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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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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54609201
ISBN-13 : 9788954609203
휴먼 스테인. 1 중고
저자 필립 로스 | 역자 박범수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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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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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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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대표작! 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로 떠들썩했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도덕적 위선과 폭력 등으로 얼룩진 현대 미국 사회의 음울한 표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휴먼 스테인』제1권. 콜먼은 출석을 부르는 동안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두 학생을 무심코 유령들(spooks)이라 불렀고 하필 흑인으로 인종차별을 했다는 혐의를 받자, 결국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사직해버린다. 사건의 충격으로 아내마저 죽고 혼자지내던 그는 자신이 재직했던 대학의 청소부인 서른네 살의 여자 포니아 팔리와 애인 사이가 된다. 소설은 미국 사회에 여전히 잔재하는 인종, 계층 갈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개인들의 갈등과 고뇌, 삶의 아이러니와 비극성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저자소개

저자 : 필립 로스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국가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도스 패소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로 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에 펜(PEN) 상 중 가장 명망 있는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불멸의 독창성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나보코프 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지속적인 작업과 한결같은 성취로 미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솔 벨로 상을 받았다.
로스는 미국의 생존 작가 중 유일하게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에서 완전 결정판을 출간하는 작가이다. 총 여덟 권으로 예정되어 있는 이 편집본 가운데 나머지 세 권이 2013년까지 모두 출간될 예정이다.

역자 : 박범수
경희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판 편집자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간 실험』 『1퍼센트 독트린』 『본다는 것의 의미』 『이혼의 역사』 『고고학이란 무엇인가』 『피의 역사』 등이 있다.

목차

1장 모두가 알고 있다
2장 펀치 받아넘기기
3장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죠?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위선과 편견, 비극으로 뒤섞인 우리 시대의 자화상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대표작 치명적 비밀을 가진 남자, 위험한 과거를 지닌 여자…… 다시 한번 과거는 그들의 인생이 되어버렸다!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필립 로스,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위선과 편견, 비극으로 뒤섞인 우리 시대의 자화상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대표작

치명적 비밀을 가진 남자, 위험한 과거를 지닌 여자……
다시 한번 과거는 그들의 인생이 되어버렸다!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를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미국 문학에서 필립 로스의 이름은 거대한 산맥과 같다. 1960년 첫 소설집 『안녕 콜럼버스』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삼십여 편이 넘는 장편과 이십 편이 넘는 단편을 써왔고, 퓰리처상을 비롯 미국 내외 유수의 문학상을 스무 차례나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필립 로스. 그를 빼고 미국 현대문학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은 미국 문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가 2000년에 발표한 『휴먼 스테인』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로 떠들썩했던 1990년대를 배경으로 도덕적 위선과 폭력 등으로 얼룩진 현대 미국 사회의 음울한 표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미국 사회에 여전히 잔재하는 인종, 계층 갈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집단에 의해 난도질당한 개인의 상처를 쓰다듬는 한편 이른바 ‘오점 없는 사람들’의 위선과 분노를 비판한다. 삶의 아이러니와 비극성이라는 테마가 시종일관 이 소설을 지배하고 있다. 필립 로스는 이 작품으로 2001년 펜/포크너 상을 수상했고, 2002년 프랑스 메디치 해외 도서상, 전미 도서재단 메달을 받았다.

◈ 작품 소개

출간 당시 ‘필립 로스 최고의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휴먼 스테인』은 20세기 후반 미국 사회의 병폐를 낱낱이 파헤치며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개인들의 갈등과 고뇌를 다루고 있다.
미국 뉴잉글랜드 시골을 무대로, 보수와 진보의 대립, 정치적 올바름, 그리고 빌 클린턴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로 떠들썩했던 199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의 화자는 네이선 주커먼이라는 예순다섯 살의 작가다. 주커먼은 버크셔 산악 지대의 한 호숫가 오두막에서 외부와의 인연을 마다한 채 집필에만 전념하던 작가였지만, 아테나대학의 교수이자 오랫동안 학장을 지낸 콜먼 실크가 그를 찾아오면서 세상과의 단절에서 오는 평온함도 막을 내린다.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나이에 강의실로 복귀한 콜먼은 출석을 부르는 동안 수업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두 학생을 무심코 유령들(spooks)이라 지칭한다. 그런데 하필 두 학생이 흑인이었고, spook이라는 단어가 ‘검둥이’라는 뜻의 속어이기도 한 탓에 인종차별을 했다는 혐의를 받자, 그는 그 문제를 해명하고자 맞서다가 결국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사직해버린다. 이 사건의 충격으로 아내마저 심장마비로 죽자 콜먼 실크는 그런 거짓된 비난의 전말을 책으로 써서 세상에 알리겠다며 작가 주커먼을 찾아온 것이다.
아내가 죽은 후, 자식들도 다 떠난 집에서 혼자 지내던 콜먼은 자신이 재직했던 대학의 청소부로 어딘가 모르게 우울해 보이고 문맹인 서른네 살의 여자 포니아 팔리와 애인 사이가 된다. 젊은 여자와의 사랑으로 생의 활기를 되찾은 콜먼은 포니아를 삶의 구원자로 여기고 깊이 사랑하지만, 여교수 델핀 루는 은퇴한 학장이 청소부 여인을 성적으로 농락하고 있다고 음해하고, 주변 사람들 역시 이들의 만남을 파렴치한과 성적으로 문란한 계집의 추문으로 여긴다. 포니아의 전남편 레스터 팔리는 베트남전쟁 참전용사로, 전쟁 경험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사회에 적응 못하는 광포한 인물이다. 이 레스터 팔리가 두 사람의 뒤를 밟으면서, 결국 콜먼과 포니아는 이 남자가 유도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두 사람의 사후, 주커먼은 자유로운 삶,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뿌리를 잘라내야 했던 콜먼의 아이러니한 진실을 찾아나선다.

허위와 아이러니로 얼룩진 미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 출간 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은 전후 미국인들의 삶에서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역사적 사건 중 하나이며, 그해 1998년은 미국인이 인내해야 했던 가장 곤혹스런 시기이자 미국의 정신적 죽음을 알리는 시기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생각은 작품 초반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된다.

미국에서의 그해 여름은 혐오감이 재발했던, 대통령의 사생활을 소재로 하는 조크가 끊이질 않았던, 그리고 억측과 이론화, 과장이 난무했던 계절이었다. 어른들의 생활에 대해 아이들이 계속 환상을 갖도록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생활이 얼마나 추잡스러울 수도 있는 것인지 설명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저버렸던, 인간은 떳떳치 못한 존재라는 점이 너무도 간단하게 결정나버렸던 계절이었다. (…) 그해 여름은 대통령의 성기가 모든 사람의 마음속을 점령하고 있었고, 부끄럼을 모르는 온갖 추잡함으로 얼룩진 인생이 다시 한번 미국 전체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았던 계절이었다. (1권 14~15쪽)

이웃인 콜먼 실크가 일흔한 살이나 된 자신이 아테나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서른네 살 먹은 여자와 그렇고 그런 사이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1998년 여름이었다. (1권 11쪽)

이 작품에서 화자 주커먼은 1998년 그해 여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 분노한 미국인의 도덕적 판단과 전임 학장 콜먼 실크에게 도덕적 질타를 가하는 아테나대학의 독선적이고 위선적인 태도를 반복적으로 대비시킨다. 대통령인 클린턴을 탄핵하고자 하는 욕망과 콜먼을 대학에서 추방하고자 하는 시도는 근본적으로 퓨리터니즘에서 비롯한 것이다. 클린턴을 조롱하고자 했던 상원의원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면서 이득을 취하기 위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을 더욱 확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아테나대학의 교수들 역시 자신들의 위선을 숨기고 대학에서의 자신들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콜먼에 대한 아테나대학의 반응은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주홍글자』의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가슴에 주홍글자를 달고 감옥에서 나와 마을 사람들을 대면했을 때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감옥 밖에서 한 여자는 헤스터의 이마에 뜨거운 쇳물을 퍼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헤스터의 아름다움에 질투를 느낀 또다른 부인은 그녀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로스도 『휴먼 스테인』에서 호손처럼 ‘오점 없는 사람들’의 위선과 분노를 지적한다.

순수함에 대해 환상을 갖는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미친 짓이다. 보다 많은 불순함을 찾아내지는 못할지언정, 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 들다니 무슨 짓이란 말인가? 오점에 대해 그녀가 하는 말은 그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전부다. 당연히, 그것은 오점이라는 것에 대한 포니아의 견해다. 우리 인간은 불가피하게 오점을 지닌 존재라는 것. (2권 77~78쪽)

화자 주커먼이 “(호손) 이 사람은 1860년대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살았다”고 서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헤스터를 비난했던 마을 사람들과 콜먼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위선과 도덕에 대한 맹종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오점을 남기고, 우리는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자국을 남긴다……

『휴먼 스테인』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네이선 주커먼은 콜먼의 시련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와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리고 그의 죽음 이후 주커먼은 콜먼의 삶에 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인종 문제, 계층의 갈등 문제, 그리고 사회의 위선과 편견 등의 문제가 얽혀 있음을 하나둘씩 알게 된다. 콜먼은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해 위장된 삶을 영위하지만, 이로 인해 가족들과 완전히 결별하게 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선택할 수 있는 게 있단 말이냐? 그래? 내가 택할 수 있는 게 뭐냐, 콜먼?”
“저랑 의절을 하는 거죠.” (1권 254쪽)

콜먼이 백인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하자,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넌 피부는 눈처럼 새하얗지만 생각은 노예처럼 하는구나” 하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누구보다 사랑했던 자식과의 결연을 쓰디쓰게 자조한다. 삶의 비극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콜먼은 결국 흑인 가족을 버리고 유태인 행세를 하며 성공과 명예를 누리지만 동시에 스스로 마음의 감옥에 갇힌 삶을 살아간다.
콜먼의 애인인 포니아 팔리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혼자서 즐겨 찾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오듀본협회를 찾은 그녀는 콜먼 앞에서 매혹적인 춤을 추는 여인이 아니라 상처와 절망으로 피 흘리는 여인으로 그려진다. 포니아의 절망은 두 아이의 죽음이 떠안긴 죄책감과 평생 겪어온 슬픔과 고통에서 비롯한 것이다. 어렸을 때 계부의 성폭행을 피해 가출한 그녀는 계속 가학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고, 성인이 되어 결혼을 했지만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전남편 레스터 팔리는 광기에 사로잡혀 폭력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하여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 과정에서 알게 된 한 남자와 차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을 때, 집 안에 불이 나 사랑하는 두 아이들이 어처구니없이 죽게 되자 그녀는 거기에 죄책감을 느끼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사람 손에 길러진 까마귀 프린스에게 자신의 삶을 이입하며 콜먼이 선물한 오팔 반지를 까마귀의 새장 안에 슬그머니 밀어넣는다. 야생동물인 까마귀가 사람 손에 길러졌다는 사실은 까마귀에게 커다란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오점을 남기고, 우리는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자국을 남긴다. 불순함, 잔인함, 능욕, 실수, 똥, 정액, 이런 것 말고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라곤 없다. (2권 77쪽)

필립 로스는 인간 실존의 근본적인 속성에 대해 피력하면서 콜먼과 포니아를 비난하는 무리들을 공격하고 있다. 인간이 오점을 가질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불행하게도 그게 바로 우리 실존의 증거인 것을.

잘못된 과거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휴먼 스테인』에서 포니아는 치명적 과거를 지닌 콜먼을, 콜먼은 위험한 과거를 지닌 포니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포니아는 광포한 전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했고, 문맹자인 양 행세해야 했다. 콜먼은 자유를 누리기 위해 백인으로 살아야만 했다. 콜먼은 인종차별주의자도, 젊은 여자를 능욕한 파렴치한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한 오류를 범했다. 그는 자신의 흔적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자신을 소멸시켰고 모두가 자신을 망각하도록 했다. 그로써 그는 부모와 형제에게는 잊힌 존재가 되었고,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과 개인 역사에 대해 아내와 자식들에게까지 비밀로 했다. 인종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사회가 콜먼으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겼던 셈이다. 세간의 통념이 무모하게 적용될 때 개인의 도덕적 진실은 무참하게 짓밟힌다. 또한 유행하는 사상과 집단적 선동 앞에서 판단력이 마비된 대중들은 맹목적 폭력을 정의로 착각하기 마련이다.
이렇듯 『휴먼 스테인』은 미국 사회와 정치가 앓고 있는 증상을 진단하고 비판한다. 하지만 로스는 그 어떤 정치적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 그는 작품 속에서 미국이 앓고 있는 증상 자체를 개선하고 치유하고야 말겠다는 집념 어린 태도를 보여주기보다는 그런 증상을 통해 오늘날 얼룩투성이 인생을 살아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삶에 대해 반성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잘못된 과거로부터 우리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오점 없는 삶이란 진정 불가능한 것일까? 누구든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문해볼 법한 질문이다.

◈ 해외 서평

<휴먼 스테인>은 필립 로스의 작품 중 최고다. 전작들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작가가 이제껏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이 있다. 우리가 소설이라고 부르는 난해한 형식과 그가 느낀 사회의 충격,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 동시대의 관행과 믿음, 편견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_타임스

좌절과 유쾌함과 슬픔이 펼쳐진다. 공공의 시대정신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형성하고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작품. '미국의 목가'의 철학적 버팀목일 뿐만 아니라 웅대하고 감동적이다. _뉴욕 타임스

미국 현대문학에는 필립 로스가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머지 작가들이 있다. _시카고 트리뷴

거장이 쓴, 문제적인 현대에 대한 잊히지 않는 우화! _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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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휴먼 스테인(필립 로스) | ji**y11 | 2014.01.1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인간의 오점 또는 얼룩이라는 뜻 쯤으로 해석됩니다. 오점은 작은 허물입니다. 작은 허물이 한 사람을, 한 사회를 대표할 수는 ...
    인간의 오점 또는 얼룩이라는 뜻 쯤으로 해석됩니다. 오점은 작은 허물입니다.
    작은 허물이 한 사람을, 한 사회를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인간에게 한 사회에게 작은 허물은 치명적인 또는 회생불가능한 약점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습니다.
    필립로스의 이책은 서늘하고 직설적인 문체로 현실에 모습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충격적입니다.
    흑인이면서 백인의 삶을 살고자 가족을 버리고 유태인으로 변신한 콜먼. 그리고 최선의 노력으로 그 삶을 살아간
    아테나 대학의 개혁적인 학장. 그러나 그는 말 한마디로 그가 모든 것은 버리고 얻은 명예를 잃게됩니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실상은 그가 흑인 이었으며 그의 삶자체가 거짓이었다는
    것이 콜먼의 아이러니입니다.
    아내가 죽는 상황에서 조차 콜먼은 아이들과 아내에게 흑인인 진실을 밝히지 못하게 됩니다.
    문맹의 젊은 청소부 포니아와 연인이되고 이로 인해 자식들을 잃게되는 콜먼.
    문맹은 아니지만 문맹으로 살아가는 포니아. 인생의 밑바닥에서 희망없이 살아가기를 선택한 그녀.
    그러나 나름의 방법으로 끝까지 세상에 복수했던 여인입니다.
    베트남 전의 후유증, 포니아를 향한 끝없는 질투와 연민으로 결국 포니아를 죽게한 레스팔리.
    레스팔리와 같인 인물을 만들어내는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 사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한 위험이 결국 포니아를 희생시켜 버립니다.
    포니아에게 가장 마음이 가는 이유는 힘 없는 그녀가 보호망없는 사회에 너무나도 철저히 내동이쳐졌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복수가 참 아프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미국에서 성공한 프랑스인 델핀, 콜먼을 부러워하면서도 미워하는 그리고 시기하는 여자.
    델핀을 통해 인간의 질투와 시기가 상대방은 물론 자기 자신도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하는지 담담히 보여줍니다.
    그녀 또한 너무나 약한 한 사람이었던 것이겠죠.
    각각의 인물들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고립되어 가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사회라는 시스템이 콜먼을, 포니아를, 레스팔리를 파괴했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이 사회와 맞서는 모습이 처연하기까지 합니다.
    또 하나 미국의 전 대통령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와 엮이는 부분이
    참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첨엔 그 부분이 좀 생뚱맞지 않나 생각했는데 묘하게 어울립니다.
    이소설은 현대 사회의 현실을 매우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개인들의 삶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회성 짙은 이야기를 개인의 삶으로 직설적으로 풀어냅니다. 이점이 이책이 미덕이라고 생각됩니다.
    1933년생인 작가의 삶에 대한 통찰력이 실랄하게 빛나는 소설입니다.
  • 필립 로스, [휴먼 스테인] | ya**aly | 2011.08.1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는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이 발현되는 현상 중에...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는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이 발현되는 현상 중에 하나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에 대하여 분명한 근거없이, 그리고 그 행동이 이루어진 전후사정에 대한 이해없이, 때로는 루머에 근거해서, 때로는 질투심이나 이기심으로 인해서 비난을 퍼붓는다.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Human Stain)]에서 이런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은근한 칼날을 들이댄다. 그가 비판적으로 보는 인간의 모습은 두 가지이다. 첫째, 인간은 누구나 오점(stain)을 가진 존재인데 그것을 감추고, 속이며 부정하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둘째, 다른 사람의 밝혀진 오점에 대해서 (자신도 오점을 가진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때 ‘자신만이 성자인 척 하는’ 태도로 비난을 퍼붓는 것은 위선이다.
     
    아테나 대학의 전(前)학장인 콜먼 실크는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썼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불명예스럽게 사직한다. 그는 철밥통들이 가득하던 아테나 대학을 학문 탐구로 활기가 넘치는 학교로 변모시켰고, 최초로 흑인 교수를 임용하는 등 과감한 개혁조치를 단행하였으나 수업에 장기간 결석한 학생을 유령에 비유한 스푸크(spook)라는 단어를 썼다는 이유로 한 순간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힌다. spook는 속어로 흑인을 비하하여 ‘검둥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필 또 그 학생이 진짜 흑인이었다.)
    콜먼 실크의 억울함과 분노는 그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아내마저 사망하면서 극에 달한다. 그런데 이 극심한 분노가 사그러드는 코페르니쿠스적 변화가 일어난다. 딸보다 나이 어린, 그래서 40년 가까이 나이차이가 나는 30대의 여성, 자신이 재직하던 학교의 청소부로 일하던 여성인 포니아 팔리와 사귀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물론이고 콜먼 실크의 자식들조차 각종 억측과 루머를 담아서 그들을 비난하였지만, 서로 가슴아픈 오점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이 진정한 것임을 깨닫는다. 포니아 팔리의 전남편인 레스터 팔리에 의해 현세에서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마무리될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채로 말이다.
     
    [휴먼 스테인]의 등장인물들은 제목처럼 모두 얼룩덜룩한 오점(stain)을 가진 인간들이다. 필립 로스는 콜먼 실크와 포니아 팔리,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하여 인간들의 삶이 ‘숨기고자 하는 오점과 비밀’들로 얼마나 가득차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폭로해 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인간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불충분한 것인지, 나아가 오점으로부터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를 이야기해준다.
     
    탄탄대로의 콜먼 실크의 인생을 망가뜨려 놓은 것은 표면적으로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파멸의 원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평생동안 부정하면서 감추어 왔던 그의 위선적 태도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 콜먼 실크는 ‘당연히’ 백인인 것이라고, 그리고 ‘당연히’ 유태인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어가던 어느 순간 그의 부모님이 흑인이었음을, 그래서 콜먼 역시 ‘당연히’ 흑인이란 사실에 경악하게 된다. 이 아이러니의 절정은 백인 여성과 결혼하기 위하여 어머니와의 인연을 냉정하게 끊어버리는 콜먼의 행동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건 비겁하고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spook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서 콜먼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님을, 따라서 그는 누명을 쓴 결백한 사람임을 확신하던 독자들도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어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청년 콜먼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버릴 지도 모르겠다. 그의 불명예스러운 노년이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출산의 시기, 자녀들이 태어날 때 콜먼 실크는 얼마나 불안에 떨어야 했을까? 모든 사람이 자신을 백인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인종차별을 받지 않고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는데 자신이 가진 흑인으로서의 유전적 형질이 자녀에게서 나타난다면 그의 오점은 백일하게 드러나 버리고 말 것이다. 좀 심하게 비유하자면 갓 낳은 아기를 보러가는 그의 마음은 시한폭탄을 열러 가는 심정이지 않았을까? (책을 보니 그의 자녀들은 자신들이 백인과 흑인의 피를 반씩 섞어 물려받았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콜먼 뿐만 아니라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의 위선도 그에 못지않다. 다만 그들의 저열함이 콜먼처럼 파급력을 가지고 알려지지 않았을 따름이다. 자기 자녀를 수석 졸업시키기 위하여 콜먼의 가족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는 대신에 콜먼에게 성적 조작을 부탁하는 이웃, 콜먼이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처음 임용한 흑인 교수였지만 그를 배신해 버리는 교수. (이 사람은 콜먼의 장례식에서 자신의 배신을 어떻게 해서든 합리화하기 위한 미사여구를 일삼는다.) 콜먼의 자녀들은 아버지가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리고 포니아 팔리와의 소문이 돌았을 때, 아버지를 믿기 보다는 세상의 소문에 동조하여 아버지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아버지에 대해서 경멸과 비난으로 대우했던 그의 자녀들이 콜먼의 장례식장에서는 울며불며 ‘훌륭했던’ 아버지를 추모하고, 아테나 대학의 건물 중 하나에 아버지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 다른 교수들과 흥정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위선의 절정은 콜먼에게 애증의 감정을 느껴왔던 델핀 루 교수에게서 나타난다. 그녀는 콜먼에게 익명의 협박편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적 취향을 담은 이메일을 동료 교수들에게 보낸 실수를 무마하기 위하여 절도 사건을 날조한 후, 자신의 실수와 절도혐의를 모두 죽은 콜먼 실크에게 뒤집어 씌운다.
     
    필립 로스는 [휴먼 스테인] 곳곳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섹스 스캔들을 집어넣었다. 미국과 세계를 흔들었던, 미국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오점을 남긴 클린턴에 대한 비난으로 들끓었던 시기를 왜 배경으로 삼았을까. 글쎄. 어쩌면 필립 로스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모두가 클린턴을 비난하는데, 그는 성욕이라는 욕망의 실천자이면서 그것이 외부에 노출된 처지의 사람일 뿐이다. 들키지 않았을 뿐이지 우리도 모두 오점을 가진 존재가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혹시 이런 태도는 나만 깨끗한 성자인 척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휴먼 스테인]에서 저자의 주제 의식을 잘 나타내 주는 인물은 오히려 포니아 팔리일 것이다. 자신의 오점을 숨기기에 급급한 콜먼 실크를 비롯한 상류층의 위선과 비교해 볼 때, 포니아 팔리의 삶의 방식은 솔직한 ‘오점 드러내기’로 동정과 이해, 호응을 불러 일으킨다. 그녀는 아버지의 성추행과 강간, 남편의 폭력이라는 가부장 사회의 폭력과 자녀의 죽음이라는 상처로부터 생존해 왔다. 누군가를 비난해도 정당성을 얻을만한 위치에 있었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불행의 원인을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실제로는 읽고 쓸 줄 알았지만) 죽을 때까지도 문맹인 것처럼 행세함으로써 자신의 오점을 세상에 드러내어 비난을 이겨낼 수 있는 ‘당당함’을 획득한다.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이 언제 들통날까봐 노심초사했을 콜먼 실크, 자신의 삶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근거없는 비난을 들어야 했던 콜먼 실크에게 그녀의 이런 솔직한 ‘오점 드러내기’는 일종의 구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그녀에게는 콜먼의 오점, 즉, 그가 흑인인지 백인인지, 진짜로 그가 인종차별주의자인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포니아에게 사랑할 사람이란 인종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현재 이 순간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각자의 삶에 대해 과도하게 간섭하지만 않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이것을 콜먼 실크가 인정하는 순간 콜먼은 팔리아를 향하여 ‘나는 사실 흑인이요’라는 필생의 고백이 나온다.
     
    필립 로스는 책의 앞 부분부터 ‘자기만이 성자인 척하는’ 이라는 어구를 반복하여 사용한다. 물론 이런 태도는 잘못이다. 당연히 우리는 상대방이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 그가 인생에 대해 가지는 자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니 말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윤리적으로만 생각해 본다면 신약성서에 나오는 이 말은 과연 올바르다. ‘너희 중에 죄가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런데 이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우리는 일종의 양비론자 또는 불가지론자가 되어 버린다. 그럼 누가 누구의 잘못을 비판할 수 있을까. 나에서부터 시작해서 내 옆의 가족들과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에 이르기까지 다들 불완전한 존재인데 누가 그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이런 이해와 포용에는 뭐랄까... 일종의 전제조건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해와 포용이 의미를 가지려면 오점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그것을 고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복수심에 불타던 콜먼이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회복해 가게 된 결정적 계기는 포니아의 삶을 보고 평생을 감추어 왔던 비밀(자신은 흑인이다!)을 고백하면서 그것이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란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용서한 것에는 그녀의 마음 속에 있는 후회와 뉘우침을 먼저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의 오점을 모든 사람에게 공개하여 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그 오점을 감추기 위하여 얽매여 사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필립 로스는 이런 사실을 콜먼 실크와 포니아 팔리라는 거울로 삼아 우리 앞에 놓아 둔 것이다.
  • 휴먼스테인 1,2 | mk**m4918 | 2010.08.0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책은 사실 난해한 형식이다. 마치 커다란 나무의 곁가지가 무수히 많이 뻗어 있어서 그 곁가지를 모두 따라가다 다시 나무 중심...

    이책은 사실 난해한 형식이다. 마치 커다란 나무의 곁가지가 무수히 많이 뻗어 있어서 그 곁가지를 모두 따라가다 다시 나무 중심으로 돌아오고,돌아오고하는 형식. 주인공 콜먼의 과거에서 현재에 존재하는 사람들, 포니아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사람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뭉쳐지고 더해져 수많은 곁가지를 지닌 커다란 하나의 나무를 이룬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은 노교수 콜먼과 그의 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문맹의 여인 포니아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방대하게 펼쳐진다.

     

    아테나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학장까지 역임한 일흔한살의 콜먼교수는 한단어로 인해 교수로써 인종차별주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불명예 은퇴한다. 몇주째 출석하지않은 학생을 일컬은 유령이란 뜻으로 사용한 spooks 가 검둥이들이라는 비속어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굴복할수 없는 콜먼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자 대학측과 싸우고, 학장시절 자신이 고용했던 동료교수들한테도 등돌림을 당한다. 그로인해 부인 아이리스마저 잃고 억울함과 분노만이 남게된다.  그 분노를 풀어내기 위해 작가인 주커먼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줄것을 부탁한다.  명예와 자부심으로 일생을 살아온 콜먼에게 남은것은 억울함과 분노뿐이다.   이시점에서 콜먼은 포니아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어린시절 성적학대와 가출등으로 힘든 유년시절뿐만아니라, 현재의 남편 레스터( 베트남 참전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고있다)으로부터 온갖 폭행을 당하고 화재로 자식까지 잃은 인생최저의 여인, 아테나대학의 청소부로 일하는 문맹인 포니아를 만나면서 서로가 위로를 받게 된다. 지성과 교양으로 이루어진 위로가 아닌, 가장 원초적인 그래서 더 자연스럽다고 할수있는 성적인 관계를 통한 위로.. 그것으로 다른 것은 신경쓰지 않을 만큼 완벽한 자유를 얻는다. 둘이 사귀는 동안 레스터에게 위협을 당하고 결국 그로인해 교통사고로 둘은 죽게 된다.

     

    작가가 얘가하고자 하는것은 단순이 일흔한살의 노교수와 서른네살의 문맹여인과의 스켄들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콜먼은 자신의 출생을 숨기고 평생을 살아왔다. 바로 콜먼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백인으로써, 사회에서 성공하기위해 가족과도 인연을 끊고 부인과 자식한테도 백인으로 속인 본인이, 결국 인종차별주의 교수라는 오명을 쓴것이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콜먼이 흑인이라는 진실을 털어놓았다면 즉 자신의 오점을 드러내고 자유로워졌다면 어땠을까... 결국 끝까지 드러내지 못한 콜먼이라는 인물로 대변되는 인종차별의 문제다. 또한 포니아 남편인 레스터라는 인물로 대변되는 전쟁의 문제,  콜먼이 임용했던 젊은 여교수 델핀 루가 놓여있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자기혐오, 가장 밑바닥 여인이라고 할수있는 포니아와 콜먼의 관계로 대변되는 관습과 제도에선 절대로 어울릴수 없는 관계들.... 작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오점이 있다. 그 오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드러내느냐 감추느냐의 문제이다. 드러냄으로 인해 자유로워질것이냐, 감춤으로인해 가식적인 삶을 살것이냐의 문제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으며 사회가 내게 남긴 오점만을 문제 삼으며 비판함으로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려고만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하지 않은 사회에서 오점을 앉고 있는 인간이 자신의 오점을 인정했을 때 비로서 자유로워짐으로써 불안정한 삶을 진정으로 내 삶으로 누리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안소니홉킨스, 니콜키드만 주연의 영화<휴먼스테인>  예전에 니콜키드만 닮았다는 얘길 듣기도 했는데...쿄쿄쿄

    암튼 이 영화 꼭 봐야겠다.

  • 2권이어서도 그렇치만,  읽으면 몰입도는 꽤 높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오랜기간 읽은거같다. 이 정도로 ...

    2권이어서도 그렇치만,  읽으면 몰입도는 꽤 높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오랜기간 읽은거같다. 이 정도로 오래 읽게되면 다른 책이 읽고 싶기도한데, 또 그렇치는 않았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이라는 필립 로스의 책으로, 인종차별주의, 사회적 편견, 위선, 인간의 편협한 이면, 굉장히 설명하고 부연하는 내용이 많다. 물론 지루할 수도 있는 구성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한 사람에 대한 지금까지의 삶을 몇 마디의 말로 결론짓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식의 흐름을 그 사람 속의 자잘한 성질로 묘사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주인공인 콜먼 실크의 지금의 상황을 빚대어 말하는 부분은 뭐랄까, 정육점의 고기들의 선명한 선홍색처럼 적나라한 구석이 엿보인다. 게다가 표현들이 디테일하게 말투, 그 사람의 계급, 문화적인 차이까지 파고든다. 그것이 이해를 돕고 그 사람에 대한 단면적인 모습이 아닌 살아있는 입체적인 모습으로 재구성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빌 클리턴의 섹스 스캔들이 배경으로 깔리고 지금까지 명망 높고 패기만만하던 아테나 대학의 학과장이었던 콜먼 교수가 자신의 수업을 매 번 빼먹는 학생들을 유령(spooks:흑인을 비하하는 검둥이들로도 쓰임)이라 지칭하며 일어난다. ㅡ공교롭게도 그 학생들이 흑인이었다 ㅡ 본 적도 없던 학생들을 단순히 말한 것으로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히고, 분개한 콜먼이 강력히 항의하지만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 믿었던 교수들까지 자신을 매도하기에 이른다. 결국 그 스트레스로 아내까지 갑자기 죽게되고, 콜먼은 이 책의 화자인 주커먼에게 <검둥이들> 라는 책을 쓰라고 권유하게 되는데....

    70이 넘은 콜먼이 학교의 청소부인 34세의 포니아 팔리: 외면적으론 문맹에 베트남전에서 돌아와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남편에게 학대를 받고, 아이들도 사고로 잃은  ㅡ와 사랑을 나누면서 일은 더 묘하게 꼬여만 간다. 사회적인 모든 편견이 이 둘을 가만 놔두지 않았고, 결국 전 남편의 사고조작으로 두 사람은 차가 전복되어 같은 날 죽음에 이른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자신의 명예를 잃은 노교수가 정신적으로 미숙한 여자와 그렇고그렇게 살다가 불명예스럽게 죽어버린게 되어버리지만, 그들의 이면에는 비밀이 존재한다. 콜먼에게는 자신이 백인이 아니라 흑인이라는 것과, 포니아 팔리에게는 문맹이라는 것이 거짓이고 정신적으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릴때 계부로부터 성적학대를 받고, 보호받아야 마땅한 어머니에게조차 떠밀림을 당하고 가출한 후의 인생이 자신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경지로 흘러가고만 한 젊은 여성의 삶이 그녀를 자신의 안으로만 감추인 삶으로 겉 보기완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건지도 모른다. 콜먼 교수를 설명하며 그가 어릴때 권투를 한 날렵하고 매력적인 남자였고, 지금도 여전히 남성적인 강건함과 지적 성찰까지 두루 가진 남자로 그려지면서- 혹은 그렇게 묘사되어지는 부분이 그냥 70의 노교수를 한층 더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게 만들었다- 다른 각도로 콜먼을 바라보게 해준다.

     

    각 인물을 밀도있게 그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왜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었나' 이런 배경이 그를 이렇게 행동하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하는 구조가 카메라의 근접촬영기법'처럼 묘사되어있다. 누구나 자신을 다 표현하며 살아가지 못한다. 타인을 100% 이해한다는건 불가능하다

    그렇기때문에 인간이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하는 사고의 폭에 따라 사물이나 현상을 달리 느끼게 되고, 어떤 삶으로 가느냐가  결정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다룬 사회적인 이러저러한 경향들을 어찌 풀어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작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제시하고 조명하면서 당신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묻고 있는 듯하다. 편견없이 살아가는 것도 어렵고, 자신의 마음을 유리알처럼 선명하게 내보이며 사는 사람도 흔하지 않다. 우리는 많은 편견과 선입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 속에서 자신은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베트남 전쟁 후)를 앓고 결국 콜먼과 포니아를 죽음으로 몰고 간 레스 팔리(포니아의 전 남편)를 대면하는 조너선의 속내는 사람을 한 면만으로 판단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전혀 아니다. 이자는 멍청하지 않다. 이자는 짐승이고, 이자는 살인자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멍청한 인간이 아니다. 그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은 뇌가 아니었다. 무엇을 뒤집어써서 가장하고 있건, 이자는 결코 우둔한 인간이 아니다.

     

    ㅡ 개인을 둘러싼 어떤것'만을 믿고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닐까 우리들 모두가'

     

  •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 ir**is83 | 2010.03.1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나는 누구인가? 와 같은 고민을 언제부터 하게 됐는지 생각해봤다. 아마 나무랄 데라곤 전혀 없는 천재적인 음악성...
     

    나는 누구인가? 와 같은 고민을 언제부터 하게 됐는지 생각해봤다. 아마 나무랄 데라곤 전혀 없는 천재적인 음악성을 타고났으면서도 자신의 피부색과 뿌리가 한계가 된다고 믿은 나머지, 목숨을 걸만큼 위험한 강도의 성형수술과 피부이식을 서른 번이나 했다는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중학교 국어시간 이후가 아니었을까. 흑과 백 같은 이분법적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치라는 걸 전혀 몰랐던 나의 열여섯. 그러고 보니 필립 로스가 그리는 <휴먼 스테인>의 배경이 바로 내가 인간이라는 존재에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중학교 시절의 무렵이다. 이건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과 백악관 주차장 등지에서 스무 살을 갓 넘긴 여비서와 사랑을 나누며 세계가 떠들썩할 정도로 강도 높은 스캔들을 선물했던 바로 그 해는 주인공 콜먼이 일흔 하나의 나이에 서른넷의 포니아와 사랑을 나누던 때와 일치한다. 버크셔 산악지대의 오두막에서 세상과 결별한 채 글을 쓰는 네이선은 콜먼을 세상에서 가장 잘 이해하는 한 사람, 콜먼의 친구이자 대변인 그리고 작가로 등장한다. 우린 네이선을 통해 콜먼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느낀다.


    콜먼은 은퇴한 대학교수다. 유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학장을 지낼 만큼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고, 학장으로서의 콜먼이 이룩한 업적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우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르치는 일로 자존감을 찾고 싶었던 콜먼이 자신의 강의 시간에 오래도록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을 두고 유령들(spooks)이란 표현을 썼다가 하필 그 단어에 검둥이들이란 뜻이 있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려 온갖 비난을 당하고 쫓겨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아무리 호소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억울함 때문에 항상 씩씩하다고만 생각했던 아내 아이리스를 잃게 되자 콜먼의 슬픔과 절망은 극에 달한다. 그를 절망의 수렁에서 구해준 이가 바로 서른넷의 포니아다. 그녀 또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계부에게 성희롱을 당한 상처로 집을 떠났다. 훗날 결혼하지만 남편 역시 베트남 전쟁의 상흔으로 끊임없이 포니아를 괴롭히는 등 녹록치 않은 삶을 산다. 그래서인지 콜먼과 포니아는 만남과 동시에 서로의 결핍과 상처를 알아본다. 성공한 유태인인 줄 알았던 콜먼이 사실은 마이클 잭슨과 같은 인종 정체성을 앓아온 점이나 똑똑한 포니아가 스스로 문맹인을 자처해 살아가는 점은 비록 충격이긴 하나 20세기 끝자락의 비극을 잘 나타내준다.


    그들의 사랑은 포니아 남편의 끈질긴 방해로 결국 파멸을 맞는다. 그것이 모두가 진정 원한 삶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원한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과거를 숨기거나 버려야만 나아갈 수 있었던 콜먼과 포니아가 사랑에 빠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콜먼과 포니아를 둘러싼 세상은 호락하지 않았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받는 괄시는 흑인으로서 받는 멸시보다 오히려 나았고, 어린 딸이 당한 희롱을 친엄마조차 믿어주지 않는 현실을 견디려면 아는 것을 모른 체하며 살아가는 게 편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립되었다. 콜먼과 포니아는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만든 건 세상이지만 세상은 그들을 상처 속에 살게 했다. 피부색을 바꾸고, 생김새를 고치고, 아는 것을 모른 체 한다 해서 달라지는 것이 세상은 아니건만, 마이클 잭슨이 그랬듯 콜먼과 포니아 또한 뾰족한 대안이 없던 탓이다. 화가 난다. 철이 든 순간부터 나는 나를 무시하는 사람보다 나를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 불편했다. 누가 어떻게 나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흑과 백, 로맨스와 불륜, 아름다움과 추함, 행복과 불행. 그런 것들만 인생인가. 성별, 나이, 학력, 통장잔고. 그런 것들만 나인가. 도대체 나를 나답게 하는 기준과 삶을 삶답게 하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기준이 있다한들 어떻게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자꾸만 세상이 어렵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나다. 또한 콜먼과 포니아처럼 살고 싶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야 살 수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해도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결심의 첫 번째 증거로 감히 콜먼과 포니아의 영원함을 옹호한다. 비록 비아그라를 복용해야 하고, 육체의 탐닉이라는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그들을 응원할 것이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분노이므로. 우린 누구나 어떤 것에 속해있는 동시에 어떤 것에도 속해있지 않다. 흑백논리나 편견, 선입견 같은 것들은 결국 오점으로 작용할뿐더러 아무데도 도움 되지 않는다. 일흔 한 살의 남자가 서른 네 살의 여자를 사랑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어디서,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와 타인이 다르다고 둘 중에 하나가 틀렸다는 억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아마 그런 억측들이 이 세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타인을 인정하지 못하게 하고, 나를 나답지 못하게 하고,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있는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 것. 나는 필립 로스의 모든 문장들을 버리고 내가 만들어낸 단 하나의 문장만을 가슴에 담는다. 20세기 후반의 가장 미국적인 문제들은 21세가 10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는 아직도 성형수술을 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사랑 앞에 망설인다. 또 누군가에게는 정의에 눈감고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 삶의 전부다. 결국 필립 로스가 말하는 <휴먼 스테인>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내일의 문제이고 미래의 문제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가 공통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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