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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한글판+영문판 = 2권 세트
| A5
ISBN-10 : 8954609171
ISBN-13 : 9788954609173
위대한 개츠비 한글판+영문판 = 2권 세트 중고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 역자 김영하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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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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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개츠비는, 근본을 알 수 없는 벼락부자이며, 데이지는 남자보다는 ‘영국제 셔츠’를 더 사랑하는 나약하고 철없는 여자다. 데이지의 남편 톰은 잔인하고 이기적인 존재이며,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는 약삭빠른 거짓말쟁이다. 화자 닉의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순과 간극은 이 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속물적이고 통속적인 존재들이 갈등하고 부딪히는, 살아 숨쉬는 책이다.

당대 미국을 지배한 계급적 모순과 부에 대한 동경, 신생 강대국의 물질주의가 가져온 화려한 열락이 있다.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의연하게 실패를 받아들이며 여전히 그 상상 속에 머물기를 선택한 개츠비.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자극하는 물질주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묘사하면서도, 그 꿈의 이면에 감춰진 환멸과 절망을 폭로했으며, 와 동시에 인간 본원의 순수를 이야기를 한 작가 피츠제럴드. 두 사람의 삶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저자소개

저자 :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그의 긴 이름은 미국 국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를 작사한 시인이자 그의 먼 친척인 프랜시스 스콧 키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했으나 졸업하지 못했다. 입학하자마자 학업은 뒤로하고 문학과 연극에 열중하는 바람에 성적 부진으로 졸업이 불가능했고, 결국 3학년 때 자퇴하고 만다. 1919년 자신의 프린스턴 시절 이야기를 그린 재기 넘치는 장편소설 『로맨틱 에고이스트』가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이라는 제목으로 스크리브너에서 출간되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
1925년 대표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하며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다. T. S. 엘리엇, 거트루드 스타인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과 평론가들로부터 ‘문학적 천재’라고 칭송받았다. 작가로서 그가 누린 유명세는 오늘날 할리우드 특급 스타 못지않아, 세인의 이목을 끌며 신문 지상을 오르내렸다. 그러나 작가로서 성공을 거머쥐는 동시에 그의 삶은 추락하기 시작한다. 돈에 쪼들리고 빚에 시달리는 사이, 아내 젤다는 정신병이 발병해 입원하고, 친구와 지인들은 멀어진다.
1934년, 마침내 9년 만에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Tender Is the Night』를 출판한다. 이 작품은 훗날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학 100선’에 오르는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발표 당시 세간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이야기를 담은『마지막 거물의 사랑The Love of Last Tycoon』을 집필하던 중 1940년 12월 21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역자 : 김영하
소설가. 작품으로 『오빠가 돌아왔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빛의 제국』 『퀴즈쇼』 등이 있으며,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들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10여개 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목차

위대한 개츠비
해설-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곳에 대하여
F.스콧 피츠제럴드 연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미국 현대문학의 거대한 지평을 연 불멸의 걸작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과 청춘, 장미와 샴페인의 나날 그 찬란한 영광과 슬픔을 그린 순금의 문장! 소설가 김영하의 번역으로 만나는 ‘젊은’ 개츠비! 1999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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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거대한 지평을 연 불멸의 걸작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과 청춘, 장미와 샴페인의 나날
그 찬란한 영광과 슬픔을 그린 순금의 문장!

소설가 김영하의 번역으로 만나는 ‘젊은’ 개츠비!

1999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2위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될 자격이 있지.”
_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1924년, 『위대한 개츠비』를 탈고하면서 피츠제럴드는 자신이 지금까지 쓴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내심 판매와 비평 양쪽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그의 기대대로, 주위의 소설가들과 평론가들은 극찬을 마지않았다.
피츠제럴드가 가장 존경한 소설가 이디스 워턴은 책을 받아본 뒤에 그에게 손수 편지를 써보냈다. “내가 ‘개츠비’와 당신의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이루어낸 도약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의 친구이자 앙숙인 헤밍웨이는 말했다. “그 친구가 이처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다면, 앞으로 이보다 더 뛰어난 작품도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인 T. S. 엘리엇은 “헨리 제임스 이후로 미국 소설이 내디딘 첫걸음”이라는 소감을 남겼으며, 뛰어난 감식안의 소유자이자 독설가로 알려진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대모 거트루드 스타인은 이렇게 칭찬했다. “새커리가 『허영의 시장』을 통해 그랬듯이 당신은 이 소설로 동시대를 창조해냈군요. 이건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판매는 기대와 같지 않았다. 그를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들어준 데뷔작 『낙원의 이쪽』과는 달리, 소설은 데뷔작의 절반도 팔리지 않았다. 작가는 제목을 잘못 지은 게 아닐까 후회했지만, 어쨌든 다음해쯤, 책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1940년, 작가가 44세를 일기로 사망했을 때, 그는 거의 잊혀진 작가였다.
놀라운 일이지만, 죽은 자가 부활하여 영생을 얻기도 한다. 작가의 죽음과 더불어 그를 칭송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져갔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은 단박에 가려졌다. 갑자기 『위대한 개츠비』를 찾는 주문이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여러 판본이 동료 작가들의 헌사를 달고 서점에 깔렸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진중문고 판으로 만들어져 전선으로 보내진 부수만 15만 부 이상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부동의 스테디셀러다. 아무리 작은 서점에도 이 책은 반드시 놓여 있다.

소설가 김영하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젊은 인물들,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의 새로운 경지!

그런데,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한 권의 소설이 다른 문화, 언어권으로 건너가면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는 실로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오해를 사고 있는 소설이다. 고전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 머나먼 딴세상의 고색창연한 대사들, 무슨 말인지조차 알 수 없는 장황한 묘사……
비록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표작 『상실의 시대』를 통해 우리 독자들에게 『위대한 개츠비』로 가는 다리를 놓아주긴 했으나, 아직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독자를 주위에서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율리시스』처럼 형식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면 어렵고, 읽는 이에 따라서는 재미없는 책일 수도 있으나, 『위대한 개츠비』는 그런 책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하나의 기막힌 ‘사랑 이야기’이고, 1920년대의 화려한 풍속이 생생히 그려져 있으며, 보석처럼 반짝이는 문장과 절로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드는 기발한 풍자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소설가 김영하는 이 책이 재미없는 책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리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변론하는 마음으로 번역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한국에서 ‘재미없는 책’ ‘이름값만 높은 책’이 되어버린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한국어로 옮겨진 인물들의 설정과 관계다. 소설 속에서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29세이고, 주인공 개츠비 역시 그와 동년배이며, 개츠비가 영원히 사랑한 여자 데이지는 22세다. 아무리 미국 상류층이고, 90여 년 전 이야기라지만,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하오’ 체나 ‘합쇼’체라면, 이들의 반짝이는 젊음과 치기가 제대로 살아날 리 없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번역본들은 소설의 ‘위대함’에 압도된 나머지, 인물들이 지닌 결점을 적확히 그려내지 못했다. 인물들의 철없는 행동은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순화되었고 이기적인 의도는 그 맥락이 증발해버리고 말았다(‘위대한’ 소설의 주인공이 설마 그럴 리 없어!). 그 결과 캐릭터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먼 곳의 존재로만 그려졌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개츠비는, 사실 근본을 알 수 없는 벼락부자이며 그 화려한 배경을 삭제하고 보면, 둔하고 범속한 청년이다. 개츠비가 평생을 걸고 사랑한 데이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보다는 ‘영국제 셔츠’를 더 사랑하는 나약하고 철없는 여자다. 데이지의 남편 톰은 잔인하고 이기적인 존재이며, 화자인 닉과 맺어질 뻔한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는 약삭빠른 거짓말쟁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이들을 지켜보는 화자 닉의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순과 간극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이렇듯 속물적이고 통속적인 존재들이 갈등하고 부딪히는, 살아 숨쉬는 책이다. 옮긴이 김영하는 이 점에 가장 먼저 주목했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그것은 한국말에 내재된 말의 위계 때문인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이전의 번역본에서는 어김없이 개츠비와 닉이 존댓말을 하고, 데이지와 개츠비도 존댓말을 하는 걸로 설정돼 있다. 그것은 어쩌면 20세기 중반의 우리 말글살이에는 적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온 지금, 고작해야 이십대 초반에서 삼십대 초반일 이 인물들이 서로 말을 높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
개츠비가 자기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이 여성은, 실은 그런 사랑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우리의 주인공 ‘위대한’ 개츠비가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여자가 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여자라는 아이러니는,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 결과 이전의 몇몇 번역본에는 데이지의 철없음, 무지, 방종과 나약함이 순화(혹은 미화)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데이지라는 인물은 종잡을 수 없는 모호한 존재로 보이게 된다. (…) 개츠비도 그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랑할 가치가 없는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 아니 그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위대한 개츠비』는 상투적 로맨스의 공동묘지에서 부활해 하늘로 승천한다.
_해설에서

재즈 시대, 그 화려한 영광의 나날 속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신화와 차가운 진실

1922년, 1차 대전에 참전하고 예일대를 졸업한 서부 출신의 청년 닉 캐러웨이는 미다스를 꿈꾸며 월스트리트에 길게 늘어선 증권맨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동부 롱아일랜드 지역의 웨스트에그로 온다. 그의 사랑스러운 사촌 데이지 역시 부유한 폴로 선수 톰 뷰캐넌과 결혼하여 부촌인 이스트에그에 살고 있다. 데이지와 톰의 집을 방문한 닉은 톰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고, 데이지 역시 그 사실을 알지만 안락한 환경을 박차고 나올 마음이 조금도 없음을 알게 된다.
씁쓸한 마음으로 웨스트에그의 집으로 돌아온 날 밤, 닉은 우연히 집 앞 잔디밭에서 옆집 백만장자인 개츠비의 모습을 본다. 그는 마치, 무언가를 그리워하듯, 만 저편 이스트에그의 초록색 불빛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해 여름, 개츠비의 집에서는 주말마다 수백 명이 몰려드는 호화로운 파티가 벌어진다. 개츠비의 얼굴도 모르면서 파티에 초대받았던 그는 거기서 개츠비를 둘러싼 무수한 소문을 듣고, 장본인인 개츠비와 안면을 트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둘러싼 주위의 호기심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데이지의 친구인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가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개츠비는 5년 전에 데이지의 연인이었고, 참전하느라 헤어졌지만 지금은 절박한 심정으로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행여나 그녀와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스트에그 근처에 대저택을 샀고, 그녀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주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개츠비와 데이지는 닉의 집에서 재회한다. 데이지는 다시 만난 옛 연인의 엄청난 부에 매혹되고, 개츠비는 자신이 지금까지 너무도 열렬히 그려온 여인을 다시 제 곁으로 데려올 것을 꿈꾼다. 그리고 둘의 관계에 대한 톰의 의심이 짙어져가는 가운데, 어느 뜨거운 여름 오후, 개츠비와 조던 베이커, 톰과 데이지, 닉은 함께 맨해튼으로 향하고,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평생을 좌우한 치명적인 사랑과 영웅적 실패

1914년, 스콧 피츠제럴드는 그의 삶과 문학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첫사랑에 빠진다. 미국의 최상류층이자 부유한 시카고 은행가의 딸로, “숨이 멎을 듯한” 미모와 총명함의 주인공인 지니브러 킹과 만난 것이다. 친구를 따라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그는 단박에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엄청난 재력과 미모를 모두 가진 지니브러에게 그는 수많은 연애 대상 중 하나에 불과했다. 피츠제럴드 역시 지니브러를 얻기엔 자신의 신분이 너무나 빈약하고 내세울 게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결국 짧은 연애 끝에 그는 지니브러에게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그리고 그다음에 만나서 아내가 된 젤다 세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판사의 딸인 남부 미녀 젤다는 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한번 약혼을 취소했다가, 그가 데뷔작으로 성공을 거두자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러한 뼈아픈 경험은 ‘부와 성공에 대한 열망’과 ‘사랑하는 미녀를 차지하지 못하는 신분의 장벽’이라는 콤플렉스로 피츠제럴드의 문학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와 데이지는 이러한 소설적 모티프의 완벽한 구현이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단순한 연애담이었다면 시대를 뛰어넘어 이토록 사랑받지는 못했으리라. 거기에는 당대 미국을 지배한 계급적 모순과 부에 대한 동경, 신생 강대국의 물질주의가 가져온 화려한 열락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낭만적 이상주의와 풍요와 번영에 대한 무한한 낙관주의에 사로잡혔다.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은 부와 성공의 꿈을 안고 대도시로 몰려들었으며, 도시는 밤마다 수많은 사교 모임과 무도회의 휘황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금주법의 시대였음에도 모두가 넉넉히 취할 만큼 밀주가 넘쳐났으며, 언제나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재즈의 선율이 흘렀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신화가 넘쳐났다. 이디스 워턴의 『순수의 시대』에 등장했던 ‘올드 머니’의 폐쇄적 세계는 새로 등장한 ‘뉴머니’의 노골적인 부의 과시에 뒷자리로 물러났다. 19세기의 청교도적 성실함은 20세기의 물질주의로 대체되고, 이제,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미녀를 손에 넣기를, 무비스타가 되기를 꿈꾸었다. 그것이 20세기 초,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그 가운데, 서부 촌구석 출신의 작가 피츠제럴드와 그의 등장인물들이 있었다. 이들은 화려한 부의 세계를 누구 못지않게 동경하면서도 부자들의 위선적이고 핏기 없는 차가운 세계를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환멸의 세계 이면에 감춰진 쓸쓸함과 인간적인 온기도 결코 놓치지 않았다.

거기가 바로 나의 중서부다. 밀밭도, 초원도, 사라진 스웨덴 이민자들의 마을도 아닌, 젊은 날의 가슴 떨리는 귀향 열차, 서리가 내리는 어둠 속 거리의 가로등, 썰매의 방울 소리, 그리고 불 켜진 창문의 불빛으로 눈 위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성탄 축하 장식의 그림자들이다. 나는 그것의 일부다. 긴 겨울을 겪으며 조금은 진중해지는 마음, 그리고 몇십 년간 가문의 이름이 주소를 대신하는 곳에서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우쭐함. 지금까지 한 얘기도 결국은 서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톰과 개츠비, 데이지와 조던, 그리고 나는 모두 서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는 동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어떤 공통된 결함을 공유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_본문에서

데이지와 톰, 개츠비가 지닌 인간적 결함과 파탄적 관계를 시종일관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았던 화자 닉이 개츠비에게 마지막으로 “너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 다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인간이야” 하는 온정 어린 위로의 말을 던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이상과 현실의 그 엄청난 간극 앞에서 의연하게 실패를 받아들이며 여전히 그 상상 속에 머물기를 선택한 개츠비.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자극하는 물질주의의 황홀한 취기, 그 환락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묘사하면서도, 그 꿈의 이면에 감춰진 환멸과 절망을 폭로했으며, 또한 그와 동시에 그 속에 숨겨진 인간 본원의 순수를 이야기한 작가 피츠제럴드. 두 사람의 삶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그러나 그들은 문학을 통해 끝끝내 위대해졌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이 소설을 단 한 줄로 요약해달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들”이라고. 개츠비에게는 데이지라는 목표가 있었고, 데이지에게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지향이 있었다. 지친 윌슨은 엉뚱한 사람에게 복수를 하고, 몸이 뜨거운 그의 아내는 달려오는 자동차를 잘못 보고 제 몸을 던진다. 작가인 피츠제럴드마저도 당대의 성공과 즉각적인 열광을 꿈꾸었다. 그러나 그 표적들을 향해 쏘아진 화살들은 모두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꽂혔다. 난데없는 곳으로 날아가 비로소 제대로 꽂히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_해설에서


문학동네가 펴낼 피츠제럴드 장편소설 전집

낙원의 이쪽
전도유망한 프린스턴 대학생으로 총명하고 재기 넘치는 문학청년 에이머리 블레인과 뉴욕의 부유한 사교계 아가씨 로절린의 백일몽 같은 사랑을 그린 피츠제럴드의 데뷔작. 자본주의가 화려하게 꽃피운 20세기초 미국, 그중에서도 쾌활하고도 화려한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미국식 삶과 연애를 그려낸 풍속도로, 피츠제럴드의 영원한 뮤즈이자 당대 최고의 미녀였던 지니브러 킹과의 짧은 연애를 가장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낭만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피츠제럴드를 하룻밤 만에 스타로 만든 전설의 데뷔작.

밤은 부드러워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학 100선에 오른 걸작. 탁월한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람들에게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던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위대한 개츠비』가 아메리칸드림의 허망함을 이야기하는 청춘의 작품이라면, 『밤은 부드러워』는 부르주아의 몰락을 처연하도록 생생하게 묘사한 원숙기의 작품으로, 피츠제럴드 자신이 살과 피로 겪은 생의 궤적이 담겨 있다.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
청춘의 광기와 열정에 휩싸여 재즈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이 신분과 사회적 장벽이라는 현실에 부딪히며 처참히 몰락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파헤친 문제작. 끊임없이 자기 파괴의 충동에 시달리며 술에 만취해 살았던 피츠제럴드 자신과 끝내 정신병자가 된 아내 젤다의 관계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 거물의 사랑
1930년대 할리우드의 유능한 영화감독 먼로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피츠제럴드의 미완성 유작. 젊은 시절의 화려했던 명성이 처참히 스러지고, 작가로서의 정체성마저 의심해야 했던 피츠제럴드가 술과 비탄의 나날 속에서 마지막으로 꿈꿨던 원대한 문학적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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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구윤주 님 2014.03.05

    판단을 유보하면 희망도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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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위대한 개츠비 | yu**s22 | 2016.05.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책: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무모한 개츠비. 외로운 개츠비. 그리고 가여운 개츠비. 데이지를 끔찍...

    :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무모한 개츠비. 외로운 개츠비. 그리고 가여운 개츠비. 데이지를 끔찍하게 사랑했을까, 꿈에 그리던 제이 개츠비의 모습 속 일부인 데이지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했을까

    쉴 틈이 없었다. 책에 빠져들어 어쩔 땐 개츠비가 되고, 또 어쩔 땐 닉이 되어 개츠비를 바라보던 나에게 쉴 틈이 없었으며, 제이 개츠비의 모습을 위해, 또 사랑을 위해 하루하루를 악착같이 살았을 개츠비에게 쉴 틈이 없었다. 물질, 부 만을 추구하며 그 속에서 허세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과 그런 것이 당연한 시대. 그 속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 애쓴 개츠비의 삶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렇게 까지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꿈을 향해 달리는 그 집념은 위대한개츠비 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게 한다.

    개츠비를 위로해 주고 싶던 나의 마음과 같았을까? 개츠비가 옥스퍼드에 다녔던 것을 톰에게 설명할 때 닉은 개츠비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고 싶다고 했다. 꼭 내 마음과 같았다. 이별을 예감했을까, ‘너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 다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인간이야.’ 라는 닉의 말을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읽으며 울컥하였다.

    화자인 닉은 작가를 대변하면서도 또한 독자인 것 같았다. 내 마음이, 생각이 닉과 함께 움직였기 때문이다. 마치 나 또한 닉과 함께 웨스트에그에 살며 개츠비와 데이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다른 세상에 푹 빠진 느낌이 드는 소설이라니, 관중석에서 연극을 본 게 아니라 나 또한 연극 무대에 같이 있었던 것만 같다. 이 여운이 가시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데이지는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생기 있는 상류층 여자 일 뿐, 신중 하지도 성숙 하지도 못한 그런 캐릭터였다. 물론 그녀 또한 사랑을 할 줄 알며, 한편으론 어린아이처럼 솔직한 모습의 매력을 갖긴 하였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흔들어 그의 모든 사고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게끔 만들 만큼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였다. 어쩌면 그런 점이 개츠비를 더욱 더 순수한 사랑을 향해 달리는(어찌 보면 무모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였다.

    영화로 볼 수도 있었지만, 아끼고 아껴 두었다가 책으로 보길 정말 잘했다. (물론, 영화의 개츠비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온 것을 알고 있어서 머리 속에 계속 개츠비의 모습에 그가 그려지긴 하였다.) 내용 모르고, 결말 모르고 보길 잘했다. (결말은 내가 원하던 결말이 절대로 아니었지만…!) 먹먹하다고 해야할지 공허하다고 해야할지 다 읽고 난 후의 감정을 표현하긴 힘이 들지만, 어쨌든 읽기를 너무너무 잘했다고 생각되는 이 소설에 대한 느낌은 확실하다. 개츠비가 살아온 삶에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

  •   한번 쯤 생각해볼 만한 의문 아닌가? 제목을 왜 위대한 개츠비로 작성하였는지 생각해 본다면, 개츠비를 이해하는...

     

    한번 쯤 생각해볼 만한 의문 아닌가? 제목을 왜 위대한 개츠비로 작성하였는지

    생각해 본다면, 개츠비를 이해하는 데 한층 더 성큼 다가갈 수 있으리라.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는 해밍웨이와 더불어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의 『오발탄』과 많은 유사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 라면과 일본의 라멘이 비슷하지만 그 각각의 요소들과 풍미, 비쥬얼이 다르듯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냄새를 풍기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맛과 비쥬얼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영화로도 만들어질만큼 많이 유명해진 작품으로, 이 작품에 대해 처음들어보는 사람들은

    아마 드물 것이다. 영화에서는 레오가 그 작품의 특유한 감수성을 녹아내어 살려냈지만, 원작에서는 그 시대의

    감수성을 모든 요소들이

    보여주고 있다.

    과연 미국의 과도기적 시점은 어떠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던 것일까?

    1920년대 미국은 과연 어떠한 사실을 품고 있던 것일까?

    다들 한번 쯤 생각해볼만한 질문들이다.

    누구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미국의 감수성에 대해 왜 의문을 가지며 질문을 하여야 하느냐고,

    그러나, 미국의 관계와 우리나라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에 이미 와있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본다면

    그 의미를 알 수 있게 되고 우리의 정서와 미국의 사상과 감성이 만나는 시점이 이 때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누굴 탓하랴... | ap**t | 2015.11.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릴 때는 이해 못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는 데이지가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과연...

    어릴 때는 이해 못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는

    데이지가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과연? 싶었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고 책을 다시 읽었다.

    단숨에 읽어버렸다. 빨책도 다시 들었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다시 보인다.

    첫 문장이 이랬었나 싶다.

     

    가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11월 중순 저녁 바람이 많이 불어 스산한 거리 같다.

    누굴 탓하랴...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p11

     

    일년 내내 그날을 기다리다가 막상 그 날이 되면 읹어버리지 않아? 내가 그러거든.”

     

    그들은 모든 사물과 살아 있는 것들을 산산히 부숴버리고

    그런 다음에는 돈이나 더 무지막지한 경솔함,

    혹은 그들을 한데 묶어주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 뒤에 숨었다.

    그런 후에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이 어질러놓은 것들을 말끔히 치우게 했다.

    p222

     

     

     

     

  • 몇 번을 읽어도 감동적인 작품들이 있다. 제인 오스틴 『설득』이 그렇고, 이언 매큐언의 『속죄』가 그렇고, 피츠제럴드의 『위대...

    몇 번을 읽어도 감동적인 작품들이 있다. 제인 오스틴 『설득』이 그렇고, 이언 매큐언의 『속죄』가 그렇고,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그렇다! 친구들과 독서토론을 했을 때도 제일 처음 하자고 우겼던 작품, 『위대한 개츠비』! 영화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서 봤던 작품, 『위대한 개츠비』! 왜 개츠비를 이렇게 재미있게 봤을까, 왜 인생책이 될 정도로 재미있게 봤을까...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은 정말 간단하다. 첫사랑을 찾아 돌아온 남자의 불꽃 같은 사랑! 그 안에 녹아 있는 1920년대 재즈시대의 유쾌한 생활상. 살아 있는 것 같은 각각의 캐릭터들. 이 모든게 매력적이다!!


    화자인 닉은, 미국 동부로 이사를 왔다. 그러다 자기 사촌인 데이지와 그의 남편 톰을 만나게 되어 그들과 어울린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사는 개츠비라는 남자가 사는 걸 알게 되는데, 매일 밤 그 으리으리한 집에서 성대한 파티를 여는 작자다. 그가 살인자라고, 어마어마한 재벌이라고, 공중에 떠도는 소문만 듣고 있자니, 궁금할 지경이다. 그러던 어느날 닉은 개츠비와 만나게 되고, 개츠비가 자신의 사촌인 데이지를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닉은 개츠비와 데이지가 만날 수 있게 다리를 놔준다. 그렇게 둘은 만났는데....


    "어, 이거 웃기는데!" 내가 큰소리로 말했다.

    "뭐가 웃겨?"

    현관문에서 가볍지만 정중한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내가 나가 문을 열었다. 개츠비가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에, 양손을 마치 무슨 아령이라도 쥔 듯이 상의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침울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그렇게 떵떵거리며 허세를 부리던 개츠비가 데이지가 막상 오자, 겁이 나고 부끄러워서 도망쳤다는 것이. 앞에서 보여줬던 자신감 넘쳤던 개츠비의 모습은 사라졌다.


    "가기 전에 내가 할 얘기가 좀 있는데."

    그는 나를 따라 부엌까지 들어오더니 문을 닫으며 속삭였다. "세상에." 절망적인 목소리였다.

    "무슨 문제 있어?"

    "끔찍한 실수였어." 그가 머리를 세차게 저으며 말했다. "정말, 정말 끔찍한, 끔찍한 실수였어."

    "당황해서 그래. 괜찮아." 그리고 다행히도 이렇게 덧붙일 수 있었다. "데이지도 마찬가지야."

    "그녀가 당황했다고?"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덧붙였다.

    "너만큼이나."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는 마."

    "무슨 어린애처럼 구네." 나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건 예의가 아니잖아. 데이지는 저기 혼자 두고 말야."

    그는 손을 들어 내 말을 막더니,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울 질책의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는 조용히 문을 열고 거실로 돌아갔다.



    아, 이렇게 귀여운 허세남이라니. 이렇게 개츠비와 데이지는 아름답게 재회를 하고, 그둘은 은밀히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다 데이지의 남편 톰이 이 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이 불꽃 같은 사랑이 파국으로 치닫는다. '첫사랑의 신화'라는 수식어가 정말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 개츠비란 남자는 첫사랑의 추억을 아직까지도 간직하고, 그녀 앞에 보란듯이 성공해서 나타났다. 남자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얘기가 사실인가...


    사랑 문에 시작하고, 사랑 문에 끝난 이야기. 개츠비는 사랑을 찾아 여기까지 왔고, 톰은 사랑을 지키려 했으며, 윌슨은 사랑에 분노해 일을 벌였다. 화려하게 터지지만 끝내 사그라드는, 불꽃 같은 이야기, 『위대한 개츠비』. 언제 어디서 읽어도 좋다.

  • # 위대한 개츠비 | jy**sh | 2015.07.26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위대한 개츠비>,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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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개츠비>, 이 '위대한'이라는 숭고함이 주는 수식어의 느낌이란!

    그러나 이 소설을 다 읽고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바로 왜 개츠비가 '위대하냐'는 것이다. 닉 캐러웨이가 자신이 유일하게 역겹다 여기지 않는다는 인물, 개츠비를 회상하며 전개되는 이 소설은 한 여자(데이지)를 위해 살아온 개츠비의 삶에 초점을 맞춰 다룬다. 필자도 소싯적 이 소설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개츠비에 눈 먼 사랑에 동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설의 안에 있지 못하고 바깥쪽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수 년이 지나고 책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지금 당시 독서를 완성하는데 빠뜨렸었던 것을 챙겨볼 수 있게 되어 이 책의 가치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소설 속 배경과 작가의 삶이 두 개의 맞물리는 톱니바퀴가 되어야 작품의 가치가 그제서야 발현된다는 것이다.

    1914년 세계는 전대미문의 포탄을 쏘아올렸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1914년부터 18년까지 4년간 지속된 것이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전쟁은 모든 것을 잃은 패자와 황금더미위에 올라앉은 승자를 낳았으며 살아남은 자들은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와 황금빛이 가져다준 신분상승을 만끽하였다. 이 중심엔 바로 신생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미국, 뉴욕 도시가 있었다. 바로 이 당시에 미국의 자화상이라고 불리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뉴 머니' (신생부유층) '올드머니'(기존 부유층)의 천국인 뉴욕 말이다.

    제1차세계대전은 이 책과 밀접하다. 소설상에서 닉 캐러웨이와 개츠비는 참전하였으며 개츠비와 데이지를 이어주고 헤어지게 만든것도 이 전쟁 속에서다. 개츠비가 오르지못한 나무를 오르고프게 한 환상을 심어준것이 바로 이 전쟁 속이다. 개츠비는 소설속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였으나 야망있는 인물이다. 그는 늘 가난에서 벗어날 출세가도를 그리고 있었는데 그러다 상류층의 여성인 데이지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이제 '부'(富) 자체가 아닌 그녀와의 사랑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밀주, 실제 그 당시에 미국엔 금주법이 있었으나 유명무실하였다.) 돈을 긁어모아 벼락부자가 된다. 그 후 개츠비는 부촌인 이스트에그에 사는 데이지네 집이 보이는 반대편 웨스트에그에 으리으리한 집에 살며 매 주말마다 화려한 파티를 열며 데이지를 기다린다.

    소설이 출간되었던 1925년,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1929년 대공황이 닥칠때까지 미국, 특히 뉴욕은 돈주머니들에 천국이었다. 뉴욕증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이에 올드머니들과 전쟁이 낳은 뉴 머니들은 앞다퉈 황금알의 기회를 엿보았다. 그들은 돈을 주물렀으며 돈의 힘으로 미국도 주물렀다. 그러나 자기들 밥통에 갑자기 나타나 숟가락을 꽂는 뉴 머니들이 올드머니들의 눈에 좋게 비칠 수 있었을까? 뒤가 구린 방식으로 반짝 부자가 된 뉴 머니들을 확고하게 터전을 잡은 올드머니들이 그들의 세계에 발을 들이도록

    할 수 있었을까?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올드 머니들은 뉴 머니들이 활개 치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아니꼬웠겠는가! 소설 상에서 바로 이 뉴 머니가 '개츠비'이고 올드 머니가 '데이지 뷰캐넌과 그의 남편 톰 뷰캐넌'이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선망한다. 처음 만났을 적 그들 사이의 신분격차로 인한 괴리감에 가진 것 없는 개츠비는 데이지를 그저 올려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수 년이 지나고 이제 부자가 된 개츠비는 데이제니 집 이스트에그 건너편에 머물며 이젠 올려다보지 않더라도 아직 닿지 못함에 멀리서 바라볼 뿐이이었다. 개츠비는 부에 집착하지 않았다. 아니, 데이지를 만나고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가 가진 부는 데이지에게로 가는 다리 역할이었다. 그는 사랑 앞에서 무모한 사람이었다. 이를 더 확장시켜본다면 '뉴 머니'는 '올드 머니'를 선망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세계에 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끝은 어떠하였는가? 개츠비를 이날 이태껏 지탱해주던 열망이 그를 비참한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았는가? 결국 그는 그들만의 닫혀진 세계에 끼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이 저지른 죄값을 대신 치르는 희생양으로 끝났다.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에도 그는 데이지라는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그와 놀다 다시 그녀가 있던 자리로 돌아갔고 그의 장례식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개츠비는 진정 데이지를 사랑했다. 소설 내용 중 종전 후 그녀와 마지막 만났던 자리에 홀로 가 이미 그곳을 떠나버린 그녀를 추억하는 장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것, 제일 좋은 것을 영원히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고 한 부분이다. 그러나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품은 사랑, 또 그녀에게 닿기 위해 개츠비가 그의 삶을 바쳐 들인 노력 등 이런 개츠비의 방식을 두고 '위대하다'고 부를 수 있는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 위대함이 '역설적' 위대함이라면 모를까.

    실제 이 소설을 쓴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는 당시 가진 것 없는 대학생이었을 때 젤다라는 상류층집의 딸을 만나 젊은 연인답게 뜨겁게 사랑하고 약혼까지 하였다. 그러나 '나를 부양할 수 있는 남편을 만나고 싶다.' 라는 여자의 말에 둘은 파혼하였다. 그 후 그는 <낙원의 이쪽> 이라는 소설로 문학계에 등단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며 떼돈을 벌었다. 그 후 다시 그녀를 찾아가 둘은 결혼하였고 그녀는 문학계 스타인 남편의 명성과 부를 나눠 누리며 파티를 즐기며 지냈다고 한다. 그 후로도 둘은 유흥에 심취한 생활을 계속 해나갔으며 돈을 흥청망청 쓰고 다닌 덕에 출판사에 돈을 꾸기도 여러번이었다. 이런 향락의 여행길에서 쓰여진 소설이 바로 이 <위대한 개츠비>이다. 여기저기서 나는 술 냄새가 바로 이 영향때문이 아닐까?

      무모한 사랑은 하는 이를 삼켜버린다. 하는 이의 머리와 눈을 가려 연극을 하게 하거나 혹은 자신도 자신의 사랑을 납득하지 못하게끔 만든다. 개츠비는 전(前)자이다. 그는 어찌보면 완전한 연극을 한 것일수도 있다. 그는 스스로 그의 삶을 재구성했다. 자신이 자신의 삶을 통편집하고 다시 찍어 인생이란 영화를 새로 만든 것이다. 자신의 뜻에 맞게 과거, 현재, 미래까지 말이다. 그는 데이지가 그녀의 전부라고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이끌어줄 동기부여가 필요해 그녀를 삶의 자극제로 삼은 것은 아닐까? 정확히는 출세가도의 자극제, 신분상승의 자극제 말이다. 더 나아가 신분상승의 사다리 말이다. 혹은 상류층 사교계에 발을 들이기 위한 비즈니스 목적일 수도 있다. 마치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미망인이 된 재클린 영부인에 접근한 선박왕 오나시스처럼 말이다. 어찌하였건 그는 이 모든 것이 사랑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에 이보다 지독한 사랑이 또 있을까? 이보다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한 지독한 사랑이 또 있을까? 이 소설을 두고 저자인 피츠제럴드는 그 스스로 자신이 쓴 최고의 소설이라고 자부하였으나 출간 당시엔 그의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다. 살아있을 당시에 이만한 칭송을 받았다면 죽을 때까지 돈 걱정 안해도 되었겠지만 정작 45세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돈에 쫓기는 글쓰기를 해야 했다. 이 소설이 빛을 발한건 사후(死後)에 다른 미국작가들에 뒤늦은 찬양에 의해서다. 현대까지 미국의 이 소설에 대한 찬양은 이어져온다. 필자는 만일 이 소설을 읽을거라면 개츠비와 데이지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당시 미국 역사배경을 생각하며 읽길 바란다. 그러면 좀 더 개츠비란 인물을 '사랑'이란 원 웨이만이 아닌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츠비 앞에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달지에 여부는 당연 독자인 당신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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