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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소녀시대(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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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쪽 | A5
ISBN-10 : 8984989304
ISBN-13 : 9788984989306
란제리 소녀시대(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용희 | 출판사 생각의나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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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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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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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청춘에 대한 기록,
명랑하고 유쾌한 소녀들의 달콤쌉싸름한 성장기!


문학평론가 김용희의 첫 번째 장편소설『란제리 소녀시대』. 1970년대 후반의 대구를 배경으로, 소녀들의 성장통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완구공장을 하는 집안의 둘째딸인 주인공 이정희는 친구들과 함께 파란만장한 사춘기를 통과해나간다. 작가는 그 시대를 살았던 소녀들의 감수성과 의식, 그리고 그것을 억압한 시대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대구 정화여고 2학년 8반 이정희. 쾌활한 성격의 정희는 공부와 시험에 치이고 선생님들로부터 훈육과 통제를 당하면서도 일탈을 시도한다. 또래의 소녀들이 그렇듯 인기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수업 시간에 몽상에 잠기길 좋아하고, 첫눈에 반한 선배 때문에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하얀 피부를 가진 박혜주가 전학을 온다.

혜주는 조신한 서울말투와 사색적인 분위기로 아이들의 눈길을 끌고, 선생님들에게도 사랑을 받는다. 정희와 친구들은 그런 혜주에게 질투를 느끼지만, 혜주의 맑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정희는 곧 혜주와 친해진다. 하지만 그 무렵 동네에서 종종 성범죄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정희네 완구공장에서도 여공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는데…. [양장본]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작품은 성장소설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개인의 성장기 속에 남과 여, 폭력과 희생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담아내었다. 작가는 자신이 여고생으로 지낸 시대의 모습과 도시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가장 순수하고 빛난 시절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특히 최근 칙릿계열의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젊은 여성들의 감성과 생리를 섬세하게 묘사하였다.

저자소개

김용희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평론 「생명을 기다리는 공격성의 언어:김기택론」으로 등단하였다. 2006년 현재 평택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평론집 『천국에 가다』,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 - 우리 시대 여성 시인』, 연구서 『정지용 시의 미학성』, 영화평론집 『천 개의 거울』, 문화평론집 『기호는 힘이 세다』, 『우리시대 대중문화』, 해설시선집 『꿈이었을까』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말괄량이의 시대
2부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3부 새들은 밤에 어떤 잠을 자나

에필로그
작가후기

책 속으로

혜주 책장에 꽂혀 있던 『데미안』을 들추던 때였다. 책갈피에서 뭔가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우러 몸을 숙였다. 잘 마른 제비꽃이 투명한 비닐에 싸여 납작하게 누워 있다. 붉은 자주빛 꽃잎에 솜털이 나서 벨벳처럼 부드럽...

[책 속으로 더 보기]

혜주 책장에 꽂혀 있던 『데미안』을 들추던 때였다. 책갈피에서 뭔가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우러 몸을 숙였다. 잘 마른 제비꽃이 투명한 비닐에 싸여 납작하게 누워 있다. 붉은 자주빛 꽃잎에 솜털이 나서 벨벳처럼 부드럽고 따뜻해 보였다.
“야, 이쁘다. 이거 어디서 났는데?”
혜주는 가만히 미소만 짓고 맑은 눈빛으로 나를 한참 쳐다보았다. 그리곤 내 손에 들고 있는 제비꽃을 보았다.
“제비꽃말은 원래 겸양이래. 그 중에서도 바이올렛 색은 성실과 겸손, 흰 제비꽃은 티없는 소박함이래. 제비꽃은 앉은뱅이 꽃이면서 참 참하고 착한 꽃이지. 제비가 돌아올 땐 핀다고 해서 제비꽃이라고 한다더라.”
“으응, 그렇구나.”
이거 어디서 났는데. 나는 계속 묻고 싶었지만 혜주에게서 쉽게 답을 얻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사람들이 왜 꽃잎을 말리는지 아니?”
혜주는 창문턱에 앉아 하늘을 물끄러미 보며 물었다. 마른 저녁이 서걱이며 찾아들고 있는 겨울날이다. 책상 위에 산국이 꽃병에 꽂혀 있다. 산국을 말려 꽃병에 꽂아둔 것 같다. 꽃향기가 날고 문득 과거의 시간들이 그림자처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 같다.
나도 창문턱에 앉아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동네 풍경이 천천히 눈에 들어왔다. 철길이 보이고 다시 철길로 화물을 실은 기차가 지나갔다. 화물차는 기름때 때문에 햇빛 속에서 유난히 반짝였다. 철로에서 몸을 덜컹댈 때마다 연기가 풍경을 토막토막 잘라 놓았다. 구름이 심심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녁이 다가왔고 지붕들 사이에 밥 짓는 냄새가 올라왔다. 시끌한 시장 소리마저 아득해지는 듯, 세상이 한없이 고요했다.
“모르겠는데......”
나는 빙글빙글 웃으며 혜주를 쳐다보았다. 문득 노란 모과 향이 진하게 났다. 그러고 보니 선반에 큰 모과 세 개가 놓여 있다. 모과향이 몸을 쓸어주니 몸과 정신이 노곤해진다. 방안 따뜻한 기운 때문인지 혜주의 뺨이 발갛다. 혜주는 긴 생머리를 한번 쓸어내렸다.
“꽃잎을 딸 때 함께 있었던 사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일거야.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일 거야.”

“소녀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과 여자가 된다는 것은 다르다. 소녀는 훈육과 통제 안에서 ‘여자’가 된다. 훈육과 통제에서 벗어나려 하면 말이다, 누구라도 한번 들어가면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는 어두운 연못 속에 빠지고 만다. 삶의 폭력이 부당하다고 소리쳐 말할 수도 없다. 폭력은 또 다른 이차 폭력을 가져올 뿐이니까. 소녀들에게 삶은 훨씬 변덕스럽고 심술궂다.
그래서 소녀는 자란다. 세상이 우리의 갈망에 순순히 응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아름답고 선한 것은 모욕당하기 쉽다.
아름답고 선한 것이 인생에서 사치스럽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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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눈밝은 문학평론가 김용희의 첫 번째 장편소설! 명랑, 유쾌, 발칙한 소녀들의 달콤쌉싸름한 성장과 사랑 그리고 그에 따른 진통 이야기 소녀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과 여자가 된다는 것은 다르다! 근대시민사회의 적자라는 태생적인 조건에서 자유롭지 못...

[출판사서평 더 보기]

눈밝은 문학평론가 김용희의 첫 번째 장편소설!
명랑, 유쾌, 발칙한 소녀들의 달콤쌉싸름한 성장과 사랑 그리고 그에 따른 진통 이야기
소녀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과 여자가 된다는 것은 다르다!


근대시민사회의 적자라는 태생적인 조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소설 장르에서 성장소설은 시민사회의 성숙과 교양의 확대라는 공공적 이익이 요구되면서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창작되었다. 영미문학은 물론이고 근대 독일문학, 프랑스 문학에서 성장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작품들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읽히는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팀 보울러 같은 성장소설 전문작가가 등장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기까지 하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완득이』를 비롯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같은 성장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소설이 출간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문학평론가로서 활발한 현장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김용희가 소설가로서 처음 발표하는 『란제리 소녀시대』 역시 성장소설의 모범적인 전통을 따르고 있다. 주인공이 아직 주체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미성숙한 고등학생으로 설정되어 있고, 그가 주변의 인물과 사건이 직조해내는 세계의 다양한 사태들과 조우하면서 자신의 존재의 원리와 성격을 궁구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그것을 ‘성장’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분명 성장소설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기존의 성장소설과 다른 것은, 성장소설의 관념적인 도식성과 계몽적 경직성을 과감히 폐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와 같은 차별성은 작가가 구사하는 솔직하면서도 도발적으로까지 보이는 내러티브의 힘에서 기인하는데, 작가는 성장하는 개인의 윤리 속에 남과 여, 폭력과 희생이라는 사회적 지배구조의 함의들을 섞어놓는다. 명민한 기억력으로 1970년대 후반 대구라는 도시의 분위기와 당대의 명료한 표징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여고생들의 감수성과 문제의식, 그리고 그것을 억압한 시대적 분위기를 정밀하게 복원해내는 것이다. 그 결과 진지함과 재미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달콤쌉싸름한 매력적인 성장소설이 탄생한 것이다.

동어반복의 늪이 깊어지고 있는 한국소설의 풍토에서 출현한 아주 재미있고 발랄한 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는 또한 이즈음 유행하는 칙릿계열의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젊은 여성들의 감성과 생리를 잘 짚어내는 데 성공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1970년대 말에 고등학생을 보낸 작가 김용희 또래의 여고생들이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시대에 대한 자의식을 여과 없이 과감하고 대범하게 투사한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설득력 있는 스토리 라인과 더불어 빠르고 재미있게 읽히는 서사구조를 만들어낸다.
주인공 이정희는 대구에서 완구공장을 하는 집안의 둘째딸이다. 그녀는 개성이 강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말 많고 탈 많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을 통과해나간다. 공부와 시험에 치이고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끊임없이 ‘훈육과 통제’를 당하면서도 정희는 연애와 문학 같은 일탈을 시도한다. 남학생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선생님에게 걸리기도 하고 첫눈에 반한 선배 오빠 때문에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심지어는 연애에 낙담하여 자살을 연구하기도 한다. 자칫 감상이나 과장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이런 디테일한 시퀀스는 당대의 분위기와 시대 상황을 생생하고 치밀하게 복원하는 녹록찮은 묘사와 문장력에 의해 사실성을 획득한다. 이 소설이 가지는 상당 부분의 재미는 바로 이 사실성이 주는 통쾌함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환기력이다. 소녀 시절은 누구나 다 돌아가고 싶은 고향과 같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시절을 지나온 이들에게 바치는 진솔한 송가와 같은 이 소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묻는다. 어떻게 그 시절을 잊겠는가. 아프고 따뜻했던 우리들의 심장과 우리들의 약속,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 밑줄을 긋던 가장 순수하고 빛나는 시절의 사랑을… 이라고.

■ 작품의 줄거리

대구 정화여고 2학년 8반 이정희는 꿈 많고 호기심 많은 쾌활한 성격의 여학생이다. 사춘기 무렵의 소녀가 다 그렇듯, 이성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올라가 있고, 수업 시간에 몽상에 잠기길 좋아한다. 남진과 문주란, 혜은이 같은 당대의 인기가수의 노래를 즐겨 흥얼거리고 《선데이 서울》 《야담과 실화》 같은 대중잡지를 몰래 보기도 한다. 이정희는 어느 날 ‘범생이’ 언주의 주선으로 계성고 2학년 남학생들과 빵집에서 미팅을 하고 그중 기욱이라는 남학생에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정희의 뜻과는 달리 기욱이는 언주와 친해지고 자신은 ‘똥문’이라는 비호감의 남학생으로부터 구애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정희의 반에 서울에서 하얀 피부에 창백한 얼굴을 가진 박혜주가 전학을 온다. 혜주는 조신한 서울말투와 사색적인 분위기로 단번에 아이들의 눈길을 끈다. 선생님들도 혜주를 이뻐한다. 정희를 비롯한 친구들은 그런 혜주에게 묘한 선망의 감정과 함께 질투심을 느낀다. 하지만 혜주의 맑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정희는 곧 혜주와 친해진다. 혜주는 문학에 심취한 소녀로 이미 학생잡지에 시를 발표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적이 있는 문사다. 혜주와 함께 계성고가 주최한 문학의 밤 행사에 간 정희는 거기서 멋진 기타를 치며 비틀즈의 〈헤이 쥬드〉를 부른 진이 오빠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진이 오빠마저 혜주와 각별한 사이가 되자 심하게 낙담한 나머지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그 무렵 자갈마당이라 불리는 정희의 동네에서 심심찮게 성범죄가 발생해 동네 분위기가 흉흉해진다. 정희네 완구공장에서도 여공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혜주가 학교에 나타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동네 약방 총각이 혜주를 납치, 감금하고 성폭행을 했다고 한다. 혜주의 부모는 가해자인 약방 총각을 경찰에 고발하라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도 마다한 채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그 동네를 뜨고 만다. 정희는 혜주가 밤길에 납치되는 날, 골목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무서운 생각에 창문을 열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나중에서야 그날 밤의 이상한 소리가 혜주가 납치되는 험악한 상황에서 나온 소리였음을 알게 되고 자책하게 된다.

■ 추천의 글

문학에 대한 신앙과 같은 갈증으로 늘 목이 메마른 김용희 교수가 소설을 썼다. 반짝이는 재기와 발랄한 감성이 팽팽하게 이야기를 몰고 나가 긴장미를 내뿜는다. 모처럼 살아 있는 서사의 재미를 맛보게 한다. 여자의 고향은 청춘이라고 했던가. 자신의 세대에게 바치는 야무진 소설 한 편을 씀으로써 그녀는 아름다운 고향 하나를 갖게 됐다.
- 이어령(중앙일보 고문)

우리 평단의 기린아 김용희가 소설에 마수를 뻗는 사고를 쳤다. 이 사고가 문단을 뒤흔드는 대형사고가 될지, 자신의 문학을 성숙시키는 페넬로페의 옷감짜기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성에 눈떠가는 10대 소녀들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통해 세상과의 불화, 그리고 마침내 화평의 언어를 배워가는 이 소설은 성장소설의 역동성은 물론 여성과 남성, 활자문화와 영상문화 사이의 긴장이 주는 삶의 생산적 의미를 창출한다. 소설로서 처녀작이 될 이 소설을 딛고 인생이라는 영원한 성장의 기록을 앞으로 더욱 풍성하게 우리에게 보여주기를 김용희에게 기대한다. 그 자신의 모습이 그러하듯이.
- 김주연(한국번역문학원장, 문학평론가)

내가 아는 김용희는 시를 잘 읽어내는 명민한 문학평론가이지만,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에 대한 감식안 또한 예리하고 풍요로운 사람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사람살이에 대한 그의 애정이 그만큼 남다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그 남다른 애정이 소설로 드러난 결과물이다. 자기 또래의 여자들이 살아온 시공을 세밀화 그리듯 촘촘한 눈으로 들여다보면서도 감상에 빠지는 법이 없다. 소설 속 이야기는 따듯하되 가볍지 않고 진지하되 엄숙하지 않아서 편하게 읽힌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소녀들과 함께 낄낄거리다 문득 마음 한켠이 싸해진다. 저마다의 성장통을 지나는 소녀들을 불러 가든파티를 여는 따뜻하고 솜씨 있는 소설이다
- 김선우(시인)

열여덟 살에는 누구나 소녀였다. 『란제리 소녀시대』를 읽으면서, 나도 한때 소녀, 였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1979년 18세 대구 소녀 이정희 양을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 ‘짧고 빛났던 생의 한때’가 지금 여기 애틋하게 되살아나는 것만 같다.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내 작은 소녀와 함께, 이 음악을 간절히 듣고 싶어진다. 헤이 주드~
- 정이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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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서평을 쓸 때 가장 큰 고민이 있다. 개인적 기준에서 별 한 개 주기도 아까운 텍스트를 만날...

      서평을 쓸 때 가장 큰 고민이 있다. 개인적 기준에서 별 한 개 주기도 아까운 텍스트를 만날 때다. 이럴 때 리뷰어의 번민은 크다. 저자나 작가가 응당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작품일진대, 독자의 주관적 평가라는 이유로 텍스트를 향한 조소와 비판을 함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뇌가 든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은 종국 냉정함으로 회귀된다. 어차피 서평은 글쓰는 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쓰여지는 게 아니던가. 서평으로 쓰여진 글에 글쓴이의 주관적 판단이 배제된 채 일방적인 긍정 문구만 있다면 간접광고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다시 냉철한 주관으로 돌아가 텍스트를 씹는다.

      비평의 역할은 소중하다. 비평은 비평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피드백 시스템(Feedback System)이다. 작품에서 잘 된 부분을 부각하여 격려하고 미흡한 부분을 비판하여 후에 보다 나은 창작물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와 기대가 비평 속에 오롯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평론가 해럴드 블룸의 글을 즐겨 읽는다. 하지만 그의 모든 논지가 내 신념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평론만큼 '주관'의 만개가 전제된 곳은 없다. 이는 어느 장르에서나 마찬가지다. 책도 당연하다. 책이 작가의 손을 떠나 독자의 손에 들어온 이상 그 책은 독자의 것이다. 작가는 없다. 독자만이 있을 뿐이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인간에 대한 구체적인 천착을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삼는다. 문학은 결국 인간 성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인간의 구체성을 잘 그려낸 소설은 분명 좋은 소설이다. 인간의 총체성과 사상성은 내가 소설을, 더 나아가 문학을 읽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형편없는 소설들이 있다. 나는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소설의 형태나 구성 등의 외연적 뼈대와는 거리가 있는 얘기다. 흔히 문학의 기능으로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되는 '유희'와 '교훈'의 교과서적 문구를 인용치 않더라도 소설은 독자에게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최소한의 '울림'은 소설이라는 장르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최저점의 무게감이 결락된 소설들로 인해 종이는 낭비되고 독자는 불쾌하다. 

      문학평론가 김용희 씨의 첫 장편소설 『란제리 소녀시대』는 밋밋하고 별 볼 일 없는 텍스트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 어떤 재미와 감동도 없다. 더욱이 공감조차도 없다.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한국 내의 굴곡진 시대를 담고 있지만 시대성은 온데간데 없고 극도의 가벼운 상황들만 연이어 펼쳐진다. 한 시대를 담아내는 수고로움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1970년대를 2009년의 방법과 색채로 포장해놓았을 뿐이다.

      이 소설은 분명 성장소설이다. 작가는 한 여인의 사춘기를 솔직하고 발랄하게 담아내려고 한 듯하다. 1인칭주인공시점의 화자 정희의 학창시절이 서사의 본류를 이룬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일, 친구들과 남자아이들과의 관계, 고3 수험생 시절과 대학 입시 등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굴곡진 시대적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진정성이나 그 시대를 거쳐야 했던 사춘기 소녀의 원형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작가의 과거 일기를 현재의 문체와 방식으로 덧칠한 듯하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어설픈 성장소설과 싸구려 칙릿을 짬뽕해놓은 수준이다.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짤막한 문장 몇 개가 굵은 글씨체로 삽입되어 있다. 작가가 왜 이와 같은 장치를 해놓았는지 의문스럽다. 소설의 내용이나 얼개 등 그 어떤 것과도 매치되지 않는 불필요한 요소다. 어차피 이 소설은 시대적 배경인 1979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체와 분위기를 담고 있지 않은가. 시대의 구체성을 짤막하게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기에는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부적합하다.

      이런류의 소설을 논거로 하여 문학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다소 민망스럽다. 중요한 것은 소설의 역할이다. 가벼워도 좋고 밋밋해도 좋다. 하지만 소설은 인간과 시대에 대해 매순간 고민해야 한다. 최소한의 의미와 가치를 궁구해야 한다. 이것이 결락된 소설은 한낱 종이 쓰레기에 불과하다.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작가는 작가후기에서 수상한 소녀들의 사소한 사생활을 밝히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웃기면서 슬프고 유쾌하면서도 쓸쓸한 이야기. 때로 질투거나 동지애, 자유거나 혹은 솔직함에 대한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러한 의도는 소설에서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수상한 소녀들의 사소한 사생활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를 자신의 일기처럼 묵묵히 풀어내는 한 소녀의 의미없는 아우성만 요란하다. 한 시대를 소녀로 살아야 했던 그녀들의 원형도 없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소설 어느곳에도 없다. 작가의 내공 부족만 있을 뿐이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 엄청 재미나게 읽었어요. | zn**fk | 2009.03.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1
    신문에 난 서평 보고 서점에 있길래 좀 서서 읽다가 사게 되었어요. 좀 무거운 얘기?인가 했는데 웃을 수 있는 내용이 더 많...

    신문에 난 서평 보고 서점에 있길래 좀 서서 읽다가 사게 되었어요.

    좀 무거운 얘기?인가 했는데 웃을 수 있는 내용이 더 많네요.

    가라앉았던 소중한 기억들을 떠오르게 해 주는 책이었어요.

    문장도 깔끔하고.. 나중에 영화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장면들이 영화처럼 그려지는 것이.

    모든 여성분들, 여성을 이해할 맘이 있는 남성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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