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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삶(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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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ISBN-10 : 8954658342
ISBN-13 : 9788954658348
숨겨진 삶(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실비 제르맹 | 역자 이창실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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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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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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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이면서 음악 같은 문장과 시적인 표현을 통해 결합해낸 은밀한 비극과 운명의 메아리!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이 역사의 풍랑 속에서 묻혀버리기 일쑤인 개개인의 미시 서사를 발굴해내어 웅장한 연대기로 재탄생시킨 『숨겨진 삶』. 등장인물 개개인의 세밀한 심리 묘사와 희비극이 한데 엉킨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펼쳐지는 대작이다. 이야기는 68혁명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우르푀빌에서 일견 평범해 보이는 삶을 꾸려가는 베랭스 가문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들에게는 사실 비극과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남편 조르주의 사망으로 이어진 차사고의 원인을 혼자만 알고 있는 사빈을 비롯해 조르주가 낸 사고로 한쪽 발을 잃은 그들의 딸 마리, 조카를 향한 금지된 욕망에 불타올랐던 에디트, 어느 겨울날 베랭스 가문에 산타클로스로서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피에르, 제2차세계대전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었던 그의 어머니 셀레스트 등 한 가족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에 숨겨진 열정과 좌절, 빗나간 사랑이 섬세하게,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진다.

저자소개

저자 : 실비 제르맹
창조적인 서사 전개와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실비 제르맹은 1954년 프랑스 샤토루에서 태어났다.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 곳곳을 떠돌며 유년 시절을 보냈고, 소르본대학에서 저명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했다. 박사과정을 마친 후에는 프라하로 건너가 철학을 가르쳤다.
1981년부터 틈틈이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1984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밤의 책』으로 여섯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호박색 밤』 이후 출간한 세번째 장편소설 『분노의 날들』로 1989년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숨겨진 삶』 등 많은 소설을 발표했으며, 2005년 『마그누스』로 그해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2016년 프랑스 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치노 델 두카 국제상을 수상했다.
무력한 개인이 엄혹한 세계와 화해해가는 과정을 몽환적인 상상력과 치밀한 필치로 그려낸 실비 제르맹의 작품들은 ‘새로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역자 : 이창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응용언어학 과정을 이수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돌의 연대기』 『죽은 군대의 장군』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와 실비 제르맹의 『마그누스』 『숨겨진 삶』 등을 비롯하여 『너무 시끄러운 고독』 『세 여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스냅사진 _9
슬라이드 상영 _71
전진하라 자손들이여… _149
정자亭子 _269
옮긴이의 말 | 탐색되지 않은 세계를 향해 열린 창 _285

책 속으로

아무렴, 벼룩 한 마리가 흑사병이나 티푸스를 퍼뜨리고말고.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재채기 한 번으로 산사태가 날 수도 있지. 복권 한 장이 사랑을 파괴하고, 말 한마디가 무사태평한 기쁨과 신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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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벼룩 한 마리가 흑사병이나 티푸스를 퍼뜨리고말고.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재채기 한 번으로 산사태가 날 수도 있지. 복권 한 장이 사랑을 파괴하고, 말 한마디가 무사태평한 기쁨과 신뢰를 단번에 사라지게 하고, 한순간의 부주의가 파리채로 파리 잡듯 한 생명을 끝장낼 수도 있지. (40쪽)

마리가 보기에 이런 부랑자 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운 부류는 여자 걸인이다. 훨씬 드물게 마주치는 이 여자들에게 마리는 매혹되는 동시에 겁을 먹는다. 그들은 절대적인 위반을 구현한다. 남자들에게는 가장 고상한 직업부터 가장 고된 노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이 허락되고, 성스러운 삶이나 방탕한 삶, 모험 가득한 여행도 허락된다. 서로 치고받아도 되고, 땅에 침을 뱉거나 담배를 피워도 되고, 보란듯이 서서 오줌을 싸도 되고, 교회의 복사가 될 수도 있다. 당구나 축구는 물론, 여자들에게는 금지된 수많은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어른이든 아이든 훨씬 적은 자유와 가능성이 주어진다. 그들은 엄중한 감시를 받으며, 몸가짐이나 말씨에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고, 사소한 일에도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도록 주의를 받는다. 그렇다면 헝클어진 머리에 더러운 누더기를 걸친 여자들, 스타킹도 신지 않고 때로는 팬티조차 입지 않은 이 여자들은 대체 누군가? (67쪽)

어쨌거나 세상에서 별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건 행운인지 모른다. 너무 눈에 띄지도,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도 않고 홀가분히 지낼 수 있다면, 그래서 환멸과 상처에도 덜 노출된다면.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제 갈 길을 갈 수 있겠지. 단조롭긴 해도 평화로운 길임이 틀림없다. (94~95쪽)

그는 알고 있었던 거다. 부끄럽지만 감미로운 비밀을 두 사람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간직하고 있었던 거다. 그 일이 있고 조르주는 밤마다 그녀를 기다렸을까? 그녀가 그의 방에 다시 오기를, 그의 곁에 눕고, 그렇게 두 사람이 연인이 되기를 기대했을까? 그녀가 그 기대를 저버린 걸까? (133쪽)

그의 몸에 처음으로 아찔한 감동을 선사하고 그의 감각을 흥분시켰던 여자인 에디트는 또한 그의 몸을 기리는 마지막 여자가 된다. 가죽을 벗긴 짐승처럼 고깃덩이에 불과한 살점이 되어버린,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그 몸을 마지막으로 포옹하는 여자가 된다. 정결하고도 대담한 입맞춤으로 절대적인 고독 속에서 그를 축복하는, 첫번째이자 마지막인 단 한 명의 여자. (136쪽)

난생처음 자기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헐벗은 자신의 시선을 보았다. 고요하고 강렬한 시선, 아무것도 반사하지 않는,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 사빈 베랭스라는 이미 중년에 이른 여자를 향한 시선이 아니라, 단순하고도 강렬한 의미에서, 살아 있는 그녀 자신을 향한 시선이었다. 그녀는 살아 있는 여자였고, 인격체였고, 인간이었다. 하루살이 인생, 잠시 머무는 나그네, 언젠가는 죽을 운명인 여자였다. 수십억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작은 수수께끼, 세상에 둘도 없는 미미한 존재이면서 덧없는 불멸의 존재. 엄청난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대체 무슨 가능성을 의미하는 걸까? (180쪽)

전쟁은 변함없이 젊고 빛나는 눈매를 한 오래된 정부情婦다. 조국과 자유, 민족을 수호하며 인간 혹은 신에 대한 자신의 관념을 옹호하는 영웅적인 파시오나리아의 눈길. 사람들을 홀려 서로의 내장을 터뜨리도록 부추기는 메두사의 눈길. 여자들과 소녀들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시키는 포주의 눈길. 고문당하고 사지가 잘리고 산 채로 불태워지고 목이 졸리고 배가 갈라지고 총살당하고 폭탄에 날아간 자식들을 두고 눈물을 흘리는 성모의 눈길…… (224~225쪽)

공기가 비단결 같고 해는 이미 지평선까지 내려간, 일몰에 가까운 시각이다. 경쾌하고 힘이 넘치는 거대한 해. 이글대며 노랗게 타오르는 해가 광막한 오렌지색 물결로 하늘을 물들인다. “글로부스! 어둠에 대해 인간들은 무얼 아는가? 침입자가 되어 그 안에 스며들 뿐……” 그렇다면 낮에 대해서는 무얼 아는가? 빛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건 무언가?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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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금세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전쟁과 혁명이 집어삼킨 운명들, 이 숨겨진 삶들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리라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이 그려내는 탐색되지 않은 세계와 비밀스러운 열정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금세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전쟁과 혁명이 집어삼킨 운명들,
이 숨겨진 삶들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리라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이 그려내는
탐색되지 않은 세계와 비밀스러운 열정

실비 제르맹은 우리 시대의 반 고흐다. _르몽드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역작

창조적인 서사와 독창적인 문체로 신비로우면서도 감각적인 소설들을 써내며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현대문학의 거장 실비 제르맹의 장편소설 『숨겨진 삶』이 출간되었다. 데뷔작 『밤의 책』으로 여섯 개의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해 프랑스 문단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제르맹은 『분노의 날들』(문학동네, 2016)로 1989년 페미나상을 수상했으며 『마그누스』(문학동네, 2015)로 2005년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받았다. 2016년에는 프랑스 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치노 델 두카 국제상을 수상했다.
『숨겨진 삶』은 “관능적이면서 음악 같은 문장과 시적인 표현을 통해 은밀한 비극과 운명의 메아리를 결합해낸” 작품으로, “정서적인 강렬함과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감정의 리얼함”이 잘 드러난 뛰어난 소설이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이야기는 68혁명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우르푀빌에서 일견 평범해 보이는 삶을 꾸려가는 베랭스 가문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그들에게는 사실 비극과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남편 조르주의 사망으로 이어진 차사고의 원인을 혼자만 알고 있는 사빈을 비롯해 조르주가 낸 사고로 한쪽 발을 잃은 그들의 딸 마리, 조카를 향한 금지된 욕망에 불타올랐던 에디트, 어느 겨울날 베랭스 가문에 산타클로스로서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피에르, 제2차세계대전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었던 그의 어머니 셀레스트 등, 한 가족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에 숨겨진 열정과 좌절, 빗나간 사랑이 섬세하게,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진다.

남편의 빈자리를 지키는 사빈 베랭스
“조르주는 비공식적인 다른 미망인을 몇이나 남겨두고 갔을까?”

사빈은 열일곱 살에 네 살 연상 조르주와 결혼하여 가족을 꾸렸다. 서른네 살이던 조르주가 차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녀가 가족사업의 경영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빈의 시아버지 샤를람은 자기가 집안의 원로이며 가장이라는 의식이 뚜렷하여 아들 조르주가 남기고 간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쓴다. 그는 베랭스 군단의 대지휘관을 자처하며 가족 전체의 재원과 소비를 감독하는 재정관이 되고 싶어하기에, 사빈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실 사빈에게는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다. 바로 조르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다. 조르주는 시속 백 킬로미터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아 사망했다. 조르주가 차에 올라타기 전, 사빈과 조르주는 격한 말싸움을 벌였다. 조르주가 산 복권이 당첨되어 거액의 돈을 수령할 수 있게 되었는데, 조르주는 복권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는 사빈 때문이라고 트집을 잡으며 싸움을 걸었고, 사빈도 지지 않고 맞서자 조르주는 화를 이기지 못해 차를 몰고 나가 사고를 낸 것이다. 조르주의 유품을 정리하던 사빈은 복권을 발견하고, 당첨금을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계좌에 보관해둔다. 이 돈은 사빈에게 어떠한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될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 년에 네 차례 화려하게 포장된 장미 다발이 조르주의 차가 충돌한 나무둥치에 놓여진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사빈이 갖다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빈이 한 일이 아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나씩, 붉은 색조의 언제나 비슷한 꽃다발. 망자에 대한 기억을 그런 정열적인 색깔로 꽃피울 수 있는 사람은 정부情婦뿐이라고 사빈은 생각한다. 조르주는 다른 미망인을 몇이나 남겨두고 갔을지, 사빈은 궁금하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땅속을 넘나드는 소녀, 마리 베랭스
“난 이담에 나무가 되고 싶어요.”

조르주가 분노에 사로잡혀 술에 취한 채 도로를 질주할 때, 조르주와 사빈의 딸인 마리는 아버지의 자동차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까무룩 잠이 든 상태였다. 거친 운전에 마리는 잠에서 깨어났고, 곧 심한 멀미가 나기 시작했다. 마리는 참다못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아빠, 차 세워주세요! 토할 것 같아요!” 조르주가 “뭐야?” 소리를 내뱉자마자 차가 휘청대더니 옆으로 미끄러졌고, 조르주는 온몸이 갈가리 찢긴 처참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로 마리는 한쪽 발을 잃었다. 그때 마리는 일곱 살이었다.
그 사건 이후 마리는 한 발을 무덤에 두고 있다. 발목 부위에서 잘린 오른발이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이다. 마리는 없어진 발이 제멋대로 까불거리며 마음 내키는 대로 춤도 추면서, 유년의 나라에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날이면 날마다 그 발은 밤낮없이 마리의 머릿속에서 절룩거리며 주위를 맴돌고 그녀와 함께 깡충거리며 뛰어다닌다. 이 발은 그녀를 지하세계로 들어가게 해준다. 진흙과 바위를 지나, 검붉은 심장처럼 포효하는 마그마가 들끓고 있는 곳이다. 지구에서 숨쉬었던 모든 동물과 식물의 잔재들이 한데 뒤섞인 이곳에 아버지의 몸 또한 용해되어 있다고 마리는 상상한다.
또한 마리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다. 마리의 오빠들은 이 꿈을 비웃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의 백화점 산타클로스로 처음 만나 마리와 오빠들과 사빈의 좋은 친구가 되는 피에르는 마리에게 다정한 말을 들려준다.

“어찌 보면 우린 이미 나무야. 손바닥을 봐. 포플러 이파리처럼 잎맥이 있잖니. 손가락을 펼쳐봐. 단풍나무 이파리 같지. 손가락을 다시 모으면 개암나무 이파리 같고…… 점점 커가며 선택할 수 있을 거야……” (47~48쪽)

“자거라, 자, 이건 꿈이야, 꿈속의 애무, 꿈속의 입맞춤……”
조카에 대한 금지된 욕망에 굴복한 에디트

베랭스가에서 ‘쉿 왕고모’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왕고모 에디트.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그녀는 소음과 고함소리라면 질색하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왕고모는 자신이 기르는 근사한 사냥개의 성대를 수술시켰다는 의심도 받았다. 기르는 개마다 짖지를 못하고 쉰 한숨소리만 냈던 것이다. 겉보기에는 신경질적인 친척 할머니로만 비춰지는 그녀에게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다. 바로 조카이자 대자代子인 조르주를 향한, 우정과 모성애를 넘어선 금지된 사랑이다.
에디트의 조르주를 향한 감정의 변화는 그가 열여섯 살이던 해에 갑자기 닥쳐왔다. 베랭스가가 매년 여름휴가를 보내는 바스크 지방 강가에서 어느 오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수영복 차림의 조르주는 무척 늠름한 모습이어서 소년이라기보다 젊은 남자처럼 보였다. 그의 젖은 몸에서 물과 반짝이는 빛줄기가 줄줄 흘렀다.

젖은 머리를 흔들며 테라스로 다가오는 조르주는 더이상 저 아래 작은 강에서 올라오고 있는 소년이 아니었다. 오빠의 아들도, 열여섯 살 소년도 아니었다. 바위와 조약돌과 풀숲에서, 송진냄새와 빗물처럼 흐르는 햇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조르주는 그 누구의 아들도 아니었다. 첫 비행을 시도하는 꿀벌의 나이일 수도, 짙푸른 능선이 뚜렷한 산들의 나이일 수도 있었다. 그는 개벽開闢의 밀사였고, 눈뜨는 육신과 눈부신 나신, 욕망의 밀사였다. (110쪽)

그 모습을 본 에디트는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꼈다. 심장의 박동은 가슴속에서뿐 아니라 배와 옆구리, 음부에서도, 마치 주먹질을 하듯 그녀의 몸속 여기저기를 강타했다. 그날 밤 에디트는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어두운 복도를 더듬으며 조르주의 방까지 살금살금 걸어갔고, 잠든 조카의 몸에 손을 얹었다……

“전진하라 자손들이여, 내 아름다운 사랑의 소산이며
똥칠한 내 사랑의 소산인 아이들이여……”
전쟁의 상처를 안은 셀레스트와 피에르

셀레스트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검은 눈을 아름답게 빛내며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오르간의 우렁찬 연주가 울려퍼지고, 꽃다발과 향의 달콤한 내음이 진동했다. 곧 남편이 될 파콤 제브뢰즈가 그녀 쪽으로 몸을 숙이며 그녀만이 들을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셀레스트. 앞으로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사실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압박에 못 이겨 셀레스트와 혼인하기로 한 파콤은 남자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파콤으로부터 그 충격적인 말을 들은 순간부터 셀레스트는 병과도 같은 발작적인 웃음에 시달렸다. 그녀가 동정을 잃던 순간에도, 파콤이 어찌나 서투르고 혐오감을 드러내던지 그녀는 결국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단 한 번뿐인 동침으로 피에르가 태어났다.
제이차세계대전이 시작되고, 파콤은 독일로 징집되었다. 그런데 셀레스트에게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한 남자를 만나 황홀한 사랑의 기쁨을 느끼고 육체적 쾌락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그 연인은 적국인 독일군의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딸 젤리를 낳기까지 했지만, 그녀는 떳떳했고 이 관계를 숨기려하지 않았다.

정말로 그녀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양심에 비추어 거리낄 게 없었다.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을 숨김없이, 솔직하고도 떳떳하게 몸으로 체험한 걸 후회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친 게 아니었다. 한 남자의 몸을 애무하고 포옹했고, 방안 깊숙한 곳에서 그와 하나가 되어 전쟁의 범주 밖에 있었다고 해서 그 일이 범죄일 리 만무했다. (248쪽)

그러나 독일군이 물러간 후, 용기 있게 사랑했던 셀레스트는 사람들의 증오심과 악감정의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했다. 셀레스트는 머리를 박박 깎이고 완전히 벌거벗겨져 구경나온 사람들로 미어지는 거리에 짐승처럼 던져졌다. “남편이 강제징용되어 독일에서 일하는 동안 독일군의 품안에 몸을 내던진 추잡한 계집”으로 지목되어 셀레스트는 십삼 개월 된 어린 젤리를 안은 채 온갖 비웃음과 모욕을 당해야 했다.
어린 소년이었던 피에르는 벌거벗은 어머니가 사방에서 날아오는 침과 야유를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머니의 품안에 안긴 젤리의 기저귀가 풀려 엉덩이 밑으로 늘어져 있고, 젤리는 톱질하는 소리 같은 울음을 울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그라든 창백한 몸이 드러난 어머니는 병들고 실성한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우연히 사빈과 만나 베랭스 가문의 사업을 돕게 된 피에르. 아주 충직한 사람인 그는 사빈의 아들딸들과 친구처럼 지내지만,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그와 함께한 지 수년이 지난 뒤에도 베랭스가 사람들은 그의 젊은 시절이나 가족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어둠에 대해 인간들은 무얼 아는가?
침입자가 되어 그 안에 스며들 뿐……
그렇다면 낮에 대해서는 무얼 아는가?
빛에 대해 인간이 아는 건 무언가?

베랭스가의 큰어른인 샤를람은 사빈과 피에르가 애정관계인 것으로 오해하고는,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피에르에게 침을 뱉는다. 어머니 셀레스트가 겪은 일 때문에 모욕과 비웃음에 크나큰 트라우마가 있는 피에르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어버리고, 그후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사빈과 그녀의 아들딸들은 피에르를 백방으로 찾아나서지만, 피에르의 행적은 묘연하기만 하다.
피에르가 사라져버리자 그의 빈자리가 여실히 드러난다. 가부장적 분위기가 만연하며 서로 간의 이해가 부재하고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던 우르푀빌의 이 가족은 피에르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사라진 피에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각자 새로운 삶의 국면으로 접어든다. 사빈의 큰아들인 앙리는 피에르가 남긴 빈집에서 마크 로스코의 거대한 복제화를 보고 전율을 느끼며, 피에르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로스코의 이 복제화는 색이 바래버린 지금도 앙리에게는 세상을 향해 열린, 탐색되지 않은 세계를 향해 열린 창이다. 이 그림 역시 숨겨진 삶이 식별되고 감지되게끔 하기 위해 한 사람이 애쓴 자취였다. 숨겨진 이 비극들 속에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빛과 어둠이 마찰을 일으키거나 포옹하며 접촉했고, 다양한 색깔들이 수축과 팽창이라는 이중의 운동 속에 부동不動을 스치며 움직인다. 그리고 확대되는 미지의 공간 속에서 조용한 모험이 전개된다. (220~221쪽)

그림이 앙리에게 준 깨달음은 자신이 그동안 샤를람의 비방에 넘어가 선한 피에르를 악인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앙리가 피에르를 잃으면서 “가지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했던 형”도 함께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후에 앙리는 집을 떠나 전쟁터를 누비는 르포르타주 사진기자가 되어 인간의 어둠과 빛에 대해 탐구한다.
『숨겨진 삶』은 역사의 풍랑 속에서 묻혀버리기 일쑤인 개개인의 미시 서사를 발굴해내어 웅장한 연대기로 재탄생시켰다. 등장인물 개개인의 세밀한 심리 묘사와 희비극이 한데 엉킨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펼쳐지는 대작이다. 소설의 말미에서는 오랫동안 죽은 줄로만 여겨졌던 피에르가 상처를 극복하고 새롭고 태어나 우르푀빌로 향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베랭스가와 피에르는 결국 재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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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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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겨진 삶 | mo**ardin | 2019.11.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독특한 서사로 이야기를 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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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서사로 이야기를 이끄는 실비 제르맹의 신작이다.

     

    발표 연도가 2008년이라고 하는 이  작품이 이제야 국내에서 출간된 시점이 늦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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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 혁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시대에 우르푀빌이란 곳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삶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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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살에 결혼해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배랭스 가문의 며느리 사빈은 남편 조르주의 교통사고로 인해 미망인이 된 여인이다.

     

    크리스마스 날 시댁에서 모임을 갖는 연례행사를 앞두고 백화점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일하고 있는 피에르와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그를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직원으로 채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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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 보면 평범한 가문의 여타 다른 집안사람들처럼 보인 분위기지만 각 개인들이 가진 말 못 할 비밀들은 한두 가지씩 있는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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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조르주가 자신이 직접 운전해 몰던 차 사고에는 복권 당첨으로 인한 부부간의 싸움이 발단이 있었고 막내딸 마리가 탄 줄도 모른 채 운전하던 그 자동차 안에서의 마리의 비밀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가 없는 사실이 있다.

     

    그 사고 이후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마리의 입장, 피에르가 점차 그들 가정에 사적이든 공적이든 간에 연관되어지면서 배랭스 가문은 피에르와 관계를 끊으래야 끊을 수가 없는 사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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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시대가 요구했던 절도와 절제, 몸에 밴 삶의 철학을 지닌 시아버지 샤를람이 바라보는 피에르에 대한 좋지 못한 감정은 며느리 사빈과의 사이를 의심하고 손자 손녀에게 경고성을 날리는 말들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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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를람의 여동생이자 쉿 왕고모로 불리는 에디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조카 조르주에 대한 사랑의 비밀들까지 한두 가지씩은 자신들 마음속에 간직된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는 배랭스 가문의 사람들은  베랭스 군단 일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야회에서 피에르에게 결정타의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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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참았던 샤를람이 피에르에게 했던 모욕, 사빈과 마리의 잊지 못한 것들을 당한 피에르는 종적을 감춘다.

     

     이후 배랭스 가문은 그가 있기 전과 후로 나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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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듯 각자 자신들의 유년을 거치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은 피에르와의 연계를 통해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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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부가 이렇듯 배랭스 가문의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피에르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왜 사빈에게 자세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 정신병원에서 입원해 있던 피에르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는 전율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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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여자를 사랑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첫사랑에게 고백을 하지 못한 채 엄마와 결혼을 통해 안식을 취하고자 했고 이후 피에르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남녀 간의 사랑은 할 수 없는 부부였다.

     

    그런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시대는 제2차 대전이었고 전중에 독일 병사 요한 뵘란트와 사랑에 빠진 후 배다른 여동생 젤리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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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개인이 전쟁 중에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수 그 자체의 사랑을 했다면 죄일까?

     

    적국과의 불륜을 했다는 죄목으로 엄마는 삭발과 옷을 벗긴 채 모욕을 당하는 조리돌림을 당하게 되는 일들이 이루어졌을 때 피에르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책의 배경이 60년대부터 80년대를 흐르면서 보이는 과정 중에 배랭스 가문과 피에르의 관계를 통해서 보인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들은 저마다의 아픔이자 감추고 싶은 상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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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의 엄마가 당한 일들을 읽으면서 영화 '라이언의 딸'과 같이 교차해 생각나는 것은 국적을 막론하고 당시 서구에서 이런 일들이 당연시했다는 생각, 그 가운데 피에르 입장에서 결코 말하고 싶지도 않았던 숨겨진 삶의 이야기는 비단 이들 등장인물들만이 아닌 누구나 살아가면서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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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연극 무대처럼 연상되는 문장의 끝마침, 은유와 색채의 표현이 전체적으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된 이야기들 속에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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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문체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실비 제르맹'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문체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실비 제르맹'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확실히 영화건 책이건 프랑스는 프랑스만의 고유한 감성이 존재하는 것 같다.

    세계사를 비롯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와보지 못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실비 제르맹을 대표로 프랑스의 정서를 온전히 느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글 속에서 보여주고자 한 인물들의 모습이나 다양한 상황, 그리고 묘사는 상당히 내게 각인된 것 같다.

    긍정적인 면으로 말이다.

     

    숨겨진 삶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인물의 설정이다.

    실비 제르맹이 쓴 다른 소설과 같은 일관성을 가진 점은 바로 역사적 사건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앞서 말한 인물이 도드라지게 표현될 수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중심인 배랭스 가문을 중심으로 그 주변부의 인물들이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숨겨진 삶'에 대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끌고 간다.

    주인공 피에르의 엄마는 사랑하지 않았던 남자와 결혼을 해서 피에르를 낳았다.

    그리고 전쟁통이었던 시절, 적국이었던 독일의 한 병사를 사랑해서 낳은 아이가 젤리였다.

    유리하지 않던 시절에는 그저 숨죽이며 그야말로 숨겨진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본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자 피에르의 엄마와 같은 여인네들에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돌팔매질은 피에르에게도 악영향을 미쳐 결국 설자리를 없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피에르의 엄마가 당했던 일을 조리돌림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픽션이 아니라 팩트였다.

    더한 것은 나치들에게 강간을 당한 사람들마저도 부역자 취급을 했다는 점이다.

     

    역사는 돌고 돌아 현재와 마주하게 되고, 또 반복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의 이야기가 전혀 그 시대의 이야기 같지 않고 상당히 현실적으로 와닿는 건 왜일까?

    우리는 모두 숨겨진 삶을 살고 있다.

    굳이 누군가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본인의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굳이 하려는 그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웃지만 울고 있는 피에르의 엄마 셀레스틴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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