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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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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쪽 | 규격外
ISBN-10 : 8993824843
ISBN-13 : 9788993824841
사일런스(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존 케이지 | 역자 나현영 | 출판사 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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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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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깨끗하고 좋아요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1805***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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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잘읽을게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3점 kacro5***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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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는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판권을 계약했던 존 케이지의 《Silence: Lectures And Writing, 50th Anniversary Edition》의 완역본이다. 《사일런스》는 존 케이지의 본격적인 첫 저작물로, 1940년대 이래?무정형성의 음악?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던 그의 철학적, 예술적 토대를 접할 수 있는 글을 모은 책이다. 원문은 명쾌했지만 때로 난해했기에 충실한 번역을 위해 오랜 시간이 소진되었고, 비로소 우리는 존 케이지 예술론의 정수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저자소개

저자 : 존 케이지
저자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는 1912년 9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퍼모나 대학에 다니다 교과 과정에 반발한 그는 1년 후 대학을 떠나 1930년대 미국의 전위 음악 권위자 헨리 카웰을, 이어 무조 음악과 12음 기법의 선구자 아놀드 쇤베르크를 만난다. 케이지는 쇤베르크의 가장 흥미로운 미국인 제자였고 그로부터 ‘작곡가라기보다 천재적 발명가’라 불렸다. 작곡가 생활 초기 케이지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에서 음높이 없는 타악기 음악을 작곡해 새로운 ‘소우주-대우주적’ 리듬 구조를 만들어냈다. 또 다른 혁신은 ‘프리페어드 피아노’의 발명이다. 1940년 발명된 이 악기는 그랜드 피아노의 현 위에 나사나 볼트, 틈 마개 등의 이물질을 부착해 음높이가 불확정적인 타악기로 바꾼 것이다. 무용가 머스 커닝엄과의 공동 작업도 1940년대에 시작되었다. 한편 1936년 시애틀에서 낸시 윌슨 로스의 강연 〈선불교와 다다이즘〉을 듣게 된 케이지는 선 사상에 눈을 뜨고, 뉴욕으로 떠나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에게서 동양 예술과 철학을 소개받고 음악관이 뒤바뀐다. 그리고 1949년 뉴욕 예술가 클럽에서 〈무에 관한 강연〉을, 1년 후 〈유에 관한 강연〉을 한다. ?“나는 할 말이 없고 할 말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으며 이것이 내게 필요한 시다.”(〈무에 관한 강연〉 중) ? 1950년 갓 출간된 《주역(周易)》의 최초 영문판을 접한 케이지는 음높이와 소리를 모두 배제하고, 《주역》으로 음길이만을 결정해 곡을 쓴다. 바로 「4분 33초」다. 1952년 8월 29일, 역시 뉴욕에서, 케이지의 탁월한 해석자 데이비드 튜더는 4분 33초 동안 피아노 앞에 앉아 이 곡을 연주했다. 그 해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스즈키 다이세쓰의 강의를 듣게 된 케이지는 선 사상을 심도 있게 연구해간 한편, 1956년부터 1960년까지 뉴욕의 뉴스쿨 대학교에서 실험 음악 작곡을 가르쳤다. 그곳에서 그에게 배운 이들이 바로 플럭서스 운동을 이끈 개념예술의 선구자들이다. 1958년 5월 15일, 케이지의 친구들은 뉴욕 타운 홀에서 열린 그의 25주년 기념 연주회에 참석했다. 약 1천 명의 청중이 모였고, 몇 달 후 케이지와 튜더는 다름슈타트 국제 하계 현대 음악제에 초대되었다. 케이지는 유럽 음악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현대 음악계 바깥에서까지 주목을 받았다. 1959년 1월 이탈리아 퀴즈 쇼에 출연한 그는 버섯과 관련된 퀴즈를 맞혀 상금을 받았고, 또한 이곳에서 「베네치아의 소리」와 「워터 워크」를 공연했다. 1960년 1월에는 게리 무어가 진행하는 미국 텔레비전 쇼에 ‘오늘날 음악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로 출연해 「워터 워크」를 한 번 더 공연했다. 같은 시기 케이지는 웨슬리언 대학교 고등 연구 센터의 수업을 맡게 된다. 그리고 1961년 10월, 웨슬리언 대학교 출판부에서 《사일런스》가 출간된다. 세계 각국에서 50만 부가 팔린 《사일런스》는 케이지가 음악에 관해 발언한 최상의 진술이다. 그러나 그는 이 책을, 이렇게 연다. “곡 하나를 쓴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Nothing is accomplished by writing a piece of music).”

역자 : 나현영
역자 나현영은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사야 벌린의 《낭만주의의 뿌리》(공역), 스티브 풀러의 《쿤/포퍼 논쟁》, 데이비드 뱃스톤의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팀 보울러의 《블러드 차일드》, 로버트 베번의 《집단 기억의 파괴》 등을 옮겼다.

목차

출간 50주년 기념판 서문 / ix
서문 / xxxiii
선언 / xxxvii
음악의 미래: 크레도 / 3
실험 음악 / 7
실험 음악: 법요 / 14
프로세스로서의 작곡 / 20
I. 변화 / 20
II. 불확정성 / 42
III. 소통 / 49
작곡법 / 67
「주역 음악」과 「상상의 풍경 4번」에 사용된 작곡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 67
「피아노를 위한 음악 21~52」에 사용된 작곡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 71
현대 음악의 전조 / 74
미국 실험 음악의 역사 / 81
에릭 사티 / 92
에드가 바레즈 / 101
무용에 관한 네 편의 소고 / 105
목표: 새로운 음악, 새로운 무용 / 106
우아함과 명료함 / 108
오늘날…… / 114
음악과 무용에 관한 2장의 지면과 122개의 단어 / 117
로버트 라우셴버그, 예술가와 그의 작품에 관해 / 119
무에 관한 강연 / 133
유에 관한 강연 / 158
한 명의 화자를 위한 45분 / 181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 / 231
불확정성 / 316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현장 안내서 / 333
해설 / xxxix 옮긴이의 글 / xliii 각주 / xlvii 찾아보기 / liii

책 속으로

30p 케이지는 플레밍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침대에 누워 벨 소리의 패턴에 귀 기울이며 그 소리를 내 사고와 꿈에 섞었네. 덕분에 푹 잘 수 있었지.?개인적으로 나는 케이지가 촉구한 대로 연주회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즐기며 그것이 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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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p
케이지는 플레밍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침대에 누워 벨 소리의 패턴에 귀 기울이며 그 소리를 내 사고와 꿈에 섞었네. 덕분에 푹 잘 수 있었지.?개인적으로 나는 케이지가 촉구한 대로 연주회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즐기며 그것이 현대 음악 작품을 망치지 않게 하려 애썼으나,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계속해서 케이지에게 돌아가게 만드는 이유기도 하다. 조금만 더 진화하거나 느긋해져 아기의 울음소리도, 화재 경보도 즐길 수 있다면 케이지가 늘 그래 보이듯 삼라만상을 보다 편안하게 느끼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지는 20세기 예술가들의 신경증에서 벗어나는 길을 생각하며 우리가 거기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한 더 생생하고 덜 경직된 세계를 발견했다. 《사일런스》는 이러한 세계로 데려가는 안내서다. 이 책을 펼칠 때마다 우리는 발이 땅에서 조금 더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34p
시가 산문이 아닌 이유는 간단히 말해 시가 어떤 식으로든 형식화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는 그 내용이나 모호성 때문이 아니라 말의 세계에 음악적 요소(시간과 소리)를 도입하는 것이 허용되기 때문에 시다. 그런 까닭에 아무리 딱딱한 정보라도 시로 전달하는 전통이 있어왔다[예컨대 인도의 수트라나 샤스트라]. 오히려 이해가 더 쉬워지는 경우도 있다. 미국 시인 칼 샤피로(Karl Shapiro)가 《운(韻)에 관한 에세이(Essay on Rime)》를 운문으로 쓴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지 모른다.
이렇게 형식화된 강연을 지면으로 옮기는 데는 분명한 어려움이 따른다. 해결책의 하나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이 책에 실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가 좋은 예다. 이 강연을 비롯한 몇몇 강연을 구두로 행할 때 사용한 방식은 두주(頭註)에 밝혀 놓았다.

67p
나의 최근 작품은(열두 대의 라디오를 위한 「상상의 풍경 4번」과 피아노를 위한 「주역 음악」) 구조적으로 나의 초기 작품들과 유사하다. 즉 전체 마디 수의 제곱근이 되는 몇 개의 마디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전체가 큰 부분의 길이로 나뉘는 비율은 한 단위가 작은 부분의 길이로 나뉘는 비율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전에 시간 길이였던 이 길이는 최근 작품에서 공간 속에서만 존재하며, 이 공간을 통과하는 속도는 예측할 수 없다.

111p
우아함은 리듬 구조의 명료함과 대척을 이룬다. 이 둘의 관계는 육체와 영혼의 관계와 같다. 명료함은 차갑고 수학적이고 비인간적이지만 기본 바탕이 되며 지상에 속해 있다. 우아함은 명료함과 반대로 따뜻하고 측량 불가능하고 인간적이지만 공기 중에 떠 있다. 여기서 우아함은 아름다움의 의미가 아니라 리듬 구조의 명료함과 어울리거나 거스르는 유희의 의미로 쓰인다. 이 둘은 뛰어난 시간 예술 작품 속에 언제나 함께 존재하며 끝없이, 또 생생히 대립한다.

333p
나는 버섯에 열중해서도 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목적으로 최근 시골로 이사한 나는 균류에 관한?현장 안내서?들을 읽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책들은 헌책방에서 반값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가끔 헌책방 옆에 모서리가 잔뜩 접힌 악보를 파는 가게가 이웃해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본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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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일런스》는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판권을 계약했던 존 케이지의 《Silence: Lectures And Writing, 50th Anniversary Edition》의 완역본이다. 《사일런스》는 존 케이지의 본격적인 첫 저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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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는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판권을 계약했던 존 케이지의 《Silence: Lectures And Writing, 50th Anniversary Edition》의 완역본이다. 《사일런스》는 존 케이지의 본격적인 첫 저작물로, 1940년대 이래?무정형성의 음악?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던 그의 철학적, 예술적 토대를 접할 수 있는 글을 모은 책이다. 원문은 명쾌했지만 때로 난해했기에 충실한 번역을 위해 오랜 시간이 소진되었고, 비로소 우리는 존 케이지 예술론의 정수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존 케이지의 첫 단행본, 그 혁신적 의미
《사일런스》는 존 케이지의 예술과 예술론을 담고 있다. 1937년과 1961년 사이에 쓰인 기고문, 에세이, 강연문 23편을 담았다. 케이지는 이 책을 출간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원고를 모두 모아 수록했다. 도입부의 〈음악의 미래: 크레도〉는 1937년 시애틀 예술가 협회에서 강연한 내용으로, 이후 존 케이지가 이룬 주요한 혁신인 불확정적인 타악기를 통해 ‘프리페어드 피아노’의 모태를 이룬다. 〈무(無)에 관한 강연〉과 〈유(有)에 관한 강연〉은 뉴욕에 정착한 케이지가 ‘클럽’의 예술가 모임에서 공개했던 내용으로, 그가 경도되었던 ‘선(禪)’ 사상을 드러낸다. 케이지의 이름을 널리 알렸던 머스 커닝엄과의 역사적인 공동작업 결과는 〈무용에 관한 네 편의 소고〉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서 존 케이지는 프랑스의 피에르 불레즈, 독일의 슈톡하우젠 등과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프로세스로서의 작곡〉은 그 시기에 그가 뉴욕의 뉴스쿨 대학교에서 가르쳤던 실험 내용을 보여준다. 케이지는 이 책을 통해 음악과 예술에 대한 많은 의문을 던진다. 소리와 소음, 무와 유, 사유와 현상, 우연과 필연, 정확성과 부정확성 등 경계를 나누기 어려운 개념어들이 동서양을 넘나들며 얽혀 있다. 그는 20세기 이전의 예술가들이 아무런 저항감 없이 받아들였던 개념들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반복해 읽어도 해답은 명확치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존 케이지 자신이 어떠한 양식에도 함몰되지 않았으며, 또한 그 양식적 틀을 벗어나는 데 두려움을 갖지 않았다는 점이다.

텍스트의 형식을 실험하다
《사일런스》에는 실로 다채로운 글이 담겨 있다. 그가 생각하는 현대음악, 실험음악, 실험음악사, 무용, 예술가론 등 범위를 설정하기 어려운 무한한 주제를 여전히 유효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텍스트에 담았다. 케이지가 만든 독특한 양식을 따라 책을 읽는 것도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다. 케이지는 악보에 음표를 그려 넣듯이 다양한 형식으로 텍스트를 실험했는데, 케이지가 중요하게 여겼던 공간과 시간의 개념으로 글자를 뿌려 제어하고 있다. 1초 내에 읽기를 마쳐야 하며, 빈 행에서는 「주역 음악」의 연주가 들려야 하는 〈프로세스로서의 작곡〉, 4마디 12행의 리듬 구조로 이루어진 〈무에 관한 강연〉, 그가 작곡에서 주로 사용했던 우연성의 작업으로 이루어진 〈음악과 무용에 관한 2쪽의 지면과 122개의 단어〉, 교향곡 악보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텍스트 〈한 명의 화자(話者)를 위한 45분〉 등 케이지의 본격적인 예술 실험을 지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한국어판을 함께 만든 번역자, 편집자, 디자이너는 원서가 고려했던 모든 사항들을 한글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용도 중요했지만 형식 역시 중요했다. 형식이 무너지면 내용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로와 고민의 정답은, 결과적으로 케이지가 택했던 방식을 따르는 데 있었다.

존 케이지와 백남준 그리고 《사일런스》
존 케이지의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백남준 때문이었다. 백남준은 여러 차례 자신에게 존 케이지가 어떤 존재인지 말해왔는데, 관련된 글을 처음 접한 것은 1992년 출간됐던 백남준과 도올의 인터뷰집 《석도화론》에서였다. 이후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백남준 기념재단에서 펴낸 총서 《말에서 크리스토까지》와 같은 해 출간된 구보타 시게코의 《나의 사랑, 백남준》을 읽으면서 존 케이지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기 시작했다. 백남준에게 존 케이지는 한마디로 ?아버지?였다. 물론 존 케이지는 어느 누구보다도 진보적인 예술가였지만, ?아버지?라는 말은 누군가에게 쉽게 붙일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쇤베르크나 슈톡하우젠 때문에 독일에 갔던 백남준이 결국 뉴욕으로 선회한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이가 바로 존 케이지였다. 그렇게 해서 다시 존 케이지를 주목하게 되어 살펴보게 된 책이 리처드 코스텔라네츠의 《케이지와의 대화》였다. 한글로 읽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 케이지 관련 도서였다. 이어 존 케이지의 모든 저작물을 살펴본 끝에, 케이지의 첫 책이자 오늘날 그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표작 《사일런스》가 독점 출간되었다.

예술서 그리고 철학서
《사일런스》는 책을 보지 않고는 아무 말을 할 수 없는 그런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한없는 난해함으로 독자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데만 혈안이 된, ?난해를 위한 난해?를 추구하는 책은 아니다. 케이지는 자신의 악보가 그랬던 것처럼 친절하게 가이드를 만들어 붙여놓았다.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현장 안내서〉와 같은 텍스트에서 만날 수 있는 촌철에 가까운 유머와 탁월한 명석함이 보이는 문장들은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된다. 케이지는 말년에 《주역》을 탐독했을 뿐 아니라 작곡에도 이용했는데, 이번에 케이지의 원고를 읽으면서 《주역》의 영문판 제목이 《The Book Of The Changes》라는 것을 알게 됐다. 《주역》이라는 오래된 고전에서 등장하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 변화, 난해함 등은 언뜻 평행이론처럼 《사일런스》에서도 무수히 등장하는 개념이다. 케이지를 이해하려면 독자들도 《주역》을 꺼내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작업이 늦어지면서 생긴 행운이 있다. 50주년 기념판에 실렸던 카일 갠의 〈서문〉을 번역해 담을 수 있게 됐는데, 《사일런스》를 읽는 데 놀라운 도움을 준다. 최우정 교수의 해설 〈존 케이지, 정의할 수 없는 이름〉 역시 짧지만 명쾌한 울림이 있다.
이 책 《사일런스》가 출간되기까지 겪은 산고는 존 케이지와 백남준을 위시한 현대 예술가들을 이해하는 출발점에 자리한다. 이를 계기로 좋은 책들이 소개되길 희망한다.

추천사
한마디로 재미있다. 존 케이지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단어인 ‘silence'를 제목으로 삼은 이 책은 ’silence'하기는커녕 오히려 흥미롭고 진기하며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로 풍성하다. 인터뷰, 강연 등의 다채로운 형식을 통해 케이지의 예술 세계는 물론 케이지 생존 당시 현대 예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마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것처럼 접하다 보면 어느새 무언가 가득 찬 느낌과 함께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 최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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