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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나의 자서전
196쪽 | 양장
ISBN-10 : 8972751650
ISBN-13 : 9788972751656
불과 나의 자서전 [양장] 중고
저자 김혜진 | 출판사 현대문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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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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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4 중고책도 좋아요. 가격도 싸고, 책도 거의 새 책 수준이고.... 5점 만점에 5점 kwa*** 2014.11.26
3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leeha*** 2014.04.16
2 약간 중고삘이 나지만 잘 읽겠습니다.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4점 plaping*** 2012.08.01
1 책 맨 뒤쪽에 작은 구멍이 나있는 걸 제외하면 상태가 아주 훌륭합니다 ^^ 5점 만점에 5점 dhwoo1*** 2011.02.16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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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스물네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스물네 번째 소설선, 김혜진의 『불과 나의 자서전』이 출간되었다. 2012년 등단 이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특별한 시선으로 새로운 김혜진만의 장르를 만들었다 평가받는 작가의 이번 신작은 2019년 『현대문학』 4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재개발 이후 빈부 격차로 양분된 지역사회 간의 갈등으로 황폐한 곳, 대물림되는 빈부에 대한 불안과 집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위태로운 욕망을 깊이 있게 그려낸 소설이다.

편견과 배제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
주류에서 소외된 이들의 절박함과 욕망

“내가 이러는 거 다른 사람들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필요해서 하는 일이에요.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고요“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딸에 대하여』, 산업화·도시화 사회 속에서 자존감을 잃고 소외당하는 현대인의 삶을 조명한 『9번의 일』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끈 김혜진의 신작 『불과 나의 자서전』은 소외된 이들에 또 한 번 주목한 소설이다.

재개발의 광풍마저도 번번이 빗겨간 달동네 남일동의 일부가 부촌인 중앙동으로 행정 편입되며 우리 가족은 중앙동의 주민이 된다. 내 부모는 원래 중앙동에 살았던 듯 남일동에 선을 긋지만, 친구들은 나를 남토(남일동 토박이)라 부르며 은근한 멸시의 눈총을 보낸다. 졸업 후 여행사에 취직한 나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동료를 변호하다 같은 신세가 되고, 그즈음 남일동으로 이사 온 주해와 그녀의 딸 수아를 만난다.
버려진 동네 같았던 남일동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삶을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내는 그녀들을 보며 나는 새로운 희망을 품지만 힘들게 입학한 중앙동 초등학교에서 수아가 남민(남일동에 사는 난민)이라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주혜를 보며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마침내 시작된 남일동 재개발사업. 조합 사무원으로 일하며 힘을 보태던 주혜의 숨겨왔던 부정한 과거가 밝혀지자 마을은 요동치고, 결국 모녀는 남일동을 떠나게 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나는 비로소 주류 사회에 편입하고자 했던 주혜의 일그러진 욕망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오버랩되는 나와 내 부모의 모습을 발견한다.

“오래전 어머니로 하여금 집 앞에 서서 멍하니 집을 올려다보게 만들었던 그 조마조마한 마음이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다는 것을. 여기 사는 한 그런 마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것들은 저절로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끝없이 누군가에게 옮아가고 번지며, 마침내 세대를 건너 대물림되고 또 대물림될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125~126쪽)

허상과 과욕에 물든 남일동에 활기를 불어넣은 주혜가 세상의 이중 잣대에 경종을 울리며 불합리한 사회를 헤쳐나가길 원했지만 결국 주혜도 같은 꿈을 꾸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 나는 남일동 전체가 허물어지는 것 외에는 이 불합리함을 타계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차라리 그 불이 여기 이 남일동 전체를 휩쓸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누구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져서 저 남일동을 모두 집어삼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무시무시한 남일동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다는 생각을 나는 했던 것입니다.”(167쪽)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동료를 변호하고, 한부모 가정이라는 편견 속에 쉽게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던 주혜와 수아에게 먼저 손 내민 나는 내 부모와 다르다 생각했지만 결국 나 역시 남토라 불리던 과거를 극복해내지 못한 존재였을 뿐이다. 좀체 낫지 않던 알러지는 결국 허상을 뒤집어쓴 내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자서전이였을 뿐이다.

공동체의 일원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각자의 어긋난 욕망으로 그 세계와 불화하며 번번이 좌절하고 마는 한국 사회의 씁쓸한 모습을 객관적이고 냉담한 시선으로 투사한 소설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혜진
1983년 대구에서 태어나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했다. 소설집 『어비』, 장편소설 『중앙역』『딸에 대하여』『9번의 일』이 있다.

목차

불과 나의 자서전 009
작품해설 174
작가의 말 191

책 속으로

나는 남일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우체국 옆 2층 주택. 대문을 열고 나오면 2차선 도로가 바로 보이는 집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는 그 주택 2층에 세 들어 살던 신혼부부였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몇 년 뒤 우리 가족은 조금 더 안쪽으로 이사했습니다.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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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일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우체국 옆 2층 주택.
대문을 열고 나오면 2차선 도로가 바로 보이는 집이었습니다. 우리 부모는 그 주택 2층에 세 들어 살던 신혼부부였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몇 년 뒤 우리 가족은 조금 더 안쪽으로 이사했습니다. 달산이 바로 올려다보이는 남일동의 가장 구석진 곳이었습니다.
-15-16쪽

시간이 지나고 왜 숨바꼭질하듯 숨어서 그 집을 볼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기 전까지 나는 경매로 집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서 빼앗은 집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누군가의 슬픔과 불행을 목격하는 대가로 싼 집을 구입할 때 각오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때는 알 리가 없었습니다.
-81쪽

홍이 씨. 그렇게 해서 사람들 마음을 어떻게 얻나요?
사람들 마음을 얻어야 해요?
주해는 내 팔을 잡고 소곤거렸습니다.
홍이 씨. 난 여기서 오래 살고 싶어요. 여기 아니면 갈 데도 없고요. 알잖아요. 내가 이러는 거 다른 사람들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필요해서 하는 일이에요.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고요. 난 정말 잘하고 싶어요.
-95쪽

3학년 8반 남토.
아이들은 나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게 남일동 토박이의 준말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
다. 누가 먼저 시작하고, 언제부터 그렇게 불렀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따져 물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내가 남일동에서 중앙동으로 온 것이 아니고, 중앙동에서 남일동으로 온 경우였다고 해도 그 애들이 그럴 수 있었을까요.
-100쪽

이곳을 떠나려는 사람이나, 남으려는 사람이나. 어쨌든 여기 사는 동안엔 안고, 견디고, 마주
해야 하는 두려움의 감정을 새삼 상기하게 된 것입니다.
오래전 어머니로 하여금 집 앞에 서서 멍하니 집을 올려다보게 만들었던 그 조마조마한 마음이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다는 것을. 여기 사는 한 그런 마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것들은 저절로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끝없이 누군가에게 옮아가고 번지며, 마침내 세대를 건너 대물림되고 또 대물림될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125-126쪽

이모, 있잖아. 이모 남민 뭔지 알아?
그리고 내가 햄버거를 거의 다 먹어갈 때 즈음 수아가 내 눈을 보며 물었습니다. 나는 접시 한쪽에 케첩을 조금 더 짜주며 말했습니다.
난민? 난민 알지. 오늘 학교에서 배운 거야?
아니, 난민 아니고 남민. 난 아니고 남. 남민 말이야.
남민? 몰라. 남민이 뭔데?
이모 몰라? 진짜 몰라? 남일도에 사는 난민이라는 말이잖아.
-136쪽

아니, 차라리 그 불이 여기 이 남일동 전체를 휩쓸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누구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져서 저 남일동을 모두 집어삼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무시무시한 남일동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다는 생각을 나는 했던 것입니다.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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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기 응시를 통해 혐오를 비추는 불빛, 패배가 만들어내는 뜨거운 눈빛 공동체에 우연히 생긴 경계는 서로를 경쟁시켜 바람직한 시민/주체를 생산했다. 그 분할을 자신의 본질로 설명하려는 자기 서사로부터 혐오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자신의 노력에 대...

[출판사서평 더 보기]

자기 응시를 통해 혐오를 비추는 불빛,
패배가 만들어내는 뜨거운 눈빛

공동체에 우연히 생긴 경계는 서로를 경쟁시켜 바람직한 시민/주체를 생산했다. 그 분할을 자신의 본질로 설명하려는 자기 서사로부터 혐오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자신의 노력에 대한 자부심은 분할 저편에 대한 낙인과 배제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쪽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불안과 이편으로 떨어진다는 두려움이 가족의 사랑을 타고 대대로 전해져왔다. (……) 소설은 “안타까움과 미안함” 같은 공동체에 대한 낭만적 향수로도, “후회나 죄책감” 같은 윤리적 성찰로도 비약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곳에 서 있는 동안 내가 느낀 건 그런 실감”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재개발이 만들어내는 마음들을, 그것에 휘둘리며 자라온 ‘나’의 내력까지 냉철하게 정면으로 보는 실감을 갖고자 한다.
-김건형, 「작품해설」 중에서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스물네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이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렸고,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013부터 018은 지금의 한국문학의 발전을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출생 작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으며, 019부터 024까지는 새로운 한국문학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패기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발간되었거나 발간 예정되어 있는 책들은 아래와 같다.

001 편혜영 『죽은 자로 하여금』(2018년 4월 25일 발간)
002 박형서 『당신의 노후』(2018년 5월 25일 발간)
003 김경욱 『거울 보는 남자』(2018년 6월 25일 발간)
004 윤성희 『첫 문장』(2018년 7월 25일 발간)
005 이기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2018년 8월 25일 발간)
006 정이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2018년 9월 25일 발간)
007 정용준 『유령』(2018년 10월 25일 발간)
008 김금희 『나의 사랑, 매기』(2018년 11월 25일 발간)
009 김성중 『이슬라』(2018년 12월 25일 발간)
010 손보미 『우연의 신』(2019년 1월 25일 발간)
011 백수린 『친애하고, 친애하는』(2019년 2월 25일 발간)
012 최은미 『어제는 봄』(2019년 3월 25일 발간)
013 김인숙 『벚꽃의 우주』(2019년 4월 25일 발간)
014 이혜경 『기억의 습지』(2019년 5월 25일 발간)
015 임철우 『돌담에 속삭이는』(2019년 6월 25일 발간)
016 최 윤 『파랑대문』(2019년 7월 25일 발간)
017 이승우 『캉탕』(2019년 8월 25일 발간)
018 하성란 『크리스마스캐럴』(2019년 9월 25일 발간)
019 임 현 『당신과 다른 나』(2019년 10월 25일 발간)
020 정지돈 『야간 경비원의 일기』(2019년 11월 25일 발간)
021 박민정 『서독 이모』(2019년 12월 25일)
022 최정화 『메모리 익스체인지』(2020년 1월 25일)
023 김엄지 『폭죽무덤』(2020년 2월 25일)
024 김혜진 『불과 나의 자서전』(2020년 3월 25일)
025 이영도(근간)
026 듀 나(근간)
027 조 현(근간)
028 백민석(근간)
029 김희선(근간)
030 최제훈(근간)

현대문학 × 아티스트 송지혜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송지혜
198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섬유예술과와 동 대학원 졸업. 경기도미술관, 슈페리어갤러리, 롯데갤러리, 박영덕화랑, 에스플러스갤러리, 가나아트에디션 등 국내외에서 수차례 전시. 컬러링북 『시간의 정원』(2014, 북라이프), 『시간의 방』(2015, 북라이프) 시리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26개국에 판권 수출. 국내 단행본 사상 최고 금액으로 북미 판권 수
출. 한국, 미국, 영국, 대만 베스트셀러. 2015년 미국 아마존 〈올해의 작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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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내 그릇을 비우고 타인이 담기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는 작가. 담백하고 진솔하며 한 그릇 밥이나 물같은 김혜진 작가의 책을 ...

    내 그릇을 비우고 타인이 담기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는 작가. 담백하고 진솔하며 한 그릇 밥이나 물같은 김혜진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요즘 트랜디한 여성작가들에게  흔하디 흔한 투철한 자기애의 1인칭 화자의 고집이 없다. 일관되게 묻는 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그 한계와 가능성이고 소외된 작은 1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다가가 앉아 귀기울인다.

    맹모삼천으로 예찬되는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의 형태는 실은 정확히 계급에 대한 불안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내 아이도 이 동네 아이들과 비슷하게 자라날 거라는 불안,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싶은 대리욕망과 비틀린 사랑의 모습.이를 본 자녀는 친구들과 자신의 삶을 분할되는 경험을 하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슬픔을 느낀다. 이는 죄책감과 동시에 부모에게 연민과 동시에 혐오를 느끼도록 만들고 마음에서 몸으로 드러나며 알레르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런 마음은 세대를 거듭하며 재생산 되고 계승된다. 남일동의 주해와 수아 모녀를 통해 엄마와 자신을 바라보는 홍이는 재개발을 통한 가족사로부터 한국사회의 축조원리를 보여준다. 자신의 불안을 자식에게 투사하는 특정한 방식을 고안해 왔다는 것이다.

    .

    부모의 감정은 언제나 또렷하고 부풀려져서 자녀에게 가 닿는 법이다(p.24)

    .

    남일동은 허물어지고 재개발은 시작된다. 그리고 또 더 높히 오르기위해 허물어질 운명을 갖고있다.

    불 그리고 나, 남일동에서의 나의 기록

  • 정의란, 그리고 삶이란 | cj**17 | 2020.06.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삶은 그저 행복한것이기만 할까. 살고싶어 이사한곳에서 아등바등 하면서 살아가고, 개선할거는 개선하고 살고있는 사람에게 뒤늦게...

    삶은 그저 행복한것이기만 할까.

    살고싶어 이사한곳에서 아등바등 하면서 살아가고, 개선할거는 개선하고 살고있는 사람에게 뒤늦게 와서 이사람은 과거에 죄가 있다 해결하라 하면 해결이 될까.

    번지수를 한참 잘못찾아도 이리 잘못 찾을까.

    님일동이 왜 남일도가 되었을까

    뭐가 문제일까

     

    사람이 가른다.

    항상 사람이 여기서 저기를 가른다.

    거기서 많은 생각이 오간다.

    그리고 지속된다.

    재개발은 자기 마음에서부터, 편가르기는 제발 안했음한다.

    우리는 인간이다.

    축생을 살면 안되는 인간이다.

     

    이책은 많은 생각을 느끼게해준다.

    주변에 충분히 있을법하다.

    그런데 과연 그게 웃고 넘길일일까 싶다.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인 사람들.

    그져 길어봤자 한세기를 살까말까한 사람들인데.

    다같이 잘살고 잘있다가 떠나면 안되는 걸까.

  • 불과 나의 자서전 | os**527 | 2020.05.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주인공에게 남일동은 뭐였을까? 남일동은 달동네?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

    주인공에게 남일동은 뭐였을까?


    남일동은 달동네?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재개발이 필요한, 돈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그런 동네였다.


    화자의 부모님은 지금은 비록 남일동에 살지만, 남일동에서 탈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남일동에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구획정리로 중앙동에 편입되지만 남일동에는 다시 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부모님이 남일동에 사는 아이들과 화자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에서, 그냥 현실이 보였다.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꺼려하는 현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나뉜 친구들의 부류

    타워팰리스 앞에 판자촌이 뭔가 또 연상되면서... 참 씁쓸했다.



    책에 꽤 당찬 여성, 주해가 나온다.

    혼자서 딸을 키우는 싱글맘인데, 이 남일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구청에 이야기 해서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을 설치하고

    가파른 산 윗쪽까지 올라올 수 있는 마을버스를 위해 노력한다.

    그 모습에 박수를 치며 보고 있는데, 결국 주해는 타의로 인해 남일동을 떠나게 된다.

    떠날 때가 되어서 떠났을 수도 있지만..


    남일동은 그런 곳이었다.

    사연이 없다면 이사오지 않으며, 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곳...

    블랙홀 같은 곳이었다. 남일동주민이라고, 줄여서 남민이라고도 하는 그 내용이

    너무 처절한 현실같아서 괜히 마음이 아팠다.


    주해가 남일동을 떠나고, 다시 폐허처럼 변해가는 남일동..

    주해가 남긴 것은 무엇이었으며, 주해는 왜 떠돌이가 되어야 하는지...

    누구하나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들이, 패배자들이, 소외자들이 모여사는 동네, 남일동세상이었다.

  • 김혜진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신작 <불과 나의 자서전>도 그랬다. 남일동 출신인 '나'...

    김혜진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신작 <불과 나의 자서전>도 그랬다. 남일동 출신인 '나'는 아버지가 경매에 나온 집을 구입해 겨우 중앙동으로 이사간다. 나의 부모는 남일동 출신임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듯 남일동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퇴사 후 달리 할 일이 없는 나는 틈만 나면 남일동으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남일동에 있는 약국에서 우연히 남일동으로 갓 이사 온 싱글맘 주해와 그의 딸 수아를 만난다. 혼자 힘으로 어린 딸을 키우느라 바쁜 주해를 보다 못한 나는 주해가 일하는 시간에 수아를 돌보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진다.


    나에게 주해는 여태껏 보지 못한 유형의 인간이다. 나의 부모는 경매에 부쳐진 이웃의 집을 사서라도 자신들의 처지를 바꾸려고 하는 인간들이고, 나의 예전 이웃들을 그런 나의 부모를 손가락질하면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 인간들이다. 그런데 주해는 남일동에 사는 처지를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도 않는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스스로 발품을 팔아서라도 고치려고 노력하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현실을 바꿔보려고 애쓴다. 나의 부모는 그런 주해가 어리석고 미련하다고 욕하고, 이웃들은 그런 주해를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어느 누구도 주해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


    주해에게 나는 어떤 인간으로 보였을까. 나는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직원을 변호하다 자기도 따돌림당하는 신세가 되어 퇴사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만큼 정의롭지도 않고 순순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만큼은 성숙하지만, 불의에 맞서고 순종하길 거부할 만큼 용감하지는 못하다. 나는 주해를 볼 때마다 자신의 결점을 의식하고, 주해 역시 남일동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나로부터 완전한 이해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안다. 모르는 사람의 비난보다 아는 사람의 배신이 가슴에 더 사무치는 법이다.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읽는 동안 여러 대목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남의 불행을 보고도 눈 돌렸던 때가 생각나서 부끄러웠고, 불의인 줄 알면서도 눈 감았던 때가 생각나서 부끄러웠다. 의로운 사람이 스스로를 희생해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을 보고도 감사하지 않았던 때가 생각나서 부끄러웠고, 오히려 그런 사람을 오해하고 그러한 오해를 합리화했던 때가 생각나서 부끄러웠다. 편한 길을 가기는 쉽고, 불편한 길을 가기는 어렵다. 불편하게, 어렵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될 수 있을까.

  • 불과 나의 자서전 | di**ni | 2020.04.1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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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 PIN024 / 불과 나의 자서전 / 김혜진 소설

    요즘 애정해서 읽는 책 중 하나가 바로 PIN 시리즈인데 기존 알고 있던 작가들은 또 다른 모습을 접할 수 있고 처음 만나게 된 작가들은 색다른 문체를 접할 수 있어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더욱이 이번 PIN024는 <딸에 대하여>를 썼던 김혜진 작가님의 작품이라 다른 시리즈보다 기대감이 배가 됐던 것 같다.

    먹고 살만하면 터를 잡지 않을 남일동, 사람들의 인식 속에 낙후되고 위험해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말을 섞는 자체만으로도 후진 인간이 되어버릴 것 같은 강한 선입견이 모두에게 자리잡은 남일동에 터를 잡은 홍이 부모님, 아버지는 조달청에서 일하지만 너무도 적은 월급 때문에 남일동을 벗어나기란 쉽지가 않다.

    가진게 없어 남일동에 살고 있지만 자신은 남일동 사람들과 다르다는 인식을 스스로 매일 주입하는 부모님은 홍이가 어둑해질때까지 놀기라도하면 큰일날 것처럼 아이를 다그친다. 누구네 엄마는 가게를 하느라 애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늦게까지 놀지만 너는 아니라면서 홍이에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마지막 자존심을 투영시키는 모습에서 남일동에서 살아가는 버거움과 지긋지긋함이 고스란이 느껴진다.

    그렇게 심적으로 힘들었던 남일동에서의 삶 속에서 홍이 부모님은 단칸방을 벗어나 경매로 단독주택을 매입하게 된다. 없이 사는 사람 집 빼앗아 살면 좋냐는 이웃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고 낡고 낡은 단독주택을 살뜰하게 보살폈던 아버지, 그전까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남일동 사는 아이란 딱지가 붙어 학교에서 시선을 받아야했던 홍이에겐 부모님 명의로 된 그 집이 딱히 그전에 살던 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어쨌든 남일동을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남일동의 안좋은 기억은 고스란이 남아있다. 다행이라면 남일동이 반으로 쪼개지며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홍이네는 더이상 남일동 사람들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 뿐일까, 어찌됐던 홍이는 성인이 되었고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알레르기 때문에 남일동 초입에 있는 제일약국에 드나들면서 남일동에 새로 터를 잡은 주해와 수아 모녀를 알게 된다.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데리고 어둡고 더러운 골목 끄트머리에 자리를 잡은 주해 모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주해는 씩씩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지금까지 더럽고 낙후되어 불편하게 살아야했던 남일동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처음엔 깜깜한 골목에 가로등을 들여오는 것부터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집앞까지 들어오지 않는 마을 버스와 행정구역 때문에 딸 수아가 먼 초등학교로 입학통지를 받은 일 등 주해가 이사오고부터 남일동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동네가 후지니까 없다, 안된다라고 생각하며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희망이 빛이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재개발이 되면 아파트 딱지라도 얻을 수 있을거란 주해의 희망은 그녀 과거로 인해 깡그리 무너져버렸고 그런 그녀를 오해의 눈길로 바라본 홍이는 떠나는 그녀를 제대로 배웅조차 하지 못한다. 그렇게 남일동에서의 일들은 오늘 재개발 철거 시작으로 제일약국이 허물어지면서 홍이에게 많은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읽으며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며 임대 아파트 주민들을 배척하는 집단 이기심이었다. 잘사는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나에게도 그런 기억들이 있었기에 아마도 홍이가 보고 겪은 기억들이 더 아프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의미없이 전해진다는 사실이 더 아프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길 하나를 두고 귀족과 평민 세계를 그어놓듯 행동하는 그들의 얄팍한 인성에도 놀랐지만 그것을 그대로 흡수해버리는 아이들의 행동에서도 늘 안타까움과 분노,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체념등은 이미 주변에서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소설이 더 묵직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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