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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시간
346쪽 | A5
ISBN-10 : 8958285346
ISBN-13 : 9788958285342
철학이 필요한 시간 중고
저자 강신주 | 출판사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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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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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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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는 몇 년간 대중 강연에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하면서 어려운 인문학 강좌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철학적 어드바이스가 어떤 것인지를 터득했다. 이 책은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잘 반영한 현실감 있는 인문 공감 에세이로 니체, 스피노자, 원효, 데리다 등 철학자들의 인문 고전을 통해 고민과 불안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솔직하게 삶에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참다운 인문정신을 보여준다. 남들이 보는 ‘나’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고, 타인과 맺은 비뚤어진 관계들을 제대로 잡고, 나와 너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소통을 위해 48명의 철학자들이 보낸 유리병편지를 만나본다.

저자소개

저자 : 강신주
1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장자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강단철학에서 벗어나 대중 아카데미 강연들과 책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소통과 사유를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원한다. 우리 삶의 핵심적인 사건과 철학적 주제를 연결시켜 포괄적으로 풀어간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의 철학을 ‘소통’과 ‘연대’의 사유로 새롭게 해석한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원치 않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자본주의 비판을 시도한 『상처받지 않을 권리』, 우리 시에 비친 현대 철학의 풍경을 담은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기존의 연대기적 서술을 지양하고 56개의 주제에 대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철학자들을 대비시킨 철학사 『철학 VS 철학』 등을 펴냈다. 동양철학 전공자이면서 서양철학의 흐름에도 능한 그는 쉽게 읽히는 철학을 지향하고, 철학과 문학을 동시에 이야기하며 이성과 감성을 만족시키는 철학자이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고통을 치유하는 인문정신

1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후회하지 않는 삶은 가능한가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욕망은 나의 것인가 라캉, 에크리

페르소나와 맨얼굴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개처럼 살지 않는 방법 이지, 분서

자유인의 당당한 삶 임제, 임제어록

쇄락의 경지 이통, 연평답문

공이란 무엇인가 나가르주나, 중론

해탈의 지혜 혜능, 육조단경

신이란 바로 나의 생명력이다! 최시형, 해월신사법설

습관의 집요함 라베송, 습관에 대하여

생각의 발생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지적인 통찰 뒤에 남는 것 지눌, 보조법어

관점주의의 진실 마투라나, 있음에서 함으로

언어 너머의 맥락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마음을 다한 후에 천명을 생각하다 맹자, 맹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에피쿠로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2 나와 너의 사이

자유가 없다면 책임도 없다 칸트, 실천이성비판

집단의 조화로부터 주체의 책임으로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자유와 사랑의 이율배반 사르트르,존재와 무

타인에 대한 배려 공자, 논어

수양에서 실천으로의 전회 정약용, 맹자요의

사유의 의무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기쁨의 윤리학 스피노자, 에티카

선물의 가능성 데리다, 주어진 시간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수성 정호, 이정집

섬세한 정신의 철학적 기초 라이프니츠, 신 인간 오성론

여성적 감수성의 사회를 위해 이리가라이, 나,너,우리

사랑의 지혜 장자, 장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서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는 역설 원효, 대승기신론소ㆍ별기

설득의 기술 한비자, 한비자

논리적 사유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분석론 전서

3 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

웃음이 가진 혁명성 베르그송, 웃음

아우라 상실의 시대 벤야민,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새로움이란 강박증 리오타르, 포스트모던의 조건

자본주의의 진정한 동력 좀바르트, 사치와 자본주의

유쾌한 소비의 길 바타유, 저주의 몫

여가를 빼앗긴 불행한 삶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

운명은 존재하는가 왕충, 논형

미꾸라지의 즐거움 왕간, 왕심재전집

덕, 통치의 논리 노자, 도덕경

사랑, 그 험난한 길 묵자, 묵자

약자를 위한 철학 베유, 중력과 은총

주체로 사는 것의 어려움 바디우, 윤리학

결혼은 미친 짓이다 헤겔, 법철학

우발성의 존재론을 위하여 들뢰즈, 천 개의 고원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서 하위징아, 호모 루덴스

치안으로부터 정치로 랑시에르, 정치에 관한 열가지 테제

진정한 진보란 무엇일까 마르크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에필로그: 독서라는 여행을 위하여
더 읽어볼 책들

책 속으로

1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에픽테토스는 페르소나와 맨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삶을 영위해야만 하는 인간의 숙명을 간파했던 철학자였다. 다시 말해 페르소나에 집착하다가 맨얼굴을 망각하거나, 혹은 맨얼굴에 신경 쓰다가 페르소나를 경시하는 것, 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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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에픽테토스는 페르소나와 맨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삶을 영위해야만 하는 인간의 숙명을 간파했던 철학자였다. 다시 말해 페르소나에 집착하다가 맨얼굴을 망각하거나, 혹은 맨얼굴에 신경 쓰다가 페르소나를 경시하는 것, 이 두 가지 극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성찰로 인해, 우리는 삶에서 겪는 모든 고통과 갈등이 어디로부터 유래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 그러나 잊지 말자! 맨얼굴이 없다면, 페르소나를 쓰는 일도 없다는 사실을. 페르소나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우리에게 맨얼굴의 관리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맨얼굴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쓸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불행히도 맨얼굴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이 쓰고 있는 페르소나를 벗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 <페르소나와 맨얼굴 -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중에서 _ p.38

마음에 대한 것이든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든 집착은 우리로 하여금 타자와의 소통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을 닦느라고 타인의 마음을 읽고 위로하지 못한다면, 불교가 강조했던 자비가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집착은 우리 자신을 고통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고통에 빠진 타인에 무관심하도록 만든다. 특히 중요한 것은 후자의 측면이라고 하겠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 자신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타자가 방치된 채 시들어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무서운 일 아닌가? ― <해탈의 지혜 - 혜능 『육조단경』> 중에서 _ p.68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맥락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규칙을 따른다. 바로 이들이 우리가 하루하루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 그렇지만 문제는 같은 언어나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 발생하기 쉽다.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그들은 지역, 가족, 학교, 전공 등등에 의해 나의 문맥과는 일치하지 않는 언어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욕쟁이 할머니의 식당에서 느끼기 쉬운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이 어떤 삶의 문맥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는지 섬세하게 읽어내야 한다.
― <언어 너머의 맥락 -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_ p.104

2부 나와 너의 사이

과거 사람들은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국가에서든 조화를 최고의 이념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든 조화라는 이념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지 않는다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다. 자신의 가정이 화목하다고 뿌듯해하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그렇지만 이것은 그녀만의 착각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실제로는 그녀가 가족들의 욕망에 자신을 맞추고 있거나, 아니면 가족들이 그녀의 욕망에 맞추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조화의 이념 속에서는 타자와 차이에 대한 경험이 발생할 수 없다.
― <집단의 조화로부터 주체의 책임으로 -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_ pp.127~128

간혹 나는 노약자 지정석에 앉아 있는 젊은이를 야단치며 그 자리에 앉는 나이 든 사람을 본다. 이 노인에게는 노인들을 위한 자리에 젊은이가 앉아서는 안 된다는 당당함이 엿보인다. 노인은 젊은이가 몸이 불편하지를 헤아려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일어나라고 야단을 치는 노인이나 무엇에 쫓긴 듯이 자리를 뜨는 젊은이에게는 윤리적이라고 헤아릴 만한 데가 전혀 없다. 두 사람 사이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애정이 없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예를 중시했던 공자는 노약자 지정석에 피곤한 몸으로 앉아 있는 젊은이를 보았을 때 어떻게 행동했을까? … 그에게 있어 타인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없다면, 예절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었다. 바로 이런 통찰 때문에 공자는 예절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아니라, 최초의 동양 철학자로 남을 수 있었다. ― <타인에 대한 배려 - 공자 『논어』> _ pp.14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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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실감 있는 철학적 어드바이스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몇 해 전부터 계속 높아져왔다. 각자 인생의 고민과 불안에 대한 답을 인문학에서 구한다거나,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노력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던 고민들이 이제는 한 개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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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감 있는 철학적 어드바이스가 필요하다

일반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몇 해 전부터 계속 높아져왔다. 각자 인생의 고민과 불안에 대한 답을 인문학에서 구한다거나,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노력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던 고민들이 이제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의식이 생긴 것은 모두 인문학 열풍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문학에 새롭게 호응하고 있는 일반 교양독자들은 전통적인 인문학이 가지고 있는 어렵고 무겁고 창백한 자기 과시에 호응하기보다는 자신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들을 현실감 있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주는 ‘새로운’ 인문학에 호응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의 저자 강신주는 일반 교양독자들의 목마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대학 강단이 아니라 직접 대중들을 만나 소통하는 대중 아카데미에서 주로 강의해왔다. 대학 강단에서의 일방적인 주입식 철학 교육이 아니라, 각자 삶의 고민과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철학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과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나누고 공감하기 위해서였다. 언제부턴가 공립도서관, 구청 문화센터, 교사 모임, 서점, 대중 아카데미 등 전국에서 강신주를 찾는 손길들이 분주한데, 이유는 강신주만큼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그들 하나하나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인문학을 강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강신주는 몇 년간 대중 강연에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하면서 어려운 인문학 강좌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철학적 어드바이스가 어떤 것인지를 터득했다. 이 책은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잘 반영한 ‘현실감 있는 인문 공감 에세이’이다. 강신주는 동서양 철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형이상학적인 철학적 사유들을 땅 위의 문제와 접목시키는 탁월한 내공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그러했듯이 ‘거리의 철학자’로 고민과 철학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기존의 고전 가이드북과 차별점을 두고 있다. 첫 번째는 틀에 박힌 철학 고전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의식을 투영할 수 있는 모티프를 가진 인문학자들의 저작을 위주로 책을 구성한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고금의 철학자들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여느 고전 가이드북에서 볼 수 없었던 낯선 인문학자들인 이리가라이, 나가르주나, 이지, 라베송, 마투라나 등의 이름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독자들에게 현실감 넘치는 철학적, 인문학적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면서 마치 심리 카운슬링을 하듯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읽히는 에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달콤한 거짓 위로나 자기 최면을 위주로 하는 심리 에세이가 아니라, 오히려 직접 문제에 부딪혀서 사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인문학적 충고가 담겨 있는 철학 에세이이다.

책의 주요 내용과 구성

자기 위로보다 자신의 상처를 당당하게 마주보라


이 책은 별일 없이 사는 사람들과 별일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철학책이다. 별일 없이 사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별일이 없는 듯, 아직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혹은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사는 사람들이고, 별일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뭔가 계속 문제가 발생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휘청거리면서 감정도 이성도 불안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다.
상처 입은 마음을 ‘괜찮다 괜찮다’ 하고 위로하는 글들이 넘치지만 그것은 현재의 문제를 잠시 덮어두게 할 뿐 근본적인 해결로 나아가게 도와주지 못한다. 칸트의 말처럼 회의주의나 자기 위안은 이성의 방황을 막을 수 없다. 상처를 헤집는 아픔이 뒤따르더라도 객관적으로 그것을 바라보아야만 자신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달콤한 위안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삶의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했던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줌으로써, 자신의 삶에 직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철학자들의 불편한 목소리를 견디어낼수록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각자의 삶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처 받은 이들을 위한 48가지 인문학적 치유의 목소리

“철학은 낯설게 하기”다. 이 책에는 니체, 스피노자, 원효, 데리다 등 동서양 철학자들의 인문 고전을 통해 그들의 철학적 사유의 핵심이 현실적인 삶의 고민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각기 다른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의 사유에 다가가는데, 이때 자신의 현재 모습이 “낯설게” 보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같은 낯설게 하기를 여러 번 거치다 보면 어느새 지금까지의 삶과 현재의 모습이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의 삶을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화려한 페르소나를 약속하는 거짓된 인문학보다는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로 자신과 세계에 직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인문 정신이 중요하다. 거짓된 인문학은 진통제를 주는 데 만족하지만, 참다운 인문학적 정신은 우리 삶에 메스를 들이대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고민과 불안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거짓 위로가 아닌, 솔직하게 삶에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참다운 인문정신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나가르주나, 이지, 마르크스, 들뢰즈 등 솔직한 인문정신이 우리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디어 내면서 자기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눈치 빠른 독자들은 자신을 책 속의 상황들에 대입시켜 보면서 문제 해결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구성과 편집디자인 방향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뭔가를 하고 있어도 불안하고 뭔가를 하지 않으면 더 불안해하고, 점점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 맺기가 잘 안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 어드바이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나 자신의 삶과 내면과 관련된 것들이고, 2부는 나와 타자의 관계와 관련된 것이며, 3부는 나와 타자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 환경과 관련된 것들이다. 각 꼭지마다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와 연관된 주제들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데, 본문에서 소개하지 못한 책들에 대한 소개는 <더 읽어볼 책들>이라는 부록으로 본문 말미에 정리하였다.
글 원고 부분은 최대한 가독성을 높이고 글자들끼리의 엄밀성, 긴장감을 주도록 미니멀하게 디자인하였다. 또 각 꼭지마다 새롭고 이질적인 철학자와 저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본문 내용과 연관된 이미지를 삽입해서 어렵고 딱딱한 철학적 사유를 공감각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각 꼭지의 분량은 5~6쪽 정도라 순서대로 읽지 않고 관심 가는 꼭지별로 20분 정도씩만 투자해서 골라 읽을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선물을 받고 나면 항상 그 선물의 액면가와 유사한 대응 선물을 고르는 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관례이다. 이것은 우리가 주고받는 대부분의 선물이 명목상으로만 선물일 뿐, 그 이면에는 뇌물의 논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데리다가 선물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논점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준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정 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선물을 주고서 주었다는 사실을 깡그리 잊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데리다는 그런 식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을 잊으려는 우리의 의지만이 선물을 선물로서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 <선물의 가능성 - 데리다 『주어진 시간』> _ pp.165~166

노나라 임금이 새에게 베풀었던 애정을 한번 생각해보자. 맛있는 술 권하기, 궁정 음악 연주해주기, 맛있는 고기 먹이기 등등.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이런 호의를 받고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새에게는 이런 것들이 모두 괴로운 시달림에 불과한 것이었다. … 노나라 임금이 사랑하는 바닷새를 놓아주지 않으면서 바닷새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노나라 임금은 우선 “이렇게 하면 바닷새가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을 잊어야만 했다. 오직 그럴 때에만 노나라 임금은 바닷새가 던지는 암호들을 섬세하게 읽어낼 수 있는 마음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 <사랑의 지혜 - 장자 『장자』> _ pp.192~193

3부 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행을 소비자들이 집단적으로 특정 스타일을 선호하고 선택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은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본 것이다. 유행은 소비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리오타르가 보았던 것도 이런 산업자본의 생리였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아 기존 상품을 낡은 것으로 만들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혹하는 메커니즘을 산업자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자본이 기존의 가치나 통념을 해체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자본주의 시대에 이르러 우리 인간은 드디어 ‘새로움’ 혹은 ‘낡음’과 관련된 시간의식을 얻게 된 셈이다.
― <새로움이란 강박증 - 리오타르 『포스트모던의 조건』> _ p.231

지금까지 우리는 여가 시간을 노동으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시간이라고 착각했다. 그렇지만 여가 시간은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시간이 결코 아니다. 대중매체가 제공하는 볼거리들에 사로잡히거나 아니면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여가 시간은 자유로운 창조의 시간이나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상품들로부터 유혹당하도록 고안된 시간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 드보르는 여가 시간 동안 우리가 노동의 결과에 대해 “굴복”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 <여가를 빼앗긴 불행한 삶 -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 _ pp.252~253

지금 우리는 대의민주정치를 따르고 있다. 우리는 대표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일정 기간 양도한다. 그러나 과연 자신의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만약 권리를 양도했다면, 그 순간 우리는 권리를 가지지 않은 자, 즉 노예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물론 대표자를 뽑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주인 행세를 하기는 한다. … 대표자가 선출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권리를 모두 양도한 무력한 존재로 전락하는 것이다. 어쩌면 대표자도 그리고 우리도 모두 이 사실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랑시에르는 대의민주주의의 맹점을 정확히 지적한다. 그가 대의민주주의를 극복하고 직접민주주의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도 당연하다.
― <치안으로부터 정치로 - 랑시에르 「정치에 관한 열 가지 테제」> _ pp.309~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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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이종엽 님 2014.02.17

    안이건 밖이건 만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바로 죽여버려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

  • 박보겸 님 2012.04.15

    이 책은 뒷부분의 한구절을 보고 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위로나 자기최면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이 구절이 지금 시중에 나온 수많은 위로와 자기최면에 빠져들게 하는 책들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게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샀습니다. 내용이 쉬운것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 신동익 님 2011.02.22

    '새로운'상품을 내놓아 기존 상품을 낡은 것으로 만들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혹하는 매커니즘을 산업자본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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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돌아보는 시간     어느 시인은 슬픔을 말리고 싶을 때 사막으로 날아간다고 했다. 격리여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

     

     

    어느 시인은 슬픔을 말리고 싶을 때 사막으로 날아간다고 했다.

    격리여도 좋고 유리여도 좋고 방치라도 상관없이, 달빛이 모든 사물을 바꾸고 모래는 강물처럼 흐르는 그곳에서 따스한 모랫바닥 위에 고단했던 하루를 가지런히 펴고 적막이라는 이불을 덮고 실컷 한번 자보고도 싶다고 했다.

    사막은 모래에 머리를 박고 울고 싶은 사람만 가는 곳이 아니라 오로지 한가지로 이루어진 물질 위에 앉아보고 걸어보고 누워보고 싶단 생각, 그런 열망을 가진 자들이 뚜벅뚜벅 걸어가 습기를 말리는 곳이라고 했다.

    상상해보건대 그런 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삶의 팽팽한 끈을 풀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아파도 내가 아프고 황홀해도 내가 황홀한 곳, 그곳이 사막이란다.

    나는 시인의 글들을 읽고 한동안은 사막이란 열병에 몸살을 앓았다.

    그때는 슬픔마저도 아름다워 보였으며 오히려 사막에서의 고립된 슬픔을 동경하기도 했다.

    실상 내가 슬픔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친구의 죽음 이후 사나흘 넘도록 연신 비가 내렸다.

    가뜩이나 축축한 마음에 종일을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서 자꾸만 물비린내가 나서 나는 멀미가 났다.

    어지러웠다.

    한생명이 사라졌는데도 세상은 변함없이 어제와 같이 째깍째깍 쉼 없이 흘렀다.

    마지막 날, 친구의 재를 우리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한줌씩 뿌렸다.

    따뜻해서 눈물이 났다.

    이생에서는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을 내 친구가 사진 속에서 우리를 보며 환히 웃었다.

    살아서 아프지 말고 힘들지 않고 그리 갔더라면 좋았을 것을.

    나는 웃고 있는 친구의 사진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토닥토닥.

    그리고 마음으로 얘기했다.

    ‘친구야~

    멀리멀리 날아서 사막까지 가 ~

    사하라 사막이든 우유니 사막이든 어디든 훨훨 날아서 사막까지 가라고.

    지상과 하늘이 가장 가까운 곳, 그곳에서 이제 그만 고단했던 허리를 눕히고 별들을 올려다보라고.

     

    별 하나에 어머니, 별 하나에 아들, 별 하나에 친구, 또 별 하나에 그리움. 그렇게 세다가 고요히 잠이 들라고.

    내 친구가 나의 그 말들을 알아들길 나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랬다.

    재들이 날다가 다 날지를 못하고 내 신발 끝에 조금 떨어졌다.

    나는 차마 손으로 툭 털어 내지를 못했다.

    작은 잎사귀 하나 툭 털어내듯이 이별이 그리 가벼운 거라면 하 많은 사람들이 그리 눈물 흘리며 살진 않읕 테지.

    세월호 가족들은 오죽했을까.

    자꾸만 목이 아프고 슬픔이 목울대까지 차올라 화가 났다.

     

    그날, 그렇게 영혼 하나가 우주로 날아갔다.

    비와 함께 바람이 몹시도 서럽게 울어 준 기억이 나는데, 정작

    우리 모두는 눈물이 말라버렸다.

     

    그날 이후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하기가 싫어졌다.

    모든 것들이 다 부질없어졌고 그 가치들을 상실해버린 듯 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달려왔던 것일까.

    자꾸 만나달라고 보채는 친구의 말에 난 자주 “바쁘다”를 외쳤으며, 서울로 제주도로 다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느라 친구에겐 늘 기다리라고 그랬으며, 뻐기듯이 만나서는 또 늘 내 자랑질 이었다.

    그러느라 난 친구의 웃음 뒤에 감추어진 외로움과 슬픔을 알아채지 못했다.

    나는 그랬던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뒤늦은 후회가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나는 그런 내 마음과 자꾸 똑바로 직면하는 게 싫어서 종일을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만 보며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책은 아예 손이 가질 않았다. 읽기가 싫었다. 좋은 책을 읽으면 뭐하나.. 그런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들만 가득해서는 내 마음은 내내 축축한 장마철이 되어서 여기저기서 곰팡이들이 생겨났다.

    예전 같으면 눈을 뜨기가 바쁘게 이불속에서 몸만 빠져나와서는 후다닥 씻고 머리카락도 덜 말린 채로 약속 장소로 가기가 일쑤였던 나였다.

    나는 그렇게 바쁜 시간들이 좋았고, 내 삶이 나날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이런 삶이 행복이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던 즈음이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었으며 그런 걸 끔찍이도 경멸하던 나였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처음엔 벌을 받는 것처럼 힘들던 시간들이 차츰 고요하고 평화롭게 느껴지면서 오히려 그 시간들을 더 즐기게 되었다.

    차츰 책에도 손이 갔다.

    이달 책갈피 모임으로 강신주 작가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우연히도 나의 지금의 상황과 맞닿아서 내 마음을 치유하듯이 읽어 나갔다.

    그리고 강신주 작가의 또 다른 책과, 철학에 관한 다른 작가들의 책도 함께 여러 권을 주문해서 밤마다 밤을 새가며 읽었다.

    불면증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이 책을 읽고 보내느라 밤이 더 이상 길고 지루하지가 않았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고 관심이 없었던 새로운 분야에 눈뜨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동안은 정말 책들이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크게 세 가지 부제로 나뉘어져 있다.

     

    1.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돌이켜보면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잘하려고 애쓰며 살아온 거 같다.

    바쁜 것이 능력의 척도인 것처럼 살았고, 늘 사람들의 기대와 평판으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했다.

    글쓰기만 해도 그렇다. 너무 잘하려고 하니까 언제부턴가 놀이가 아니라 부담이 되어 버렸다.

    남과 비교하다보니 못하는 내 자신이 싫고 그래서 더 나에게 화가 났고, 그러니까 더 안하게 되고 그런 반복들이 나를 늘 어정쩡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발가벗고 전신 거울 앞에 서 있는 나를 보는 듯해서 부끄러워졌다.

    이주향 교수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처음에 밥 먹는 일을 모셔 올리는 공양이라 하는데 놀랐으나, 놀라고 나니 실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밥을 먹는 일은 내 영혼을 공양하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동안 나는 밥을 먹고 있을 때조차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칼로리를 먹고 정보를 먹고, 사교를 먹었습니다. 밥과 나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가로막고 있어 공양을 함으로써 일상을 공양하는 마음을 잃었던 것입니다.

     

    침묵 속으로, 어둠 속으로 들어가 자기 뿌리를 돌보는 시간, 그 시간이 우리를 거듭나게 합니다.

    시끄러운 중에 고요해질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까지 마음에 힘을 붙여야 합니다.

    마음이 힘입니다.

     

    힘든 중에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부터 다시 연습해야겠다.

     

    그래야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고, 온전히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2. 나와 너의 사이

    예전에는 사람이 재산이라고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아름답게만 가려고 노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 한 결과, 그것이 실상은 아주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아주 힘들게 몸과 마음으로 터득했다.

    오히려 그런 나의 마음들이 상대방에게는 부담이 되고 집착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반대로 나와 같지 않은 상대방의 마음에 나또한 상처받고 서운해한 적도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관계에 대한 필터링도 때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논어에서 공자는 타인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없다면, 예절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얘기한다.

    나와 너의 좋은 관계는 진정한 소통과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이 쉬운 진리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은, 내게는 아직은 관계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기쁨과 유쾌함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내 자신이 더 노력해야겠으며, 그러므로해서 스피노자의 ‘기쁨의 윤리학’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3. , , 우리를 위한 철학

    이 책에서 작가는 자기 위로와 최면이 아닌, 아파도 당당하게 상처와 마주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물론 책의 내용들이 아주 쉽지만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어렵다고 투덜거렸을 나인데 이번만큼은 쉽지 않고 달달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어려운 만큼 이해하면서 풀어나가는 기쁨이 더 컸던 것 같다.

     

    260페이지 <미꾸라지의 즐거움>에서 왕간은,

     “우리가 자연스러운 삶을 가장 즐겁게 영위할 때 소통과 공감은 기대하지 않아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모든 의식적인 노력은 어느 순간 우리를 지치게 하고 무디게 만들 수가 있으며, 지속가능한 소통과 공감의 세계를 꿈꾸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삶과 자신의 내면을 더 치열하게 성찰해야 한다. 타인과 공감하며 공존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본성에 부합되는 일이라는 것을 자각할 때까지 말이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세계에 삶의 의지를 가져다주는 즐거운 미꾸라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즐거운 미꾸라지야말로 꾸미지 않고 의식하지 않는 삶, 페르소나를 벗은 건강한 맨 얼굴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이 작가의 에필로그처럼 나의 삶을 흔들어 버리는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의 허영을 부수고 내 맨얼굴을 보도록 만든 책이었음은 인정한다.

    나는 실로 오랜만에 노동하는 독서가 아닌 감응하는 독서를 했다.

    ‘들뢰즈’가 말한 강렬한 독서법을 앞으로도 쭈욱 해 볼 생각이며 48가지의 목소리는 다 기억을 못하는 관계로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내 마음에 여유가 필요할 때마다 가끔씩 펼쳐서 다시 볼 생각이다.

    때맞춰 나에게 찾아와준 책이 있어 많은 위안을 받았다.

    책이 힘이자 길이며, 때론 외롭고 힘들 때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다시 믿게 되어 행복하다.

     

    그리고, 비록 많이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들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응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건 친구의 마지막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46억년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가 만나 친구가 되었으니, 윤회라는 게 있다면 우리는 또다시 만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그때 아마도 우리는 모래 바람을 폴폴거리며 사막속이거나, 어쩌면 별과 달로 만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믿고 싶다.

    철학이 냉정이고 현실이라면, 어차피 내 친구는 이생에서 과감히 탈옥을 했으니, 어쨌거나 나는 그런 친구가 조금은 안쓰럽고 또 조금은 부러울 따름이다.

    친구의 죽음 이후 나는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많이 배웠다.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  이 책을 다 읽고 저자가 쓴 책의 글이 떠오른다. 자유롭기 위해서 평상시 깊은 인문학적 반성과 성찰을 쉬지 말아야 ...
     이 책을 다 읽고 저자가 쓴 책의 글이 떠오른다. 자유롭기 위해서 평상시 깊은 인문학적 반성과 성찰을 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냉엄한 자기 진단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한 번 뿐인 삶을 값지게  사는 것일까?" 하면서 조금도 게으르지 말고 현실한 대한 투철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간절한 꿈을 가지라고 했다. 이 책에서도 솔직함과  정직함은 모든 인문정신의 핵심이라면서 인문학은 주어진 현실과 인간의 삶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꿈꾸게 하는 학문답게 우리에게 지혜와 위로해 주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 책은 니체로부터 원효...등 철학자들 48명의 인문고전을 통해 자신의 삶과 내면부터 타자와의 관계와 환경등을 날카롭게 분석해서 그 속에서 우리가 자신의 삶에 직면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가르침을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삶이 위태롭고 살아간다는 것이 점점 어렵고 버거울수록 누구나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반성한다고 한다. 인간은  동물적인 경쟁이 아니라 인간적인 행복을 추구하려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려고 노력하면서 비록 실패의 가능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한다고 한다.  삶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타자와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자신의 감정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응시하라고 한다. 
     
    이런 삶의 연장에서 기쁨과 유쾌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면서 이것이 스피노자가 우리에게 역설했던 윤리학이다. 테리다는 우리가 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망각하고, 망각해야만 하는 것을 망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가르쳐 주고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뜻도 초월자에게 기대기보다는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비범한 인문정신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역린이 있기 마련이라면서 자신의 생각은 논리적으로 반성하고 체계화하는 일은 우리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한다. 이것은 단지 타자를 설득하는 데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면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무의식적 정서와 상대방이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 상대방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읽을 수 있는 타자에 대한 감수성이다. 비판적이고 논리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은 상대방의 역린을 읽을 수 잇는 수사학적 감수성이 없다면  빛을 낼 수 없는 법이라는 저자의 말에 머리가 끈덕인다. 고루타분하고 진부하다고 생각햇던 사상가들의 가르침을 새롭게 가르쳐 준 저자 말대로 나의 삶을 뒤흔들어 놓은 글도 있고 낯설게 성찰하기에 충분한 글도 있으면서 타자와의 관계와 나 자신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성을 느낀 책이다.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zi**37 | 2014.01.1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한때 무언가 답을 얻고싶어서 철학책을 읽었던적도 있었다 교양수업으로 철학수업을 듣기도 했다 뭔가 답을 얻을수있지않을까 ...
    한때 무언가 답을 얻고싶어서 철학책을 읽었던적도 있었다
    교양수업으로 철학수업을 듣기도 했다
    뭔가 답을 얻을수있지않을까
    철학은 간혹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저 현실보다는 인생 삶 죽음을 논하는 학문이 아닌가
    우리가 먹고살기 바쁘다가도 한번씩 내가 왜이렇게 살아야하는가
    사는게 무얼까
    죽음은 또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철학의 시작이 아닐까
    우리가 흔히 아는 소크라테스 플라톤을 필두로 현대까지 수많은 철학자가 있었고
    그만큼 수많은 철학이론이 있었다
    사실 비트겐슈타인 하버마스 여기까지 오면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그게 그말같고 무슨소린지 모를때가 많았으나
    그래도 그 모든 이론은 바로 인간을 기본으로 하고있다
    철학서라고해서 꼭 딱딱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꼭 철학의 뼈대와 흐름에 대해 정통할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줄의 깨달음
    그리고 자기반성
    앞으로를 살아가는데에 지침을 주는것만으로도 철학의 존재는 필요한게 아닐까싶다
    소설을 읽다가도
    한번씩 철학자의 이야기가 듣고싶어질때가 있다
    그러나 어렵고 딱딱해서 읽기 꺼려졌지만
    이책처럼 너무 길지도 너무 어렵지도
    편하게 읽을수있는 책이라면 철학이 너무 어렵고 동떠어진 학문이 아니라고
    니가 필요할때 언제든 옆에 있는 학문이라고 하는것같다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54**bs | 2013.11.1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1
    철학은 왜 필요한걸까? 이렇게 콕 짚어 물어 온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철학이 왜 필요한지 모르고 살아간다. 사는것 자체...
    철학은 왜 필요한걸까? 이렇게 콕 짚어 물어 온다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철학이 왜 필요한지 모르고 살아간다.
    사는것 자체가 버겁기도 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할 일이 많아져서 사유를 한다는 것이 부담일 때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사유하는 법을 모른다고 말하는게 더 맞을것 같다.
    강의를 듣던 책을 읽던 그 순간은 좋지만 지나가면 나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읽고 배우는건 오로지 독자의 몫이라고들 말하지만 내겐 아직 그 부분이 너무 너무 부족하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 철학자들의 생각을 엮은 책이다. 좀 가벼운 느낌이 있지만 여러가지 사상들을 맛보기엔
    좋은 것 같다.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ok**h | 2013.05.2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살면서 순간순간의 선택보다는 삶 전체에 관통하는 하나의 '원칙'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도 완전하...
    살면서 순간순간의 선택보다는 삶 전체에 관통하는 하나의 '원칙'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도 완전하고 순결무구한 가치를 추구하려는 욕심일 수도 있는데, 그냥 넓게 보려는 발버둥 정도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다보니, 굴욕과 비겁에 대한 저항력은 부족하고, 경험도 미천하지만 생각이 있는 이들은 철학(자)에 기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구내 도서관에서 예약하고 기다렸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주제가 워낙 넓은 탓에 인상적인 구절을 짧게 소개하는 식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일어난 생각은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면 그대들이 10년 동안 행각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나의 생각에는 불법에는 복잡한 것이 없다. 단지 평상시에 옷 입고 밥 먹으면서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 임제어록(臨濟語錄) (47 페이지)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우리는 "생각하지 말고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아야만 한다." 무한 생존경쟁 때문에 우리 이웃들이 시나 철학책을 읽지 않게 된 것이 아니다. 삶이 위태롭고 살아간다는 것이 점점 버거울수록,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반성할 것이다. 인간은 동물적인 경쟁이 아니라 인간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70 페이지)
     
    읽다보니 '습관의 집요함' 에 이런 내용도 나와 있네요. 요즘 클라리넷 연습으로 아둥바둥 하고 있는터라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악보에 대한 지적인 이해와 의지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피아노 건반을 쳐야만 한다. 물론 피아노 건반이 가진 운동 매커니즘과 내 손의 운동 매커니즘이 무엇인가 삐거덕거리는 이질감은 불가피한 것이다... 피아노 건반을 능숙하게 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저항은 당분간 지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의지적인 노력을 그쳐서는 안 된다. 계속하다 보면 피아노 건반의 운동과 손가락 운동은 기묘하게 조화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79 페이지)
     
    언어와 침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만한 구절도 있습니다.
     
    그(비트겐슈타인)는 1922년 출간된 <논리철학논고>를 끝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을 떠났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유명한 명제로 마무리되는 논리철학논고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은 마침내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려던 노력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98 페이지) ...자신의 철학적 문제를 해결하고 표연히 떠났던 그는 1929년 케임브리지로 다시 돌아온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비트겐슈타인이 다시 철학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99 페이지)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자신의 결론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그런데 사후에 출간된 말년의 주저 <철학적 탐구>를 보면 이제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의미가 그것의 사용에 있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100 페이지)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사용되는 다양한 맥락들을 염두에 두면서 머릿속에서 혼자 추측하지 말고 실제로 언어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101 페이지)
     
    자본주의에서 인간의 시간은 두 종류로 분할된다. 하나는 자본에 고용되어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노동 시간이다. 다른 하나는 직장을 떠나서 보내는, 기 드보르가 '비활동'이라고 부르는 여가 시간이다. 여가 시간은 노동을 하지 않는 시간이어서 자유로운 시간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대중매체는 우리의 자유를 가만두지 않는다. (252 페이지) ... 결국 여가 시간은 자유로운 창조의 시간이나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상품들로부터 유혹당하도록 고안된 시간인 셈이다. (253 페이지)
     
    즉, 보통의 노동자들에게 '삶(의미를 가지는 시간) = 인생(물리적 시간) - 노동시간' 이라는 공식이 성립합니다. 여기에 그 얼마 안되는 삶마저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에 시달리거나, 대중매체나 상품 소비 등으로 허비한다면, 많이 슬프겠죠?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진정한 여행을 떠난 사람은 자신이 도착한 낯선 곳에 익숙해질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 같은 말이지만 자신이 떠나온 일상생활이 까마득한 옛이야기처럼 느껴져야 한다. (321 페이지)
     
    이 책은 해답보다는 숙제를 안겨주는 쪽입니다. 읽어 보고 싶은, 혹은 읽어야 할 것 같은 레퍼런스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필시, 눈에 들어온 적도 없고, 펴도 금방 눈거풀이 무거워지기 쉬운 책들을 뽑아서 재미있게 포장한 것이 이 책의 최고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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