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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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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ISBN-10 : 1195949987
ISBN-13 : 9791195949984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파스칼 키냐르 | 역자 송의경 | 출판사 프란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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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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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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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국내에서 소개된 파스칼 키냐르의 작품 중 희곡 형식으로 쓰인 첫 작품이다. 내레이터와 사제 시미언, 그리고 딸 로즈먼드가 최소한의 소도구만 놓인 널찍한 무대에서 고요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부름’이라는 행위로 연결되어있다. 키냐르가 19세기의 사제 시미언을 불러냈듯이, 노 사제는 오래전 죽은 아내를 목 놓아 부른다. 이른바 이중의 초혼극이, 섬세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진다.

저자소개

저자 : 파스칼 키냐르
1948년 프랑스 노르망디 주 베르뇌유쉬르아브르에서 태어났다. 음악가 집안인 부계와 언어학자 집안인 모계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에 실어증을 겪었는데, 이는 ‘침묵 속에서 말하기’라는 그의 창작적 동기와 닿아 있다. 1969년에 『말 더듬는 존재』로 데뷔했으며, 이후 『소론집』, 『뷔르템베르크의 살롱』, 『샹보르의 계단』 등을 출간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세상의 모든 아침』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프랑스 문학계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1994년에 그는 읽는 것과 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며 돌연 모든 공적인 일에서 물러나 파리의 은둔자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은밀한 생』,『로마의 테라스』를 비롯하여, ‘마지막 왕국’ 연작인 『떠도는 그림자들』, 『옛날에 대하여』, 『심연들』과 『음악 혐오』, 『부테스』등이 있다. 『떠도는 그림자들』로 2002년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역자 : 송의경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와 덕성여자대학교에 출강했다. 옮긴 책으로는 키냐르의 작품인 『은밀한 생』, 『로마의 테라스』, 『떠도는 그림자들』,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섹스와 공포』, 『옛날에 대하여』, 『빌라 아말리아』, 『신비한 결속』, 『부테스』, 『눈물들』과 그 외에 『슬픈 아이의 딸』, 『당신도 나도 아닌』,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공역)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옮긴이의 말_낙원을 복원하기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책 속으로

― 성직자였던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신앙생활을 소홀히 했다. 숲의 노랫소리와 열한 개 빙하 호수의 물결 소리에 화답했다.(9쪽) ― 그는 심지어 꽉 잠기지 않은 살수장치에서 마당의 포석 위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기보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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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직자였던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신앙생활을 소홀히 했다. 숲의 노랫소리와 열한 개 빙하 호수의 물결 소리에 화답했다.(9쪽)

― 그는 심지어 꽉 잠기지 않은 살수장치에서 마당의 포석 위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기보했다.(9~10쪽)

― 갑자기 소리들로 웅성거리는 기이한 사제관에 나는 불현듯 매료되었다. 그리고 죽은 아내에 대한 사랑이 끊임없이 서성이는 이 정원에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10쪽)

― 생명이 없는 사물들에게도 나름의 음악이 있다. 수도꼭지에서 반쯤 찬 양동이 속으로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라.(13쪽)

― 그는 뭔가 다른 것에 골몰해 있음이 역력하다. 거실에서 서성인다. 꿈을 꾸는 사람처럼,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처럼, 낡은 집을 구경시켜 주는 사람처럼, 자신이 기억하는 어느 세계로 옮겨가고 싶은 사람처럼.(24쪽)

― 정원은 늙지 않는 신비로운 얼굴이란다. 오, 심지어 나날이 젊어지는 경이로운 얼굴이야. 계절마다 한층 아름다워지는 얼굴이지. 나는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미궁에 빠져있단다.(55쪽)

― 사랑은 절대적인 거니까. 사랑에 유통 기한 따위는 없어.(58쪽)

― 커다랗고 하얀 불길 같은 여인의
아름다운 육체가 흘러내린 옷들 위에
서 있다가 옷들을 건너뛰는 소리.
갑자기 잽싸고 어렴풋한 소리를 내다
스러지는 슬리퍼 소리.
불현듯, 한밤중에, 사랑하는 여인이 벽
한구석의 큰 도자기 요강에,
나무 뚜껑을 열고, 오줌 누는 소리.(75쪽)

― 의식儀式은 소리 없는 복원과 같은 것이므로, 제대로 올리려면 혼자일 필요가 있어. 말없이 과묵한 전례는 기도보다 더 강력하고, 더 효과적이고, 더 매력적이지.(93쪽)

― ‘자신의 고통을 나누는 건 배신이다.’ 이게 늘 속으로 생각했던 바야! 죽은 이들과 홀로, 독대하고 싶어.(91쪽)

― 새들의 노래에는 천국의 무엇이 있다. 하느님은 에덴에서 새들에게 영벌을 내리지 않으셨다.(183쪽)

― 내게서 뭔가가 빠져나간 느낌이 들면서 행복해졌어요. 강물은 흘러가면서 희한하게도 이름이 바뀌잖아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서 정원에 대한 사랑을 이어받았어요. 아버지는 평생 그 일을 수행하셨고, 이제는 제가 돌봅니다. 이제는 감동도 제 몫이죠.(189쪽)

― 그림자 같은 세 사람은 말없이 관객에게 인사한다. 함메르쇠이의 화폭 같은 어둠, 외로움과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떠오른 무지개, 기원의 소리 없는 음악, 마침내 깃든 평화와 고요……원서의 마지막 단어는 silence……이다.(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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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은 음악에 대한 찬가입니다. 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와 그리움의 음악, 위로가 되는 음악, 새들의 노랫소리에 담긴 생생한 자연의 소리 같은 그런 음악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보하고자 했던 무명 음악가의 내밀한 독백 『음악 혐...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책은 음악에 대한 찬가입니다. 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와 그리움의 음악, 위로가 되는 음악, 새들의 노랫소리에 담긴 생생한 자연의 소리 같은 그런 음악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보하고자 했던 무명 음악가의 내밀한 독백

『음악 혐오』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음악 전문 출판사 <프란츠>에서 파스칼 키냐르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음악을 영혼으로, 문학을 육신으로 삼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과 언어가 결속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한 파스칼 키냐르.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그가 평생에 걸쳐 몰두했던 생의 근원과 기원의 음악이라는 주제를 한 무명 사제 음악가의 삶을 통해 풀어낸 작품으로, 출간 즉시 도빌 시의 <책과 음악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시미언 피즈 체니는 아내와 사별한 뒤, 아내가 사랑했던 사제관 정원의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를 기보하는 것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승화시키고자 했던 실존 인물이다. 그는 정원에서 지저귀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뿐만 아니라 물 떨어지는 소리, 옷깃에 이는 바람 소리 등 생명이 없는 사물의 소리까지 음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그 지평을 넓히려 했다.

파스칼 키냐르는 노老 사제의 이야기를 통하여, 음악 이전의 음악, 즉 기원의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동시에 사제의 이 같은 노력이 상실한 사랑을 위무하기 위한 애도의 한 방식임을 드러내는 것으로, 음악이 지닌 사랑의 속성을 정제된 시적 언어로 들려주고 있다.

『세상의 모든 아침』, 그 이후

파스칼 키냐르 자신이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작품은 1991년 발표한 『세상의 모든 아침』과 쌍을 이루고 있다. 키냐르의 출세작이기도 한 『세상의 모든 아침』은 17세기,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자 작곡자인 생트 콜롱브의 이야기다.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의 주인공인 시미언 피즈 체니의 서사는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한 채 은둔하여 살았던 그의 삶과 큰 줄기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26년의 간격을 두고 발표한 이 작품은 세부적으로 전작과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형식이다.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국내에서 소개된 파스칼 키냐르의 작품 중 희곡 형식으로 쓰인 첫 작품이다. 내레이터와 사제 시미언, 그리고 딸 로즈먼드가 최소한의 소도구만 놓인 널찍한 무대에서 고요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부름’이라는 행위로 연결되어있다. 키냐르가 19세기의 사제 시미언을 불러냈듯이, 노 사제는 오래전 죽은 아내를 목 놓아 부른다. 이른바 이중의 초혼극이, 섬세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진다.

두 번째는 두 인물의 음악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차이다. 생트 콜롱브가 음악을 세속적 명예나 청중을 위한 것이 아닌 실현되는 즉시 소멸되는 특유의 순수성을 추구하여 자신의 곡을 일체 출판하지 않은 반면, 체니의 경우 끊임없이 출간을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본다. 그러나 이러한 두 인물의 차이가 음악의 본질에 대한 이견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두 인물 모두 음악의 본질을 음악 이전의 음악, 즉 기원의 침묵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키냐르 의식의 긴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천국의 노래―새소리

시미언 피즈 체니는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사제관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기보한 최초의 음악가이다. 그가 생전 그토록 출간하려 애썼으며, 사후에 아들(작품에서는 딸 로즈먼드)에 의해 자비 출간된 책이 바로 『야생 숲의 노트Wood notes wild』(1852)이다. 그는 새소리뿐만 아니라 바람 소리, 갈대나 사물이 내는 소리 등도 기보했는데, 그의 이러한 야생 그대로의 음악 시퀀스들의 기록은 훗날 드보르자크나 올리비에 메시앙 같은 음악가에게 큰 영감이 되어 주었다. 그 작업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이다. 키냐르는 노 사제가 남긴 야생과 사물이 내는 자연의 음악을 ‘음악 이전의 음악’, 즉 ‘기원의 음악’으로 보았다. 천국의 무언가가 깃든 음악, 아담과 이브가 쫓겨난 이후에도 에덴의 주민으로 남은 새들의 노랫소리, 천국의 노래이다.

최초의 정원, 우리가 사랑했던 에덴에서

이 이야기는 세 명의 등장인물에게 차례로 임무가 주어지는 것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사제의 부인 에바가 가꿨던 정원을 에바의 죽음으로 사제가 가꾸기 시작하고, 사제 시미언이 죽은 이후로는 딸 로즈먼드에게로 정원 가꾸기라는 임무가 넘어간다. 마치 강물이 흘러가며 이름을 바꾸듯, 정원에의 임무를 수행하는 수행자들의 이름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그들이 지키는 것은 한때 정원을 가득 채웠던 지복의 순간과 죽은 이에 대한 영속적인 그리움이다. 그리고 이들 수행자들에게는 한 가지 규칙이 있다. 홀로일 것. 그리고 침묵할 것.

파스칼 키냐르는 “의식儀式은 소리 없는 복원과 같은 것이므로, 제대로 올리려면 혼자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말없이 과묵한 전례는 기도보다 더 강력하고, 더 효과적이고,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상실감과 외로움,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떠오르는 것은 침묵의 순간이다. 키냐르는 그 평화와 고요의 순간을 ‘최초의 음악’으로 기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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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예전에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영상과 음악을 좋아해서 여러번 보았던 기억이 있기에 같은 저자의 이 책...

    예전에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영상과 음악을 좋아해서 여러번 보았던 기억이 있기에 같은 저자의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소설인줄 알았다가 다소 특이한 일본의 전통극인 노 와 유사한, 시나리오와 희곡의 중간 형태인 책에 다소 당황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아침 처럼 아내에 대한 사랑과 죽음을 모티브로 삼아 글로 표현하고 우울증과 겨울을 나기 위한 글쓰기, 음악을 매개로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시미언 체니 사제과 그 딸 로즈먼드의 독백같은 글들의 나열로 쓰여져 있다.

    사제이자 작곡가,조류학자인 체니 사제의 자연의 음들에 대한 작곡을 어느 출판사에서도 받아주지 않자 딸인 로즈먼드가 자비를 들여 출판했다는 점에서 망자 시미언에 대한 초혼극이자 시미언의 아내 에바에 대한 이중의 초혼극이기도 하다.

    아내가 딸을 낳다가 죽자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연의 음들, 새소리, 빗방울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 등을 악보에 기보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체니 사제, 어느덧 자란 딸 로즈먼드가 아내의 살아있던 시기를 지나가자 딸보는것을 고통스러워하며, 그리고 딸의 인생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로즈먼드를 집에서 쫓아낸다.

    다른 도시로 나가 음악을 가르치던 로즈먼드는 망상에서 오는 장애, 다른 소리는 들을수 있지만 피아노 소리를 들을수 없어서 더이상 피아노 교습을 할 수 없게 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아내 에바가 사랑했던 정원을 남편 시미언이 사랑하고 가꾸고 , 딸인 로즈먼드가 이어나간다. 어찌보면 한편의 시 같고, 독일 가곡 같은, 산문을 운문으로 표현해나가는 독특한 양식의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덧 예민해진 감각속으로 아주 작은 음들이 살아숨쉬는 듯 느껴져 오는 것같았다.

     

     

  • <p> </p> <div>...
    <p>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254, 137, 67); background-color: #fedec7;">

    사방에서 날벌레들이 날아다니다 죽었습니다. 온종일 비가 내렸어요.

    바람 한 점 없이 아주 뜨듯한 빗줄기가 수직으로 내리긋는 야릇한 비였고, 시클라멘을 짓이겨 놓으면서 풀 위로 쏟아지는 기세가 꺾일 줄 모르더군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새들만은 추적추적 내리는 이 비가 불편하지 않은지 날아다녔어요.

    새들은 오솔길을 따라서, 수풀 속에서, 여름이 선사한 무성한 초목 아래서, 얕은 나뭇가지에서 여전히 지저귑니다.    p.44~45

    </div>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어둠 속에서 귓가에 하얀 머리칼 몇 올뿐인 삐쩍 마른 한 늙은 남자가 문을 밀고 무대로 등장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는 낡은 피아노로 다가간다. 어둠과 시간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는 연로한 그 남자는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리고 내레이터가 등장해 인물을 소개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1860년 미국의 한 사제로, 그의 이름은 시미언 피즈 체니이다. 19세기 가톨릭 사제이며 최초로 새소리를 기보한 음악가인 그는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노 사제는 오래 전 죽은 아내를 아직도 목 놓아 부르는 중이다. 그의 아내는 딸 로즈먼드를 낳고 해산 직후 침대에서 죽었다.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한 채 은둔하여 살았던 그는 아내가 사랑했던 사제관 정원의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를 기보하는 것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승화시키고자 한다. </p> <p> 음악과 언어가 결속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한 파스칼 키냐르의 신작이다. 17세기,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자 작곡자인 생트 콜롱브의 이야기를 그렸던<세상의 모든 아침>과 쌍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희곡 형식으로 쓰여 더욱 흥미롭다. 등장인물은 내레이터와 사제 시미언, 그리고 딸 로즈먼드, 이렇게 세 명뿐이다. 널찍한 무대 역시 최소한의 소도구만 놓여 있어 고요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전개된다. 주인공 시미언 피즈 체니는 정원에서 지저귀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뿐만 아니라 물 떨어지는 소리, 옷깃에 이는 바람 소리 등 생명이 없는 사물의 소리까지 음악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p>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p> <div> </div> <p> </p> <p> </p> <div style="padding: 10px; border: 1px solid rgb(254, 137, 67); background-color: #fedec7;">

    무대는 캄캄하다. 칠흑 같은 어둠이다.

    날마다 찾아오는 밤은 얼마나 야릇한 실체인가!

    얼마나 기이한 질료가 자연에 배어들며 세상을 집어 삼키는가!

    공간의 맨끝을 뚫어지게 바라보면, 낮이 끝나며 시작되는 어둠에는 끝이 없는 듯하다.

    매년 겨울이 시작되면 밤이 더욱 깊어질까 두려워진다. 결코 끝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다.   p.73

    </div>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어느 날 시미언은 딸인 로즈먼드를 불러 집을 떠나라고 말한다. 이유를 묻는 딸에게 그는 말한다. 더 이상 널 보고 싶지 않아서라. 라고. 아버지가 딸을 내쫓는 이유는 바로 오래 전 죽은 아내 때문이다. 딸의 나이가 이제 곧 스물여덟이 되었고, 아내는 스물넷에 죽었던 것이다. 게다가 딸은 점점 더 엄마를 닮아 갔고, 살아 있는 딸을 보는 것이, 딸이 나이 먹어 가는 걸 보는 것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것과 딸을 사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하는 그의 말을 온전히 다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의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만큼은 알 수 있었다. 28년 전 죽은 아내 때문에 딸을 쫓아내는 아빠라니. 그 절대적인 사랑, 유통 기한 없는 사랑, 설명할 수 없는 사랑...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돌아온 딸은 아빠에게 말한다. 엄마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지나쳤다고. 그런 딸에게 아빠는 말한다. </p>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비밀을 하나 말해 줄까, 딸아. </p> <p> 사랑엔 결코 지나침이 있을 수 없단다." </p> <p> </p> <p> </p> <p style="margin: 0cm 0cm 10pt;"> 파스칼 키냐르는 대대로 언어학자와 음악가들을 배출한 집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5개 국어를 습득하고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면서 자라났다. 이러한 배경은 바이올리니스트·첼리스트·오페라 작곡가라는 다양한 이력으로 이어졌으며, 일관되게 그의 작품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신작 역시 그가 평생에 걸쳐 몰두했던 생의 근원과 기원의 음악이라는 주제를 한 무명 사제 음악가의 삶을 통해 풀어낸 작품으로, 출간 즉시 도빌 시의<책과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미언 피즈 체니는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사제관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기보한 최초의 음악가이다. 극 중에서도 나오지만 실제로 그가 생전 그토록 출간하려 애썼으며, 사후에 자비 출간된 책이 바로'야생 숲의 노트'이다. 그가 기보하는 새소리, 바람 소리, 갈대나 사물이 내는 소리 등은'자연의 음악', '음악 이전의 음악'이다. 파스칼 키냐르는 이러한 이야기를 정제된 시적 언어로 놀랍도록 아름답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상실과 외로움, 고통과 침묵, 평화와 고요의 순간이 마치 음악처럼 들리는 작품이었다. </p> <p> </p>

  • 안녕하세요. [망상려니] 입니다.


    제가 더위를 그렇게 타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올해는 아니네요...


    나이 먹었나 봐요 너무 힘들어요 ㅠㅠ


    겨울만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여름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네요


    요즘 에어컨, 선풍기 앞에서 떠나질 못해요

    외출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데

    사정상 매일 반나절은 뜨거운 땡볕을 맞는 듯싶네요 ㅠㅠ


    너무 무리하면 탈 나요


    오늘만큼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볼까 싶어 책을 들었어요.


    오늘 소개할 책은 독특합니다.


    기존에 읽었던 소설과 다르고 심리나 취미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죠


    책 속에 음악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






    IMG_2187.jpg


     


    목차는 생략합니다.


    소설 부분이라 딱히 목차랄 것이 없거든요^^


     


     

    책은 서사시, 뮤지컬 혹은 연극의 시나리오 같았습니다.

    솔직히 무지한 제가 딱 한가지 단어로 꼬집어서 정의 내릴 수가 없더라고요.


    소설처럼 기승전결로 나누어진 이야기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내레이션과 주인공 각각의 대사가 어우러진 하나의 연극 같았어요.


    시미언이라는 주인공은 아내를 잃고 홀로 살아갑니다.

    독백과 같은 그의 대사와 함께 등장한 내레이션이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알려주고 있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로즈먼드라는 딸에게 마지막으로 아내의 반지를 건네주며 죽음을 맞이하죠.


    솔직히 처음 딱 펼쳤을 때 소설을 생각했다면 당황했을 법한 이야기 흐름이죠.


    이전에 아시는 분을 통해 대본집을 읽어볼 기회가 있어서

    금세 이해할 수 있었고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었어요.


    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대화 하나하나로 살아 움직이는 주인공을

    눈앞에 상상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꾸미던 정원을 가꾸는 그,

    혼자 식사하는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 분량의 그릇을 준비하는 그,

    너무 쓸쓸하면서도 안타까웠어요.


    그러면서도 왠지 가슴 찡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울 신랑은 이렇게 저를 그리워할까요? ㅋㅋㅋㅋ


    요즘 밝고 으싸으싸하는 책을 많이 읽다보니

    오랜만에 책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사와 독백이 왠지 노래 혹은 시를 읽는 듯했어요.


    소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연극을 글로 읽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을 같아요. 

  • 사랑하는 ...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상실감과 애통함을 평생 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를 위한 노래가 바로 만가다. 만가가 비록 떠나간 망자에 대한 애도의 노래이지만, 살아있어 여전히 애통해하는 이가 부르는 아픔의 절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아리랑」이나 「새야 새야 파랑새야」가 대표적인 만가가 아닐까 싶다.

    만가의 형식이 죽은 이를 애도하는 노래나 가락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애도하는 자의 특정한 행동이나 생활습관이 그 사람 나름의 만가일 수도 있다. 누군가 나의 만가를 불러준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인 첼로를 가지고 들려주는 노래였으면 한다. 내가 주구장창 들었던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이나 요요마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면 딱 좋겠다.

     

    만가는 문학의 형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가령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키냐르의 출세작『세상의 모든 아침』은 17세기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이자 작곡자인 생트 콜롱브에 대한 만가라 할 수 있다. 한 술 더 떠서 비슷한 테마로 이중 삼중의 만가 형식의 작품도 집필했는데, 바로 19세기 작곡가 시미언 피즈 체니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프란츠, 2019)다. 이는 '삼중의 만가'라 하겠다. 

     

    먼저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사제관 정원에서 시미언 신부가 죽은 아내 에바를 애도한다. 그의 추도식은 매일 새소리를 비롯해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의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를 기록하고 기보하는 일이다.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의 소리를 채록하는 것이 그만의 애도와 추모의 방식이었고, 그런 평생 애도의 결과물이 『야생 숲의 노트』다. 이 책은 그의 딸인 로즈먼드가 자비로 출판한 유고집인데, 아버지가 죽은 후엔 딸이 정원을 계속 보살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간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부모님에 대한 추도식을 올렸다 하겠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사랑한 작자 키냐르가 자연의 음악에 심취한 노 음악가에게 보내는 추모의 만가가 바로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다.

     

    이 소설의 테마는 한마디로 말해서 '초혼의 만가'다. 이야기 구조는 일본의 전통가면극 노 공연과 흡사한 희곡 형식이다. 그래서 저자는 만약 이 텍스트를 갖고 연극을 한다면 사제의 아내 에바와 딸 로즈먼드는 반드시 1인2역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 ru**03 | 2019.07.2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한 부녀의 이야기다. 평생 음악을 작곡해 온 한 무명 사제와 그의 딸이 주인공이다. 아! 그리고 또 한 사람 내레이터가 등장한다. 책에 내레이터가 등장한다고? 의아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은 희곡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등장인물의 대사와 내레이터의 독백.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무대 위에서 극으로 재현되는 상상을 하며 읽으면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시미언 피즈 체니는 어느 날 딸 로즈먼드에게 집을 떠나라는 폭탄선언을 한다. 스물여덟이 될 때까지 아버지와 함께 단둘이 살아온 부녀였기에 이유를 알 수 없던 그녀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출산 시 사망한 아내와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다는 것이었다. "단 한 시간. 네 엄마가 너를 사랑한 시간이었다. 

    너를 낳고 한 시간 후에 그녀는 죽었으니까"

     

    가족을 잃은 상실의 아픔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치유되기 어렵다. 심히 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도 딸을 키우기 위해 고분분투해야 했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사랑받아 마땅하지만, 그는 솔직히 딸에게 정이 주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한 마디로 너 때문에 난 아내를 잃었다는 고백. 그리고 이제라도 아내와의 추억이 가득한 집과 정원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말.(이 얼마나 잔혹한 고백인가) 아버지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지만 결국 로즈먼드는 집을 나와 피아노 교사가 되기 위해 수녀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 부녀에게 정원은 특별한 의미일까. 집을 떠나자마자 청력에 이상이 와 피아노 소리를 듣기 어려워진 그녀는 다시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온다. 시미언과 로즈먼드는 화해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더 끈끈한 관계가 되어 그들만의 정원에서 추억의 아름다움을 노래로 담아낸다.

     

    읽을수록 참 독특한 이야기다. 추억이 담긴 정원에서 죽은 아내와 함께 살겠다는 아버지는 끊임없이 사랑의 노래를 읊조린다. 한 사람에 대한 추억을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로 만들어낼 수 있다니. 감탄스럽다. 선율은 없지만, 모든 시는 노래가 되듯, 한편 한편의 고백들이 다 아름다운 송가로 들려온다. 책과 음악상이라는 상이 어떤 상인지는 모르지만, 축간 즉시 책과 음악상을 수상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물 떨어지는 소리,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 바람소리가 이사람들에게 이런 감정, 이런 느낌, 이런 노래로 남는다는 것이 신선하고 아름답다.

     

    거기에 시나리오방식으로 구현된 소설은 마치 한편의 아름다운 연극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연극으로도 무대에 오르지 않았을까?라는 기대감까지 드는데 거기엔 어떤 BGM이 입혀질까. 상상력이 더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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