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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362쪽 | A5
ISBN-10 : 8958720182
ISBN-13 : 9788958720188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중고
저자 이왕주 | 출판사 효형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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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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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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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영화보기, 영화로 철학하기를 시도하는 책. 저자는 <동사서독>에서 <친절한 금자씨>에 이르는 29편의 글을 통해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론을 거쳐 행복론까지 자신만의 독특한 글쓰기와 살아 있는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 하이데거와 니체를 거쳐 들뢰즈와 부르디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가들이 등장한다. 하이데거의 '있음'과 '있는 것'의 의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춤으로 승화해 내는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알 수 있고, <친절한 금자씨>의 수많은 얼굴은 들뢰즈의 '기계 되기'와 만나기도 한다.

이 책은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들도 영화 내용을 짐작하며 저자의 사고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설명과 함께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영화 속 상상을 빌어 인간다움과 행복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영화 속에 나타나는 삶에 대한 성찰과 행복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이왕주李王住 하이데거의 예술철학에 대한 연구로 경북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팔로 대학교에서 다양한 영화철학 관련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영화에 매료되었다. 거기서 질 들뢰즈, 노엘 캐롤, 슬라보예 지젝 등을 알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철학개념과 영화이미지가 어떻게 갈등하고 화해하는지 배웠다. 이후 국내외 여러 학술지에 철학과 영화가 만나는 많은 글들을 발표해 왔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뉴욕 주립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고, 지금은 부산대학교 윤리교육과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철학풀이 철학살이》, 《소설 속의 철학》, 《쾌락의 옹호》 등이 있다.

목차

지은이의 말

해방을 위하여
트루먼 쇼 _ 유목민처럼 떠나라
슈렉 _ 보이는 것 너머를 보라
집으로... _ 진정한 소통은 바깥에서 이뤄진다

자기 성찰
동사서독 _ 사람의 속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존 말코비치 되기 _ 자기 존재를 긍정하라
매트릭스 _ 나는 선택한다, 이 길을!
디 아더스 _ 타자로 전락해 버린 나

세상과의 화해
굿 윌 헌팅 _ 세상과 화해하는 법
피아노 _ 사랑은 소유하지 않는 것
쉬핑 뉴스 _ 두려울수록 정면을 보라

디오니소스 찬가
중경삼림 _ 망각은 행복의 조건
나비 _ 과거도 미래도 삶의 시간은 아니오
뷰티풀 마인드 _ 정신분열을 이겨낸 초인적인 노력

생존 전략 - 싸우기
와호장룡 _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간장선생 _ 잘 놀고 잘 쉬고 잘 자라
북경 자전거 _ 부숴질 수는 있으나 패배할 수는 없는 자
메멘토 _ 역사는 만들어진 서사
친절한 금자씨 _ 복수로 원혼을 달랠 수는 없다

생존 전략 - 춤추기
쉘 위 댄스? _ 춤이 없다면 이 삶을 어떻게 견디랴?
빌리 엘리어트 _ 어머니를 만나고픈 접신의 춤
타인의 취향 _ 다름을 인정하면 조화를 얻는다

언어, 예술, 아름다움
흐르는 강물처럼 _ 예술은 왼손에서 탄생한다
일 포스티노 _ 시인은 의식의 성장에서 태어난다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_ 인생의 과정을 향유하라
파인딩 포레스터 _ '아버지'는 아들을 기다린다

6사랑에 관한 담론
여인의 향기 _ 의미는 삶 속에서 결정된다
오아시스 _ 사랑은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_ 사랑의 세 가지 정의
좋은 걸 어떡해 _ 사랑은 중간에서 만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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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표지글 영화 속에 인생이 있다, 행복의 철학이 있다 영화의 한살이가 너무도 짧다. 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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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글 영화 속에 인생이 있다, 행복의 철학이 있다 영화의 한살이가 너무도 짧다. 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지 못한다. 한번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영화들. 그 운명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동기 중 하나다. 냉엄한 시장 논리만이 이 비극의 이유인가. 혹시 우리가 영화를 만나는 방법의 서투름 때문은 아닐까. 영화와 사귀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영화를 작품work이 아닌 텍스트text로 만나야 한다. 작품은 닫혀 있으나 텍스트는 열려 있다. 작품은 때로 고통을 안기지만 텍스트는 언제나 즐거움을 준다. 우리를 홀리고 꼬시며 에로틱하게 자극하는 멋진 이성처럼. 영화와 사귀기 위해 지은이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글쓰기다. 여기서 글쓰기란 영화들이 사라지면서 남기는 안타까운 흔적들로 무늬를 짜는 것이다. 무늬로 뭔가를 만들어내어 추억의 증거로 삼아보라. 추억이 있는 동안은 아무것도 죽지 않는다. 이 책은 지은이가 영화 텍스트들과 함께 놀면서 만들어낸 무늬들이다. 그 놀이의 흔적, 추억은 우리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환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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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1영상 시대가 도래했다는 팡파르가 울려퍼진 지 벌써 10년. 그러나 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재능 있는 영화작가가 혼신의 힘을 쏟아 열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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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1영상 시대가 도래했다는 팡파르가 울려퍼진 지 벌써 10년. 그러나 대박을 터트려서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영화들조차 한 철을 버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재능 있는 영화작가가 혼신의 힘을 쏟아 열정적으로 만든 작품이 개봉관에서 사흘 만에 간판을 내리고는 곧장 흔적도 없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현실이 시장 논리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영화를 만나는 방법의 서투름 때문은 아닐지 되묻는다. 성마르게 다가서서 서둘러 즐기고 조급하게 판단한 뒤 황망히 잊어버리는 관객들의 성급한 심성 때문은 아니냐고. 현실이 냉혹할수록 희망은 상상으로부터 나온다. 이를테면 의인화의 감각을 활용해 이런 상상을 해보자. 인생 탐구에 일생을 건 ‘철학’ 감독이 재미와 환상을 추구하는 배우 ‘영화’ 씨를 캐스팅해 영화를 찍는 상상. 어렵고 딱딱하고 권위적인 얼굴로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풍기던 ‘철학’ 감독이 ‘영화’ 씨의 부드러운 얼굴과 감성적인 몸짓을 빌려 환상적인 재미를 느끼게 하고, 그를 통해 깊이 있는 성찰과 그 성찰로 얻은 행복의 희망을 남겨주는 영화를 찍는 상상.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는 바로 그런 상상을 현실로 바꾸어주는 책이다. 전작 《쾌락의 옹호》(문학과지성사, 2001)에서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며 삶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음을 생활 속의 여러 단상을 통해 보여준 이왕주 교수다. 그가 이번엔 영화 속에서 삶에 대한 성찰과 행복에 대한 희망을 찾아내고 있다. 편안하게 세속의 흐름을 따라가며 사는 사람들 혹은 세상의 경쟁 논리에 헉헉대며 사는 사람들 또는 세상의 문법에 치여 고통받는 사람들 그리고 지나치게 무거운 이성의 준칙이나 규율의 감옥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사는 사람들에게 영화 속 상상을 빌어 인간다움과 행복의 의미를 묻고 있다. 영화별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글을 쓰면서도 한 인간이 자신을 성찰하고 타자와 세계를 이해하고, 또 예술과 사랑을 통해 행복을 얻기까지… <동사서독>에서 <친절한 금자씨>에 이르는 스물아홉 편의 글은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론을 거쳐 행복론을 향한 끈질기면서도 즐거운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쉬우면서도 무게 있는 글 속에서 저자만의 독특한 글쓰기와 살아 있는 언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으로 영화 보기, 영화로 철학하기 2저자는 영화를 닫혀 있는 작품work이 아니라 열려 있는 텍스트text로 만날 것을 제시한다. 어려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짤 것이 아니라 관객 나름대로 뜻을 만들어가며 즐겁게 영화와 만날 것을, 마치 멋진 이성과 만나 에로틱한 유혹을 주고받는 설렘을 나누듯이. 한번 보고 곧 잊혀지기 그만인 영화들 속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철학 개념들이 숨어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 하이데거와 니체를 거쳐 들뢰즈와 부르디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상가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하이데거의 ‘있음(존재)’과 ‘있는 것(존재자)’의 의미를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춤으로 승화해 내는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알 수 있고, 친절한 금자씨의 수많은 얼굴은 들뢰즈의 ‘기계 되기being machine’와 접속되기도 한다. 이 책은 철학 입문서는 아니지만, 그 내용은 삶 속에 정말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어렵지 않다. 철학을 어떠한 형태로든 접해 보고 배워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 주고 싶다. 삶을 살아가는 지혜가 일상 생활과 영화를 본 체험과 함께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철학이라고 하면 딱딱하게 여겨지고, 재미 없게 여기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왕주 교수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와 같은 생각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간다.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들도 영화 내용을 짐작하며 저자의 사고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설명과 함께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글을 전개하는 저자의 능력, 삶에 대한 폭넓은 경험 등이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해방을 위한 자기 성찰 자기도 모르는 채 온세상에 자신의 삶이 노출되며 감시받고 살아가던 트루먼(<트루먼 쇼>), 아름답게 꾸며진 동화세계의 논리에 따라 거짓 모습으로 살아온 피오나 공주(<슈렉>), 게임기 속 세상에 빠져 진짜 세상은 모르고 살던 여섯 살 꼬마(<집으로...>)… 모두 자기도 모르는 구속에 얽매여 자신을 잃고 살던 존재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유목민처럼 떠나라. 위반의 정열에 빠져보라. 밖으로 나가서 소통하라.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버릴 수 있는 자만이 해방을 얻을 수 있다. 진짜 삶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위반의 정열은 어렵고 혁명적인 것이 아니다. 자기 존재를 정면으로 볼 수 있고, 지금까지 모르던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의지만 가지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다 보면 종종 고통스러운 상처와 부딪힐 수도 있다. 천재적인 지능에도 어릴 적 상처를 극복 못해 거친 행동을 일삼던 윌 헌팅(<굿 윌 헌팅>)이나 아버지의 가혹한 학대로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코일처럼(<쉬핑 뉴스>). 그러나 두려울수록 정면을 보라. 고통을 회피하고자 하거나 그것을 잘개 쪼개 분석해 버리고 아무 일도 없는 양하는 태도로는 행복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생존 전략 - 싸우기 vs 춤추기 3사는 게 투쟁이라는 말이 있다. 그 투쟁은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일 수도 있고, 존재를 지켜내기 위한 세계와의 투쟁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저 사는 삶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이기 위해서 투쟁은 필요하다. 금자씨가 그리도 복수에 매달린 것도 복수란 자기 자신을 지켜내고자 했던 존재의 투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자씨의 복수조차 종국에는 축제로 변한다. 그것은 결국 해원의 의식이었기에. 사는 게 투쟁이 아니라면 그것은 신명으로 살아내기일지도 모른다. 자신을 비우고 신명을 얻어내어 세계와 하나가 되어 살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춤이 없다면 이 삶을 어떻게 견디랴?”라고 했던 니체의 말은 바로 그 신명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화장실에서 낯선 댄스 스텝을 익히던 중년의 사내(<쉘 위 댄스?>),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춤 속에 담아내는 어린 소년(<빌리 엘리어트>)은 바로 신명을 통해 변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삶을 바꾸어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뜰을 가꿔야 한다 결국 삶이란 세계 내로 던져진 존재이기에, 행복 역시 세계 속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타인을 이해하고(<여인의 향기>),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고(<타인의 취향>) 그 아름다움에 시선을 돌릴 줄 아는(<흐르는 강물처럼>) 것이다. 때로는 딱딱한 세상의 인습에 과절하지 않고 그것에 도전하는 행동주의자(<오아시스>)가 되어야 할 때도 있다. 이미 휘어진 세상 속에서 잔인하게 짓밟히는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디 지혜롭도 더 날카로워진 홍종두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주문을 외워 잠깐의 마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일이 될지라도 위험에 몸을 던지는 것. 행복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에게, 행동하는 자에게 온다는 것. 이것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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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철학! 이 단어에서 받는 느낌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다'거나 '골치가 딱딱 아프다...
    철학!
    이 단어에서 받는 느낌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다'거나 '골치가 딱딱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나도 다르지 않았다.  학창시절에 내가 배웠던 철학(그때는 윤리나 세계사의 일부)은 인류의 삶에 어떠한 보탬도 되지 못하는 '한심한 짓거리'쯤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므로 철학은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하는 난해한 학문이었다.  그런 생각은 대학에 와서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피숍이나 학사주점에서 철학적 담론을 나누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속으로 혀를 끌끌 차기 일쑤였다.  내 관점에서 그들은 아무 할 일 없이 밥만 축내는 '밥벌레'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철학을 혐오(?)하면서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철학에 빠져 살았다'고 말한다면 아마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애기를 하자면 길지만 최대한 짧게 요약해 보자.
     
    나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 2학년 무렵에 도시로 전학을 갔다.  그곳에서 형과 자취를 하였는데 그 당시 우리집의 형편으로는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처지였다.  공부를 잘하던 형이 공고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도시의 아이들은 시골에서 만나던 친구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실력도, 가정 형편도, 체격도, 심지어 희여멀건 피부색까지도...  나는 그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어떤 것을 견주어도 어느 것 하나 자신있게 내세울 수 없었던 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먼저 잠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수면시간은 11시부터 2시까지, 하루에 3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졸음을 쫓기 위해 자취집 마당에 있었던 수돗물에 머리를 담그기도 했었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때의 나를 기억하는 형은 지금도 명절에 나를 만나면 그때 얘기를 한다.  그때는 내가 참 무섭게 보였다고.  왜 그렇지 않겠는가?  중학생인 동생이 잠을 쫓으려 한겨울의 수돗물에 머리를 담그는 모습을 상상하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내가 정한 수면 습관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전보다 늘어난 시간에 책을 읽기로 했다.  최종 목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서양철학을 독파하자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정한 것은 철학을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친구들보다 더 많이 알고자 했던 지적 욕심이거나 지적 허세를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나는 철학자의 저서를 구할 수 있는 한 모두 구하여 읽었다.  그런 생활은 일종의 수도승의 생활과 다를 바 없는 금욕적인 생활의 연속이었다.  기억력이 좋았던 나는 친구들의 감탄어린 시선에 우쭐했었고, 내 선택이 옳았다고 믿었다.  그렇게 나는 뜻도 모른 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플라톤의 저서부터 니이체의 저서까지 읽었다.
     
    삶의 해법, 신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내가 뜻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읽었던 책들이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때마다 하느님으로부터 배달된 선물을 답례도 없이 넙죽넙죽 받는 것처럼 그 의미를 하나씩 하나씩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고 느끼지만 말이다.  그러나 내가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새로운 경험과 마주할 때, 하느님으로부터의 선물은 어김없이 보내질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자신이 알고 있던 것, 또는 새롭게 알게 된 어떤 지식은 적당한 상황이나 사물과 조우하여 새로운 틀로 변모되지 못하면 그것은 항상 '앎'이라는 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실천적 의미의 지혜나 체화된 가치관으로의 진화는 꿈도 꿀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이러한 기회는 항용 오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맘에 딱 드는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생각만큼 자주 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지혜의 발견은 일종의 '운'과 다를 바 없다. 지금 내 나이쯤 살고보니 '지혜로운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철학은 이렇게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상, 예술, 학문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생각의 틀을 제공하고 조금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일깨워준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과 영화는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는 모든 갈래와 만날 수 있고 모든 학문과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철학적 해석의 도구로 영화를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작가는 이 책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에서 <트루먼 쇼>와 <굿 윌 헌팅>에서부터 <뷰티풀 마인드>, <메멘토>, <일 포스티노>에 이르기까지 8개의 주제로 29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개중에는 내가 본 영화도 있고, 보지 못한 영화도 있었다.  그럼에도 책은 술술 읽혔다.  영화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철학과 접목되는 부분에서는 아주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좋은 영화에 대한 안내서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관점으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철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좋은 영화는 언제 봐도 가슴을 울리고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비록 가까운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손쉽게 선택하는 게 영화관람이라고 할지라도 그 속에 녹아있는 철학적 질문과 그것에 대한 해답을 연구했던 많은 철학자를 생각할 수 있다면 영화를 관람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풍요롭고 벅찰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삶을 담은 영화, 어쩌면 우리의 일상일 수도 있는 장면 장면들이 철학적 영감과 함께 재해석될 수만 있다면 영화를 보는 재미와 감동은 더욱 커질 것이다.
     
    "철학은 종종 이렇게 처음에는 '한심해 보이는 짓거리'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철학자들은 이 한심해 보이는 짓거리에서 역사, 세계,우주를 변혁시키는 놀라운 이론들을 이끌어내곤 했다.  이를테면 소크라테스는 '왜 선생들은 거리에서 이 말을 하고 광장에서는 저 말을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플라톤은 '왜 꽃은 핀 대로 있지 않고 곧 지고 마는가?'라는 물음에서, 마르크스는 '어째서 가난뱅이는 가난한가?'라는 물음에서 문명사를 바꿔놓은 이론들을 끌어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지적했거니와 철학이란 남들이 무심히 스쳐지나는 평범하고 진부한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놀라움'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P.234-235)
  •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물이 기호로 대체되고 현실의 모사나 이미...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사물이 기호로 대체되고 현실의 모사나 이미지, 즉 ‘시뮬라크르(Simulacra)’들이 실재를 지배하고 대체하는 곳이라고 하였다. 존재하는 모든 실재가 실재 아닌 파생실재로 전환되는 작업인 ‘시뮬라시옹(Simulation)’을 거쳐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인 ‘시뮬라크르(Simulacra)’의 미혹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실재인 것이다.
    이제 재현과 실재의 관계는 역전되었으며 더 이상 흉내 낼 대상, 원본이 없어진 시뮬라크르들이 더욱 실재 같은 극실재(하이퍼리얼리티)가 활개치는 세상이다. 더 이상 원본은 없고 어느 의미에서는 원본과 모사물의 구별도 없어져 버린 세상이다.

    나아가 우리는 정보의 홍수와 다양한 매체가 만들어낸 시뮬라시옹의 질서 속에 버려진 인간 군상들인 것이다. 바로 이 군상들은 사람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관계를 교환함으로써 자신들을 발견하려 노력한다.

    이제 그 가상의 세상 속에 또 다른 의미 부여로써 철학을 담아본다.
    여기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가 그것이다.

    흥행하지 못하면 하루살이 일생이 그치고 마는 영화의 한생에,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손 치더라도 한해살이에 그치는 영화의 운명에 철학을 담아 새로운 영화 즐기기를 이야기한다. 아마도 저자는 문화를 즐기는 방법에 많이도 서툴렀던 우리들에게 새로운 생각하기를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트루먼쇼>, <슈렉>, <집으로>를 보며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무형의 틀을 깨고 해방의 공간을 찾아 나서기를 부르짖으며, <굿 윌 헌팅>, <쉬핑 뉴스>를 통해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내면의 자신에 당당히 맞서서 행복을 찾아가라고 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존재자’의 의미를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춤으로 승화해 내는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이야기하고, <친절한 금자씨>의 수많은 얼굴은 들뢰즈의 ‘기계 되기’(being machine)와 손잡게 한다. <쉘 위 댄스?>에서는 신명의 세계를 이야기하며 니체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여인의 향기>, <타인의 취향>,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며 나와 타자의 이해를 통해 세상에 던져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러면서 <오아시스>를 통해 세상의 인습에 도전하는 행동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쓴다.

    던져라. 나서라. 행동하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의 행복은 없다.

    다양한 철학적 기제를 사용하여 영화를 이야기했던 이 책은 그렇게 결론짓고 있다.
    나만의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가상현실, 시뮬라크르의 세계에 당황하거나 복제된 세상을 실재로 믿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대신 그 속의 다양한 삶을 통해 우리의 실재를 좀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현명함을 갖자.
    바쁜 현실을 핑계 삼아 너무 쉽게 판단하고 빠르고 정확한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삶은 오히려 너무나 지루하지 않은가!
    다양한 매체, 그 중에서도 ‘영화’의 시뮬라시옹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대중은 느긋하게 즐기고 우리의 오늘, 바로 여기를 가꾸어야만 한다.
     
  • 영화로 철학을 배우자 | ic**e78 | 2010.02.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냥 철학이라고 하면 실생활과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져요. 근데 친근한 영화로 철할을 배우게 되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

    그냥 철학이라고 하면 실생활과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져요. 근데 친근한 영화로 철할을 배우게 되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 철학 영화를캐스팅하다 | s0**771 | 2009.06.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제목부터 범상치않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후 여러종류의 캐스팅(?)시리즈가...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제목부터 범상치않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후 여러종류의 캐스팅(?)시리즈가 생겨났다.

    이 책은 영화를 철학에 빗대어 설명해주고있다,

    친절한 금자씨, 트루먼 쑈, 여인의 향기, 피아노, 중경상림 등등

    일반인에게 철학이라하면 상당한 거리를 둔다. 나또한 마찬가지이다. 철학은 나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그리고 관심없는 분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로 접목시키지 않았다면 절대 읽지않았을 책이다.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 당연 <굿윌헌팅>의 영화를 소개하게 된다,

    윌은 소위말하는 천재이다. 어떤 어려운 문제도 풀어내는 천재.

    하지만 그의 내면의 아픔을 누구도 먼저 알아주지않는다.

    윌은 숀을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을 조금씩 열어보이는데 숀은 아무것도 해주는게 없다 오히려 윌을 더 비참하게 만들뿐디다. 하지만 윌은 그런숀에게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게 된다.

    It;s not your fault.  저자는 파스칼의 섬세의 정신으로 영화를 설명해준다. 무언가를 느낌으로 전달방고, 받아드리고  분위기나 기분드등르로 짚어내는 정신을 일컫는다. 저자가 상세히 설명을 해주지만   잘 알아들을 수 없어서 나는 영화를 다시 봐야했지만

    영화를 또다른 시각으로 볼 수있어서 기뻤다.

     

  • 좋은 영화를 만드는 시선 | ai**04 | 2009.05.1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철학이라하면 왠지 숨겨진 진리같은 느낌에 끌리곤한다.그런데 막상 깊게 들어갈라치면 너무 많은 학자들과 어려운 용어들 덕에 이게...

    철학이라하면 왠지 숨겨진 진리같은 느낌에 끌리곤한다.
    그런데 막상 깊게 들어갈라치면 너무 많은 학자들과 어려운 용어들 덕에
    이게 무슨말인가 고개를 갸웃거리곤한다. 언어의 한계인가 싶기도하다.
    궁금해서 펼쳐보았다가 어려워서 닫아버리곤 하는 철학서적들.
    그래도 가끔 어떤 상황이나 영상에서 보이는 철학이론들은 참 그럴듯한 해석이고
    진리인 것같아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게 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철학이 영화를 만났다. 내 시선을 끌기엔 더할나위 없는 책이었다.
    너무 좋아하는 영화 속에서 철학을 발견한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일일까.
    제목그대로 철학이 영화를 캐스팅했다.
    언어의 한계로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을 영화라는 도구로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너무 많아지고 다양해진 영화 시장 속에서 하나의 소모품이 되어버린 영화들이
    안타까운 이 시점에 상당히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상업성이 짙은 영화가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어쨋든 그런 영화 속에도 인생의 진리가 담겨있고, 그런 진리를 발견함으로써
    한 번 보고 마는 시간때우기식 소모품이 아닌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배움을 통해 우린 또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철학적인 해석으로 다가간 책 속 영화들.
    보았던 영화들은 내가 느낀 그대로 해석된 영화들도 있었지만,
    미쳐 보지 못한 진리를 담아낸 영화들도 있었다.
    보지 못했던 영화들 속에서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인드를 배웠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를 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웠고,
    철학적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인생의 진리를 알게됬다.

     

    뭐든 빠른 시대이고 그렇기에 자꾸만 만들어지는 영화들때문에 영화에대해
    제대로 생각할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그런데 익숙해지고 재미를 위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더더욱 흥행의 기준이 상업적 요소에 영향을 받고
    그렇기에 상업적인 영화가 또 만들어지고.. 이런 상황이 되풀이 됨으로서
    실상 영화의 위상이 조금씩 없어지는게 아닐까한다.
    영화를 만드는건 물론 제작하는 사람들이겠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어내는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보며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씩 바꿔볼까 한다.
    이왕 돈내고 보는거 소모품으로 없어지는 것보다는 배움으로 남는 것이 더 이익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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