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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글쓰기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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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쪽 | | 136*205*26mm
ISBN-10 : 1188613103
ISBN-13 : 9791188613106
우리말 글쓰기 사전 중고
저자 숲노래 (기획) | 출판사 스토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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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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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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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글쓰기 사전》은 먼저 저자가 ‘여덟 살 어린이’이던 무렵부터 어떻게 글쓰기란 삶길을 처음 열었고, ‘마흔다섯 살 어버이’인 오늘까지 글쓰기란 삶길을 새로 가꾸는가를 밝힌다. “숲노래 글쓰기 걸음”이란 이름으로 지은이 나름대로 글을 쓰는 비법, 방법, 비결을 낱낱이 밝힌다. 이다음으로 꼭짓말마다 저자와 어떤 삶으로 이어졌는가를 마치 수필처럼 조용히, 때로는 저자 스스로 눈물을 흘리면서, 때로는 저자 스스로 웃고 춤추듯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렇게 ㄱ부터 ㅎ까지 ‘이야기로 담아내는 글쓰기 꼭짓말 풀이’를 보여주고서, 다시 ㄱ부터 ㅎ까지 ‘글쓰기 꼭짓말 뜻을 새로 돌아보기’를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숲노래 (기획)
‘밥옷집’을 손수 짓는 살림을 즐겁게 가꾸면서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기쁘게 빚으려고 하는 모임입니다. 숲을 가꾸는 마음으로 말을 가꾸는 길을 찾으려 하고, 숲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을 사랑하는 마음을 널리 나누려 하는 모임입니다.

저자 : 최종규
국어사전 아닌 ‘한국말사전’을 짓는 길을 서른 해 즈음 걷습니다. 시골에서 아이를 낳아 돌보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도서관을 꾸리고 살림을 짓습니다. 사전에 실을 말풀이ㆍ보기글ㆍ견줌풀이ㆍ이야기를 날마다 글종이로 500자락 남짓 쓴 지 스무 해가 넘습니다. 그동안 온갖 사전하고 책을 썼습니다.
《이오덕 마음 읽기》,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ㆍ2ㆍ3》,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내가 사랑한 사진책》, 《골목빛》, 《자전거와 함께 살기》, 《사진책과 함께 살기》, 《책빛숲》, 《생각하는 글쓰기》, 《사랑하는 글쓰기》, 《책홀림길에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헌책방에서 보낸 1년》, 《모든 책은 헌책이다》.

목차

앞말 5
머리말 8
숲노래 글쓰기 걸음 16

ㄱ 23
1ㆍ1000ㆍ가을ㆍ갑질ㆍ강의ㆍ겹말ㆍ곁님ㆍ골짜기ㆍ교과서ㆍ구름ㆍ국민학교ㆍ국어사전ㆍ권정생ㆍ그림책ㆍ글ㆍ글손질ㆍ글쓰기ㆍ글씨ㆍ글짓기ㆍ기자ㆍ김치ㆍ꽃ㆍ꽃바르다

ㄴ 64
나ㆍ나이ㆍ날마다ㆍ낫질ㆍ네덜란드말ㆍ노래꽃ㆍ눈ㆍ눈물ㆍ느낌글ㆍ능금ㆍ님

ㄷ 82
대학교ㆍ더ㆍ도서관ㆍ돈ㆍ동무ㆍ동시ㆍ동화책ㆍ뜨개질

ㄹ 100
람ㆍ‘-로/-로써’ 하고 ‘-로서’

ㅁ 106
마늘ㆍ마을ㆍ마을책집ㆍ마음ㆍ만화책ㆍ말ㆍ맞춤법ㆍ맨발ㆍ먼지ㆍ메ㆍ모르다ㆍ문단 미투ㆍ문학ㆍ문학평론ㆍ
물ㆍ미끼

ㅂ 128
바꾸다ㆍ바느질ㆍ바닥ㆍ바람ㆍ밤ㆍ밥ㆍ배우다ㆍ버스ㆍ베스트셀러ㆍ볼펜 한 자루ㆍ부럽다ㆍ붉은 손ㆍ빛ㆍ빨래

ㅅ 146
사람ㆍ사랑ㆍ사서ㆍ사진ㆍ삶ㆍ삶글ㆍ삶터ㆍ상장ㆍ생각ㆍ서울ㆍ손ㆍ손글씨ㆍ솜씨ㆍ수첩ㆍ스승ㆍ시골ㆍ실업자ㆍ싸움

ㅇ 168
아기ㆍ아름다운ㆍ아버지ㆍ아저씨ㆍ아줌마ㆍ어렵다ㆍ어른ㆍ어린이ㆍ옷ㆍ와이파이ㆍ왜ㆍㆍ우리말 바로쓰기ㆍ
우리말 살려쓰기ㆍ우리 어머니ㆍ‘-의ㆍ-적ㆍ-화’ 없는ㆍ이야기꽃ㆍ이오덕ㆍ이원수ㆍ이제 말하는ㆍ일기

ㅈ 202
자전거ㆍ잠깨비ㆍ저작권ㆍ전업주부ㆍ전투경찰ㆍ종이ㆍ좋은ㆍ지렁이ㆍ지저분ㆍ집밥ㆍ짜증

ㅊ 220
찬물ㆍ참새ㆍ책ㆍ책숲ㆍ책숲마실ㆍ책쓰기ㆍ책 좀 골라줘ㆍ책집ㆍ초등학교ㆍ치마바지

ㅋ 224
커트ㆍ컷ㆍ케빈 카터ㆍ쿡ㆍ쿨렁쿨렁ㆍ큰아이

ㅌ 252
텀블벅ㆍ텃밭ㆍ토끼ㆍ토론이나 논쟁ㆍ톨ㆍ통역

ㅍ 262
파브르ㆍ팔꿈치ㆍ표절ㆍ표현할 자유ㆍ푸름이ㆍ풀싹ㆍ필사

ㅎ 272
하느님ㆍ학번ㆍ한국말ㆍ한길사ㆍ함께ㆍ함께살기ㆍ합니다ㆍ해봐ㆍ헌책ㆍ후박꽃

숲노래 책 한 자락 스스로 말하기 292
맺음말 302
뜻풀이 모음 306

책 속으로

숲노래 글쓰기 걸음 내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내 ‘글쓰기 걸음’을 밝힌다. 나는 다음처럼 글을 쓴다. 바탕 ㉠ 산다. 살아간다. 살림한다. 사랑한다. ㉡ 삶을 지켜보고, 살림을 돌아보고, 사랑을 헤아린다. ㉢ 삶을 누리고, 살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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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글쓰기 걸음

내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내 ‘글쓰기 걸음’을 밝힌다. 나는 다음처럼 글을 쓴다.

바탕
㉠ 산다. 살아간다. 살림한다. 사랑한다.
㉡ 삶을 지켜보고, 살림을 돌아보고, 사랑을 헤아린다.
㉢ 삶을 누리고, 살림을 맛보고, 사랑을 나눈다.
㉣ 삶을 새로 짓고, 살림을 새로 가꾸고, 사랑을 새로 펴는 길을 찾는다.
㉤ 새로 찾은 삶길?살림길?사랑길을 즐겁게 노래하며 씩씩하게 걸어간다.
㉥ 하루하루 걸어가며 무엇을 느끼거나 겪거나 치르거나 맞이하는지 생각한다.
㉦ 느끼고 겪고 치르고 맞이한 대로 생각하면서 글종이에 적어본다.
㉧ 글종이를 되새기고는 셈틀을 켜서 글판을 두들겨 새롭게 옮긴다.
㉨ 새롭게 옮겨 셈틀에 담긴 글자락을 입으로 소리내어 읽는다.
㉩ 입으로 소리내어 읽으면서 손질하고 가다듬고 뜯어고치고 보탠다.
㉪ 이제 다 되었나 싶으면, 마음속으로 읽으면서 마무리한다.
㉫ 누리그물로 들어가서 내 누리글집에 글을 띄운다.
㉬ 누리글집에 띄우지 않고 책 한 자락 부피가 될 때까지 조용히 모으기도 한다.
㉭ 책 한 자락 부피가 될 즈음 맞춤한 출판사를 알아보고서 슬며시 여쭌다. 16쪽

1
2017.2.3. 마을책집에서 이야기꽃을 펴는데 어느 분이 묻는다. “독립책방이 늘고 1인출판물이나 1인잡지 이야기가 많이 나도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제는 큰 출판사를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서 스스로 이웃을 사귀려는 분들이 차츰 눈을 뜨는구나 싶어 무척 재미있어요. 24쪽


국어사전
1994.3.1. 고등학교를 다니던 1991년부터 1993년까지 국어사전을 두 벌 읽었다. 첫 낱말부터 끝 낱말까지 모조리. 이때에 두 가지를 느꼈다. 첫째, 이 나라 국어사전에 웬 영어하고 일본말이 이렇게 많지? 둘째, 이 따위로 사전을 엮고도 국어사전이란 이름을 붙인다면 차라리 내가 쓰겠노라고. 32쪽

글쓰기
2012.8.19.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서 글을 쓰면 개운하다. 아이들이 그만 아주 일찍 깨어서 아침을 맞이할 때 글 한 조각 제대로 여미지 못하면 속이 답답하다. 그러나, 새벽이나 아침에 못 쓴 글은
낮이나 저녁에 쓸 수 있다. 또는 밤이나 이튿날 새벽에 한꺼번에 쓸 수 있겠지. 며칠 늦출 수 있을 테고, 몇 달이나 몇 해 늦어지기도 하리라. 조바심을 낼 까닭이 없다. 46쪽


눈물
2015.5.1. 아프지 않으면서 아픈 글을 쓸 수 없다. 슬프지 않으면서 슬픈 글을 쓸 수 없다. 그러니까 웃지 않으면서 웃긴 글을 쓸 수없고, 즐겁지 않으면서 즐거운 글을 쓸 수 없다. 맛없거나 멋없는 글이라면 왜 맛없거나 멋없을까? 그 글을 쓴 사람 스스로 그때에 아무런 맛도 멋도 없었기 때문이지. 나는 글을 쓰면서 툭하면 눈물을 짓는다. 슬픈 이야기를 써도 눈물이 절로 나와서 손등이랑 책상을 적시지만, 신나는 이야기를 써도 어쩜 이렇게 신나는 이야기를 내가 다 풀어낼 수 있었나 싶어 참으로 반갑고 기뻐서도 눈물이 난다. 스스로 눈물을 흘리면서 쓸 수 있다면 된다. 그 글은 길이 남는다. 75쪽


동시
2001.1.1. ‘동시’란 어떤 글일까? 이름은 동시이지만 정작 이 글은 “삶을 사랑하는 슬기롭고 상냥한 노래”라고 느낀다. 동시를 쓰기에 삶을 사랑하는 슬기롭고 상냥한 손길이 된다. 동시를 읽기에 삶을 사랑하는 슬기롭고 상냥한 눈길이 된다. 동시를 나누기에 우리는 서로서로 삶을 사랑하는 슬기롭고 상냥한 노래로 하루를 짓는다. 스스로 기쁘게 노래하고 춤추는 숨결로 같이 이야기하는 몸으로 마음으로 숨결로 빛으로 고요로 거듭난다. 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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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국말사전 지음이 최종규가 서른여덟 해 글살림을 갈무리하는 《우리말 글쓰기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은 단어장이나 설명서 아닌 ‘사전’이 되기를 바라면서 엮습니다. 어느 꼭지를 놓고서 ‘이것은 이렇습니다’ 하고 풀이하면서 그치는 길이 아닌...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말사전 지음이 최종규가 서른여덟 해
글살림을 갈무리하는 《우리말 글쓰기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은 단어장이나 설명서 아닌 ‘사전’이 되기를 바라면서 엮습니다. 어느 꼭지를 놓고서 ‘이것은 이렇습니다’ 하고 풀이하면서 그치는 길이 아닌, 어느 꼭지를 놓고서 어떤 이야기가 삶에서 피어나 글쓰기로 거듭나는가 하는 삶을 담으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 지음이 최종규 작가가 이번 책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내면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란 책 제목이 낯설다고 하니 덧붙인 말이다. 그러면서는 그는 “글쓰기란 무엇인가 하면, 남들이 일으키는 바람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한 걸음씩 내딛는 신나는 놀이살림이지 싶습니다. 처음에는 놀이살림이고, 나중에는 일살림이자 사랑살림으로 거듭나요. 우리는 구태여 ‘잘난 글’이나 ‘잘나가는 글’이나 ‘잘 보일 만한 글’을 쓸 까닭이 없어요. 우리가 쓸 글이라면 ‘우리 스스로 사랑을 마음에 씨앗으로 심어서 서로 어깨동무하는 꿈’을 담은 이야기이면 넉넉하리라 봅니다.”라고 전했다.

‘글쓰기’하고 얽힌, 글쓰기를 다루는, 글쓰기로 나아가는, 글쓰기를 펴려는, 글쓰기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는, 이런 여러 자리를 사전처럼 꼭짓말(항목)로 갈라서 뜻을 새롭게 풀이해 보고, 이러한 꼭짓말하고 얽힌 지은이 삶을 글로 풀어낸다. 그런데 꼭짓말 풀이는 일부러 책 뒤쪽에 몰아서 넣었다. 꼭짓말을 처음부터 ‘사전식 정의’로 바라보기보다는,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읽고서 글쓰기를 사랑으로 즐겁게 누리는 길을 찾고 싶은 독자들이 ‘글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으면 좋을까’를 느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말 글쓰기 사전》은 먼저 지은이가 ‘여덟 살 어린이’이던 무렵부터 어떻게 글쓰기란 삶길을 처음 열었고, ‘마흔다섯 살 어버이’인 오늘까지 글쓰기란 삶길을 새로 가꾸는가를 밝힌다. “숲노래 글쓰기 걸음”이란 이름으로 지은이 나름대로 글을 쓰는 길(비결?비법?방법)을 낱낱이 밝힌다. 이다음으로 꼭짓말마다 지은이하고 어떤 삶으로 이어졌는가를 마치 수필처럼 조용히, 때로는 지은이 스스로 눈물을 흘리면서, 때로는 지은이 스스로 웃고 춤추듯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렇게 ㄱ부터 ㅎ까지 ‘이야기로 담아내는 글쓰기 꼭짓말 풀이’를 보여주고서, 다시 ㄱ부터 ㅎ까지 ‘글쓰기 꼭짓말 뜻을 새로 돌아보기’를 보여준다.

한편, 《우리말 글쓰기 사전》은 《우리말 동시 사전》하고 어깨를 나란히 해보려는 이야기꾸러미이다. 이렇게 함께 선보이는 이유는 “이 두 책을 다 같이 누려 주시고 즐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이 사랑어린 날갯짓으로 피어나는 글이 되어 사전이라는 꾸러미로 새옷을 입는, 멋스러운 마실길을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요.”라며 덧붙였다.

글쓰기를 ‘일반 시’가 아닌 ‘동시’를 쓰는 길처럼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도 밝힌다. 그래서 지은이는 글을 쓰는 기준을 “열 살 어린이 눈높이로 글을 쓰면 됩니다.” 하고도 말한다. 열 살 어린이 눈높이란, 열 살 어린이도 알아들을 만한 낱말을 골라서 쓰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열 살 어린이하고 한마음이 되어서 이야기를 펴는 생각과 살림이 될 적에, 누구나 글쓰기를 즐거우면서 아름답게 누릴 수 있다고 밝힌다.

어느 누구도 글쓰기를 “열 살 어린이 눈높이”로 하라고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돌아가신 이오덕 어른은 “어린이 마음이 되어, 시골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눈높이로 글을 써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오덕 어른 유고를 정리했던 지은이였던 만큼, 지은이는 이오덕 어른 뜻을 한결 또렷하게 갈라서 “열 살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글쓰기”를 오늘날 어른들이 펼치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셈이다. 멋진 글을 쓰기보다는, 평화롭고 평등하며 자유스럽고 민주로 거듭나는 글을 쓰자면, 바로 열 살 어린이하고 우리 어른이 어깨동무를 해야 한다는 뜻을 《우리말 글쓰기 사전》 본문에서 꾸준히 적어내기도 한다.

지은이는 “우리 모두 글을 쓰자”는 말보다 “우리 모두 동시를 쓰자”라든지 “우리 모두 동시를 쓰는 아줌마나 아저씨 같은 마음이 되자” 하고도 말한다. 어린이하고 마음으로 나눌 수 있는 시라 할 ‘동시’를 쓸 적에, 글을 더욱 가까이 느끼면서 사귈 수 있다는 뜻으로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시를 쓰듯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모든 사람이 저마다 다른 사전을 쓰는 셈이 된다고, 다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삶터에서 다 다른 살림을 바탕으로 쓴 글은 “저마다 다른, 저마다 아름다운, 우리 집 사전”이라는 책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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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노래가 지은 책 김치, 폭행, 헌책, 사전, 숲집 [왜 썼나?] 글쓰기는 숲짓기로 나아가더라 ― 우리말 글쓰...

    숲노래가 지은 책


    김치, 폭행, 헌책, 사전, 숲집

    [왜 썼나?] 글쓰기는 숲짓기로 나아가더라



    ― 우리말 글쓰기 사전

     숲노래 기획

     최종규 글·사진

     스토리닷

     2019.7.22.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생기기보다는, 누구나 제 삶을 즐겁게 글로 담아내어 도란도란 나눌 수 있을 적에 아름다운 마을로 거듭난다고 느껴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나오기보다는, 누구나 제 살림을 기쁘게 말로 펼쳐서 두런두런 나눌 수 있을 때에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로 나아간다고 느껴요. (7쪽/머리말)



      오늘날 글을 쓰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북적거립니다. 글쓰기 강의가 넘실거리고, 글쓰기를 다룬 책이 쏟아지며, 혼자서 책을 펴내는 이웃이 늘어납니다. 이런 모습을 여러 눈길로 볼 수 있을 테지요. 저는 오늘날 이 ‘글물결’을 ‘살살이꽃’ 같구나 하고 느낍니다.


      살살이꽃은 어떤 꽃일까요? 바리데기 이야기를 보면 ‘숨살이꽃·피살이꽃·살살이꽃’이 나옵니다. 오랜 이야기에 나오는 살살이꽃하고 오늘 우리가 들녘에서 만나는 살살이꽃이 같은지는 아리송하지만, 꼭 하나는 알 수 있어요. 꽤 많은 꽃은 살살이꽃입니다. 어떤 대단한 꽃 한 송이라기보다, 거의 모두라 할 꽃은 살살이꽃입니다.


      첫째, 나물이 되지 않는 풀은 없고, 약이 되지 않는 풀도 없어요. 둘째, 살살 바람 따라 춤을 추지 않는 풀도 없답니다. 바람이 불 적에 살랑살랑, 살짝살짝, 살살 춤을 추는 풀꽃입니다. 그리고 이 풀꽃을 나물로 삼으니 피랑 살이 되고 숨이 되어요. 다시 말해, 모든 풀꽃은 살이 되고 피가 되며 숨이 되어요. 바리데기 이야기에 나오는 세 가지 약풀은 우리 둘레에 너른 풀꽃 가운데 세 가지를 스스로 알맞게 고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먼 데에서 찾지 말라는 뜻이지요.


      그리고 이 살살이꽃은 영어로 이름을 들자면 ‘코스모스(cosmos)’예요. 아, 대단한 꽃이름이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날 글물결이 이 코스모스, 살살이꽃처럼 눈부신 모습이라고 느껴요.



    [겹말 2016.9.22.] 말을 찬찬히 배우지 않거나 못하는 채 글을 쓰기만 하는 사람이 늘면서, 얄궂은 겹말이 엄청나게 나타나지 싶다. 글이란 언제나 말이고, 말이란 언제나 마음을 짓는 생각인데, 이 얼거리에서 말뜻을 차근차근 못 짚거나 못 다루기에 겹말이 나타난다. (28쪽)


    [권정생 2005.6.7.] 가난하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하고 ‘한마음 한몸’이 되지 않고서는 돕는 손길을 내밀 수 없다. 아니, 돕는 손길이 아니라 어깨동무하는 손길이 못 된다. (37쪽)



      사전이라는 책을 쓰는 사람은 글을 어마어마하게 씁니다. 더구나 날마다 쉬지 않고 쓰며, 꾸준히 씁니다. 어느 하루 더 많이 안 쓰고, 어느 하루 덜 쓰지 않습니다. 날마다 거의 비슷한 결로 씁니다. 다만, 이 얘기는 사전을 제대로 엮으려는 길을 갈 적에만 들어맞습니다. 다른 사전을 늘어놓고서 짜깁기를 하는 일꾼이라면 글을 거의 안 쓰겠지요. 장삿속에 파묻힌 사전을 쓸 적에도 구태여 스스로 글을 쓸 일이 없을 테고요.


      사전이라는 책을 쓰는 사람은 어느 나라이든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뭅니다. 한국도 매한가지예요. 워낙 큰 덩이요, 여느 눈썰미로는 쓰거나 엮을 엄두조차 못 내는 책이 사전입니다. 더구나 사전이란 책을 한 자락 마무리를 하자면, 짧게는 이백 해나 삼백 해요, 길게는 오백 해나 즈믄 해입니다.

      꽤 벅찬 일이니, 사전이라는 책을 쓰자면 나라에서 돈을 대거나, 뜻있으면서 돈이 넉넉한 분이 뒷배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나라돈을 받은 적 없이 혼자서 사전이라는 책을 씁니다. 개미처럼 듬직한 이웃님들 작은 손길을 받으면서 차근차근 이 길을 나아갑니다.



    [그림책 2019.4.5.] 새로운 길을 밝히는 걸음으로 아기한테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길을 밝히고, 어린이한테는 새롭게 배우는 길을 밝히고, 젊은이한테는 씩씩하게 나서는 길을 밝히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는 슬기롭게 빛나는 길을 밝히고, 아저씨 아주머니한테는 살림을 사랑하는 길을 밝히는 책이다. (40쪽)


    [굴 2006.2.6.] 스스로 어떻게 살아갈 적에 즐겁게 노래를 하는 살림인가를 생각하는 길이라면, 우리가 입으로 읊는 모든 말은 곧 골이 된다. (41쪽)



      사전은 금긋기를 할 수 없습니다. 사전은 치우칠 수 없을 뿐더러, 일부러 덜어내거나 보탤 수 없습니다. 사전은 차가워서도 아니되고, 뜨거워서도 아니됩니다. 어느 쪽에 몸을 담글 수 없되, 모든 쪽을 두루 헤아리는 눈길이 되어야 합니다. 매몰차게 굴어도 안 될 노릇이지만, 끈끈하게 굴어도 안 될 노릇입니다. 그리고 따가워야 하는 자리에서는 더없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야 하고, 포근해야 하는 곳에서는 그지없이 아늑한 품이 되어야 해요.


      마치 얼토당토않다 할 만한 두 갈래 길을 한꺼번에 가는 사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글길이 사전길일까요? 보기를 들어 볼게요. ‘전쟁’하고 ‘평화’라는 낱말을 올림말로 삼아서 풀이를 해야 한다면,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시샘’하고 ‘사랑’이라는 낱말을 올림말로 찬찬히 짚어야 한다면, 어떻게 짚어야 할까요? ‘눈물’하고 ‘웃음’은? ‘너’랑 ‘나’는?


      얼핏 어림을 할 수 있을까요? 사전 지음이는 늘 두 갈래 길을 걷되, 차갑지도 뜨겁지 않아야 합니다만, 고요하면서 춤추는 넋이어야 합니다. 차분하게 풀이를 하되, 깐깐해야 하고, 아무렇지 않고 짚어 주되 언제나 바탕은 사랑어린 생각을 마음에 심도록 징검다리 구실을 할 노릇입니다.



    [글쓰기 2018.3.8.] ‘쉽지 않다’고 여기는 마음을 버리고 ‘해본다’나 ‘하고 싶다’나 ‘한다’는 마음이 되어 보셔요. (49쪽)


    [꽃 2019.3.3.] 꽃은 기다린다. 저를 눈여겨보거나 들여다보거나 바라보다가 가만히 다가와서 쓰다듬어 주기를. (59쪽)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 2019)이라는 책을 써냈습니다. 처음 담으려고 했던 “글쓰기 사전” 알맹이 가운데 9/10을 덜어내고 1/10만 남겨서 단출한 “글쓰기 사전”으로 묶었습니다. 어떤 분은 되묻겠지요. 이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란 책이 썩 얇지 않은데, 아홉 곱절 부피로 내려 했다고?


      이 책 하나에 제 온삶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 하나로 밝히려고 한 이야기는 몇 가지 있어요. 첫째, 누구나 사전이라는 책을 쓸 수 있다는 실마리를 조용히 보여주려 했습니다. 둘째, 누구나 글을 아름답게 써서 사랑스레 나눌 만하다는 수수께끼를 가만히 풀려 했습니다. 셋째, 책 하나는 대수롭지 않으면서 대단하다는 넋을 나누려 했습니다. 넷째, 모든 책은 숲이면서 모든 숲이 책이라는 얼개를 부드러이 들려주려 했습니다.



    [더 2017.6.4.] 글쓰기를 놓고 말한다면, “더 나은 글”이란 없다. 사진을 놓고 말한다면, “더 나은 사진”이란 없다. 사람과 삶을 놓고 말한다면, “더 나은 사랑”이란 없다. 우리는 아무 걱정을 할 까닭이 없다. 그저 우리 이야기를 글로 쓰면 되고, 우리 삶을 사진으로 찍으면 되며, 우리 사랑을 도란도란 나누면서 살림을 지으면 된다. (84쪽)


    [마을책집 2018.12.13.] 마을책집에는 참고서나 문제집이나 교과서가 없다. 자, 보라. 참고서나 문제집이나 교과서가 없으니 책터가 얼마나 눈부신가? 우리 삶에서도 이와 같다. 참고서나 문제집이나 교과서는 안 봐도 된다. 아니, 치울 적에 아름답다. 시험점수를 높이려는 길이 아닌, 살림자리를 빛내려는 길을 가기에 스스로 눈부시기 마련이다. (108쪽)



      저는 김치를 먹을 수 없는, 또는 몸에서 받을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더없이 안 만만찮은 몸이지요. 어린 날부터 늘 듣던 말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한국사람이 김치를 못 먹어?”예요.


      그렇지만 김치를 못 먹을 수 있지 않나요? 또는 김치를 안 먹어도 되지 않나요? 서른 즈음 이른 어느 날 ‘쌀로 지은 먹을거리’를 먹을 수 없는 분을 살짝 만난 적 있습니다. 그분이 그때까지 받아 온 짐이 얼마나 컸는가를 한눈에 알아차렸습니다. 김치를 못 먹는 사람보다 쌀을 못 먹는 사람이 받아야 하던 손가락질이나 눈치가 얼마나 대단했을까요?


      우리는 왜 ‘김치나 쌀이 아주 마땅하다’고 여길까요? 왜 사내는 치마를 두르면 안 되고, 왜 가시내는 머리카락을 길러야 한다고 여길까요? 뭐, 요새는 사내도 머리카락을 기르고, 가시내도 머리카락을 짧게 치기도 하지만, 아직 학교나 사회 곳곳에서는 한켠으로 치우친 눈길이 대단히 드셉니다.


      《우리말 글쓰기 사전》에 딱 한 줄로 실을까 하다가 차마 실을 수 없어 덜어낸 이야기가 있는데, 성폭행입니다. 저는 이 일을 ‘머리에서 잊기로 하면 잊히리라’ 생각했으나 아니었어요. 성폭행뿐 아니라 주먹질도 잊힐 수 없는 일입니다. 이밖에 어마어마하달 수 있는 일을 숱하게 겪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죽을 고비를 끝없이 넘고 또 넘은 나날이었어요. 거꾸로 보자면, 저는 어릴 적부터 살아남으려고 용을 쓰고 악을 쓰고 이를 깨문 나날이었습니다.



    [마음 2012.3.3.] 모든 글은 먼저 마음으로 쓴다. 마음속으로 가만히 온갖 이야기를 가다듬는다. (109쪽)


    [맞춤법 2017.7.11.] 아이들은 맞춤법이 틀려도 저희 하고픈 말을 글로 옮긴다. 우리 어른도 이처럼 글을 쓰면 아름다우리라 본다. (112쪽)



      사전이란 책을 쓰는 일은 어렵지도 쉽지도 않습니다. 날마다 글종이(원고지) 500쪽을 쓰는 하루를 서른 해쯤 살아내면 누구나 쓸 만합니다. 글을 누가 어떻게 그만큼 날마다 쓰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요? 네, 물어보셔요. 스스로 물어보시면 스스로 풀잇길을 찾아냅니다.


      자, 종이에 써도 글이고, 마음에 써도 글입니다. 나뭇잎에 써도 글이며, 하늘에 대고 써도 글입니다. 숲바람을 읽어도 책읽기요, 구름길을 읽어도 책읽기입니다. 꽃노래를 읽거나 풀벌레 노랫가락을 읽어도 책읽기예요.


      넉넉히 들을 줄 알면서, 기쁘게 말할 줄 안다면, 우리는 누구나 사전쓰기를 하는 셈이요, 저마다 다르면서 새로운 글쓰기를 하는 셈입니다. 글이나 사전이나 책을 쓰는 수수께끼는 바로 이 한 가지예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숨결이 책이자 사전이면서 사랑이고 꽃입니다.



    [사진 2005.5.6.] 사진을 찍고 싶으면 글을 써 보면 된다. 글을 쓰고 싶으면 사진을 찍어 보면 된다. 밥을 맛있게 짓고 싶으면 밭을 살뜰히 지으면 된다. 밭을 살뜰히 짓고 싶으면 밥을 맛있게 지으면 된다. 아이를 돌보고 싶으면 어른이 되면 된다. 어른으로 곧게 서고 싶으면 아이를 돌보면 된다. (149쪽)


    [우리말 살려쓰기 2017.4.30.] ‘우리말 살려쓰기’란 무엇인가? 나는 이를 두 가지로 이야기하려 한다. 첫째, ‘말에 담는 생각을 살려서 쓰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말’이 아닌 ‘말에 담는 우리 생각을 살리려고 힘을 기울이는 일’이 바로 우리말을 살리려는 일이라고 느낀다. 둘째, ‘마음에 씨앗으로 담을 생각이 되는 말’을 살리려고 힘을 쏟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때에 이 생각(마음에 씨앗으로 담을 생각)이란 ‘꿈·사랑·길’이라고 본다. (180쪽)



      멋을 부리는 멋글을 써도 나쁘지 않아요. 멋글을 쓸 적에는 멋이 남습니다. 자격증이나 졸업장이나 학위를 따려고 쓰는 글도 나쁘지 않아요. 이런 뜻으로 쓰는 글이라면 틀림없이 자격증이나 졸업장이나 학위를 얻겠지요.


      사랑하는 님한테 사랑을 띄우고 싶어서 사랑글을 쓸 수 있어요. 자, 사랑글을 쓰면 무엇이 남을까요? 멋이 남나요? 자격증이나 학위가 남나요? 아니지요. 사랑글을 쓰면 바로 사랑이 남습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빈틈없이 살피려는 글을 쓰면 무엇이 남을까요? 네, 마땅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만 남겠지요.


      그러니까, 글을 쓰고 싶으면 글을 쓸 노릇입니다. 좋은 글도 나쁜 글도 없습니다. 스스로 남기고 싶은 삶이나 뜻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쓰면 될 뿐입니다. 이 삶을 사랑하고 싶으면 오직 사랑만 쓰셔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바란다면 오로지 꿈만 쓰셔요.



    [종이 2008.8.25.] 아이가 우리한테 오고서야 기저귀를 눈여겨본다. 이때까지 기저귀가 무엇인지 제대로 짚지 못했다. 사전에 실린 말뜻으로는 ‘기저귀’를 바라볼 수 있었어도, 아이 샅에 기저귀를 대는 살림을 짓고서야 비로소 ‘기저귀’가 그냥 낱말 하나가 아닌 엄청나게 오래며 깊은 삶이 넓게 스민 사랑인 줄 깨닫는다. (211쪽)


    [책쓰기 2015.1.8.] 나는 왜 글을 쓰고, 이 글을 왜 묶어서 책으로 펴내려 하는가. 이웃과 동무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곁에 있는 사랑스러운 사람들한테 새로운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231쪽)



      글을 써도 돈도 되고 책도 잘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네, 이러한 생각이 나쁘지 않고, 이러한 생각대로 이루는 사람도 제법 있어요. 그렇다면 또 물어볼게요. 글을 써서 돈도 벌고 책도 잘 팔려서 무엇을 이루거나 누리고 싶나요? 돈도 벌면서 사랑도 얻고 싶나요? 그런데 글 한 줄로 책을 엮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사랑을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던가요? 사랑보다 돈이 앞서는 터라, 사랑은 그저 허울어린 껍데기 입말림으로 그치지 않던가요?


      사랑으로 쓴 글은 사랑이 물씬 배어나옵니다. 돈바라기로 쓴 글은 돈냄새가 풀풀 납니다. 이름값을 노리고 쓴 글은 이름내음이 고약하게 넘치지요. 논문이나 학위를 노리고 쓴 글을 보셔요. 얼마나 겉치레가 자르르 흐르는가요? 신문 사설이나 논설을 보셔요? 얼마나 겉발림이나 허풍이 반드르르 흐르는가요?



    [푸름이 1991.9.27.] 어느 분 글에서 얼핏 ‘푸름이’란 낱말을 읽는다. 푸름이? 푸름이가 뭐지? 아, 그래, 그렇구나. ‘청소년’은 한자말이었구나. ‘푸름이’가 바로 우리를 가리키는 이름이네. 와, 멋지다. ‘어린이’처럼 ‘푸름이’로구나. 그래, 출판사 이름도 ‘푸른나무’였네. 다 그런 뜻이었네. (266쪽)


    [학번 2000.3.25.] 나는 대학교를 그만두었으니 고졸이다. 고졸로 살아가는 사람한테 자꾸 “그래도 대학교에 들어갔다가 그만두었다니까 학번이 있을 거 아니에요? 몇 학번이에요?” 하고들 물어본다 … 학번을 묻는 그들은 학번으로 줄을 세우려는 뜻이 뼛속까지 새겨졌다고 느낀다. (272∼273쪽)



      글쓰기를 다루는 책을 쓰면서 구태여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냥 글쓰기가 아닌 “우리말 글쓰기”입니다. 그냥 글쓰기를 말하지 않고 “글쓰기 사전”으로 말합니다.


      마음에 생각을 심는 말을 옮긴 글이 요즈음에는 꽤 많이 사라졌다고 느낍니다. 서로서로 아름다이 살림을 가꾸는 이웃으로 어깨동무하려는 뜻을 펴는 말을 옮긴 글도 요사이에는 퍽 많이 없어졌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에요.


      토박이말이 아닌 ‘우리말’을 찾자는 소리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 삶터에서 우리 사랑으로 나누는 말’을 찾자는 소리입니다. 남이 쓰는 말을 따라가지 말자는 소리입니다. 남 눈치를 보지 말자는 소리입니다. 오직 ‘우리 스스로’ 마음을 바라보면서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찾아서 차곡차곡 글쓰기를 노래하자는 소리입니다.



    [헌책 2004.7.1.] 모든 책은 헌책이다. 모든 책은 새책이다. 모든 책은 삶이다. 모든 책은 사랑이다. 모든 헌책은 새책이다. 모든 새책은 헌책이다. 모든 헌책은 웃음이다. 모든 새책은 눈물이다. 모든 책은 씨앗이다. 그냥그냥 말놀이를 해본다. (286∼287쪽)



      물어볼게요. 글씨를 잘 써야 좋은 글이던가요? 이름난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어야 좋은 책이던가요? 널리 알려진 사람이 썼기에 좋은 글이던가요? 널리 알려진 사람이 쓴 책이라서 좋은 책이던가요?


      누가 썼든 좋은 마음이 흘러야 좋은 글이지요? 어느 출판사에서 펴냈든 좋은 생각이 가득해야 좋은 책이지요?


      글씨가 삐뚤빼뚤이어도 마음이 어떠한가에 따라 글맛이 다르고 줄거리가 달라요. 글씨는 반듯하더라도 마음이 없다면 글맛도 없을 뿐 아니라 아무 줄거리가 없겠지요.


      요즈막에는 ‘캘리그래프’라는 영어를 써서 번듯번듯 손글씨를 뽐내곤 하는데요, 캘리그래프가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만, 그냥 ‘우리 손글씨’를 수수하고 투박하게 쓰면 더 좋겠습니다. 자랑할 일도 없고, 숨길 일도 없어요. 생채기를 감출 까닭도 없지만, 또 내세울 까닭도 없겠지요.


      우리는 마음을 나누려고 말을 해요. 글이라고 다를까요? 글도 같아요. 잘 보이려고 쓰는 글이 아니고, 잘 팔리거나 많이 읽히려고 쓸 글이 아니에요. 돈이 되도록 쓸 글조차 아닙니다. 그저 하나예요. 너랑 내가 마음으로 만나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쓸 적에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면서 즐거운 글입니다.



    [글씨] 마음에 씨가 있어 ‘마음씨’이다. 말에 씨가 있어 ‘말씨’이다. 글에도 씨가 있으니 ‘글씨’이다. 우리는 어떤 결이나 무늬나 빛이나 넋으로 글에 씨를 담으면서 노래할 수 있을까. (311쪽)

    [나] 네가 스스로 너다움(나다움)을 가꾸면서 환하게 빛내기에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있다. 거꾸로 보아도 같다. 내가 스스로 나다움을 돌보면서 눈부시게 밝힐 수 있기에 너는 나를 사랑할 수 있다. (312쪽)

    [돈] 서로 즐겁게 일하면서 나누는 이음고리로 돈이 있다. 내 일삯을 돈으로 받고, 네 일삯을 돈으로 준다. 때로는 마음으로 일값을 치르고, 때때로 푸성귀나 열매나 뜨개옷이나 손글월로 일값을 주거니받거니 한다. (315쪽)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라는 책은 제가 한글을 처음 익힌 1982년부터 2019년 사이에 쓴 글 가운데 추려서 손질해서 엮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이동안 수첩이나 공책을 꽤 잃거나 빼앗겼어요. 때로는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던 날도 있어 마음에 눈물로 새기기도 했습니다.


      종이에 적은 글은 종이에 적은 대로 애틋하더군요. 마음에 새긴 글은 마음에 새긴 대로 아프데요. 애틋한 마음은 애틋하게 손질했습니다. 아픈 마음은 아프게 가다듬었습니다. 그리고 꽤 많이 잘라냈습니다. 아직은 다 털어내거나 밝힐 수 없기에 지우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뚜렷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1982년부터 2019년 사이에 쓴 모든 글은 언제나 한 가지가 밑바닥에 흐르더군요. 바로 ‘사랑’이요, ‘꿈’이요, ‘노래’였어요. 여기에 ‘숲’이자 ‘사람’이고요.



    [사랑] 사람답게 살아가는 슬기롭고 상냥하면서 새로운 숨결이 드러나는 길이 사랑이라고 느낀다. (324쪽)

    [이오덕] 박정희 독재가 서슬퍼렇게 새마을운동으로 모든 시골을 무너뜨리던 무렵, 제발 그런 짓을 멈추고 아이들을 참답게 사랑하며 가르치는 터전이 피어나기를 꿈꾸면서 ‘참교육’이란 말을 처음 썼다. (331쪽)

    [치마바지] 바지를 품은 치마. 치마인 척하는 바지. 치마랑 바지를 함께. 마음껏 치마멋을 즐길 수 있는 옷. 자전거를 달릴 적에 든든하면서 거뜬하다. 치맛속을 들여다보려는 응큼한 사내를 한칼에 물리칠 수 있다. (338쪽)



      사랑을 하려고 태어난 이 별에서, 꿈을 사랑스레 이루려고 걷는 이 별에서, 노래하며 사랑을 꿈꾸는 이 별에서, 숲을 이루는 보금자리인 이 별에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걸어가려고 하는 이 별에서,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글을 씁니다. 그저 사랑을 담아서. 오직 꿈으로. 참말로 노래하면서. 언제나 숲바람을 마시고, 사람이라는 숨결을 빛내면서. ㅅㄴㄹ




    한 줄 써도 노래

    두 줄 적어도 노래

    석 줄 그려도 노래

    닷 줄 적바림해도 노래


    또박또박 글씨를 쓰고

    똑똑히 글월을 적고

    또렷이 글발을 그리고

    오롯이 글자락 적바림하지


    마음에 담아서 가꾸는

    고요하며 환한 씨앗 같은

    생각을 우리 눈으로 보며

    같이 나누려는 글이야


    말을 담은 그림이지

    노래를 실은 무늬이지

    꿈을 얹은 사랑이지

    뜻을 품은 길이지 



    우리말글쓰기사전-겉 ㄴ.JPG

     

    우리말글쓰기사전-메종인디아.JPG

     

    우리말글쓰기사전-책봄 1.JPG

     

    우리말글쓰기사전-텀블벅 시안 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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