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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너드 케인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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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쪽 | A5
ISBN-10 : 8990106788
ISBN-13 : 9788990106780
존 메이너드 케인스. 2 [반양장] 중고
저자 로버트 스키델스키 | 역자 고세훈 | 출판사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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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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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정말 깨끗한 새책입니다. 포장도 깔끔하게 해주시고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heo4*** 2020.01.14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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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경제석학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일대기!

이 책은 저자 로버트 스키델스키가 30여 년에 걸쳐 펴냈던 케인스 전기 3부작을 압축한 단행본이다. 격렬하고 무자비한 경제적 진실을 밝히는 데 헌신했던 한 인간의 삶과 사상에 대한 기록이다. 케인스는 '마르크스가 몰락을 예언한 자본주의'를 벼랑에서 구출하는 이론을 제공했고,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 개입을 강조했다.

불황이 체계의 구조적 변혁을 요구하는 장기의 문제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치유 가능한 문제라고 여겼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세계적인 경제 금융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케인스에 주목한다. 본문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배상금 문제, 영국과 미국 간의 차관 협상 과정 등 케인스가 관여한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면밀히 살펴본다.

동시에 케인스의 저서와 논문, 강연글 그리고 그의 이론을 역사적 맥락과 정리한다. 핵심 내용, 쟁점과 학문적 공방, 시대적 배경, 역사적 함의 등을 소개한다. 케인스의 경제학적 이론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것을 둘러싼 논쟁 및 반응들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케인스의 개성과 업적도 집중 조명하였다.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케인스는 이성이 죽으면 괴물이 태어난다고, 세상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사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라고 경고했다. 본문에는 이처럼 그가 남긴 수많은 금언과 명언들이 담겨 있다. 자기성찰의 미덕을 상실한 무지막지한 비이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통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제2권에서는 케인스 인생 후반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소개

지은이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1939년 중국 만주에서 출생했다. 옥스퍼드 지저스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부교수, 영국 워릭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를 거쳐 경제학과의 정치경제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워릭 대학 정치경제학 명예교수이다. 영국 사민당 창당(1981) 멤버였으며, 사민당이 해체(1992)된 후에는 보수당 상원 의원, 문화위원회, 재정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했다. 1991년에는 상원 의원(종신 귀족)으로 서품되었으며, 1994년에는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폭격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가 당시 보수당 당수이던 윌리엄 헤이그에 의해 위원장직에서 해임됐고, 2001년에 보수당을 떠나 지금까지 무소속 상원 의원으로 남아 있다. 현재 ‘사회시장재단’(Social Market Foundation) 이사장, ‘세계연구센터’(Centre for Global Studies), ‘맨해튼 연구소’(Manhatten Institute)의 이사로 있다. 1983년에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전기 제1권 『배반된 희망, 1883~1920』을 출간했고, 1992년에 나온 제2권 『구원자로서의 경제학자, 1920~1937』로 울프슨 역사상(Wolfson Prize for History)을, 그리고 2000년에 출판된 제3권 『영국을 위한 투쟁, 1937~1946』으로 더프 쿠퍼상(Duff Cooper Prize), 제임스 테이트 블랙 메모리얼 전기상(James Tait Black Memorial Prize for Biography), 라이어널 겔버 국제관계학상(Lionel Gelber Prize for International Relations), 아서 로스 외교위원회의 국제관계상(Arthur Ross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Prize for International Relations)을 수상했다. 케인스 전기 외에도, 『정치인과 불황』, 『영국의 진보학파』, 『오스월드 모슬리 평전』, 『예종으로부터의 길: 공산주의 이후의 세계』를 저술했다. 현재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인디펜던트』, 『런던 타임스』, 『뉴 스테이츠맨』 등에 케인스주의, 세계화, 러시아 문제, 국제정치 등과 관련해 활발하게 기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20세기 영국사’와 ‘세계화와 국제 관계’에 관한 저서를 집필 중이다.

옮긴이 고세훈

연세대학교 경제학과(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석사)를 거쳐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영국 노동당 정치에 관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고려대학교 공공행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정치와 복지국가 이론에 관심이 많으며, 저서로『영국 노동당사』(1999),『복지국가의 이해』(2000),『국가와 복지』(2003),『복지 한국, 미래는 있는가』(2007)를 펴냈고, 역서로는『페이비언 사회주의』(2006)가 있다. 현재 “조지 오웰의 ‘급진적 비관주의’: 속죄 혹은 해원(解寃)의 방식으로서의 삶과 글쓰기”와 “영국 정치와 국가 복지 사상의 부침”을 집필 중이며, 영국 노동당 당원이자 사회 경제사가였던 리처드 헨리 토니의 일생에 대한 전기를 준비하고 있다.

목차

제6부 구원자로 나선 경제학자
27 한 비범한 경제학자의 초상
28 쓸모 있는 몽상가
29 뉴딜들
30 달을 향해 쏘다

제7부 전비 조달
31 병치레
32 전쟁에서의 중도
33 전쟁의 용들
34 특사
35 전시의 케인스

제8부 진일보
36 케인스의 ‘신질서’
37 해리 덱스터 화이트의 기이한 경우
38 좀 더 나은 영국 만들기
39 위대한 타협
40 미국식 일 처리 방식

제9부 마지막 전투
41 유혹
42 금융 위기 피하기
43 빛, 사라지다

에필로그 케인스의 유산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더 이상의 케인스 전기는 없다! “모든 위인이 훌륭한 전기 작가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분명히 그런 행운을 얻었다.” [글래스고 헤럴드] “스키델스키의 놀랍도록 지적인 이 전기는, 지난 세기와 금세기를...

[출판사서평 더 보기]

더 이상의 케인스 전기는 없다!

“모든 위인이 훌륭한 전기 작가를 만나는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분명히 그런 행운을 얻었다.” [글래스고 헤럴드]

“스키델스키의 놀랍도록 지적인 이 전기는, 지난 세기와 금세기를 통털어 가장 훌륭한 전기가 될 것이다. 케인스는 그에 합당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파이낸셜 타임스 매거진]

“이전에 출간된 세 권짜리 케인스 전기만큼이나 훌륭한 이 한 권의 압축판은 케인스주의의 전설에 흥미를 느끼는 많은 비경제학도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옵저버]

여기저기서 케인스의 부활을 외치는 소리로 시끄럽다. 요즘 들어 케인스는 특히 친화력 있는 경제학자로 부상했다. 대안을 찾는 좌파나 사고 후 수습을 원하는 우파나 모두가 되돌아보는 경제학자가 바로 케인스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그는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재기 넘치는 경제학자였고,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재무부 관료로 일하면서 두 개의 국제기구(IMF와 IBRD)와 다수의 정책을 남긴 열정적인 활동가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는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이자 능력 있는 후원자였고, 재기발랄하고도 거침없는 비판으로 수많은 명사들을 오싹하게 하던 논쟁가이자 문필가였으며, 놀라운 속도로 일을 처리해 내는 출판인이자 편집자였고, 투기를 즐기다 때론 크게 잃기도 하고 크게 성공하기도 한 사업가였다. 또 그는 케임브리지 예술극장의 설립자이자 문명화의 이상을 위해 그림을 사들이던 미술 애호가였으며, 말년엔 돼지 키우기를 즐기던 농부이기도 했다.
이렇게 그 누구보다 다양한 매력과 중요성을 지닌 인물이 로버트 스키델스키라는 걸출한 역사가를 만나면서 우리 시대 가장 훌륭한 전기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책이 세상에 나왔다. 30년에 걸쳐 완성한 스키델스키의 케인스 전기는 세밀한 자료 조사와 주변의 실존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위대한 천재의 삶을 오롯이 되살려 냈을 뿐만 아니라, 20세기 근현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과 그것의 내막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스키델스키는 복지국가로 상징되는 케인스 모델의 한계가 운위되던 시절에 케인스에 대한 전기를 집필하면서, 케인스 경제사상의 논리적 핵심뿐만 아니라 그것이 위치해 있는 역사적 맥락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더구나 이 책은 아름다운 서사와 재치 있는 문체로 인해 비전공자들에게는 혼란의 시대를 열정적으로 살았던 한 천재의 삶이 전해주는 재미와 감동을, 경제학자들에게는 경제학을 넘어선 인식론과 철학, 인생관까지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케인스주의자다”

전 세계적으로 케인스가 이보다 더한 인기를 누렸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1946년 죽음을 맞이한 이 저명한 경제학자는 한때 반대파를 비난할 때 붙던 수식어였지만 또다시 찾아온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최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08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표지를 장식하는가 하면, 오바마 행정부에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까지도 케인스주의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케인스의 사상이 좌파에 의해서나 우파에 의해서 한 번도 제대로 실현되어 본 적은 없다. 복지정책을 들고 나온 사민주의 정당들도, 군산복합체와 SOC 투자를 주장하는 이들도 너도나도 케인스주의를 외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진정한 케인스의 모습은 없다.
어쨌든 우리는 금융위기라는 터널 속을 지나고 있고, 현재 ‘구원의 빛’으로 ‘케인스’라는 이름을 걸어 놓은 상태다. 그리고 그는 이제 모든 경제적 고통을 일소할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전쟁과 대공황 속에서 자본주의를 수정하는 대안을 제시했던 경제학자가 아닌가. 더구나 그는 단순한 이론가나 사상가가 아니라 재무부 관리로서 직접 회의장을 뛰어다니며 수많은 정책과 대안을 제시했던 열정적 행동가였다.
그러나 케인스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던 만큼 그 변화의 폭도 크고 다양했다. 케인스 사후 그를 따르던 ‘케인스주의자’들은 그가 그토록 경계했던 계량경제학을 도입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비판하면서도 정부 정책의 확실성을 맹신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따라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케인스가 진정으로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그를 정확한 역사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는 모두 케인스‘주의’자라고 말하기 이전에 역사 속에서 실제 ‘케인스’를 만나보아야 하는 것이다. 케인스주의자가 되건, 케인스를 비판하건 간에 우리는 그가 무엇을 위해 분투했고, 무엇을 성취했는가를 정당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 스키델스키의 케인스 전기보다 더 유용한 책은 없을 것이다.





● 어느 비범한 경제학자의 초상


‘자기 조정적 시장’의 신화 비판
케인스 경제학은 화폐와 시간이 개입되는 한, 경제주체로서의 인간 행위는 무지와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인간의 예측은 극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시장은 본래적으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사람들은 희망과 공포가 일 때마다 쉽사리 군중심리에 휩쓸려 행동한다. 이때 경제 행위자들의 선택 ―현금을 비축할 것인지 아니면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소비(지출)할 것인지―은 고전경제학이 중시하는 희소의 조건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조건에서 이루어진다. 화폐의 기능이, 교역의 편의가 아니라,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서 부각되는 계기가 여기서 마련된다.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은 지출에 대한 두려움, 곧 화폐퇴장hoarding의 성향을 낳는다. 퇴장된 돈은 자본재의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의 가변성으로 인해, 투자로 연결되기보다는 투기적 목적을 위해 보유되며, 투자 행위 또한 합리적 계산보다는 “동물적 충동”에 따라 이루어지기 십상이다. 이 모두는 투자수요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이 점이야말로 고용과 산출이 요동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이처럼 가격 기제(물가, 주가, 이자율, 임금 등)가 유연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경제는 가격보다는 오히려 양(소득, 고용, 총수요, 정부 지출 등)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성stickiness을 띤 무엇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 생산과잉은 불가능하다”는 고전경제학의 대전제, 이른바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은 설 자리를 잃는다. 오히려 산출과 고용은 공동체의 지출 양에 달려 있다.


불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
따라서 해결책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통해 유효소비를 증가시켜야 한다. 경기침체 시에는 통화정책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가 위축되고 대규모의 인적?물적 유휴 자원들이저축보다 소비를
“아, 여보. 이 옷을 사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일종의 의무이기 때문이지요. 참, 요전날 우리가 저축을 할수록 가엾은 누군가가 직업을 잃게 된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였지요?”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이자율이 낮고 돈이 넘쳐도, 유동성 선호의 심리 때문에 구매력은 저하되고 투자는 활성화되지 않으며, 고용은 늘지 않기 때문이다.
이자율이라는 ‘가격’이 아니라 정부 지출의 ‘양’에 초점을 두는 재정 정책이 부각되는 계기가 여기에 있다. 퇴장에 대한 욕구를 미리 제어하기 위해 구매력은 소비성향이 높은 계층으로 재분배되고 이자율은 될수록 낮게 책정되어야 한다. 이로 인해 저축자들이 자본의 희소가치를 악용하여 퇴장에 대한 보상을 비정상적으로 증대시키려는 동기가 사라질 것이며, 마침내 “불로소득 생활자의 안락사”가 뒤따를 것이다.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갇혀 있고 자원의 불완전고용 정도가 심할수록,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적자재정의 창출은 민간투자를 구축crowding out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 자원의 상실분―실제로 그것이 존재한다 하더라도―을 몇 배로 메울 정도로 승수효과를 낳는다는 것이 케인스의 생각이었다.



케인스의 ‘중도’ 철학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케인스의 불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현재의 금융 위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와는 다른 역사적 지평 위에서, 그가 불황을 이겨내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 기반이 되었던 그의 철학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유용할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경제학 이전에 철학이, 즉 목적의 철학이 수단의 철학보다 선행했다.
경제학자들은 보통 사람들을 물질적으로 잘살게 만드는 것이 곧 선한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하지만 케인스는 경제성장은 그것이 사람들을 윤리적으로 향상시키는 한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개인주의를 옹호했지만 개인주의 철학이 전 경제체제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유 체제의 핵심 구조와 포기할 수도 있는 외루를 구분하면서 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후자의 일부를 집산주의에 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스키델스키는 이를 케인스의 ‘재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자유 체제의 핵심을 보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고안된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는 현대자본주의의 ‘돈에 대한 집착’과 그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잃지 않았다.
“현대자본주의는 철저하게 불경하다. 내적 결속은 사라졌고, 공공 정신은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재산 소유자들과 이윤 추구자들로 뒤엉킨 단순한 집괴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체제는 그저 웬만큼 성공해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 그는 “시대가 어수선할수록 자유방임체제는 그만큼 더 작동하기 어려우며”, “현대사회의 3대 악”은 폭리, 불확실한 기대, 실업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모두가 화폐가치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어떻게든 가외의 실적을 짜내 보려는 케인스의 집념에는 다음과 같은 윤리적 요소가 작용하고 있었다. 그는 그 체제가 모두를 위한 부의 생산이라는 약속을 신속히 이행할수록 인류가 ‘선한’ 삶, 즉 미래보다는 현재를, 수단보다는 목적을, 효용보다는 만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기가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믿었으며 경제문제의 해결이야말로 문명의 필요조건(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이라고 생각했다.





현실 속의 경제학자
: 재무부 관료 케인스의 현실주의

이러한 케인스의 사상과 이론은 천재 지식인의 추상적 사유의 소산이 아니라 양차 대전과 전간기의 혼란(파시즘, 볼셰비즘, 대공황)에 대한 현실적 인식과 실천적 개입의 결과라는 점에서 현실성을 더한다. 케인스는 케임브리지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화이트홀과 런던 금융권 사람이었으며 여러 관계를 통해 공공 정책에 관여했다. 그 과정에서 케인스는 유연한 실천적 지식인답게 자유주의적 신념과 자동적 진보 사상을 가지고 있던 자유주의자에서 정부 개입과 보호무역을 외치는 수정자본주의자로 변모했으며, 화폐수량설의 개량자에서 비판자로, 인플레이션에서 디플레적 현상(가격 하락, 실업, 불황)으로, 시장에서 국가로 관심사를 이동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케인스의 이론과 정책 대안이 현실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진 적은 한 번도 없었음에 유의해야 한다. 더구나 케인스가 재무부에서 가지는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는 케인스가 지속적으로 국내 지향적이 되어 간 반면 과거에 국내 지향적이던 재무부는 점점 국제주의적이 되어 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변함없이 ‘진실’을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지식인의 의무는 불가피한 정치적 거짓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고, 그래야 정치인들이 거짓을 말할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우리에게 케인스는 구원의 빛이 될 수 있을까?
시장의 부분적 통제와 국가 개입주의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 당시와 같은 국가 개입주의를 실행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재정정책과 더불어 감세안을 병행하고 있다. 감세를 통해서는 소비가 진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케인스의 우려를 고스란히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의 황금시대와 케인스주의의 한계에 대한 대응임을 감안할 때 케인스주의의 반복이 신자유주의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실제로 케인스는 시장의 역할에 대한 맹신을 경계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케인스는 당시 그 누구보다도 현실에 밀착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능수능란했던 경제학자였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케인스를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그의 대안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자본주의에 대한 그의 근본적인 통찰과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고자 하는 태도를 배워야 하는 일이 아닐까? 자유방임 시장경제에 대한 그의 비판적 식견과 무능한 정치가들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지식인의 모습, 그리고 냉혹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유연한 현실주의자, 그리고 현실 체제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고 (사회주의나 자유시장 모두를 넘어서) 개선 가능한 것으로 보았던, 그 기지와 혜안을 지닌 용감한 오디세우스로서의 모습을 되돌아 볼 때이다. 그가 정부의 역할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경제학자, 정책가, 그리고 시장에 대한 기대 속에 잔뜩 부풀어 있던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바로 그의 삶 자체에 있다.

● 케인스 전기를 알차게 읽는 다섯 가지 방법


하나. 살아 숨 쉬는 위인들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케인스를 비롯한 당시 학계?문화계?정계의 유명 인사들이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인간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버지니아 울프, 리튼 스트레이치, 덩컨 그랜트를 비롯한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들, 그리고 버트런드 러셀, 비트겐슈타인, G. E. 무어와 같은 쟁쟁한 철학자들, 아서 피구, 조앤 로빈슨, 하이에크, 스라파 등 기라성 같은 경제학자들, 또 로이드조지, 체임벌린, 처칠, 애스퀴스, 루스벨트, 모겐소, 해리 화이트와 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치가들에 이르기까지 20세기를 풍미했던 수많은 위인들이 위인전기 속의 전형들로 박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결점과 매력을 가진 하나의 인간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용서하고 슬퍼하며 살아서 숨 쉰다.

둘. 양차 대전과 전간기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살펴본다.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현장들의 내막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1차 대전 이후 독일에 가혹한 배상금을 물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며 올바른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 영국에서 미국으로 패권이 옮겨가는 과정, 영국과 미국 간의 차관 협상 과정과 각국의 정책 결정 과정, 화이트 플랜과 케인스 플랜의 논쟁을 통해 브레턴우즈 체제가 성립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셋. 편지, 일기, 비망록 속에서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 방대한 분량의 전기가 지루하지 않고 사건과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저자 스키델스키가 공식적인 기록뿐 아니라, 인물들의 편지?일기?저서 등을 바탕으로 사건의 전후를 추적함으로써 그들의 심리와 생각들을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케인스의 열정적인 젊은 시절의 연애사나 블룸즈버리 그룹 사람들과의 관계, 아내 리디아와의 감동적인 연애담들, 정치인들?경제학자들과 벌였던 첨예한 논쟁들은 사적인 편지를 통해 더욱 더 생생히 드러난다.





넷. 자본주의의 발흥지 영국에서 ‘경제학’이 분과 학문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본다.
18세기 중반 아담 스미스와 데이비드 흄으로부터 19세기 중반 존 스튜어트 밀과 칼 마르크스에 이르기까지 고전학파 경제학의 거물들은 모두 영국에서 살았다. 영국에서 경제학이 태동했던 것은 자본주의가 최초로 꽃피웠던 곳이 영국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종교와 신앙이 사라진 자리에 ‘경제학’이 하나의 분과 학문으로 자리 잡는 과정과 학자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다섯. 케인스의 주요 저서와 이론을 역사 속에 위치시켜 가며 읽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케인스의 저서와 논문, 강연글, 그리고 그의 이론을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읽을 수 있다. 특히 그것이 탄생하게 된 배경,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 케인스의 주장에 대한 갖가지 반응들이 모두 생생히 기록되어 있어 그 어떤 케인스 해설서보다도 생생하게 케인스의 이론과 사상을 접할 수 있다.

● 케인스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 것들


1. 케인스는 국가의 경제정책을 통해 경제를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흔히들 케인스가 정부의 재정정책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해서 그가 정부의 역할을 전지전능한 것으로 보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케인스가 시장 체제를 포함한 시민사회의 자율적 메커니즘 대신 권력과 명령의 경제학을 들여놓았다는 비난은 크게 과장된 것이다. 불확실성이 자유방임된 시장경제의 성과를 위축시킨다면, 그것은 정부 정책의 효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는 개인과 국가 행위의 적정한 영역을 설정하는 문제는 추상적으로 결정될 수 없으며 각 시대에 맞는 선택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케인스 경제학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 개입이 있어야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국가 개입이냐의 문제였다.
하지만 케인스의 제자들, 특히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정책 입안자들이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실제로 그들은 경제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권한이 사실상 무제한적이라는 신념에 차 있었다. 그들은 케인스의 도구는 상속받았지만, 그 도구의 범위와 효율성의 한계에 대한 그의 철학은 물려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의 오만이 인과응보의 재앙을 만나는 것은 불가피했다.


2. 케인스는 경제학자가 경제의 작동을 정밀하게 과학적으로 수량적으로 관찰하고 예측 및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케인스는 계량경제학의 방정식들에 실수(實數)를 채워 넣는 일의 위험성에 대해 신랄한 경고를 남겼다. “그것은 마치 사과가 땅 위에 떨어지는 것이 사과의 동기, 땅에 떨어지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의 여부, 그리고 땅이 사과가 떨어지기를 원하는지의 여부, 자신이 지구의 중심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에 대한 사과 쪽의 계산 실수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스키델스키는 1936년 9월 옥스퍼드에서 열린 계량경제학대회를 기점으로 ??일반이론??은 “명확하고 계산 가능한 미래”를 가정하는 “수학적 모델”로 환원되기 시작했고, 케인스 경제학이 고전주의의 주류적 인식과 방법론에 포획되는 현상이 비롯됐다고 암시한다. 방법(론)이 내용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일반이론??의 태동 과정에 누구보다도 깊이 개입했으며 케인스가 가장 총애했던 두 제자 리처드 칸과 조앤 로빈슨은 옥스퍼드 대회 이후 케인스 혁명의 발전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었다. 훗날 칸은 ??일반이론??이 “도식과 하찮은 대수”로 환원된 것은 커다란 비극이라고 간주하기에 이르지만, 그 점에 대해 가장 통탄해 마지않았던 사람은 케인스 자신이었다.


3. 케인스는 좌파 경제학자다?
케인스는 마르크스가 죽던 해인 1883년에 태어났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케인스와 마르크스를 상징적으로 연결시키곤 한다. 하지만 그는 마르크스주의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1930년대 케임브리지는 히틀러의 집권이 준 충격으로 마르크스주의자들로 들끓고 있었다. 마르크스주의는 “가장 총명하고 뛰어난 사람들”에 의해 전쟁?파시즘?실업의 치유책으로 환영받았다. 하지만 모든 도그마를 거부했던 블룸즈버리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케인스 역시 마르크스주의를 거부했으며 그것이 자기 세대가 파멸시킨 기독교가 떠난 빈 공간에 침입해 들어온 영혼의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에 감염된 젊은 세대에게 이렇게 반문하곤 했다. “모든 것 중에 최악이며, 늙은 리카도가 저지른, 그리고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바로잡았을, 어리석은 오류 위에 세워진 것이지. 결국 더 이상 경제적 시련이 없을 것이라고? 그러면 그 다음에는?”
기본적으로 그는 자본주의 자체를 파괴하기보다는 수정하는 길을 택했다. 그는 타당성이 입증되지 못한 사회주의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본주의의 병리현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그는 자유방임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자들 모두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체제를 동일시하고 자본주의의 변화 가능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에게 혁명은 불황의 치유책이 아니라, 그것이 몰고 올, 피해야 하고 또 피할 수 있는, 가능한 결과일 뿐이었다. 그는 에드먼드 버크의 논거를 빌려 세 가지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혁명에 반대했다. 첫째, 기존의 질서는 개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량한 것이 아니며, 둘째, 혁명이 가져다 줄 훗날의 체제가 현 체제보다 낫다는 확신이 없고, 셋째, 설사 새로운 체제가 전복된 그것에 비해 낫다는 것이 증명됐다 할지라도, 과연 그것이 혁명 과정에서 치르게 될 희생을 보상할 만한 것인지 누구도 확답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분명 케인스는 급진주의자였지만, 결코 변혁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에게 자본주의는 폐절의 대상이 아니라 구원해야 할 대상이었다.
또한 그는 러시아 볼셰비즘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혹평했다: 러시아는 “행정적으로 무능하고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드는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최악의 사례를 보여 준다…….” 그것은 “광적이고 불필요한 조급증을 지닌 악폐들의 가공할 만한 전형”이었다. “스탈린으로 하여금, 실험을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포의 화신이 되도록 하라.”
그는 소련 경제학자들 앞에서 집단주의적 기조를 따라 개조된 자유주의만이 무정부주의적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적 공산주의 모두에 대한 진정한 대안이라는 내용의 연설문 “나는 자유주의자인가?”를 낭독하기도 했다.
하지만 케인스의 초기 히트작 ??평화의 경제적 귀결??은 그를 “그가 결코 속한 적이 없던” 좌파의 영웅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그는 좌파와 우파를 ‘넘어선’(‘절충’이 아닌) 중도의 입장에서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는 케인스 혁명을 일구어 내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한편으로 그는 노동당에게는 실행 가능한 통치 철학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한때는 자유당의 진정한 회복과 노동당과의 연립정부를 염원했으며, 이런 연대를 위한 행동 강령을 마련하는 데 엄청난 지적 에너지를 쏟아붓기도 했다.
그는 좌파/우파로 정의하기보다는 현실주의자로 보는 편이 옳은 인물이었다.


4. 천재 경제학자 케인스는 주식 투자에 성공했을까?
블룸즈버리 친구들과 달리 케인스에게는 상속받은 자산이 없었으며, 교류 범위가 넓어진 생활 방식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했다. 케인스의 소득 가운데 1/3은 저술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나, 그 외에 오스월드 포크와 주식 중계 회사를 차려 돈을 벌기도 했다. 또 그는 환투기를 하기도 했는데, 스키델스키는 “투기는 그의 경제학을 발전시켰고, 경제학은 그의 투기를 부추겼다”고 농담 반 진담 반 말한다. 사실 1930년대 그의 투자 철학은 경제 이론에 맞춰 변화했다. 그는 부란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문명화된 생활을 위해 소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그대로 실천했는데 환투기로 벌어들인 수익 일부를 그림 구입을 위해 따로 책정해 두기도 했다.
또 그 역시 투기 열풍에 가담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확실성에 도박을 건다고 느꼈다. 그는 따든 잃든 고수익이 걸린 도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한때 파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이때 그가 진 부채는 2만 파운드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케임브리지 재무관으로서 그 재산을 열 배나 불려 주기도 했으며, 많은 유산을 남기는 등 결국은 성공한 투자가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5. 케인스는 동성애자였다?
케인스는 ‘활발한’ 동성애자였다. 그가 속했던 블룸즈버리 그룹이 오히려 이성애를 기이한 것으로, 이성과의 결혼을 배반으로 간주할 정도였으니, 그의 동성애적 편력을 특별한 기행으로 볼 필요는 없다. 스키델스키는 이러한 동성애의 만연을 당시 많은 젊은 남성들이 여성이 배제된 환경에서 청년기와 성인기 대부분을 보낸 데서 찾고 있다. 어쨌거나 당시 케인스를 비롯한 케임브리지 남성들은 젊은 남성에 대한 사랑이 여성에 대한 사랑보다 윤리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간주했다.
하지만 훗날 시장 자유주의자들은 그의 성적 취향을 그의 이론적 성취를 폄하하거나 그의 이론적 ‘탈선’을 조롱하는 기회로 삼기도 했다(슘페터는 케인스가 ‘단기’에 치중한 것은 자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래서 한때 케인스 경제학의 숭배자들은 일종의 방어 행위로 그의 사상을 삶에서 분리시키기도 했다.
물론 스키델스키는 이 책에서 그의 동성애 편력과 이후 리디아와의 결혼 생활을 균형감 있게 다루고 있다. 그는 케인스의 생애를 지배했던 두 연인인 덩컨과 리디아가 모두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는 데서 공통점을 찾는다. 스키델스키는, 이들이 신선하고 의외의 생각을 가진 인물들이었으며 케인스가 찾던 대상은 자신보다 열등한 모델이 아니라, 자신의 지성을 보완하거나 균형을 잡아 줄 사람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를 인습을 벗어난 케인스의 사고와 상상력과 연결 짓고 있다. 스키델스키는 리디아와의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도박꾼이었고, 리디아는 그에게 가장 큰 도박이었다.”


6. 케인스는 언제나 자신만만한 엘리트주의자였다?
스키델스키는 케인스 전기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주류의 일원이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했던 모든 주류 집단 내에서도 엘리트였다. 그는 생애 대부분을 저 높은 곳에서, 영국인들과 전 세계를 내려다보며 보냈다.” 하지만 그는 어릴 적 “첫 인상으로서는 드물게 못 생긴 얼굴이었다. 입술은 돌출해서 잘생긴 코를 위로 밀어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약간 유인원을 닮은 짙은 눈썹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추하다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아무리 영리할지라도 외모에 자신이 없고 운동에 재질이 없다는 것은 고민거리였다. 특히 그는 언론인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자신이 없었고, 자신의 재능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감이 없는 인물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버지니아 울프에게 메이너드가 고백한 바에 따르면 그는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언제나 자랑하고 싶어 했다. 남자들이 결혼하는 것은 많은 경우 아내에게 으스대기 위해서라며 ‘내가 의아해 하는 것들에 대해 누군가 칭찬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구나 그는 까다로운 블룸즈버리 친구들이나 케임브리지 친구들로부터는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리디아는 그런 점에서 리디아는 케인스에게 소중한 존재였다. 리디아는 메이너드의 진심에서 우러나온 칭찬들로 메이너드의 자존심을 세워 주었으며, 이를 통해 메이너드는 이런 의구심들을 일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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