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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겔다마
502쪽 | A5
ISBN-10 : 8932009538
ISBN-13 : 9788932009537
아겔다마 중고
저자 박상륭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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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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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issf***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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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독특한 소설 창작의 세계를 구축한 중견 작가의 소설 집. 우리 샤머니즘이 잔존하고 있는 전통적 마을을 무대로 하면서 이야기되는 사건 속에 불교 및 기독교 의 세계관이라든가 인류의 신화적 원형 등을 차용해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저자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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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박상륭, 아겔다마 | yo**i | 2005.07.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1
    어머니, 대지는 자궁이다. 그곳에 댄 보습날, 대지를 부드럽게 갈아엎고 그 틈으로 심겨지는 씨앗은 아버지, 이것은 온순하고 지...
    어머니, 대지는 자궁이다. 그곳에 댄 보습날, 대지를 부드럽게 갈아엎고 그 틈으로 심겨지는 씨앗은 아버지, 이것은 온순하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연의 모습이다. 그러나. 박상륭의 소설에서 대지는 불모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궁, 말라비틀어진 땅. 토착민들은 모두 가뭄에 신음하거나 기아에 허덕이고 있고 외팔이, 장님, 꼽추, 노파 등 장애를 안고 있다. 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잃었고 돌처럼 굳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쿠마場의 영감은 장례를 책임지고 있는 마을의 '신기'로 관으로 쓰이는 항아리 안에 평생 앉아있다.) 날씨는 늘 폭설이 내리거나 안개가 끼거나 하여 무엇 하나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그러나 불모의 대지에도 반드시 생명이 깃들어야 하기에 신의 '말씀'의 형태로 젊고 잘생긴 '장돌뱅이'가 이 대지를 순례한다. 그가 뿌린 씨앗은 셀 수 없어 마을마다 그의 사생아가 창궐한다. 처음에 그가 도달했을 때 '더러운 것'이라며 처형하려던 마을의 토착민 - 대체로 영감이나 노파처럼 생식력을 잃은 '미이라'같은 존재가 그 마을의 샤먼이며 마을 주민들은 모두 불구의 몸이다. - 들도 결국 그의 왕성한 생식력을 찬양하며 기꺼이 몸을 바친다. 이 기묘한 순례자가 지나치는 곳은 강간, 방화, 살인 등이 일어나고 마을 주민들은 대체로 몰살당한다. 완전히 불살라진 대지 위에 순례자는 의무처럼 씨를 뿌린다. 그의 '정충'이 마을의 여인, 대지에 심겨진다. 완벽한 파괴는 완전한 초기화, 순수의 재탄생을 의미하고 깨끗하게 원형으로 돌아간 대지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몸을 열어 씨를 받는다. 소설집의 제목이자 맨 앞장에 수록된 '아겔다마'에서 볼 수 있듯이 박상륭의 소설에서 파괴는 이미 불모화된 세상의 초기화를 위한 필요악이다. 가롯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고 그의 양어미를 강간 살해한 후 목숨을 잃는다. 이 피비린내 나는 서막 이후 소설은 내내 '창세 이래, 그 중 탁하고, 그 중 어둡고, 그 중 음산스러운' 날씨 속에서 끝없이 파괴당하는 대지와 그럼으로써 다시 생산성을 얻는 자궁을 그리고 있다. 어머니를 강간하는 극단의 폭력을 통해 모든 생명체가 원형으로 회귀하며 어머니를 생매장하는 아들은 기꺼이 그것을 어머니의 '재탄생'이라고 명명한다. 이 극단의 폭력은 모두 박상륭의 소설에서 고갈된 생명력을 채우기 위한 '실험'이다.(단편 '숙주'에서 이 실험은 아편중독자로 가득 채워져 있던 한 국가에서 일어난 일들로 보다 상세하게 형상화되어있다. 무기력한 아편중독자들은 결국 치밀하게 계획되어진 계획과 실험, 그리고 모략에 의한 암살로 인해 정화되어진다. 이처럼 박상륭의 세계에서 폭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완벽한 파괴만이 완전한 회귀를 약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험으로 인해 대지는 정화되고 다시 생명을 잉태한다. 삶과 죽음은 완전히 동일화되어 죽음이 삶이 되고 삶의 모습은 꼭 죽음과도 같다. 이는 박상륭 소설의 근원이 되는 기독 철학과 동양적 샤머니즘의 절묘한 결합에서 자연스럽게 불어져나오는 철학이다. 이 소설은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며 몸 속 깊은 곳에서 불어나오는 생명의 읊조림이다. 그러기에 이것을 단순하게 '소설'이라는 장르로 구분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무덤속에서 풍겨나오는 음험한 향기에 책장을 쉬이 넘기기 어려웠다. 여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히 찬 것도 모자라 넘쳐나오기까지 하는 글자들이 벌레처럼 온몸을 스물스물 기어다녔다. 정교하게 짜여진 문장들은 모두 생명을 가지고 지독한 냄새를 풍겼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은 땅 속 깊은 곳을 헤매었다. 이 소설은 독자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감동도 따스함도 감상적인 기분에 젖게도 허락하지 않는다. 책을 펼치는 순간 알게 되리라. 끝없는 무덤 가운데로 끌려들어가는 스스로를. 나는 '장돌뱅이'의 바랑 속에 갇혀 불모의 대지를 끝없이 순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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