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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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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8*187*26mm
ISBN-10 : 8935663336
ISBN-13 : 9788935663330
사도의 8일 중고
저자 조성기 | 출판사 한길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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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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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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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해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선으로 사도세자를 만나다! 오랫동안 아버지 영조에게 버림받은 광인으로 기억된 사도세자를 깊이 있는 통찰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시킨 『사도의 8일』.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나는 수작으로, 역사소설을 넘어서는 인간소설이며 실존소설이다.

이 작품은 젊은 성군 사도의 역사적 비극을 내면적으로 파고들어간다.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이며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뒤주형을 당한 사도. 뒤주라는 절대적인 한계 상황에서 자신이 권력 투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아버지 영조와의 갈등 그리고 혜경궁 홍씨와의 사랑을 놀라운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저자소개

저자 : 조성기
1951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91년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로는 『야훼의 밤』 『슬픈듯이 조금 빠르게』 『바바의 나라』 『우리 시대의 사랑』 『욕망의 오감도』 『너에게 닿고 싶다』 『굴원의 노래』 등이 있다. 소설집으로는 『왕과 개』 『우리는 완전히 만나지 않았다』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등을 출간했다.

목차

제1일
제2일
제3일
제4일
제5일
제6일
제7일
제8일
작가의 말│그 애련한 날들

책 속으로

뒤주에서 나가기만 한다면 이제는 아내와 더불어 아버지가 원하는 건실한 세자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내가 뒤주에서 결국 죽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밀려온다. 바깥은 밤이고 뒤주 안은 더한층 짙은 밤이다. 밤은 죽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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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주에서 나가기만 한다면 이제는 아내와 더불어 아버지가 원하는 건실한 세자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내가 뒤주에서 결국 죽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밀려온다. 바깥은 밤이고 뒤주 안은 더한층 짙은 밤이다. 밤은 죽음을 닮았다._13쪽

아버지는 정말 틈 하나 없는 사람이다. 아버지 앞에만 서면 숨이 막힌다. 나는 사실 오래전부터 뒤주 안에 갇혀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여기는 아버지는 나에게도 완벽을 요구해왔고,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움츠러들고 흐트러지고 어긋나기만 했다._28쪽

내가 어머니 자궁 속 양수 안에 태아로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내가 잉태되기 전에는 원래 없었고 또다시 없는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없는 존재, 없어야 하는 존재. 없음과 없음 사이에 잠시 존재했던 스물여덟의 내 삶은 없음만도 못하다. 조물주는 없음만도 못한 존재들을 왜 세상에 자꾸 내보내는 것인가. 전 우주가 결국 없음으로 돌아갈 텐데. 그래도 태어난 이상 벌레들처럼 꾸물거리며 살아가야 하는 인생._160~161쪽

누가 또 뒤주를 흔든다. 그 바람에 내 몸을 담가주던 온천물이 후룩 빠져나가 버린다. 내가 흔들리면서 신음을 흘린다. 저들은 뒤주를 흔들어보면서 내 생존을 확인하고 있지만 나 역시 흔들리면서 스스로 생존을 확인한다._161쪽

남편도 대조가 자기 대신 세손을 세우려고 한다는 것을 여러 방면에서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세손을 세운다는 것은 남편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예감하고 있었을 터였다.
나도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찌해서든지 세손을 보존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_171쪽

나도 모르게 나의 죽음을 예고했다. 아버지가 나를 이해하는 듯 말하고 인자한 표정까지 지어보인 그날에, 나도 잠시 감격했던 바로 그날에, 나는 아버지의 사랑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붙어 있음을 예감했다. 아버지가 나를 감격케 했다가, 아니 아버지가 나로 인해 감격했다가 다음 순간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사례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_184쪽

나는 숨이 막혀 헐떡인다. 물 한 모금 공기 한 줌 없는 공간이다. 나는 굶어 죽는 게 아니라 공기가 없어 질식해 죽을 것이다. 그래도 미량의 공기는 있는지 겨우겨우 숨이 쉬어진다. 숨을 조금만 쉬지 않아도 죽고 마는 인간은 얼마나 연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인가._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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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 『사도의 8일: 생각할수록 애련한』은 비운의 왕세자 사도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으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으로 조성기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나는 수작이다. 역사소설을 넘어서는 인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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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

『사도의 8일: 생각할수록 애련한』은 비운의 왕세자 사도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으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으로 조성기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나는 수작이다. 역사소설을 넘어서는 인간소설이며 실존소설인 이 작품은 젊은 성군 사도의 역사적 비극을 내면적으로 파고들어간다.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이며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뒤주형을 당한 사도. 뒤주라는 절대적인 한계 상황에서 자신이 권력 투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아버지 영조와의 갈등 그리고 혜경궁 홍씨와의 사랑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조성기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조성기만의 날카롭고 섬세한 필체로 그려낸 역사 속의 장면들은 슬프다 못해 애련하다.

사도는 왜 비운의 왕세자가 되었을까
아버지 영조의 명령으로 8일간 뒤주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다 끝내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인 인물 사도세자. 조성기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역사적·개인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분석하고 그의 인간적인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소설은 어둡고 숨 막히는 뒤주 안에 갇힌 사도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뒤주 밖에서 아들 이산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가 비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왜 뒤주에 갇혀야만 했는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뿐이다. 그는 뒤주에서 나가기만 한다면 아내와 아버지가 원하는 건실한 세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도세자는 뒤주에 난 작은 틈으로 신하들이 주는 물을 받아 마시고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지만 다시 뒤주 속에 갇혀 죽음을 맞는다.

이틀이 지났는지 사흘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희미하게 들리는 새소리로 아침이 왔다는 것을 느끼지만 그 새소리조차 정말 새가 우는 소리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리가 몹시 저리고 뒤틀리는 듯하다. 머리가 쪼개질 듯 아프고 어지럽다. 소변을 두어 번 부채에 받아 마셨다. 이제 오줌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조금 전에는 옷을 내리고 소량의 대변도 보았다. 미음 외에 먹은 것이 없는데도 숙변이 섞여 나온 모양이다. 뒤주 안은 소변 냄새, 대변 냄새로 진동한다. 냄새에 질식해서라도 숨을 빨리 거둘 것 같다.
차라리 속히 죽음이 다가왔으면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죽기까지 며칠이 걸릴지 알 수 없다._47쪽

답답한 뒤주 속에 있는 사도세자의 감정은 그가 아버지와의 갈등을 떠올릴 때 한층 더 증폭되어 몰입감을 더한다. 사도세자는 어린 시절 총명한 기질로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그가 자랄수록 학문보다 무예와 예술에 재능을 보이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영조는 사도를 혹독하게 질책한다.
영조는 사소한 일은 물론이고 사도세자의 행실과 태도를 지적하며 늘 그를 엄하게 대한다. 영조는 여러 자식들 가운데 사도세자와 화협옹주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그는 사도세자가 무슨 말을 하면 곧장 귀를 씻고 귀 씻은 물을 화협옹주가 사는 방향으로 버리며 그들에게 좀처럼 애정을 주지 않는다. 아버지라는 단단하고 거대한 산에 가로막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던 사도세자는 자신이 이미 오래전부터 뒤주 안에 갇혀 있었다고 말하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드러낸다.

아버지는 정말 틈 하나 없는 사람이다. 아버지 앞에만 서면 숨이 막힌다. 나는 사실 오래전부터 뒤주 안에 갇혀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완벽하다고 여기는 아버지는 나에게도 완벽을 요구해왔고,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움츠러들고 흐트러지고 어긋나기만 했다._28쪽

50년간 재위를 지킨 영조는 사도가 어릴 때부터 수렴청정을 하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이를 결사적으로 막기 위해 대신들과 사도는 땅바닥에 이마를 짓찧어 영조의 마음을 바꿔놓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사도는 공부를 점점 게을리 하고 『금병매』『성경직해』『칠극』 같은 책을 읽는다. 또한 귀신을 부릴 수 있다는 『옥추경』의 주문을 외우기도 했는데 그때부터 그의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사도세자는 미행을 핑계 삼아 바깥으로 나가서 기생이나 비구니들과 어울린다. 궁에서 내관과 내인들을 만나면 자신의 아비를 욕해보라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직접 영조를 욕할 수 없는 충동을 신하들이 발산해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이를 조금이라도 꺼리는 기색이 있으면 살이 터지도록 때리고 피투성이가 된 몸을 범하는 등 잔인한 일을 일삼는다. 아내 혜경궁 홍씨는 그의 난폭한 행동을 이렇게 증언한다.

남편은 양제 임씨, 수칙 박씨 말고도 여러 내인을 가까이했는데 내인이 조금이라도 꺼리는 기색이 보이면 살이 터지도록 때리고 나서 피투성이 된 몸을 범했다.
당번내관 김한채의 목을 베어 그 머리를 손에 들고 다니며 내인들에게 보여주었을 때는 정말 까무러칠 뻔했다. 나는 그때 생전 처음 목이 잘린 머리를 보았다. 얼마나 섬뜩하고 흉측하던지.
한번 사람을 죽이고 나자 예삿일처럼 연이어 내인 여럿을 죽였다. 귀신이 시키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단 말인가._25~26쪽

이러한 행동으로 사도세자와 영조의 감정의 골은 더욱더 깊어진다. 영조는 천재지변도 사도의 탓으로 돌릴 정도로 극도의 미움을 드러내고 사도는 어떠한 노력으로도 아버지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흔들지 마라! 어지럽다.”_279쪽

사도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혜경궁 홍씨는 남편의 인생도 누가 자꾸만 흔드는 바람에 정신이 망가지고 삶도 망가졌다고 회상한다. “흔들지 마라”라는 사도의 마지막 말은 자신이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사도의 굳은 자존심을 표현한 말이 아니었을까. 정파와 당쟁이라는 권력 투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영조와 자신의 설 곳을 찾지 못하고 움츠러든 사도세자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보면서 외롭게 희생당하는 한 인간의 비극적인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한 사도세자
당쟁 싸움의 중심에서 사도세자가 느낀 세자로서의 중압감과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한평생 질책에 시달리면서 받아온 상처는 그를 점점 더 거세게 옥죈다. 영조는 자신이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비밀 세 가지 때문인지 성격이 특이했다. 거기에 더해 영조의 삐뚤어진 부정으로 자신감을 상실한 사도세자는 정신병을 얻고 날마다 괴팍한 행동을 일삼는다. 그는 영조가 옷차림을 자주 지적하는 바람에 의대증(衣?症)에 걸렸는데 한번 옷을 입으면 때에 절어 누추해질 때까지 벗지 않았고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정신을 놓고 신하들의 목을 베어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다.
사도세자는 숙종대왕의 계비 인원황후의 침방나인 빙애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녀를 얻기 위해 연못에 몸을 던지기까지 했지만 옷을 갈아입다가 이성을 잃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빙애를 마구 때려죽인다.
하지만 그런 사도세자의 정신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도 있었다. 사도세자는 병을 핑계로 궁을 떠나 온양온천으로 거둥했던 일을 떠올리며 그때가 살아 있음을 가장 확연하게 느낀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난 사도는 온양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백성들을 친히 돌보고 죄인들에게 적절한 판결을 내리는 성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온천에 몸을 담그며 아버지를 떠나면 자신도 정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 한순간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정상이 될 수 있었던 사도세자의 삶이었기에 28세의 젊은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사도가 더욱 안타깝다. 작가 조성기는 사도를 정신병자가 아닌 성군의 자질을 가진 인물로 묘사한 것이다.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아량을 베푼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정성왕후와 인원왕후가 한 달여 간격으로 승하했고 화순옹주가 남편을 따라 세상을 떠난 시점이었다. 모친상을 당하고 아끼는 딸을 잃은 영조는 이전과 같지 않게 유순해졌다. 영조의 달라진 태도에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는 감동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안심하지 못한다. 영조에게 감동을 받은 그날 사도세자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며 아버지의 사랑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붙어 있음을 예감한다.

“그간 너에 대해 이상한 소문들이 돌던데 무슨 일을 했는지 바로 아뢰라.”
나는 둘러댈 수도 있었으나 아버지 앞에만 서면 벌거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심화(心火)가 나면 견디지 못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닭과 짐승들을 죽여야 마음이 풀립니다.”
“어찌하여 그리하느냐”
“마음이 상하여 그리했습니다.”
“어찌하여 마음이 상했느냐?”
“사랑하지 아니하시므로 섧고, 꾸중하시기에 무서워 심화가 되어 그렇습니다.”
“내가 이제는 그리하지 않겠다.”
아버지에게서 이런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다. 아버지 때문에 내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도 인정한다는 말인가. 내가 놀라며 아버지 얼굴을 다시금 올려보았다. 두 눈이 촉촉이 젖어 있고 연민의 기색이 어려 있었다. 나도 가슴이 사뭇 저려 왔다. _183~184쪽
이 작품은 독자가 사도에게 감정이입되어 사도의 상황에서 생각하게 한다. “사도세자는 왜 광인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그가 죽기 며칠 전부터 어린 시절로 점점 거슬러 올라가 그에 대한 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독자들은 사도세자의 목소리로 실감나는 뒤주 이야기를 경험하면서 역사 속에 미치광이로 기록된 사도가 아닌 영특하고 사려 깊은 사도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조성기는 사도세자의 내면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조정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들을 재구성해 생생하게 구현해낸다. 영조가 여러 신하들에게 ‘가탕평’이라 비난받았던 탕평책을 시행하는 과정과 사도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면서 사소한 일 하나까지 청나라의 허락을 구해야 했던 것, 영조가 군역을 균등하게 하는 균역법을 과감히 시행한 일 등은 당대의 시대적 흐름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오랫동안 아버지 영조에게 버림받은 광인으로 기억된 사도세자가 깊이 있는 통찰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했다. 독자들은 문학을 통해 다시 한번 사도세자를 만나며 새로운 시선으로 역사를 경험할 것이다.

죽음의 목격자 혜경궁 홍씨의 목소리를 담다
작품의 또 다른 백미는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도세자와 영조의 관계다. 조성기는 「작가의 말」에서 30대 초반에 『한중록』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아 『사도의 8일』을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한중록』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된 것이 혜경궁 홍씨의 아버지 홍봉한과 관련이 깊다는 소문이 돌자 홍씨가 자신의 아버지를 신원하고 몰락한 친정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펴낸 책으로 역사적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사도의 8일』은 쉽게 풀어 쓴『한중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풍부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다룬다.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아버지 영조로 인해 상처받은 사도세자의 모습과 그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 이산을 지켜야 했던 어지러운 시대에 혜경궁 홍씨는 어떻게 자기 자신을 지켰는지 들여다보게 된다.
세자의 생모인 선희궁은 사백 년 종사를 지키기 위해 애간장이 녹는 심정으로 영조에게 사도의 행실을 고하고 자신의 아들을 처분해달라는 상소를 올린다. 사도세자는 후원 땅을 깊이 파 구덩이를 만들어 집을 짓고 그 속에서 기거할 수 있게 해놓는다. 그 모습을 본 홍씨는 그가 마치 관에 들어가서 자는 연습을 하는 것 같아서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구덩이 집을 짓기 전에도 침소를 빈소처럼 꾸미고 다홍색 비단으로 명정 비슷한 것을 만들어 세워놓곤 했다. 염을 한 시체를 안치하는 영침 같은 것을 짜와서 그 속에 들어가 잠을 자기 일쑤였다. 관 속에 들어가 자는 연습을 함으로써 자신의 죽음을 예비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섬뜩하고 소름이 끼쳐 남편의 침소 가까이 가기조차 꺼려졌다._87쪽

사도세자가 뒤주형을 받자 혜경궁 홍씨는 자결하려 했지만 내관들이 칼을 빼앗는 바람에 실패하고 만다. 홍씨는 영조에게 본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보전하여 세손을 구호하라”는 명령에 따라 궁에 남아 아들 이산을 돌보게 된다. 혜경궁 홍씨는 전부터 영조가 세손을 아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도가 온천으로 떠난 사이 영조가 세손에게 “나라의 흥망이 오로지 너에게 달려 있다”고 써준 글을 보고 남편의 죽음이 머지않았음을 예감한다.

남편도 대조가 자기 대신 세손을 세우려고 한다는 것을 여러 방면에서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세손을 세운다는 것은 남편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예감하고 있었을 터였다.
나도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찌해서든지 세손을 보존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_171쪽

혜경궁 홍씨는 어지러운 시대에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며 상처로 얼룩진 인생을 80년간 끈질기게 버텨낸다. 사도세자를 감싸안은 혜경궁 홍씨에게서 여성성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사도세자는 죽음을 앞둔 그녀의 내면 한가운데 응어리져 있는 상처다. 혜경궁 홍씨는 끊임없이 흔들리던 남편의 인생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자신도 사도세자처럼 뒤주 안에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천판을 들어 뒤주 안으로 내가 들어간다. 쌀이 바닥에만 깔려 있어 내 몸이 다 들어갈 수 있다. 천판을 다시 닫는다. 캄캄해진다. 물속같이 적막하다. 내가 스스로 들어와서 그런지 편안함마저 느낀다. 남편이 종종 구덩이 집에서 관 속에 눕곤 했는데 이런 기분을 느끼려고 그랬나 싶다.
남편이 뒤주 속에서 어떤 생각들을 하며 죽어갔을지 상상해본다. 내가 비록 오늘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편이 팔 일 동안 갇혀 있었던 뒤주 안에 나의 여생이 담기게 될 것이다.
내가 쌀 위에 무릎을 꿇고 남편의 마지막 자세처럼 절하며 엎드린다._285~286쪽

우리는 이 대목에서 조성기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는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일을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그만의 상상력으로 역사적 사실에 살을 덧붙여 일련의 사건을 재구성했다. 한 시대를 이토록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작가가 또 있을까. 한평생 문학의 길을 걸어온 그의 내공이 느껴진다.
우리는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을 재조명한 이 작품을 통해 성군의 자질을 가진 한 인간이 정신적으로 파괴되고 희생양이 되어가는 운명을 지켜보게 된다.『사도의 8일』은 사도세자의 인간적인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인간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2004) 발표 후 16년 만에 쓴 장편소설로 조성기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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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아픈 8일 | di**saur08 | 2020.02.1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마음이 상하여 그리하였다 하는구나 182p.

     

    사도 세자각종 매체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는 인물이다뒤주에서 죽었고아버지와의 갈등이 있던 세자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내 기준에서 사실 평소에는 관심 없던 인물이다영화 사도가 개봉했을 때도 그랬고그저 한국사에서 한 인물로만 보았기 때문이다보다보면 정말 억울한 인물이 한둘이 아니니까.

     

    다만 이 책에서 바라본 사도의 입장은 인문학역사서다큐와 달라서 흥미로웠다아마 영화도 비슷한 식으로 감성을 건드리긴 했겠으나이 책에서 나오는 사도의 모습은정말 자조적인 동시에독자를 설득하는 느낌이었다.

     

    위에서 말했듯 사도 세자에 대한 소설이다 보니이 책을 읽기 전에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적어도 결말과 간단한 배경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그렇기에 이 책은 다분히 문학적이다모두가 아는혹은 알 법한 이야기를 다른 구조로 소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도와 몇몇 주변인물들이 화자가 되어지금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사도는 자신의 죄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라고주변 사람들은 사도가 현재 비정상이다란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사도 세자에 관하여 아직도 해석이 많고논란이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당연히 이러한 관점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이러한 다른 관점을 보며굳이 정답을 찾아내기보단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확고히 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다만 거기에 부제와 같이 생각할수록 애련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와중에 아련한애련한의 차이를 처음 알게 되었다유의어인 줄 알았는데자세히보니 결도 달랐다.

     

    8일이라는 제목답게 8일 동안 나눠서보는 것도 상당히 재밌는 도전이 될 것이다몰입도가 높아서 한 번 읽을 때 2~3일의 내용이 지나가 있었는데중간에 그러다 못읽는 날에는 앞을 다시 뒤져보기도 했다.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기에차라리 가벼운 킬링타임으로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창작물 또한 하나의 표현이니 득달같이 달려들고 싶진 않다왜곡은 없었다고 생각하기에.

     

  • 사도의 8일 | ji**n5253 | 2020.02.1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도의 8일은 사도 세자와 혜경궁 홍 씨의 시각으로 바라본 뒤주에서의 8일 이야기입니다.  저는 우...

    사도의 8일은 사도 세자와 혜경궁 홍 씨의 시각으로 바라본 뒤주에서의 8일 이야기입니다. 


    저는 우선 표지가 마음에 들었는데요. 신비스러우면서도 아름다움 색으로 구성된 표지가 무척이나 예뻤습니다.


    원래 소설보다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인데 그럼에도 술술 읽혔습니다. 아마도 작가분의 필력 덕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중간중간에 있는 옛 단어들의 경우 작가가 몰래 설명하기도 했지만 주역을 달아 정리해주는 것은 어떨까 싶었어요.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있고 슬픈 소설로 제게 다가왔어요. 대조와 소조 간의 갈등은 좁게 보면 부자 간의 갈등인데 이입하면서 읽으니 사도 세자 입장에서 모든 게 얼마나 상처였을까 싶네요. 자신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 말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 <사도의 8일>, 한길사   한길사서포터즈...

    <사도의 8>, 한길사

     

    한길사서포터즈 세 번째 활동 책.

    개인적으로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탓에 조금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실화를 바탕으로 기록된 소설이라 그런지, 상상 가능과 불가능을 넘나들며 읽을 수 있는 글이라 흥미로웠다.

     

    이야기 구성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번갈아가며 일별로 서술해가는 형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지루하다 싶을 즈음, 혜경궁의 마음을 내비친 이야기들이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게 해준 느낌이었다. 저자는 혜경궁이 기록한 <한중록>을 읽고 충격을 받았고, 혜경궁이 더 드러날 수 있는 책을 집필할 수 있게 되어 좋다고 했는데, 사도세자의 아내로 묘사될 수밖에 없는 시대상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를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기록에 아쉬움이 남았다.

     

    사도세자를 감싸 안은 혜경궁 홍씨의 여성성의 위대함을 보았으면 한다는 저자의 말대목이 아쉬움을 덜어내기엔 조금 부족하다 느껴졌다. 사람은 살아가는 시대를 벗어날 수 없으니 왕권의 절대성이 드러나는 시대를 살아간 이들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명분을 씌울 수밖에 없지만, 국사를 공부할 때면 당시 인간이란 무슨 의미였을까싶다. 한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때때로 목숨까지 내어놓아야 하는 인생에서 나의 몫은 어떻게 여겨졌고, 어떤 자아를 세워갈 수 있었을지. 그리고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몸의 비애를 나타낸 삶이 사도가 아닐까 하고. 오히려 백성으로 사는 게 자유 했을 것 같다. 이것도 자유에 대한 정의와 기준 차이가 있겠지만, 어찌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의식주가 풍족히 보장된 이들에겐 책임이라는 명목의 뒤주가 존재하고, 살아냄 자체를 고민하는 이들에겐 본질적인 존재 목적에 대한 뒤주가 있는 듯하다. 때문에 공동체(사회)-개인을 오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답도 희미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답답하다 싶을 땐 그냥 사는게 효과적일 수 있듯이.

     

    사도세자에겐 정신적인 병이 있었다. 스스로도, 그 주변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생애를 보면 어쩌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라는 동조를 하게 된다. 인간의 탄생이 실수일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생각하면, 그가 만일왕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아버지가 다른 이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라도그의 삶은 같았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꼭 이렇게, 되돌릴 수도 없고 불필요하다 여겨지는 질문에 나는 질문을 던진다. 사회적 역할 수행은 잘 해냈지만, 부모의 역할은 엉망으로 해낸 인물은 또 얼마나 많은가. 성경만 보아도 그렇다. 사회적 역할이냐, 가정 내 역할이냐를 두고 중요도를 깊이 논할 마당은 아닌 것 같으니 그만 늘어놓도록 하자.

     

    사도가 다양한 종교 서적을 읽었다고 하는데, 8일차에 나온 예수 인용이 인상 깊었다. 계리사독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해 땅에 내려와 나무에 매달려 죽은사람. 그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표현했고, 그와 같이 예수의 삶에 여전히 의문을 품은 이들이 많다. 소설이니, 저자의 의도가 있는 인용일 수 있겠지만, 그 인용은 내게 또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졌다. 소설의 맥락으로는 죄와 삶에 대해 두려울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리를 끄집어내기 위함인 것처럼 느껴졌달까. 스스로도 인간의 근본적이고 본질적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지만, 죽음 앞에 고뇌했던 사도세자가 예수를 알았더라면 자식 하나 없이 죽은예수는 그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죄와 삶의 두려움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나.

     

    흔들지 마라. 어지럽다.” 사도세자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다. 어쩌면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한다면 이 문장이 어울릴 수 있겠다. 아버지의 열등감 때문에 온 생애를 뒤주에 갇힌 듯 살아야 했던 그. 하지만 그러한 배경을 핑계로 사람을 많이 죽이고, 많은 잘못을 저지른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를 무어라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도 사실이고, 무슨 단어가 어울릴지도 모르겠고, 사실 더 솔직해지자면 평가 하고픈 마음이 없다. “역사에서는 이기는 자가 의로운 자라 이거지라는 말에 무슨 말을 덧붙이랴. 그저 그의 삶이 애통한 삶이었다는 것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부제인 생각할수록 애련한은 걸맞은 부제인 듯싶다.

     

    늘 책을 통해 적용점을 찾고자 하는 나의 어리석음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지속됐고, 다양한 모습으로 곁들여져 삶에 질문을 계속해서 던질 것 같다. 영화 <사도>를 통해,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사도세자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 책, <사도의 8>.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

  • 기록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특정 시기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그 사건과 ...

    기록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특정 시기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그 사건과 관련된 유적을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유적으로는 서울의 창경궁, 화성의 융릉, 건릉 등이 있다) 눈으로 확인하며 과거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기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는 것도 역사를 재구성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특히 '사도세자의 죽음'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드라마틱한 요소를 담고 있어서인지 소설로도, 영화로도 여러 번 재구성되었다. 아버지인 영조가 아들인 사도세자를 내쳤으며, 뒤주에 갇혀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 그리고 비참하게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이 성군으로 유명한 정조라는 점이 흥미를 끌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저자는 혜경궁 홍씨의 회고록인 <한중록>을 읽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을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 사도세자의 관점의 서술만 계속되었다면 지루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는데, 사도세자를 가까이에서 지켜봤을 혜경궁 홍씨의 관점을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특히 사도세자의 삶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혜경궁 홍씨의 삶은 그렇지 않기에 독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한중록>에 대해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저자는 사도세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설명한다. 이 점이 책을 읽으며 가장 아쉬웠던 점이기도 하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얽힌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알 수 있다는 점은 유익했지만,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이를 설명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사실은 다른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이 가진 특징에 좀 더 집중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서 배경 설명의 비중을 줄이면 사도세자의 심리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라서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심리에 집중해서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영조의 사도세자의 관계를 알고 싶지만 역사서를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독자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죽음까지의8일 | nu**arb | 2020.02.1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도세자의 죽음과 맞닿아 있는 8일, 그리고 그 8일을 둘러싼 몇몇 인물들의 생애를 이 책은 잘 보...

    사도세자의 죽음과 맞닿아 있는 8그리고 그 8일을 둘러싼 몇몇 인물들의 생애를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어느 책이든 작가의 말이나 옮긴이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편인데 작가는 이 8일을 죽음 직전생애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받아들인 듯하다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당해도 죽기까지 그 몇 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전생이 스쳐 지나간다는데 8일 동안 사도세자는 어떤 생각 들을 했을까 하는 그의 말을 통해 한 생각이다.

    이 책은 사도세자의 생애만을 다루고 있지 않기에 특별하다사도세자의 부인이었던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읽고 받은 충격으로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사도세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혜경궁 홍씨 본인의 생애와 사도세자를 옆에서 지켜보는 부인으로서의 시점이 꽤 자세하게 묘사되어있다물론 소설적 요소도 많겠지만 작가가 한중록과 조선왕조실록그리고 그 사건을 목격한 신하들의 기록과 연구서들을 참고하여서 그런지 생생함이 더해진다가난한 선비의 딸로 평범하게 자라오다가세자빈으로 간택되어 궁으로 들어오기까지그리고 광기 어린 병을 앓는 사도세자를 보필하다가 뒤주에서의 죽음이라는 기괴한 상황을 지켜보기까지혜경궁 홍씨의 시점은 생각지도 못한 시각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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