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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포퍼: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책상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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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쪽 | A5
ISBN-10 : 8934921315
ISBN-13 : 9788934921318
쿤&포퍼: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책상태참조 중고
저자 장대익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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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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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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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100인의 사상과 그 상호작용을 엮은『지식인마을』시리즈

동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함께 사는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지식을 얻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통합적 지식교양서이다. 국내의 젊은 학자들이 참여하여 학문의 경계와 분야를 허물고 인류의 지식과 대중을 연결하고자 했다. 이슈를 중심으로 여러 관련 분야를 함께 다루었으며, 분야를 뛰어넘는 지식인들의 영향 관계를 서술하였다.

이 시리즈는 인문, 자연, 사회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동서양의 대표 지식인 100명을 촌장과 일꾼, 즉 개척자와 계승자로 등장시킨다. 각 권마다 '지식인 지도'를 그려 지식인들의 관계를 계승, 비판적 계승, 대립, 타분야 영향으로 표시함으로써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인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제25권 <쿤&포퍼>는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모아 엮은 것으로 실험과 과학에 얽힌 과학의 일상에서 벗어나 과학의 정체성을 묻는다. 점성술이나 최면술이 과학이 아니라고 단정 짓는 근거는 무엇인지 과학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탐구했던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소개

저자 장대익

‘다윈’이나 ‘진화’는, 대전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정말 먼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공부하는 동안 진화론의 우아함에 매료돼 비로소 학문의 새로운 줄기를 잡았다. 인간 본성을 화두로 삼아 서울대 행동생태연구실에서 인간팀을 이끌었고, 영국 런던정경대학의 과학철학센터와 다윈세미나에서 생물철학과 진화심리학을 공부했다. 영장류학에도 푹 빠져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에서 침팬지의 인지와 행동을 공부하기도 했다. 융합생물학의 사례로 최근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보디보Evo-Devo의 역사와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에는 미국 터프츠대학 인지연구소의 진화철학자 대니얼 데닛 교수의 날개 밑에서 마음의 구조와 진화를 공부했다.
지식의 소통에도 관심이 많아 국내의 젊은 학자들이 참여한〈지식인마을 시리즈〉를 기획했으며, 그 중《진화론도 진화한다: 다윈&페일리》와《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쿤&포퍼》는 직접 쓰기도 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두로 등장한《통섭》의 공역자이기도 하지만, 통섭은 구호가 아니라 생활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2009년에는 신학자, 종교학자와 함께 <종교전쟁>을 쓰며 과학과 종교의 소통을 시도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인문과 자연의 공생을 실험하고 있다.

목차

Chapter 1 초대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나?
B형 남자는 괴팍하다?
침 맞는 (양)한의사들
공룡과 인간이 한 마을에?
무엇이 과학인가? vs. <콘택트>

Chapter 2 만남
1. 철학의 군살 빼기: 논리 실증주의의 세계관 변혁 운동
20세기 지성의 진원지, 빈학파
철학의 군살을 빼면 과학이 남는다
빈학파와 바우하우스

2. 과학은 귀납이다: 논리 실증주의의 과학관
과학은 방법이다
귀납으로 과학하기
‘편견 없이’는 가능할까?
귀납의 문제에 부딪힌 러셀의 칠면조
꿈꾸는(?) 과학자들
귀납은 철학의 스캔들이다

3. 반박될 수 없다면 과학이 아니다: 포퍼의 반증주의
비트겐슈타인, 포퍼를 향해 부지깽이를 들다
대답하게 추측하고 혹독하게 비판하라
과학적 진술은 어떻게 다른가?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식은 사이비다!

4. 뉴턴을 사이비로 모는 반증주의
반증사례에 눈 감는 과학자들
반증할 수 없지만 과학적인 것들
무엇이 틀렸는지 꼭 집어 말할 수 있을까?
과학에 필요한 것은 이력서만은 아니다.
반증주의, 변칙 사례의 바다에 빠지다

5. 쿤의 위험한 생각: 과학자는 연습문제만 푼다
쿤의 위험한 생각
이론을 등에 업은 관찰
패러다임이 뭐길래
과학자는 평생 연습문제만 푼다
도그마가 있어야 과학이다.

6. 과학혁명은 어떻게 오는가?
타이타닉호의 침몰과 과학혁명
과학혁명이 남긴 것, 한 이름 딴소리
과학은 합리적 활동인가?

7. 포퍼 vs. 쿤
쿤과 포퍼의 이력서는 어떻게 다를까?
포퍼의 이상과 쿤의 실상
쿤의 유산

8. 포퍼와 쿤의 사이에서: 라카토시의 절묘한 줄타기
과학 이론은 섬이 아니다
땜질만으로는 과학이 될 수 없다
포퍼와 쿤 사이의 절묘한 줄타기

9. 포퍼와 쿤을 넘어서: 파이어아벤트의 “네 맘대로 하세요”
기인, 파이어아벤트
과학의 규칙, “그때그때 달라요.”
학교에 마술을 허하라

10. 추락하는 과학에는 날개가 있는가?
소칼의 자작극과 과학자들의 대반격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과학
사회 구성주의자들의 사례 사냥

11. 과학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인상적이지만 초라한 사례 사냥
과학철학의 오남용
자연은 말괄량이?
과학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Chapter 3 대화
쿤의 법정

Chapter 4 이슈
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이공계 학생들이 과학철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책 속으로

포퍼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진술이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반증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과학자냐, 아니냐? 혹은 사이비 과학자냐“를 구분하는 것은 이와는 조금 다른 맥락을 갖는다. 반증은 가능하지만 거의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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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퍼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진술이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반증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과학자냐, 아니냐? 혹은 사이비 과학자냐“를 구분하는 것은 이와는 조금 다른 맥락을 갖는다. 반증은 가능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 의해 이미 틀렸다고 판명된 진술을 계속 부여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포퍼는 그에 대해 뭐라고 할까? 어떤 사람이 과학자냐, 사이비 과학자냐의 문제는 그의 태도나 행위와 관련된다. 포퍼에 따르면 과학자는 반증 가능한 진술을 던져놓고 그것을 혹독하게 반증하려는 사람들이다. 훌륭한 과학자는 반증 가능성이 더 높고 더 대담한 이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사람들이며, 사이비 과학자는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계속 변명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p. 77

과학자들은 반증 사례가 발견되면 곧바로 자신의 이론을 폐기하는 합리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은 쿤이 보기에는 과학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창조해낸 허구일 뿐이다. 오히려 옛 패러다임의 주역들은 일반인들보다도 자신의 신념을 지나치게 확신하고 있는 고집불통 같은 사람들이다.
이것이 바로 쿤이 말한 과학의 일생이다. 변칙 사례들의 계속적인 증가로 인한 심리적 위기(옛 패러다임의 위기), 그 사례들을 매우 인상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이론의 등장(새 패러다임의 등장), 과학자들의 쏠림 현상(패러다임의 교체 시작), 옛 패러다임 주역들의 사망(패러다임 교체의 완성. 쿤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 따라 과학이론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p.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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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과학이 과학일 수 있는 이유,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 짓는 경계는 과연 무엇인가?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 안에서 관찰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객관적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과학만은 불변의 진리를 말해주리라는 기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과학이 과학일 수 있는 이유,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 짓는 경계는 과연 무엇인가?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 안에서 관찰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객관적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과학만은 불변의 진리를 말해주리라는 기대 속에 현대인들은 과학적 귄위에 그 어떤 지위보다 강력한 힘을 부여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때로는 자신의 이해득실을 위해,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과학적’이라는 단어를 여기저기에 붙이기도 한다. 지금 우리사회만 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다른 이에 의해 괴담으로 일축되기도 하고, 과학적 사실이라 철썩 같이 믿었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이비로 전락하기도 한다. 과학이 인류지식의 지평을 넓혀 준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과학이 스스로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과학의 구획기준을 분명하게 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절박해진 것이다.
과학이란 과연 무엇이며, 과학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한 과학의 결과물을 향유하고 있지만 과학과 비과학, 그리고 사이비 과학 사이에서 명백한 해답을 찾지 못한 우리에게 과학이란 무엇인지를 정면으로 묻고 있다. 그리고 관찰과 실험을 통해 검증된 확실한 진리를 추구해온 귀납주의, 반증 가능한 것만이 과학이라는 포퍼의 반증주의, 그리고 과학에는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는 쿤의 주장과 과학은 협상의 산물이라는 사회 구성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20세기 과학철학자들의 논쟁을 하나씩 짚어가며 과학의 본질에 대해 규명해보자고 우리의 손을 잡아끌고 있다.

[출판사 리뷰]

실험실 밖으로 나온 과학, 철학을 입다.
“조류학이 새에게 유용한 만큼 과학철학은 과학자에게 유용한다.”
과학이 곧 객관적 진실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과학의 본질에 관한 철학적 논쟁은 낯설고 골치 아픈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과학 자체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또한 파이어아벤트의 말에 따르면 “철학은 더 창조적인 과학을 증식시키는 배양기”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과학이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이며, 철학이란 전혀 다른 종류의 학문이라고 생각했다면, 한번쯤은 생각해보자. 과학도에게 철학은 무용지물인 학문인 것일까? 그리고 과학과 종교는 양립할 수 없는 분야일까?
“조류학이 새에게 유용한 만큼 과학철학은 과학자에게 유용한다.” 세계적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파인만의 말이다. 하지만 비단 과학자만이 아니라 과학이 주는 물질적 혜택을 누리지 않고는 하루도 살 수 없지만 종교에 대한 믿음 역시 버리지 못하고, ‘과학적’이라는 말에는 무엇보다 강한 믿음은 갖고 있지만 가끔은 점술가의 말이 귀를 기울이는 현대인들에게 과학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이 책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한 단계 높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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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장대익 저, 『쿤&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김영사, 2008   <...

    장대익 저,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김영사, 2008

     

    장대익이 쓰는 과학철학 입문서

    장대익은 과학철학자다. 특히 생물학의 철학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학자다.(애초에 몇명 없기도 하다) 기억이 맞다면 박사학위는 진화발생생물학(이른바 evo-devo)로 받았고, 유학을 가서 무려 대니얼 데닛 밑에서 배웠다고 한다.

    그에 맞게 진화론 관련, 특히 진화적 사실들에 대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보는 입문서를 많이 썼다. 나 또한 그러한 책들을 읽으며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해오고 있으니 지적인 빚을 진 셈이다. 많은 책들이 굉장히 읽어봄직하며, 교양인 수준에서 읽을 만한 책도 상당하다. 예컨대 <울트라 소셜>같은 책들이 사전지식 없이도 쉽게 읽을 법하다.

    이런 사람이 쓰는 입문서는 일단 믿음이 가기 마련이다. 최소한 내용을 틀리거나 이상한 내용을 넣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소개서랍시고 나오는 수많은 책들이 형편없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2. 호의적인 서평이라는 부질없는 짓

    이런 책에 관해 호의적인 서평을 쓰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우선 내가 쓰는 서평이 엄청 대단한 영향력을 끼칠 리는 만무하거니와, 더욱 문제인 것은 이미 이 책이 나름 유명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는 입학을 위해 읽어야 할 필수도서 중 과학철학 항목 열 권중 한 권에 이 책을 배당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 무슨 말을 적는 것이 매우 부질없는 짓임이 분명하다. 이런 경우에는 평을 써야 할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는 법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접어야 할까?

     

    3. 유익한 독자층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전략을 조금 바꿔서 이 책이 누구한테 쓸모가 있을 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될 독자층은 누구일까?

    우선 말해야 할 것은, 이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이다. 과학철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기엔 생각보다 디테일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대학원 입학 필독도서에 고등학생이 읽을 입문서를 놔두진 않았을 것 같다. 다른 필독도서들이 <표상하기와 개입하기>, <이론과 실재>, <온도계의 철학>, <과학혁명의 구조>, <생물학의 철학>같은 책임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 책이 제시된 목록 중에서는 가장 쉬운 책일 것이지만, 생판 초심자가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런 사람은 과학으로 생각한다를 읽는 편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 책은 기본적인 수준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으면서, 전공자로서 이미 다 아는 내용일 정도 사이의 수준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제목답게 컨텐츠로 쿤과 포퍼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서술하며, 라카토슈나 파이어아벤트는 전체 11(서론 등을 포함하면 14+)챕터 중 각자 한 챕터 정도를 할애해 서술한다. 그래서 나름 세세한 내용들을 빼놓지 않고 서술하는 편이다. 물론 교양서적의 범위 내에서 말이다.

    이러한 조건은 다소 까다로운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일단 조건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꼼꼼히 읽으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   과학이 과학일 수 있는 이유,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 짓는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

     

    과학이 과학일 수 있는 이유,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 짓는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내가 《쿤&포퍼》를 읽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장하석 교수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1강을 듣고 그에 대한 지식을 조금 더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이유 안에는 다른 이유가 담겨 있다. 바로, 과학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한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과학은 왜 과학일까? 무엇을 과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학과 과학이 아는 것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난 EBS 장하석 교수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1강을 듣고 나서 처음으로 가졌던 의문이다. 과학을 과학이라고 하는 이유에 대해 난 단 한 번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당연히 과학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이 왜 과학인지 의문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과학이라고 하면 신뢰했다. 장하석 교수의 말처럼, "과학이라는 것이 뭐가 그리 잘나고 훌륭하냐"라는 생각도 해보지 않고서 말이다. 과연 나만 그럴까?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현대 사회는 과학이 가지는 위치는 마치 중세 시대에 종교가 사회를 지배한 것과 닮아 있다. "과학 지식의 특별함과 우월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한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은 낯설지 않다. 알쓸신잡에서 누룽지를 우리는 방법을 두고도, 과학자가 말하면 신뢰가 간다는 말에 의문을 가지기 보다, 고개를 끄덕인 시청자가 훨씬 많을 테니까 말이다(나도 다르지 않았다). 과거 종교가 가진 위치만큼 올라선 과학은 그럼 종교와 같을까? 당연히 아니다. 과학과 종교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는 학문이 난, '과학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과학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담겨 있다고 믿는 믿음의 바탕에 놓인 생각을 말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그 선봉에 선 두 학자가 바로 "카를 포퍼"와 "토마스 쿤"이다.

     

    과학의 역사를 곰곰이 돌아보자. 과학에 있어서 영원불변의 진리가 있었던 적이 있었나? 갈릴레오의 주장, 코페르니쿠스의 주장, 뉴턴의 주장 모두 오늘날 과학의 기준에서 볼 때, 더 이상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과학은 늘 새로운 진리를 받아들이는 학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과학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과학이 변화 가능성이 많음에도 과학을 믿는다. 언제든 진리가 아닐 수 있는 것을 당대엔 신뢰했었다. 사실 과학은 수많은 가설을 가지고 있고 그 가설이 입증되는 경우가 있을 뿐. 절대 불변의 명제라고 믿는 것은 없다. 그렇기에 과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였고, 그 새로운 진실의 발견함으로써 과학은 발전했다. 그렇다면 이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학이 새로운 지식을 이 과정 혹은 이전 과학적 지식과 현재 과학적 지식 간의 관계. 이를 설명한 학자가 바로 포퍼와 쿤이다.

     


    포퍼가 일평생 화두로 삼았던 '합리성'은 비판에 직면하여 반증의 시도에 눈을 감지 않는 지식인의 정직성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이것은 비단 과학 지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포퍼는 그의 반증주의에 입각하여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한 열린 사회를 꿈꿨다. 포퍼의 과학철학과 정치철학을 꿰뚫고 있는 중심 원리는 바로 반증주의였다. 이런 포퍼의 사상을 사람들은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한다.

     


    포퍼는 '반증주의'라는 철학 이론을 통해 과학사를 설명한다. 경험적 증거를 통해 어떤 과학적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과학자가 주장하는 바가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서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이론은 더 이상 정당성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포퍼가 이와 같은 주장을 하게 된 이유는, 어떤 과학적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이론이 타당한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움을 넘어서 불가능한 일이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백조를 보았으므로 백조는 하얗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실제로 흑조도 존재하듯, 어떤 과학적 사실에 대해 앞으로 실험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도, 이 결과에만 부합하는 관측이 나온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포퍼는 확증이 어렵다면 반증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 것이다.


    "포퍼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 진술이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반증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이다." 반증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포퍼에게 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비판적인 태도'로 기존의 이론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만약, 동일한 주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아내는 데 급급하다면 과학뿐만 아니라 어떤 학문 분야에서도 어떤 이론도 발전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포퍼는 말한다, 과학은 추측과 반증을 통해서 발전을 이루어왔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 점이 과학을 비과학과 구별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만약 추측과 반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려고 하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건 과학이 아니라 과학인 척하는 '사이비 과학'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가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판한 대상에 한때 다윈의 진화론까지 들어갔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엄격한 생각의 틀 속에서 과학을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쿤은 한마디로 실제 과학은 절대로 포퍼나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규범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신 과학에는 '도그마'와 같은 것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정상적인 과학은 그것에 기댄 활동이며, 드물게 일어나는 과학혁명은 논리적 절차보다는 과학자들의 심리 상태에 더 크게 의존해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혁명을 통한 과학의 변동이 꼭 진보적인 변화라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쿤은 포퍼와 생각이 달랐다. 쿤은 철학자였지만, 과학을 아는 철학자였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를 가리켜 과학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대범하게 내놓은 이론을 두고 기존 과학자들은 꽤나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주장은 과학철학에 있어서 하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포퍼는 과학자들이 스스로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주장했지만, 쿤은 과학 연구가 대부분 비판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과학적 성과를 인정하는 퍼즐 풀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과학자의 노력으로 과학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변화는 그 변화를 알리는 징후가 존재하며 그 징후에 따라 어느 정도 순차적으로 변화 과정을 밟아나간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패러다임"이다.


    "변칙 사례들의 계속적인 증가로 인한 심리적 위기(옛 패러다임의 위기), 그 사례들을 매우 인상적으로 해결하는 대안 이론의 등장(새 패러다임의 등장), 과학자들의 쏠림 현상(패러다임의 교체 시작), 옛 패러다임 주역들의 사망(패러다임 교체의 완성). 쿤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 따라 과학 이론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그는 과학자 사회가 하나의 패러다임에 의해 지배를 받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벌이는 활동을 '정상 과학'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깨지고 다른 패러다임으로 교체되는 현상을 '과학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의 발전은 과학자 개인의 비판적 견지를 통해서 일군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포퍼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두 사람 이후에도 과학이 과학으로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이론을 설명한 학자들은 많이 있다. 그중의 한 명이 바로 파이어아벤트다. 그는 "모든 과학에 통용될 수 있는 방법론"은 존재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한때 유행했던 말처럼 '그때그때 다르다'라는 상당히 비과학적인 방법을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흔히 과학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딱딱 들어맞아야 하는데 그는 하나의 이론으로써 정립된 과학 방법론을 거부하며, '사실과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론들을 개발하고 수용하라'라는 반규칙을 말한다. 간단하게 보면 쿤의 과학혁명과 닮아 보이지만, 다른 주장이다. 과학자들은 기존의 이론적 토대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또 기존의 이론과 어울리지 않는 이론을 위해 연구한다. 결국 두 과정 간에는 모순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파이어아벤트는 이 점에 주목한 것이다. 모든 과학에 통용할 수 있는 특정한 과학 방법론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이를 설명한다고 해도 그 설명 자체가 불합리한 규칙에 불과할 뿐이고 이를 과학자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잊으려 해도 맘에서 떠나지 않는 특별한 메리처럼 과학에도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이 다른 지식과는 달리 자연을 직접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이 자연은 말랑말랑한 고무찰흙이라기보다는 엄청나게 큰 코끼리인지 모른다. 코끼리의 존재야말로 과학을 뭔가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자는 차라리 장님이리라!

     

     

    우리는 지금은 잘못된 과거의 과학적 지식까지 모두 배운다. 사실 과학 입장에서 보면 잘못된 진실인데 그 과정을 모두 배우는 이유를 《쿤&포퍼》에서 찾았다. 과학은 언제나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 진실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즉, 열린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에서 어떤 한 이론은 하나의 패러다임 안에서 진실일 수 있지만, 또 다른 패러다임에서 거짓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한 명의 과학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하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 중에 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과학을 나누어 하나의 토막 상식으로 배우는 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혹은 과학의 경계를 함부로 구획화하여 배우는 것도 위험하지 않을까. 과학은 입증 여부만큼이나 입증의 과정과 그 영향이 중요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과학은 그 발견된 내용이 진실인가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 진실을 어떻게 입증해왔고 그 입증 결과가 한 패러다임 내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과학적 사실에만 주목한다. 혹은 과학 자체를 맹신하거나. 이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쿤&포퍼》는 말한다.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특별함은 어떤 과학적 사실이 진리인지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과학적 지식이 만들어진 과정과 그 위치에 따라 결정지어진다는 걸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과학이 과학일 수 있게 만드는 존재 이유라고 말이다.

     

    《쿤&포퍼》를 읽다가, 문득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것인지, 철학을 공부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그건 《쿤&포퍼》가 과학 책이 아니라 과학철학을 말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철학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학문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데 철학적 토대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모든 학문이 문과와 이과로 나눌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과학 철학의 실마리를 안겨준 학자들이 빈학파의 논리였는데,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 과학의 권위를 위하여... | hy**y996 | 2015.06.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과학철학사에 걸출한 2명의 대가를 만나 보았다. 반증주의를 이끌어갔던 칼 포퍼, 패러다임의 대 전환이...

     

     과학철학사에 걸출한 2명의 대가를 만나 보았다. 반증주의를 이끌어갔던 칼 포퍼, 패러다임의 대 전환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토마스 쿤, 이 2명이 펼쳤던 과학철학사의 굵직한 사상들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라카토슈, 파이어아벤트를 통해서 과학에 대한 화두를 이어갔다. 이 뿐 아니라 과학사회학자들이 과학의 권위를 실추 시키고, 또 다른 반격 등을 통해서 과학철학에 대한 흐름들을 확인 해 볼 수 있었다.

     

     내가 주목 해 보고 싶은 것은 과학철학사에서 그들이 그토록 논쟁하고 고민했던 그 핵심이 무엇인가였다. 아마도 과학이 과학으로서 권위를 만들어 가는 노력들이었던 것 같다. 고대로부터 학문이 분화되기 시작하면서 과학이라는 고유의 영역이 그 만의 권위를 가지고 있기 위해서는 나름의 이론과 캐릭터를 갖고 있어야만 했을 것이다. 과학이라는 학문을 과학답게 만들어 준 그것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귀납법에 근거한 논리실증주의, 반증주의 그리고 패러다임이라는 개념까지 다양하게 과학을 과학으로서 만들어 낸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과학철학자들과 과학사회학자들이 등장하면서 과학이라는 권위가 땅으로 내쳐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이라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인 산물이라는 결론 하에 과학계는 다시금 반격에 이르는 상황이다.

     

     과학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과학철학사를 통해서 우리는 역사적 맥락에따라 과학이 가지고 있는 그 권위와 주류 흐름들이 바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한 시점에서 절대적인 이론이 존재할 지언정 영원히 지속되는 과학이론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과학과 종교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대부분 창조론은 과학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통설인 듯 하다. 중요한 것은 진화론이 현재로서는 그 절대적 이론 처럼 군림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과학철학사를 놓고 볼때 진화론도 언젠가는 파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이론이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인식은 또 변화가 일어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절대적인 이론은 없다. 그리고 과학을 바라보는 절대적인 관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적 맥락에 따라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는 것 뿐이다. 그러나 과학에 대한 회의주의로 빠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시대를 아우르는 핵심적인 사상, 즉 패러다임은 변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   제목에서처럼 과학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저자는 우...
     

    제목에서처럼 과학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저자는 우리가 만약 과학과 과학이 아닌 것(비과학과 사이비 과학)을 가르는, 이른바 ‘구획 기분’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면 과학 지식의 특별함과 우월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한 현대인들의 사고방식을 상당 부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문제는 20세기 과학철학자들의 최고 화두였다고 한다. 그러면 도대체 과학에 있는 그 특별함은 무엇일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만 할 것이다.



    어떻건 과학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결론에 의하면 '과학의 특별함'에 의해 과학자는 차라리 ‘장님’으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하는데, 과학과 종교는 결코 적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주장에 나 역시 공감을 한다.


    9.11테러 직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의 일종이다.”라는 주장을 한 이 시대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부류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통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관계가 적대적이었고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일 것이다. 즉 과학과 종교 중 하나만 참이라는 것. 이런 입장은 과학과 종교가 늘 전쟁 중에 있고 따라서 언제나 상대방은 제거의 대상일 뿐임을 주장하기 때문에 일종의 ‘제거론’이라 할 수 있다. 과학적 유물론과 종교적 근본주의는 제거론적 관점의 두 가지 대표적인 사례이다. 흔희 과학적 유물론은 과학주의라고도 하는데 이 견해에 따르면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지식은 과학이 제공하며 초자연적인 것들에 대한 지식을 추구하는 종교는 단지 허상일 뿐이다. 그래서 과학주의자들은 신과 초자연적 세계를 인정하는 유신론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다. 예컨대 영국 BBC 방송의 시청자들에게 “과학이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을 인간은 결코 알 수 없다”고 말했던 20세기의 위대한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이 바로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중략-) 도킨스도 이미 <<눈먼 시계공>>이라는 책에서 “다윈은 인간이 지적으로 충만한 무신론자가 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렇다면 도킨스는 왜 진화론이 유대교, 가톨릭, 개신교, 이슬람교로 대표되는 유신론과 양립할 수 없다고 단정할까? (-중략-) 이렇듯 갈릴레오 재판은 통념과는 달리 과학과 종교의 충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상당히 복잡한 여러 요인들이 실제로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중략-)이와 같이 갈릴레오와 가톨릭교회의 충돌은 관련자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과 교회를 둘러싼 그 당시 특유의 정치적 상황들이 뒤범벅이 된 복잡한 사건으로서 단지 과학에 대한 종교의 억압 혹은 과학과 종교의 충돌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다윈의 진화론과 기독교의 관계는 어떤가.(-중략-) 역사가들에 따르면 소심했던 다윈은 자신의 진화론과 기독교 신앙 상이에 존재하는 긴장으로 인해 죽을 때까지 고민하기는 했지만 대외적으로 무신론을 표한 적은 없었다. 아마 그는 불가지론자였거나 침묵하는 무신론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다윈의 이론을 사회ㆍ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당대 지식인들이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중략-) 그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널리 선전함으로써 얻어내려 했던 것은 빅토리아 사회의 전반적인 개혁이었다. (-중략-) 이런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볼 때 다윈의 진화론이 원래부터 기독교와 원수지간이었다는 통념은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 pp.242~250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제거론이 갖는 또 다른 문제점은 과학주의와 종교적 근본주의가 모두 각자의 지식만이 의미 있는 유일한 지식이라고 주장한다는 데 있다. -p.252


    과학적 믿음이 순전히 경험적인 진술들로만 가득 차 있다는 주장이나 종교적 믿음에 경험적 진술들이 전혀 없다는 주장은 적어도 현재로선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종교적 근본주의는 경험적으로 잘 입증된 이론들조차도 자신의 교리에 위배된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함으로써 자신들의 종교를 세상으로부터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중략-) 제거론은 한마디로 ‘과학 아니면 종교’라는 식의 양자택일적 관점이다. 하지만 이 입장의 대표적 사례들로 인용되곤 하는 갈릴레오 재판이나 다윈 진화론의 경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학과 종교의 단순한 충돌로 간주되기 어려운 복잡 미묘함이 숨어 있다. 현대 물리학도 사정은 비슷해 보인다. 현대 물리학의 종교적 기원을 탐구한 과학 저술가 버트하임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수리 과학이 수와 신성을 연관시키고 주변 세계에서 발견되는 수학적 관계들을 ‘신적인 것’의 표현으로 간주하는 전통을 오랫동안 유지해왔으며, 특히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는 수리물리학의 기수들이 기독교와의 제휴를 의식적으로 원했다. -p.253


    종교가 과학의 적이라고 말하려는가? 그렇다면 과학이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학의 역사에서 실제로 어떤 과학이 어떤 종교와 충돌해왔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과학철학의 지형도가 펼쳐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논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p.254



    위 인용문들은 저자의 주장을 간략하게 발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위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저자는 쿤과 포퍼를 중심으로 과학(철학)사에 등장하는 다른 주요 학자들의 이론을 비교 분석하는 동시에 역사적인 배경까지 들어가며 상당히 재미있고 명쾌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중심이 되는 것은 쿤과 포퍼이지만, 결국 쿤의 이론도 포퍼의 주장도 그 어느 것도 과학이라는 것에 대해 명쾌하고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으며, 그것들 또한 과학의 일면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이론에 불과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과학을 하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만큼은 얼마나 비과학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가를 엿볼 수 있다.



    이 시대의 과학자이자 대사상가인 켄 윌버는 이미 20세기에 그 특유의 통찰력으로 '근대성'의 본질을 파악하여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고대로부터 한 몸이었던 종교와 과학이 '근대'라는 시대로 들어오면서 서로 적의 관계가 되는데 둘의 차별이 근대성의 존엄성이었다면 그 분열은 바로 재앙, 즉 근대성의 재앙이라는 것이다. 과학이라는 영역에 속하는 과학적 진리는 두말할 것 없이 진리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이 다만 '부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1세기 인류가 맞이할 위기의 극복과정으로 이미 20세기에 과학과 종교의 통합을 불가피한 것으로 본 켄 윌버는 <<감각과 영혼의 만남>> 등의 책에서 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열로 인한 대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각의 영역으로 대표되는 과학과 초감각(영혼)의 영역으로 대표되는 종교 이 둘을 제대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근대와 근대의 만남, 즉 종교와 과학의 화해를 말하는 것이다. 근대(성)은 종교와 과학을 분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차원적인 신성 혹은 영적인 차원으로 인류가 진화하기 위한, 한마디로 도약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과학자이면서 예수회 신부였던 샤르댕이  <<인간현상>>에서 “이 땅에 아직 생각이 없을 때의 ‘존재’를 사람이 바라본다는 것이 우주론에서 볼 때 모순이 있음을 잊지 말라”고 지적한 것은 바로 '과학을 하거나 대할 때' 감각의 관점만을 고집해서는 위험하다는 경고와도 같은 것이다. 그런 경고를 염두에 두고, 대립이 아닌 상보 관계 속에서 존재 의식을 확장하여 우리 인류는 ‘얼 너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엘리아데가 <<성과 속>>에서 인간(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聖이라는 영역과 俗이라는 영역을 모두 헤아려야 한다고 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공계 학생들이 과학철학을 들어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공 학생들 역시 과학철학을 들어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인문학 전공자들이 진화론 관련 과학책을 읽고서 근대 과학이 저질렀던 병리 현상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과학'과 '과학성'과 '과학적'이라는 것을 잘못 이해한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연히 존재하는 종교라는 영역을 여전히 변화하고 있는 진화론을 들먹이며 완전히 부정하는 것 역시 과학적인 태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태도는 종교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과 같은 것으로, 과학이라는 또 다른 종교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한마디로 과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비과학적인 태도로 대하고 수용하는 것과 다름 아닌 것이다.


    과학을 하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염두에 두고 늘 성찰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이며, 신의 존재를 믿건 안 믿건(종교를 믿건 믿지 않건 간에 모두 포함됨) 역시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염두에 두고 늘 성찰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종교도 과학도 오만과 편견은 늘 함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종교와 과학은 양립하는 것이 아니다. 둘의 태생이 그렇다. 그렇기에 분열되면 오히려 재앙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는 과학의 적이 아니다. 과학 역시 종교의 적이 아니다. 오히려 그 둘의 관계가 적이라고 여기는 그런 생각과 그로 인한 행동들이 이 세상의 불협화음을 부추기는 불씨가 되지 않나 싶다. 그러므로 기존의 종교적 교리에 배치되는 새로운 진화론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흥분하고 열광하면서 종교를 없애야 할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영역에서 새로운 이론이 정립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때마다 그것을 기존의 종교라는 영역과 어떻게 제대로 만나게 할 것인가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각각의 종교 역시 종교제도라는 테두리 속에서 끊임없이 바깥세상을 늘 염두에 두고 살펴보면서 타종교와 함께는 물론 과학과 상보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한 대로 과학 역시 이 세상의 일부분인 자연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그런 지식만이 전부라고 여겨 종교를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여긴다면 그런 과학자는 차라리 ‘장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종교와 과학의 상보적 관계에 대해 비유하여 간략하게 표현한 "과학 없는 종교는 절름발이요, 종교 없는 과학은 장님이다(Religion without science is lame, science without religion is blind.)"라는 명언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0. 4. 12.

    나마스떼 M.J.





  • 종교전쟁의 3명 저자 중 과학철학자로 참여했던 장대익씨가 쓴 책이다. 대표적인 과학 철학자였던 토마스 쿤과 칼 포퍼...

    종교전쟁의 3명 저자 중 과학철학자로 참여했던 장대익씨가 쓴 책이다.

    대표적인 과학 철학자였던 토마스 쿤과 칼 포퍼의 사상에 대해 참 쉽고 친절하게 풀어 놓았다. 토마스 쿤과 칼 포퍼는 대립되는 듯 하면서도 공유되는 부분이 있다. 이는 맨 마지막 가상의 시나리오인 쿤의 법정 편에 드러나 있다. 칼 포퍼의 반증주의와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은 어떻게 보면 과학사의 흐름 안에서 변증법적 발전을 해 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했던 라카토쉬의 핵 이론, 그리고 파이어아벤트의 어찌보면 무책임할 정도로 판단을 유보하는 니 맘대로 하세요 식의 사상 들이 차례 차례 소개된다.

    먼저 칼 포퍼의 반증주의의 과학적 접근은 이것이다. 먼저 주어진 문제들을 잘 설명하는 듯 보이는 가설을 제시하라. 즉 가설 창안의 단계이다. 그리고 가설을 반박하는 경험적 사례가 발견되면 그 가설을 곧바로 폐기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가설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때 가설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해서는 안된다. 그저 몇 차례 혹독한 경험적 시험에 잘 견뎌왔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반증 자체가 불가능한 진술을 구분하여 그는 반증이 가능한 진술만 과학적 진술이라고 규정한다. 예컨대 창조과학이나 지적설계론은 반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학적 진술이 아니다. 즉 경험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비판에 직면하여 반증의 시도에 눈을 감지 않는 지식인의 정직성에서 나온 그의 합리성은 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로스는 영국 런던정경대학에서 포퍼를 만나 그의 열린 사회 개념에 감명을 받고 열린사회재단을 설립하여 포퍼의 이념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기도 하다. 닫힌 사회를 열고 열린 사회는 더 발전시키며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것이다. 포퍼의 사상은 한마디로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과학혁명의 구조'의 저자 토마스 쿤은 새로운 과학관을 제시했다. 그는 실제 과학은 절대로 포퍼나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규범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신 과학에는 도그마와 같은것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정상적인 과학은 그것에 기댄 활동이며, 드물게 일어나는 과학혁명은 논리적 절차보다는 과학자들의 심리상태에 더 크게 의존해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혁명을 통한 과학의 변동이 꼭 진보적인 변화하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지식인들이 자부했던 과학의 객관성, 합리성 등을 조목조목 깎아 내린 엄청난 지적 도발이었다.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새로운 진실이 발견된다고 해도 기존 기득권 층의 보수성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포퍼의 이상과 쿤의 실상을 절묘하게 조합해 제 3의 과학 방법론을 창안한 라카토시라는 인물이 있다. 사실상 포퍼의 후계자였던 그는 포퍼의 반증주의가 너무 엄격하게 해석되어왔으며, 포퍼도 반증 사례가 나온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기존의 이론을 포기하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반면, 패러다임이 변칙 사례와 동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쿤의 분석은 옳지만 무차별적으로 변칙 사례에 대해 긍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대한 라카토시의 대답은 바로 변칙 사례가 입증 사례로 전환될 수 있게끔 관련 이론들을 조정하라는 것이었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런 조정을 통해 땜질에만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사실들도 예측하도록 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과학 이론은 일련의 이론들의 집합이지 고립된 섬처럼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과학 이론은 견고한 핵hard core 핵심 이론과 보호대protective belt라는 여러 보조 가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시간에 따라 진화를 하는데 가령 변칙 사례가 생기면 과학자들은 보호대를 이루고 있는 보조 가설들을 이리저리 수정해 본다. 여기에는 4가지로 진화 형태가 있는데 보조가설을 땜질하는 땜질에도 실패하는 경우, 땜찔에만 성공하는 경우,땜질 뿐 아니라 새로운 예측까지 내놓는 경우, 그 예측의 일부가 경험적으로도 입증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라카토시는 땜질에만 그치는 이론은 사이비과학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라카토시를 무늬만 합리주의자로 비꼰 사람이 파이어아벤트이다. 그는 아나키스트로 괴짜같은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어떤 규범과 원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그러한 것들을 어겼기 때문에 과학적 진보가 이루어졌다고 하였다. 그에 따르면 어떤 이론이든 지식 시장에 자유롭게 나올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특정한 방법론으로 막아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이다. 즉 네 맘대로 하세요 식의 아나키즘적 제안이었다.

    과학철학자들은 철학자와 과학자 집단의 경계에 선 경계인들이다. 어느 쪽에서도 순혈주의적 정통성에 비춰 밀려날 만한 사람들이다. 

    과학은 기술이 아니다. 과학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의 사유와 사색이 빚어 낸 비쥬얼한 실물이기 때문에 과학과 철학은 맞닿아 있다. 그러므로 과학이 어떤 사상적 흐름을 갖고 있는가를 살펴 보는 과학철학자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이치, 진리, 원리, 그 근본적인 최종이론을 찾으려는 사람들 중에 과학철학자들도 당연히 서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칼 포퍼, 토마스 쿤, 라카토시, 파이어아벤트, 그리고 장대익, 이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은 이 세상이 어떤 이치로 움직이는 것일까라는 철학적 고민과 몹시 비슷하다. 이들의 이론 중 어떤 사상이 정답일까?

    그리고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는 제목에서 그 뭔가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앞서 얘기했듯이 인간의 무형적인 사고가 유형의 사물로 변하는 중간 단계 역할이 그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에는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꼭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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