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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양장본 HardCover)
| A5
ISBN-10 : 8901051591
ISBN-13 : 9788901051598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박완서 | 출판사 웅진씽크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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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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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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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작가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박완서는 여전히 입심과 수다, 재미를 갖춘 작품으로 대중작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의 대표작『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가 150만 부 돌파 기념, 출간 13년만에 양장본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전적으로 기억에 의지해 쓴 자전적 소설로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의 꿈같은 어린 시절과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20대까지를 맑고 진실되게 그려낸 소설이다.

강한 생활력과 유별난 자존심을 지닌 어머니, 이에 버금가는 기질의 소유자인 작가 자신, 이와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기질의 오빠와 어우러져 가는 가족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30년대 개풍지방의 풍속과 훼손되지 않은 산천의 모습, 생활상, 인심 등을 유려한 필치로 그렸으며 1950년대 전쟁으로 무참히 깨져버린 가족의 단란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저자소개

저자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를 거쳐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40세 때 《여성동아》에 장편소설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칠순을 넘긴 오늘날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크게 전쟁의 비극, 중산층의 삶, 여성 문제 등의 주제로 압축해 볼 수 있는데, 각각의 작품마다 특유의 신랄한 시선과 뛰어난 현실 감각으로 우리 삶의 실체를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중앙문화대상(1993),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등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나목》, 《휘청거리는 오후》, 《목마른 계절》, 《도시의 흉년》, 《욕망의 응달》, 《오만과 몽상》,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창작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배반의 여름》,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저문 날의 삽화》, 《한 말씀만 하소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수필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혼자 부르는 합창》,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살아 있는 날의 소망》, 《한 길 사람 속》,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어른 노릇 사람 노릇》, 《두부》

기행문 《모독》

목차

다시 책머리에
작가의 말

야성의 시기
아득한 서울
문밖에서
동무 없는 아이
괴불 마당 집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빠와 엄마
고향의 봄
패대기쳐진 문패
암중모색
그 전날 밤의 평화
찬란한 예감

작품 해설

책 속으로

소꿉장난을 하다가 한 아이가 술래잡기를 할래? 하면 우르르 따라 하듯이 누군가가 뒷간에 가자 하면 똥이 안 마려워도 다들 따라가서 일제히 동그란 엉덩이를 까고 앉아 힘을 주곤 했다. 계집애들도 치마 밑에 엉덩이를 쉽게 깔 수 있는 풍차바지를 입을 때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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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장난을 하다가 한 아이가 술래잡기를 할래? 하면 우르르 따라 하듯이 누군가가 뒷간에 가자 하면 똥이 안 마려워도 다들 따라가서 일제히 동그란 엉덩이를 까고 앉아 힘을 주곤 했다. 계집애들도 치마 밑에 엉덩이를 쉽게 깔 수 있는 풍차바지를 입을 때였다. 대낮에도 뒷간 속은 어둑시근해서 계집애들의 흰 궁둥이가 뒷간 지붕의 덜 여문 박을 으스름 달밤에 보는 것처럼 보얗고도 몽롱했다.
엉덩이는 깠지만 똥이 안 마려워도 손해날 것은 없었다. 줄느런히 앉아서 똥을 누면서 하는 얘기는 왜 그렇게 재미가 있었는지, 가히 환상적이었다. 옥수수 먹고 옥수수같이 생긴 똥을 누면서 갑순네 누렁이가 새끼를 여섯 마리나 낳았는데 누렁이는 한 마리도 없고 검둥이하고 흰둥이하고 흰 바탕에 검정 점이 박힌 것밖에 없으니 참 이상하다는 따위 하찮은 얘기가 그 어둑시근하고 격리된 고장에선 호들갑스러운 탄성을 지르게도 하고, 옥시글옥시글 재미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도 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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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의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50만 부 돌파 기념 고급 양장본 출간!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박완서는 여전히 입심과 수다, 재미를 갖춘 작품으로 대중작가...

[출판사서평 더 보기]

★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의 대표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50만 부 돌파 기념 고급 양장본 출간!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박완서는 여전히 입심과 수다, 재미를 갖춘 작품으로 대중작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소설은 우리 주위의 삶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도 현실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하지만 신랄한 정도로 현실감이 있으되 현실을 억압하지 않기에 리얼리즘 소설을 읽을 때처럼 무겁고 불편하지 않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는 출간된 지 10여 년이 넘었지만 소설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고, 중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작품이다. 독자들의 끊임없는 사랑으로 ‘150만 부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이 책들이 출간 13년 만에 고급 양장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04년 《엄마 마중》으로 백상문화상을 수상한 일러스트레이터 김동성이 책 속의 당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인물 그림을 표지에 그려 책의 품격을 한층 높여 주었다.


★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유년 시절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낸 최고의 성장 소설

박완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화가가 자화상을 그리는 심정으로, 묵은 기억의 더미를 파헤쳐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의 꿈 같은 어린 시절과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20대까지를, 한폭의 수채화와 한편의 활동사진이 교차되듯 맑고도 진실되게 그려낸 소설이다.
그런만큼 이미 발표된 박완서의 여러 소설 속에서 파편적으로 드러나거나 소설적으로 변용되어 나타난 자전적 요소들의 처음과 중간, 마지막까지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기존 박완서 소설의 모태 혹은 원형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박완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엄마의 말뚝>을 비롯해서 여러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소설적 탐구의 대상이 되어 온 작가의 가족관계, 즉 강한 생활력과 유별난 자존심을 지닌 어머니와 이에 버금가는 기질의 소유자인 작가 자신, 이와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기질의 오빠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가족관계를 중심으로 30년대 개풍지방의 풍속과 훼손되지 않은 산천의 모습, 생활상, 인심 등이 유려한 필치로 그려지고 있다.
자연과 인간이 그 자체로 하나가 되어 노닐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자만이, 그것도 풍부한 감성으로 순우리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박완서라야만 가능한 문체의 아름다움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으며, 1940년대에서 1950년대로 들어서기까지의 사회상이 어떤 자료보다도 자상하고 정감있게 묘사되고 있다.
또한 1950년대 전쟁으로 무참하게 깨져버린 가족의 단란함, 그렇게 되기까지 엎치고 덮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로서 주인공이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히는 것으로 매듭짓는 소설의 말미는 박완서가 왜 소설가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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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권혁찬 님 2013.09.22

    책을 읽는 재미는 어쩌면 책 속에 있지 않고 책 밖에 있었다

회원리뷰

  • 좋아요 | ti**7 | 2020.04.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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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著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란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著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란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읽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의 후속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어 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다.

    뒷 권을 먼저 읽고 난 후에 앞 권을 읽는 샘이 되었다

     

    뒷권은 20대때 전쟁통에 벌어진 일을 주로 이야기 하고

    앞편은 일제시대 부터 전쟁전까지의 이야기를 주로 한다

     

    이 책의 2018년 3월판이 3판 48쇄가 되는데

    그만큼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왔던 책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이런 책을 왜 이제사 접했는지 그게 그져 아쉽다.

     

    유명 소설가의 책은 유명소설가의 책 답다는 걸 느낀다 나는..

    글의 짜임새라든지 단어 하나하나의 허트러짐없는 뭐 그런거도 있지만

    이야기가 현실감 있고 생동감이 있고 재미가 있다.

     

    오랜세월이 지나 어린시절을 회고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진데

    더구나 그것을 글로 표현해 낸다는거는 더욱 어렵다고 보는데

    역시 작가님은 그것을 그리도 섬세하게 재현해 내는 솜씨가 탁월하시다.

     

    지금은 이북땅이 되어버린 개풍땅의

    오래된 수채화를 보는 듯 하다

     

    이런류의 사실적인 책이 많았으면 좋겠다

    어떤 역사교과서 보다 낫다.

     

    2018.7.13

     

     

     

  •   기억과 위로의 맛, 싱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읽고 근 10년 만에 이 책을 다시...

     

    기억과 위로의 맛, 싱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읽고 근 10년 만에 이 책을 다시 펼쳐보았다. 10년이란 세월에 핑계를 대고 말하자면 사실 세부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진 않았었다. 다만 ‘싱아’의 상징성만은 나름대로 뚜렷이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싱아는 산기슭에서 흔히 자라 어린잎과 줄기를 생으로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시골 아이들이 즐겨 먹던 간식이었다고 한다. 소설 속 소녀는 시골구석에서 상경해 산 하나를 넘어야하는 문안의 학교를 다닌다. 문밖 동네에 살면서 문안의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외로운 통학길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소녀가 넘어 다녀야했던 인왕산 자락은 생기 있는 나무와 간식거리가 되는 풀, 열매들이 지천인 시골의 뒷동산에 비해 너무도 초라했다. 입이 궁금했던 소녀는 메마른 흙에 겨우 자라고 있는 아카시아 꽃을 뜯어 먹어보지만 비릿하고 들척지근한 맛에 곧, 시골에서 먹던 새콤달콤한 ‘싱아’를 생각한다. 소녀는 싱아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지극히 깨닫는다. 다시 말해 소녀에게 ‘싱아’는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물이라고 할 수 있다.

      허나 이번에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단순히 애틋한 향수(鄕愁)만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싱아’의 의미를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부족하지만 다시 새겨본 싱아의 의미를 밝혀보고자 한다. 우선 작품은 박완서 작가가 실제로 겪었던 유년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작가의 유년기는 1930년부터 1940년대 후반으로 일제의 침탈이 말미로 치닫는 시기였다. 극심한 침탈에 끝까지 저항의지를 잃지 않는 의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소시민들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시대에 맞춰 살아가기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일제를 증오했지만 망국의 현실 속에서도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고 작가가 몸담은 집안의 삶도 그러했다. 딸에게 신여성이 되기를 강요하고 일제를 저주하면서도 아들이 관청에 들어가 출세하기를 바랐던 엄마, 일제에 순응하는 것이 잘못인 줄 알고 평범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당하는 모습에 분노할 줄 알지만 현실에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오빠. 그들 주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소시민들이 전쟁과 삶을 경험하고 대응해나가는 모습. 소녀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성장해나갔다. 그리고 작품은 소녀가 어느새 60이 넘은 할머니 작가가 되어['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초판은 1992년에 발행되었다. 그리고 박완서 작가는 경기도 개풍에서 1931년도에 태어났다.] 덮어둔 기억을 다시 꺼내 글로 다듬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남대문통에서 장사하는 숙부는 성을 안 갈아서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식으로 할아버지를 원망했다. -

     

    여고 생활이 시작되었을 때 시국은 이미 일제 말기였다. 정규 수업을 며칠 받아 보지도 못하고 우리는 군수품 산업에 동원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전에 두 시간 수업을 받고 나면 교실이 곧장 공장으로 변했다. 군복에 단추를 다는 작업도 했지만 가장 오래 지속된 작업은 운모 작업이었다. -

     

    엄마의 생각은 뒤죽박죽이었다. 등화관제로 전깃불을 끄고 깜깜한 방에 죽치고 앉았을 때는 폭격을 맞아 다 죽는 한이 있어도 일본 놈들 폭삭 망하는 꼴이나 좀 봤으면 좋겠다고 폭언을 해서 누가 들을까 봐 겁나게 하다가도 아들이 일본인한테 잘 보이고 중하게 쓰인다는 것은 또 그렇게 자랑스러워 할 수가 없었다. … -

     

    소녀가 거기 숨은 까닭은 정신대 때문이었다. 마침 그보다 며칠 전에 딴 마을에서 우물에서 물을 긷던 소녀를 일본 순사가 정신대로 끌고 간 일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은 소녀의 부모가 동구 밖에 양복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니까 지레 겁을 먹고 딸을 거기다 감춘 것이었다. 사람을 빼앗기는 건 먹을 걸 빼앗기는 것보다 더 무서웠고 사람과 먹을 걸 한꺼번에 빼앗기는 세상은 보나마나 말세였다. -

      일제의 통치와 전쟁 속에서 혼란했던 40, 50년대의 한국 사회와 그 시대를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작가는 상당한 애정을 담아 담담하게 서술해나간다. 회상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한 발짝 떨어져 관조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대상과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시선은 극진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개인적 경험에 솔직한 심경과 나름의 이유를 붙여 마치 옆집 할머니가 들려주는 것 같은 생생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이 작품의 매력이 된다. 허나 시대의 파란을 고스란히 겪어온 작가에게 싱아와 고향을 떠올린다는 것은 그리움의 의미도 있지만 덮어둔 상처를 다시 꺼내야하는 아픈 과정이 될 수 있다. 생각을 떠올려 글로 다듬는 일을 하는 작가에게도 상처가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용기를 요하는 일일 것이다.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유년시절과 전쟁의 상흔을 떠올리며 얼마나 고뇌하고 다시 상처받는 두려움에 떨어야했을지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아마 순전히 기억에 의지한 소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을 환기시키기란 덮어 둔 상처를 이르집는 것과 같아서 힘들고 자신이 역겹기까지 하다. 그래서 그 일에서 놓여나면서까지 위안을 구했었는데, 다행히 지난 10년이란 오랫동안을 꾸준히 독자와 만나는 행운을 누렸으니 그만하면 충분히 위안을 받은 셈이다. … 내 기억의 맛은 언제나 젊고 싱싱하다. / p5 다시 책머리에 中

       다행히도 작품이 출간 된 뒤 10년 동안 독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TV프로그램 ‘느낌표’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되면서 개정판으로 출간된 책머리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특히 마지막 문장에서 작가는 독자와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얻은 위안을 원동력으로 삼아 상처받은 기억을 싱싱한 싱아의 맛으로 치환한다. 이는 시대가 개인(個人)에게 가한 아픈 기억을 사회적 관심과 동감으로 치유해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소통할 때 내가 겪은 상처를 상대가 그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작가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용기를 내 과거를 회상하고, 독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아픔을 생생히 읽어나갈 수 있도록 그 내용을 작품에 자상하게 담아냈다. 덕분에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인 우리는 과거의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 말미를 어떻게 살아왔으며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상처는 무엇인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우리는 시대가 개인에게 주는 상처는 결국 한 사회가 겪는 상처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의미를 깨달아 시대를 직접 겪어온 이의 생생한 증언에 관심과 공감을 기울이고 그 상처와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해본다. 그렇게 되면 싱싱한 싱아의 맛과 향이 다시 기억될 수 있는 사회가 올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어린 완서의 성장... | ar**ersia | 2015.01.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작가 박완서의 작품 중 두번째로 접한 소설이다. 전쟁 속에서 살아간 소녀의 성장을 담은 내용이다.  완서 언니의 ...
    작가 박완서의 작품 중 두번째로 접한 소설이다.
    전쟁 속에서 살아간 소녀의 성장을 담은 내용이다. 
    완서 언니의 멋진 필력과 일제와 6.25의 상황을 다 볼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 데나...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 데나 있었다.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했다. 발그르슴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녀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다. 입 안에 군친이 돌게 신맛이,아카시아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만일 것 같았다.' 요즘 아이들은 '싱아'를 알까? 내가 어릴 때는 위의 글에 나오듯이 정말 흔한 풀이었고 간식처럼 뚝뚝 꺾어서 껍질을 벗기고 새콤한 것을 잘도 먹었다. 그때에는 찔레순도 연하게 나오는 철이라 찔레순도 꺾어서 겉껍질을 멋기고 연한 부분을 먹었다. 싱아도 찔레순도 아카시아꽃도 그때의 아이들에게는 간식거리나 마찬가지였고 그때는 흔하디 흔한 풀이었지만 지금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만큼 먹거리가 좋아지고 다양해졌다는 것일 것이다.
     
    작가의 맹자의 어머니보다 더한 강한 모성을 소설속에 담아낸 부분을 <나목>에서도 읽었다. 물론 오빠에 대한 이야기도,고난한 지난 삶도 소설속에 고스란히 녹아나 그때의 시대와 실상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그녀가 개풍 박절골에서의 어린시절과 아들의 공부를 위하여 장손이며 맏이지만 서울행을 강행하여 홀로 삯바느질을 하여 강건하게 아들 공부를 시키고 더불어 딸인 그녀까지 신학문을 공부하게 하는 어머니의 강단진 모습과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집안의 들보노릇을 하는 오빠에 대한 기억과 그 주변인처럼 모든 것을 바라보고 '고발'하듯 담아내는 저자의 모습을 60년대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그때까지 담아낸 소설이다.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 보았다.'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듯이 혹은 자서전을 쓰듯이 써낸 글이라 저자는 '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냈기 때문에 더 사실적이고 진솔하고 꾸밈없는 글과 현실이 잘 담겨져 있어 어느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 같다. 누구의 인생을 들여다보던 한편의 드라마이고 한 편의 대하소설이겠지만 시대가 시대이고 그녀처럼 또렷하게 '기억'해 내고 '사실적'으로 담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읽으면서 '어쩜'하고 깜짝 깜짝 놀라며 내 유년의 기억을 떠올려 보지만 그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나기란 힘든 일이다. 그런면에서 박적골에서 아버지를 세 살에 여의어 할아버지를 혹은 아버지처럼도 여기면서 생활하는 적나라한 모습들은 내 어린시절과도 겹쳐 보지만 그런 생생함은 간혹인데 너무 사실적이라 그녀가 풀어내는 '자화상'이 아니라 한 편의 다큐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실감나서 빠져들며 읽게 된다.
     
    저자의 삶을 유지해 준것은 누구보다 생활력이 강하고 어느 아버지보다도 더 강건한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 밑에서 때론 아버지로 때론 아들로 오빠로 가장의 삶과 현실적 사상 속에서 우왕좌왕 하던 '오빠' 가 아니었나. 그녀의 어머니의 삶은 그야말로 '맹모삼천지교'보다 더한 삶인듯 하다. 자식들을 위하여 아니 집안의 기둥인 '아들'을 위하여 해마다 이사를 밥먹듯 해도 힘들이지 않고 하는가하면 삯바느질로 힘겨워도 꾹 참아내며 집장만까지 하는 강인함,한국의 어머니의 모성애와 강인함을 함께 보는 듯 하다. 그런 어머니를 보아오며 자랐으니 그녀 또한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닮아가는 강인함으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딸들은 자신의 '엄마'를 거울로 삼아 닮고 싶지 않지만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나이가 들어서 보게 된다.
     
    '아니 계집애가 집안 망신을 시켜도 분수가 있지,무슨 흉내를 못내 하필이면 덕물산 무당의 작두춤 흉내를 내느냐?'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박적골에서의 유년의 삶이 끝나는가 했는데 그래도 여름방학마다 박적골의 냄새를 잊지 않고 찾아 고향의 푸근함에 훔뻑 취하기도 했던 따뜻했던 시절을 점점 서울깍쟁이처럼 서울생활에 물들어 가고 영혼의 지주와도 같은 오빠의 삶을 통해 좀더 강단진 자신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과 함께 한 기억들을 사진의 필름에 담아 놓듯 정확하게 담아 놓아 훗날 '소설'속에 그대로 담아 내는 노력을 기울였으니 참으로 대단하고 그 노력에 감사할 따름이다. 혼란의 시기를 살아 온 사람들의 '증언'과도 같은 작품들을 읽다보면 우린 너무 쉽게 고난의 시절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정당한 '기록'을 남겨 놓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도 된다.
     
    오빠의 삶은 왠지 모르게 뭉크의 '절규'를 보는 느낌이다. 어딘지 모르게 그를 따라 다니는 죽음의 그림자가 어딘가에서 그를 노려 보고 있는듯 하지만 '유년의 기억'속에 나오는 저자의 삶은 길가에 흔하디 흔했던 싱아와 같은 잡초의 삶처럼 어디에서도 잘 견디고 생명력을 이어나갈 수 있을만큼의 강인한 힘을 얻고 있는듯 하고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세세하게 잡아내는 '매의 눈'과 같은 날카로움을 어린시절부터 간직하고 그 기억력을 잡아 준 것은 '어머니'의 이야기의 힘과 어머니가 오빠에게로 향하는 대신 그녀를 방치해두듯 했던 시간,그 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책인 고전의 힘이 아니었나 한다.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힘도 재밌게 빠져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책'을 따라 가게 되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준 책의 힘이 무엇보다 저자를 오늘날 우리곁에 있게 해 준듯 하고 저자를 외롭지 않고 잘 이겨내게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자신의 유년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놓치고 보지 못했던 부분도 볼 수 있고 자신을 또한 개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정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아니 다 어디로 갔을까? '당신의 유년의 기억은 다 어디에 있느뇨?' 묻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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