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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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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쪽 | 규격外
ISBN-10 : 8954626041
ISBN-13 : 9788954626040
허균의 생각 중고
저자 이이화 | 출판사 교유서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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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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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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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생각]은 허균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조일전쟁(임진왜란) 이후의 시대상황과 그의 집안내력을 살핀 다음 정치, 학문(종교), 문학의 세 갈래로 그의 삶을 재조명한 책이다. 사대부의 자제로서 유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는데도 당대의 권위에 과감히 도전했던 그의 고발정신과 저항정신, 그리고 개혁의지와 냉철한 현실인식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이이화
저자 이이화(李離和)는 역사학자. 1937년에 한학자이자 『주역』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1945년부터 아버지를 따라 대둔산에 들어가 한문 공부를 했으며, 열여섯 살 되던 해부터 부산·여수·광주 등지에서 고학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그 후 서울에서 문학에 관심을 갖고 대학을 다녔으나 중퇴하고 한국학 및 한국사 탐구에 열중했다. 민족사·민중사·생활사 중심의 한국사 기술에 열정을 쏟았으며, 오늘의 관점에서 역사 인물을 재평가하는 작업 등을 통해 역사를 대중화하는 일에도 힘써왔다.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와 서울대 규장각 등에서 한국 고전을 번역하고 편찬하는 일을 했고,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계간 『역사비평』 편집인, 서원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원광대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허균의 생각』 『한국의 파벌』 『조선후기 정치사상과 사회변동』 『한국사 이야기』(전22권) 『역사 속의 한국불교』 『인물로 읽는 한국사』(전10권) 『들어라 이 외침을 -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 그 저항의 기록』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이단아, 저항아, 그리고 개혁사상가

제1장 모순과 갈등의 시대
교조주의로 굳어진 유교
당론과 당쟁의 심화
사회의 혼란과 민생고
서얼금고와 천민대우

제2장 천재 이단아, 허균
명문의 가계
이단 반역의 생애
시대에 따라 엇갈리는 입방아

제3장 허균이 생각하는 정치 - 개혁과 역적
호민의 혁명이론
민본사상과 내정개혁
청의 침략에 대비하는 방책
신분차별의 타파
당쟁의 폐해와 이상적인 정치가

제4장 허균이 생각하는 학문 - 허위와 진실
유교
불교
도교
제자백가와 서학(西學)과 민속신앙

제5장 허균이 생각하는 문학 - 답습과 창의
시 - 시 정신이 중요하다
문장 - 뜻을 통하게 하는 도구
소설 - 고발과 저항
다방면의 다른 저술

주/ 연보

책 속으로

이 책은 1980년 신군부가 시퍼렇게 날뛸 때 월간 『뿌리깊은나무』의 한창기 사장과 김형윤 편집장의 배려 덕분에 『허균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이 잡지가 강제 폐간되고 나서 일반 간행물로는 첫 책으로 간행된 것인데, 한때 금서목록에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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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80년 신군부가 시퍼렇게 날뛸 때 월간 『뿌리깊은나무』의 한창기 사장과 김형윤 편집장의 배려 덕분에 『허균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다. 이 잡지가 강제 폐간되고 나서 일반 간행물로는 첫 책으로 간행된 것인데, 한때 금서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에 두 차례 수정해서 다시 펴낸 적이 있었다. (…) 이번에는 기존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허균의 저작을 더 많이 예시하여 독자들의 감상과 평가를 유도하려 했다. 게다가 그의 고발정신과 저항정신, 그리고 열렬한 개혁의지와 냉철한 현실인식이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_‘머리말’_9쪽

허균은 중국 명나라의 이탁오(李卓吾, 이름은 贄)와 비슷한 점이 많다. 정의를 동경하고 기이한 행동을 하는 데에서 그러하다. 이탁오는 명나라 사람으로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 묻혀 살면서 불교를 높이 받들었으며 양명학에 심취하여 공자와 맹자를 여지없이 낮추어 보았다. 그는 끝내 이런 일로 하여 탄핵을 받아 감옥에서 죽으면서도 당당하게 살았다. 허균은 중국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이탁오의 글들을 얻어 본 것으로 전해진다._‘제2장 천재 이단아, 허균’_93쪽

「호민론」에서 허균이 내놓은 것은 백성을 위해서 군주와 집권자가 있는 것이지 군주 개인이나 집권세력을 위해서 백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착취당하는 계급은 언젠가는 반드시 모순된 정치제도와 정치현실을 개혁하려고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얼핏 보기에 민중은 무기력하고 우매한 것 같지만 때를 만나면 저항세력이 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가 있다._‘제3장 허균이 생각하는 정치’_109쪽

순수라는 이름으로 현실의 비리는 외면하고 산림에 묻히는 선비를 썩은 무리로 보며,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 현실의 잘못을 고치려는 자, 사회의 비리에 도전하는 자를 참 선비로 보려는 것이다._‘제4장 허균이 생각하는 학문’_193쪽

그는 처음에 당시(唐詩)를 가장 잘한다고 소문이 나 있는 이달에게서 시를 배웠다. 이달은 서자로 태어나서 많은 설움을 받은 시인이었다. 그러므로 이달의 시에는 간절한 애조가 짙게 깔려 있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인정이 많은 허균은 어릴 때부터 이달의 이런 애조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또 그의 누이인 허난설헌과 함께 시를 배우고 시로 화답하면서, 그의 누이가 지닌 애틋함과 원망의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불행했던 그의 형 허봉이 지닌 저항의 정신과 현실 불만에 대한 토로가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기도 했다._‘제5장 허균이 생각하는 문학’_260쪽

「문설」에서 “내가 원하는 바는 답습하지 않고 일가를 이루는 것을 배우는 것이요, 남의 집 아래에다 또 하나의 집을 짓는 따위를 답습하고 표절하여 그것을 따 썼다는 꾸지람을 받을까 부끄러워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독창성과 답습 또는 표절을 엄격히 구분해야 좋은 문장을 이룰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_‘제5장 허균이 생각하는 문학’_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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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천하에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 허균이 생각하는 정치, 학문, 문학 왜 그는 당대의 권위에 도전하였는가 역사학자 이이화의 첫 책으로 초판 출간 당시 독서계에 ‘허균’ 바람을 일으켰던 위험한 책 『허균의 생각』이 수정·보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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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에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

허균이 생각하는 정치, 학문, 문학
왜 그는 당대의 권위에 도전하였는가


역사학자 이이화의 첫 책으로 초판 출간 당시 독서계에 ‘허균’ 바람을 일으켰던 위험한 책 『허균의 생각』이 수정·보완을 거쳐 새로 출간되었다. 신군부가 등장한 1980년에 월간 『뿌리깊은나무』가 강제로 폐간당한 후 같은 회사에서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한때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판에는 허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그의 글을 추가로 풍부하게 실었다. 이 책은 명문가에서 태어나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끝내 역모죄에 얽혀 능지처참에 처해졌던 허균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 책은 허균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조일전쟁(임진왜란) 이후의 시대상황과 그의 집안내력을 살핀 다음 정치, 학문(종교), 문학의 세 갈래로 그의 삶을 재조명한다. 사대부의 자제로서 유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는데도 당대의 권위에 과감히 도전했던 그의 고발정신과 저항정신, 그리고 개혁의지와 냉철한 현실인식은 지금의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개혁사상가 허균! 오늘의 우리에게 허균이란 과연 ‘무엇’인가?

명문가의 자제
허균의 아버지 허엽은 학자이자 문장가, 정치가였다. 부제학, 경상도 관찰사를 지냈으며 동인의 우두머리였고 청백리였다. 선조가 죽으면서 어린 영창대군을 부탁한다는 밀지를 내릴 적에 참여했던 맏형 허성 역시 뛰어난 문장가이자 성리학자였다. 서른여덟의 나이로 요절한 둘째 형 허봉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인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나 이이에 의해 탄핵받고 유배를 당한 후 벼슬을 멀리하고 불교에 귀의하였다. 해동에서 첫째가는 규수 시인으로 알려진 누이 난설헌은 김성립의 아내로 애환 많은 삶을 살다 수많은 시를 남기고 스물일곱 살에 요절하였다.
허균은 다섯 살에 글을 배우기 시작해 아홉 살에 이미 시를 지을 줄 알았다고 한다. 열두 살이 되던 해 누이와 함께 손곡 이달의 문하에서 시와 학문을 배웠다. 손곡은 일찍이 문장에 뛰어났으나 서류라는 이유로 벼슬길이 막혀 술과 방랑으로 세월을 보냈다. 훗날 허균이 서류들과 벗하고 편을 든 것도 스승의 영향이 컸으리라 짐작된다.

불의에 맞서 사회개조를 지향하는 ‘호민’에 주목
허균은 정치의 바탕을 민본에 두었다. 이와 관련한 그의 대표적인 글로, 하늘은 인재를 내리면서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유재론」과 백성을 근본에 둔 「호민론」을 꼽을 수 있다. 허균은 「호민론」에서 민중을 ‘호민’, ‘원민’, ‘항민’으로 나누어 각 부류의 정치성향을 분석했다. 항민은 무식하고 천하며 자기의 권리 및 이익을 주장할 의식이나 지식이 없는 우둔한 민중을 말한다. 원민은 부당한 사회에 대한 의문을 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소시민이나 나약한 지식인을 말한다. 호민은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저항하고 도전하는 무리이다.
허균의 ‘호민’은 그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에서도 잘 나타난다. 빈민을 구제하고 썩은 관료계급을 베어버리고 토호가 날뛰는 것을 막으며, 민중을 착취하거나 억누르는 세력이 없는 이상국가인 ‘율도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에서도 허균의 ‘호민’ 정신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서얼들을 대표하여 개혁을 꾀하다 죽은 서양갑과 친분을 나누고 그를 후원하며 이론적인 뒷받침이 되었던 점에서도 허균의 급진적 정치성향을 알 수 있다.

방대한 독서량과 이단의 학문 태도
허균은 유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가의 교양을 쌓았으나, 이단의 학문을 숭상한다는 이유로 파면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는 산림에 묻히는 선비를 썩은 무리로 보았고, 현실의 잘못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고치려는 자를 참 선비로 보며, 반유교적인 행동과 학문 태도로 일관했다. 허균은 제자백가와 서학(천주교)까지도 섭렵했고, 양명학과 불교, 도교에도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교조주의에 빠진 유교를 넘어서려 하였다.
허균은 불경을 외고, 평소 중 옷을 입고 부처에게 절을 하여 풍습을 어지럽힌다는 내용이 『선조실록』에 나올 정도로 불교에 심취했다. 허균은 때로는 문장을 익히기 위해 불경을 읽고, 유학에 견주어 그 결함을 밝혔으며, 불법을 수행하며 현실의 괴로움을 잊고자 하였다. 그는 중국에서 가져온 『능가경』을 읽는 등 불교를 신앙과 학문으로 받아들였다. 현실을 외면하고 산중 수도에만 전념하기보다는 현실에 적극 개입해 중생구제에 앞장선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를 불교도의 사표로 여겼다.

저항정신과 간결한 문장
허균의 문장은 조선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명나라까지 그 이름이 빛났다. 올해 방한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서울대 강연에서 양국간 우호를 상징하는 말로 허균의 문장 “간과 쓸개를 늘 서로 꺼내 보이니, 깨끗한 얼음 담은 병에 차가운 달이 비치는 듯하다(肝膽每相照 氷壺映寒月)”를 인용하기도 했다.
허균은 서자로서의 설움이 많았던 이달, 애틋함과 원망의 삶을 살았던 누이 난설헌, 그리고 현실에 대한 울분이 많았던 형 허봉의 영향으로 그의 문학적 성향은 애조와 현실에 대한 저항이 주를 이룬다.
허균이 남긴 시와 문장 등은 당대에도 칭송을 받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시를 시인의 신분이나 성향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수준으로만 가려 뽑고 평을 붙인 저작 『국조시산』도 유명하다. 후세의 많은 선비들이 이 책을 엮은 허균의 안목을 높이 평가하며, 자신들의 문장을 닦기 위해 은밀하게 베끼고 즐겨 읽었다고 한다.
허균의 글은 간결하고 조사가 적으며 논리적인 글과 사실 묘사의 글이 잘 구분된다. 허균의 문장을 짓는 원칙은 첫째 고정된 귀고천금을 배격, 중세의 유교 교학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한 문장을 반대했다. 둘째 시를 이理로 논함을 미워하고 정성을 노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진솔한 감정과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며, 문자는 자연스럽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문장은 난삽한 문장 구사나 자기들만 알 수 있는 문장 쓰기를 배격하고 알기 쉽게 상용어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허균은 중국에서 많은 책을 가져왔는데 당시 조선에서 잡스런 얘기라며 천하게 여겼던 소설(특히 원나라의 소설)도 상당 부분 입수하여 읽었다.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도 이런 바탕에서 지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홍길동전』은 서얼차별 철폐, 빈민구제, 탐관오리 응징 등을 다룬 사회개혁소설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언문으로 썼다는 점이 허균의 저항적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다.

추천사

허균은 달관한 듯 집착하고, 과장이 심한 듯 꼼꼼하며, 매정한 듯 눈물이 많은 사내였다. 이이화 선생은 허균의 다양하고 때론 상충하는 삶을 ‘생각’이란 단어로 꿰셨다. 5백 년 전 허균의 생각을 일일이 찾아 확인하면서, 그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덧보태신 것이다. 생각에 생각이 모이자 허균이라는 작은 물줄기는 강이 되었다. 독자들이 『허균의 생각』을 탐독하며 저마다의 생각을 다시 보태면, 이 강은 개혁과 진실과 창의가 파도처럼 출렁이는 바다로 모이리라. 아름다운 일이다.
_김탁환 소설가

나의 대학 시절은 어지러웠고 청춘들은 어두운 시대를 방황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어둠을 뚫고 나갈 불빛이 필요했다. 바로 그 순간 만난 빛이 허균이었다. 그저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고 있던 허균이 사실은 한 시대를 온몸으로 헤치고 나갔던 사상적 선구자요 실천적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이이화 선생의 빛나는 책 덕분에 나는 허균을 새롭게 만났고 공부를 새롭게 다듬는 힘을 얻었다.
_김풍기 강원대 교수

30여 년 전, ‘뿌리깊은나무’에서 나왔던 이이화 선생의 『허균의 생각』은 ‘혁신가’로서의 길을 걷기로 한 내 삶을 규정해준 책 가운데 하나다. 차별을 해소하고 민본정치를 펼치고자 했던 허균의 생각은 시대를 앞섰고, 위민과 애민사상의 표상이었다. 무엇보다 꼬장꼬장하기로 유명한 이이화 선생께서 허균의 원문을 토대로 쓴 이 책은 재미까지 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는데, 지금 다시 읽어도 어디 한 군데 고루하지 않고 신선하다. 『허균의 생각』이 오랜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되어 무척 반갑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을 고전이 될 이 책을 다시 머리맡에 두고 읽고 또 읽어야겠다.
_박원순 서울특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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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허균의 생각 | by**546 | 2014.10.2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허균하면 제일 먼저 홍길동전이 떠오른다. 신출귀몰한 능력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하지만 당시 조선의 신분제 아래 아버...

    허균하면 제일 먼저 홍길동전이 떠오른다. 신출귀몰한 능력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하지만 당시 조선의 신분제 아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했던 홍길동을 읽고 있으면 떄론 눈물이 났고 때론 통괘하기도 했다. 그리고 요즘 생각을 해보니 그 속에는 작자 허균의 바람이 담겨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허균이 살았던 시대는 당쟁이 심화되었고 유교의 이념은 교조주의가 된 채 이념에만 빠져있었으며 서얼에 대한 탄압이 심해졌다. 허균은 당대 명문가 허엽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그에게는 높은 벼슬자리에 있던 형들도 있었고 당대 최고 시인 중 한명이었던 허난설헌도 누이로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유분방하여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다. 서얼들과 자주 만나 그들의 불운한 삶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는 유학을 공부했지만 불교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당대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글을 써갔다. 홍길동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교적 이념 뿐만 아니라 불교나 도교적인 성향이 드러난 글도 상당히 있었으며 허구적이고 신기한 행적에 대한 책을 짓기를 좋아했다. 그는 홍길동전 뿐만 아니라 호민전, 유재론, 후록론, 병론, 서변비로고서, 고나동불가피란서 등의 많은 책을 펴냈다. 그밖에 전도 5편 정도를 썼다. 호민전은 그의 혁명사상이 잘 드러난 책이다. 나라가 부패할 때 백성들을 이끌 지도라로 호민을 말하면서 이들은 많지 않은 수이지만 이들이 정말로 무서운 존재이다 라고 하면서 사회개혁의 의지와 불순한 세력에 저항하는 저항세력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백성들의 영웅적인 입장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을 이끄는 존재라고 하였다. 그리고 유재론은 인재를 적절하게 잘 등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하늘이 낸 인재를 스스로 버리면 이는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일이다 라고 했다. 훌륭한 인재가 있음에도 신분이나 사회의 벽에 막혀 제대로 뜻을 펴지 못하는 당시의 안타까움이 들어있는 책이다. 이 두 책을 통해 우리는 허균의 민본주의 사상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허균에 대한 전반적인 사상을 책이나 말 등을 통해 다루고 중반을 넘어가면서 영역을 정치, 문학, 학문의 3가지로 나누어 허균의 사상을 말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근본적으로 민본주의 사상을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학문적으로 그는 유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불교, 도교 등 다양한 사상을 깊이 연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들은 그의 다양한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조시간이라는 책의 제일 앞에는 불교의 윤회를 보여주는 구절이 나온다.(이 몸의 전생은 김시습이었는데 오늘날에는 가낭선이 되었구나) 허균은 학문에 편견을 가지지 않고 공부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문학에서는 당대에서 가장 뛰어난 문장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글이나 시를 정말 잘 썼다. 당시 많은 학자들이 칭찬을 했고 그의 책으로 시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그가 당대에 얼마나 뛰어난 문장가였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허균에 대해 단편적인 면모만을 알고  있었다. 홍길동전을 통해 드러난 그의 사상을 통해 그의 사상과 문장력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허균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가 당대와는 맞지 않는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책이나 문학들은 현대에도 많은 감명과 교훈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에 따라 지금의 시대도 좀 더 민본주의로 나아가길 생각해본다

  • 허균의 생각 | md**ksu | 2014.10.2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천하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 백성은 물이나 불 또는 호랑이보다 더 두려운 존재이다”(p.122) <...

    천하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 백성은 물이나 불 또는 호랑이보다 더 두려운 존재이다”(p.122)

     

    우리는 모두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을 바란다.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고 존중할 줄 아는 지도자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지도자를 찾아보긴 어렵다. 아니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백성을 호구로만 여기는 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보니 이런 생각을 가진 자의 목소리는 어딘가에 파묻혀 버리고 만다.

     

    위 글은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호민론>에서 말한 내용이다. 그는 민중을 근본으로 한 민중의 복리를 자신의 정치적 목표로 설정했다. 조선 시대에 이런 사상을 가진 학자가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랐다. 그저 홍길동의 저자라고만 여겼기에 더욱 그러했다.

     

    허균은 민본 정치를 위해 실제적인 정책을 제시한다. 그는 관람원다(官濫員多)’라고 말하며 정부의 폐단을 꼬집는다. 관람원다, 정부기구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쓸데없는 관원이 많다는 의미이다. 이는 그저 조선시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정부조직들과 그 조직들이 행하는 일들을 보면 허균의 질타가 떠오른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 하나 처리하려고 해도 이리 가라, 저리 가라하면서 정작 책임지는 이가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절로 터져 나온다.

     

    허균은 또한 당쟁의 폐해와 붕당에 대해 말한다. 그는 <소인론>에서 붕당을 음붕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표현하는데, 음붕은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자들이 파당을 짓고 떼거리로 남을 배척하고, 자기 파당이 아니면 무턱대고 배척하고 자기 파당이면 어떤 잘못이 있더라고 옳다고 편든다고 한다. 그렇기에 소인이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해독보다 더 큰 해독을 끼친다고 말한다.

     

    음붕의 폐해, 이도 역시 조선시대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정치 집단에 한하는 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패거리를 지어 자신의 패거리가 아니면 사장시켜버리는 행태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런 행태가 비리와 뒷거래로 이어진다. 이런 행태에 휘말려 인재가 등용되지 못한다.

     

    허균은 소설과 시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고발하고 이에 저항한다. 서얼 차별 철폐, 가난한 백성의 구제, 탐관오리 응징 등 그가 가진 개혁적 사고를 보여준다. 그는 홍길동전이라는 작품을 통해 백성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였다.

     

    허균은 백성과 함께 하며 백성을 사랑한 시대의 선각자였다. 시대의 사명을 깨달아 사회의 부조리에 도전한다는 호민, 허균 그가 바로 진정한 호민은 아니었을까?

  • 정말 오랜만에 이이화 선생의 책을 읽었다. 개인적 취향에 더 맞는 역사가가 이덕일이라면 이이화는 개인적인 몇 가지 때문에 혹은...

    정말 오랜만에 이이화 선생의 책을 읽었다. 개인적 취향에 더 맞는 역사가가 이덕일이라면 이이화는 개인적인 몇 가지 때문에 혹은 전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때문에 왠지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물론 이덕일의 책이라고 무조건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하나의 논쟁이나 인물을 집중적으로 풀어낸 역사를 좋아한다. 물론 이덕일의 역사 서술 중 몇 가지는 호불호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 역사 서적도 미스터리 소설처럼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역사가이기에 그 이름을 가슴 한 곳에 새겨두었다.

     

    왜 이덕일을 앞에서 꺼냈느냐 하면 이이화가 한 인물, 허균을 풀어내는 방식을 보면서 이덕일이라면 훨씬 자극적이고 흥미롭게 썼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이 전두환의 신군부가 득세하던 1980년임을 감안해야 한다. 당시 글쓰기와 지금은 다를 것이고, 시대의 분위기도 완전히 다르다. 비록 허균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글들이 추가되면서 더 풍성해졌다고 해도 구성에서 큰 변화가 없고, 사료 우선에 진중한 글을 쓰는 저자의 이력을 생각하면 쉽게 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글 속에서 이전 연구자들의 글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허균의 모습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익숙하다. 그것은 바로 요즘 허균에 대한 생각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많이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장은 허균이 살던 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풍경을 보여주고, 2장은 천재 이단아였던 허균의 생애를 요약한다. 다음 장들은 각각 허균이 생각하는 정치, 학문, 문학에 대해 그의 글들을 분석하고 재해석한다. 이때 만나게 되는 그의 행동과 사상은 끊임없이 민중을 생각하는 모습이다. 저자는 허균이 “지배세력과 피지배세력 사이의 괴리와 모순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보아, 적어도 그는 선구적인 사상가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허균을 영웅으로 그려내기보다 ‘역사 속에서 부침한 양식 있는 한 인물’로 서술하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돌아보고 비춰보기를 원한다.

     

    현재 시점에서 본다면 허균은 분명히 시대적 한계가 있다. 근대 민주주의가 바탕이 되는 상향식 민주주의를 아직 그는 몰랐다. 그것은 다른 유학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백성을 위한다는 점에서 그의 민본주의는 뜻이 깊다. 어리고 잘 모를 때 이 한계를 용납하지 못한 적이 있다. 역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해왔고, 발전해가는 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홍길동전>을 두고 수많은 해석이 나오고 한계성을 지적하는 글이 나오는 것도 단순히 해석상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과 자료에 집착하다보니 그런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 속에 한 인물이 얼마나 새롭게 해석되는지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책의 대상인 허균도 바로 그런 인물이다. 동시에 광해군도.

     

    저자는 각 장에서 허균의 생각을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풀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의 글 전문을 번역해서 실었다. 앞에서 인용했던 글들이 저자의 해석으로 한 번 인식되고, 전문 속에서 다시 그 의미를 되새기게 되면서 저자의 해석이 하나씩 각인된다. 이 두 번의 강조는 허균에 대해 알고자 하는 바를 적절하게 인식시켜준다. 그리고 조선에 처음 서학을 가져왔고, 자신이 불교도임을 알려주는 글을 읽을 때면 약간 낯설지만 오히려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이 책 속에 나온 허균은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그의 모습을 산산조각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와 그 시대에 대해 더 많는 연구가 더 깊이 있게 진행되어야 함을 깨닫는다. 최근 광해군 열풍을 생각하면 더욱더.

     

    그가 정치에서 시대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하지만 문학에서 보여준 문장에 대한 글은 아주 현대적이었다. 화려한 수사보다 뜻을 쉽게 알 수 있게 일상 언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뜻이 우선이란 말이다. 요즘 글들을 보면 화려한 수사나 어려운 단어를 끌어다가 치장하는 문장들이 많은데 이 부분은 한 번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나 자신도 가능한 간결하고 분명하게 문장을 만들려고 하는데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길어지거나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가끔 그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허균은 정치적으로는 민본주의자요, 학문적으로는 대단히 포용적이며 문학적으로는 분명히 그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당대의 권위에 대한 도전자고, 새로운 시대를 읽는 눈이 누구보다 탁월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한계를 절실히 깨달았지만 새로운 도전의 기회도 생겼다. 앞으로 배우고 익혀야 할 수많은 것들이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구성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 내용은 충분히 그것을 지울 정도다. 앞으로 허균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점점 더 조선시대 학자들에 대한 공부할 거리가 늘어난다. 반갑다.

  • 허균의 생각을 읽다 | iv**79 | 2014.10.1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허균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홍길동전>이고, 그 다음이 그의 누이 허난설헌이다. 고려와는 달리...

    허균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홍길동전>이고, 그 다음이 그의 누이 허난설헌이다. 고려와는 달리 조선은 여성의 삶을 위축시켰다. 성리학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오로지 글재주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씁쓸하게도 그녀의 글재주는 조선보다 중국과 일본에서 더 많이 추앙을 받았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남편으로 인해 그녀의 삶이 고달팠을수도 있겠으나 시절을 잘못 만난 탓이 더 클 것이다. 그런 그녀였으니 동생 허균의 사상이야 어떠했을지.... 허균을 시대의 이단아라 하는 이유는 뭘까?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굴곡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일생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보게 된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다는 허균, 파격적인 학문과 정치를 추구했다던 허균. 책을 통해 들여다 본 그의 삶은 끝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천하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민중뿐이다" 로 시작하는 호민론. 놀라웠다! 민중을 '호민', '怨民', '恒民' 으로 나누어 나름대로 그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항민은 자기의 권리나 이익을 주장할 의식이나 지식이 없어 가장 좋은 수탈의 대상이 된다. 원민은 수탈당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스스로의 처지가 부당하다는 것을 깨닫는 무리다. 그러나 그런 의지를 밖으로 표현하지 않으니 지금의 소시민이나 자기의 안일만을 찾는 나약한 지식인에 견주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민은 어떤 존재일까? 한마디로 말해 혁명가다. 부당한 대우나 사회의 부조리에 도전하는 무리. 사회개조를 지향하는 무리. 결정적인 때가 오면 혁명의지를 실현코자 하는 무리.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민이 들고 일어났을 때 좋은 협조자가 될 수 있는 원민과 항민으로 보인다. 그러니 올바른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나라를 생각함에 있어 이이와 허균을 비교분석한 점이 흥미롭다. 임진왜란을 예견했던 이이와 병자호란을 예견했던 허균. 굳이 차이점을 들라면 이이는 벼슬자리에 있었고 허균은 벼슬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요, 군정의 어지러움을 보고 추상적으로 예견한 것이 이이라면 허균은 구체적으로 누가 침략해 올것인지를 가리켰다는 점이요, 이이가 나라안의 사정만 보고 이론을 세웠다면 허균은 나라 안팎의 사정을 살펴보고 적의 침입 경로까지 예견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도 이이보다 허균의 이름이 높지 않음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그의 자유분방한 삶과 파격적인 학문때문이었다.

     

    허균이 말한 학문은 두가지다. '자기 몸을 위한 공부(爲己之學)'와 '남을 위한 공부(爲人之學)'로 저 혼자만의 안위를 위한 공부가 '爲己之學'이요, 후세에 남김이 있게 한다는 것이 '爲人之學'이다. 허균은 세상에 쓰이지 못할 학문을 하지 말라는 '爲人之學'을 중시했다. 허균이 추구했던 학문은 인과 덕을 배경으로 했던 요순시대에 배경을 두었다. 이이나 조광조처럼 도학정치와 이상정치를 추구했으나 그들과는 달리 현실에 뿌리를 두었다. 또한 유교뿐만 아니라 불교나 도교같은 학문도 깊이있게 받아들였다. 당시에 허균이 불교와 도교에 빠졌다는 것은 유교로 인한 폐단이 두드러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허균은 소승불교보다 대승불교에 뜻을 두었다. 그것은 남을 위한 공부를 중시했던 그의 학문과 일맥상통하는 듯 하다. 부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즐겨보았을 뿐이라던 그의 말속에서 불교를 하나의 학문으로 보았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 때 그의 나이가 불혹이었으나 세상의 비난쯤은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복불교를 나무랐고 참진리를 강조했다. 자기를 이롭게 하기보다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을 중시했다. 그것으로 인해 관직에서 물러나야 했음에도 불교를 향한 그의 관심은 꺾을 수 없었다. 다른 종교에 비해 포괄적인 성격을 보였다던 도교를 종교로써보다는 생활의 방법으로 받아들인 점이 많았다고 하니 도교 역시 하나의 학문으로 받아들였음이 분명해 보인다. 현실이 각박할수록 사람들은 신선사상에 물들었다고 한다. 그런 흐름을 간파한 불교가 칠성각이나 산신각을 지어 도교를 포용한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귀거래사를 남긴 도연명이나 물속의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은 이태백, 그리고 귀천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사귀었다는 소동파를 마음의 벗으로 삼았다는 허균은 은둔의 삶을 갈망했으나 그렇게 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명을 다 살지 못했다. 문득 김시습을 떠올리게 된다. 한사람은 최초의 한글소설을 쓴 사람이요, 한사람은 최초의 한문소설을 쓴 사람이라는 점이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천주교에 관한 책을 가장 먼저 들여온 사람이 허균이라는 사실을 이제사 알게 된다. 중국사신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고 두번이나 중국을 다녀왔으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누이 허난설헌의 작품을 중국 사신 주지번에게 건네준 것도 그 무렵이다.

     

    그가 생각하는 문학은 어땠을까? 여러 방면으로 사람들의 지탄을 많이 받았음에도 그의 글재주만은 인정했다는 말이 보인다. 시를 통해 현실의 모순에 저항했으며 제도 따위는 인간의 참모습을 막을 수 없다며 그런 것에는 전혀 얽매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나약함을 어쩌지 못하고 시를 통해 세상을 비웃기도 했다니 그것은 어쩌면 현실도피였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원망했기에 은둔을 꿈꿨을 것이다. 형식이나 수사에 얽매이지 않고 표절이나 답습은 삼가야 한다는 말로 독창성을 강조했다는 그의 문학정신을 보니 <홍길동전>이 태어나게 되는 배경을 익히 짐작하겠다. 문장은 알기 쉽게 상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폈듯이 그는 어쩌면 자신의 본성과 감성에 충실한 삶을 살았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홍길동이 되어 멋지게 펼쳐본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허균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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