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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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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1196283222
ISBN-13 : 9791196283223
봄과 아수라 중고
저자 미야자와 겐지 | 역자 정수윤 | 출판사 I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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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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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원작자 미야자와 겐지의 유일한 시집 〈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은하철도의 밤》을 쓴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는 그가 생전에 출판했던 유일한 시집이다. ‘심상 스케치’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 안에 실린 예순아홉 편의 시는 시인의 마음속을 어지럽히는 여러 가지 생각, 눈앞에 펼쳐진 자연 풍경 등을 보이는 대로 그려낸 그림과 같다. 정제되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서술은 마치 순간적인 크로키처럼 바람에 흩날리듯,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다. 《봄과 아수라》에서 겐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살아 있든 그렇지 않든, 혹은 눈에 보이든 그렇지 않든) 사이에 작용하는 현상을 관찰하여 언어적 스케치로 펼쳐 보인다.

저자소개

목차

서 13 봄과 아수라 굴절률 21 / 구라카케산의 눈 22 / 일륜과 다이치 23 / 언덕의 현혹 24 / 카바이드 창고 26 / 코발트 산지 27 / 도둑 28 / 사랑과 열병 29 / 봄과 아수라 30 / 봄볕 저주 33 / 지새는달 34 / 골짜기 35 / 햇살과 건초 36 / 구름의 신호 37 / 풍경 38 / 습작 39 / 휴식 41 / 할미꽃 43 / 강가 44 진공용매 진공용매 49 / 장구벌레의 춤 61 고이와이 농장 고이와이 농장 69 그랜드 전신주 숲과 사상 103 / 안개와 성냥 104 / 잔디밭 105 / 창끝 같은 푸른 잎 106 / 보고 108 / 풍경 관찰관 109 / 이와테산 111 / 고원 112 / 인상 113 / 우아한 안개 114 / 열차 115 / 연리지 116 / 하라타이 검무 117 / 그랜드 전신주 120 / 숲의 기사 121 / 전선 수리공 122 / 나그네 123 / 대나무와 졸참나무 124 / 구리선 125 / 다키자와 들판 126 히가시이와테 화산 히가시이와테 화산 131 / 개 142 / 마사니엘로 144 / 다람쥐와 색연필 146 무성통곡 영결의 아침 153 / 솔바늘 156 / 무성통곡 158 / 바람숲 160 / 흰 새 163 오호츠크 만가 아오모리 만가 171 / 오호츠크 만가 184 / 사할린 철도 190 / 스즈야 평원 194 / 분화만(녹턴) 197 풍경과 오르골 불탐욕계 205 / 구름과 오리나무 207 / 종교풍 사랑 210 / 풍경과 오르골 212 / 바람이 기운다 216 / 스바루 219 / 네 번째 사다리꼴 221 / 화약과 지폐 224 / 과거정염 227 / 잇폰기 들판 229 / 용암류 231 / 이하토브 빙무 234 / 겨울과 은하 스테이션 235 비에도 지지 않고 241 / 별자리의 노래 243 옮긴이 말 245

책 속으로

심상의 잿빛 강철에서 으름덩굴 구름에 휘감기고 찔레꽃 덤불과 부식된 습지 여기나 저기나 아첨의 무늬 (정오를 알리는 소리보다 드높이 호박 조각들이 쏟아질 무렵) 분노의 씁쓸함 혹은 미숙함 4월의 대기층 쏟아지는 햇빛 속을 침 뱉고 이 갈며 이리저리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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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의 잿빛 강철에서 으름덩굴 구름에 휘감기고 찔레꽃 덤불과 부식된 습지 여기나 저기나 아첨의 무늬 (정오를 알리는 소리보다 드높이 호박 조각들이 쏟아질 무렵) 분노의 씁쓸함 혹은 미숙함 4월의 대기층 쏟아지는 햇빛 속을 침 뱉고 이 갈며 이리저리 오가는 나는 하나의 아수라로다 _30쪽〈봄과 아수라〉부분 무지개는 희미하고 변화는 느리다 이제는 한 무리 가벼운 수증기가 되어 영하 이천 도의 진공용매 속으로 스윽 빨려가 사라져버린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내 지팡이는 도대체 어디 갔지 어느 틈엔가 겉옷도 사라지고 없다 조끼는 지금 막 사라진 참이다 너무도 가슴 아픈 진공용매가 이번에는 내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_58쪽〈진공용매〉부분 파릇파릇한 봄물에 버들개지도 부예진다…… 밭은 다갈색으로 파헤쳐지고 두엄도 네모지게 차곡차곡 쌓였다 벚나무 가로수 잔가지에 작고 귀여운 연둣빛 깃발이 나고 멀리 주름진 구름 걸린 가지에는 싱싱하고 연약한 올리브색도 있다…… 종달새 우는 소리 크기도 하다 (마구간에서 본부까지만 해도 종달새인지 뭔지 열두 마리도 더 된다) 듬직한 키르기스식 경작지 위로 흔들흔들 구름이 떠가는 이곳 키 작고 소박한 전신주가 오른쪽으로 휘고 왼쪽으로 누워 어지러운데 길모퉁이에는 푸른 나무 한 그루 _81∼82쪽〈고이와이 농장〉부분 반사된 하늘의 산란 속에서 낡아서 검게 푹 파인 것 빛의 티끌들 밑바닥의 더럽고 흰 앙금 같은 것 _111쪽〈이와테산〉전문 달의 은빛 모서리 끝이 깎이어 조금씩 둥글어진다 하늘의 바다와 오팔 구름 따뜻한 공기는 휙 비틀려 날아간다 분명 굴절률이 낮아서겠지 진한 사탕수수 용액에 물을 탄 것 같은 건 동쪽은 탁하고 등불은 원래대로 화구 위에 선다 다시 휘파람을 분다 나도 돌아간다 내 그림자를 봤는지 등불도 돌아간다 _140∼141쪽〈히가시이와테 화산〉부분 모두들 이렇게 지키고 섰는데 너 아직 여기서 아파하고 있구나 아아 내가 거대한 진심의 힘에서 멀어져 순수와 작은 양심을 잃고 검푸른 수라도를 걷고 있을 때 너는 너에게 주어진 길을 홀로 외로이 가려 하느냐 신앙이 같은 단 하나의 길동무인 내가 밝고 차가운 정진의 길에 슬프고 지쳐 독초와 형광 버섯 자란 어두운 들판을 떠돌 때 너는 홀로 어디로 가려 하느냐 _158쪽〈무성통곡〉부분 쀼죽 솟은 산머리는 까만 악마의 하늘에 닿고 전등은 어지간히 무르익었다 바람이 더는 안 분다 싶으면 곧장 불어오는 영원의 시작 같은 바람 한 조각의 하늘에 뜨는 새벽녘 모티브 전선과 치밀한 광물 조직을 닮은 구름 수없이 많은 크고 푸른 별이 뜬다 (수많은 사랑의 보상이다) _214쪽〈풍경과 오르골〉부분 하늘에는 티끌처럼 작은 새가 날고 아지랑이와 푸른 그리스 글자는 눈벌판에 분주히 타오릅니다 큰길가 편백나무에서는 얼어붙은 물방울이 찬란히 떨어지고 멀리 은하 스테이션에서 보낸 시그널도 오늘 아침은 새빨갛게 가라앉았습니다 _235쪽〈겨울과 은하 스테이션〉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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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엇 하나 분명치 않은 형태와 풍경이 뒤섞여 만들어낸 마음의 기록 “이 시들은 스물두 달이라는/ 과거로 감지된 방향으로부터/ 종이와 광물질 잉크를 엮어/ (전부 나와 함께 명멸하고/ 모두가 동시에 느끼는 것)/ 지금까지 이어온/ 빛과 그림자 한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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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분명치 않은 형태와 풍경이 뒤섞여 만들어낸 마음의 기록 “이 시들은 스물두 달이라는/ 과거로 감지된 방향으로부터/ 종이와 광물질 잉크를 엮어/ (전부 나와 함께 명멸하고/ 모두가 동시에 느끼는 것)/ 지금까지 이어온/ 빛과 그림자 한 토막씩을/ 그대로 펼쳐놓은 심상 스케치입니다 _〈서〉 중 일부 〈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은하철도의 밤》을 쓴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미야자와 겐지. 《봄과 아수라》는 그가 생전에 출판했던 유일한 시집이다. ‘심상 스케치’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 안에 실린 예순아홉 편의 시는 시인의 마음속을 어지럽히는 여러 가지 생각, 눈앞에 펼쳐진 자연 풍경 등을 보이는 대로 그려낸 그림과 같다. 정제되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서술은 마치 순간적인 크로키처럼 바람에 흩날리듯,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다. 《봄과 아수라》에서 겐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살아 있든 그렇지 않든, 혹은 눈에 보이든 그렇지 않든) 사이에 작용하는 현상을 관찰하여 언어적 스케치로 펼쳐 보인다. 동화작가이자 농업학교 선생이었던 미야자와 겐지 그의 삶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로 녹아들다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은 그의 삶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려서 자연 속을 뛰놀며 식물과 곤충 채집, 특히 광물 채집에 대한 관심을 크게 키웠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면 풍족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음에도 집을 나와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자연, 그 속에서 공생하던 동식물의 모습, 서로 한데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을 《첼로 켜는 고슈》, 《도토리와 살쾡이》, 《사슴 춤의 기원》 등의 동화로 옮겼다. 《봄과 아수라》의 시에는 환상이 가득한 동화를 썼던 겐지의 동화작가로서의 세계관과 상상력이 발휘된 한편, 당시 하나마키 농업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가 관심을 두었던 음악과 종교, 화학과 지질학과 기상학과 새로운 농업 기술 등이 그의 예술성과 결합하여 섬세하고 풍부한 어휘로 묘사되어 단어 하나하나 곱씹는 재미가 있다. 그 찬란한 공간/ 위쪽에는 미나리아재비가 피고/ (최상급 buttercup인데/ 버터보다는 유황과 꿀에 가깝습니다)/ 아래에는 토끼풀과 미나리가 자란다/ 양철 세공 잠자리가 허공을 날고/ 비는 후드득 소리를 낸다 _〈휴식〉중에서 바람과 편백나무의 이른 오후에/ 오다나카는 몸을 쭉 펴고/ 있는 힘껏 손을 뻗어/ 회색빛 고무공 빛의 표본을/ 미처 받지 못하고 툭 떨어뜨렸다 _〈잔디밭〉중에서 이 현상의 세계 속에서/ 미덥지 않은 그 성질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슬이 되거나/ 움츠러든 작은 참빗살나무를/ 다홍색에서 부드러운 달빛색으로/ 호화로운 직물처럼 물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아까시나무도 뽑아냈으니/ 만족한 마음으로 곡괭이를 내려놓고/ 나는 기다리던 연인을 만나듯/ 여유롭게 웃으며 나무 밑으로 향하나/ 그것은 하나의 정염/ 이미 물빛 과거가 되었습니다 _〈과거정염〉중에서 특히 현실과 환상이 경계를 넘나들며 얽히고설키고, 산 것과 죽은 것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봄과 아수라》 곳곳에 깔려 있다. 하나의 우주 속에서 모든 존재가 동등하며 나에게 녹아들기도 하고 또는 내가 녹아들기도 한다. 선명하게 반짝이는 자연의 모든 풍광이 고요한 눈으로 들어가 작가의 내면을 휘돌아 독특한 언어로 내뱉어진다. 그 과정에서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겐지의 삶 또한 어우러졌을 것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다시 삶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다 행복하고 환상적인 그의 작품에도 현실에 대한 고민과 슬픔이 내재되어 있다.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제국주의 때문에 점차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목소리가 사라지는 일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겐지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그에 따른 심경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집을 떠나 동화 창작에 몰두하던 겐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도시코의 병간호를 위해 고향에 돌아왔고, 농업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농민들의 가난한 삶과 고충을 피부로 느꼈다. 특히 그의 여동생, 도시의 죽음을 다룬 시에서 쓰리고 안타까운 그의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처럼 다람쥐처럼/ 너는 숲을 그리워했다/ 얼마나 내가 부러웠을까/ 아아 오늘 안으로 멀리 떠날 나의 누이여/ 너는 정말로 혼자서 갈 셈이니/ 나에게 같이 가자 부탁해다오/ 울며 내게 그리 말해다오 _〈솔바늘〉중에서 어째서 저기 저 두 마리 새는/ 저리도 구슬프게 우는 것일까/ 나를 구원할 힘을 잃었을 때/ 나의 누이도 함께 잃었다/ 그 슬픔 때문에 (...) 그 슬픔 때문에/ 정말이지 저 소리도 슬프게 들린다 _〈흰 새〉중에서 스물넷 나이에 스러진 여동생 도시를 떠올리는 겐지의 마음과 펜 끝에는 한없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하다. 그 무거운 한숨을 이전처럼 덤덤하게 표현하려 해도 끝내 “무성통곡”처럼 터져 나오고 마는 것이다. 어쩌면 겐지는 그의 마음에 응어리졌던 슬픔을 여동생 도시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다시 흘러간다. 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것처럼, 화산 폭발로 죽어버린 땅에도 파릇한 새싹이 다시 돋아나는 것처럼 삶과 죽음은 반복되며 하나의 고리처럼 이어지니 도시의 죽음 또한 “과거의 정염, 물빛 과거”인 것이다. 겐지는 한국의 이중섭, 네덜란드의 반 고흐처럼 생전에는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에야 〈은하철도 999〉의 원작자로서 일본에서는 물론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만, 살아 있는 동안 출간된 책은 동화 《주문이 많은 요리점》과 시집 《봄과 아수라》뿐이었고 글을 써서 받은 원고료 또한 5엔이 전부였다. 하지만 겐지는 죽기 직전까지도 글쓰기를 그만두지 않았고, 꾸준히 자신의 문체와 표현을 발전시키며 짧은 생애 동안 총 100여 편의 동화와 4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그리고 사후 60년이 지난 지금은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읽히고 사랑받는 작가로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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