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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엔 원년의 풋볼(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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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01216272
ISBN-13 : 9788901216270
만엔 원년의 풋볼(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4) 중고
저자 오에 겐자부로 | 역자 박유하 |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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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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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잘 왔습니다. 책 상태가 새책같아요 5점 만점에 5점 hoondor*** 2020.09.02
69 빨리 도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ej900*** 2020.08.21
68 잘받았습니다. 번창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redeye*** 2020.07.14
67 포장 일부가 찢겨서 왔습니다. 배송중에 발생한 것 같은데, 책을 보는데는 지장이 없네요 5점 만점에 4점 thuba*** 2020.07.13
66 깨끗하고 상태가 좋네요! 5점 만점에 5점 redeye*** 2020.07.09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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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대표작 《만엔 원년의 풋볼》. 시코쿠 산골 마을로 귀향한 미쓰사부로와 다카시 형제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내밀한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평화 헌법 수호에 앞장서며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오에 겐자부로의 역작답게, 《만엔 원년의 풋볼》에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한데 담겨 있다. 인간의 상처와 치유의 문제를 한 개인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조명하며, 진정한 자기 구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오에 겐자부로
저자 오에 겐자부로 (大江健三郞)는 1935년 일본 시코쿠 에히메 현 출생. 1954년 도쿄대학교 불문과에 입학하여 사르트르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일찍이 문필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대학 시절 단편 〈기묘한 일〉이 대학신문에 실린 것을 계기로 문단에 데뷔한다. 스물셋이 된 1958년에는 〈사육〉으로 일본 내 최고의 권위를 지닌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미시마 유키오 이래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신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간 결과, 1967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1973년 노마문예상, 1983년 요미우리문학상 등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다. 1994년 《만엔 원년의 풋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전후 일본 문학의 대가로 거듭나게 된다.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오에 겐자부로를 호명하며, “그는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인간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실존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뤄왔다. 특히 《만엔 원년의 풋볼》에서 그의 전 작품을 아우르는 빛을 그려 넣었다”라며 선정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 가문의 4대를 관통하는 굵직한 서사, 장대한 상상력 그리고 역사의식이 한데 어우러진 《만엔 원년의 풋볼》은 인간의 본질에 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일본 문학의 살아 있는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역자 : 박유하
역자 박유하는 1957년생. 일본 게이오대학교에서 일문학을 전공했고, 와세다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문학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나스메 소세키, 오에 겐자부로 등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세종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음’의 비극〉〈문명과 이질성-만주한국(滿洲韓國) 이곳저곳론〉〈소세키의 감각 표현에 대하여〉 등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주요 저서로는 《제국의 위안부》《화해를 위해서》《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등이 있으며, 《만엔 원년의 풋볼》《마음》《익사》《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인생의 친척》 등을 번역했다.

목차

제1장. 망자(亡者)에게 이끌리다
제2장. 가족의 재회
제3장. 숲의 힘
제4장. 보거나 보이거나 했던 모든 것은
꿈속의 꿈에 지나지 않았던 걸까? _에드거 앨런 포
제5장. 슈퍼마켓 천황
제6장. 백 년 후의 풋볼
제7장. 되살아난 염불춤
제8장. 진실을 말할까? _다니가와 ?타로 《토바(鳥羽)》
제9장. 추방당한 자의 자유
제10장. 상상력의 폭동
제11장. 파리의 힘. 파리는 우리 영혼의 활동을 방해하며,
우리의 육체를 먹고, 그리하여 싸움에서 이긴다. _블레즈 파스칼
제12장. 절망 속에서 죽는다. 제군들은 지금도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결코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치욕과 증오와 공포 속에서 죽는 일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_장폴 사르트르
제13장. 재심(再審)

작품 해설 ? 회생을 위한 진혼곡
연보

책 속으로

눈뜰 때마다 잃어버린 뜨거운 ‘기대’의 감각을 찾아 헤맨다. 결여감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적극적인 실체인 뜨거운 ‘기대’의 감각. 그것을 찾아낼 수 없음을 깨닫고 나면 또다시 수면의 비탈길로 자신을 유도하려 한다. 잠들어라, 잠들어라, 세계는 존재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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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뜰 때마다 잃어버린 뜨거운 ‘기대’의 감각을 찾아 헤맨다. 결여감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적극적인 실체인 뜨거운 ‘기대’의 감각. 그것을 찾아낼 수 없음을 깨닫고 나면 또다시 수면의 비탈길로 자신을 유도하려 한다. 잠들어라, 잠들어라,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잠든 인간을 모방하라. 문득 인부들이 정화조를 만들기 위해 파 놓은 직사각형 구덩이가 어둠 속에 떠오른다. 쑤시는 몸속에서는 황폐하고 쓰디쓴 독이 증식해 귀와 눈, 코, 입, 항문, 요도를 통해?튜브에 들어 있는 젤리처럼?스멀거리며 기어 나오려 한다.
-8~9쪽

나는 분명 자신을 잃었다는 철학자와 똑같이 쥐새끼를 닮아가고 있음이 틀림없다. 육체와 정신이 함께 내리막길을 향해 치닫고 있고, 분명 그 내리막길은 죽음의 냄새가 좀 더 짙은 장소로 향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뜨거운 기대의 감각은 언제까지고 회복되지 않았다.
“새 생활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돼, 형” “두말할 것도 없이 나는 새 생활을 시작하고 싶어. 하지만 풀로 된 나의 집이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지.” 나는 절박한 기분으로 말했다. 글자 그대로 푸르고 그리운 내음이 나는 풀의 집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형, 나와 함께 시코쿠로 가지 않겠어? 새 생활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나쁘지 않을 거야. 사실 그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머리를 시차의 체로 거르면서 날아온 거라고.”
-78~79쪽

“이번에 골짜기에 와보고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어. 업루티드(uprooted)라는 말을 미국에서 종종 들었어. 뿌리를 확인해보려고 골짜기에 돌아왔는데, 결국 내 뿌리는 이미 오래 전에 완전히 뽑혀 나가 나는 뿌리 없는 풀이라고 느끼기 시작했어. 나야말로 업루티드야.
나는 이제 여기서 새로운 뿌리를 만들어야 하고, 당연히 그에 걸맞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껴. 어떤 행동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저 행동이 필요하다는 예감만이 강해지거든. 태어난 장소에 돌아왔다고 해서 그곳에 자신의 뿌리가 온전히 묻혀 있지는 않아. 감상적인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풀의 집은 남아 있지 않았어, 형.”
-123~124쪽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골짜기 사람들은 나와 다카시가 슈퍼마켓 체인점의 소유자에게 곳간채를 팔아넘긴다는 것을 안 뒤에도 그의 전력에 관해서는 무엇 하나 말해주지 않았다. (……) 마을 사람들의 완벽한 침묵이, 나의 의식 전역을 묵직하게 내리눌러 그 정도의 여유밖에 남겨놓지 않았다.
“단순해, 미쓰. 골짜기 사람들은 20년 전에 강제로 끌려와 숲으로 벌채 노동을 나갔던 조선인들한테 이젠 경제적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라네. 그러한 감정이 암암리에 쌓여서 일부러 그를 천황이라고 부르는 원인이 된 거지. 골짜기는 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네!”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둡고 악질적인 무언가가 골짜기 사람들과 슈퍼마켓 천황 사이의 상호 관계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185~186쪽

앞뜰에 쌓인 눈 위를 벌거벗은 다카시가 원을 그리며 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다. 1초 동안 내리는 모든 눈송이가 그리는 선이 골짜기 공간에 눈이 쏟아져 내리는 동안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그 외에 다른 눈의 움직임은 있을 수가 없다는 묘한 고정관념이 생긴다. 1초 동안의 실체가 무한으로 연장된다. 눈 소리가 완전히 흡수되어 버리는 것처럼, 시간의 방향성 또한 언제까지고 내리는 눈에 흡수되어 상실된 상태다. 편재하는 ‘시간’. 벌거벗고 달리는 다카시는 증조부의 동생이며, 나의 동생이다. 100년 동안의 모든 순간이 이 한순간에 응축되어 있다.
-296쪽

“조선인이 이 분지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다들 얘기하고 있다고요! 조선인 따위는 몽땅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요!” (……)
“진, 이 분지의 사람을 조선인이 해친 적은 없어. 전후의 이런저런 일들은 양쪽에 책임이 있어. 이렇게 어리석은 소동을 일으켜 결국 참담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은 골짜기 마을 사람들이야. 슈퍼마켓 천황은 체인 스토어 중의 한 채가 약탈당한 정도로 타격받지는 않을 테지만, 골짜기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전리품 덕분에 이제부터 훨씬 더 참담하고 떳떳지 못한 기분을 계속 맛보게 될 거야.”
“골짜기 마을 사람들 모두 공평하게 수치를 당하니 잘된 일이잖아요!” 진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숙인 채 남의 일처럼 되풀이하며, 나로 하여금 그녀의 표현인 ‘수치’라는 말의 독특한 내적 의미를 납득하게 만들었다.
-382~383쪽

‘나는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고 느꼈어요. 생각해보면 언제나 폭력적인 인간으로 나를 정당화하고 싶은 욕구와 그와 같은 자신을 처벌하고 싶은 욕구로 분열되어 살아왔지요. (……) 안보 투쟁 때 내가 굳이 폭력 장소에 돌입하는 일을 하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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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책 소개 일본 문학의 정수를 담은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4권, 《만엔 원년의 풋볼》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의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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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일본 문학의 정수를 담은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제4권, 《만엔 원년의 풋볼》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의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담긴 문학을 엄선해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을 깊이 이해하자는 취지로 20년 만에 새 단장을 시작한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의 네 번째 작품이 출간된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대의 지성’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대표작 《만엔 원년의 풋볼》이다. 시코쿠 산골 마을로 귀향한 미쓰사부로와 다카시 형제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내밀한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작품에서는 크게 세 종류의 시대가 맥을 이루며 교차된다. 시코쿠의 산골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난 1860년(만엔 원년)부터 태평양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1945년, 일미안보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안보 투쟁’이 있었던 1960년을 말한다. 약 100년에 걸쳐 한 가문의 역사 그리고 폭력으로 얼룩진 근대 일본의 민낯이 오에 겐자부로 특유의 굵직한 서사와 장대한 스케일로 그려진다. 평화 헌법 수호에 앞장서며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오에 겐자부로의 역작답게, 《만엔 원년의 풋볼》에는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한데 담겨 있다. 인간의 상처와 치유의 문제를 한 개인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조명하며, 진정한 자기 구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독보적인 서사와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인간을 긍정하는 휴머니즘으로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만엔 원년의 풋볼》은 전 세계 독자들을 공명하며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의미 있는 시사를 던지고 있다.

■ 출판사 서평

“나는 갈기갈기 찢겨 있다고 느꼈어요.”
100년에 걸쳐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두 형제의 ‘침묵의 외침’
장대한 스케일, 굵직한 서사로 되살아난 수치의 시대

광기의 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후, ‘안보 투쟁’이 일어나 또 다른 혼돈 속에 놓인 1960년 일본. 추한 외모에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은 주인공 미쓰사부로는 친구의 엽기적인 자살을 접하고는 깊은 충격에 빠진다. 그에게도 가족은 있다. 안보 투쟁에도 참여했던 전향한 학생운동가 동생 다카시, 견디기 힘든 현실을 위스키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아내 나쓰코 그리고 머리에 혹이 달린 채 태어나 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미쓰사부로는 ‘새 생활을 시작하자’는 다카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아내와 동생과 함께 시코쿠의 고향으로 떠난다. 그곳은 만엔 원년(1860년)에 농민 봉기가 일어났던 골짜기 마을이다. 100년 전 증조부 형제가 연관된 농민 봉기의 역사와 패전 직후 조선인 부락 습격으로 S 형이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두 형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억한다. 스스로를 증조부의 동생과 동일시하던 다카시는 마을의 경제권을 장악한 조선인 ‘슈퍼마켓 천황’에 대항하기 위해 풋볼 팀을 만들고, 형제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장대한 스케일과 굵직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만엔 원년의 풋볼》에서는 크게 세 종류의 시대가 등장한다. 시코쿠의 산골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난 1860년(만엔 원년), 태평양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1945년 그리고 일미안보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안보 투쟁’이 있었던 1960년의 상황이 커다란 맥을 이루며 교차된다. 저자는 약 100년의 시대에 걸쳐 메이지유신을 앞두고 빗발쳤던 농민 항쟁과 전 세계를 비극으로 몰고 간 전쟁, 패전 후 일어난 혁명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소리 없는 비명과 고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미쓰사부로와 다카시 형제로 이어지는 한 가문의 갈등의 역사뿐 아니라 폭력으로 얼룩진 근대 일본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엔 원년의 풋볼》은 ‘그로테스크한 리얼리즘’ 문학으로 일찍이 자리매김했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거장 오에 겐자부로,
폭력과 고통으로 점철된 근대 일본을 성찰하다

《만엔 원년의 풋볼》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이다. 소설이 발표되자마자 일본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으며, 탐미 문학의 대가 미시마 유키오가 “전후 일본 문학의 새로운 정점이 나타났다”라고 평했을 만큼 근대 일본이 낳은 최고작으로 손꼽혔다. 1971년에는 영문 번역을 거쳐 ‘침묵의 외침(The Silent Cry)’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해외에서도 통한 작품의 인기와 그 진가를 반증하듯, 1994년 오에 겐자부로는 아시아인으로는 세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스웨덴 한림원은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인간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실존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뤄왔다”라며 극찬했고, 시상 연설 3분의 1 이상을 《만엔 원년의 풋볼》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른 어떤 저작보다도 높이 평가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인 명작으로 이 작품이 인정받은 데에는, 폭력이나 고통, 인간의 상처와 치유의 문제가 개인에 머물지 않고 공동체 차원에서 다뤄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극 중 다카시의 상처와 폭력성은 그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큰형의 부재 속에서 S 형의 처절한 죽음과 마주한 결과였다. 다카시가 성장한 후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스스로를 단죄하게끔 이끌었던 것도 그의 내부에서 영웅화되고 있는 그의 조상과 S 형에 대한 기억이다. 돌이켜보면 그런 영웅의 탄생은 메이지유신이라는 근대 혁명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태평양전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구조의 산물인 셈이다. 작은 골짜기 마을이 다카시를 비롯해 혈기 왕성한 젊은 청년들을 폭력배로 내몰았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전쟁이라는 폭력으로 내몰았던 것이 근대 일본의 모습이었다.

만 2년 동안 우울한 준비 기간을 거치고 나서 그동안 써두었던 노트와 초고를 모두 태워 버리는 것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도 내게 들러붙어 있는 이미지들을 모두 구겨 넣다시피 하여 《만엔 원년의 풋볼》을 썼던 것이다. 학생 작가로 일한 지 이미 10년이 지났고 정치적 과제로서 이른바 안보 투쟁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렇게 써낸 《만엔 원년의 풋볼》은 작가로서 나에게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만엔 원년의 풋볼》〈후기〉

오에 겐자부로는 전쟁의 황폐함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전형적인 전후 세대로, 국가나 공동체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중요하다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줄곧 ‘전후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며, 일본의 무장을 제한하는 평화 헌법 제9조를 옹호하고 미국의 병참 기지였던 오키나와나 원폭 피해 지역인 히로시마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오기도 했다. 그는 구조화된 폭력과 그로 인한 고통의 실체를 깊이 천착했고, 그 고민들은 《만엔 원년의 풋볼》이라는 작품으로 집대성된다. 이를 입증하듯 《만엔 원년의 풋볼》에는 구조화된 폭력 속에 갇혀 살았던 일본인 그리고 그런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관통해온 인간의 고뇌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미시마 유키오처럼 서양에 알려진 일본 문인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이 보다 보편적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에 겐자부로가 빚어내는 희망과 절망의 다양한 모습을 볼 때마다,
그가 도스토옙스키의 필치를 지닌 것처럼 느껴진다.” _헨리 밀러

‘기대’라는 이름의 ‘풀로 만든 집’을 찾아서……
이 시대 최후의 휴머니스트가 남긴 회생을 위한 진혼곡

휴머니즘(Humanism),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에서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에 대한 긍정이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삶과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심층적으로 파고들기로 유명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을 이해하고 희망이라는 위안을 건넨다는 점에서 ‘휴머니스트’로서의 면모도 지니고 있다. 실제로 1994년 오에 겐자부로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유년 시절 《닐스의 모험》에 푹 빠졌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나도 언젠가 새의 언어를 이해하게 될 것을 예감한다.” 여기서 ‘새의 언어’란 같은 언어를 공유하지 않는 완벽한 타자의 언어를 의미한다. 그에게 ‘새와의 소통’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절대적 타자뿐 아니라 온전히 알기 어려운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행위인 셈이다. 그러한 갈망은 오에 겐자부로가 60년이 넘는 집필 기간 동안 인간의 실존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도 글쓰기를 지속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휴머니스트로서 그의 면모가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만엔 원년의 풋볼》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순간에 직면한다. 많은 경우 죄책감과 고통스러운 나날을 견디기 어려워, 미쓰사부로처럼 곳간채에 갇혀 지내며 자신을 남들과 격리하거나 다카시처럼 악인을 자처하거나 자살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과연 죄의식과 고통에 휩싸인 인간에게 구원이란 없는 것일까?’ 하는 물음에 작가는 ‘기대’라는 이름의 ‘풀로 만든 집’을 찾아 다시 살기를 결심하는 미쓰사부로의 모습으로 희망의 여지를 남겨 둔다. 살면서 늘 행복이라는 결말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카시처럼 자신의 지옥을 정면에서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사람과 미쓰사부로처럼 막연히 불안하게 살아가는 존재 모두를 포용하며, ‘쥐새끼 같은’ 인간이라도 얼마든지 회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독보적인 서사와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인간을 긍정하는 휴머니즘으로 전후 일본 문학의 포문을 연 《만엔 원년의 풋볼》.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을 공명하며 의미 있는 시사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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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깊은 심연 속으로. | lh**19 | 2017.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깊은 심연 속으로.   오에 겐자부로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으나 그의 글을 접하지 못하다가 2년 전쯤 &...

    깊은 심연 속으로.


      오에 겐자부로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으나 그의 글을 접하지 못하다가 2년 전쯤 <읽는 인간> (2015,위즈덤하우)을 통해 그의 글을 읽게 되었다. 한강 작가의 글을 접하는 것 만큼이나 깊은 심연 속으로 들어가는 작가의 세계에 발을 내딛기가 무서워 우회적으로 선택한 책이 <읽는 인간>이었다. 작품이 아닌 작가 오에 겐자부로와 그의 작품 세계 그리고 읽는다는 것과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그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무나 작가를 할 수 없겠구나 하는 치열함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그의 이름 만큼이나 그를 대표하는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다.


    1994년에 <만엔 원년의 풋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 작품은 그 어떤 작품보다 일본 사회의 민낯을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 일본 소설을 접할 때는 개인의 심리가 녹아든 소설이 낯설어 일본소설을 멀리한 적도 있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점차 익숙해 진 이후로 많은 소설을 읽었다. 그럼에도 일본을 규정짓는 민낯이 궁금했고, 특히 이 책의 시리즈로 출간되는 일문학 선집들은 그 무게를 달리한다.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오에 겐자부로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들에는 무엇이 있고, 내가 궁금했던 일본사회의 민낯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2002,웅진지식하우스)를 읽으면서 일본의 또다른 일본의 면면을 보았지만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 원녀의 풋볼>은 그와 다른 또다른 면면으로 1960년대 일본을 바라보게 만든다.


    1860년 '만엔 원년'이라 부르는 시대부터 태평양 전쟁이 패배로 막을 내린 1945년, 일미 안보조약 체결을 반대하는 196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의 첫 시작은 너무나 괴기스럽게 죽은 미쓰사부로의 친구의 이야기였다. 세계를 재패하기 위한 일본의 야욕은 태평양 전쟁을 겪은 후 점점 동력을 잃어간다. 그런 시점에서 '안보 투쟁'이 일어나고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혼란의 시국에서 친구의 죽음은 깊은 충격과 나락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그의 죽음은 엽기적인 자살이라고 할만큼 얼굴에 빨간 칠을 하고, 항문에 오이를 끼어넣은 그를 미쓰사부로는 조용히 장례를 치뤄준다. 그의 손으로 죽은 친구의 몸을 만지고 돌아오던 날, 그 손으로 다시 아내를 만진다. 돌아오던 날 저녁에는 술을 마신 아내는 아기와 떨어져 자고 있고, 자신 또한 울고 있는 아이와 떨어져 잔다.


    균열이 이는 삶 속에서 점점 불안과 변화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주인공인 그의 외모 역시 남다를 것이 없지만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고, 아이또한 혹이 달린채 태어난 장애아였다. 미쓰사부로와 그의 아내인 나쓰코, 학생 운동가였던 동생 다카시와의 관계는 시간을 뛰어넘어 갈등을 빚게한다. 1860년에 농민봉기가 일어났던 그곳에서 다카시가 풋볼팀을 만들게 되고, 마을의 경제권을 가진 조선인과 대항하는 이야기는 장대하면서도 처절한 고통 속에 사는 인간의 모습을 예리하게 그려낸다. 사회적으로 조성되는 불안감과 내적으로 벌어지는 나쓰코와 다카시와의 관계는 고통을 뛰어넘어 수치심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안과 밖의 상황들이 어우러져 인간의 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 더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노작가의 내공이 가득든 작품이라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일본인의 내밀한 상처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녹아든 수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진입장벽이 높은 작품 중 하나여서 그런지 읽고 나서도 이 작품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큰 작품 중 하나였다. 내공을 쌓은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 만엔 원년의 풋볼 | sh**sc21c | 2017.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만엔원년의 풋볼...제목에 적힌 한자를 보기 전에는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일본의 화폐 단위와 관련이 있는지 등 특색 있는 제...

    만엔원년의 풋볼...제목에 적힌 한자를 보기 전에는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일본의 화폐 단위와 관련이 있는지 등 특색 있는 제목이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는 듯했다. 다소 낯선 '만엔원년[万延元年]'은 일본에서 사용되었던 연호로 막부시대 말기에 단 일 년만 사용했던 연호라고 한다. 농민 봉기가 유난히 많았던 1860년을 지칭한다고 한다. 이 특색 있는 제목의 작품은 작가 오에 겐자부로에게 1994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훌륭한 작품이다. 독서의 즐거움을 안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은 이 번이 처음이다. 무언가 깊이가 부족한 듯한 코믹스러운 일본 소설들을 보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어서인지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32세에 집필했다는 데 마흔이 넘은 난 이 이야기가 어렵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이야기는 3 대에 걸친 인물들의 일대기를 통해서 100여 년 동안의 한 가문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역사 중에서 혼란스러웠던 역사를 한 가문의 100여 년간의 아픈 이야기를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다.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후 15년이 지난 1960년이다. 이 시기 일미안보조약 체결을 두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반대하던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두 형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불행을 안고 태어난 아이와 함께 인생이 망가져버린 형 미쓰사부로 와 전향한 학생운동가 다카시가 고향을 찾아 그들의 조상을 받아들이는 방법의 차이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 작품 속에는 일본이 변화를 맞게 되는 세 번의 시기가 나오고 그 시기에 일어난 사건들이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1860년 즉 만엔원년에 있었던 농민봉기에서 주인공의 증조할아버지 형제가 서로 반대편에 섰었던 사건과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S형이 조선인 부락에서 맞아 죽은 사건, 그리고 1960년 일미안보조약 이후 학생운동이 확산된 사건이 이야기의 큰 축을 형성하고 독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무언가 모를 강한 흡인력에 이끌려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아마도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  

  • 실존에의 고찰 | li**zzang | 2017.06.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나의 존재를 확인받고자 누군가는 나스스로 내면으로 끊임없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나의 존재를 확인받고자 누군가는 나스스로 내면으로 끊임없이 파고 들기도 하고 또 어떤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확인받고자 그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인정받기 위한 행동들을 한다. 어떤 사람은 다른이에게 봉사함으로서 어떤 사람은 폭력을 휘두름으로서. 과거 실존주의의 철학가들은 이를 증명하기 위한 많은 이론들을 주장했고 소설가들은 다양한 군상의 모습을 자신의 철학을 담아 이야기로 풀어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이 소설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인간의 실존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에게 세밀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이야기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만엔 원년]은 1860년을 의미하는 말이며 소설의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시대인 1945년대와 교차로 비교되어지며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적 배경을 뜻한다. 현대인 1945년대에 사는 인물은 자신의 현 상황에 절망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과거 그들의 조상시대인 만엔 원년시대를 살아가고자 하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풋볼이라는 수단을 이용하게 된다.

     

    주인공 미쓰사부로는 현재를 살아가는 무기력하고 끊임없이 절망속에서 스스로를 비난하며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동시에 강하게 확인한다. 자신을 부정하는 엄마에 대한 유년기의 기억과 인정받지 못하였지만 아버지와 큰형의 부재, 곧이어 s라는 둘째형의 죽음으로 집안을 책임지게 되는 현실을 살아야했다. 결혼을 한 이후 기형의 외모를 지닌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며 아내와 불편한 현실을 겨우겨우 살아가고 계속된 자기혐오에 빠져있다. 그의 아내 나쓰코는 남편에 무기력함과 아이에 대한 모정과 불편함 사이의 갭을 이기지 못하고 술에 의지해 자신의 존재를 오히려 인식하지 않으려 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동생 다카시는 폭력적인 유년시절의 경험과 형과 떨어져 살며 자신이 겪게 된 일에 대해 부정하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폭력과 선동성을 과격하게 드러낸다. 본인은 모르지만 주인공 미쓰사부로가 자신을 부정하고 동생을 인정하는 발언을 함으로서 은연중에 주인공인 형에게 질투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며 전향으로 인한 부끄러움과 자신의 유약함을 감추기 위해 공동체의 단결을 핑게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한다.

     

    500쪽이 넘어가는 긴 소설은 이 3명의 주인공 특히, 형과 동생의 갈등과 그들의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고자 애쓰는 여러 모습들이 엮이며 이루어지는데 내면세계가 복잡하고 범상치 않아서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해할 수 없는 동생의 어린아이같은 무모함이나 형에 대한 복잡한 심경(심경이 나오지 않지만 그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감정이 뒤섞여 있음을 느끼며 혼란을 느끼게 된다.), 끊임없는 형의 자기비하적인 감정과 수치심, 연민과 자조는 너무 일본스러운 세밀하고 자아비판적인 감정에 불편함도 느끼게 된다. 또한 1945년 일본의 역사상황을 잘 알지 못하기에 그들이 겪고 있는 공동체적인 감정선이 좀 어색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읽기 힘든 소설이라는 것임에도 결론으로 갈수록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실존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궁금하게 되고 속시원한 결말은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선택과 감정에 납득하게 된다. 결과가 분명 좋지 않음에도 묘하게 저게 어쩌면 최선이었겠구나 생각되고 말끔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주인공의 심리상태에도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소설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대신 서술해주고 있음으로 위로를 받고 다시 한번 내가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만엔 원년의 풋볼이었다.  

     

  • [서평] 만엔 원년의 풋볼 | ea**le | 2017.06.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고은 시인 떠나라!'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져버렸다. 매년 10월 둘째주 목요일, 스웨덴 한림원을 향하는 우리...

    '고은 시인 떠나라!'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져버렸다. 매년 10월 둘째주 목요일, 스웨덴 한림원을 향하는 우리들의 작은 기대의 대상이기도 한 노시인을 향한 이런 비난, 비아냥이 들려오는 요즈음이다. 떠나라고 외치는 이들의 마음도 알겠고, 문학도시를 꿈꾸는 지자체의 의지도 알겠지만, 이런 비난에 상처받은 노시인의 마음을 우리는 어떻게 어루만질수 있을까? 혹시나 하는 기대를 노벨상이라는 커다란 빛으로 드리워줄 노시인의 문학에 대한 열정, 거기에서 쏟아져나올 아름답고 영롱한 시어들에 대한 기대는 아마도 잠시 접어두어야 할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든다.


    오에 겐자부로!

    '20대부터 60년 가까이 소설을 써왔지만 소설은 이제 그만 쓰겠다. 앞으로 평화문제, 삶의 문제 등에 대해 쓰며 평화를 지켜가겠다.' 2년여전 국내에서 작품 출간기념회에서 밝힌 오에 선생의 말이다. 현재 일본에서 진행중인 우경화, 우편향 움직임에 대한 문제인식에 바탕을 둔 문학인으로서 절필 선언인 셈인것이다. '익사'라는 작품의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던 그의 말인데, 이 작품은 요즘에도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진 지식인이 바로 오에 선생과 같은 인물이 아닐까싶다.


    이와는 정반대로 국내에서 말 한마디에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작가도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 소녀상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한 망발을 서슴치 않았던 그에게 우리 국민들은 너무 실망하고 분노하지 않을수 없었다. 문학에는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편협한 시각, 그리고 내가 옳고 다른 것은 틀렸다는 식의 표현과 정치와 역사가 개입된 옳바르지 않은 가치관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사고방식이 아닐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에 겐자부로는 문학인으로의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의식, 자긍심을 가질 만한 작가로서 박수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만엔 원년의 풋볼>은 그런 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온전히 담겨진 작품으로 말할 수 있을것 같다. 1994년 노벨상 시상식에도 언급되었듯 이 작품은 그의 작품중 최고의 작품으로 노벨 위원회의 평가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 근대문학의 최고 작품으로 단연 손꼽히는 이 작품은 일본의 패전 후 15년이 지난 196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일 안보조약을 체결하려는 일본 정부에 반대 투쟁을 펼쳤던 '안보투쟁'의 해인 1960년의 시간이 그려진다. 학생운동가 다카시와 그의 형 미쓰사부로의 이야기가 전반을 이룬다. 전향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되는 학생운동가, 머리에 혹이 달린 아이로 인해 정신적 공황을 겪는 미쓰사부로. 한쪽 눈이 멀고, 추한 외모, 거기에 아이까지... 이 형제가 가진 아픔과 상처에 대해 치유의 손을 내미는 작품이 바로 <만엔 원년의 풋볼>인 것이다.





    '눈뜰 때마다 잃어버린 뜨거운 '기대'의 감각을 찾아 헤맨다. 결여감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적극적인 실체인 뜨거운 '기대'의 감각. 그것을 찾아낼 수 없음을 깨닫고 나면 또다시 수면의 비탈길로 자신을 유도하려 한다. 잠들어라, 잠들어라,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 P. 8 -  


    이 작품은 백년에 걸친 세 세대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그린다. 1860년에 일어난 농민봉기가 그 첫번째 시점이다. 마을 유지들의 입장에 섰던 증조부와 반대편에 섰던 그의 동생의 투쟁이 그려진다. 1945년 세계대전 패전의 시점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쟁에서 돌아온 S형과 조선인들과의 기억이 그려진다. 마지막으로는 일미안보조약이후 안보투쟁이 격렬하던 1960년대, 1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다카시 형제의 폭력성과 수치심, 기억의 혼돈과 역사의 순환 그리고 치유라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인들에게 그리 높은 평가는 받고 있지 않다고 한다. 일본의 또 다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카와바다 야스나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호응을 보이는 이들도 오에 겐자부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알려진다. 국수주의, 극우파의 득세,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없는 망언을 일삼는 정치인들. 천황제에 대한 맹목적 신봉을 하는 그들에게 오에 겐자부로는 그리 탐탁스런 인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보편적 관점에서 일본의 역사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런 사상과 언행으로 일본의 근대문학을 이끌어온 작가가 바로 오에 겐자부로이기 때문이다.


    유명 영화제에서 선택받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들은 보통 대중들에게 외면당하기 쉽다. 문학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재미를 위주로 추구하는 독자들에게는 비슷한 취급을 받기도 한것도 사실이다. <만엔 원년의 풋볼> 역시 최근 출간되는 작품들과는 약간의 차이를 배제할 수는 없을것 같다. 하지만 그 차이는 문학적 깊이와 그 속에 담긴 작가의 가치관과 감성을 통해 상쇄됨은 이 작품을 통해 실감하게 된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오에 겐자부로라는 대문호를 품은 그들에게 조금은 부러운 맘을 숨길 수 없을 것 같다.


    오에 선생은 우리 나라 작가중에서 황석영 작가를 극찬했다고 한다. '황선생의 소설은 개인의 내면을 그리면서도 사회적으로 이어져있다. 한국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지를 알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는 작품세계가 다르다' 평가했다고 한다. 고은 시인의 안타까운 사건때문에 라도 스웨덴 한림원을 바라보던 우리들의 작은 기대가 주춤했던 이 즈음에, 오에 선생의 이런 극찬을 받은 작가를 바라보며 또 다른 기대에 가슴을 조려봐도 좋을 것 같다. 1960년대를 흐르던 일본인들의 수치심과 상처, 아마도 지금 우리 시대의 아픔과 상처와 조금은 닮아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이게 나라냐?'를 외쳐야만 하는 우리들의 모습! 오에 겐자부로는 이런 우리들의 상처도 어루만져주지 않을까? ^^

  • 만엔 원년의 풋볼 | md**ksu | 2017.06.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한때 일본 소설에 빠졌던 적이 있다.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이 그렇...

    한때 일본 소설에 빠졌던 적이 있다. 무라카미 류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이들의 작품은 모두 사서 소장할 정도로 애정을 가지고 읽었지만 다른 일본 작가들의 소설은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나마 읽었던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 정도일까?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력 때문인지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 원년의 풋볼>가 주는 첫 느낌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았다. 시대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이라 이전부터 읽고 싶어 했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 보이는 주제에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무게감이 더해져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웅진 지식하우스에서 기획한 일문학선집 작품 중 <금각사>를 읽고 일본 소설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관계를 제외하고 오직 문학적 관점에서만 바라봤을 때 일본 작품들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가 다카시와 그의 형 미쓰사부로의 대립과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이 소설은 5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독자를 깊이 빨아들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한 페이지 넘기기조차 힘들다고 생각하는 내게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이 소설이 이해하기 쉽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어렵다. 작가의 생각이 깊숙이 담겨있는 느낌이 들지만 선뜻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책을 읽은 이유는 말 그대로 작품의 구성력과 이야기로써의 매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풀어야할 수수께끼를 하나씩 벗겨나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흐름, 과연 마지막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대한 궁금함이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세 가지 큰 사건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연관성,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정체성 문제로 힘들어하는 인물의 모습, 형제의 대립각에서 엿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일면, 이런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구원의 길 등 소설에서 던지는 화두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했고, 고통 받는 영혼들을 치유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작가의 이런 마음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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