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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2(블랙펜 클럽(Black Pen Club)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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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54608469
ISBN-13 : 9788954608466
렛미인. 2(블랙펜 클럽(Black Pen Club) 10) 중고
저자 욘 A. 린드크비스트 | 역자 최세희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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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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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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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렛미인>의 감동을 소설로 만나다 열두 살 외톨이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우정! 인간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우정을 그린 소설『렛미인』제2권. 2008년, 30여 개의 영화제에서 48개의 상을 수상하며 영화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렛미인>의 원작소설이다. 1981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끔찍한 현실에서 탈출하기를 꿈꾸는 열두 살 왕따 소년과 그를 위해 복수를 해주는 뱀파이어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국어판에는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가 수록되어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교외 블라케베리. 어느 날 숲속에서 온몸의 피가 사라진 남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된다. 살인에 열광하는 왕따 소년 오스카르는 자신이 초능력으로 그 사건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텅 빈 밤의 놀이터에서 복수의 환상에 빠져 있던 오스카르는 이웃집 소녀 엘리를 만나게 된다. 어두운 밤에만 만나는 외로운 소년과 소녀는 우정을 쌓아가는데….

결손 가정에, 학교에서는 왕따에 시달리는 열두 살 소년의 삶에 영원히 열두 살로 살아야 하는 200살의 뱀파이어가 찾아온다. 오스카르는 엘리와 우정을 쌓아가면서, 그녀를 통해 부정하던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게 된다. 작가는 오스카르와 엘리의 기묘한 우정과 함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층민들의 삶을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욘 A. 린드크비스트
1968년 스웨덴 블라케베리에서 태어났다. 무시무시하게 환상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한 린드크비스트는 십대 시절부터 거리 마술쇼를 선보였고, 마술사로 활동하면서 북유럽 카드트릭 챔피언십에서 2등에 입상하기도 했다. 그후 12년 동안 스탠드업 코미디언, 텔레비전 코미디쇼와 드라마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린드크비스트는 블라케베리에 사는 뱀파이어를 그린 자전적 소설 『렛미인』을 완성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괴상하다는 이유로 여덟 군데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했다. 자포자기 상태에서 두번째 소설인 『언데드 다루는 법』을 쓰던 중 우드프론트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꿈을 이루었다. 『렛미인』은 2004년 출간되어 이듬해 노르웨이에서 ‘최고 번역소설상’을 수상했고, 23개국에 소설판권이 계약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고국인 스웨덴은 물론, 독일, 미국 등지에서 20여 건이 넘는 영화화 제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마침내 그는 스웨덴의 촉망받는 차세대 감독 토마스 알프레드손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영화 <렛미인> 은 트라이베카 영화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등 30여 개 영화제에서 48개 상을 수상하면서 2008년 가장 인상적인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렛미인』은 공포영화의 명가 해머 영화사에서 <클로버필드>의 감독 매트 리브스에 의해 할리우드 버전으로 다시 영화화중이며, 2010년에 개봉 예정이다.
다른 작품으로는 『종이 벽』(2006, 단편집), 『인간 항구』(2008)가 있으며, 『인간 항구』는 2008년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셀마 라겔뢰프 상과 예테보리 포스텐 문학상을 수상했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2010년 스웨덴에서 영화화될 예정이며, 『인간 항구』 역시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현재 린드크비스트는 다섯번째 소설 『작은 별』을 집필중이다. 그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역자 : 최세희
국민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전문번역가, 대중음악평론가로 활동하면서 현재 EBS 라디오 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공저)를 썼고, 『발칙한 한국학』 『커밍 홈』 『에미넴의 고백』 『예술가를 학대하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11월 7일 토요일(저녁)
11월 7일 토요일(밤)

4부
우리는 트롤 동지들!

11월 8일 일요일
11월 8일 일요일(저녁)
11월 8일 일요일(저녁에서 밤까지)
11월 9일 월요일

5부
렛미인

11월 9일 월요일(저녁)
11월 10일 화요일
11월 11일 수요일
11월 12일 목요일

에필로그
11월 13일 금요일

옮긴이의 말
결국 서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열두 살을 영원으로 겪는 아이와 열두 살을 터널로 앓는 아이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빠져들었는지에 대해 소설 『렛미인』은 잎을 떨군 겨울의 문장들로 하나하나 비밀을 풀어헤친다. 그토록 인상적인 영화를 보고 난 뒤인데도, 여전히 저마다의 그림을 마음에 그...

[출판사서평 더 보기]

열두 살을 영원으로 겪는 아이와 열두 살을 터널로 앓는 아이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빠져들었는지에 대해 소설 『렛미인』은 잎을 떨군 겨울의 문장들로 하나하나 비밀을 풀어헤친다. 그토록 인상적인 영화를 보고 난 뒤인데도, 여전히 저마다의 그림을 마음에 그리게 만드는 활자의 힘이 소설 『렛미인』 안에 있다. _이동진(영화평론가)

200살 먹은 뱀파이어 소녀 엘리가 가져온 것은 단순한 피투성이 학살이 아니다. 그것은 그동안 안온한 현대세계의 피막 속에 갇혀 있던 모든 어두운 욕망과 고통을 터뜨리는 해방의 축제다. _듀나(SF 작가, 영화평론가)

전세계 영화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영화 <렛미인>의 원작을 만난다 !
눈 같은 순수와 핏빛 잔혹으로 빛나는 순도 100%의 보석 같은 소설


지난겨울 우리는 흔치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영화 한 편을 만났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적지 않은 마니아들을 양산하고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열두 살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우정을 그린 <렛미인>이다. <타임>가 선정한 ‘2008년 가장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영화’ <렛미인>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나라 스웨덴에서 왔다. 1981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하기를 꿈꾸는 열두 살 왕따 소년과 그런 소년을 위해 복수를 해주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는 호러라는 장르가 무색하게도 시적인 영상과 간결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영화에 원작이 있었으니, 영화 <렛미인>의 시나리오를 쓴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 『렛미인Lat den Ratte Komma In』이다.
작가의 고국 스웨덴은 물론이요 독일, 미국 등지에서 영화화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수십 차례나 받은 작가의 데뷔작 『렛미인』은 놀랍게도 여덟 번이나 출간을 거절당한 ‘괴작’이었다. 스톡홀름의 교외 블라케베리에 사는 뱀파이어 소녀의 이야기라니, 게다가 장르 특유의 글래머러스함이나 도취적 에로티시즘 따위는 없는 소설이었으니 장르전문 출판사들이 거절할 만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렛미인』이 여타 뱀파이어 소설과 다른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걸 알아본 출판사는 장르소설과는 무관한 출판사였다고 한다.
영화가 원작의 뼈대만 고스란히 살린 한 편의 시詩였다면, 소설 『렛미인』은 서사적 위용을 갖춘 근육질의 대작이다. 무엇보다도, 영화가 암시적으로만 언급하고 지나간 것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맥락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책일 것이다. 물론 작품의 중심에는 주인공 오스카르와 뱀파이어 친구 엘리의 우정(혹은 로맨스)가 존재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와 단단히 맞물려 있는 것은 영화에서는 스쳐 지나가듯 등장했던 주변 인물들-즉, 블라케베리에서 살아가는 출구 없는 인생들이다. 등장인물 중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인 뱀파이어조차 ‘먹고살기 위해서는 살인을 해야 한다는’ 실존적 고뇌에 몰아넣는 이 소설은 냉전이라는 시대적 비극 속에서 반쪽짜리 세상을 살아가야 했던 복지국가의 하층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러나 시종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그려나간다.
『렛미인』은 총 5부에 700여 페이지라는 덩치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테크닉은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고 치밀하며, 스토리텔링은 물 흐르듯 능수능란하다. 호러를 근간으로 하여 사회소설, 블랙코미디, 미스터리, 그리고 퀴어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하나의 주제를 밀고 나가는 구동력도 놀랍다. 화제를 뿌린 영화의 원작자라는 흥미를 넘어 소설가 린드크비스트에게 기대를 품게 하는 지점들이다. 영미권, 일본어권에 잠식된 장르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북구 장르문학에서 린드크비스트는 분명 큰 몫을 담당할 작가로 자리잡을 것이다. 문학동네에서는 작가의 2005년 작 『언데드 다루는 법』과 2008년 작 『인간 항구』를 출간할 예정이다.
특별히 한국판 『렛미인』에는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메시지가 수록되었다. 호러영화광인 린드크비스트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의 열렬한 팬이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했다.

열두 살 외톨이 소년, 혹독한 겨울의 끝에서 뱀 파 이 어 친구를 만나다

소외와 권태로 얼어붙은 스톡홀름의 교외 블라케베리, 그 구멍 같은 곳에서 벌어진 3주 동안의 이야기…


# 1. 블라케베리. 1952년 스톡홀름 서부 교외지역에 건설된 신도시. 그곳이 생긴 지 삼십 년째 되던 1981년 11월 한 남자와 여자아이가 그곳에 이사 오고, 그날로부터 여러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바뀐다. 그러나, 그들이 오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2. 오스카르 에릭손, 12살, 블라케베리 학교 6학년 B반.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산다. 살인사건, 염력, 호러소설 등을 열광적으로 좋아해서 스크랩을 할 정도다. 마음을 터놓고 지낼 친구 하나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왕따. 욘니 패거리에게 만날 ‘돼지새끼’라고 불리며 괴롭힘을 당한다.
10월 21일, 블라케베리에서 멀지 않은 벨링뷔에서 한 소년이 숲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발견 당시 소년은 발목이 묶이고 목이 따인 채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이상한 것은, 목이 따였다면 응당 웅덩이를 이루고도 남을 피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에 ‘제의적 살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범인의 몽타주 하나 확보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버린다.
살인사건에 열광하는 오스카르가 이 사건을 지나칠 리 없다. 오스카르는 저녁이면 언덕 위로 올라가 자신을 괴롭히는 소년으로 정해놓은 나무를 난도질하는 일에 요즘 맛을 들인 상태. 그는 자신의 ‘살인게임’이 혹시 숲속의 소년의 죽음을 일으킨 것은 아닌가 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며칠 후 철물점에서 훔친 사냥칼로 놀이터에서 예의 그 ‘살인게임’에 열중해 있던 오스카르는 칼날에 비친 한 소녀를 발견한다. 오스카르의 옆집에 산다고 말한 소녀는 자신은 그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이상한 말을 남긴 채 집으로 들어간다.

# 3. 블라케베리의 중국식당. 동네 주정뱅이들의 아지트인 그곳에 낯선 남자 한 명이 나타난다. 맥주나 겨우 홀짝거리는 패거리들과는 달리 그는 위스키 몇 잔을 연거푸 시켜 단숨에 비운다. 라케 서렌손은 남자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 합석하지만, 남자는 대화를 거부하고 술값을 치룬 후 나가버린다.
그리고 며칠 후, 패거리 중 하나인 요케 벵츠손이 실종된다. 며칠이 지나도록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운데, 비옌숀스가탄 지하도 옆에 살고 있는 예스타가 패거리에게 와 자신이 요케의 마지막을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한 여자아이가 지하도 옆 가로등을 깨고 지하도로 들어갔고, 지하도를 지나던 요케는 영영 다시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거리가 찾으러 갔지만 요케의 시체는 온데간데없다.

# 4. 이 모든 사건과 연루된 인물, 호칸 벵츠손. 고등학교의 국어교사였던 그의 인생은 아동성애자라는 것이 밝혀져 직장에서 해고되고 방화로 집이 전소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 최악의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고자 알코올중독과 자살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던 그의 앞에 기적과도 같이 엘리가 나타난다. 엘리는 자신을 도와주면 자신 역시 그를 돕겠다고 말하고, 둘은 그렇게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관계로 함께하게 된다.
벨링뷔 숲에서의 살인은 엘리의 부탁에 못 이겨 나갔지만, 호칸으로서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너무도 사랑하는 엘리지만, 그런 엘리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공포스럽고 끔찍한 일이다. 게다가 몇 번 일을 망친 전력 때문에 블라케베리로 쫓기듯 이사 온 상황이라 그런 일을 더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엘리는 계속 그를 압박해오고, 급기야 직접 나가 누군가를 죽여버렸다. 시체를 처리하는 것은 언제나 호칸의 몫이다. 그는 엘리가 죽인 이의 시체를 물가로 끌고 가 가라앉힌다.

# 6.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엘리의 장담과는 달리 오스카르와 엘리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조금 이상하다. 둘은 오직 밤에만 만나고, 엘리는 오스카르는 아는 많은 것들을 모른다. 그 또래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지저분하다. 옆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들 만큼 역겨운 냄새가 나고, 옷은 생전 빨아입는 것 같지 않고, 추위를 전혀 타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오스카르는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생겼다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게다가 엘리는 오스카르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하자 맞받아치라고,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다짐까지 한다. 오스카르는 자신도 모르게 엘리가 자리잡았음을 깨닫고, 그녀를 위해 욘니 패거리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 7. 엘리가 자신에게는 허락하지 않는 친밀함을 오스카르에게 허락하자 호칸은 질투에 괴로워한다. 요케를 죽인 후 한 번도 피를 먹지 못한 엘리는 다시 한번 호칸에게 피를 구해올 것을 요구한다. 호칸은 자신이 얼마나 엘리를 사랑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일이 실패할 경우 염산을 얼굴에 붓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벨링뷔 체육관에 도착한 호칸. 천신만고 끝에 수영장 탈의실에서 적당한 희생양을 물색해 작업을 시도해보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소년의 비명 때문에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 마지막 순간 호칸은 엘리의 이름을 외쳐 부르며 자신의 얼굴에 염산을 들이붓는다.

# 8. 블라케베리 학교의 야외 수업이 있던 날, 빙판 아래에서 요케의 시체가 발견된다. 라케는 가장 친했던 친구를 죽인 사람을 찾아 복수하겠다고 결심하고, 술에 취해 여자친구인 비르기니아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라케의 말에 상처를 받은 비르기니아는 한밤의 거리로 뛰쳐나가 집으로 가던 중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목과 볼에 상처를 입는다. 다행히 뒤따라오던 라케가 비르기니아를 구출한다. 라케가 놀란 것은, 비르기니아를 덮친 사람이 아주 작은 여자아이였다는 점이다.
# 9. 얼굴에 염산을 들이부은 호칸은 죽고 싶다는 바람과는 달리 병원에서 깨어난다. 게다가 입술이 녹아 들러붙어 말조차 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빙판 밑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경찰은 호칸을 시시각각 압박해오고, 그의 범죄는 물론 엘리의 정체까지 드러나게 될 상황이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게 찾아온 엘리. 그는 엘리에게 자신의 목덜미를 내맡긴다……

# 10.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경계에 블라케베리의 비행청소년 톰미가 있다. 좀도둑질을 일삼고 지하실 창고에 처박혀 본드나 불어대는 열여섯 살 소년 톰미는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 있는 오스카르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 역시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톰미는 오스카르와 함께 벨링뷔 숲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추리하고, 그것이 범상치 않은 사건임을 예감한다. 그리고 수사가 얼마나 진척됐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엄마를 통해 엄마의 애인인 스타판이 해주는 이야기를 주워듣는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가고 범인의 몽타주 하나 없이 ‘제의적 살인’이 실체 없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때, 소련 잠수함이 스웨덴 해안에 좌초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은 ‘제의적 살인’에서 자연스럽게 잠수함으로 넘어간다……

뱀파이어 장르에 기적과도 같은 숨결을 불어넣은 아름다운 걸작 !

영화에서도 그랬듯 소설 『렛미인』에서도 이야기의 배경인 1981년의 스웨덴은 통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풍요의 시대, 발전의 시대(그래서 ‘거품의 시대’로 기억되기까지 하는), 그 어느 시대보다 글래머러스하고 화려했던 1980년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똑같이 생긴 3층짜리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황량하고 쓸쓸한 곳, 점심때만 지나면 바로 어둠이 내리는 곳. ‘주민은 9천 명이나 되는데 교회는 없는 도시’, 역사가 부재한 블라케베리는 역사적 맥락이 존재하지 않는 구멍 같은 장소다.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공동체를 이루는 도시가 아닌, 처음부터 모든 것이 주도면밀하게 계획되는 곳.
북유럽식 사민주의가 실현되는 그곳에서는 바닥에 내려앉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공동주택으로 대변되는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후기산업사회의 산물인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는 이들이다. 이혼을 했거나 사별한 중년의 남녀들, 결손가정의 아이들, 아동성애자, 왕따, 비행청소년, 변변한 직업이 없어 인력시장을 기웃거리거나 생계를 위해 악착같이 일해야 하는 노동계급…… 주인공 오스카르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결손 가정에 학교에서는 끔찍한 왕따에 시달리는 열두 살 소년. 그런 그들의 비루한 삶의 틈새로 어느 날 가공할 열두 살 소녀가 스며든다. 영원히 열두 살로 살아야 하는 200살의 뱀파이어 엘리가.

‘살인을 하지 않으면 결국 죽음에 이르는 뱀파이어의 절박한 생존조건’에 매력을 느껴 뱀파이어 물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렛미인』에는 뱀파이어의 존재적 초월성과 우월성보다는 실존적 고뇌와 노동에 대한 피로가 두드러진다. 뱀파이어 소설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나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같은 고전부터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에서 주축을 이루는 도취적 에로티시즘의 전통은 이 소설과 무관하다. 오히려 『렛미인』은 위에 언급된 작품들이 가진 고딕적 광휘를 거둬내고 리얼리티라는 뼈대로만 지은 대성당 같은 작품이다. 그리고 그런 리얼리티가 피로한 뱀파이어 장르에 기적과도 같은 숨결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말을 밀리면 뱀파이어 엘리는 ‘비참하고, 역겹고, 고독한’ 존재다. 그리고 그런 엘리의 처지는 실존을 가진 모든 이가 맞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집약이라는 점에서 초월적 존재의 특수성에서 벗어난다. 호칸과 비르기니아가 피를 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 역시 글래머러스한 아우라로 희생자를 취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이 아닌 살고자 하는 몸부림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살상에 대한 공포 뒤로 삶을 지속하는 것의 피로와, 반복된 육체노동으로 마모된 정신이 도드라질 뿐이다. 초월적 존재로 그려져온 뱀파이어의 모습은 관성과 피로에 찌들었으면서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일터로 나가야 하는 현대사회 노동계급의 일상과 겹쳐진다.

그리고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고 촌극과 환몽이 어우러진 혼돈의 한가운데, 오스카르와 엘리의 이야기가 있다. 우정 혹은 로맨스로도 볼 수 있는 이 관계는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인 둘에게 판타지의 실현으로 다가왔다가, 서로의 모습을 또렷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면서 (특히 오스카르에게) 성장의 계기로 작동한다. 엘리의 살인 행위를 비난하는 오스카르에게 엘리는 말한다. 나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살기 위해 사람을 죽이지만 너는 재미로 죽이고 싶어하지 않느냐고. 어렵지 않은 일이라면, 미워하는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도 바람이 이루어진다면 너는 기꺼이 그러지 않겠느냐고. 재미를 위해, 복수를 위해. 그리고 그에게 말한다. “잠시 내가 되어봐.” 영화에서는 다분히 은유적이고 암시적인 장면으로 처리되었던 이 장면은(영화에서는 오스카르가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하는 동안 엘리의 얼굴이 노파처럼 변한다), 소설 속에서는 엘리의 과거를 이야기해주는 직접적인 (그러나 여전히 그 미스터리의 핵심은 숨겨둔 채)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호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엘리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둘은 이별의 입맞춤을 나눈다. 그 순간, 오스카르는 엘리의 눈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 자신이 알고 있는 모습보다 훨씬 강인하고, 아름다운 오스카르를. 엘리를 통해 본 오스카르 자신은, 사랑을 하고 있다. 수없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부정하던 소년은 마침내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엘리라는 또다른 자신을 통해.

그리고 이런 현실의 디테일을 집요하게 쌓아올린 후 작가는 구원의 카타르시스와 해피엔딩이라는 판타지로 대미를 장식한다. 그러나 작가가 준비해둔 것은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클라이맥스가 아니다. 영화에서의 클라이맥스가 다분히 생략적이고 순화된 모습으로 그려졌다면, 소설에서는 그보다 한층 신중하고 절제된 버전으로 그려진다. 클라이맥스에서 정지한 오스카르와 엘리의 이야기는 곧바로 암시적인 에필로그로 넘어가면서 종료된다. 1981년의 블라케베리 아파트 단지에 뱀파이어 소녀를 초대한 작가답게, 말초적 카타르시스나 섣부른 해피엔딩에서 한 발짝 물러섬으로써 판타지와 현실의 거리를 없앤 것이다. 그렇다면, 오스카르와 엘리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인가, 아닌가?

많은 이들이 영화의 결말을 보고 이제 엘리에게 새로운 조력자가 생겼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의도한 엔딩이 아니다. 나는 『렛미인』의 에필로그에 별도의 짧은 에필로그를 더 써놓았다. 몇 년 후에 발표할 예정으로, 분량은 대여섯 페이지에 지나지 않지만 작가가 직접 선보이는 엔딩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토마스(<렛미인>의 감독)의 엔딩이 지배할 것이다. 영화상으론 정말 멋진 엔딩이다. 완벽하다. 하지만 나의 의도와는 다르다. 책에 잠깐 비춰지긴 하지만 엘리는 이미 성인이 된, 타락한 호칸을 선택했다. _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이번에도 역시 판단의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책장을 덮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상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소설 『렛미인』이 가진 매력이리라. 이 소설은 한동안 가장 인상적인 뱀파이어 소설로 독자들의 뇌리에 남게 될 것이다.

영화 <렛미인>에 매혹되었다가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출판을 기다렸다. 하이얀 눈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 기이한 동화의 암시적 텍스트는 어떤 원형을 갖고 있었을까. 필름에 아로새겨졌던 피와 눈물의 연금술은 어떻게 꿈꾸는 언어의 번안이었을까. 호칸은 엘리를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오스카르는 엘리에 대해 어디까지 아는 건지, 그리고 열두 살을 영원으로 겪는 아이와 열두 살을 터널로 앓는 아이는 왜 서로에게 그토록 빠져들었던 것인지에 대해, 소설 『렛미인』은 잎을 떨군 겨울의 문장들로 하나하나 비밀을 풀어헤친다.
마지막 책장까지 다 덮고 나면, 영화가 남긴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 또렷한 이야기를 완성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내러티브에 대한 궁금증이 해갈된 이후에도 이 소설은 여전히 우리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토록 인상적인 영화를 보고 난 뒤인데도, 여전히 저마다의 그림을 마음에 그리게 만드는 활자의 힘이 소설 『렛미인』에 있다. 이동진(영화평론가)
훌륭한 호러물들이 대부분 그렇듯, 『렛미인』의 진정한 공포와 고통은 초자연현상이 벌어지기 전부터 이미 주인공들이 사는 현실 세계에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복지 국가 시스템의 보호 속에서 서서히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노동자 계급의 것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어린 소년의 것이기도 하며 금지된 욕망에 고통 받는 소아성애자의 것이기도 하다. 200살 먹은 뱀파이어 소녀 엘리가 그들의 세계에 들어오면서 가져온 것은 단순한 피투성이 학살이 아니다. 그것은 그 동안 안온한 현대 세계의 피막 속에 갇혀 있던 모든 어두운 욕망과 고통을 터트리는 해방의 축제이다. 듀나(SF 작가, 영화평론가)

무거운 회색빛 스웨덴, 가혹한 사회조건들, 왕따와 피로 물든 잔혹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과 행복으로 끝나는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보았다. 토마스 알프레드손(영화감독, <렛미인>)

독창적인 뱀파이어 소설. 가슴이 터질 정도로 슬프고 무섭다. 놓치지 말 것! 타임스(영국)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경이롭고도 가슴 아리는 감정을 맛보게 되리라. 편견 따윈 집어치워라. 『렛미인』을 읽어라! 다겐스 네링슬리브(노르웨이)

앤 라이스의 쾌락주의자 흡혈귀와 달리 린드크비스트의 뱀파이어는 슬프고 외로운 피조물이다. 그는 오직 생존하길 원할 뿐이다. 커커스(미국)

린드크비스트는 생생한 리얼리즘과 판타지 사이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잡았다. 이 소설은 사회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뱀파이어 신화를 재구성한다. 앤 라이스의 소설이 오페라라면, 린드크비스트의 소설은 펑크다. 스벤스카 다그블라뎃(스웨덴)

스웨덴 문학의 계시록. 격조 높은 호러소설이자 고통스러우리만치 슬픈 유년시절의 초상. 크리샨스타 블라뎃(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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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진경 님 2010.12.15

    그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그때 그 말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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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렛미인>> 1권에서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와 어린 뱀파이어 엘리와의 만남은 외롭고 고...

    <<렛미인>> 1권에서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와 어린 뱀파이어 엘리와의 만남은 외롭고 고독했던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힘없고 약한 엘리가 의지하고 있던 호칸은 엘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엘리의 먹이(?)를 구해주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엘리의 존재가 발각될까 두려운 호칸은 스스로 얼굴에 염산을 뿌리는 고통을 감내하게 되고, 엘리는 혼자 먹이를 구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르기니아가 전염되어 뱀파이어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비르기니아를 사랑하는 라케는 엘리를 찾으려 한다. 반면 오스카르는 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엘리는 점점 숨통이 조여온다.

     

    1권에 비해 2권은 좀더 흥미롭게 진행되긴 했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더 첨가되었다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오스카르는 엘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엘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오랫동안 친구없이 외로웠던 엘리 곁에 남게 된다.

     

    될 대로 되라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본문 45p)

     

    반면 뱀파이어가 된 비르기니아는 자해를 통해서 피를 얻게 되지만, 여의치않자 어울리던 친구를 찾아 죽이려했으나, 라케의 등장으로 미수에 그친다.

    경찰의 감시하에 병원에 있던 호칸은 엘리의 방문으로 자신의 피를 기꺼이 내놓지만 그 과정에서 뱀파이어가 되고 엘리에 대한 사랑, 성적인 욕구를 참지 못한 호칸은 엘리를 찾아온다.  살고자 했던 의지로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는 자신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그녀의 죽음으로 라케는 엘리를 찾아 죽이려하지만, 때마침 엘리를 찾아 온 오스카르에 의해 오히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표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엘리를 위해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에게 맞받아쳤던 오스카르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는다.

     

    <<렛미인>>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그들의 힘을 과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살고자하는 욕망을 더 많이 보여준다. 삶을 놓아버리긴 했지만, 살고자 자해를 하고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

    "하느님. 하느님? 전 왜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거죠? 왜 저는...."

    왜 저는 살면 안 되는 건가요? (본문 214p)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죽을 수 없는 뱀파이어라는 현실에, 양심의 가책보다는 살려는 의지가 더 강했던 엘리.

    그러나 비단 살고자 하는 의지는 이들 속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었다.

     

    "난.............사람은 안 죽여."

    "그래, 하지만 죽이고 싶겠지. 죽일 수 있으면. 또 그럴 수 밖에 없다면, 너는 반드시 죽일 거야."

    (중략)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누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기만 해도 정말로 그 사람이 죽는다면. 그래도 안 할 거야?"

    "............절대 안 해."

    "반드시 할걸. 그것도 재미를 위해서. 복수를 위해서. 난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 거야. 다른 방법이 없어서."

    "하지만 그건............걔들이 날 때리기 때문에, 날 괴롭히기 때문에, 왜냐하면 나는.........."

    "왜냐하면 넌 살고 싶으니까. 마치 나처럼." (본문 161p)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소외계층이다. 이혼 가정이나 술에 취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오스카르나 직장에서 내몰려야했던 호칸 등 사회에서 내몰린 인물들을 통해서 살아가는 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가족, 우정, 사랑 등을 통해서 삶과 개개인은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오스카르와 엘리의 우정 혹은 로맨스가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는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처음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들에 대한 묘사나 삶이 유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여운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나보다. 그 의미를 알고 난 뒤에야 1권의 이야기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에야 웃음을 짓게 된 오스카르는 소외계층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멋진 삶을 영위하기를 빌어본다.

  • 렛미인 | da**da87 | 2013.01.2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오래 전에 <렛미인>이란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었다. ...
    오래 전에 <렛미인>이란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었다.
    "렛미인"
    "들어가도 돼?"
    "날 들여보내 줘."
    그렇게 해석해도 될까?
     
    광고 영상에서는 어린 여자애가 앉아 두 다리를 두 손으로 잡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양이었던 것 같은데, 내가 직접 그 영화를 본 게 아니라서 확실하진 않다.
    그 예고 영상을 보고 느꼈던 건 어린 소녀가 어떤 존재가 두려워 피해 있는 모습같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최고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헐, 뭐라고 해야 할까, 로맨스? 우정? 공포소설, 왕따?
     
    때는 1952년 스웨덴 교외지역인 블라케베리에 새롭고 현대적인 도시가 들어선다.
    꼭 우리 나라의 여러 신도시 느낌이랄까?
    분당이나 산본, 평촌, 일산과 같은,...
    하지만 30년이 지난 어느 겨울, 한 트럭 운전사가 부녀를 그 곳에 데리고 온 후로 그곳엔
    끔찍한 살인사건들이 일어난다.
     
    오스카르는 엄마와 둘만 살고 있다.
    12살인 그는 스스로 용돈벌이를 하는 착한 아이지만 학교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약물 패거리들과 어울리는 형을 둔 욘니 포슈베리와 그 친구들에게,..
    오스카르는 늘 상상속에서 욘니를 죽인다.
     
    어느 날 저녁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정글짐 위에 앉아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어쩐지 쉽게 다가서지 못할 것 같은 그 아이에게 오스카르는 루빅스큐브를 빌려주고
    친구가 된다.
     
    알 수 없는 살인사건들이 여기 저기에서 일어나고, 그 주변엔 여자애와 그 아이의 아빠가
    있었다.
     
    2권이나 되는 긴 장편소설이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로 봐도 꽤 흥미진진했을 것 같다.  
     
     
     
     
  • [렛미인 2]-살고 싶으니까 | se**802 | 2011.10.1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렛미인>> 1권에서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와 어린 뱀파이어 엘리와의 만남은 외롭고 고...
    <<렛미인>> 1권에서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와 어린 뱀파이어 엘리와의 만남은 외롭고 고독했던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힘없고 약한 엘리가 의지하고 있던 호칸은 엘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엘리의 먹이(?)를 구해주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엘리의 존재가 발각될까 두려운 호칸은 스스로 얼굴에 염산을 뿌리는 고통을 감내하게 되고, 엘리는 혼자 먹이를 구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르기니아가 전염되어 뱀파이어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비르기니아를 사랑하는 라케는 엘리를 찾으려 한다. 반면 오스카르는 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엘리는 점점 숨통이 조여온다.
     
    1권에 비해 2권은 좀더 흥미롭게 진행되긴 했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더 첨가되었다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오스카르는 엘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엘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오랫동안 친구없이 외로웠던 엘리 곁에 남게 된다.
     
    될 대로 되라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본문 45p)
     
    반면 뱀파이어가 된 비르기니아는 자해를 통해서 피를 얻게 되지만, 여의치않자 어울리던 친구를 찾아 죽이려했으나, 라케의 등장으로 미수에 그친다.
    경찰의 감시하에 병원에 있던 호칸은 엘리의 방문으로 자신의 피를 기꺼이 내놓지만 그 과정에서 뱀파이어가 되고 엘리에 대한 사랑, 성적인 욕구를 참지 못한 호칸은 엘리를 찾아온다.  살고자 했던 의지로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는 자신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그녀의 죽음으로 라케는 엘리를 찾아 죽이려하지만, 때마침 엘리를 찾아 온 오스카르에 의해 오히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표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엘리를 위해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에게 맞받아쳤던 오스카르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는다.
     
    <<렛미인>>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그들의 힘을 과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살고자하는 욕망을 더 많이 보여준다. 삶을 놓아버리긴 했지만, 살고자 자해를 하고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
    "하느님. 하느님? 전 왜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거죠? 왜 저는...."
    왜 저는 살면 안 되는 건가요? (본문 214p)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죽을 수 없는 뱀파이어라는 현실에, 양심의 가책보다는 살려는 의지가 더 강했던 엘리.
    그러나 비단 살고자 하는 의지는 이들 속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었다.
     
    "난.............사람은 안 죽여."
    "그래, 하지만 죽이고 싶겠지. 죽일 수 있으면. 또 그럴 수 밖에 없다면, 너는 반드시 죽일 거야."
    (중략)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누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기만 해도 정말로 그 사람이 죽는다면. 그래도 안 할 거야?"
    "............절대 안 해."
    "반드시 할걸. 그것도 재미를 위해서. 복수를 위해서. 난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 거야. 다른 방법이 없어서."
    "하지만 그건............걔들이 날 때리기 때문에, 날 괴롭히기 때문에, 왜냐하면 나는.........."
    "왜냐하면 넌 살고 싶으니까. 마치 나처럼." (본문 161p)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소외계층이다. 이혼 가정이나 술에 취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오스카르나 직장에서 내몰려야했던 호칸 등 사회에서 내몰린 인물들을 통해서 살아가는 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가족, 우정, 사랑 등을 통해서 삶과 개개인은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오스카르와 엘리의 우정 혹은 로맨스가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는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처음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들에 대한 묘사나 삶이 유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여운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나보다. 그 의미를 알고 난 뒤에야 1권의 이야기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에야 웃음을 짓게 된 오스카르는 소외계층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멋진 삶을 영위하기를 빌어본다.
  • 인간성을 지닌 판타지 | tj**h | 2010.12.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초등학교시절 나에게는 단짝이 있었다. 그 아이하고만 놀았고, 그 아이하고만 밥을 먹었고 그 아이하고만 붙어 다녔다. 언제나 항상 내 곁에는 그 애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자연스러웠던 거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가 전학을 가게 되었을 때 우리가 헤어진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혼자 남겨진다는, 버림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애가 없는 학교는 가기가 싫었고 즐거움도, 의욕도 모두 사라져버린 내 마음이 렛미인에서 보여지는 블라케베리, 바로 뱀파이어 앨리를 만나기 전 회색의 도시가 되어있을 때인 스웨덴의 블라케베리가 아닐까싶다. 그 모습은 바로 나의 단짝을 떠나보내고 난 뒤의 뚫려버렸던 내 마음. 회색 빛, 무채색으로 메말라버린 내 마음을 보는 것 같았다. 허망한 느낌이 드는 블라케베리, 욕조의 뿌연 김이 서려 갑갑함이 느껴지는 그런 블라케베리에서 나는 금빛으로 빛나던 여러 개의 빛을 발견하였다. 안개 같은 회색의 도시 속에서 한 점에서 시작한 사랑의 빛도, 우정의 빛도 영롱하게 비추며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빛의 시발점이 누군가의 죽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누군가의 슬픔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 내 인생에서 그 친구가 소중한 아이었다는 것을 친구를 떠나보내고서야 깨닳게 되었다는 점에서 왜 인간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닳게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초등학교시절 나에게는 단짝이 있었다. 그 아이하고만 놀았고, 그 아이하고만 밥을 먹었고 그 아이하고만 붙어 다녔다. 언제나 항상 내 곁에는 그 애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자연스러웠던 거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가 전학을 가게 되었을 때 우리가 헤어진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었다. 혼자 남겨진다는, 버림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애가 없는 학교는 가기가 싫었고 즐거움도, 의욕도 모두 사라져버린 내 마음이 렛미인에서 보여지는 블라케베리, 바로 뱀파이어 앨리를 만나기 전 회색의 도시가 되어있을 때인 스웨덴의 블라케베리가 아닐까싶다. 그 모습은 바로 나의 단짝을 떠나보내고 난 뒤의 뚫려버렸던 내 마음. 회색 빛, 무채색으로 메말라버린 내 마음을 보는 것 같았다.
    허망한 느낌이 드는 블라케베리, 욕조의 뿌연 김이 서려 갑갑함이 느껴지는 그런 블라케베리에서 나는 금빛으로 빛나던 여러 개의 빛을 발견하였다. 안개 같은 회색의 도시 속에서 한 점에서 시작한 사랑의 빛도, 우정의 빛도 영롱하게 비추며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빛의 시발점이 누군가의 죽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누군가의 슬픔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 내 인생에서 그 친구가 소중한 아이었다는 것을 친구를 떠나보내고서야 깨닳게 되었다는 점에서 왜 인간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닳게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렛미인은 모든 생명의 권력자로 군림하는 불멸의 존재인 앨리가 모든 사건의 중심에서 빛의 시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진다. 앨리는 꺼져가는 영혼의 양초에 하나하나 불을 붙이기도 꺼트리기도 하며 회색빛의 블라케베리를 금빛으로 하나씩 수를 놓아준다. 앨리가 의도하여 그 양초를 불로 태워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앨리로 인해 죽음을 당한 이들을 통해 연쇄적으로 그 불은 켜져 나가며 우정의 소중함도, 사랑의 소중함도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며 그렇게 블라케베리를 밝은 빛으로 밝혀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은색 일 것만 같았던 뱀파이어 앨리. 나는 이 렛미인에서 앨리가 악의 검은 지배자가 아니라 순수한 백색의 수호자가 아닐까 싶었다. 회색으로 점차 마음까지 물들어가는 사람들을, 사랑도 우정도 모두 잊어가며 무뎌져만 가는 사람들을 깨우기 위한 수호자. 그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를 각성할 수 있게 해주는 메신져.
     
    앨리는 무한한 생명에 대한 자만감도 갖지 않고, 피에 대한 갈증도 절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 살기위해 먹는 거고, 살기위해 죽이는 거니 그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여기는 생존의 흐름일 뿐이라 여겼다. 하지만 앨리가 기나긴 세월을 살아가며 본능적으로가 아닌 마음으로 필요로 했던 것은, 그들의 존재를 이해하지도, 존재에 대한 인정도 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친구가 아닐까 싶다.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친구. 나는 어릴 적 단짝을 잃었을 때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마음을 기댈 수 있었던 안식처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영원히 떠나가 버린 것도 아니지만 옆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그 상실감,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가장 잘 알았던 존재가 사라져버렸다는 그 공허함을 앨리도 견뎌낼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렛미인에는 다수의 피곤한 인생들이 있다. 그들을 정의하는 단 한마디는 바로 회색빛. 감각이 무뎌져 버린 상태로 삶에 대한 미련도 없이 그저 회색빛의 아우라만은 내뿜으며 블라케베리에 함께 녹아있다. 그런 이들이 과연 빛을 밝힐 수 있는 심지를 가지고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나 그들도 앨리를 통해 심지에 불이 붙게 되지만 그들의 빛 또한 너무 늦게 서야 밝아져 후회와 미련만이 남을 뿐 이었다. 마치 내가 그랬던 거처럼...
    책을 읽기 전 렛미인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만나기전의 렛미인에 대한 느낌은 다소 낭만적일것이라 여겼다. 또 괴작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다소 억측스러울꺼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렛미인만큼이나 사회적인요소가 다분하고 현실적이며 인간적인 판타지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
     
    렛미인을 보며 인간이 아닌 존재를 통해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였고, 인간임에도 인간이 아닌 존재보다 더 비인간적인면을 발견하며 씁쓸해졌다. 도대체 왜!! 있을 때 누리지 못하며, 왜 깨닳지 못하는 것인가. 왜 주어져있는 상황을 거스르는 것인지 안타까웠다. 왜냐하면...나도 뒤늦게야 후회가 오고 뒤늦게야 깨닳게 되었던 내 모습을 항상 발견했었으니까.
    앨리가 오스카르를 만났을 때 둘은 공통점을 발견했기에 서로에게 끌렸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친구에 대한 갈망. 외로움에서 벗어나고픈 갈망.
    나는 뱀파이어 엘 리가 현대 인간을 마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독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이지만 인간성은 없는 존재.
    인간일 때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만 욕망에 지고 마는 존재.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해치는 존재.
     
    렛미인의 마지막 빛은 오스카르에게서 뿜어져 나오며 막을 내렸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던 오스카르가 누군가와 소통을 하며 스스로를 향한 빛을 점화하는 모습에서 나 또한 나의 회색장막이 걷어지는 것만 같았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감정을 열면 그 작은 빛이 밝혀서 나를 향해서도 열린다는 것을 깨닳게 되었다.
     
    렛미인은 감각에 무뎌진 채 현실의 무게를 짊어진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 아니었나 싶었다. 나 또한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의 소중함에는 무디다. 나의 주변을 둘러보려 시도조차도 하지 않은 채 심지에 불을 꺼트려놓은 상태 이다. 아무리 작은 빛이어서 힘없이 빛나더라도 그 빛을 밝혀 깨어나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더 후회하기 전에....
     
  • 들어가기. 어릴 적 누구나 한번 쯤 해보았을 땅따먹기라는 놀이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먼저 서로의 영역을 ...
    들어가기.
    어릴 적 누구나 한번 쯤 해보았을 땅따먹기라는 놀이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먼저 서로의 영역을 자그마하게 정한 뒤 돌멩이를 손가락으로 퉁기며 서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이 돌멩이는 내 손가락에 의해 어디든지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그 드넓었던 운동장 어느곳으로든. 나의 영역을 그렇게 넓혀가다보면 우리는 언제고 내 친구의 영역과 마주치게 된다. 그 넓은 운동장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부유하다가 이윽고 어느순간 그 친구의 영역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나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그의 영역속으로 들어간다. 돌멩이가 그의 영역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무사히 나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그만큼은 나의 땅이 된다. 그만큼 나와 그의 땅은 '관계'를 맺는다. 
     
    간다. 어디를? 그냥 어디든. 누가? 내가. '간다'는 얘기는 상관이 없다. 누가 가든 말든 그건 그 혼자만의 일이다. 그가 어디를 가건 그냥 어디론가 배회하고 방황하고 유영할 뿐이다. '간다'라는 동사는 단지 나 혼자를 이르는 단어일 뿐이다. 드넓은 운동장 어디를 향하든 그의 오고 감은 자유롭다. 누가 끼어들 필요 없이.   들어간다. 누가? 내가. 어디를? 너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단어는 나 혼자만의 동사가 될 수 없다. 그 자체에는 이미 너의 영역과 나의 존재, 그리고 그 둘의 만남과 교차의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들어왔다. 이미 내가 너의 영역으로 들어 온 순간, 이제 나와 너는 '관계'라는 것이 시작되었다. 
    나를 들어가게 해줘. <렛미인>은 그 들어감. 그리고 그로 인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관계. 
     
    <렛미인>에는 수많은 관계가 생겨나곡 해체됨의 반복과 생산이 표현된다. 그리고 작가는 뱀파이어와 한 소년의 우정이라는 큰 줄거리를 그려나감과 동시에 그 크고작은 관계들 역시도 소홀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관계들은 크게 가족과 친구, 그리고 연인의 관계로 이루어지며 작가는 그 세가지 이야기를 주된 이야기 속에서 적절히 버무려 놓고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톰미의 이야기는 '가족'의 관계를 대변한다. 3년전 죽은 아빠, 그리고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은 엄마 이본. 그 엄마의 새로운 사랑 스타판과 이본의 아들 톰미. 스타판은 이본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 그녀의 아들 톰미의 영역속으로 들어가기를 갈구한다. 나를 들여보내줘. 그러나 톰미는 스타판에게 쉽사리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톰미는 지하실 속 그와 친구들의 공간속에 침전한다. 그리고 톰미와 스타판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그 순간 괴물이 들이닥친다. 그 괴물은 허락도 없이 톰미의 아지트로 들어왔다.
    톰미의 이야기가 가족의 이야기를 대변한다면, 라케의 패거리들은 친구들 간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요케의 죽음 앞에서 라케는 자신의 반쪽을 잃은 양 괴로워한다. 그들은 비록 겉보기엔 죽지 못해 사는 잉여인간처럼 보일지라도 그들 간의 의리는 어느 누구 부럽지 않다. 그들간의 이야기는 파국을 맞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에는 엘리가, 뱀파이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등장한다. 요케의 죽음은 분명 뱀파이어의 짓이다. 그러나 그건 천재지변에 가깝다. 마치 지나가다가 벼락에 맞아 죽은 것만 같은. 우리는 아무도 지나가다 친 벼락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그 사람의 죽음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누구에게 잘못을 물을 수 없는 그런 죽음이다. 그래서 친구들은 안타깝게도 그들의 친한 친구를 잃었지만 그것을 안타까워하고 이야기 내내 방관자적 입장을 고수한다.
    뱀파이어로 인해 위기에 처하는 건 톰미뿐이 아니다. 비르기니아. 이제 폐경기에 접어들어 더이상 여자로서의 삶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그 순간. 라케가 그녀의 품에 들어간다. 물론 그 전에도 둘은 오고가는 사이였지만, 라케는 그 무렵 확실하게 자신이 비르기니아의 품에 들어갔음을 자각한다. 사랑. 서로가 서로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 그런데 그 관계가 요케의 죽음으로 인해, 그리고 그 둘의 과거의 경험을 통해 위태위태하다. 그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관계가 팽팽하게 진행되던 중 결국 비르기니아의 사랑은 라케의 폭언으로 인해 종말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역시 그 순간 엘리가 나타났고 그 둘의 관계는 새롭고 폭발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작가는 쉽고도 어려운, 아니 상당히 어렵지만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가장 보편적인 세가지 유형의 관계를 이야기와 함께 꾸준히 밀어붙인다. 결국 <렛미인>은 뱀파이어와 소년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주변에서 반복되는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의 관계가 파국을 맞을 무렵 그들은 항상 괴물의 존재를 맞닥뜨렸다. 톰미의 지하실에 괴물이 나타나고, 비르기니아에게 엘리가 떨어져내린다. 물론 라케 패거리에게도 요케의 죽음이 찾아오지만 그것은 약간 의미가 다르다. 천재지변은 관계의 파국과 상관이 없다. 괴물은 항상 그 관계가 파국을 맞을 때 그들에게 찾아들어왔다. 결국 괴물은 외부의 존재이지만, 내 안의 모습이 투영된, 우리의 관계가 투사된 존재이다.
     
     
     
    너는 나야.
     
    오스카르가 엘리를 처음 본 그 순간. 오스카르는 칼날에 비친 엘리를 보았다. 오스카르가 받은 상처와 모욕이 그의 안에서 환상이 되고 공격성으로 변해갈 무렵 엘리는 오스카르의 앞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은 위에 나온 비르기니아, 톰미의 앞에 나타난 괴물과 엘리 그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오스카르 역시 그 자신이 스스로 너무도 힘에 겨워할때, 그리고 그것을 못 이기고 어떤 짓을 저지를지도 모를 그 상태에서 엘리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엘리는 그냥 나타나기만 했다. 톰미와 비르기니아 앞에 나타난 그것과 달리 그저 나타나기만 했다. 칼날에 비친모습으로. 칼날에 비친 모습은 곧 오스카르 자신은 아니었을까? 오스카르는 날카롭고 서슬퍼런 칼날에서 엘리를, 흉폭한 자신을 발견한다. 친구가 없는 존재.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존재. 그러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고 싶은 존재. 그것을 환상속에서, 그리고 실제로, 공격성으로 발휘하고 싶은 존재와 발휘되는 존재의 만남은 엘리가 "너는 나야"라고 말하듯 서로 동일한 존재의 만남이다. 그래서 오스카르는 아무 스스럼 없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 순간 아무도 들어갈 수 없던 엘리의 마음으로 오스카르가 너무도 쉽게 들어왔다. 엘리가 오스카르와 키스하는 순간 오스카르가 엘리가 되는 것과 같이 오스카르가 엘리의 뺨에 손을 가져간 순간 엘리 역시 오스카르가 되었다. 그 둘은 그렇게 만나고 서로가 같은 존재임을 느꼈다. 서로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엘리가 오스카르의 곁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떠나간 이후에도 오스카르가 수영장에서 위험에 빠지자 엘리는 결국 나타났다. 엘리는 호칸을 찾기 위해서는 병원을 샅샅이 뒤질 수 밖에 없었다. 엘리는 호칸을 직감적으로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 같은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스카르가 위험에 빠지자, 엘리는 결국 오스카르의 곁에 본능적으로 나타났다. 오스카르와 엘리는 결국 다른 모습의 서로이기에. 
     
     
     
    오스카르.호칸.다른 결말.  
     
    오스카르가 많은 가방을 가지고 떠나는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는 호칸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엘리는 여전히 나이를 먹지 않고 오스카르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스카르 역시 호칸과 같은 삶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 둘이 떠나는 밝은 모습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리 멀지 않는 미래에 닥칠 그런 슬픔을 함께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오스카르와 호칸은 다르다. 소아성애자이자 동성애자로 의심되기도 하는 호칸. 그 역시 엘리를 사랑했다. 엘리와 함께 살기도 하며, 아주 가끔 엘리의 애무를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엘리는 호칸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둘은 필요에 의한 관계다. 물론 사랑 역시 필요에 의한 관계다. 필요에 의한 관계라는 말에 너무 가혹한 평가를 내릴 필요는 없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사랑하고 친구의 관계를 맺어간다. 그 안에서 생기는 정과 관계없이, 일단 모든 인위적인-가족과 같은 천륜이 아닌- 관계는 자기 만족이라는 필요에 의해서 생성되는 관계다. 엘리는 보다 편하게 생존하기 위해 호칸을 선택했고 호칸 역시 자신의 일반적이지 않은 성욕에 의해 엘리를 선택했다. 엘리와 호칸이 필요에 의한 관계, 인위적인 관계라면 오스카르와 엘리는 보다 어쩔 수 없는 관계다. 둘의 관계는 필요나 선택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아니다. 어쩌면 그 둘의 관계는 오히려 더욱 필요에 의한 관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필요성'은 앞의 관계에 비해 훨씬 강렬하다. 그 둘은 서로 같은 존재다. 서로가 서로인 존재에서는 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서로를 보듬어주어야 한다. 전자가 보다 편리하게 살아가기 위한 관계라면-엘리의 입장에서- 오스카르와 엘리의 관계는 보다 편리하기 위해 맺은 관계가 아닌, 살아가기 위한, 아니면 천륜과도 같은 어쩔 수 없는 관계를 맺어나간다. 어쩌면.. 오스카르 역시 호칸과 같은 삶을 살다가 갈수도 있다. 그리고 엘리는 다시 새로운 호칸,오스카르를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엘리는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만났다. 어쩔 수 없이 열두살에 뱀파이어가 되었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존재 하나 없이 200년을 살아온 그에게 처음으로 자신과 같은 존재가 생겨난 엘리. 오스카르가 늙고 병들어 생을 마감할 때 어쩌면 엘리 역시 자신의 삶을 마감할 것만 같은. 엘리의 이번 여행이 그의 마지막 '삶'이 될 것 같은 예감. 이 예감은 비르기니아와 엘리의 차이를 보면 조금 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비르기니아. 엘리. 다른 결말
     
    스스로 뱀파이어가 되었음을 자각한 비르기니아. 자신이 사랑하는 라케의 품안에서 스스로 불멸을 버리고 죽음을 택한 비르기니아. 역시나 어쩔 수 없이 뱀파이어가 되고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죽지 못하고 살아남은 엘리.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과연 무엇이 비르기니아를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고 엘리를 200년의 시간동안 방치하게 두었을까. 나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사랑을 경험해본 비르기니아. 자신의 딸, 자신의 손자를 낳고 사랑하는 비르기니아. 폐경기에 접어들어 이제 더이상 여성의 자존감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랑으로 다가온 라케.  비르기니아는 이미 자신이 뱀파이어가 되기에는 인생을, 사랑을 너무도 많이 알아버렸다. 그녀에게는 이미 자신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너무도 많았다. 그들에게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혹여나 자신으로 인해 그들이 조그마한 상처라도 받기보다는, 스스로의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자신을 지키는 방법임을 그녀의 지나온 삶 속에서 체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엘리는 달랐다. 틀린 것이 아니다. 엘리는 그러한 것을 알기 이전에, 너무도 어린 나이에 뱀파이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엘리는 그저 살고 싶었을 뿐이다. 삶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엘리에게 죽음이란 너무도 무서운 존재였다. 엘리는 아직 죽음보다 더욱 소중한 무엇이 있기엔 너무도 어리고 미숙한 존재였다. 
    그것이 엘리가 살아남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엘리에게 자신과 같은 오스카르가 나타났다. 소중한.  자신과도 같은 존재.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유일한. 아마도 엘리 역시 오스카르와 함께 뱀파이어로서의 '살아남기'가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다보면, 그리고 오스카르가 더이상 함께 해줄 수 없을 때가 된다면, 아니 오스카르에게 더이상 자신의 추악한 모습-뱀파이어의 삶이 추악하다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존재가 생겼을 때 자연스레 생기는 자의식과 자각-을 보여주기 싫다는 생각이 들때면 엘리는 스스로 그의 삶을 마감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스카르와 엘리의 결말은 어쩌면, 아마도, 엘리와 호칸의 관계와 같은 결말은 나지 않을 것만 같다. 단지 내 희망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사랑과 삶에 그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들어가도 되니?
    들어가도 된다고 말해줘
     
    이렇게 오스카르는 엘리의 영역에 들어가고 자리를 잡았다. 엘리 역시 오스카르에게 들어갔다. 엘리. 들어갈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존재. 엘리에게는 성(姓)이 없다. 엘리의 이러한 모습은 엘리 스스로의, 들어갈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현재 모습을 상징한다. 엘리는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누구에게도 침범받지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살아남았다. 그런 엘리에게 이제 오스카르가 생겼다. 처음으로 들어옴을 허락한 존재. 또한 엘리 스스로 들어감을 선택한 최초의 존재. 엘리는 이제 최소한 오스카르의 앞에서 만큼은 그의 영역에 들어감에 있어서는 허락을 받지 않아도, 피를 흘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들어가도 되니? 들어가도 된다고 말해줘." 허락을 받지 못하면 어디든 엘리는 들어갈 수 없다. 만약 허락을 받지 못하고 다른 영역으로 들어갈 경우에 엘리는 고통을 받으며 서서히 죽어갈 수 밖에 없다.
    "너는 나야." 우리, 인간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나 들어갈 수는 없다. 우리 역시 어딘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락을 받아야 한다. 특히 그 곳이 다른 사람의 마음 속이라면 더 더욱.
    그래서 <렛미인>은 뱀파이어와 소년의 사랑이야기인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다. 가족과 친구, 연인의 이야기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함부로 대하고 상처받으며 허락받지 않고, 허락받지 못하고 함부로 들어와 심장속에 뱀파이어의 세포덩어리를 전염시키는 것과 같이. 허락받지 않고는 서로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내가 허락을 구하고 네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나는 여기서 피를 흘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 그 이야기가 내게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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