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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507쪽 | | 148*215*36mm
ISBN-10 : 8934983906
ISBN-13 : 9788934983903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중고
저자 로버트 거워스 | 역자 최파일 | 출판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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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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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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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BBC 히스토리 매거진〉 2016 올해의 책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 2016 최고의 책 오늘의 세계를 결정지은 파국의 시대를 새롭게 조명한 문제작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에 주목한 첫 전쟁사

2018년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지 100년 되는 날이다. 1,000만 명의 전사자와 2,000만 명의 부상자를 낳은 사상 최악의 ‘대전’은 과연 독일이 정전협정에 서명한 100년 전 그날 종지부를 찍었을까? 주목받는 소장 역사학자 로버트 거워스 교수는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에서 대전 종식 이후 안정과 평화가 아니라 새로운 폭력의 논리와 혼돈이 전후 유럽 대륙을 빨아들였음을 밝힌다. 특히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오스만 제국, 불가리아 등 패전국이 직면한 전후 세계에 초점을 맞춰 ‘끝나지 않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유산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이 책은 또 한 번의 파괴적인 세계대전과 냉전, 피비린내 나는 민족 분쟁이 100년 전 유럽의 파국적 상황에서 비롯되었음을 규명한 심층 보고서다.

저자소개

저자 : 로버트 거워스
더블린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현대사 교수이자 같은 대학의 전쟁 연구 센터 소장이다. 1976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훔볼트 대학에서 역사학과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옥스퍼드 대학에서 유럽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학사원British Academy 박사후과정 펠로십을 거쳐 프린스턴 대학, 하버드 대학, 네덜란드 국립 전쟁 연구소NIOD에서도 펠로십을 받아 연구했다. 그는 방대한 분량의 사료를 철저하게 조사하는 성실한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 책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또한 6개 국어로 된 다양한 1차, 2차 사료를 종합해 그간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제1차 세계대전 전후의 참상을 디테일하게 분석한다.
지은 책으로 《히틀러의 심복: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삶Hitler’s Hangman: The Life of Heydrich》 《비스마르크 신화: 바이마르 독일과 철혈 재상의 유산The Bismarck Myth: Weimar Germany and the Legacy of the Iron Chancellor》 《전시의 제국들: 1911-1923Empires at War: 1911-1923》(공저) 《평화 속의 전쟁: 1차 대전 이후 유럽의 준군사 조직의 폭력War in Peace: Paramilitary Violence in Europe after the Great War》(공저) 등이 있다.

역자 : 최파일
서울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과 서양사학을 전공했다. 역사책 읽기 모임 ‘헤로도토스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역사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의 좋은 책들을 기획, 번역하고 있다. 축구와 셜록 홈스의 열렬한 팬이며, 제1차 세계대전 문학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백년전쟁 1337~1453》 《마오의 대기근》 《내추럴 히스토리》 《제1차세계대전》 《인류의 대항해》 《시계와 문명》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근대 전쟁의 탄생》 《스파르타쿠스 전쟁》 《트로이 전쟁》 《대포 범선 제국》 《십자가 초승달 동맹》, 버트런드 러셀의 《자유와 조직》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부 패배
1 봄의 기차 여행 | 2 러시아 혁명 | 3 브레스트리토프스크 | 4 승리의 맛 | 5 전세의 역전

2부 혁명과 반혁명
6 끝없는 전쟁 | 7 러시아 내전 | 8 민주주의의 외관상 승리 | 9 급진화 | 10 볼셰비즘에 대한 공포와 파시즘의 부상

3부 제국의 붕괴
11 판도라의 상자: 파리와 제국의 문제 | 12 중동부 유럽의 재발명 | 13 패자는 비참하도다 | 14 피우메 | 15 스미르나에서 로잔까지

에필로그 ‘전후’와 20세기 중반 유럽의 위기
자료 목록(지도 목록, 도판 목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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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유럽의 패전 육상 제국들과 대전 이후 그곳들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책은 전시 프로파간다의 프리즘이나, 중동부 유럽 신생 국가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들이 승계한 이전 제국들을 악마화해야 했던 1918년의 관점을 통해서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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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패전 육상 제국들과 대전 이후 그곳들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책은 전시 프로파간다의 프리즘이나, 중동부 유럽 신생 국가들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들이 승계한 이전 제국들을 악마화해야 했던 1918년의 관점을 통해서 흔히 묘사되어온 국가들을 다룬다. 이러한 독해는 서구의 일부 역사가들로 하여금 1차 세계대전을 민주적 연합국 진영 대 독재적인 중부 세력 간의 장대한 대결로 (가장 독재적인 제국이었던 제정 러시아가 3국 협상의 한 축이었다는 사실을 무시하면서) 그릴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더 근래에는 오스만, 호엔촐레른, 합스부르크 제국을 연구하는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중부 세력이 단순하게 악당 국가이자 시대착오적인 ‘민족의 감옥’이었다는 검은 전설을 반박하고 있다.
_서문, 21~22쪽

악명 높은 헝가리 민병대장이자 호르티 호위대의 임시 수장이었던 팔 프로너이 남작은 회상했다. “이럴 때면 나는 뒤틀린 마르크스 이데올로기에 취한 이 광신적 인간 짐승들한테 50대의 매질을 추가로 지시했다.” 프로너이와 다른 우파 민병대장들에게 비인간화되고(‘인간 짐승’) 비민족화된(‘볼셰비키’) 적은 아무런 가책 없이 고문하고 죽여도 되는 존재였으니, 이런 행위들은 거룩한 대의에 의해 그 필요성이 요청되고 정당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거룩한 대의란 사회주의적 심연과 영토 분할의 위협을 받는 국가의 구원이었다.
_9. 급진화, 190쪽

자유주의적 부르주아들은 파시스트들을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파시즘을 길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한편, 반파시스트 정당들 대다수는 파시즘이 일단 부르주아 국가의 무장 경비대로서의 역할에 실패하면 이내 흐지부지될 운명인 한시적 운동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품었다. 이러한 착각들은 ‘로마 진군’ 이후에도 만연했다. 사실 무솔리니는 처음부터 의회 민주정을 폐지하고 독재를 수립하려 했고, 1925년에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_10. 볼셰비즘에 대한 공포와 파시즘의 부상, 220~221쪽

베르사유에 대한 초점은 파리강화회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좁혀왔고, 가장 많은 것이 걸려 있던 당시 최대의 쟁점을 다소간 주변화해왔다. 최대 쟁점이란 이전까지 육상 제국들에 의해 지배되어온 하나의 대륙 전체를 다수의 ‘민족국가들’로 구성된 대륙으로 전환시키는 일이었다. 이 쟁점은 갈등의 최종 국면에 가서야 비로소 1차 세계대전의 중심이 되었다. 영국이나 프랑스 어느 쪽도 1914년에 ‘국가들의 유럽’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전쟁에 나서지는 않았으며, 1918년 초부터 비로소 육상제국들의 해체가 명시적 전쟁 목표가 되었다.
_11. 판도라의 상자: 파리와 제국의 문제, 233~234쪽

유럽 패전국들에서 파리강화조약들에 느끼는 원한은 패전의 굴욕감으로만 부채질되지 않았다. 윌슨의 민족자결 개념이 분명히 협상 세력의 우방으로 간주된 민족들(폴란드인, 체코인, 남슬라브인, 루마니아인, 그리스인)에만 적용되고, 적으로 간주된 민족(오스트리아인, 독일인, 헝가리인, 불가리아인, 터키인)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화 조약은 위선적이라고 느껴졌다. 설상가상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종족 구성이 복잡한 영토들에 민족자결 원칙의 적용은 좋게 봐야 순진한 처방이었고, 실질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의 폭력을 다수의 국경 분쟁과 내전으로 이전하도록 부추긴 셈이었다. 보헤미아의 체코인과 독일인 간의 적대처럼 옛 적대 관계에 테셴의 체코인과 폴란드인 간의 투쟁 같은 새로운 민족적 대립이 합세하자 중유럽의 종족적 경쟁 관계는 폭력적으로 변모했다.
_13. 패자는 비참하도다, 284~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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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전쟁은 폭력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승전국뿐 아니라 패전국 관점에서 파고든 최초의 제1차 세계대전사 전후 패전국 전역에 감돈 분열과 대립의 양상은 이제껏 어떤 책도 상세히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이 책이 다루는 핵심 주제다. 혁명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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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은 폭력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승전국뿐 아니라 패전국 관점에서 파고든 최초의 제1차 세계대전사

전후 패전국 전역에 감돈 분열과 대립의 양상은 이제껏 어떤 책도 상세히 다루지 않은 내용으로, 이 책이 다루는 핵심 주제다. 혁명과 반혁명이 거듭되고, 해체된 패전 제국의 폐허에서 생성 중인 국가들이 내전과 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면서, 1918년 대전의 공식적 종식과 1923년 7월 터키 국경선을 확정한 로잔 조약 사이 전후 유럽은 지구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공간이 되었다. 저자는 17세기 30년전쟁 이래로 유럽 대륙이 이 시기보다 더 치명적이고 뒤죽박죽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폭력의 지속은 그리스-터키 전쟁처럼 국가 간 영토 전쟁의 형태를 띨 때도 있었고, 러시아, 핀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독일 일부 지역처럼 사회 혁명, 즉 내전의 형태를 띠기도 했으며, 발트 3국 등의 경우처럼 민족 혁명, 즉 독립 전쟁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어떤 형태를 띠었든, 공산주의자부터 민족주의자, 농민에서 노동자, 좌파부터 우파까지, 다양한 계층과 정파가 충돌한 무력시위에는 어김없이 잔혹한 보복과 테러가 뒤따랐다. 그러나 경제적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전후 동유럽과 중유럽에 세워진 민주 정부는 사회 소요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극단적인 정당은 안정과 질서를 갈구하는 사람들의 표심을 확보해나갔다.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본
전후 유럽의 참상

기존의 역사가들은 동유럽과 중유럽이 문명화되고 평화적인 서구에 비해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에서 대전 이후 세계를 조망했다. 하지만 서유럽 못지않게 패전국 지역에서도 다양한 정치 실험이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새롭게 대두된 이데올로기인 민족주의의 영향으로 민족국가 수립을 위한 정파가 생겨났고, 농민과 노동자 편에 선 혁명 세력이 세력을 규합했다. 한때 오스트리아에서는 무력 쿠데타보다는 대중 시위를 통한 의사 표현으로 대단히 평화롭게 혁명이 진행되어 오스트리아 공화국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유독 전후 서유럽 이외의 패전국 지역이 폭력적 격변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러시아에서 불어닥친 볼셰비즘에 대한 공포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책의 2부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불가리아 그리고 승전국이었으나 패전국과 같은 혼란상에 직면한 이탈리아 등지에서 볼셰비키 혁명과 그에 반대하는 혁명이 거듭되면서 혼돈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헝가리에서는 급진 공산당 정권에 대항하여 이전의 지주계급이 농민과 있을 법하지 않은 동맹을 형성하게 되었고, 불가리아에서는 농민당 지도자 스탐볼리스키가 반대파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자 농민-공산주의자-무정부주의자가 연합해 봉기를 일으켰으나 처참하게 진압되었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세계사의 한가운데로 불러낸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를 조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원흉인 히틀러를 만든 것은 이러한 항구적인 위기의 체험이었다. 1918년의 패전은 29세의 참전병 히틀러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으로 남았다. 1917년과 1920년 사이에 무려 27차례의 폭력적 정권 교체를 경험한 유럽의 아수라장 같은 현실 속에서 히틀러는 사회주의에서 극우로 전향한다. 국제주의와 민주적 평등주의보다 극렬 민족주의와 ‘질서 잡힌’ 권위주의에 투신함으로써 패전으로 겪은 정신적 붕괴를 극복했던 것이다.
히틀러가 극우 진영 지도자의 모범으로 따른 무솔리니 또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정치 상황에서 질서와 규율을 앞세운 반민주적인 프로파간다로 권력을 장악해갔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당시 이탈리아 군대가 무솔리니의 파시즘 준군사 조직을 쉽사리 물리칠 수 있었으리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무솔리니가 독재를 수립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저자는 당대 사회 엘리트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지적한다. 파시스트들을 주류 정치에 편입시켜 길들일 수 있다고 봤거나, 파시즘을 곧 흐지부지될 한시적 운동에 불과하다고 오판했다는 것이다. 독일의 자유주의적 언론인 하리 케슬러 백작이 일기에 쓴 대로, “무솔리니의 쿠데타는 혼란과 전쟁이 재개되는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20세기를 폭력과 갈등으로 물들인
새로운 폭력의 논리

저자에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목표가 바뀌었다. 더 이상 특정 영토를 획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급의 적’이나 ‘민족의 적’과 같은 ‘이질적인 분자’를 일소한 동질적 민족 공동체를 수립하는 것이 전쟁 목표가 된 것이다. 한 헝가리의 민병대장은 “나는 뒤틀린 마르크스 이데올로기에 취한 이 광신적 인간 짐승들한테 50대의 매질을 추가로 지시했다”고 회상했는데, 그에게 비인간화되고(‘인간 짐승’) 비민족화된(‘볼셰비키’) 적은 아무런 가책 없이 고문하고 죽여도 되는 존재였다. 이제 적은 비인간화된, 살려둘 가치가 없는 범죄자가 되었다. 극단적 폭력을 통해 내부의 적을 발본색원하는 것은 패전의 폐허에서 국가를 다시 수립하기 위해 정당한 행위로 간주되었다.
그러한 ‘내부 폭력’은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 등 전복 세력이 후방전선에서 ‘배신’했기 때문에 패배했다는 패전국의 군부와 보수 세력의 믿음을 부채질했다. 이 배반의 서사는 음모론으로 발전해 독일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었고, 이는 전간기 독일 우익의 신념의 주춧돌이 되었다. 특히 히틀러와 무솔리니 정권의 내부 분열에 대한 강박은 전체주의, 인종주의와 결합해 체계적인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낳았다. 제2차 세계대전뿐 아니라 유고내전에서 또한 그러한 ‘종족 청소’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으니, 100년이 지난 지금도 제1차 세계대전 전후 시기의 유산은 건재하다.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족 분쟁의 기원,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밸푸어 선언

전후 세계는 민주주의에 더 안전한 곳이 될 것이라는 우드로 윌슨의 낙관적인 예견과는 반대로 1918년 유럽에 수립된 대부분은 민주정은 권위주의 정권으로 교체되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패전국들이 위선적이라고 느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도 원인이 있었다. 윌슨의 민족자결 개념은 승전국의 우방으로 간주된 민족(폴란드인, 체코인, 남슬라브인, 루마니아인, 그리스인)에게만 적용되고, 적으로 간주된 민족(오스트리아인, 독일인, 헝가리인, 불가이라인, 터키인)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종족 구성이 복잡한 영토들에 민족자결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순진한 구상이었고, 실질적으로는 대전의 폭력을 다수의 국경 분쟁과 내전으로 옮긴 것에 지나지 않았다.
1917년 밸푸어 선언 또한 승전국의 일방적인 영토 재편의 일환으로,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중동 문제의 근원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의 민족적 고향을 만들어주겠다는 밸푸어 선언은 영국 정부를 상대로 한 시오니스트 정치인이 벌인 오랜 로비의 결과였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인구의 압도적 다수는 아랍인이었고, 팔레스타인 거주 유대인의 대다수는 독립국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많은 이가 오스만 제국 내 유대인 자치권을 지지했다. 게다가 밸푸어 선언 이전에 체결된 사이크스-피코 협정에서 영국 정부는 아랍인들의 독립을 약속하기까지 했다. 전쟁 기간 동안의 약속들은 단지 현지 주민의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단기적인 방편으로 의도된 것에 불과했고, 이런 전시 전략의 결과는 오늘날까지도 중동을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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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특징들이 지배하는 시기로 한 시대를 구성하는 일은 거의 언제나 구상했거나 구상하려는 시대상에 부합되지 않는 것을 삭제하...
    "어떤 특징들이 지배하는 시기로 한 시대를 구성하는 일은 거의 언제나 구상했거나 구상하려는 시대상에 부합되지 않는 것을 삭제하는 데 달려 있다.이는 우리가 정치의 세계에서 방향과 확실성을 확보하는 전략에 속한다.그러나 그렇게 실행된 복잡성의 축소가 때때로 자기기만이 되기도 한다."헤어프리트 뮌클러, <파편화한 전쟁>(곰출판, 2017), 22페이지    

    냉전이 종료되면서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위험이 사라지자 이제 평화가 찾아왔고 자유민주주의 체재가 승리했다는 전망이 자리잡았다.그러나 그것은 미국과 서유럽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였다.강대국 간의 충돌은 없어졌을지 몰라도 동유럽,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에서는 전쟁과 학살이 끊이지 않았다.특히 코소보와 콩고에서는 대량학살까지 발생했다.다에시를 비롯한 급진적인 이슬람 세력의 테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남중국해와 무역은 물론 장래 패권을 두고 벌어지는 미중 간 갈등 같은 것이 나타나기 전에도 이미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그리고 새로운 세기가 들어선 후에도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그리고 러시아의 국가사회주의와 중국의 일당독재가 여러 부작용을 안고 있음에도 비교적 안정적이고 강하게 버티고 있다.냉전 종료와 21세기가 주는 희망이 2019년의 국제정세를 규정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제1차 세계대전은 1918년 독일의 항복으로 종료되었고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평화가 유지되었다는 통념이 있다.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이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일본의 만주사변, 스페인 내전, 히틀러의 집권과 1930년대의 서진, 이탈리아 파시즘 세력의 출몰..그러나 사실은 2차 세계대전에 가까워지면서 등장한 사건들 이전의, 1918년 항복 후에도 폭력이 한참 동안이나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부터 로잔 협약까지, 시기상으로는 1890년대 말부터 1923년까지를 다룬다.무엇보다 1918년 이후 적어도 1923년까지는 엄청난 폭력의 기간이었다는 것이다.특히 1차 세계대전 종료 후 인위적으로 탄생한 여러 나라들은 여러 종교와 민족을 묶을만한 하나의 강력한 국가공동체가 성립되어 있지 않았고 이 나라들은 오랫동안 혼란과 폭력을 겪는다.현대 국제사회는 2차 세계대전 후에 성립되었다.이 책은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상에 대한 더 정확하고 깊은 이해를 제공한다.2차 세계대전 더 나아가서 20세기와 2019년 현재의 국제사회를 더 잘 이해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되는 책이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am**yllisi | 2018.11.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비록 많은 분야에서 지식의 스펀지가 구멍이 뻥뻥 뚫려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구멍이 많이 뚫려 흐물흐물할 지경인 분야가 바로 ...

    비록 많은 분야에서 지식의 스펀지가 구멍이 뻥뻥 뚫려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구멍이 많이 뚫려 흐물흐물할 지경인 분야가 바로 현대사 특히 전쟁 영역이다.

    세계 대전의 혼돈의 평화로 유럽의 폭력적인 이행이 이 책의 주제이다. 1차 세계 대전의 승전국이 아닌 패전국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따라서 책의 시작은 패배이며, 혁명과 반혁명과 제국의 붕괴가 그 뒤를 잇는다.

    오늘의 세계 정세를 결정지은 파국의 세계 대전을 다른 관점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1000만명의 전사자와 2000만명의 부상자를 낳은 사상 최악의 세계 대전은 정전 협정으로 끝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물론 공식적으로는 막을 내린 전쟁이지만 패전국의 전후의 파괴적인 내전과 민족 분쟁이 아직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꼬집으며 저자는 심층적으로 접근한다.

    우리는 세계 대전 이후의 유럽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승전국의 평화가 아닌 패전국의 혼돈에 집중함은 전쟁의 참상을 논함에 있어 당연한 수순이다.

    나처럼 현대사..못인 사람들에게 패전국의 시점에서 역사를 깊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전쟁의 잔혹함과 폭력적인 이해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전쟁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전쟁을 말하라고 하면 다들 제2차 세계대전을 말할 것이다. 나치 정권의 홀로코스트와 무솔리니의 파시즘, 일본의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등 지금 생각해도 충격적인 사건들이 2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났다. 종전 이후 70년이 지난 현재에는 크고 작은 분쟁은 여전히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이전과 같은 세계규모의 전쟁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평화의 시대를 사는 현세대 중에 진지하게 전쟁이 일어날 거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류 사회는 카오스 이론(사회는 나비효과처럼 하나의 작용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처럼 뜻밖의 일로 문제가 생겨나곤 한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한 임용한 소장의 말에 따르면 전쟁을 준비하지 않을 때 평화는 무너진다고 말했다. 전쟁의 역사는 가슴 아프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럼 하도 많은 전쟁 중에 왜 제1차 세계대전인가? 인간 사회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여러 가지 일들이 얽혀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 원인으로는 1차 대전 이후의 전쟁 배상금 문제와 미 대통령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영향이 크다. 1차 대전 이후 승전국들은 전범 국가인 독일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과도한 배상금과 제재를 가했다. 독일은 영토의 13%를 잃어버렸고 육군 규모는 10만으로 제한되었다. 과도한 전쟁 배상금도 문제였지만, 광산 자원을 생산하는 지역도 빼앗기는 등 여러모로 손실이 컸다. 독일 시민들은 굴욕적인 자국의 모습에 굴욕을 느꼈고 승전국에 대한 증오는 히틀러라는 괴물을 낳았다.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는 패전국과 비서양 지역에서는 효력이 없었다. 중동과 아시아 쪽에서 수없이 많은 로비를 해대었지만 끄떡도 없었다. 또한 아프리카 국경선 나누듯이 민족을 나누었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국가에서 크고 작은 분쟁은 피할 수 없었다. 극단적인 민족 대립은 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도 수많은 유혈 분쟁을 일으켰다. 이후 무솔리니와 히틀러는 민족주의를 이용해 정권을 잡았으며 게토(유대인 수용소), ‘최종해결책’(나치정권의 유대인 학살을 완곡하게 표현한 용어) 등의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

     

    전쟁이란 비극의 순간이다. 책에 저술되어있는 1차 대전의 기록은 수많은 사람의 눈물과 죽음이 그려져 있다. 혹자는 더 이상의 전쟁이 없는 현대에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계에는 아직도 이전과 같은 인종, 난민에 대한 증오, 성의 갈등, 갑질 등이 존재한다. 우리가 정신을 놓고 있으면 어느 순간 전쟁의 그림자가 눈앞에 다가올지도 모른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말한 것처럼 경계하고 사유해야지만 우리는 평화를 얻을 수 있다. 3차 세계대전은 전 인류의 종말과 가깝다. 다음은 없다. 오직 현재에 경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란 역사적으로 죽음이나 고통, 참상 등이 일어났던 지역을 여행하며 깨달음을 얻는 여...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란 역사적으로 죽음이나 고통, 참상 등이 일어났던 지역을 여행하며 깨달음을 얻는 여행을 일컫는다.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 일본 히로시마, 중국 난징대학살 기념관, 체르노빌 구소련 핵발전소 부근 등이 대표적인 다크 투어리즘 지역이다.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는 승전국에 가려져 다루어지지 않던 패전국의 관점에서 전후 세계를 바라보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로 다크 투어리즘을 떠난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승전국을 비롯한 패전국들에도 공평하게 적용되었는지 다루는 부분은 이 책이 승자의 기록이라는 역사를 얼마나 신중하고 균형 있게 재해석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개념은 승전국의 우방으로 간주된 민족(폴란드인, 체코인, 남슬라브인, 루마니아인, 그리스인)에게만 적용되고, 적으로 간주된 민족(오스트리아인, 독일인, 헝가리인, 불가리아인, 터키인)에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이는 윌슨이 패전국들이 위선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 외에도 기존의 역사가들이 동유럽과 중유럽이 문명화되고 평화적인 서구에 비해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으로 전후 세계를 조망했던 것과 달리, 저자는 패전국 지역에서도 다양한 정치 실험이 진행되었다고 밝히며 균형 있는 관점을 이어간다.

     

    올해는 1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하지만 중유럽과 동유럽에서는 대전의 영향력이 20세기가 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내용은 전쟁이 어느 국가에선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말해준다. 끝나지 않은 전쟁을 패전국의 관점으로 복기하는 것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해주는 이 책은, 전쟁의 재발을 막고 인류의 진일보를 돕는 훌륭한 이정표가 되어준다.

  •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_ 로버트 거워스   지난 11일, 하필 마트가 쉬는 둘째 주 일요일이었...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_ 로버트 거워스

     

    지난 11, 하필 마트가 쉬는 둘째 주 일요일이었기에 롯데를 비롯한 유통업체가 울상지었던 빼빼로 데이로 많이들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역사적으로 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하루였다. 201811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딱 100년이 되는 날이다. 1914년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된 이 전쟁은 4년 동안 3,0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인류사 최악의 전쟁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1차대전이 과연 독일과 연합군이 휴전 조약서에 서명한 파리의 한 열차에서 완전한 종지부를 찍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저자 로버트 거워스 교수는 다양한 근거와 사례를 제시하며 안정과 평화는 전후의 유럽과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음을 밝힌다. 그리고 저자의 눈은 전쟁의 승자가 아닌, 패자들의 기록을 향한다.

     

    전후 유럽, 특히 독일을 포함한 패전국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폭력적인 시대가 펼쳐졌다. 러시아발 볼셰비즘에 의한 이념적 대립, 그리스-터키 전쟁(1919-1922)과 같은 국가 간 대립, , 동부 유럽 전반에 일어난 사회 혁명으로 인한 내전, 육상 제국들의 급작스런 해체에서 촉발된 민족 혁명과 독립 전쟁 등 세계대전 못지않은 참상의 연속이었다. 당시 유럽의 무력 갈등의 결과로 4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이는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사자를 합친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적국이 특정한 강화 조건을 받아들이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싸운 1차 세계대전과 달리 1917~1918년 이후의 폭력은 훨씬 더 통제가 불가능했다. 이것들은 종족적 적이든 계급적 적이든 적을 절멸하기 위해 싸운 실존적갈등이었다. ... 유럽의 이전 제국 영토들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국가가 부재한 가운데 다양한 정치적 신념을 지닌 민병대들이 스스로 국방군의 역할을 떠맡았고, 적과 아군, 전투원과 민간인 사이 경계가 끔찍하게 흐릿해졌다. -30p

     

    이와 같은 새로운 폭력의 논리로 인해 이후의 분쟁은 더욱 극단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독일에서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등이 질서 잡힌권위주의를 내세우며 패전국(이탈리아는 1차대전의 승전국이었으나 이후의 여러 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패전국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민들의 정신적 상처의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2차 세계대전으로까지 이어진 이 폭력성은 상대방의 물리적 제거와 인종 청소라는 끔찍한 결과물을 낳게 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세계대전사 혹은 승전국의 역사가 아닌 패전국의 이야기와 전후의 혼란했던 시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불가리아,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등 패자들의 잔인한 역사를 언제 읽어볼 수 있겠는가. 특히 전후 각종 조약이나 분쟁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불가리아의 사례에 눈길이 갔지 싶다. 해당국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여러모로 많은 감상을 남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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