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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2: 약속된 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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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쪽 | A5
ISBN-10 : 8954613373
ISBN-13 : 9788954613378
언더그라운드. 2: 약속된 장소에서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이영미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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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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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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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통찰력과 색다른 시각이 빛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터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심층 인터뷰집 『언더그라운드』제2권 ‘약속된 장소에서’편. <문예춘추>에 ‘포스트 언더그라운드’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언더그라운드>의 후속작이다. 1995년 3월 20일 아침, 도쿄의 지하철 구내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12명의 사망자와 5천여 명의 부상자를 낸 옴진리교 사건. 이 책은 옴진리교 사건으로 크게 알려진 지하철 사린사건의 8명의 옴진리교 신자 및 옛 신자, 그리고 저명한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와의 두 차례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과정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통찰력 빛나는 질문이 이어지며, 객관적인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가 아니면 가해자라는 도식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1982년 첫 장편소설 『양을 둘러싼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하였다. 1987년에 『상실의 시대』를 발표, 일본에서만 약 430만 부가 팔리며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켰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어둠의 저편』 『렉싱턴의 유령』 『도쿄 기담집』 『먼 북소리』 『슬픈 외국어』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목차

머리말

인터뷰
가노 히로유키
하무라 아키오
데라하타 다몬
마스타니 하지메
간다 미유키
호소이 신이치
이와쿠라 하루미
다카하시 히데토시

가와이 하야오 씨와의 대담
'언더그라운드'와 관련하여
'악'을 품고 살아가다

후기

책 속으로

컬트 종교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딱히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나 여러분 주변에 살아가는 보통 (혹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보통 이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좀더 성실하게 매사를 깊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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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종교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딱히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나 여러분 주변에 살아가는 보통 (혹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보통 이상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좀더 성실하게 매사를 깊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음에 조금은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주위 사람들과 원만하게 소통할 수 없어서 약간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위험성을 내포한 컬트 종교 사이에 가로놓인 한 장의 벽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얇을지도 모른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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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이곳은 내가 잠들었을 때 약속된 장소다 1995년 3월 20일 아침,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의 범인들 평온과 안식을 찾던 그들은 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는가? <문예춘추>에 ‘포스트 언더그라운드’라는 제목으...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이곳은 내가 잠들었을 때 약속된 장소다

1995년 3월 20일 아침,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옴진리교의 범인들
평온과 안식을 찾던 그들은 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는가?

<문예춘추>에 ‘포스트 언더그라운드’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언더그라운드』의 후속작.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은 전작에 이어 가해자인 옴진리교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및 저명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와의 대담을 통해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어둠을 조명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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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언더그라운드』를 읽지 않았더라면 하루키 에세이를 전혀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에세이뿐만 아니라 내가 유일하게 읽...
     『언더그라운드』를 읽지 않았더라면 하루키 에세이를 전혀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에세이뿐만 아니라 내가 유일하게 읽었던『상실의 시대』와『1Q84』이외의 소설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1995년 일본 지하철에서 일어난 독극물 테러 사건의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담담하면서도 묵직하게 담은『언더그라운드』는 저자가 기록한 것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그렇게 똑같은 형식의 인터뷰를 끈질기게 했는지,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보아야 할 진실은 무엇인지를 책의 말미에서 느끼게 되자 그제야 저자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기에『언더그라운드』에 실린 피해자들의 인터뷰만으로 그 사건의 진실을 온전히 알 수는 없었다. 왜 그런 사건을 일으켰는지 당사자들은 만날 수가 없었기에 옴 진리교에 몸담거나 몸담았던 사람들에게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내심 궁금했지만 책을 덮고 나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들이 몸담았던 종교, 그 안에서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지만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들을 만날 수 없었기에 큰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었다. 일반인에게 테러를 행한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옴 진리교를 보자면 평범한 집단으로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릇된 생각을 가진 몇몇이 일으킨 사건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 뼈저리게 느낄 만큼 모순을 간직하고 있던 집단과 그 안의 사람들. 타인의 아픈 마음을 잘못된 방법으로 끌어 모으고 제대로 안아주지 못했던 우두머리와 넓게는 무관심이 팽배한 현대사회의 문제점의 결과이기도 했다.

     

      이미 사건을 일어났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고통 중에 있으며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았지만 그것으로 용서받을 수 있을까? 어떤 이유에서든 타인에게 행하는 무차별적인 테러는 절대 일어나서 안 되는 일이다.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지나쳐 버린다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 저자는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두 권의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진실을 알리려 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과 예방책이 서투름에 안타까워했다. 그런 고질적인 문제를 우리나라도 안고 있고 성격이 다르지만 굵직한 인명사고로 인한 폐해는 여전해서 지켜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모든 진실을 회피하고만 싶어진다. 오래전에 읽은 책임에도 왜 하필 이런 시기에 이 책에 대한 내용을 남기는지 나로써도 괴롭고 이해가 가질 않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귀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영정 앞에 꽃 한 송이 놓지 못한 마음을 풀 길이 없어 이러는 건지, 타국에서 일어난 비극에 애도하기보다 비난하기 바빴던 마음이 부끄러워서인지 모르겠으나 타인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하면 너무 뻔뻔한 걸까? 그 타인이 행위만 하지 않았지 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무거워진다.

     

      이 두 권의 책이 하루키 문학의 일대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하지만 하루키 소설과 에세이를 뒤죽박죽 읽어서인지 정확한 흐름을 짚어 내지는 못하겠다. 그러나『1Q84』에 이 사건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언더그라운드』를 통해 알게 되었다.『1Q84』에 등장하는 그릇된 종교집단을 통해 이 사건을 조금이나마 마주보게 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소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실적인 허구를 통해 우리가 마주봐야 할 현실세계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 과정에 이 책이 발판이 되었고 이 사건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세월호 참사가 그렇듯, 쉽게 망각하고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잊힘. 그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약속이 온전히 지켜져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철저한 규명과 대책이 강구되어 그들의 희생이 얼마나 아픈 것인지를 오래 기억해야 한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가스미가세키역의 5개 전동차 안에서 독가스가 살포되어 5,500여명이 눈과 코에서 피를 ...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가스미가세키역의 5개 전동차 안에서 독가스가 살포되어 5,500여명이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등 심각한 중독현상을 일으켰고, 이 중 12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 다량 살상을 노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는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간부 및 신자 29명이 살인 및 살인미수 협의로 기소되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

    사건이 일어난 지 이 년 후에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하철 사린 사건의 피해자 및 유족의 증언을 엮은 <<언더그라운드>> 책을 발표했는데, '시점이 일방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자, 저자는 '옴진리교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고, 이에 '옴진리교 측'을 정면으로 다룬 인터뷰 형식을 취한 언더그라운드 2 <<약속된 장소에서>>를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옴진리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사린 사건이 발생하면서였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적은 내가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할 자격은 없지만, 우리나라 정명석 사건이나 옴진리교 등의 사건을 볼 때, 종교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더욱 커져만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 가족 이외에 누군가 자신을 지탱해줄 수 있는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 인터뷰에 응했던 옴진리교의 신자들의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현실에 대한 불만,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 등으로 인해 옴진리교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과의 불화, 사회와의 고립, 현실에 대한 불만족 등은 옴진리교에 입회 후 사라지게 되었는데, 그들은 현세와의 분리에서 오는 안도감, 그로인한 교주에 대한 믿음으로 인해 맹신이 생긴 것은 아니었나 싶다.

    교주의 섹스 요구에도 심오하다라고 생각했다는 교인의 이야기는 종교에 대한 맹목적 맹신으로 인한 이성적인 판단조차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 그렇지만 윗사람들은 아사하라가 여성 사마나와 성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걸 알았던 거군요.

     

    오래된 사,이다 씨나 이시이 히사코 씨가 그런 일이 있다고 말해줬고, "나도 옛날에 했었다"고 했어요. 그게 좋다거나 나쁘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죠. '와, 탄트라는 정말 심오하구나'하는 생각박에 안 들었어요. 감탄했죠. (본문 222p)

     

    <<약속된 장소에서>>는 옴진리교의 가해자 측을 인터뷰를 통해서 사린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했는데, 사실 인터뷰에 응했던 신도들은 사린 사건과는 무방한 인물들이었고, 어린시절의 가정환경이나 입회하게 된 배경, 그리고 입회 후 활동한 내용을 주로 수록하고 있어, 옴진리교가 변화되어 가는 과정이나 사건을 일으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속시원하게 알 수 없었다. 대부분의 신도들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고 있으나, 그 정확한 사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의 가해자 측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어패가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은 순수하게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인한 종교가 필요했던 것이고, 자신에게 편안함과 안도감, 현세에서 있었던 의구심을 풀어주었던 종교에 맹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사린 사건은 사회에서 더 큰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고, 현세로 돌아와서도 적응할 수 없는 걸림돌이 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신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옴진리교는 사린 사건을 일으킨 범죄 조직이 아니었다. 옴진리교는 여전히 현세와의 고립된 이들에 대한 울타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어떻게 질책할 수 있을까?

    옴진리교에서 나와 빵집을 열고 사회 속으로 흡수되고자 하는 이에 대한 사회의 적개심은 결코 이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럼 판단은 마지막까지 유보하겠다는 뜻입니까?

     

    물론 했을 가능성이 제로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딱 잘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거죠. 좀더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진심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본문 171p)

     

    그런데도 경찰은 지금도 여전히 가게 앞에 지키고 서 있어요. 그리고 평소 못 보던 사람이 가게에 들어오려고 하면 불심검문을 해요. "여기는 옴진리교에서 하는 가게예요."라고 말하는 모양이에요.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경찰도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표시를 내야 해서가 아닐까요. (본문 167,169p)

     

    이들은 가해자가 아니다. 그저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한 옴진리교에 가입한 자들이다.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책의 의도와는 좀 상반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나 이들도 피해자일 뿐이다.

    마음의 안식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용한 종교단체의 이런 변질된 폭력사태와 불법 사건 사고는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도 농후하다. 이 또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해결해야 할 부분은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의도와는 좀 다른 내용으로 수록된 이야기였지만, 현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동떨어진 그들에 대한 문제점은 충분히 제기하고 있다 봐야할 것이다.

  •     1995년 옴진리교 신자들이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린가스를 터뜨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후...
     
     
    1995년 옴진리교 신자들이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린가스를 터뜨렸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사망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엽기적인 일을 벌인 옴진리교는 어떤 단체일까..?
    예전 백백교처럼 미친 광신도들일까..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테러를 펼친 그 신도들을 양산한 옴진리교란 어떤 것인가.
    그래서, 읽었다.
    옴진리교 신자들을 인터뷰한 '언더그라운드2-약속된 장소에서'
     
     
     
     
     
     
    모순이다.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남들과 달리 좀 더 예민하고 자기중심적이었다는 거 빼곤.
    그들의 인터뷰에서 별난 느낌은 못받았다.
    대신..
    단체 속에 들어갔을 때 단체의 광기에 쉽게 순응하는 일본이란 나라의 특수성 정도가 다를 뿐이다.
    단지, 병을 고치기 위해서, 정신을 수양하기 위해서,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란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이유들로 옴진리교에 입신했다.
    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왜 다들 끌려다녔을까..?
    의문이 생기면 그들을 답한다.
    당연히 여겼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옴진리교 신자였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 밀려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에 대해 그들도 어느 정도는 감내하는 것도 같다.
    그러나 정작 그 옴진리교에 대한 신념만은 변하지 않았다.
    옴진리교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사하라가 나쁜 것이었으며, 사린사건 자체가 일어나선 안될 일이었다는 것이다.
    옴진리교에 대한 믿음은 대단했다.
    그게, 실은, 더 불쾌했다.
    누군가가 개인의 사정으로 어떠한 종교나 단체에 몰입할 수 있을 때 그 종교나 단체는 힘을 얻는다.
    권력이 생긴다.
    그것이 광기로 진행되지 않기만을 바래야 하는 건가.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음이, 섬짓하게 만든다.
     
     
    언듯언듯 1Q84의 분위기가 나는 걸 보면
    하루키는 이들의 인터뷰를 하며 정확하게 다음 작품의 분위기를 습득했다.
    소설로 읽었던 그 황당함이, 그저 픽션으로서가 아니라 '어쩌면..'이란 가정을 갖는다는 것이, 무섭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잔인한 종족, 인간.
    엄청난 성과를 거머쥐고 지구의 주인이 되었으나, 어쩌면 그 힘으로 스스로 몰락할지도 모를.
    무섭게도 잔인하고 독하며, 그만큼 나약한, 주인, 인간,이다.
     
     
    이젠, 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는 책을 좀, 읽어야 할텐데..
     
     
     
  •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가스미가세키역의 5개 전동차 안에서 독가스가 살포되어 5,500여명이 눈과 코에서 피를 ...
    1995년 3월 20일 오전 8시경, 가스미가세키역의 5개 전동차 안에서 독가스가 살포되어 5,500여명이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등 심각한 중독현상을 일으켰고, 이 중 12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 다량 살상을 노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는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간부 및 신자 29명이 살인 및 살인미수 협의로 기소되었다. (출처: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발췌)
    사건이 일어난 지 이 년 후에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하철 사린 사건의 피해자 및 유족의 증언을 엮은 <<언더그라운드>> 책을 발표했는데, '시점이 일방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자, 저자는 '옴진리교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고, 이에 '옴진리교 측'을 정면으로 다룬 인터뷰 형식을 취한 언더그라운드 2 <<약속된 장소에서>>를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옴진리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사린 사건이 발생하면서였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적은 내가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할 자격은 없지만, 우리나라 정명석 사건이나 옴진리교 등의 사건을 볼 때, 종교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더욱 커져만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 가족 이외에 누군가 자신을 지탱해줄 수 있는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 인터뷰에 응했던 옴진리교의 신자들의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현실에 대한 불만,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 등으로 인해 옴진리교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과의 불화, 사회와의 고립, 현실에 대한 불만족 등은 옴진리교에 입회 후 사라지게 되었는데, 그들은 현세와의 분리에서 오는 안도감, 그로인한 교주에 대한 믿음으로 인해 맹신이 생긴 것은 아니었나 싶다.
    교주의 섹스 요구에도 심오하다라고 생각했다는 교인의 이야기는 종교에 대한 맹목적 맹신으로 인한 이성적인 판단조차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 그렇지만 윗사람들은 아사하라가 여성 사마나와 성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걸 알았던 거군요.
     
    오래된 사,이다 씨나 이시이 히사코 씨가 그런 일이 있다고 말해줬고, "나도 옛날에 했었다"고 했어요. 그게 좋다거나 나쁘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죠. '와, 탄트라는 정말 심오하구나'하는 생각박에 안 들었어요. 감탄했죠. (본문 222p)
     
    <<약속된 장소에서>>는 옴진리교의 가해자 측을 인터뷰를 통해서 사린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했는데, 사실 인터뷰에 응했던 신도들은 사린 사건과는 무방한 인물들이었고, 어린시절의 가정환경이나 입회하게 된 배경, 그리고 입회 후 활동한 내용을 주로 수록하고 있어, 옴진리교가 변화되어 가는 과정이나 사건을 일으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속시원하게 알 수 없었다. 대부분의 신도들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고 있으나, 그 정확한 사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의 가해자 측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어패가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은 순수하게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인한 종교가 필요했던 것이고, 자신에게 편안함과 안도감, 현세에서 있었던 의구심을 풀어주었던 종교에 맹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사린 사건은 사회에서 더 큰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고, 현세로 돌아와서도 적응할 수 없는 걸림돌이 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신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옴진리교는 사린 사건을 일으킨 범죄 조직이 아니었다. 옴진리교는 여전히 현세와의 고립된 이들에 대한 울타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어떻게 질책할 수 있을까?
    옴진리교에서 나와 빵집을 열고 사회 속으로 흡수되고자 하는 이에 대한 사회의 적개심은 결코 이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럼 판단은 마지막까지 유보하겠다는 뜻입니까?
     
    물론 했을 가능성이 제로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지금 단계에서 딱 잘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거죠. 좀더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진심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본문 171p)
     
    그런데도 경찰은 지금도 여전히 가게 앞에 지키고 서 있어요. 그리고 평소 못 보던 사람이 가게에 들어오려고 하면 불심검문을 해요. "여기는 옴진리교에서 하는 가게예요."라고 말하는 모양이에요.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경찰도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표시를 내야 해서가 아닐까요. (본문 167,169p)
     
    이들은 가해자가 아니다. 그저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한 옴진리교에 가입한 자들이다.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책의 의도와는 좀 상반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나 이들도 피해자일 뿐이다.
    마음의 안식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용한 종교단체의 이런 변질된 폭력사태와 불법 사건 사고는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너무도 농후하다. 이 또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해결해야 할 부분은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의도와는 좀 다른 내용으로 수록된 이야기였지만, 현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동떨어진 그들에 대한 문제점은 충분히 제기하고 있다 봐야할 것이다.
  • 언더그라운드 | ly**24 | 2010.12.2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픽션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 제일 공감되고, 와 닿는 책.. 그의 논픽션 <언더그라운드>이다.. 그가 왜...
    픽션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 제일 공감되고, 와 닿는 책.. 그의 논픽션 <언더그라운드>이다..
    그가 왜 1Q84에서 사이비 종교 교단을 소재로 등장시켰는지 알 것 같고, 왜 이 작품의 제목을 '언더그라운드'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단지 지하철 사건에 대한 책이라서가 아니라,
    이 작가가 늘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세상의, 사회의, '우리 의식의 underground,
    혹은 집단기억으로서 상징적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를 순수한 위험 그 자체의 모습'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1995년 3월 20일 출근시간, 일본 지하철의 몇 개 노선에서
    사린(Sarin: 액체와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독성이 매우 강한 화합물로, 주로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킨다.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노출될 경우 몇 분 만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이 살포된다.
    액체 상태로 비닐에 담겨 있던 사린은, 옴진리교 광신도들에 의해서 미리 갈아 뾰족하게 만든 우산 끝으로 낸 구멍으로 지하철 차량 안으로 새어 나오고
    기화된 사린 가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고 혹은 목숨을 잃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우연히 이 사건 피해자의 인터뷰 기사를 잡지에서 읽고,
    비로소 진지하게 이 사건과 피해자들, 그리고 그의 조국인 일본이라는 나라, 그 사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사건의 피해자들(<언더그라운드>)과 가해자측(<언더그라운드2>: 옴진리교 신자거나 신자였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편집없이 그대로 담은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사상(교의; 내가 특히 놀랐던 건,
    포아 - Phowa, 본래는 '죽음에 임해서 그 영혼이 높은 세계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는 티베트 불교 용어이나,
    옴진리교에서는 영혼을 높은 세계로 전생시키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그 생명을 빼앗아도 된다는 '살인 정당화 교의'를 의미한다-라는 것이다.)을
    맹신하고, '선은 악을 구축한다'는 말을 증명이나 하는 것처럼
    자신들이 믿고 추구하는 선을 위해서는 어떠한 폭력과 희생도 서슴지 않는 모습은,
    단지 지탄이나 처벌만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옴진리교 신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마음의 평화'라고 한다.
    주위에서 평범하게 열심히 살던 보통 사람들의 삶이 무너지고 끝이나도 '그건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아, 이건 '세상의 모든 것은 내 탓이오'라는 '호오포노포노'와 너무 대조적이다.
    정말 열반의 경지에 들면 이렇게 동요가 전혀 없이 살게 되는 걸까?
    그렇다면 차라리 인생의 온갖 풍파에 시달리고 아파해도 인간은 영원히 열반에 들지 않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기뻐하며 '네 일'이 '내 일'이기도 한 그런 세상이 훨씬 인간답고 아름다운 세상일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상식적이지 못한 교의를, 일련의 끔찍한 폭력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단순히 그들의 개인사가 불행해서, 현실에 만족할 수 없는 그들의 성향 때문이라고 일축해버려서는 안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은 그들의 개인적 요인도 있겠지만,
    그 밑바탕에 우리 사회가 함께 앓고 있는 '바이러스'와 같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그들의 그런 삶은 우리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싫든 좋든 우리와 함께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는 이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폭력이나 '묻지마 범죄'들을 들여다 보면,
    그 사회에 내재하는 모순과 약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어떤 사건이든 그 피해자들과 그 사건에서 안전했던 사람들의 간극은 분명히 있다.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직접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맛본 괴로움을 정말로 알 수 있을 리 없다'라고 느낄 것이고, 사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정말 사람은 그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멈추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끊어버린다면, 우리는 그 이상 어디로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 뒤에 남는 건 하나의 도그마밖에 없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모든 개개인의 문제를 온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줄 수도 없다.
    어차피 삶은 개인의 선택이고 책임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대비할 수 없는 이런 식의 폭력이다.
    내 삶이라 해도 온전히 나 혼자만의 의지대로 결정되지 않는다.
    억울하고 비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이유없이 아무 예고없이, 알지도 못하는 불가항력의 요인에 의해
    내 삶이 휘청거릴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삶은 역시 내 몫일 뿐이다. 내 선택이지만 온전히 내 선택일 수 없는 것, 말장난 같지만 이런 게 우리의 삶이다.
     
    많은 사건의 피해자들도 지금 묵묵히, 또는 처절하게 자신에게 남겨진 몫을 부둥켜 안고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영문도 모르고 죽음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만 그런 사건입니다.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바닥 모를 공포의 체험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사린의 공포, 그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언어화된 적이 없었습니다. 미증유의 사건이지요.
    그 때문에 피해자들도 진정한 의미에서 그 당신의 공포를 아직 언어화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적절하게 언어화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체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자신의 느낌을 언어로 바꾸는, 즉 의식화하는 회로가 형성되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눌러버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의식적으로 눌러도 신체는 자연스럽게 반응해버립니다. 그것이 '신체화'입니다.)
    가끔은 그들을 바라보는 것조차 버거워서, 너무 아파서 차라리 잊고 외면해버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비겁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또 다른 이런 사건, 비극을 양산해내지 않는 데 도움이 되는 지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가, 사건의 범인을 잡아서 그에게 어떠한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는 소식을 접해도 속이 후련해지기보다는 더 가슴이 답답해지는 건,
    그것이 당연하고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은 알지만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최후의 한 사람이 잡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마땅한데도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몸에서 힘이 쪽 빠져버리는 듯한 허무감이 들 뿐이었다...
    기쁨 같은 감정은 전혀 일지 않았다.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허무감과 아릿한 통증이 위벽을 긁는 산처럼 은밀히 솟구쳐 오를 뿐이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문명 안에서 왜 인간은 점점 소외되어 가고, 왜 인간의 영혼은 점점 삭막해져 가는걸까.
    가슴 속이 메말라갈수록 우리의 갈증은 커져만 가고 우리는 그 무엇에든 마음을 의지하려고 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종교에서 구원을 찾는다. 그러나 만일 종교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힌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디서 구원을 찾아야 할까?)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이런 조류를 이용해서 자신의 사사로운 목적을 추구하기도 하고,
    우리는 그것이 나의 꿈인양 착각하며 맹목적으로 투신하기도 한다.
    (당신은 누군가(무언가)에게 자아의 일정한 부분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어떤 제도=시스템에 인격의 일부를 맡기고 있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제도는 언젠가 당신을 향해 어떤 '광기'를 요구하지 않을까?
    당신의 '자율적 파워 프로세스'는 올바른 내적 합의점에 도달해 있는가?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이야기는 정말로 당신의 이야기일까?
    당신이 꾸고 있는 꿈은 정말로 당신 자신의 꿈일까? 그것은 언제 어떤 악몽으로 변해버릴지 모르는 누군가의 꿈이 아닐까?).
     
    고된 작업이었지만, 이렇게 어떤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취재해 실어놓은 책 한 권으로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악을 넘어선 수위의 사건들을 접하기를 반복하면서 무뎌질대로 무뎌진 우리의 가슴이,
    뉴스로가 아니라 한 권의 책으로, 어떤 분석이나 해설, 평가가 아니라 솔직담백한 그들-바로 우리의 이웃-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좀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하게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이 지긋지긋하다고 고개 돌릴 수가 없다는 것,
    바로 내가 살아가는, 내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아픔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충격과 가슴아픔이, 이 고민과 자각이 내 안에서도,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 안에서도 오래오래 사라지지 않고
    드디어는 하나로 모아져서, 세상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시스템(고도관리사회)은 거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간은 고통을 느끼게끔 개조한다.
    스스템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질병'이며, 적합하게 만드는 것은 '치료'다.
    이렇게 해서 개인은 자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파워 프로세스를 파괴당하고, 시스템이 강요하는 타율적 파워 프로세스에 포함되었다.
    자율적 파워 프로세스를 갈구하는 것은 시스템 내에서는 하나의 '질병'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미국의 연쇄폭탄 테러범인 유나바머가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논문의 내용이다.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다.
    우리는 종종 '다르다'와 '틀리다'를 동의어로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다름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서 세상을 향해 폭력으로 대응한다면 나는 스스로 내가 다름이 아니라 틀렸음을 증명하고 마는 것이다.
    또한, 하루키가 지적했듯이, '개인의 자율적 파워 프로세스'라는 것은 본래 '타율적 파워 프로세스'의 거울상으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자율적 파워 프로세스'라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뿐인 것이다.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 또한 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세상과 내가 다르지 않다.
    내 자율적 파워 프로세스는 결국 세상의 타율적 파워 프로세스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단,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억이다.
    때로 우리가 자기 자신의 기억을 얼마나 기묘하고 이상한 방법으로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도 적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말했듯이 "인간의 기억이란 어디까지나 사건의 '개인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억이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는 때로 하나의 체험을 알기 쉽게 개편한다. 불편한 부분은 생략하고 앞뒤를 거꾸로 뒤집는다.
    선명하지 않은 부분을 보완한다. 자신의 기억과 타자의 기억을 혼동하고 필요에 따라 바꿔넣는다.
    그런 작업을 우리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만다.
    -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에, 또한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인간이란, 인생이란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면 각자 이렇게나 심오한 것이구나 하고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덨다.
    그 깊이에 적지 않은 감동마저 받았다.
     
    - 그런데 마쓰모토(아사하라 쇼코: 옴진리교 교주)가 하는 건 간단히 말하면 '자기'와 '번뇌'의 동일화입니다. 에고를 없애려면 자기도 함께 없애라고 하니까요. 인간은 결국 '자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토록 괴로운 것이니, 그 '자기'를 버리면 눈부시게 빛나는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 그런데 이 말은 불교의 가르침과는 전혀 다릅니다. 일종의 가치전도죠. 자기란 찾아내야 할 대상이지, 버려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자기가 사라지면, 사람은 무차별 살인이나 테러에더 무감각해져버리죠. 결국 옴진리교가 한 일은 번뇌의 근원적 해결을 마련해주기보다는, 자기를 버리고 시키는 대로 순종할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이비종교가 이렇다. 참된 종교라면 진정한 자아를 찾게 도와주고, 자신이 소중하듯 이 세상의 모두가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또한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기를 찾아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 개중에는 옴진리교의 경험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신문 보도조차 안 보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는 신문이고 뉴스고 아무것도 안 봅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겠죠. 그렇게 행동하면 또다시 똑같은 잘못을 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틀린 시험문제와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끝까지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에도 또 똑같은 곳에서 실수를 저지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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