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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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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쪽 | 규격外
ISBN-10 : 892001292X
ISBN-13 : 9788920012921
철학의 교과서 중고
저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 역자 김윤희 | 출판사 지식의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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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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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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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교과서』는 철학의 감촉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책으로, 철학적 문제 그 자체를 주제로 삼고 있다. 사상, 인생론, 종교 등 얼핏 철학과 비슷해 보이는 분야들은 왜 철학이 될 수 없는가? 철학적 물음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철학자란 어떤 사람들인가? ‘철학하는 것’이란 어떤 행위인가? 철학책은 왜 어려운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대담하고 독특한 관점을 하나하나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죽음, 시간, 인과관계, 의지, 나, 타인, 존재’ 등의 철학적 주제를 철학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 나가는지를 다룸으로써 철학의 독특한 향취를 전달한다.

저자소개

목차

프롤로그 ? 5

제1장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 11
인류의 가장 큰 철학 문제는 ‘죽음’이다 ? 13 / 죽음의 우주론 ? 19 / 왜 ‘죽음’은 나쁜가 ? 26 / 어느 사형수의 수기 ? 33

제2장 철학은 ‘이것’이 아니다 ? 39
철학은 사상이 아니다 ? 41 / 철학은 문학이 아니다 ? 56 / 철학은 예술이 아니다 ? 80 / 철학은 인생론이 아니다 ? 92 / 철학은 종교가 아니다 ? 103 / 철학은 과학이 아니다 ? 110

제3장 철학적 물음이란 어떤 것인가 ? 119
시간이라는 수수께끼 ? 125 / 인과관계라는 수수께끼 ? 155 / 의지라는 수수께끼 ? 166 / ‘나’라는 수수께끼 ? 180 / ‘타인’이라는 수수께끼 ? 198 / 존재라는 수수께끼 ? 210

제4장 철학은 어떤 도움이 되는가 ? 217
철학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 219 / 사람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가 ? 234

제5장 철학자란 어떤 종족인가 ? 245
철학병 ? 247 / 직업으로서의 철학 ? 258

제6장 왜 서양철학을 배우는가 ? 275

제7장 철학책은 왜 어려운가 ? 295
칸트를 읽다 ? 298 / 현대철학의 난해함 ? 306 / ‘철학 입문’ 입문 ? 333

에필로그 ? 343
해설 ? 345
인용문헌 ? 359

책 속으로

죽음이 완전한 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이미 죽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이상하고 어색합니다. 즉 우리가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완전한 무가 아닌 어떤 형태의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착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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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완전한 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이미 죽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이상하고 어색합니다. 즉 우리가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완전한 무가 아닌 어떤 형태의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착각이라기보다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 문제를 문화적·심리적·사회적 관점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 자체를 규명하며 계속 물음을 던질 때 비로소 철학 고유의 영역이 열립니다.
| p. 28, 「제1장 죽음을 기억하라」

에드거 앨런 포나 우에다 아키나리의 기분 좋은 괴기적 취미는 그 저변에 현실에서 이탈한 세계를 그리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현실 자체의 신비로움을 외면한다는 의미에서 철학적이지 않습니다. 술집에서 주인공을 발견하고 뒤쫓아 온 고양이가 과거에 자신이 죽였던 고양이를 연상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검은 고양이』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름 돋게 하지만, 현재의 내가 어제 일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 이상으로 기괴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이 세상이 ‘사라지고’ 내일의 세상이 ‘온다’는 것만큼 무서울 수는 없습니다.
| p. 86, 「제2장 철학은 ‘이것’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의지라는 개념이 발생하는 순간 바로 그 시점에서 ‘왜’라는 물음은 끝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의지라는 개념의 특징은 그 시점 전의 상황으로 소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네 왜 어제 약속 시간에 오지 않았나?’라고 물었을 때 ‘다른 볼일이 있어서’라거나 ‘길이 너무 막혀서’라는 변명만 듣고서는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지만, ‘오고 싶지 않아서’라고 대답하면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 p. 162, 「제3장 철학적 물음이란 어떤 것인가」

철학은 모든 것을 철저하게 회의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보통 사람들이 전제로 삼고 있는 선악의 골격을 뒤흔듭니다. 예를 들면 전쟁을 나쁘다고 하는 첫 번째 이유가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지만, 철학자는 ‘성전聖戰은 존재하는가’ 혹은 ‘원폭 투하는 옳은가’에 대한 논의를 벌이기보다 ‘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나쁜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철학자 역시 그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좋다’라고 생각한다거나 살인범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논조가 살인을 무조건 비난하는 현상은 사고가 정지된 것으로 보기에 반론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 p. 222, 「제4장 철학은 어떤 도움이 되는가」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은 서양철학의 존재론, 시간론, 자아론 등은 열심히 수입해 왔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서양철학 깊은 곳에 끊임없이 흐르는 ‘논의’와 ‘변론’의 전통은 아직도 이 나라에 상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말과 변론을 압살하는 우리의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할 때마다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것과 같이 ‘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 어디까지나 ‘논의’와 ‘변론’을 통해 진리에 다다라야 한다는 것을 아직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p. 294, 「제6장 왜 서양철학을 배우는가」

소위 명저라 불리는 책들은 지나치게 논리를 추구한 나머지 난해하기만 한 것 같은 인상이 강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철학적 사안을 두고 벌이는 힘겨운 사투가 눈에 들어오고, 일단 그 양상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의외로 내용도 알기 쉬워집니다. 지금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이해가 되는 체험은 그리 희한한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매우 감동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한 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난해함을 난해함으로 계속 가져가는 능력, 항상 물음표를 던지면서 그 불안정함에 단련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십 년 후에 깨닫는 것도 있고 삼십 년 후에나 의문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 p. 294, 「제7장 철학책은 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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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철학의 독특한 향취를 전달하는 진짜 철학책 『철학의 교과서』는 철학의 감촉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철학사나 철학자의 나열에 그치고 마는 대부분의 철학 입문서들과 달리, 이 책은 철학적 문제 그 자체를 주제로 삼는다. 사상,...

[출판사서평 더 보기]

철학의 독특한 향취를 전달하는 진짜 철학책
『철학의 교과서』는 철학의 감촉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철학사나 철학자의 나열에 그치고 마는 대부분의 철학 입문서들과 달리, 이 책은 철학적 문제 그 자체를 주제로 삼는다. 사상, 인생론, 종교 등 얼핏 철학과 비슷해 보이는 분야들은 왜 철학이 될 수 없는가? 철학적 물음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철학자란 어떤 사람들인가? ‘철학하는 것’이란 어떤 행위인가? 철학책은 왜 어려운가?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대담하고 독특한 관점을 하나하나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죽음, 시간, 인과관계, 의지, 나, 타인, 존재’ 등의 철학적 주제를 철학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 나가는지를 다룸으로써 철학의 독특한 향취를 전달한다. 일명 ‘괴짜 철학자’ ‘싸우는 철학자’로 불리는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생생하게 꿈틀대는 철학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책을 덮은 후 독자들은 철학에 대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또렷한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다.

삶의 수수께끼, 죽음의 매혹, 철학이라는 병病…
당신은 진짜, 철학할 수 있는가?


‘철학’은 의외로 쉽게 소비되는 단어이다. “네 인생의 철학은 무엇이냐?” “저 친구는 철학이 없군” 등 일상생활 가운데서 쓰이기도 하고, [법철학] [과학철학] 등 다른 단어에 붙어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막상 철학에 관한 의문이 생겨서 책을 찾아보아도, 대부분의 책들이 철학사나 철학자들의 나열에 그치고 있어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철학의 교과서』는 이러한 철학서들과는 달리, 철학의 생생한 감촉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 철학의 물음이란 어떤 것인가?
- 놀라움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회의懷疑하는 것

플라톤은 철학의 출발점을 ‘놀라움’에 두었다. 태양이 뜨고 지는 것,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 말하자면 지금 당신이 물질 덩어리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느끼고, 이 복잡한 잉크 얼룩더미를 보며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이러한 의문이 상당부분은 과학이 해답을 주고 있으며, 우리는 다양한 자연현상에 대한 설명을 개별 과학에 맡겨 두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철학적 물음도 있다. 가령 시간, 인과율, 영혼, 자유, 의지, 존재, 선,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대하여, 20세기 후반을 살아가는 우리는 기원전 그리스 사람보다 한 걸음도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이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철학적 물음의 근간은 대부분 ‘정신’을 둘러싼 것이다. 이를 더욱 한정하면,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심신心身문제’라는 알쏭달쏭한 벽에 부딪히게 된다.
우리는 눈앞에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다양한 소리가 들리며, 발바닥과 엉덩이에 마룻바닥과 의자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또 다른 불가사의가 숨어 있다. 대뇌와 신경계를 포함해서 우리 신체는 모두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각막과 고막 등도 모두 특정 물질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들을 수 있는’ 것일까? 각막에서 대뇌에 이르는 어떤 부분도 물질 상태가 아닌 것은 없다. [정신]과 [신체]의 관계는 이렇듯 신비롭다.
철학의 물음이란 결국 이러한 ‘놀라움’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상의 사소한 요소들을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끊임없이 탐구하고 회의懷疑할 때 철학적 물음은 저절로 생겨난다.

▶ 철학은 어떤 쓸모가 있는가?
- 철학의 무용지용無用之用

『장자莊子』에는 ‘쓸모없는 나무’ 이야기가 나온다. 석石이라는 이름의 목수가 커다란 가죽나무 곁을 지나가게 되었을 때 나무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자, 이를 이상히 여긴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 저렇게 아름다운 나무를 어째서 그냥 지나치십니까?” 목수가 대답하였다. “저것은 쓸모없이 크기만 한 나무이니라. 저 나무로 배를 만들면 가라앉아 버릴 테고, 관을 만들면 금세 썩어 버릴 테고, 도구를 만들면 곧바로 망가져 버릴 테고, 문이나 대문을 만들면 진물이 생길 테고, 기둥을 만들면 벌레가 먹고 말 것이다. 결국 아무 데도 쓸모가 없는 것이지.” 그날 밤, 그 가죽나무가 목수의 꿈에 나타나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이기를 바랐다. 그런데 죽음을 눈앞에 둔 지금에서야 당신이 나를 쓸모없는 나무라고 불러주니, 내 바람이 이루어졌다. 내가 쓸모 있는 나무였다면 이미 오래 전에 베어져서 이렇게 큰 나무가 될 수 없었겠지.”
어쩌면 철학도 ‘쓸모없는 나무’를 닮았을지 모른다. 의학이나 법학은 일찌감치 베어져서 배나 관으로 만들어져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나무와 같지만, 철학은 어떤 도구로도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냥 ‘나무’로 남는다. 따라서 의학자나 법학자는 나무가 아닌 목재로서의 가치로 평가받는 데 반해, 철학자는 어떤 목재도 될 수 없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나무로 남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쓸모는 없지만, “사람을 죽이는 게 왜 나쁜가?” “인류가 우주에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나는 죽는데, 살아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등 세상 사람들이 의논하지 않는 영역에 칼을 대서 거기에 뒤엉켜 있는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것이 바로 철학이 하는 일이다.

▶ 철학자란 어떤 인종들인가?
- 사소한 질문에 한없이 연연하는, 철학병을 앓는 사람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막연하고 묘한 느낌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도무지 ‘건강한' 직업에 종사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그들이 ’철학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 본인 역시, 대학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철학병을 앓기 시작했다. ‘나’는 과연 존재하는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진리란 존재하는가…. 오로지 이런 생각에 빠져 들었고, 이 모든 것을 배우려면 철학과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당대 최고의 철학자 오모리 쇼조 선생의 집까지 찾아가 “자네는 철학병이네” 하는 진단까지 받았지만, 철학을 공부해 본들 미래가 불안했기 때문에 법학과로 진학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업 중 ‘민법총칙’이나 ‘형법총론’ ‘헌법’ 등의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지 않았다. ‘헌법 제9조’라든가 ‘계약불이행’ ‘사형’ 같은 용어들을 들어도 그저 단어들만 널브러져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연습 형식으로 이루어진 수업에서 형법 교수가 ‘낙태는 허용되는가’ ‘들판에 단 한 채뿐인 우리 집에 불을 질러도 좋은가’라는 질문을 하면, 사안 자체보다 ‘허용되는가’ ‘좋은가’라는 말의 의미에 연연했다. 결국 일 년을 유급하여 철학과에 들어간 저자는 자신을 괴롭혀왔던 질문들을 철저히 탐구하며 철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처럼 철학자란 그러한 질문에 대해 단순히 명상이나 사색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한없이 연연해야 한다. 또한 언어를 통한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즉 타인이 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서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고승이나 예술가라고 해서 무조건 철학자일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언어에 대한 태도에 있다. 예를 들면 ‘죽음’을 직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논리적이고 정밀한 언어로 끝까지 표현하는 데 철학의 진수가 있는 것이다.

▶ 사상은 왜 철학이 될 수 없는가?
- ‘흔한 것’에 천착하지 않는 학문은 철학이 될 수 없다.

철학과 얼핏 비슷해 보이는 사상, 인생론, 종교 등의 인접 영역은 왜 철학이 될 수 없을까? 저자는 이러한 영역들이 ‘죽음’이라는 공통의 테마를 품고 있다는 추측을 바탕으로, 이들과 철학의 차이를 규명함으로써 철학이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고자 한다.
철학의 인접 영역 중 특히 사상은 철학과의 경계를 규정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다. 저자의 말에 따르자면 철학과 사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 탐구 대상에 있다. 철학적 의문의 대상은 결코 ‘심오한’ 것이 아니다. 철학은 일상생활의 표면에 모든 비밀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를 탐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사상은 일상의 심층을 해부하고 탐구한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를 사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동시에 연구하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시대적 제약’이야말로 가장 큰 의심의 대상이다. 데카르트의 원리로 보면 인류가 존재하는 것, 과거가 존재했던 것, 데카르트가 존재했던 것조차 의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철학의 큰 특징은, 발끝에 차이는 돌멩이처럼 흔한 것에 대하여 누구나 어느 시대나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동일한 의문에 다다른다는 신념을 가지고 철저한 회의懷疑를 수행하는 것이다. 반면에 사상은 이러한 한 가지 신념을 버리고 오히려 시간과 공간, 물체라는 방대한 신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하는 삶, 그 정신적 풍요로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라는 톨스토이의 민화가 있다. 땅을 따라 걷다가 해가 지기 전에 출발지점으로 되돌아오면 걸은 만큼의 땅을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하루 종일 달렸던 남자는 끝내 목숨을 잃고 만다. 결국 그 사내는 자기가 묻힐 만큼의 땅만 있으면 충분했던 것이다. 현대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시간’ ‘존재’ ‘의지’ ‘나’ 등 보다 본질적이고 정신적이라 할 수 있는 문제에는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철학 자체의 근본적 물음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노련한 작업의 결정체다. 저자는 독자에게 “우리 함께 철학적 문제라는 진흙탕에 빠져서 악전고투를 해 봅시다”라고 권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을 ‘나 스스로를 위해 살아가는 자유인의 유일한 자유로운 배움’이라고 규정했다. 물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철학적 의문에 발목이 잡혀 그 의문을 철저히 탐구하고 회의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거대한 수수께끼를 풀 단서를 손에 넣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물질로는 얻을 수 없는 최고의 정신적 희열일 것이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지식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나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 답하는 것도 꽤나 매력적인 태도가 아닐까?

?일본 독자 리뷰

? 철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흔치 않은 책.
? 이 책을 읽고, ‘철학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 무미건조한 철학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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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철학의 교과서> 서평 | du**n00 | 2014.05.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내 나이 20살 때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
    내 나이 20살 때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당신은 왜 사는가?”
     
    그때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랬다.
     
    죽는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사는 것 같아. 내일 당장 죽을 것 같지가 않거든. 그래서 오늘 하루를 성찰하기도 하고 내일을 계획하기도 하지.”
     
    이 질문은 당시 내가 나가던 동아리 친구에게서 인터넷 카페를 통해 받은 질문이다. 그 시절 그 카페엔 한 사람씩 지목해 허심탄회하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던 코너가 있었다. 아주 가끔씩, 20살 시절이 그리워질 때면 난 그 카페를 몰래몰래 방문한다. 그리고 내가 남긴 흔적들을 읽는다. 그리고 반드시 죽을 내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이유는 죽음을 몰라서라고 말하는 20살의 나는 참... 싶어, 슬쩍 웃는다.
     
    죽음을 기억하라.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또 한 번 그 시절 그 인터넷 카페를 회상했다. <철학의 교과서> 첫 장의 제목이 죽음을 기억하라였으니. 이 책은 처음부터 죽음의 문제를 치고 나가면서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진짜 삶인지 반추해 보게끔 한다. 현재의 나는 과거를 통해 만들어졌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하기도 하는데 과연 나의 그 시간 개념은 가당키나 한 것인가, 그리고 그 시간 안에 존재한다고 믿는 나는 과연 진짜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존재란 말, ‘있다는 건 대체 무슨 의미인가, 등등이 철학적인 질문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질문을 통해 답을 얻으려는 노력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진행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명쾌하게 얻어내는 답은 없다. 모두가 생각할 거리로만 남는다. 이 과정이 되풀이되며 읽는 동안 계속 마음만 묵직해진다. 그렇게 마음이 묵직해진 상태에서 고민하는 독자에게 지은이는 묻는다.
     
    철학은 어떤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또다시 철학은 죽음의 문제로 돌아간다. ‘죽은 자의 눈을 획득할 때 삶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는데, 이 죽은 자의 눈을 획득하는 데 철학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진실로 내가 자유로워져 신비로움 가득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철학이 안내해 준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죽은 자의 눈을 가지고 철학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질 때 나의 인생은 덜 째째해질 거란다.
     
    이 책을 줄줄 읽어 내려간 나는 다시, 나의 20살로 돌아간다. 그 시절 나는 지금보다 훨씬 인간성을 신뢰했다. 사람들에게 더욱 진솔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당신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고민했다. 나에게 던져진 그 어떤 질문에도 정직하고 성실하고 싶었던 시절이다. 내가 먼저 타인의 인간성을 신뢰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를 가지면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는 그 시절에도 찾고 지금도 찾고 있는 친구의 모습을 슬쩍 봤다.
     
    <철학의 교과서>는 언젠가 우리 모두가 죽는다는 걸 기억하고, 타인이 있어 내가 있을 수 있고, 현재에 대한 관념이 없으면 과거나 미래에 대한 관념도 생길 수 없으며, 진실로 너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자근자근 삶에 대해 말한다. 까칠하지만 지혜로운 바로 그런 친구다. 만나서 반갑구나!
  • 이 책은 저자 나카지마 요시미치가 1994년에 집필한 책을 번역한 것으로 원서의 제목 <哲&#...
    이 책은 저자 나카지마 요시미치가 1994년에 집필한 책을 번역한 것으로 원서의 제목 <哲学の敎科書>를 우리말 <철학의 교과서>로 제목을 정했으나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책 제목은 <철학 교과서>가 더 정확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 책은 프롤로그, 제1장 죽음을 기억하라에서부터 제7장 철학책은 왜 어려운가라는 주제로 서술하고 있으며, 에필로그, 해설 및 인용문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구성을 통해 철학의 본질적인 물음에 대하여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철학관에 대해서 논리정연하게 이론을 구성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철학자 다운 빈틈 없는 논리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전개해 나가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 책은 여러 독자에서 권유할 수 있는 서평의 기회를 가진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여길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에 대한 이야기의 진행을 "인류의 가장 큰 철학 문제는 '죽음'이다"는 명제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에대해서는 그리스의 과두정치파 철학자이 크리티아스의 말은 인용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죽음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 불행에서 달아날 수 없다.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중세 기독교 신학자와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죽음'을 논한 예로 몽테뉴, 파스칼, 라 로슈푸고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인생행로의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다. 이는 우리가 반드시 바라보아야 할 목표다. …죽음이 어디에서 우리를 기다리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차라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 몽테뉴 -
     
    "인간은 죽음과 불행과 무지를 치유할 수 없기 때문에,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 파스칼 -
     
    "태양과 죽음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 라 로슈푸코 -
     
    이에 대해 저자는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 인간 관찰의 대가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죽음'을 외면하고 있는 인간의 잘못된 태도를 거듭 지적하고 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금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꾭히는 독일의 하이데거가 인간이라는 존재를 '죽음으로 가는 존재'라고 규정하였으며, 여기서 '죽음으로 가는'이라는 말은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은 늘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이 사실을 정확하게 지각하는 것이야말로 '본질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속이면서 어떻게든 죽음을 외면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태도로 인해 가정과 학교는 물론이고 사회에서도 '비본질적인' 삶의 방식이 만연해진다는 것이 하이데거의 논리하고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인 고대 로마의 에피쿠로스 학파 시인이자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의 말을 인용하여 인간이 태어나기 전을 '무'의 상태라고 했을 때 그것을 불행이라고 하지 않듯 다시 '무'로 돌아가는 '죽음'을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처음부터 '무'인 것과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며,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악으로 보는 것은 죽음이 '유'에서 '무'로의 전환이기 때문이라고 하며, 예로서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세상은 떠난 신생아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도 안타까워 하지만 이 세상에 태어날 기회가 전혀 없었던 -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야만 태어날 수 있는 - 수많은 가공의 생명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죽음 준비 교육'이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사람은 모두 죽으며, 죽으면 모두 천국에 간다고 단언할 수 없는 것, 대부분의 인간에게 죽음은 너무도 두려운 존재라는 것, 죽음이란 지상에 존재했던 인간이라는 형태의 완전한 종언이라는 것 등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에 대하여 철학의 중심 과제가 죽음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죽음은 비단 철학뿐만 아니라 사상과 문학, 예술, 종교에서도 중심 과제일 수도 있다고 말하며, '철학'이라는 말은 매우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등산에도 철학이 있고 돈벌이에도 철학이 있다고 할 정도로 우리 인간은 다양한 철학적 문제와 직면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이란 결코 '심오한 것', 인생의 깊은 곳이 아니라 '능히 헤아릴 수 있는' 일상생활의 표면에 모든 비밀이 숨어 있으며, 이에 비해 '사상'이라고 하면 일상적인 세계에 대해 이해를 한 꺼풀 벗겨 내어 그 심층을 해부하고 탐구하려는 자세가 떠오른다고 하면서 "철학이란 어떤 신념, 어떤 강하고 완고한 추측에 이끌려 간다. 누구나 어느 한 가지를 진지하고 철저하게 고민해 나가다 보면 바위 같은 보편적인 물음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 보편적인 물음이란 가령 '능히 헤아릴 수 있는' 단순한 것이라는 신념이며, 이에 비해 사상은 이러한 보편성에 대한 신념조차 특정 시대, 문화, 지역적인 제약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이야기 하고 있는 인생의 깊은 내면에 대한 탁견이나 통찰이 아니라 단순한 눈으로 세상의 표면을 계속 주시하는 것이 철학적인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철학자의 눈은 당연히 아이의 시선에 가까워져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면서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관점의 올바른 삶의 태도를 함양할 수 있는 철학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 철학을 경험하게 하는 책 | mo**ter | 2014.04.2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우리는 ‘철학’이란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별 볼일 없는 생각을 ‘개똥철학’이라 부...

     우리는 철학이란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별 볼일 없는 생각을 개똥철학이라 부르고존경받는 기업경영인의경영철학은 직장인들의 관심사다. ‘국정운영에 철학이 없다’ 는 말은 정치평론가들의 클리셰다확실히 철학은 특정 학문의 명칭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그 사람 철학이 있어’, ‘그 사람 철학적이야’ 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그 사람 물리학이 있어’, ‘그 사람 화학적이야’ 는 혼란스러운 걸 보면난해한 소설이나 시는 으레 철학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인류역사의 수많은 사상가예술가들이 동시에 철학자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 이르면 ‘철학은 전공불문에어느 누구의 명함에나 사용이 허락된 단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쯤 되면우리에게 철학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쯤 되는 무언가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막연함을 거부하고 철학을 일상의 용례에서 빼내는 것은 물론기타 온갖 철학적인 것들로부터 분리해 내려 한다.


     1장 [죽음을 기억하라]에서 저자는, ‘죽음에 관심 없는 혹은 관심 없는 척하는 것은 철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기만적인 행위라고 하며 죽음 이라는 문제를 문화적·심리적·사회적 관점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 자체를 규명하며 계속 물음을 던질 때 비로소 철학 고유의 영역이 열린다고 한다요컨대죽음은 살아있는 것에 대한 최대의 부조리이며가장 원초적인 이 물음에 천착하여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않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원초적인 것에의 집착을 철학과 비()철학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아이 책의 본론의 첫 부분에 해당하는 2[철학은 이것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본격적으로 철학적인 척 하는 비()철학들을 솎아낸다저자는 먼저 사상에 그 엄격한 칼날을 들이댄다니체를 사상으로서 읽는 사람들을 니체의 양 어깨를 짓누르고 그를 광기로 몰아넣은 사색에 전혀 감염되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비니체적이라고 비웃으며 니체를 철학으로 읽는 것즉 니체를 통해 철학한다는 것은 니체의 고민 그 자체를 철저하게 고찰하는 것이라고 한다요컨대니체의 사상이 가지는 사상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현실의 역사와 비교연구하는 철학연구자들은 절대로 철학자일 수 없다는 것이다.


     2장의 백미는 문학의 비()철학성을 고발하는 부분이다. “인류가 태고부터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하여 구구절절 논의해 온 이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는 점이 철학적으로 볼 때 엉성하다는 이야기입니다미시마는 그것을 더 이상 고민하고 회의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정신의 형태와 같은 무방비한 표현을 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과연 그렇다철학의 근본문제 중 하나인 심신문제를 평생 고민해야 할 철학자로서는 도저히마치 다 안다는 듯이마치 결론이 난 문제라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그러한 표현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듯 신나게 사상문학예술과학인생론 기타 비()철학적인 것들을 쳐낸 저자는 3장에서그러면 철학적 물음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얘기한다시간인과관계의지타인존재 등 도대체 얘기할 거리나 있을까 싶은 것에 대해 당혹스런 질문들을 던진다보통의 철학개론 서적이 계파를 분석하고 존재론인식론에 무슨 주의니 하면서 철학적 문제의 의미를 설명해 준다면저자는 그 문제를 내고 같이 풀어가는 느낌이다평이한 문체로 철학의 주제들을 얽어내는 솜씨가 돋보인다다만 그 내용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확실히 병적이고 반사회적이다도대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이어가야 한다그래서 나오는 결론이란 것들이 인과관계는 자연법칙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에 의한 재해석이라는 따위의 도저히 정상적인 사고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들이다그리고 그 고통스런 사고가 바로 진짜 의미의 철학이라는 것을 저자는 시종일관 얘기한다.


     4장부터는 수필 같은 느낌이 드는데철학의 무용성철학자로서의 삶과 일본 철학계에 대한 비판개인적인 성장과정 등을 밝히면서 여전히 죽음을 대전제로 한 사소한 것에의 병적인 집착이 철학임을 말한다그리고 7장에서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발췌한 문장을 알기 쉽게 해석하는데이 부분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괴팍함 속에서도 그나마 보통의 철학서적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이다그리고 유용하다.


     이 책은 읽기 쉽지 않다전문용어는 최대한 배제시킨 일상적인 문장임에도 불구하고읽는 내내 저자의 견해에 대해 의문 내지 반발심이 생기는데다애써 그것들을 무시한 채 읽다 보면 순식간에 챕터는 끝나 있어 도대체 의문이 발생한 부분으로 다시 돌아와 생각을 정리하며 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확실히 이 책은 철학의 진짜 문제를 고민해 보게끔 하는 참신한 책이다다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그럴듯해 보이는 인생지침이나 격언 따위에는 이제 도저히 철학 내지 철학적이란 말을 붙일 수 없게 된다목이 마른데도 물컵에 담긴 물이 진짜 존재하는지 고민하다 물이 다 증발해버리는 걸 보고만 있는 철학자를 떠올리면철학은 병적이고 반사회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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