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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잃은 음악
| 규격外
ISBN-10 : 118600097X
ISBN-13 : 9791186000977
소리 잃은 음악 중고
저자 로빈 월리스 | 역자 홍한결 | 출판사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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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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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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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장엄 미사, 합창, 대푸가 …
베토벤이 불협과 혼돈의 한복판에서 지켜낸 삶! 악성, 괴팍한 천재와 같은 박제된 이미지나 영웅 신화를 탈피해, 귀먹은 베토벤의 창작 행위와 행적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베토벤 음악의 위대함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밝혀내는 책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평생 연구해온 음악학자인 로빈 월리스는 아내 바버라에게 닥친 청력 상실을 10여 년간 곁에서 지켜보면서, 비슷한 청력 문제를 겪었던 베토벤의 말년을 탐구해갈 통찰과 동기를 얻는다. 저자는 또한 베토벤이 남긴 방대한 스케치와 자필 악보, 서간, 필담 노트 등 다양한 기록을 살피고, 베토벤이 썼던 여러 종류의 피아노와 ‘청취 기계’, 작곡 도구를 연구하고 직접 체험해본다.

이 책은 음악 연구와 뇌과학, 그리고 체험을 한데 엮어냄으로써 귀먹은 베토벤이 어떻게 작곡을 해나갔고,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 보인다. 나아가, 베토벤이 장애를 정녕 ‘극복’한 것일지, 베토벤이 써낸 음악이 과연 극복의 산물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불협과 혼돈, 파격의 한가운데로 나아간 말년의 베토벤과 그의 음악에 다가간다.

저자소개

저자 : 로빈 월리스
Robin Wallace
베일러 대학교에서 음악학을 가르치고 있다. 베토벤의 음악을 평생 연구해왔으며, 『베토벤의 비평가들』(Beethoven’s Critics), 『주목: 능동적 청취로 음악 입문하기』(Take Note: An Introduction to Music through Active Listening)를 썼다.

역자 : 홍한결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나와 책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쉽게 읽히고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옮긴 책으로 『인듀어런스』, 『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인간의 흑역사』 등이 있다.

목차

서문
들어가며: 텍사스로 떠나는 길
1장 베토벤, 귀가 멀다
2장 2003년, 불시에 귀가 멀다
3장 귀먹은 작곡가
4장 청각장애, 한계, 그리고 소명
5장 귀를 대신한 도구들
6장 귀와 눈, 그리고 인지
7장 소리를 그리다
나오며: 온전함의 포용

감사의 글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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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가 작곡을 멈추지 않은 것은, 음악이란 시각과 촉각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몸으로부터 비롯되고, 움직이고 떨리는 악기로 만들어진다. 음악은 시각적 신호에 반응하고, 음악에 담긴 제스처는 귀뿐 아니라 눈을 즐겁게 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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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작곡을 멈추지 않은 것은, 음악이란 시각과 촉각의 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몸으로부터 비롯되고, 움직이고 떨리는 악기로 만들어진다. 음악은 시각적 신호에 반응하고, 음악에 담긴 제스처는 귀뿐 아니라 눈을 즐겁게 한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던 베토벤은 청력이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더욱더 음악의 물리적, 시각적 측면에 천착했다. (10쪽)

그녀의 삶을 통해 베토벤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베토벤이 청각장애에 대처하며 보인 모습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적응 과정이었다. 그는 별종도 괴물도 아니었다. (10쪽)

베토벤은 귀가 별 도움이 안 될 정도로 나빠지고 나서도 오랫동안 피아노 앞에서 작업을 계속했다. 건반이 여전히 촉감을 전해주었고, 해머는 여전히 오르내렸으며, 피아노 몸체가 여전히 그의 손길에 진동했으니까. (11쪽)

사회적 고립은 베토벤이 스스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었다. 괴짜스러운 성격도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적응하려다 보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63쪽)

베토벤은 심사숙고를 거쳐 작곡함으로써 음악이라는 언어의 어휘 자체를 바꿔놓았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기존의 공식과 관습을 탈피하거나, 그런 것을 지키더라도 자신만의 목적에 맞게 변용하기 일쑤였다. 그로써 비록 보편적 접근성은 잃었을망정, 다양성과 표현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104쪽)

베토벤에게 작곡이란 오선지를 손에 들고 빈의 거리와 교외의 시골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 그는 피아노를 폭풍처럼 치며 악상을 얻기도 했고, 책상에 앉아 일사천리로 스케치를 적어내거나 악보에 막판 수정을 잔뜩 가하기도 했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그 한계까지 밀어붙였고, 종이를 헤플 정도로 많이 썼다.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매체를 철저히 활용했다. 베토벤에게 음악이란 언제나 소리 이상의 것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보여주는 지도였으며, 그 표출 방법은 화려한 제스처, 능수능란한 건반 사용, 그리고 끊임없이 강박적으로 종이에 적고 또 고치는 행위였다. (105쪽)

따라서 ‘도대체 어떻게 작곡했는가?’라는 질문의 답으로는 ‘늘 하던 방식대로 했다’가 가장 적절하다. 귀먹은 베토벤은 날개 없는 새도, 물 밖에 난 고기도 아니었다. 오히려 항법 계기가 고장 났지만 비행기 조종 기술을 몸으로 체득한 덕분에 안전하게 조종할 수 있는 파일럿에 가까웠다. (116쪽)

후기 작품이 이전과 구분되는 점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청각장애의 관점에서 조명되었다는 것이다. 그 미덕도 흠결도 다 작곡가의 귀가 들리지 않은 데서 기인했다고 받아들여졌다. 베토벤 후기 음악을 바라보는 이 같은 관점은 베토벤의 작품 세계 전체에 관한 우리의 이해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120쪽)

청각장애는 베토벤의 생애를 논할 때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그러나 베토벤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이야기는 후대의 저술가들이 말한 것과는 아주 다르다. 그는 20대 때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청력 문제를 단 한순간도 잊고 살 수 없었을 것이다. 베토벤의 생애에는 매끄러운 내러티브도, 프뢸리히가 말한 것과 같은 상승 곡선도 없었다. 오로지 결연하고 부단한 적응이 있었을 뿐이다. 베토벤은 삶을 구원받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의 소명을 지켜내려 했을 뿐이다. (122쪽)

베토벤은 눈으로 작업을 주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연주를 들을 때보다 지면상으로 더 이치에 닿아 보이는 곡을 쓴 것이다. (289쪽)

베토벤의 후기 작품은 듣는 이의 청각적 심상과 시각적 심상 간 경계를 점점 허물었다. (290쪽)

두 필자 모두 음악에 당혹감을 느끼고 그 내용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기묘한 소리들이 어떤 시각적 심상을 불러일으키는지 과감히 해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둘 다 시각적 장면을 제시하여 낯선 청각적 장면의 해석을 시도한 것이다. (291쪽)

베토벤이 리듬을 느끼면서 스케치를 했음이 너무나 분명하다. 적힌 곡의 리듬과는 다르지만, 연주자들에게 온몸으로 연주하길 바랐듯이 자신도 그 기보에 온몸을 던졌을 것이다. (302쪽)

이런 건강함은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영웅적이고 비극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틀에 박힌 기존의 시각과 달리, 우리 같은 범인 모두에게 희망과 위안을 준다. 바버라처럼 역경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주어진 것을 활용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며 살 줄 아는 사람들 말이다. 바버라의 귀를 통해 베토벤을 들으며, 우리는 베토벤의 삶이 영웅적이기보다 인간적이었음을, 비극적이기보다 전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음악에 나타난 영적 성장은 독불장군이 쌓은 자기만의 업적이 아니었다. 그는 귀가 먼 덕분에 더 인간적이고 더 보편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314~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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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베토벤 탄생 250주년 청력 잃은 음악가 베토벤에 관한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이야기” 2020년 전 세계 음악계의 최대 이슈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악성(樂聖)은 베토벤을 칭하는 고유명사가 됐고, 그의 극적인 일화는 한두 개쯤 모르는...

[출판사서평 더 보기]

베토벤 탄생 250주년
청력 잃은 음악가 베토벤에 관한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이야기”
2020년 전 세계 음악계의 최대 이슈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악성(樂聖)은 베토벤을 칭하는 고유명사가 됐고, 그의 극적인 일화는 한두 개쯤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수많은 책과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다뤄졌다. 베토벤이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악상을 그저 받아 적어 음악을 완성’했다는, 낭만주의적 천재 예술가상엔 들어맞으나 신빙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그 일례다. 『소리 잃은 음악』은 청력 잃은 음악가 베토벤에 관해 “아직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악성, 반신반인, 괴팍한 천재와 같은 박제된 이미지나 영웅 신화를 탈피해, 귀먹은 베토벤의 창작 행위와 행적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베토벤 음악의 위대함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밝혀낸다.

청력 잃은 아내를 통해 말년의 베토벤을 추적한 한 음악학자의 기록
음악 연구와 뇌과학, 그리고 체험을 한데 엮다
베토벤의 음악을 평생 연구해온 음악학자인 로빈 월리스는 아내 바버라에게 닥친 청력 상실을 10여 년간 곁에서 지켜보면서, 비슷한 청력 문제를 겪었던 베토벤의 말년을 탐구해나갈 통찰과 동기를 얻는다. 겨우 20대에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았던 바버라는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44살에 돌연 청력을 잃었다. 저자는 이후 그녀가 청력 보조기기인 포켓토커를 쓰는 청력 훈련 과정, 인공와우 이식 수술 후의 청각 학습 과정을 지켜보며 뇌의 소리 인식 메커니즘, 음악의 시각적·물리적 측면을 구체적으로 알아간다. 또 잘 듣지 못해도 연주를 눈으로 보면 악기 소리를 분별하는 바버라의 경험에서는 희미한 청각, 촉각 기억, 시각을 모두 동원하는 음악 지각 능력에 감탄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청력 상실 후 베토벤의 작곡 활동을 낭만화하거나 신화화해 바라보지 않는다. 그렇게 베토벤이 장애를 정녕 ‘극복’한 것인지, 그가 써낸 음악이 과연 극복의 산물인지 근본적인 질문까지 나아간다.

귀먹은 베토벤은 도대체 어떻게 작곡했을까?
한 인간으로서 베토벤을 이해하기 위한 저자의 또 다른 접근법은 베토벤이 남긴 방대한 스케치와 자필 악보, 서간, 필담 노트 등의 다양한 기록을 살피는 것이다. 동시에 베토벤이 썼던 여러 종류의 피아노와 ‘청취 기계’, 작곡 도구를 연구하고 직접 체험해본다. 바버라를 비롯해 난청을 겪는 연주자, 지휘자의 사례도 참조한다. 이로써 저자는 귀먹은 베토벤이 어떻게 소리를 듣고 작곡을 할 수 있었는가, 소리를 잃고도 뛰어난 음악을 창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그려 보인다. 그 실마리를 얻으려면, 베토벤의 작곡 도구와 방식, 작업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음악은 몸에서 비롯되고, 움직이고 떨리는 악기로 만들어진다”
피아노 건반의 촉감, 해머의 오르내림, 몸체의 진동
베토벤은 그라프 피아노, 브로드우드 피아노, 에라르 피아노 등 여러 대를 쓰며 한창 진화 중이던 피아노를 적극 실험했다. 저자는 이들 피아노 각각의 건반눌림(key-dip), 액션, 페달처럼 촉각적·물리적 특징에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베토벤이 19세기 초에 쓴 피아노와 공명기의 복원을 추진한 연주자·제작자와 교류하고 복원 결과물을 직접 연주해봄으로써, 베토벤이 경험했던 소리와 진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도 한다. 실제로 베토벤은 평생 피아노를 만지고, 펜과 연필로 종이에 음표를 그려가면서 음악을 매만졌던 작곡가다. 그는 귀가 나빠질수록 점점 더 ‘몸’에 의지해 피아노라는 악기와 소통했다. 악기와의 접촉을 통해 “소리를 촉각적으로 경험”(177쪽)했고, 진동이 더 잘 전달되는 악기를 찾았다.

종이 위의 즉흥연주
펜과 종이 역시 필수적인 작곡 도구였다. 늘 종이를 휴대할 정도로 악상 기록을 중요하게 여겼던 베토벤은 그 누구보다 많은 스케치를 남겼고 청력이 나빠지기 전부터 기보를 기발한 방식으로 활용했다. 베토벤에게는 기보 작업 역시 일종의 ‘연주’였고 “음악을 소리의 세계에서 시각과 촉각의 세계로 옮겨놓는 과정”(266쪽)이었다. 작품은 반드시 종이 위에서 다듬어나가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던 것이다.

귀의 연장(延長), 청취 기계
더불어, 베토벤은 청각 보조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소리를 듣고자, 기계 발명가 멜첼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나팔형 보청기(ear trumpet)를 “청취 기계”라 부르며 사용했다. 그리고 1820년대에는 피아노 소리를 연주자에게 모아주는 장치, 즉 피아노 위에 올리는 공명기를 직접 구상해 설치함으로써 “예술사를 통틀어 손에 꼽힐 흥미로운 창작 환경을 갖추었다”(12쪽).
귀먹은 음악가가 어떻게 작곡했는가에 대한 이 책의 답변은 명쾌하다. ‘늘 하던 방식대로’ 했다. 베토벤의 작곡 방식은 개선을 거듭했을 뿐 근본적인 변화나 단절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난청 전부터 앞서 언급된 모든 도구를 독창적인 스타일로 이용했고, 그 활용법을 발전시킬지언정 일관되게 “자신의 몸과 각종 재료들이 만나는 접점에서 음악을 창조”(106쪽)했다.

“더없이 현대적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현대적일 작품”
불협화음과 파격으로 가득한 베토벤 후기 음악의 불가사의에 다가가다
말년의 베토벤은 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걸작들과 심오한 작품들을 써냈다. 교향곡 9번, 「장엄 미사」, 「함머클라비어」나 「대푸가」 같은 후기 피아노 소나타 및 현악 사중주, 디아벨리 변주곡 등 베토벤 후기 걸작은 대체로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에 쓰였다. 당대의 익숙한 도식을 벗어나 불협화음, 변칙적인 리듬이 두드러지는 이 작품들을 두고 평가가 엇갈렸는데, 평가 내용과 상관없이 대부분 그 음악적 특성이 작곡가의 귀먹음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여겼다. 베토벤의 중·후기 음악을 ‘역경 속의 긍정’으로 해석하거나, 베토벤이 음악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은 베토벤이 어느 곳에서도 음악을 통해 청각장애와 ‘맞선다’고 말한 적이 없음을 밝힌다. 저자는 말년의 베토벤이 리드미컬한 곡, 짧고 귀에 꽂히는 동기를 활용하는 곡을 많이 쓴 이유로, 난청인이 리듬을 가장 쉽게 인식한다는 사실을 든다. 이는 인공와우 이식 후 가장 만족한 공연이 재즈 공연이었던 바버라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또한 짧고 특징적인 선율 조각이 청각 기억에 담기 쉽기 때문이다. 베토벤이 점차 피아노와 맺은 관계의 진화가 미친 영향도 느낄 수 있다. 스트라빈스키는 「대푸가」를 “더없이 현대적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현대적일 작품”(275쪽)이라고 일컬었다. 200년 넘게 베토벤에게 위대한 음악가의 위상을 유지해준 이 현대성은 청각장애를 극복한 결과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리고 귀가 멀면서 기존의 방법들을 조금씩 개선해간 덕분에 선취될 수 있었다.

“그는 청각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다”
한계를 껴안은 베토벤과 바버라, 두 사람의 공명
『소리 잃은 음악』에서 저자는 아내 바버라의 삶을 통해 베토벤을 더 분명히 알게 되고, 베토벤의 음악과 삶을 통해 바버라의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이 작업은 바버라를 무리하게 격상하려거나, 비범한 베토벤을 부당하게 끌어내리려는 시도가 아니다. 두 사람은 후천적인 청각장애를 얻었고, 둘 다 조금의 소리라도 듣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장애를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인 채 그 경계를 넓혀가려는 시도였다.
두 사람의 자취가 교차하고 호응하면서 종종 온전히 읽히지 못하는 베토벤 음악에 담긴 서정성, 유약함과 연약함이 더 섬세하게 드러나고, 베토벤이 겪었을 사회적 고립을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종이 위에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자신에게 소리를 들려줄 장치를 고안하고, 피아노와 세심하게 접촉하는 비범한 작곡가의 삶. 그리고 들을 수 없어도 아이들의 매 공연에 참석하고, 지역사회 모임에 나가고, 단 하루를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평범한 여성, 엄마, 아내, 이웃의 삶. 이 둘의 성취와 온전한 삶을 향한 의지가 다르지 않음을 이 책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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