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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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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쪽 | 규격外
ISBN-10 : 8936472623
ISBN-13 : 9788936472627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중고
저자 정혜신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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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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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껴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며칠 뒤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마련하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마음을 돌보고 있는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온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이 만났다. 정혜신은 현장에서 접한 고통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동시에 치유의 메커니즘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획들을 제시하고, 진은영은 정혜신의 뜨거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같이 눈물을 지으면서 대화에 다양한 맥락과 함의를 더해 논의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간다.

정혜신은 명확한 진상규명이야말로 트라우마 치유의 전제라고 단언하면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고려 없이 개인의 내면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결코 치유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치유란 어떻게 가능할까. 두 사람에 따르면, 사실 치유는 아주 소박하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집 천사’가 되는 것, 상처 입은 마음에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포개는 일,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저자소개

저자 : 정혜신
저자 정혜신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08년부터 고문피해자를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고문치유모임의 집단상담을 이끌었고, 2011년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만들었다. 진료실에 머무는 의사가 아닌, 거리의 의사가 꿈인 정혜신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에 거주하며 치유공간 ‘이웃’의 이웃 치유자로 살아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남자 vs 남자』 『사람 vs 사람』 『홀가분』 『당신으로 충분하다』 등이 있다.

저자 : 진은영
저자 진은영은 시인,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및 인문상담학 교수. 시와 정치의 접점을 고민하는 시인으로서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시집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저서로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문학의 아토포스』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사랑하라, 희망 없이
1. 세월호의 아픔을 보듬는 ‘이웃’
치유공간 ‘이웃’을 찾아서 ·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쓰러지지 않아요 · 아이에 대한 사랑을 완료할 수 있는 시간을 · 다양한 피해자들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배려
2. 아픈 만큼 파괴되는 것이 트라우마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 줄어들지 않는 내면의 사투 · 치유되지 않으면 상처는 번져나갑니다 · 트라우마에 대한 오해
3. 진상규명은 치유의 전제
치유적 관점에서 진상규명이 가장 중요합니다 · 치유받아야 잘 싸울 수 있습니다 · 당장의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 ·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사회
4. 거리의 의사
상담실에서 거리로 · 와락, 사회적 상처를 껴안다 · 모두 다르지만 같은 고통들 · 지속 가능한 구조 만들기
5. 이웃, 치유의 공동체
치유는 공기와 같은 것 · 인간은 스스로 온전한 존재입니다 · 이웃 치유자의 힘 ·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일
6. 예술과 치유
아이들의 목소리로 쓴 시 · 치유는 관념이 아닙니다 · 예술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것 · 치유의 도구로서의 기록 · 정신의학의 테두리
7. 간절한 마음이 사람을 움직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 ·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 상처 입은 이들의 연대 · 성찰 없는 마음이 폭력이 됩니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맺음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세월호 유가족, 쌍차 해고노동자, 고문피해자…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 우리 모두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다 416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를 집단적인 충격과 슬픔, 분노와 무력감에 빠뜨리며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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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쌍차 해고노동자, 고문피해자…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
우리 모두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다


416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를 집단적인 충격과 슬픔, 분노와 무력감에 빠뜨리며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과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비단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등, 한국사회는 숱한 사회적 고통에 대한 대책 없이 새로운 피해자들만을 속속 양산하는 중이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 상처들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마련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치유하고 있는 '거리의 의사' 정혜신과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온 ‘행동하는 시인’ 진은영이 함께 만나 고민을 나눈다.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우리 사회 곳곳에 새겨진 상처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살피며, 재난과 폭력을 겪은 당사자들뿐 아니라 그 가족과 이웃들, 나아가 우리 모두의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모든 피해자들이 슬픔을 온전히 완료할 수 있도록 이웃과 공동체, 사회 전체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의식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치유의 공동체를 향한 두 사람의 소중한 고민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사회적 재난과 폭력에 상처 입은
우리와 이웃을 위한 치유의 메시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며칠 뒤, 정신과의사 정혜신은 무작정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가 생존자와 유가족들을 만났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안산에 치유공간 ‘이웃’을 마련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돌보고 있다. 이전부터 고문피해자들을 도와 고문치유모임의 집단상담을 이끌어왔으며,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만들기도 했던 정혜신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른으로서 ‘죗값을 치르기 위해’ 안산으로 왔다고 말한다.
주목받는 시인이자 최근 문학계를 뜨겁게 달군 ‘문학과 정치’ 논의를 이끈 장본인이기도 한 진은영 시인은 그간 용산 참사와 4대강, 한진중공업 현장 등에서 문학을 통한 사회적 실천에 앞장서왔으며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는 ‘304 낭독회’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로서 예술을 통한 치유적 활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지니고 있다.
2014년 가을 안산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은 계절을 바꾸어가며 계속 이어졌다. 세월호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 이 대화는 만남을 거듭하면서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빈발하는 갖가지 사회적 트라우마의 양상과 그 치유의 필요성, 치유의 근본적인 메커니즘, 나아가 치유의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실천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발전되어갔다. 정혜신은 고통의 현장에서 접하는 여러 색깔의 고통들을 생생하게 전하는 동시에 치유의 메커니즘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기획들을 제시하고, 진은영은 정혜신의 뜨거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같이 눈물을 지으면서 대화에 다양한 맥락과 함의를 더해 논의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간다.

사회적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연이은 사회적 재난과 폭력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어느새 ‘트라우마’ 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같은 정신의학적 용어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트라우마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혜신 진은영 두 사람은 트라우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라우마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가 피해자들에게는 또다른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혜신은 세월호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다양한 고통의 양상을 자세하게 전하면서, 이것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재앙이고 세월이 지나도 절대 줄어들지 않는 압도적인 고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이들이 겪는 고통의 양상과 층위가 복잡다단하다는 점을 세심하게 헤아리려는 노력이 그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이 더이상의 상처 없이 충분히 슬퍼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치유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트라우마를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분리해서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나 쌍용차 사태 등과 같이 사회적인 맥락에서 발생한 트라우마는 개인의 내면적인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결코 치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혜신은 명확한 진상규명이야말로 트라우마 치유의 전제라고 단언하면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고려 없이 개인의 내면만을 문제 삼는 접근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고립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들의 싸움은 곧 스스로를 치유하려는 몸부림이며, 그 싸움을 위해서도 치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정혜신은 이를 ‘잘 싸우려면 치유가 되어야 하고, 치유되어야 잘 싸울 수 있다’는 말로 표현한다. 사회적인 문제의식과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 어느 쪽도 놓치지 않는 이러한 접근만이 ‘사회적 맥락에서 상처를 입은 개별적인 인간의 마음’에 온전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개별적인 한 인간의 마음에 집중하고 개인의 존재를 존중하는 일이 사회적 치유의 실마리이자 사회적 소통과 민주주의의 기초라는 두 사람의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비판과 논쟁과 계몽에만 익숙하고 정작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과 트라우마를 확산시키는 토대가 되어왔다는 지적이다. 사회적 트라우마가 개인의 특수한 질환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우리가 거듭 새겨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치유의 공동체를 향하여

그렇다면 마음을 나누기는커녕 오히려 상처를 퍼뜨리고만 있는 이 사회에서 사회적 치유란 어떻게 가능할까. 두 사람은 사회적 트라우마는 일부의 전문가들만이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하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정혜신이 강조하는 것이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는 개념이다. 상처를 입은 적이 있고 그 상처를 치유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치유자가 될 수 있고, 그런 사람이 곧 최고의 치유자라는 것. 정혜신은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서로에게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곧 사람은 누구나 본래 온전한 존재이며 스스로 치유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치유의 핵심은 스스로 자신의 치유적인 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복잡한 기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일상의 근본적인 요소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치유적 공기와 자극이라는 것. 그런 치유의 핵심을 공유하고 치유적 공기가 번져나가게 하는 일이 우리 사회를 좀더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두 사람은 말한다.
정혜신의 지적처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 사회가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지금껏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우리에게는 사회적 치유를 위한 바탕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사실뿐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사회적 치유의 첫걸음은 우리 자신의 마음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이웃이 되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이웃집 천사’가 되는 일일 것이다. 두 사람의 말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상처 입은 마음에 우리의 마음을 포개는 일이 그 시작일 것이다.

간절히 바라고 눈물을 흘려주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도 타인에게는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치유는 아주 소박한 것입니다. 사람 마음을 어떤 순간에 살짝 만지는 것, 별것 아닌데 사람이 휘청하는 것, 그냥 울컥하는 것, 기우뚱하는 어떤 순간. 그것이 바로 치유의 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치유자가 될 수 있어요. 더구나 지금과 같은 때는 더 그렇죠. _정혜신

정혜신 선생님의 ‘이웃 치유자’는 감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처받은 이들의 상황을 잘 관찰하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치밀하게 헤아리는 기민한 정신의 결과물이다. 그녀는 사랑의 과학자다. (…) 그녀는 이웃집 천사가 되기 위해 위대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변하지 않았다. 다만 부서지기 쉬운 존재들이라서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다가가고 사랑하는 일에도 배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_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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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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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은 빛 같기도 하고 바람 같기도 한 것인데,'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창비)>, 정혜신, 진은영 &nb...

    '마음은 빛 같기도 하고 바람 같기도 한 것인데,'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창비)>, 정혜신, 진은영

     

     

      우리에겐 익숙한 단어의 조합이 있다. '개인사에서의 트라우마', '사회와 민주주의', '실증적인 치료', '선한 의도의 치유는 선한 것'. 그런데 여기 이 책은 부제에서부터 익숙찮은 단어의 조합이 자리해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 그리고 그것의 '치유를 위하여'.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창비)>는 2008년 무렵부터 고문피해자를 위한 고문치유모임의 집단상담을 시작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그리고 이제는 1년이란 시간을 지나온 세월호 참사 이후에 생겨난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트라우마를 다루고 직접적인 실천을 해온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사회, 마음, 트라우마, 치유에 대한 생각들을 촘촘하게 들을 수 있는 대담형 책이다. 이 대담은 시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접점을 깊이 바라보는 진은영 시인과 함께 이루어졌다.

     

      세월호 참사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유가족'이라는 한 마디로 간결하게 그 생각을 끝마칠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본 이른바 '연결된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 실종자 가족, 생존자(학생)와 그 가족, 학생이 아닌 일반인 생존자·실종자·가족,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 안산의 시민들까지 너무도 세세한 스펙트럼으로 나눌 수 있는 '그들'이었다. 또한 같은 참사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가족인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간에도 또 다른 감정과 생각지 못했던 감정적 역동이 있었고, 다양하게 구분되는 그것에 따라 들어야 할 이야기도, 함께 나눠야 할 대화들도 다른 것처럼 여겨졌다. 이와 같이 세분화된 아픔, 슬픔, 트라우마를 간과하지 않고 치열하게 구분해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 분들과 함께하는 정혜신 전문의의 마음결을 따라가다 보면, 세월호 참사 후의 다양한 개별적, 사회적 접근을 쉽게 결정하고 아무렇게나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쉬울 수 없음'은 세월호 참사의 직간접적 트라우마 피해의 다양성보다도, 그 총체적인 아픔의 깊이와 비현실적일 정도로 큰 슬픔으로 인한 것임을 정혜신 전문의는 피해자와의 대화와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 날 이후>

     

    '아빠 미안

    2킬로그램 조금 넘게, 너무 조그맣게 태어나서 미안

    스무살도 못 되게, 너무 조금 곁에 머물러서 미안

     

    엄마 미안

    밤에 학원 갈 때 핸드폰 충전 안해놓고 걱정시켜 미안

    이번에 배에서 돌아올 때도 일주일이나 연락 못해서 미안

     

    할머니, 지나간 세월의 눈물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해서 미안

    할머니랑 함께 부침개를 부치며

    나의 삶이 노릇노릇 따듯하고 부드럽게 익어가는 걸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

     

    (후략)'

     

    (예은이가 불러주고 진은영 시인이 받아적다)

     

    /

    204~209쪽

     

     

     

      이 시는, 정혜신 전문의가 안산에 와 배우자인 이명수 심리기획자와 함께 만든 치유센터 '이웃'에서 희생 학생의 생일날에 가족들과 함께 모여 보내는 시간 중 단원고 2학년 3반 학생이었던 예은이의 생일 날에 흘렀던 시이다. 현재 시인들이 희생 학생 유가족이 함께 하길 원할 시, 희생 학생의 목소리를 빌려 시로 써 가족들과 함께 별이 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처럼, 안산의 치유센터 '이웃'은 집밥, 시, 예술, 마사지, 마음껏 울기, ... 그 어떤 치료센터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른 풍경들이 있다. 거기에는 이 책에서 정혜신 전문의와 진은영 시인의 대담 속에서 발견되는 '마음'의 어떠함에 대한 견고하고도 부드러운 생각에서 나오는 접근들이었다.

     

      책에서 '마음'이란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이고, 그 마음은 아픈 것들로 자주 부딪히며, 그러나 또 각자의 사람은 그 마음에 각자의 '온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사회적 트라우마라는 것이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사건, 피해를 통해 생겨난 개인과 사회의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라 설명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한 접근 역시 개인적이고 또 사회적이며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또한 아주 부드러운 예술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그리고 책 속의 대담을 통해 던져지는 몇 개의 질문들 중 우리에게 가장 와닿는 것들 중 하나는, '왜 우리 사회는 서로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없는가', '사회와 국가적인 사건의 피해와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왜 사회와 그 속의 다른 개인들은 헤아리고 함께 해줄 수 없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단한 이론이나 거대한 설명이 아닌, 그저 '나의 마음을 헤아림 받아본 경험의 부재'에서 정혜신 전문의는 찾고 있다. 치유 받는 순간은 다름아닌 '마음이 휘청'하는 순간이라고. 그러한 순간이 현재 사회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그들'로 두드러지는 사람들뿐 아니라 오늘 우리 사회 모두에 필요한 것이라는 믿음이 정혜신 전문의의 계속되는 활동의 구체적인 원동력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끝 무렵, 정혜신 전문의와 사회적 트라우마와 치유, 마음, 슬픔, 사회,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진은영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마음은 빛 같기도 하고 바람 같기도 한 것인데 그것을 딱딱한 나무막대기처럼 다루는 천편일률적인...(후략, 276쪽)'.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그리고 우리는, 현재의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빛 같기도 하고 바람 같기도 한 내 앞의 사람의 마음에 숫자와 단단한 막대를 가져다 대오기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케 된다. 스스로의 마음조차 빛과 바람 같은 줄도 모른 채, 그렇게 단단하게만 여긴 스스로의 마음을 내 앞의 사람의 마음에 가져다 댄 건 아니었는지.

     

      세월호 참사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프고 슬프다. 아프고 슬프다가도,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그것 조차 잊게 되는 것도 같다. 그 아픔과 슬픔이 치유되기가 참 어렵다는 걸 지난 일 년간 우리는 쳐다보았다. 그 아픔과 슬픔이 충분히 건강하게 아파하고 슬퍼하기도 힘들었던 이 땅을 어쩌면 무위로써 꾸려왔다는 사실을 쳐다본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조금도 축소시키지 않는다는 선에서, 지금 우리가 사는 여기 역시 그 참사와 다를 바 없이 자꾸만 비현실적일 정도로 슬프고 아프다. 그리고 그 아픔과 슬픔 역시 마음껏 아프고 슬퍼했다가, 누군가로부터, 어딘가에서부터 치유 받을 길을 몰라 멈추어 있다.

    마음은 빛 같기도 하고 바람 같기도 한 것이다. 서로의 마음이 그러한 것을 이 책을 통해 세세하게 알아, 그 앎 이후에 삶의 장면 장면들로 촘촘히 깨달았으면 한다. 그래서 빛 같기도, 바람 같기도 한 각자의 마음이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운 빛이자 선선하고 따뜻한 바람으로 비추고 불어갈 수 있다면.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우리가 오늘 어찌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머금고, 내 마음에 바람이자 빛으로 불어오고 비춰온 종이책이었다.

  • 살아있는 모두를 위해 | ba**yaj | 2015.05.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4월 16일 오전, 수업에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식을 접했을 땐 이미 ‘전원 구조’가 오보였음이...
     

    416일 오전, 수업에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식을 접했을 땐 이미 전원 구조가 오보였음이 밝혀진 후였다. 그것이 우리나라 뉴스 사상 최악의 오보인줄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누군가 구조하겠지, 하며 그저 그런 사고인 양 여겼다. 오전이 흘러가고 오후가 되자 심각한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구조하리라 믿었다. 언론에 의하면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시험공부에 급급했고, 진도 체육관에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거라고 믿었다.

    멍청할 정도로 순진했었다. 그 때 달리 생각했다 해도 큰 도움을 주지 못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후회한다. 정부를 믿었던 나의 출처 모를 신뢰를 후회하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 떨었을 어린 친구들의 공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태도를 후회한다. 2014416일은 떠올리는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것이 그 시간으로 모두를 끌어당긴다. 아마도 무력한 어른으로서의 자괴감이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일 것이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으로 희생자들 앞에서 죄인이 된다.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인 예은이 아빠가 페이스북에 `오늘은 154번째 4월 16일입니다`라고 했죠. 그건 문학적인 수사가 아니에요. 그분들은 정말로 그래요. 단원고 아이들이 4월 18일에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잖아요. 어떤 희생학생 누나가, 빨리 4월 18일이 되면 좋겠는데 4월 16일에서 시간이 안 간다고 해요. 이게 트라우마의 핵심입니다. 그 순간 삶이 정지하는 거예요. (66p)

     

     

     

    지금까지 세월호와 관련한 서적들이 희생자들을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한 애도의 목적이 있었다면,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산 자들을 위로하는 치유를 목적으로 두었다. 단순히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들과 희생자의 가족들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극복하는 과정과 그들을 극복하게 하는 방안에 대한 제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우리 모두, 3자로써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으로 자책하는 이들까지 모두 감싸 안아주는 것이다.

    책은 진은영 시인의 질문과 정혜신 박사의 대답, 그리고 진은영 시인이 정리를 토대로 하여 다시 질문하고 다시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다수의 독자가 진은영 시인만큼이나 주변적인 지식이 없지만, 시인의 질문은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의문을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접근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막연하게 그들을 위로하라는 것이 아니라 참사 당시 가족들의 모습부터 치유해나가는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까지 자세하게 답변해준다. 나아가 화면으로 침몰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접해야 했던 우리들에게 남아 있는 전국민의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다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죽음이 마냥 타자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가까이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었으며, 국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어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현 정부에 대한 믿음체계는 붕괴되었지만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의 정치 성향은 보수로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이기도 하였다. 정치를 떠나, 사회적인 이슈였다. 1년여의 시간 동안 벌어졌던 일련의 사태들에 대응하는 국가 수뇌부의 졸렬함에 치가 떨렸다. 분열되는 우리 모두의 모습에서 허약함이 한껏 느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죽음에 대한 공포에 노출되었다는 것이다.

    대개 죽음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체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무지(無知), 무지로 인한 두려움으로 설명되기 마련이다. 철학에서는 죽음을 삶과 연장선상에 두고, 동양 사상에 의하면 죽음은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문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 우리는 우리의 죽음에 대한 정보를 단 하나도 알고 있지 못하므로 막연한 두려움에 시달려왔다.

    정혜신 박사에 의하면 이번 참사뿐 아니라 쌍용 노동자들의 항거 중 자살이나 거슬러 올라가 제주 4.3 사건이나 광주 5.18 운동으로 인한 희생자들 및 그들의 가족이나 동료들은 모두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극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자신의 경험은 아니다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음을 체험하고 나니 마치 그 죽음을 자신이 체험한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을 인지하고 난 사람들은 그에 대한 공포를 죽음에 무지한 이들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죽음 직전의 시간이란 그만큼 생애 어떤 순간보다 생생한 리얼리티를 지니는 거예요. 사람이 그런 경험을 하고 나서 살아나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 사람에게는 그 순간의 경험이 너무나 생생한 리얼리티가 되고, 다른 현실은 덜 생생하거나 비현실적인 것으로 밀려나게 돼요. 그 짧은 경험이 그 사람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죽음이 온몸, 온 세포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는 것이 트라우마입니다. (65p)

     

     

    세월호 참사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린 친구의 장례식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장례식 첫날부터 3일을 꼬박 장례식장에 있으면서 안치실에 누워있는 그 친구를 보내주고, 그 친구의 형이 성수를 뿌리며 고인을 애도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화장터에서 곧장 나온 따뜻한 그 친구를 보내주는 과정을 겪어 보았다. 8월에 겪은 일로 나는 그 해의 하반기를 송두리째 흔들린 상태로 보냈었다. 내게 남아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자들이다. 삶 자체를 버겁게 느끼며 일상으로 귀이 돌아가지 못하는 그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나는 지금보다 더 어렸고, 함께 웃으며 고인을 추억해주는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들을 위로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에 내가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담긴 것도, 그렇다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도 아닌데 오히려 다른 관련 서적을 읽을 때완 차원이 다르게 눈물이 흘렀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가 갑자기 급정거 하면 잠들어 있다가도 벌떡 깨고, 예기치 않았던 전화가 예기치 않았던 시간에 울리면 우선 숨을 크게 몰아쉬고,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인 누군가가 연락이 되지 않으면 그 때부터 막연하게 조급함을 느끼는 내 모습이 서글펐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어린 학생들도 안타까웠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고 아파 보여 슬픔이 치밀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아 다행인 마음과 잃고 싶지 않다는 절박감에 눈물이 났다. 이렇게 치졸한 내 모습에도, 책은 내가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우리 모두가 사건을 지켜보며 그랬다고, 그러니 함께 아픔에 부딪히고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며 털어보자고 도닥인다.

     

    책은 이야기한다. 우리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정상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곳에서 더 오래 있지는 말라고 한다. 그리고 슬픔의 이글루에서 타파하고 나오는 과정엔 한 사람만의 노력 이상이 필요하다고 우리를 북돋는다. 물론 한 사람의 정신과 의사가 수천만에게 모두 적용되는 치유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결국 두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사람마다 극복 과정은 다양하고 시간의 편차가 있는 만큼 우리가 기다려주며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슬픔을 가진 자들이 분열되면 지금보다 더한 약체가 되어버린다. 우리를 도닥일 수 있는 건 우리다. 지금만큼은 슬픔에 침잠해있어도 괜찮다. 다만 다시 돌아올 날을 기약하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삶이란 죄악이 아님을 굳게 믿어야 할 것이다.

  • 지난 5월 9일.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들었다. 세월호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5월 8일 어버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59.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들었다.

    세월호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58일 어버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였다.

    각종 언론은 잇따라 후속 보도를 내었고, 나름대로의 분석기사도 내며 베르테르효과를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당연히 살았어야 하는 한 생명이 없어지는 모습을 우리 모두가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빨리 이 책을 읽을 걸 그랬다. 그랬다면 이 기사를 이제야 떠올린 나를 스스로 질책하는 것도 아쉬움도 슬픔도 분노의 감정도 이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창비>의 책읽는당 11기로 선정되어 읽은 책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는 사실 지인의 추천으로 인해 읽으려고 사두었던 책이었다. 신청했다는 사실도 잊고 새로 산 책 앞부분을 읽으며 감정의 소모가 많은 책이겠구나.’생각하던 찰나에 책이 배송되어 왔다. 남은 책은 앞부분만 읽었는데도 눈물이나요.’라는 코멘트와 함께 다른 지인에게 넘겼다. 이 말은 결국 거짓이 되었다. 왜냐하면 읽는 내내 눈물과 가슴 먹먹함을 숨길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시인인 진은영 선생님과 정신과전문의 정혜신 선생님의 대담으로 이루어져있다. 예전부터 고문 피해자와 쌍용 자동차 파업자들을 위해 상담을 하시던 정혜신 선생님이 세월호 사건 이후 안산에 이웃이라는 공동체 공간을 만들고 세월호 사건의 모든 피해자들을 상담 치료 하는 모습과 함께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 한다.

     

    트라우마는 우리가 일반 스트레스와 다른 개념으로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망가져가는 일을 말한다. 견디어 이겨내면 성숙해지는 고통과는 달리 그 고통이 삶을 잡아먹어 버리고, 다시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그렇기에 정혜신 선생님은 트라우마의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그들의 고통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그들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음 속 깊숙이 그 트라우마를 치료하지 못한체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나는 너보다 더한 상황에서도 참고 견뎠는데 이까짓 일로 너는 왜 그래?’라고 생각하게 되는 냉혈한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크나큰 위험요소가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관심을 가지는 것,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한다.

     

    세월호사건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한순간에 그들의 삶도 모두 침몰해 버렸을 것이다. 책에서 표현하기로는 그들의 시간 역시 물속에 가라앉은 2014416일에 멈췄다고 말한다. 지난 58일 죽은 자식을 따라간 아버지 역시 저 시간에 멈춰 있다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 모든게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음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 분이 조금만 용기를 내 다가왔더라면,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갔더라면 이런 비극적인 일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1년 동안 발버둥 치는 척 하지만 여전히 물속에 가라앉아있는 대한민국.

    언제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 작년 겨울,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을 택한 세 모녀 사건이 조명되던 시점에, 어디에선가 한국 사회는 ‘고통을 증명해야 하는 ...

    작년 겨울,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을 택한 세 모녀 사건이 조명되던 시점에, 어디에선가 한국 사회는 고통을 증명해야 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개인들, 개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 속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과 상처를 끄집어내어 증명하지 않으면, 그것이 고통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면, 보호받을 수 없는 사회라는 맥락이었다.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울어야 떡 하나라도 줄 것처럼, 타인의 고통이 아무렇게나 헤집어져도 괜찮은 것처럼 대하는 이 사회는, 고통을 호소하다 못해 간신히 증명해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피해의식, 혹은 피해경험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이들의 어떤 형태의 고통도 방치되는 것은 아니라해도, 이 사회가 고통을 대하는 태도에 인간을 인간답게 대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작년, 작년 봄에는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가 완치될 수 없는 뼈아픈 고통을 양산해내는 잔혹함을 보았다. 그리고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했다. 그 이전에도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의 면모를 역사 속에서, 뉴스에서, 주변에서, 많이 봐왔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동안,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서, 그 사회로부터 내쳐지고 짓밟힌 피해자들에게 손 한번 내밀어보지 못했었다. 무능한 인간이라는 곰삭은 자괴감도 있었고, 나또한 무자비한 사회의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사회에 대한 분노를 공격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 이외에, 내가 피해자 분들에게 달리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지, 싶은 막막함과 체념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핑계에 불과한 마음들이었지만, 그런 내 안에도 사회의 무자비함에 다쳐 아물지 못한 상처가 있었다.

    이유가 어떠했든, 나는 도움을 주지도 못하였고, 그만큼 가까이 다가서지 못했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의 피해자분들께서 겪고 계시는 고통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없었다.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 채로 떠올려 가늠해 본 고통의 크기만 해도 가히 견뎌내기가 어려웠고, 그런 고통을 겪고 계신 분께 어떤 식의 도움이 위로가 될지도무지 희망적인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그런 고통은 잊을 수 없고, 회복될 수 없고, 결국 겨우 겨우 버텨가는 수밖에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렇게 갑작스레 저 세상으로 가버린 사람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예고없이 누군가 잡아채듯 내 사람이 사라져버렸는데, 그 원인의 단초가 되는 가해자, 즉 사회는, 그 고통에 무참할 정도로 무감각하니까.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분들은 열심히 싸워오고 계셨다. 언젠가 트위터에서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전문 시위꾼이 되어 있었다는 글을 보았었는데, 처음에는 어쩐지 마음이 아리고 씁쓸했었다. 여전히 일상을 빼앗긴 삶을 살아가고 계신 것을 보며, 안타깝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분들은 그 빼앗긴 일상을 되찾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가고 계신 것이었다. 그분들의 마음에 가닿고자 했던 공감이 어느새 추악한 동정심으로 변해있던 이유는 내가 그 분들의 내면에 가득한 건강성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그러한 치유의 힘이 다시 온전히 발현되도록 곁을 나누고 계신 이웃의 존재를 몰라서였다.

    저는 모든 인간은 치유적 존재이고, 그것이 치유의 핵심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간과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존엄성이었다. 정혜신 선생님을 움직이고, 여러 이웃들을 움직이고, 또 세월호 피해자분들을 비롯해 사회적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적인 힘, 즉 인간의 존엄성 지키고자 하는 그 존엄성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스스로 인간에게는 그런 힘이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그런 것을 너무나도 맹목적으로 믿었었고, 그래서 어쩌면 안일하다고 해도 좋을 희망을 되새기며 사회를 견뎌왔었다. 그런데 어느새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식의 반창고같은 위로가 가득한 사회에 지쳐버려서였는지포기하면 안된다는 맥락의 말에, ‘개인들의 노력을 바라는 외침에, 마음속에서 무조건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진상규명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개개인들의 무력해보이는 싸움을 보며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응원하는 것이 또 다른 폭력이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혜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사회적 트라우마의 치유는 진상규명이라는 사회적 맥락에서의 봉합이 있어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폭력적일리는 없었다.

    그리고 고통에 무감각한 이 사회에서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러한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려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개개인들의 치유의 힘이었다.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이 인간을 존중하는 힘으로 더디지만 끈기있는 투쟁을 해나가는 일이 선결과제였던 것이다. 분노나 반감으로 얼룩진 투쟁이나 반항이 아니라, 인간적인 가치를 개개인의 삶에서 회복해나감으로써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를 형성해가는 일. 지금으로서는 그런 일이 고통에 무감각해진 사회를 지켜내고 더불어 사회 속 개인들도 보호해낼 수 있기에, 전문 시위꾼이 되었다는 세월호 피해자분들의 현재는 몸소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해보인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분들이 지쳐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해 준 것에는 인간을 믿고 존중하는 인간적인 마음, 이웃의 존재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 곁에 이웃이 살아 숨쉬려면, 또한 개개인의 삶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회복해 나가려면, 그러한 개개인이 타인의 고통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통도 알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의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으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고통을 제대로 알고 치유해야, 그 치유의 경험으로 타인의 고통도 헤아리고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에서는 나 자신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고통스러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면 나약하고 한심한 인간이라며 낙인찍히는 상황에서, 그 아픔들을 억누르고 더 강해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요구에 휩싸이는 것이다. 실제로 세월호 피해자분들께 그만 징징대라는 식의 말을 서슴지 않는 이들도 있고, 사회적 트라우마와 관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회에 의해 병든 이들의 아픔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시선이 만연하기도 하다. 그런데 정혜신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타인의 고통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고 개인이 지닌 사회적인 상처를 이해해주지 못하면, 트라우마를 만들어 낸 외부 상황을 개선해나갈 수 없기 때문에 또 다른 트라우마가 양산되고, 트라우마에 대한 치유를 받지 못한 이들이 계속해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사회적 냉혈한이 양산될 수도 있다.

                이처럼 마음껏 아파할 수 없는 사회, 마음껏 울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에게는 정혜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슬픔의 교육학이 절실히 필요하기도 하다. 나 자신의 고통을 헤아려주기도 어렵고, 타인의 고통, 특히 사회적인 상처를 이해해주는 것도 어려운 만큼, 나와 타인의 내면을 어떻게 보듬고 외부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회적인 상처는 그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처를 입은 자에게 더한 상처를 안겨줄 수 있으며, 2, 3의 무수한 피해자들을 더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결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학습 과정이 지속되려면, 인간은 건강성, 균형성을 가진 치유적 존재라는 것에 대한 믿음과 상처 입은 치유자’, 이웃이라는 존재의 힘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존중받고, 인정받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건강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어야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거짓 없는 치유의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아본 경험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치유자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낯선 이가 아니다. 가족들, 주변의 친구들이 개개인의 내면에 가해진 상처들을 들여다봐주고 위로해주는 이웃이 될 때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달리 말하면, ‘상처 입은 치유자같은 존재가 사회적 트라우마와 관련된 상황에서만 유의미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로 삶이 망가진 사람들의 경우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제각기 상처를 입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 그러한 개인적인 상처들도 주변의 이웃들을 통해 치유되어야 하고, 또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이웃의 존재는 사회적 변혁을 위한 도구같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그리하여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존엄한 인간그 자체이다. 각자가 자신의 여린 마음에 난 상처를 이웃의 품 속에서 보듬으며 딛고 일어나, 타인의 상처도 보듬어주는 이웃이 되는 것.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그럴 수 있는 건강한 치유의 힘이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내세우고 싶은 가치라고 한다면, 바로 그러한 치유의 힘을 새삼, 발견하게 해준다는 것, 그래서 인간적인 따듯함으로 연대하는 이웃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건강한 희망의 시선으로 기다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 세월호 사고가 난 지 벌써 2주기가 지났다. 내 생일이 있어 가장 좋아했던 달인 4월은 이제 눈물의 달이 되어버렸다. 언제쯤 ...
    세월호 사고가 난 지 벌써 2주기가 지났다. 내 생일이 있어 가장 좋아했던 달인 4월은 이제 눈물의 달이 되어버렸다. 언제쯤 우리는 울지 않고 4월을 맞이할 수 있을까? 4월이 다가오면 마음 속에 노란 리본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처음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는 믿지 못했다. 그러나 차츰 희생자 수가 늘어날수록 많은 단원고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과 아이들의 생각에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슬펐다는 감정 이상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책에서 나온 것처럼 어느정도의 스트레스와 PTSD를 겪었는지도 모른다. 밥을 먹는 것도, 일하는 것도 왠지 죄스러웠던 4월이었다.

     

     많은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한가? 에 대한 질문의 답을 내려준 것이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라는 책이었다. 창비 책읽는당 14기에 선정되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세월호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조금만 읽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러한 이유들 때문에 슬픔을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고 회피하기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2주기를 맞이해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달고, 책읽는당을 신청하면서 이제는 정면으로 맞서야만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이제는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해서 받은 책을 읽는 동안, 많이 울었다. 책 속에 나오는 짧은 사연들 속에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가장 눈물 났던 부분은 제주도로 오가던 화물차 기사분이 아이들을 구해내지 못해 죄의식을 갖게 되고, 그 분의 어린 자녀마저도 죄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 부분이 세월호를 겪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나에게 있던 죄의식, 그리고 다른 사건들과 마주했을 때 생기던 죄의식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이다. 사실 세월호 사고 말고도 타인의 자살을 마주했다던가 그럴때 우리는 죄의식을 가지곤 한다. 내가 그떄 이랬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에 잠을 못이루곤 한다. 하지만 책에서 그러한 죄의식은 그 사람과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그리고 물리적인 거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쌍용차 노조 간부가 자살을 했을때 죄의식을 가지던 노조분들에게도 그 분을 많이 아껴서 그런것이라고 하자 마음이 많이 편해지셨다고 한다.

     

     사실 세월호 사고 이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선 많이 듣지 못했다. 티비나 메스컴에 나오는 것은 늘 과격한 시위대로 포장되어 있었다.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도, 그분들이 거기까지 나와 힘들게 투쟁하고 있다는 것도 모두 사라져버린 채 세월호 유가족들은 과격한 시위대로 포장되었다. 그러한 보도를 보면서 마음도 많이 아팠고 그분들이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어떻게 치유받고 있을지도 참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이웃'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치유받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많은 울림을 주었다. 사실 요즘 심리학이 많이 뜨는 추세이고 우리는 단기적인 심리치료를 통해 무언가 병이 낫길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맞다고 인식된다. 하지만 책에서 나온 치료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서로에 대해 공감하는 것,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서 많은 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특히나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주된 이야기였는데, 그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일상은 참으로 소중하다. 늘 똑같지만, 똑같다고 인식되는 매 순간이 소중한 부분들이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 부분이 파괴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부담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정혜신 박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같이 모여 앉아 집밥을 먹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 되는 것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상이 주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상으로 되돌아가려고 하지만, 주위의 시선에 가슴 아파하는 유가족분들을 보면서 내 가슴도 많이 아팠다. 가슴이 많이 아팠던 이유는 나 또한 그럴 것 같기 때문이다.. 자신이 웃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아이를 잃었는데도 왜 웃냐고 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웃지도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이야기에서 나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식을 잃었는데 웃고다니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라고 내 자신도 그런 생각에 휩싸여 일상으로 돌아가는 행위를 멈짓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용차 노조, 세월호 사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혜신 박사는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해줄 수 있는 치유활동가를 더욱 많이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다. 나도 언젠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치유활동가로 활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인 어버이날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 단원고 학생의 어느 아버지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을 더욱 많이 읽고 세월호 사고에 대해 우리가 더욱 생각해봐야하는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아직 4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가 더욱 서로 공감하며 치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 4월이 슬픔의 4월이 되지 않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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