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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형사 베니 시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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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쪽 | 규격外
ISBN-10 : 8950965747
ISBN-13 : 9788950965747
악마의 산(형사 베니 시리즈 1) 중고
저자 디온 메이어 | 역자 송섬별 | 출판사 아르테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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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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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61004, 판형 140x205, 쪽수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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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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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리 상, 독일 범죄문학상, 스웨덴 마르틴베크 상, 프랑스 미스테르비평문학상, 영국추리작가협회(CWA) 인터내셔널 대거 상 외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의 거장 디온 메이어의 장편소설 『악마의 산』. 마흔 넘도록 경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강력계 형사 베니 그리설은 동료들에게는 구제불능 주정뱅이고 자식들에게는 있으나마나 한 아버지다. 급기야 술김에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고 그 바람에 달랑 슈트 케이스만 들고 쫓겨난 베니는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그 무렵 케이프타운에서는 한 가닥 실마리조차 없는 연쇄살인이 일어나는데, 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학대하고 죽였다는 것이다.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창인 아세가이의 상흔뿐이다.

저자소개

저자 : 디온 메이어
저자 디온 메이어 Deon Meyer (1958~)는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에서 태어나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아프리칸스어 일간지 《디 폴크스블라트(Die Volksblad)》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집필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첫 소설 『페닉스』를 시작으로 『오리온(Orion)』, 『프로테우스(Proteus)』, 『피의 사파리(Blood Safari)』, 『추적자(Trackers)』를 썼으며, 2015년까지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을 출간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단편소설들은 남아공에서 영화화되었고 『오리온』이 드라마화되었으며, 작가가 직접 TV드라마 『트란지토(Transito)』를 쓰기도 했다. 또한 형사 베니 시리즈 중 『13시간(Thirteen Hours)』, 『악마의 산(Devil's Peak)』, 『세븐 데이즈(Seven Days)』가 숀 빈 주연의 3부작 영화 제작 중이다.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매번 영화화가 거론될 뿐 아니라 해외 문단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AKTV문학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으며 『프로테우스』는 독일 추리문학상, 『페닉스』는 프랑스 그랑프리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오리온』은 프랑스 미스테르비평문학상을, 『13시간』은 미국 배리 상을 석권했다. 집필 전 인터뷰를 최대한 많이 한다는 작가는 『악마의 산』을 쓰기 위해 형사들과 일주일을 함께 보냈을 뿐 아니라 과학수사요원, 심리학자, 성노동자들과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역자 : 송섬별
역자 송섬별은 더 잘 읽고 쓰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느끼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옮기고 싶다. 옮긴 책으로는 『애너벨』,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너를 비밀로』,『자, 살자』, 『죽음의 스펙터클』 등이 있다.

목차

1. 크리스틴 5
2. 베니 242
3. 토벨라 485
4. 칼라 549
5. 옮긴이의 말 564
6. 차별과 갈등의 폐허에서 찾은 길 567

책 속으로

“증인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군인으로, 군사술, 도시 테러, 게릴라전에 대한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변호인의 말은 주장이지 질문이 아닙니다.” “기각합니다. 우선 끝까지 들어 봅시다.” 검사는 금테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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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군인으로, 군사술, 도시 테러, 게릴라전에 대한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변호인의 말은 주장이지 질문이 아닙니다.”
“기각합니다. 우선 끝까지 들어 봅시다.”
검사는 금테 안경 뒤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으며 고개를 젓더니 자리에 앉았다.
“또, 증인은 2년 동안 케이프타운의 마약 카르텔을 위한 ‘경호원’으로 일했습니다. 경호원이오. 신문에서는 달리 말했습니다만…….”
(중략)
“이미 20년 전 일입니다.”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카운터스파이 훈련이었습니다.”
“총기와 폭약 사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육탄전도요?”
“예.”
“고도의 긴장을 요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 훈련도?”
“예.”
“숙청과 탈출도요?”
“예.”
“그런데 주유소에서 총격을 듣고 ‘주유기 뒤에 숨었다.’라고 진술하셨습니다.”
“전쟁은 10년 전에 끝났습니다. 저는 싸우러 간 것이 아니라 트럭에 주유를 하러…….”
“증인에게 있어 전쟁은 10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음파이펠리 씨. 살인과 공격 훈련을 받은 증인은 이 전쟁을 케이프플래츠로 끌고 온 겁니다. 증인이 경호원으로서 했던 역할을 살펴볼까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의를 강력히 제기합니다.” 검사의 목소리는 높으면서도 구슬펐다.
그 순간 토벨라는 피고인들의 얼굴을 보았다. 토벨라를 비웃고 있었다.
22-23p

안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손가락으로 입가의 부푼 상처를 한 번 훑더니 그에게서 물러서면서 말했다.
“나도 애들에게 늘 그렇게 얘기했어. 일이 힘들어서 그러셔. 아빠는 좋은 사람이잖아. 일 때문에 그런 건 이해해 주자 그랬지. 그런데 이젠 나도 당신 못 믿어. 이제 애들도 당신 안 믿어……. 베니, 이제 당신은 그냥 그런 사람이야. 당신 잘못이라고. 다른 경찰들도 전부 매일 똑같이 스트레스 받아. 그렇다고 다들 당신처럼 술독에 빠져 살아? 아니잖아. 그 사람들도 욕하고, 고함지르고, 살림살이 집어 던지고, 아내한테 손찌검을 해? 이제 끝이야. 완전히 끝났다고.”
“안나, 술 끊을게. 전에도 끊었잖아. 끊을 수 있어. 당신도 알잖아.”
“6주 동안 금주한 거 말하는 거야? 그것참, 대단한 기록이다, 고작 6주 가지고. 내 자식들한텐 그걸로는 안 돼. 애들이 무슨 죄야? 나는 또 무슨 죄고?”
“당신 자식이라니, 우리 자식이지…….”
“알코올중독자가 무슨 아빠 노릇을 해?”
자기연민이 엄습해 오더니 곧 공포가 밀려왔다.
“안나, 안 돼. 안나, 나 혼자선 못 살아. 내가 무슨 힘이 있어. 난 당신이 필요해. 제발, 난 당신 없이는 못 버텨.”
“우리한텐 당신이 필요 없어, 베니.” 안나가 일어섰다. 안나 뒤로, 바닥에 놓인 슈트 케이스 두 개가 보였다.
34-35p

“성경을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써먹는 사람은 많습니다. 때로 두려움 때문에 그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어째서 그런 것을 허락하시나요?”
“크리스틴 양이 기억해야 할 것은…….”
크리스틴은 문득 휘청이는 듯했다. “대답 좀 해 보세요.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하느님은 사람들이 제멋대로 갖다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성경을 쓰신 거예요?” 감정이 잔뜩 실렸는지 목소리가 오르락내리락했다.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면서요. 제가 하느님한테 무슨 잘못을 했나요? 어째서 저한테는 목사님과 목사님 아내처럼 쉬운 길을 주지 않으신 거죠? 왜 저한테 빌준을 주시고, 그다음에는 빌준이 자기 머리를 날려 버리게 내버려 두신 걸까요? 대체 제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하나님은 제게 아버지도 주셨죠. 그 뒤에 저에게 무슨 기회가 있었나요? 제가 강해지길 바라셨다면, 처음부터 절 강하게 만드시면 되잖아요. 아니면 똑똑하게 만드실 수도 있었잖아요. 저는 어린아이였어요. 제가 뭘 알았겠어요? 어른들이 쓰레기라는 걸 제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저주가 담긴 날카롭고 쓰라린 말들에 그녀는 스스로 상처를 입은 듯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뺨에 흘러내린 눈물을 손등으로 거칠게 훔쳤다.
100-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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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 작가의 본능적이고 야생적인 범죄소설이 온다! 숀 빈 주연의 ‘형사 베니’ 시리즈로 3부작 영화 제작! ★전 세계 28개국 출간! 영화화 결정! ★ 슈피겔,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 스웨덴범죄소설작가...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 작가의 본능적이고 야생적인 범죄소설이 온다!
숀 빈 주연의 ‘형사 베니’ 시리즈로 3부작 영화 제작!
★전 세계 28개국 출간! 영화화 결정!
★ 슈피겔,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 스웨덴범죄소설작가아카데미 최우수 범죄소설상!
“디온 메이어는 모두가 읽어야 할 작가다.”- 마이클 코넬리

전 세계 28개국 독자가 열광한 새로운 아프리카 소설!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 거장 디온 메이어의 역작

미국 배리 상, 독일 범죄문학상, 스웨덴 마르틴베크 상, 프랑스 미스테르비평문학상, 영국추리작가협회(CWA) 인터내셔널 대거 상 외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의 거장 디온 메이어의 작품 『악마의 산』과 『13시간』이 아르테에서 동시 출간됐다. 『악마의 산』은 스웨덴범죄소설아카데미가 선정한 그 해의 최우수 범죄소설상을 수상했으며 ‘형사 베니 시리즈’의 다음 권인 『13시간』과 함께 숀 빈 주연의 3부작 영화로 제작되고 있다.
디온 메이어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와 인종 문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해왔으며, 탄탄한 플롯과 수렁에서 막 건져낸 주인공이 펼치는 치열한 이야기가 특징인 작가로, 『피닉스』, 『피의 사파리』, 『추적자』 등을 펴내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디온 메이어의 작품들은 아프리칸스어라는 소수 언어의 한계를 딛고 전 세계 28개국에 번역 출간될 만큼 독일을 비롯한 해외 문단에서 호평 받고 있다.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자의 충격적인 실체,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창 ‘아세가이’의 상흔뿐!

마흔 넘도록 경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강력계 형사 베니 그리설은 동료들에게는 구제불능 주정뱅이고 자식들에게는 있으나마나 한 아버지다. 급기야 술김에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고 그 바람에 달랑 슈트 케이스만 들고 쫓겨난 베니는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그 무렵 케이프타운에서는 한 가닥 실마리조차 없는 연쇄살인이 일어나는데, 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학대하고 죽였다는 것이다.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창인 아세가이의 상흔뿐이다. 수사가 미궁에 빠진 가운데 스물두 살의 매력적인 콜걸 크리스틴이 고객이던 마약상이 딸을 납치해 갔다며 신고하고, 납치 사건의 신고를 받은 베니의 머릿속에는 아세가이 살인자를 잡을 거대한 작전의 밑그림이 서서히 그려지는데….
『악마의 산』은 한구석이 망가진 인물들을 내세워 삶의 고통과 절박한 사투를 포착했다. 전직 반(反)아파르트헤이트 투쟁 요원 토벨라는 아들을 살해한 범인들이 풀려나자, 복수 삼아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아세가이로 제거해 나간다. 한편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는 자괴감에 비밀스러운 자해를 시도하는 크리스틴은 네 살배기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리설은 건강한 열혈 형사였던 자신을 되찾고 싶다. 접점 없던 세 사람의 삶은 크리스틴의 딸 납치 사건으로 한 데 엮이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한때는 날렸지만 알코올중독에 빠진 형사,
밑바닥 인생에서 열혈 베테랑으로 재기를 노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강력계 형사 베니 그리설은 한국형 형사물의 주인공 캐릭터와 묘하게 닮아 있다. 이성보다는 본능이, 법보다는 행동이 앞서지만 정의롭고, 허점 가득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촉과 근성을 발휘한다. 유혹에 넘어가 술을 산 것을 자책하다가도 갑자기 자기합리화 하는 코믹한 모습은 누구나 다이어트나 금연 중 한번은 마주했을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흔세 살에 경위로 남아 선후배에게 주정뱅이라는 야유를 받으면서도 꿋꿋이 수사하고, 집에서 쫓겨나고도 전과 다름없이 아내에게 생활비를 부치며 쪼들리는 생활을 감내한다. 허세와 야망 없이 살아 온 베니의 소망은 대단한 출세가 아니라 가족과 누리는 소박한 행복이다.

모든 음모와 진실을 내려다보는 신의 눈길, 악마의 산(Devil's Peak)
범죄와 비리의 디스토피아에서 싸우는 마지막 형사 베니 그리설!

『악마의 산』은 강간, 마약, 납치, 인신매매 등 온갖 범죄의 전시장인 남아공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토벨라의 아들은 고작 주유소를 털기 위해 어린아이에게 총을 쏘는 강도 때문에 죽었고, 토벨라가 처단한 범죄자 중 최악은 영아강간이 에이즈를 치료한다는 미신을 실행에 옮긴 남자다. 5년 동안 3.5만 명의 영아들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불과 10여 년 전의 참혹한 통계는 미흡한 보건 의식을 증명한다.
절대빈곤과 인종 간 빈부격차, 무의미한 치안 탓에 범죄가 들끓는 사회상은 작품 곳곳에 녹아 있다. 푼돈에 정보를 팔고 비리를 저지르는 경찰들은 공권력인데도 가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미혼모 크리스틴이 생계를 잇기 위해 콜걸이 된 과정 역시 자칫하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현실을 반영한다. 남아공에서는 경찰 권력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베니 그리설이 함정 수사를 하자 마약카르텔이 그의 딸을 납치하는 방식으로 복수하는가 하면, 경찰은 범죄조직보다도 뭉치지 못하고 인종끼리 갈려 흩어지기만 한다.
그러나 ‘우린 범죄에 졌다’라고 울부짖으면서도 끝까지 싸우는 베니 그리설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흑인을 우대하는 소수집단 우대정책으로 케이프타운에 백인 형사가 몇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설은 조직의 배척과 부정부패를 이겨내고 범인을 잡으려 홀로 고군분투한다.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베니 그리설은 흡사 작가의 분신처럼 보인다.
『악마의 산』에는 범죄 스릴러의 흔한 사이코패스나 절대적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피해자 토벨라가 다시 연쇄살인의 가해자가 되게 만드는 사회의 잔인성이 더 무섭다. 한때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기 위해 싸웠으나 쓸모가 다하자 버려지고, 아들이 살해당했을 때 그 이력 탓에 증언조차 의심받는 토벨라의 인생은 그 자체로 남아공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악마의 산(Devil's Peak)’은 모든 거짓과 술수의 배경이 되는 케이프타운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실제 지형으로, 자연의 광활한 아름다움과 미지의 공포를 동시에 선사한다.
『악마의 산』은 각자의 집념을 놓지 못한 인물들이 악연으로 얽히는 정교한 플롯이 돋보이며, 갈등이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 대신 출구 없는 현실에 대해 수많은 질문과 시사점을 던진다. 책을 덮는 순간 장르소설의 쾌감뿐 아니라 묵직한 메시지가 남을 것이다.

해외 총평

디온 메이어는 가장 예리하며 통찰력 있는 스릴러 작가 중 하나다.
-「런던 타임스」

나는 정교한 음모에 감탄하고 크리스틴의 건방진 재주에 미소 지었으며, 토벨라의 고통과 그리설의 절망에 공감했다. 나는 이 작품의 무서운 성취와 힘 앞에 넋을 잃었다.
-「가디언」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본능적인 피의 현장과 대혼란을 묘사한 대담한 범죄 소설.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절대 멈추지 않는다. 간결한 대화에 녹아 있는 유머가 중용의 선을 지킨다.
-「선데이 인디펜던트」

책속으로 추가

“보십시오, 전 백인이잖습니까. 그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경찰에서 26년을 일했는데 남은 게 없습니다. 술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경위 신세를 못 벗어나는 게 술 때문인 줄 아십니까? 총경님도 아시잖아요. 이건 소수자 우대정책 때문입니다. 제 인생을 바쳐서 생고생을 했는데 돌아온 건 소수자 우대정책입니다. 이게 벌써 10년입니다. 차라리 디콕이나 렌스나 얀 브루크만처럼 때려치우는 게 나았어요. 그놈들은 경비 회사로 갈아타서 돈을 쓸어 담고 있다고요. BMW를 몰고 5시 땡 하면 집에 갑니다. 그런데 저는요? 미결 사건 몇 백 갭니다. 마누라한테는 쫓겨났고, 알코올중독도 왔습니다……. 그래도 난 여기 있단 말입니다, 맷 총경님. 난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기운이 동나서 그리설은 차에 기대 머리를 푹 숙였다.
“난 아직 이 빌어먹을 놈의 경찰을 그만두지 않았단 말입니다.”
62-63p

“자네도 알잖아, 베니. 잘 생각해봐.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이 있어. 그중 하나가 자네의 직업이야. 하루가 멀다 하고 살인이며 사망 사건을 마주하는 자네 경찰들은 누구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고 난 생각해. 하지만 그렇다면 자네의 직업이 근본적인 원인일까? 아냐, 달라. 자네가 술을 마시게 된 이유는 내가 술을 마셨던 이유와 다를 바가 없어.”
그리설은 한참 의사를 바라보고 있다가 마침내 고개를 떨궜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입으로 직접 말해 보게, 베니.”
“선생님…….”
“말해 봐.”
“죽는 게 무서워서요, 선생님. 죽는 게 너무나 겁이 납니다.”
173-174p

“엄마, 나 아이가 있어요.”
우리에서 탈출할 날을 몇 달째 호시탐탐 노리던 동물처럼 고백은 불쑥 튀어나왔다.
엄마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크리스틴이 예상한 것과는 달랐다.
“아들 이름이 뭐냐?”
“딸이에요, 엄마. 이름은 소니아고요.”
“딸이 두 살이겠구나?” 엄마도 바보가 아니었다.
“맞아요.”
“아이고, 불쌍한 내 딸아.” 두 사람은 지금까지 꾹 눌러 참아 온 온갖 감정을 쏟아 내며 함께 엉엉 울었다. “그럼 내 손녀는 언제 볼 수 있니? 크리스마스에 올 테냐?” 하지만 엄마가 묻자 크리스틴은 주춤했다. “엄마, 전 크리스마스에도 일해요. 내년에 데려갈게요.”
“내가 가마. 네가 일 나간 동안에 내가 아기를 돌봐 주면 되지 않겠니?”
엄마의 목소리에서 절박한 심정이 느껴졌다. 한평생 고되게 살았으니 이제 인생에 뭔가 멋지고 예쁜 걸 딱 하나 갖고 싶다는 절박감이었다. 그 순간, 크리스틴은 엄마의 품에 그 예쁜 존재를 안겨 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진 빚을 갚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엄마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엄마, 우리가 갈게요. 1월에, 꼭 갈게요.” 그날 저녁 크리스틴은 일을 쉬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자기 몸에 상처를 낸 건 그날 밤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욕실을 아무리 뒤져도 적당한 물건이 나오지 않아 부엌으로 갔다. 서랍을 여니 채소 껍질을 깎는 칼이 나왔다. 그녀는 칼을 거실로 가져가 자리에 앉았다. 자기 몸을 내려다보다 눈에 보이는 부위는 안 된다는 생각이 났다. 일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부위여야 했다. 결국 발바닥 한가운데의 부드러운 살을 선택했다. 칼날을 대고 힘주어 꾹 눌렀다가 아래로 그었다. 피가 흘렀고, 겁이 났다. 그녀는 한 발로 욕실까지 깡충깡충 뛰어가 피가 흐르는 발을 욕조 위로 들어 올렸다. 아팠다. 핏방울이 욕조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다음 날에도 그녀는 일을 쉬었다. 12월 초, 성수기였다.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마르티 외할머니가 오신대.’ 소니아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 탁아소에, 다른 엄마들한테 거짓말을 하는 데도 진력이 났다. 고객도, 고객들의 애처로운 요구도, 그들의 애정결핍도 지긋지긋했다. 맥도널드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잘생긴 남자가 다가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주고 싶다고 정중하게 제안할 때, 다음에는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단 한 번이라도.
186-187p

카를로스. 그녀는 다시 카를로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 대기음만 갈 뿐 카를로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는 차에 올라타고 카를로스의 집을 찾아가고 싶었다. 곡괭이자루로 카를로스의 머리통을 박살 내버리고 싶었다. 카를로스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됐다. 경찰을 찾아가고 싶었다. 카를로스라는 존재를 없애 버리고 싶었다.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경찰서 전화번호를 찾았다.
안 돼. 일이 너무 복잡해질 것이다.
그녀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무력감 때문이 아니었다. 증오심 때문이었다.
마음을 추스른 뒤 그녀는 소니아를 데리러 갔다. 딸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는데, 길 건너편에 뒷좌석 창문을 내린 채 서 있던 BMW가 눈에 띄었다. 그 안에 카를로스가 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그녀가 아니라 소니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기묘한 표정이었다. 누군가가 그녀를 죽일 작정으로 심장에 마구 주먹질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니아를 차에 태우려는데 BMW가 곁으로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이제 다 알았어, 콘치타.” 카를로스는 소니아를, 그녀의 딸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만약 크리스틴에게 총이 있었더라면, 분명 카를로스의 얼굴을 겨누고 쏘아 버렸으리라.
240-2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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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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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온 메이어, <악마의 산> 리뷰     Image  북 21  ...

    디온 메이어, <악마의 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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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e  북 21

     

    영화를 볼 때마다 언제나 속이 시원해지는 포인트는 주인공이 사회의 악의 무리들을 잡아다가 벌을 주고 세상의 끝까지 쫓아가 악을 완전히 소탕해버리는 장면일 것이다. 악을 처벌하고 선이 이기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는 항상 사람들로부터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왔다. 법을 다소 무시하고 어기는 한이 있더라도 나쁜 사람들의 재산을 훔쳐다가 착하고 약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던 의적 홍길동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사회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제들을 개인이 직접 나서서 해결한다는 나름의 통쾌한 스토리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입에서 끊이지 않고 오르내려 왔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해결의 주체가 되는 그 개인이 의로움을 행하기 위해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법이나 질서를 무시한다는 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이다. 다시 말해, 악의 무리를 소탕하는 히어로 주인공일지라도, 도시 곳곳을 헤집어 놓으면서 죄 없는 사람들의 재산이나 물건들을 파괴해도 괜찮냐는 이야기다.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자의 충격적인 실체,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창 ‘아세가이’의 상흔뿐!

     

     

    디온 메이어의 추리소설 <악마의 산>은 바로 '악을 처벌하는 악'에 대한 작품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아동성폭행범들을 보이는 족족 살인하는 한 연쇄살인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불신과 비리로 점철된 허술한 사법체계에 넌더리가 난 시민들은 급기야 연쇄살인범을 옹호하고 지지하기까지 한다. 사회가 법적인 사각지대를 해결하기는 커녕 방치하고 있는 환경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살인'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탈출구를 택한 개인과 이를 쫓는 형사 '베니'라는 인물의 대립은 여태까지 보아 왔던 캐릭터들과는 달리 새롭다. 소수자 우대정책이라는 불합리한 사회시스템으로 인해 수년간 승진은 물론 변변찮은 대우도 받지 못한 채 미결 사건들을 처리해 온 형사 베니가 사건 해결을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과정은 섬세한 동시에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악을 악으로 해결하려는 살인마의 스토리와, 가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사건 해결에 뛰어드는 형사 베니의 이미지는 묘하게 겹친다. 그 가운데서 독자는 어느 무엇 하나 옳거나 그르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

     

    “경찰에서 26년을 일했는데 남은 게 없습니다. 술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경위 신세를 못 벗어나는 게 술 때문인 줄 아십니까? 총경님도 아시잖아요. 이건 소수자 우대정책 때문입니다. 제 인생을 바쳐서 생고생을 했는데 돌아온 건 소수자 우대정책입니다. 이게 벌써 10년입니다. 차라리 디콕이나 렌스나 얀 브루크만처럼 때려치우는 게 나았어요. 그놈들은 경비 회사로 갈아타서 돈을 쓸어 담고 있다고요. BMW를 몰고 5시 땡 하면 집에 갑니다. 그런데 저는요? 미결 사건 몇 백 갭니다. 마누라한테는 쫓겨났고, 알코올중독도 왔습니다….

    그래도 난 여기 있단 말입니다, 맷 총경님. 난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기운이 동나서 그리설은 차에 기대 머리를 푹 숙였다.


    “난 아직 이 빌어먹을 놈의 경찰을 그만두지 않았단 말입니다.”


    - p. 62

     


    * 덧붙임


    책이 꽤나 두껍다. 하지만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번역이 매끄러워 읽는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새롭게 느껴진다. 이런 작품들이 많이 번역되어 국내 출간되길 바란다.

    표지 그림은 생각만큼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 [서평]악마의 산 | tk**zmffhs | 2016.10.2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척박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인은 물론이고 지킬 것이 많다. 무슨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 마냥 말한다...

     

     척박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인은 물론이고 지킬 것이 많다. 무슨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 마냥 말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멀쩡한 사회가 있어도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한다면 그게 야생과 다를게 없다. 특히 치안이 불안하고 부패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더욱 야생이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야생에서는 가장 먼저 공격받기 쉬운 건 약자이다. 특히 어린 생명이.

     베니 그리설은 과도한 음주로 아내와 별거를 하고 있던 중, 아동폭력범을 골라 살해하는 일명 아세가이 살인마 수사를 맡게 된다. 아무런 단서 없이 전전하던 중, 콜걸 크리스틴이 자신의 아이가 콜롬비아 마약상에게 납치당했다는 신고를 듣고 거대한 작전을 짜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한 인상은 아파르헤이트와 월드컵, 그리고 괴담처럼 돌던 치안문제까지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회상이 복잡한 구성을 띄어 보였다. 빈부격차 외에도 서로가 서로를 불편해 하는 분위기에 낯설지 않은 부정부패와 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권력의 모습에서 상당히 거친 느낌을 받았다. 있을 건 다 갖춘 사회지만, 결국에는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야생적인 느낌.

     특이한 무기를 가진 살인마가 나오지만, 작가는 굳이 이름을 밝히고서 시작한다. 이런 경우 대체로 형사, 혹은 탐정과 범인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스릴를 형성하고는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형사고 범인이고 모두가 피해자나 다름없어 보였다.

     베니 그리설은 범죄소설에 자주보이는 술에 빠져사는 형사의 이미지지만, 가정을 위해 술을 줄인다는 점에서 약간은 색다른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알콜 중독 치료과정까지 자세히 나오기 때문에 베니 그리설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 내내 술과 싸우는 장면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베니를 보면 뭔가 의욕은 있지만, 세상에 실망해서 자신을 망치는 경우로 보였다.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주변 환경 때문에 망가지는 걸 본 입장에서 베니 그리설은 불운의 경찰이었다.

     아동 범죄가 주 소재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이 있었다. 거기에 경찰은 도움이 안 되고, 범죄자 인권은 지독히 따지는 모습이 많아 아세가이 살인마의 행적은 해결사에 가까워 보였다. 보통 복수하는 형태의 살인마는 각종 다양한 문제점을 들어 정당성을 부정하려드는데, 작중 사회 상황과 증오적이기 보다는 뭔가 결의에 찬 듯한 살인마의 심리를 보면 살인마 본인이 말하는 것처럼 혁명가에 가깝게 보였다. 분노와 함께 나타나는 그의 염원이 남일처럼 보이지 않아서 몰입이 되었다.

     여기에 인물들 간의 접점이 상황을 더욱 예상치 못하게 한다. 특히 사건의 중심에 있는 베니 그리설과 아세가이 살인마 외에 나오는 크리스틴이라는 여성의 시점이 그렇다. 크리스틴은 아세가이 살인마 사건 외의 시선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회 전반적인 모습을 제대로 모여준다. 열악한 현실에 맞서는 베니와 살인마처럼 대응할 만한 수단이 전무하기에 크리스틴은 거의 피해자의 위치라 할 수 있다.

     나오는 주요 인물들의 성향과 출신환경은 모두 다르지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때로는 불법적이고, 때로는 과격하기도 하지만 작중 내내 펼처저 있는 사회를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겉으로는 아는 사람, 같은 직장의 동료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리고 멀쩡히 있는 사회가 보호를 하지 못한다면 남은 것은 자체적인 방어 밖에 없다.

     사회에 존재하는 야생이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허울만 있고 실질적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회가 이렇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기에 거친 야생을 언제 어디서 경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책을 받자마자 두께감에 혀를 내둘렀다. 571쪽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겁이나서 선뜻 책이 들어지질 않았다. 계속 일이 터지는 ...
    책을 받자마자 두께감에 혀를 내둘렀다. 571쪽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겁이나서 선뜻 책이 들어지질 않았다. 계속 일이 터지는 통에 책을 잡기까지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는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아프리카계 소설이 처음인데 진짜 새로운 스릴러의 매력을 봤다.

      유럽쪽 스릴러가 굉장히 섬뜩하고 잔인함을 어떻게 묘사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긴장을 풀지 않고 읽게 할 것인가에 주력하고 있다면 디온 메이어의 <악마의 산>을 통해 들여다본 아프리카 스릴러는 조금은 더 따뜻하고 인간에게 맞춰져 인간의 감정선을 따라간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스릴러라는 장르가 따뜻하기는 어렵다. 다루는 것이 살인연쇄사건이 많고 그 현장이 잔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오 메이어의 <악마의 산>이 그 어려운 것을 해낸다. 자꾸자꾸, 아마도 사건보다는 인물에 초첨을 맞춘 스토리 전개 때문일테다. 악마의 산은 3명의 인물이 함께 꾸려가는 이야기다. 알콜중독 경찰 베니 그리설,  콜걸 크리스틴 반 루엔, 아들을 잃은 토벨라 음파이펠리가 글의 중심이 되어 각기 이야기를 진행한다.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으로 풀고 있는대도 서술인물에 따라 글의 분위기가 싹 바뀐다. 이야기하는 톤 자체가 완전히 달라서 마치 각기 다른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온 메이어는 범인이 누구인지 감추는 것으로 이야기를 꾸미지 않는다. 보통의 스릴러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는 것에 비해 독특했다. 처음에는 이것이 하나의 속임수가 아닐까 싶었지만 디온 메이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연쇄살인사건의 해결을 목적으로 두지 않고 사건 속에 발을 담고 있는 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아동폭행사건의 가해자를 처벌하는 살인자도 처음부터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기에 그의 선택과 행동을 지지할 수는 없지만 묵묵히 따라가게된다. 살인사건에 조금은 뜬끔없는 콜걸의 과거사가 왜 사건의 진행 속에 자꾸만 불거져 나왔는지도 책을 덮는 순간이 되면 어느 정도는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방황을 하고, 자기독백을 해왔던 베니는 정말 최고의 캐릭터이다.

      한때 날렸던 형사가 술주정뱅이가 되어 아내를 때리고 아이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그저 그런 사람으로 전략했다 아내로부터 끝이다라는 통보를 받고 시작된 고민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차별적인 정책들로 인해 꺽여버린 사건해결에 대한 열의, 좌절감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음먹자 새 사람이 되는 영웅의 변모가 아니었고 한 발 내딛는 듯하면 새로운 난관에 부딪치고 뒤돌아섰다 가족 생각에 다시 한 번 노력을 결심하는 보통의 모습을 지닌 가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임하는데 있어는 그의 표현대로 형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집중하고 카리스마를 내보인다. 처음엔 뚱뚱하고 육덕진 패배자같은 이미지였는데 뒤로 갈수록 베니는 오히려 건장한 체구의 이미지로 변해갔다. 그만큼 그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작품이다. <악마의 산>이 형사 베니의 첫번째 작품이라는데 두번째 <13시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책을 읽으며 사건이 주는 이야기에 매료되기도 했지만 사건보다 사람에 치중한 스릴러여서 그랬는지 처음 읽는 아프리카계 소설이라 그랬는지 배경에 깔려진 정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를 무너뜨리고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를 하게되면서 오히려 역차별의 조건 속에 놓인 백인의 입장,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차별적 시선, 에이즈 치료를 위한다는 명목아래 행해지는 영아강간사건들, 말 한마디도 아프리카너인지 아메리카너인지 아님 또 다른 무언가로 구분지으려는 그들의 속성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쩌면 자신의 치부일지도 모르는 이런 것들을 소설 속에 포함시켜 리얼리티를 완성시킨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지 ....아무것도 몰랐던 곳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난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스릴러였고 조금 길어 긴 호흡이 필요했던 책이지만 후회는 없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에 대한 충분한 공감을 끌어낸 작품이고 글을 흐름 역시 지지부진하지 않았다. 쌈빡한 긴장감은 없지만 책을 덮을 때 다 읽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또 다시 이 작가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 -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자의 충격적인 실체,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


    -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자의 충격적인 실체,
    시신에 남은 단 하나의 표식은 아프리카 전통 창 ‘아세가이’의 상흔뿐!

     

    소수자 우대정책으로 차별 당해 마흔 넘도록 경위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형사 베니, 불철주야 일에 매달리고 밥먹듯이 보는 살인사건에 알콜로 위로받는 그는 동료들에게는 구제불능 주정뱅이고 자식들에게는 있으나마나 한 아버지다. 술김에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고 그 바람에 달랑 슈트 케이스만 들고 쫓겨난 가장 베니는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는다. 한편 전직 반 아파르트헤이트 투쟁 요원 토벨라는 사랑하는 여인이 죽고난뒤 그 여인의 아들인 파카멜라를 친 아들처럼 여기고 함께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날 우연히 들른 주유소에서 강도사건으로 사랑하던 아들을 잃고 범인들이 잡히나 경찰의 어이없는 관리소홀로 범인들이 풀려나자 복수를 위해 아동 대상 범죄자들을 아세가이(아프리카 전통 창)로 제거해 나간다. 이 사건을 베니가 맡게 되지만 시신에 남은 증거는 아세가이의 상흔뿐, 수사는 점점 미궁에 빠지고 이렇게 잡을것인가 잡히지 않을것인가 베니와 토벨라의 추격전에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크리스틴, 성매매를 하는 스물두살의 매력적인 콜걸이다. 성매매로 인한 자괴감에 스스로에게 자해를 하기도 하지만 네 살배기 딸 소니아를 사랑하는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 이 여인이 자신의 고객이던 마약상이 딸을 납치해 갔다며 신고를 하게되고 이들의 이야기는 이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 돌을 쌓을 것인가? 돌을 던질 것인가?: 두명의 영웅, 그리고 진정한 '악'은 없었다.

     
    불합리한 소수자 우대정책으로 만년 경위 신세를 못 벗어나지만 가정과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공공의 정의구현을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형사 베니, 아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개인적인 복수심과 사회정의 구현이라는 타당성 아래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범 토벨라, 불합리한 사법체계에 돌을 쌓을 것인가? 돌을 던질 것인가? 법의 한계점에 한탄하지만 순응하고 돌을 쌓아 좀 더 탄탄한 사법체계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인가? 아님 법의 한계점에 무자비한 돌팔매질을 하여 그것을 깨부수고 자신만의 정의를 세울것인가? 두 명의 영웅들의 정의가 첨예하게 부딪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논의점과 재미는 바로 이 점이다. 악마의 산에서 보여지는 영웅은 다른 소설처럼 한명이 아니다. 두명이다. 그중 하나는 정의를 구현하는 방법이 악의 정점인 ‘살인’이다. 이렇듯 악이라는 것이 정의의 옷을 입고 활개치는데 이상한건 그 악을 정의라 부르고 싶고 그 옷이 딱 맞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소설 속에서도 불신이 팽배한 사법체계에 진절머리가난 사람들은 법과 자신들을 대신해 범죄자들을 처단해주는 토벨라를 응원하고 숭상하게 되는데 그 점이 이상하게도 공감이 된다. 그렇다고 올바른 정의가 약해 보이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 이 비등한 두 영웅이 치열하게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다가 끝에 아버지라는 이름에 도달했을 때 그 정의는 힘겨루기를 그만두고 공감이라는 틀안에서 서로를 끌어 안는다. 거기서 오는 감정선도 남다르다.

     

    결국 어떤 이유에서건 살인을 정당화 할수 없다는 형사 베니도 어떤 이유에서건 아동성범죄자는 처단되어야 한다는 살인자 토벨라도 목숨만큼 소중한 자식이 있는 평범한 아버지였고, 불합리한 사법체계에 상처입은 희생양이였고, 정의 구현을 위해 피말리게 분투했던 안타까운 사람들이였다.   


     

    - 독자를 속내를 파악해 소설의 무게감을 저울질하는 작가

     

    이 소설은 아동 성폭행과 살인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다룬다. 솔직히 연쇄살인도 가볍게 보는 추리소설독자들에게조차 그리 쉬운 주제는 아니다. 하지만 디온 메이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둡고 참담한 현실을 여과없이 고발한다. 토벨라가 처단하는 성범죄자들은 실제로 현재도 존재한다. 아동과의 성관계가 에이즈를 낫게 한다는 무지함이 있고, 감염자들은 이 무지함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죄없고 힘없는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다. 그게 현실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더라도 작가는 할 수 없이 소재로 삼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주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독자에게 덜 거북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그건 무게감의 조절이다. 디온 메이어는 독자의 속내를 잘 파악하는 작가다. 어느쯤에서 무게감을 주고 어느쯤에서 무게감을 덜 줄지를 독자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적절하게 분배한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다뤄질 암담한 현실부분은 단단하고 무직하게 다루며, 잔인하고 무섭게 다뤄질 추리스릴러부분은 날카롭고 빠르게 다루며, 가끔 베니의 일상에 대해서는 찰진 욕설과 함께 어설픈 인간미로 블랙코미디를 연상하게해서 웃음을 준다.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주제를 다루되 그 불편함을 최소화 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악마의 산은 계속해서 무겁지도 계속해서 가볍지도 않다. 독자의 감정선에 따라 탁월한 무게감의 분배가 돋보인다.

     

     

    - 흩어진 조각이 한 조각으로, 접점에서 오는 쾌감: 다중사건이 한 사건이 되기까지...

     

    13시간을 읽었을 당시에도 느낀 것은 디온 메이어는 참 영리한 작가라는 점이다. 앞서 말한 무게감 조절도 그렇고 이야기의 속도 즉 페이스 조절에도 능숙하다. 어디쯤에 독자가 집중도가 떨어질지를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능숙하게 떡밥을 던져주는가 하면, 어디쯤에 독자가 복잡한 추리로 골머리를 앓지를 알고는 다른 인물에 이야기로 환기를 시켜주기도 한다.

     

    원래 추리물은 한 가지 사건에 집중하는 소설이 많다. 그 이유는 한가지를 농밀하게 다루기 위함이다. 작가가 이야기를 농밀하게 다루어야 독자는 작가의 복잡한 추리를 따라 갈 수 있는 집중력이 생긴다. 그리고 더 깊이 파고들어야 그 깊이의 배신감(반전)만큼 쾌감이 따른다. 하지만 다중사건을 다소 그 점이 떨어진다.

     

    하지만 디온메이어는 다르다. 이 다중사건, 전혀 상관없는 크리스틴의 이야기가 베니와 토벨라의 팽팽한 추리극에 껴맞춰졌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남다르다. 13시간때도 그랬다 전혀 상관없는 사건을 곳곳에 배치하여 중간에 환기를 시키는가하면 마지막에 절묘한 조각들의 맞춤으로 쾌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에 맞춰지는 조각이 주는 쾌감은 깊이감에서 오는 반전보다 짜릿한 맛이 있다.

     

  • 악마의산 | or**ot666 | 2016.10.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개인적으로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로는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가 대표적이며 소설로는 1984가...

    개인적으로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로는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가 대표적이며 소설로는 1984가 있겠다.
    영화, 그리고 책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현실의 모습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잘 점친 내용들.
    오늘 만나볼 책은 이런 시대의 모습을 냉철하게 담아낸  디온메이어의 소설 "악마의 산"이다.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미스터리 소설로 생각해서 접근을 했는데. 아뿔싸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스릴러물이며 단순 스릴러가 아닌 현대 사회의 모습을 냉정하게 담아둔 책이었다.
    배경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렇다. 저자는 남아프리카게 적을 둔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곳에 대한 애향심이 너무가 깊어서 현지의 세계와 문화를 담은 책을 출간하였다.
    줄거리는 술에 취하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형사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금주모임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참여하는 사건에 다가선다.  또한 이 사건과 연관된 또 한명의 인물인 총격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토벨라. 마지막으로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괴감이 강한인물인 크리스틴 이런 정상적이지 않은 혹은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 의지와 상관없이 사건에 얽매이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알코올 형사는 애니메이션 사이비의 주인공이었던 극악한 남자와 같은 이미지가. 아들을 잃은 토벨라는 마치 헐리우드 단골 소재인 아들을 잃은 부모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또한 이들을 보니 오즈의 마법사가 연상되기도.... 소설에서는 현재 남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인종차별,빈부격차, 강간, 마약,부정부패등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현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도록 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헐리우드에서도 영화한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는 악마의산. 반드시 영화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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