 사주는 즐거움도 커서 많이 사나르긴 했다.

    정년 전에 빨리 은퇴하면 어떨까? 

    나는 사뭇 진지했다. 조카는 냉정했다. 은퇴를 언제 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이모 선택이지만 은퇴 후에 할 일을 미리미리 알아두고 연습해두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난, 아무 일도 안 할 거야. 다시 책 읽는 즐거움이나 찾아야겠어.

    아, 그것도 좋지. 그럼 우선 지금부터 한 달에 한 권 아니면 두 달에 한 귄이라도 정해서 꼭 읽어봐. 이모 블로그 밑즐긋기 안 한 지도 꽤 오래 되었잖아.

    뜨끔했다. 그래서 당장 집어든 책이 ‘욕망해도 괜찮아’였다. 내 책꽂이엔 저자 김두식의 책이 이 책 외에 한 권 더 있다. ‘불편해도 괜찮아’, 겉장도 안 들춰 보았다. 영화 좋아하니까 이 책 읽어봐, 라고 조카가 강추했지만 나는 이미 독서와 담을 쌓고 살고 있었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라는 수식어를 붙인 ‘욕망해도 괜찮아’는 제목이 좋다. 불편해도, 욕망해도 괜찮아, 무슨 시리즈물 같다. ‘괜찮아’라는 말에 담긴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관용이 전해진다. ‘욕망’이라는 말이 마치 숨겨야 할 개인의 큰 잘못인 양 오도되고 있는 세상이라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욕망은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이 가슴에 품은 본능적 기대 아니겠는가. 그것이 돈이든 권력이든 명예이든 사랑이든 힘이든, 가슴에서 열망하고 몸이 원하는데 아닌 척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욕망이 마구잡이로 뻗어나가며 뒤틀려 여기저기 균열을 낸다면 그 또한 문제겠지만 있는 욕망을 없는 척 가리는 것도 자신을 굴절시키며 이중의 인격으로 살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우스꽝스러운 개인이 득실거리는 사회는 기형적이다.

    저자는 자신을 평생을 계(戒)의 세계에서 모범생으로 살아온 법학교수라고 소개한다. 교과서적인 규범 안에서 주어진 규칙에 순응하며 한발자국도 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 어디 저자뿐일까. 그런데 어느 날 선을 살짝 넘어보니 세상이 조금 달라보였다며 독자들에게도 그 선을 좀 넘어 보라고 권한다. 부모와 선생 혹은 사회적 관습과 관행이 정해준 선(戒)를 넘으며 어떤 경계의 울타리를 조금씩 낮추고 넓혀갈 때 개인이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해지고 타인과의 관계도 더욱 성숙해질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어 말해준다.

    삶의 시기시기마다 솟아오르는 작은 욕망의 씨앗들을 억압하지 않고 잘 데리고 놀면서 꽃으로 잎으로 피어나게 하면 스스로 열매 맺고 소임을 다한 후 소멸하게 될 것이다. 욕망에게도 그런 생로병사가 있을진대 씨앗을 품기만 한 채 어두운 내면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빗장을 단단하게 걸어잠그고, 때로 빗장 틈새로 삐죽거리며 머리통을 내밀 때마다 두껍이 두들겨 잡듯이 방망이로 내리쳐 다시 숨어버리게 한다. 그런데 그렇게 두들겨 내리쳐도 욕망이 쉬 죽지 않는다. 죽지 않은 욕망은 어느 날 뜻하지 않게 괴물처럼 튀어나와서 개망신을 당하게도 하고 심지어 인생을 거덜나게도 한다.   

    욕망(色)과 규범(戒)과 날마다 충돌하는 매일의 삶은 그 어떤 소설보다 재미있지만-----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일수록 주변에 털어놓기 힘들고------조금이라도 잃을 게 있는 사람이라면 솔직한 고백으로 괜한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고 내밀한 욕망의 고백은 더욱 어렵습니다.------욕망이 건강한 출구를 찾지 못할 때 우리는 끊임없이 남을 감시하고 비난하게 됩니다. 엿보고 돌을 던지는 왜곡된 방법으로라도 은밀하게 욕망을 배출하지 않고는 도저리 살아갈 수 없는 게 인간인 까닭입니다.--4쪽~5쪽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까발리는 대상엔 자기 가족도 포함된다. 가족을 분석하면서 그 안에 깃든 우리 사회의 욕망의 알몸을 보여준다. 나는 특히 ‘학벌 사회, 신정아와 스캔들, 위인전, 플레이보이 몸과 살의 소통'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했다.

    성공 대신 성취라는 그럴 듯한 말을 쓰지만 들여다보면 공부 잘 해서 학벌 사회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라는 부모의 욕망일 뿐이다. 이 부모의 욕망은 학벌공화국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토양을 양분 삼아 자랐다. 그런데 엄친아가 없으면 이 욕망도 없을 거라고 한다. 즉 이웃이 없으면 욕망도 없다. 우리의 욕망은 결국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을 모델삼아 비교하는 데서 발생한 가짜 욕망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학벌 피라미드 꼭대기 명문대에 가서--요즘은 아이비리그인가?--욕망을 실현시켰어도 충만한 내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저자 역시 자식이 공부 안 하고 성적이 안 나올 때는 지인들의 모임에서 자식 자랑하는 사람이 밉더니만 자기 자식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고 성적이 상위권이 되자 모임에서 자식들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를  은근히 기다리고 슬쩍 못 이기는 척 자랑을 하곤 한다.

    나는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열등감이 있는데 실력은 쥐뿔도 없다는 데서 이 열등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경기도 내 교사 집단에서는 이 지방대 출신은 평균값을 형성한다. 국립사범대가 없는 경기도에는 온갖 국립사범대 출신들이 섞여 있고 소위 말하는 스카이 출신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나는 열등감의 바늘에 콕콕 찔렸다. 공부를 하지 않고 졸업장만 땄기 때문에 실력이 없다. 그럼 이 실력 없음에서 기인한 열등감은 정직한 감정일까. 에라 모르겠다. 나를 불편하게 하니까 그것도 일그러진 욕망의 잔해일 테지.

    신정아씨의 잘못은 학벌을 위조해서 큐레이터가 되었고, 가짜 박사 학위로 동국대 교수와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이 되었으니 신정아씨의 잘못은 딱 여기까지라고--58쪽 하는 저자에게 동의한다. 저자는 신정아씨 사건을 르네지라르의 희생양 이론으로 설명한다. 나야 뭐 르네지라르가 어떤 사람인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지만 ‘모방 욕망, 스캔들, 만장일치의 폭력, 희생양’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론을 대입시켜 풀어주는 저자의 글은 매우 가독성이 높고 고개 끄덕이게 만들었다. 나 역시 신정아씨 사건을 보도해대는 언론의 작태에 욕지기 비슷한 불쾌감을 느꼈던 터라 이 부분을 읽을 땐 ‘아, 내 생각도 그랬는데’하는 은근한 으쓱거림 잘난 체도 끼어들었다. 진짜 연애라도 한 똥아저씨가 지분거리기만 한 전직 총리보다 훨씬 낫다고 하는 대목--물론 전직 총리가 진짜 그랬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어디가지나 신정아씨의 주장이다.-- 에선 깔깔거리며 웃었다.

    앗, 그런데 은근히, 저자는 이 태도를 중산층이 유지하는 ‘계’의 핵심라고 한다. 노골적이지 못하고 ‘은근하게’ 표출되는 욕망은 우리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데 그 부작용이 비해 효과가 너무 미미하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남의 은근한 욕망을 귀신처럼 잡아내는 무시무시한 센서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란다.--148쪽--

    신정아씨와 똥아저씨, 상하이 영사관 스캔들을 살펴보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래는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고 누린 다음에야 어른이 되는 것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만이 ‘훌륭한 어른’이 됩니다. 그저 ‘어른 행세를 하는 법만 배운 소년들이 ’훌륭한 어른‘타이틀을 거머쥐는 셈이죠. 인간이 평생 써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볼 때, 지랄이라는 실탄을 거의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90쪽

    똥아저씨와 허 영사 등은 소년 중에서 어쩌면 가장 순수한 축에 속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자기 내면에도 그런 소년이 존재함을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희생양 사냥이 이성을 잃기 시작하는 시점에 잠간 멈춰서서 ‘그 사람과 내가 뭐가 다르지?’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스캔들의 중심에 선 희생양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우리는 희생양 양산의 메커니즘을 깰 수 있습니다. ----- 침팬지와 나의 유사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침팬지보다 나은 인간에 훨씬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95쪽

    우리 사회를 지나치게 ‘계’의 세계로 만드는 데는 범람하는 위인전이 기여한 바가 큽니다.--166쪽

    인간은 빠지고 날조된 신화만 넘치는 위인전들 덕분에 우리는 인생 선배의 삶을 통해 욕망과 조심스럽게 동행하는 길을 모색하는 기회를 잃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시절에만 위인전을 읽고 성인이 된 후에는 균형 잡힌 전기에 아예 손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겠죠.--169쪽

    시골에서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자란 나는 위인전을 읽은 기억도 별로 없다. 성취욕이 별로 없는 나를 위인전을 안 읽은 탓이라고도 생각했다.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성공이라는 열매를 딴 사람들을 흠모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어찌 성공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겠느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내가 만일 위인전을 많이 읽었다면 ‘꿈’을 가슴에 품고 자랐을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그러면 비록 지방대학 출신이라도 ‘실력 없는’이라는 수식어는 붙지 않았을 테니 나의 학벌 열등감은 좀 누그러지지 않았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이야기일 뿐이다. 나는 오히려 인간의 너저분한 욕망이 빠진 성인군자 같은 위인전이 지닌 폐해가 클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저자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중산층이 지닌 욕망의 속살을 고백체로 보여준다. 그러나 사실 그 고백이란 것이 드러내도 부끄럽거나 타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정도의 내용은 아니다. 그 정도라면 책으로 이름을 내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치러야 할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다. 그래도 가족 이야기를 쓰는 데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과연 저자처럼 나를 포함한 가족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을까. 나와 가족 이야기는 저자의 가족처럼 평범한 중산층이 아니었다. 그래도 자신과 가족을 팔아먹어도 될 정도로 유명인이 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유명인들은 대체로 그러더군.

    ‘플레이보이 몸과 살의 소통’은 쓰지 못하겠다. 어젯밤부터 붙들고 늘어졌다가 아침부터 이어 썼는데도 다 못 썼다. 곧 화실 가야 할 시간이다. (사족)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뭐라고 했을지 각자 생각해 보시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욕망해도 좋아’를 읽은 후 곧 ‘불편해도 좋아’를 읽기 시작했으니 이 책이 가독성이 좋았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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