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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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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쪽 | A5
ISBN-10 : 8992053436
ISBN-13 : 9788992053433
다른 누군가의 세기 중고
저자 패트릭 스미스 | 역자 노시내 | 출판사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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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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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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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세기』는 시야를 아시아에서 나아가 세계 전체로 넓히며, 오늘날의 아시아를 보면 세계가 나아가야 할(또 나아갈 수밖에 없는) 길을 통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론,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가 아닌 개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를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소개

저자 패트릭 스미스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 『뉴요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특파원으로 20년 이상 아시아 각지에서 활동했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 도쿄 지국장으로 근무했고, 최근에는 아시아판 편집을 담당했다.
영미권에서 가장 뛰어난 일본 입문서로 손꼽히는 전작 『일본의 재구성』(마티, 2008)은 환태평양 도서상 ‘키리야마 상’을 수상하고 해외언론클럽 국제문제 분야 ‘최고의 책’, 『뉴욕 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역자 노시내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일본의 재구성』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등이 있다.

목차

장하준 추천사 - 우리가 겪고 있는 정체성 위기의 원인을 밝힌다
한국어판 서문 - 유혹하는 자와 유혹당하는 자

들어가며 역사의 굴곡
진짜 동양을 찾아서
미시마 유키오의 착각
불경한 로마군단의 동진
분열된 이중적 자아
파노라마 렌즈에 담은 아시아
상상의 경계선

1장 서예와 시계
일곱 색깔 연기
낯선 손님으로 찾아온 근대
외국에게 보이기 위한 개발
합리성과 천한 다리
민주 선생과 과학 선생
어근나는 두 시간
화혼양재의 귀결, 오타쿠
일본, 아시아의 서구
쑨의 스토리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소달구지
스와라지와 주가드
순차적 시간에 접어든 인도
세계와 연결된 시골마을, 사우트라

2장 서하사의 부처들
파괴와 미화가 뒤섞인 역사
야스쿠니 랜드
탈아에서 입아로
난징대학살과 문화대혁명
기억하려는 중국
북경의 마오, 옌안의 마오
기억하려는 중국
솜나트 사원의 비극
인도식 국가주의, 네오힌두이즘
힌두투바 이데올로기
인도 속 비인도인
브라만과 달라트의 결혼
아메다바드의 폭력

3장 공중정원
이종교배 아시아
탈서구 시대의 서막
목적 없는 국가
빌딩 속 일본식 정원
아시아식 사회 계약
인도의 평정심
탈서구 시대를 맞으며
마지막 18세기 국가 미국
아시아가 보낸 초대장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다른 누군가의 세기』는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의 아시아판 편집국장인 패트릭 스미스의 신간이다. 대표적인 아시아통으로 꼽히는 저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본에 관한 탁월한 소개서로 평가받는 『일본의 재구성』(마티, 2009)을 잇는 신작으로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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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군가의 세기』는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의 아시아판 편집국장인 패트릭 스미스의 신간이다. 대표적인 아시아통으로 꼽히는 저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본에 관한 탁월한 소개서로 평가받는 『일본의 재구성』(마티, 2009)을 잇는 신작으로 『다른 누군가의 세기』를 펴냈다. “다른 누군가의 세기”란 20세기는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미국의 세기라 될 것이라 했던 헨리 루스의 말을 뒤집는 주장(297쪽 설명)으로, 서구 또는 아시아로 나뉘는 이분법을 벗어난 그 누군가가 새로운 시대를 혼란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야를 아시아에서 나아가 세계 전체로 넓히며, 오늘날의 아시아를 보면 세계가 나아가야 할(또 나아갈 수밖에 없는) 길을 통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론,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가 아닌 개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를 직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스미스는 기자 특유의 방식으로, 한 가지 주제에 관해 지역과 시대를 초월해 사유한다. ‘근대성’에 관한 사유에 관해서는 일본에서 만난 지식인과 중국에서 만난 사업가, 인도의 젊은 학생들과의 대화가 교차한다. “저자와 여행하길 바란다”는 장하준 추천사처럼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이들과 직접 대화하는 기분으로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서문에 앞서 추천사를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교수는 패트릭 스미스의 아시아 분석을 통해 한국이 겪고 있는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갈등과 정체성의 혼란의 원인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하며, "완전한 서구화를 추구하며 '나 홀로 역주행'을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직시하길 촉구한다. 사회문화적 혼란, 가치 판단의 기준에 관한 정체성의 위기에는 “경제학이 아닌” 사회학적 저술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함께 "중국, 인도, 일본이 각각 자국의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아시아의 탈서구 시대를 열어가기를 희망했다.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
돈가스 집에서는 보통 돈가스만 파는 경우가 많다. 그날 야마나시 현에서 발견한 그 집도 그랬다. 그래도 나름대로 역사가 있다. 19세기 말 일본이 서양의 문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유럽 음식이 일본식으로 재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돈가스의 기원을 듣더니 다소 실망한 듯했다.
“이거 지금 우리가 정말 일본식으로 먹고 있는 것 맞아?”
음식이 나오자 옆자리 손님은 우리에게 혹시 젓가락 말고 포크와 나이프가 필요한지 정중하게 물었다.
“여기 진짜 일본 음식점 맞아?”
변호사 친구가 또 물었다.

이런 서구의 시선은 아시아인들에게도 투영되어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저자는 이를 단순히 오리엔탈리즘으로 비판하지 않고, 서구와 아시아를 나누고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 21세기 오늘의 아시아를 편견 없이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근대성을 아시아와 무관한 것으로 보는 습관, 동서양이 만나면서 아시아성은 상실되고 이후 전개된 모든 것은 지워야 할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는 습관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착각
아시아와 서구를 구분하는 일, 한 가지 근대화 모델만을 상정하고 무조건 추종한 일 등이 지난 세기 아시아가 겪은 혼란의 원인이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서구인들을 향해 ‘아시아가 옛날 같지 않다’며 애통해 하지 말자고 청하며(도시 사람들이 시골에 내려가 향수 어린 한탄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보다 서구적인 댄디이면서 일본적인 것의 화신이었던 미시마 유키오의 자살 역시 이런 착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한다. 저자에 따르면 지난 150년은 아시아와 서구가 관계를 맺은 역사이므로 현재의 그림에서 서구의 흔적을 지우려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32-33쪽)

(내 보스턴 친구들처럼) 아시아에서 서구를 지우려 들거나, (캘리컷의 무슬림들처럼) 액자를 움직여 그림의 일부를 가리려고 해서도 안 된다. 특히 내 친구이자 아시아문화평론가인 도널드 리치처럼, 아시아가 옛날 같지 않다고 애통해 하는 일은 정말 하지 말아야 한다. 아시아를 세상의 다른 지역보다 특별히 더 (또는 덜) 애석하게 여겨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미시마 유키오처럼 “보존할 만한 것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미시마는 일본의 이국적인 면을 추구하던 오리엔탈리스트였다. 옹호할 여지가 없는 입장이었는데도 미시마는 이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일본 저널』에 실린 리치와의 인터뷰 직후 자결했다. 1970년대 일본에서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믿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온갖 무의미한 대상에 극단적으로 집착하는 오타쿠 문화 역시 분열된 자아의 징후이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서구를 완전히 따라잡은 1990년대에 등장한 오타쿠는 물질적 근대화의 달성 이후 찾아온 허무주의의 산물이라는 것이다.(93쪽 이하)
이 책이 씌어진 뒤에 일어난 일이지만, 후쿠시마 원자력 사태는 일본의 역설적인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서구적 근대화의 상징)의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서구 어느 나라보다 원자력 발전을 추구한 일본의 모습에서 우리는 맹목적인 서구 따라하기, 근대성 없는 근대화의 끔찍한 귀결을 목격한다.

난징대학살과 문화대혁명
정체성의 혼란은 중국의 현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자신들에게 불어닥친 정체성의 위기를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대처했다. 국가와 당에 의해 필요를 인정받은 역사는 보호하고, 그렇지 못한 기억에 대해서는 삭제를 시도했다. 예를 들어 1937년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이어진 일본에 의한 난징대학살은 보호해야 할 기억이라면, 1966년부터 이후 10년 동안 마오쩌둥의 주도로 이루어진 문화대혁명은 지워야만 하는 기억이다.
1937년 12월 일본군은 난징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3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을 학살했다. 이 사건에 대한 중국인의 트라우마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경악의 현장이고 충격의 장소지요. 우리가 벽을 그렇게 대거 설치한 것은, 입장한 관람객을 고립시켜 압박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일단 안에 들어가면 바깥 세상을 전혀 볼 수 없도록 말이죠.” 2007년 증축한 난징대학살기념관의 설계를 담당한 허장탕의 말에서 ‘사회적 기억’을 강요하는 중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난징과 산터우의 박물관을 나란히 놓고 보면 역사를 마주하는 중국의 고민이 선명히 드러난다. 난징은 피해를 영원히 기억하라고 권한다. (...) 그러나 중국은 특히 자해로 생긴 생채기를 아직도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반 우파투쟁,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천안문항쟁 등 공산화 이후 30여 년에 걸쳐 펼쳐진 이들 사건은 한결 같이 참사였다. 그렇게 수많은 중국인들이 지도자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랐다는 사실은 아직 참회해야 할 죄로 남아 있다. 온갖 전위적인 정치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아직 근대성을 갖추지 못했다.

반면, ‘문혁박물관’의 에피소드에서는 지워야만 하는 기억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문화대혁명에 대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것은 오직 집안문제였을 뿐이니, 외부인은 간섭하지 말라는 식의 반응이었다. 특히 산터우에 건립된 문혁박물관에 대해 중국 정부가 취한 반응(‘중앙정부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을 겁니다. 당이나 당 위원회는 박물관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반응은 앞으로 영원히 없을 거예요.’)은 현재 중국인들이 겪고 있는 기억과 망각의 혼란을 잘 보여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소달구지
일본, 중국과 더불어 세계의 미래를 열어갈 이들로 저자는 인도를 꼽는다. 경제 급부상, IT 기술의 본산지라는 명예와 더불어 깨지지 않는 엄격한 계급제와 종교 문제가 상존하는 인도의 구석구석을 만나며, 전통 문화와 서구적 가치관, 자본주의의 발달이 인도 안에서 어떻게 융합되고 있는지 주목한다.

인도에서 인류의 발전 과정은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발생적이다. 그래서 일본이나 중국처럼 이중적 자아를 취하는 버릇은 찾아볼 수 없다. 다시 말해, 인도는 배타성보다 포용성을 보인다.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는 맨발의 사내는 근대 인도라는 실체에 온전히 참여한 사람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소달구지가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모습을 문화적 불협화음으로 묘사할지 몰라도, 인도인의 정서로는 전혀 이상한 장면이 아니다. 바로 그렇게 이질적 시간이 공존한다.

아시아는 서구의 미래다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에서 저자가 찾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상은 중국 패권주의로 대변되는 아시아의 세기가 아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으로 바뀐 새로운 패권주의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가 서구의 미래인 까닭은, 지난 세기의 극도로 혼란스러운 정체성의 문제를 서서히 극복하고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과 함께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체성이란 스스로 부과하는 것인 동시에 강자가 약자에게 강제하는 것"이라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통찰을 빌려와, 아시아가 탈서구 시대의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새로운 정체성의 문제는 아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이 점점 커짐에 따라 서구가 겪을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이며, 이제 서구는 이분법을 버리고 아시아가 보낸 초대장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의 세기’, 우리는 무엇을 볼 것인가?
오늘날 아시아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서구에 대한 원한(르상티망)을 해소하고 정체성과 역사를 재확립하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아시아, 새로운 아시아가 우리 눈앞에 등장하는 중이다. 엄청난 속도로 팽창 중인 중국,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일본, 거대한 잠재성을 지닌 인도의 등장은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와 트라우마 없는 새 출발을 예고한다. 오타쿠 문화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중국이 세계에 대해 발언권을 점차 키워가는 현실은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가 곧 등장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에 대한 일본의 대응으로 쏠린 전 세계의 이목도 곧 등장할 ‘있는 그대로의 아시아’에 대한 기다림과 불안의 표식일지도 모른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어 물질세계를 꾸준히, 가차 없이 정복하는 것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우월성을 증명하는 길이었다. 이것이 산업자본주의가 전 지구로 확장되는 동안 서구가 아시아에 가르쳐준 요령이었다. 그리고 한국 사회도 그 방법을 착실히 학습했다. 오로지 물질적인 발명과 발견만이 ‘발전’하거나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것은 심각한 오해였다. 물질적 발전이 ‘사회 발전’의 유일한 척도가 될 수는 없다. 더욱이 이 책의 추천사에서 밝힌 장하준의 말처럼 “지금 한국 사회가 추구하는 서구화는 일반적인 의미의 서구 지향도 아니다. 오직 미국을 모방하는 미국화이다. 그나마 이마저도 미국 역사에 관한 진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극히 편협하게 해석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다.” 4대강 사업과 MB노믹스라는 정체불명의 괴물과 마주한 대한민국에, 이 책은 과연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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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일본을 보자"라는 말은 이 책의 출발점이다. 흔히 서구의 사람들은 현재에도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공통점, 세계화 시...
    "진짜 일본을 보자"라는 말은 이 책의 출발점이다. 흔히 서구의 사람들은 현재에도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공통점, 세계화 시대를 사는 공통점은 무시하고 서구의 모습을 삭제한 뒤의 아시아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모습만이 아시아의 것이며 현재 향유하는 아시아의 모습은 모방이라 보는 것이다. "아시아는 스스로 자극요소를 생성하기보다는 여전히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극에 반응하고 있었다."는 저자의 경험은 마치 다른 서구인처럼 아시아를 보는 것 같으나, 홍콩에서 오래 일한 일본 전문가로서 아시아를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은 이 책은 도처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아시아학에서 중요한 진보를 의미한다. 현재까지도 서구적인 요소는 모두 삭제한 채로 아시아를 관찰하는 시각이 서구인의 지배적 관점이며, 이것은 학자이든 전문가이든 일반인이든 마찬가지이다. 아시아 현대화의 가장 후발주자인 중국의 현황을 살펴 보면, 우리도 서구처럼 할 수 있다는 과시형의 모순된 행태를 드러낸다. 전통을 버려 우월감을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 스미스 씨는 이것은 중국의 이행단계의 하나에 불과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인구라는 측면에서 인도와 중국의 합성어인 친디아(Chindia)라는 말은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비공식 통계의 관점에서) 두 나라의 발흥이 앞으로 50년 뒤, 100년 뒤를 좌우할 것이라 평가해도 그다지 무리는 없어 보인다. 초기에 아시아 각국은 서구의 문화와 기술에 맹종/추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다음 발전을 위한 과도기적에 불과하다. 미국인들 중에도 한국인, 중국인을 보면 과거의 역사적 생활 양식이나 복식, 구관습만이 당신들의 모습이고, 코카콜라를 들거나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들고 입거나 서구의 주거 양식 또는 빌딩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 그것은 한국이나 중국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인의 경우에도 선진국민으로서 대우하기는 하나 기모노나 사무라이의 모습에 덧입혀 자신들의 것을 입고 먹고 향유한다고 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 위와 같이 서구의 렌즈에서 해석되어 온 아시아인들은 정작 어떻게 자신을 바라볼까? 저자의 분석은 주로 일본, 중국, 인도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다. 인도와 중국이 추구해 온 서구화와, 인도가 추구해 온 서구화는 상당히 차이점을 내포한다. 주로 근현대사와 문화적 흐름을 집중적으로 추적하면서, 저자는 문물이 서구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다시 아시아 각국으로 흘러들어간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1980년대 일본이 서구와 대등한 경제력과 위상을 갖추어 나가면서 일본의 문화 또한 독자적인 모습을 과시하던 것도 사실이다. 비교적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로 동아시아의 두 나라와 인도의 모습을 관찰하고 분석한 저자는 서구 없는 아시아의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물론 질문에 대한 대답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그러나 그 분석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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