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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
| | 128*188*26mm
ISBN-10 : 8936438115
ISBN-13 : 9788936438111
탬버린 중고
저자 김유담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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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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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51 100000000000000000 5점 만점에 5점 dan1*** 2020.10.27
50 상태가 최상급이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아쉽게도 종이 색도 누렇게 변했고... 최상급은 아니고 상급인듯합니다. 그래도 좋은 책 구할 수 있으니.. 그 점에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3점 kanghyu*** 2020.10.08
49 ^^************** 5점 만점에 4점 zoo*** 2020.09.17
48 거의 새책이나 다름 없습니다. 전부터 이용했지만 앞으로도 애용할 것 같아요. 5점 만점에 5점 Sat*** 2020.09.07
47 `````````````````````````` 5점 만점에 5점 asdr9*** 202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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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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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징글맞음이 경쾌하게 울린다!
지친 감각을 일깨우는 단단하고 탄탄한 서사의 등장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유담의 첫번째 소설집 『탬버린』이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착실하게 발표해온 단편 8편이 묶인 이번 소설집은 신예 소설가 김유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로 꽉 차 있다. 태어나면서 불평등하게 주어지는 삶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등바등 살아가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100점을 받기가 어렵다는”, “최선을 다하는 삶의 무용(無用)함”(「탬버린」 156면)을 어쩔 수 없이 체득해버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씁쓸한 속마음을 김유담은 솜씨 좋게 포착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선택을 책임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여성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우리와 너무도 닮아 “익숙한, 부끄러워 애써 숨기려 노력해온” 표정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유담이 누설하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열등감과 비밀스러운 절박함”(전기화, 해설)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고백 자체가 “이편저편 다 떠나서 그냥 내 편”(김미월, 추천사)이 되어주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던 다독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난히 강렬한 페이소스를 가지고 있”고, “구성이 단단하고 초점이 분명하며 인물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핀 캐리(pin carry)」는 “평범한 한 남자의 어두운 정열과 ‘일부러 져서 이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선보”(심사평)인다. 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우리 사회를 비꼬는 듯한 이 게임은 소설집 전반에 걸쳐 주인공들이 고투하는 인생의 국면들을 역설적으로 비춘다. 치료비를 감당할 여윳돈이 없어 끔찍한 치통을 참고 나서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석사 2학기를 마칠 때까지 대체 무얼 했는지” “인생 전체에 대한 비난”(「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87면) 같은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거나, “깔끔한 월세방, 안정적인 학자금 대출 상환”을 넘어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들을 보는 삶”이 “내게는 닿을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있는 것으로만 여겨”(「멀고도 가벼운」 190면)지는 막막함에 대해 작가는 볼링에서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핀 캐리」 42면)을 상기시킨다.

저자소개

저자 : 김유담
1983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 밀양에서 성장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핀 캐리」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핀 캐리(pin carry) / 공설운동장 /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 탬버린 /
멀고도 가벼운 / 가져도 되는 / 두고두고 후회 /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
해설|전기화 / 작가의 말 / 수록작품 발표지면

책 속으로

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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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모든 것을 볼링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려 들었고, 볼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 환하게 웃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나는 그때부터 굳게 다짐했다. 처치 곤란한 스페어,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스페어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인에 스스로를 세워보겠다고. 나는 일부러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않았다. 이 좁은 동네를 떠나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온전한 나로 새롭게 살아보고 싶었다. (「핀 캐리(pin carry)」 23면)

“탬버린에 달린 이 동그란 금속을 뭐라고 하는 줄 아니? 징글(jingle)이라고 해. (…)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송이 징글이 모두 떨어져나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탬버린을 세게 흔들었다. 탬버린은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떨렸다. 송의 가느다란 팔목에서 푸른 심줄이 불거져나왔다.
열여덟살의 나는 삶이 징글징글하다는 송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무엇이 그 아이의 삶을 징글징글하게 짓누르는지 차마 물어볼 수 없었다. 송이 혼신의 힘을 다해 탬버린을 흔들 때면 뭔가를 털어버리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동그란 금속들이 부딪치면서 퍼지는 소리가 요란하면서도 처연하게 마음을 울렸다. (「탬버린」 143∼44면)

“아니, 걔가 부잣집 딸이라는 거야 워낙 유명했잖아. 당시의 나는 며칠을 망설이다가도 결국 사지 못했을 물건을 집에 가는 길에 충동적으로 샀다는 것보다는, 그 아이가 내세운 쇼핑의 이유가 내 딴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 기분이 안 좋아서 예쁘고 반짝거리는 새것으로 자신을 꾸며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에…… 아, 저 아이는 자신의 기분을 살피면서 살고 있구나,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나빠지지 않게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아는구나. 그 아이의 귀에서 반짝거리는 작은 귀걸이를 한참 아무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조명아를 미워하게 된 게. 당시의 나는 그런 기분을 어떤 식으로 감당해야 하는지 몰랐어. 조명아를 미워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그렇다고 내 기분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너도 알다시피 그때의 나는 기분 따위를 돌보며 살 여력이 없었어. 학업을 이어가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으니까.” (「가져도 되는」 236∼37면)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는 주치의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려 넘어가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선택한다고 해서 아버지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건가. 인생에서 무엇도 제대로 선택할 기회가 없었고, 번번이 실패만 해온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는 요구가 허황되게만 느껴졌다. 이미 실패한 사람은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 후회에 사로잡힌 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고 더 나아질 수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후회였다.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소용없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지 나는 묻고 싶었다. (「두고두고 후회」 27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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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탬버린이 징글징글징글, 하면서 울리는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흔들리고, 흔들며 우리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표제작인 「탬버린」은 신입사원 ‘은수’가 겪는 사회생활의 고투를 그린다. 고...

[출판사서평 더 보기]

탬버린이 징글징글징글, 하면서 울리는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흔들리고, 흔들며 우리는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표제작인 「탬버린」은 신입사원 ‘은수’가 겪는 사회생활의 고투를 그린다. 고교시절 떨어지는 성적으로 쫓기듯 전학 간 학교에서 은수에게 유일한 친구였던 ‘송’은 밤마다 고깃집 불판을 닦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에 다니면서도 탬버린을 흔들며 삶의 무게를 털어내고, 은수는 그 고통이 무언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친구를 위해 열심히 탬버린을 배운다. 수년이 지나 노래방에서 100점이 나오면 대표의 인정을 받는 회식자리에서 은수는 그때 배운 탬버린을 흔들고 동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지만 좀처럼 100점이 나오지 않는다. 과연 은수는 대표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핀 캐리(pin carry)」는 트럭 운전을 하던 ‘인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인숙’의 오빠인 인호가 생전에 몰두했던 것은 다름 아닌 내기 볼링. 내기로 들게 된 보험 덕에 남겨진 가족은 큰 보상금을 받게 되지만 인숙은 오빠의 죽음에 빚지고 있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우연히 인숙은 오빠가 남긴 유품에서 그가 치른 게임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된 수첩을 발견하게 되고, 오빠가 다니던 볼링장에 가서 볼링을 치면서 오빠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공설운동장」에서는 대학에 입학하며 고향 밀양을 떠났던 ‘하경’이 휴학을 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다. 밀양에서 하경은 입시학원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가르치기도 했던 국어 강사 ‘L’을 다시 만나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소설을 쓰는 것이 꿈인 하경에게 밀양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그는 반려자가 될 수 없다. 그와 데이트를 하며 함께 달리던 공설운동장을 하경은 이제 혼자서 달리기 시작한다.

내 인생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뭔가를 열심히 해본 것은 탬버린이 처음이었다. 정말 탬버린이 징글징글 하고 울리는 거라면 그것에 호응하는 게 우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송과 같이 박자를 타고 노는 게 좋았다. (…) 탬버린은 누군가가 흔들어주지 않으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게 되는 거라고, 탬버린의 존재를 확인해주기 위해서는 힘껏 흔들어줄 수밖에 없다던 송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간주를 틈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탬버린」 144면)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는 어린 시절 같은 주공아파트에서 친하게 지내던 ‘영주’와 ‘성희’가 성인이 되어 치과에서 환자와 치위생사로 재회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환경임에도 대학원 공부를 선택한 영주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고통스러운 치통을 참다가 독일 학회 참석을 포기하고 그 돈으로 성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성희는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영주에게 블로그 홍보를 강요하고, 영주는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희의 태도에서 오히려 불편한 마음을 느낀다.
「멀고도 가벼운」은 ‘지연’에게 어릴 적 큰 영향을 끼친 ‘보배 이모’를 그린다. 고향을 한번도 떠난 적 없는 엄마를 포함한 집성촌의 사람들은 지연네 집에 모여 부업을 한다. 작업반장인 엄마는 남편은 뉴질랜드에 있고, 사촌동생 보배와 고향으로 돌아온 이모의 억척스러움을 두고 자주 못마땅해하지만, 지연에게는 고향을 떠난 적이 있고 이제는 뉴질랜드로 떠날 준비를 하는 이모에게서 본인의 가능성을 엿본다. 지연이 대학에 입학한 뒤 뉴질랜드에 정착한 이모가 보내온 양모 이불이 더없이 소중한 까닭이기도 하다.
「가져도 되는」의 ‘인희’와 ‘승규’는 대학 동기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둘은 강남 인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과 분위기에 어쩐지 섞이지 못하고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가깝게 지내다 결혼한다. 결혼 후 이제는 유명인이 된 동기 ‘조명아’의 결혼식 초대를 받아 최대한 꾸미고 참석하지만 어쩐지 자신들이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려 아등바등 살아왔지만 넘어설 수 없는 벽을 여전히 확인할 뿐이다.

조명아는 어떻게 돈을 쓰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는지를 세련된 방식으로 조언할 수 있었다. 그런 조명아를 인희가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인희는 기분보다는 기본을 중요하게 여기는 여자였다. 서울에서 기본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 갖춰야 하는 조건들 앞에서 우리는 자주 좌절했지만,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기본의 기준이 갈수록 버거워진다고 느끼고 있었다.(「가져도 되는」 237~38면)

「두고두고 후회」에서는 아버지의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던 삼남매가 아버지와 함께 이혼한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따로 살게 되고, 그후로 오래도록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살게 된 ‘선재’와 두 동생들은 이제 한발짝 떨어져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듯하다. 아버지의 치료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는 주치의의 말에, 번번이 실패만 해온 사람에게 후회 없는 선택을 하라는 말이 아프게 남는다.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에서 ‘한’은 육개월 전 헤어진 여자친구 ‘피티’의 실종 소식을 듣고 피티의 언니 ‘소냐’를 찾아온다. 한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병약해진 소냐를 극진히 돌보던 피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항상 2순위라는 사실을 원망한다. 결국 한이 소냐의 머리채를 잡고 윽박지르는 장면을 목격한 피티는 한과 헤어지게 되고 몇달 뒤 소냐마저 떠나게 된 것이다. 피티는 피크닉을 가서 예쁜 티포트에 잘 우린 차를 마시는 것이 늘 꿈이었는데, 피티가 떠난 집에는 그녀가 가장 아끼던 영국산 찻잔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성장통을 겪는” 『탬버린』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선택에 잇따르는 감정들을 지나오며” “이전과는 조금씩 다른 자신을 만들어나”가고, “스스로, 더 멀리, 나아가,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대단한 일인지 점점 더 깨달아가면서”(전기화, 해설) 현실을 이겨낸다. “탬버린의 존재를 확인해주기 위해서는 힘껏 흔들어줄 수밖에 없다”(「탬버린」 144면)고 말하는 삶에 대한 적극성과 눈물로 젖은 볼이 쓰라려도 다시 “운동화 끈을 조”이고 “두 주먹을 꼭 쥐”며 “힘껏 달리기 시작”(「공설운동장」 82면)하는 강한 의지로 김유담은 “뒷배도 토대도 없는 청년들”의 지친 손을 잡아 “새로운 출발선으로 추슬러놓는다”(전성태, 추천사). 날카로운 눈으로 현실을 간파하고 결연한 자세로 생에 맞설 줄 아는 이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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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김유담 『탬버린』 | dr**park | 2020.05.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김유담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작품은 <창작과비평>&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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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담 작가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작품은 <창작과비평> 2019년 봄호에 수록된 「이완의 자세」였다. 인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아주 짧게 받고 변두리로 밀려난 인물들과 자식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지긋지긋한 엄마들을 보며 한국 문단에서 기억해야 할 작가가 늘었다는 반가움을 가졌던 건 그러니까 딱 작년 이맘때였다. 문예지에서 신예 작가를 발견했을 때, 문예지에 실렸던 작품들이 모여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의 반가움과 즐거움의 감정은 마치 문학계의 얼리어답터, 문학계의 인싸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데 김유담 작가의 첫 소설집 『탬버린』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그런 감정들로 반가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꼈다(반가움에 「이완의 자세」부터 읽어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소설집엔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지방 국립대나 교대 대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고 했을 때, 나는 가족들 모두에게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남동생은 일찌감치 실업계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한 후였다. 소설을, 가슴 벅차는 일을 꿈꾸는 게 죄는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하며 고집을 피울 때만 하더라도 삶이 이렇게까지 벅찰 줄은 몰랐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오만한 믿음 하나만이 유일한 자존심이었더 그 소녀는 소도시에서의 평범한 삶을 세상에서 가장 경멸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랐던, 이곳을 떠나기만 하면 제법 근사한 미래가 그려질 거라 믿었던, 나조차 미워하고 있는 나의 열일곱을 L은 따뜻하게 기억해주었다. 자신만만하게 떠나놓고 이년도 되지 않아 풀 죽은 모습으로 다시 고향에 내려온 것에 대해서도 그는 잘했다고, 스스로를 다치게 만들면서까지 이뤄야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다독여준 사람이었다. p.67-68 「공설운동장」

     

    「핀 캐리」의 인숙, 「공설운동장」의 하경,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의 성희와 영주, 「탬버린」의 은수와 송이, 「멀고도 가벼운」의 지연 그리고 보배 이모, 「가져도 되는」의 승규와 인희 부부, 「두고두고 후회」의 선재,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의 피티와 소냐. 이들은 각자의 작품 속에서 인생을 제대로 헤매고 열패감을 맛보는데 마치 부모에게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매처럼 여덟 편의 작품이 닮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던 딸들이 닮아 있는 것처럼 과거의 가부장적인 권위가 무능함으로 꺾여 가족들 앞에서 힘을 잃고 약한 모습을 보이고 마는 아버지의 모습들도 많이 닮아 있다. 여덟 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탬버린』 속에는 지긋지긋한 유년시절과 고향을 도망치듯 떠나 서울로 도피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당연히 서울은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거나 안식처가 되어주는 도시가 되어주지 못한다. 마치 인생에서 패배 선언을 당한 듯 서울살이에 실패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는 인물들도 있다. 룸으로 안내받지 못하고 홀에 앉아야 하는 사람들, 자신의 기분 따위를 돌보며 살 여력이 없는 사람들, 학업을 이어가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사람들, 삶이 고단하고 버겁고 징글맞은 사람들을 이야기를 건조하고 먹먹하게 묘사하는데 김유담 작가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발표 주제가 정리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학회 등록을 포기했다. 학회보다는 잠을 못 잘 정도로 괴로운 치통을 해결하는 것이 더 급했다. 독일 학회를 포기한다고 해서 유학길까지 막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내가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점점 지쳐가고 마모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치는 감기나 위장병과는 달랐다. 그냥 둔다고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 따위는 없었다. 지금의 내 상황도 참고 견딘다고 해서 좋아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석사가 끝나면 독일로 유학을 가겠다는 꿈은 이미 천천히 썩어가고 있었다. 남은 석사과정조차 제대로 끝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썩은 꿈을 도려낸 자리에 무엇을 채울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p.101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가고」

     

    고향, 지방에 대한 지역적, 감성적 묘사와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 감정묘사가 그야말로 생생하다. 지긋지긋한 고향을 도망치듯이 떠나고 고단하게 서울살이를 하다가 패배감으로 고향에 다시 내려와서 느끼는 그 감정들을 다 알 것 같고 이해할 것 같은가 하면 「탬버린」에서 노래방 회식 장면은 마치 진짜 사무실 회식에 참석한 것 같은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에 짜증이 몰려오기도 한다. 「탬버린」의 반장, 「멀고도 가벼운」의 보배 이모의 경우처럼 주인공 보다 더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인물에 대한 묘사에선 김유담 작가의 따뜻함과 세심함이 보이기도 한다. 삶의 고단함, 지긋지긋함, 징글맞음이 마치 밀착된 것처럼 생생하고 뚜렷한데 여지를 남겨두는 마무리에선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며 공허함이 몰려온다. 어쩜 수많은 인물들 중 현재 행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을까? 독서가 끝나고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송과 나는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 노래방에 다니다보니 나중에는 어지간한 노래는 수준급으로 부를 수 있는 실력이 돼버렸다. 뭐든지 계속하다보면 잘하게 되는 법이라고, 탬버린을 잘 치는 비결을 묻는 내게 송이 답했다. 송은 노래 부르는 것보다 탬버린을 치며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거의 미쳐 있었다. 쉬는 시간이면 송은 선생님들의 눈을 피해 학교 뒤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탬버린을 흔들어댔다. 다섯 손가락의 마디마디를 번갈아 치는가 하면, 팔뚝, 엉덩이, 무릎 등을 이용해 소리를 내면서 느낌을 비교했다. 나는 뭐든지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편이었는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탬버린을 잘 치기 위해서 손등과 손바닥에 멍이 들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노력하는 송과는 그래도 잘 붙어다녔다. 음악 실기 시간에도 다루지 않는 탬버린 연주를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하는 송의 모습은, 연습보다는 연마에 가까워 보였다. 이상하게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몸속 깊은 곳에 숨겨둔 감정의 덩어리가 탬버린의 박자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것은 일종의 흥()에 가까운 감정이었는데 마냥 신이 나지만은 않아서 묘한 형태의 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음악이 아니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p.129-130 「탬버린」 

     

    -

     

     열흘 전 아버지의 소식을 전화로 전했을 때 엄마는 그럴 줄 알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너는 그럼 그 인간이 오래 살 줄 알았니? 대체 뭘 기대한 거야.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엄마와 거의 반년만에 통화를 하게 된 것이라 참고 있는 중이었다.

     엄마는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 잘 죽으라고 해. 

     이 말을 끝으로 엄마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끝난 후 나는 한참이나 잘 죽는다는 게 어떤 걸까 곰곰이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그것이 내 아버지의 몫은 아닐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p.264 「두고두고 후회」

     

    김유담 작가는 첫 소설집 『탬버린』 속 여덟 편의 소설들을 통해 자신의 색을 확실히 보여준다. 봄날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샛노란 표지처럼 김유담이라는 소설의 장르가 쨍한 색을 발산하며 뚜렷한 개성과 풍부한 감성을 끊임없이 담아낸다. 특히 이제 막 첫 번째 소설집을 발표했는데 「이완의 자세」가 수록될 다음 소설집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아는 감정을 격하게 공감하게 만들고 모르는 감정도 아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김유담 식의 마법 같은 소설 세계를 자주, 오래 만나고 싶다. 

  • 김유담 소설집 '탬버린' | se**2519 | 2020.04.2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김유담 작가의 첫 소설집 '탬버린'입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핀 캐리'가 당선되면서...

    김유담 작가의 첫 소설집 '탬버린'입니다.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핀 캐리'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한 것치고는 꽤 늦게 첫 소설집이 나온 셈입니다.

    이 소설집은 총 여덟 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핀 캐리(pin carry)', '공설운동장', '우리가 이웃하던 시간이 지나고', '탬버린', '멀고도 가까운', '가져도 되는', '두고두고 후회',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까지,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해서 겪는 작가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풍부한 상상력과 유니크한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들입니다.

    전기화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책 말미에 있습니다.

    김유담 작가의 글은 처음 읽어보는 것이고 작가의 말도 책의 맨 마지막에 나와 있어서, 작가나 글에 대한 어떠한 선입견이 없이 순수하게 글에만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저는 '핀 캐리'와 '공설운동장', '탬버린',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이 인상 깊었습니다.

    '핀 캐리'에서는 나를 뒷바라지하던 오빠의 죽음으로 고향에 내려와서 볼링과 관계된 사건들과 오빠의 생활을 알게 되고, 그런 오빠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볼링을 해보는 나의 모습에서 일종의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합니다.

    자신의 선택(대학 진학) 때문에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오빠는 고향에서 막걸리 회사 운송차량 운전사를 했는데, 자신의 선택이 달랐다면 오빠의 죽음도 없었을 것이라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아도 행동과 상황의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자책과 죄의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었다.'

    '핀 캐리'를 읽는 내내 신춘문예 스타일의 글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후의 다른 일곱 개의 단편을 읽으면서 그 느낌이 더 분명해졌습니다.

    '공설운동장'은 서울로 진학한 후 2년 만에 학업과 아르바이트에 진력이 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학원에서 강사일을 하면서 겪는 일들의 이야기입니다.

    '맥주 거품 같은 하얀 웃음이 내 입가에 퍼졌다' '스스로를 다치게 만들면서까지 이뤄야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등등 작가 특유의 표현들이 참신했습니다. 주인공은 하지만 다시 서울로 복학하기로 결심하면서 마지막으로 공설운동장을 달리려고 택시를 타고 갔는데, 이 부분을 해설에서 잘못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하경과 L이 항상 달리던 공설운동장은 옛날 공설운동장이고,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고 간 곳은 새로 지은 공설운동장이었습니다. 이것은 하경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해설에서 이 부분을 옛날 공설운동장으로 잘못 인식하고 평을 한 것 같습니다.

    '탬버린'은 이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데, 여고생 주인공이 서울 근교 지방으로 전학을 가면서 만난 송이라는 친구와 얽힌 학창시절과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우연히 고등학교 때 반장을 만나고, 그로 인해 오래 연락이 끊겼던 송의 안부 알게 되는 내용입니다. 중간에 직장 생활하는 동안 노래방에서의 에피소드도 상당 부분 차지합니다.

    '악기에 달린 짤랑거리는 금속방울을 통 들어서 징글이라고 하니까,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주인공 친구 송이 한 말입니다. 여고생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이 말을 하기까지 이 어린 친구가 겪었을 시간을 생각하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은 여성이 주인공이 아니라 남성이 화자로 나옵니다. 남자의 목소리로 소냐와 피티라는 두 자매를 말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들어간 대학에서 만난 피티는 소냐라는 언니와 함께 시골에서 와서 살고 있는데, 소냐는 학창시절 많은 괴롭힘을 당하고 여러 차례 자살 시도도 했었습니다. 그저 살아만 줘도 감사한 셋째 언니로 나옵니다.

    피티와 한동안 연애를 하고 헤어진 뒤 소냐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피티가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주인공이 보기에 피티의 생활은 거의 언니 소냐에게 맞춰져 있기에 피티가 집을 나갈 이유를 전혀 짐작하지도 못합니다. 소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의미하는 바는, 자신보다는 언니를 위해 살았던 피티가 결국 자신을 찾으러 나섰다는 것일 겁니다.

    책 전체를 통해 일관적으로 흐르는 내용은 어떻게 해서든지 어릴 적 살던 고향을 떠나려는 의지와 떠나와 보니 겪게 되는 현실의 무게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잠시 포기도 하고 다시 도전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역시나 녹록지 않은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로 예전의 글들 위주로 읽어온 저로서는 젊은 작가의 생각이나 감성을 독특한 문체로 표현한 이 소설집의 느낌이 새로웠고, 전체적으로 희망적인 내용이나 엔딩은 없지만 억지로 그런 내용을 만들어내기 보다 있는 그대로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 탬버린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

    탬버린이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에는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가족과 관련되었거나, 나의 학창시절이나, 나의 꿈이나 나의 친구들이나

    한 번 즘은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일들에 항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나, 취업처럼 준비를 하는 기간이 있어 목표를 가지고 간 일들에 대한 비극보다는

    생각지도 못한 비극에 좌절을 훨씬 더 많이 겪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런 것들에 있어서 나이를 먹음에 있어 단단해지고는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비극이나 고민들을 적되

    끝으로는 열린 결말을 사용하여 '주인공들은 과연 어떻게 해결을 했을까?, 이겨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냄과 동시에 그게 나였다면 어땠을까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소설이 소설 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에까지 반영을 해보게끔 했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몰라도 한 단편씩 읽을 때마다 나는 적어도 며칠은 생각을 해야만 했다.


    한 편만 꼽아서 내가 생각한 대로 꼽아보자면,

    나는 공설 운동장이다.

    직장을 잃고, 남은 거라고는 소파에 누워 가부장을 들먹이는 아버지를 보고 든 생각은

    실패라는 것은 누구나 가볍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실패에 있어 관대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한 가지뿐이었다면, 그 실패의 무게는 더욱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내 실패로 인해서 나의 이성적인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이 단편에서는 실패의 우울과 좌절감에 휩싸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현대에서는 통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세대는

    단지, 앞만 보고 좇아가다 넘어져 울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를 일으켜줄 '누군가'를 열심히 기다리고 있을 뿐.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 주인공은 공설운동장에서 뜀박질을 시작했다.

    앞으로 주인공은 똑같은 시련을 만난다고 해도 다시 뜀박질을 시작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이기도 하다.


    탬버린이라는 것을 삶에 비유하자면, 가만히 있으면 소리가 나지 않지만,

    누군가가 힘을 실어 흔들면 박자에 맞게 소리가 난다.

    흔들리며 소리를 내는 우리의 삶이 바로 탬버린이 아닐까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누군가에 의해서 흔들리기도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고,

    울고, 웃으며, 좌절하고, 극복하며

    그렇기 때문에 삶이라는 것을 살아가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


     

    얘의 이름을 알고부터는 말이야. 탬버린을 흔들 때마다 징글징글징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같아.

    나는 그 소리가 좋아. 나만 징글징글하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어때? 너도 들리니?

     

    - 143p

     


    그림1.png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핀 캐리(Pin Carry)」라는 작품으로 당선된 작가 김유담의 첫 소설집.

    작가 김유담은 항상 햇볕이 내리쬐지만은 않는 삶의 조각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소설 속 화자들은 대부분 지방의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벗어나고자 고향을 떠난 여성들이다.

    그들은 기껏 도망쳐온 곳에서도 '뭐가 잘 안되는' 잔인한 진실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의연하고 굳건하게 다시 삶을 이어간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얘기를 나누듯 잔잔하게 다가오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렇기에 더욱 위로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핀 캐리> 중 볼링 핀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

     

     

    볼링 핀 간 중심에서 중심 사이의 거리는 30.48센티미터이다.

    각각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독립적으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너지는 순간에는 서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다.

     

    - 41p

     

     

    이때, 이렇듯 볼링공의 영향으로 핀들 사이에 일어나는 연쇄반응을 '핀 캐리'라고 한다.

    떨어져 있긴 한데, 그렇다고 아주 영향을 받지는 않는.

    오히려 '강한 힘이 덮쳐버리면 결국 한꺼번에' 무너져버리는 볼링 핀의 관계에서 인간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잔잔하고 마음에 스며들도록 읽힌 이야기들.

    잘 살고 싶어서 도망쳐온 곳에서조차 '뭐가 잘 안되는' 삶을 사는 주인공들은 나와 닮아있어 오히려 더욱 위로가 되었다.

    어쩌면 마냥 우울하게 기억될지도 모르는 삶의 조각들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김유담 작가의 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이번에 창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좋은 소설을 운좋게 읽을 수 있었다.

    처음 해보는 서평단 활동이라 많이 서툴렀지만 분명 좋은 경험이 되었다.

    또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의 서평단으로 참여해보고 싶다.

     

    +

    <탬버린>에서 은수는 송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 채로도 함께 탬버린을 흔들었다지만,

    은수의 '정말 탬버린이 징글징글하고 울리는 거라면 그것에 호응하는 게 우정이라는' 말처럼

    은수와 송은 탬버린을 흔들면서 서로를 위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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