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에너지로 에너지 독립을 꿈꾸자!
에너지 자립 마을 이야기 『태양과 바람을 경작하다』. 에너지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지구 환경을 위해 에너지 대안을 실천하고 있는 에너지 자립 마을을 찾아 취재하여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민들레공동체, 대안기술센터 등 에너지 자립 마을에서부터 에너지 독립을 현실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 시민발전소, 에너지 자립 종교기관, 그리고 사람들의 실천 이야기 등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또한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해 어떠한 것을 실천하는지 영국, 독일, 일본 등을 찾아가 살펴보고 에너지 자립 마을을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소개
저자 : 이유진 저자 이유진은 대학 3학년 때 ‘아시아 환경 대탐사’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다녀온 뒤 지구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군기지 철수 후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에서 살게 된 필리핀 사람들을 보면서 받은 충격은 <녹색연합>을 찾게 했고, 그때부터 십 년 넘게 <녹색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군기지, 야생동물 보호, 국제 연대 일을 맡아 하다가 최근에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공공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학교에서 환경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2008)』, 『기후변화 이야기(2010)』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생태 발자국(2006)』, 『공기를 팝니다(2010)』 등이 있다. 물, 에너지, 식량 문제에 두루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녹색연합>의 기후에너지 정책위원.
목차
■ 추천하는 글: 사람들 사이의 평화 없이 자연과의 평화도 없다_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 ■ 책머리에: 지역 에너지, 에너지 독립을 이루는 길
1부 해답은 지역 에너지에 있다!
2부 우리나라의 지역 에너지
1. 에너지 자립 마을 ‘완소지대’ _산청 <민들레공동체>와 <대안기술센터> 2. 학교에서 만나는 로컬 푸드, 로컬 에너지 _무주 <푸른꿈고등학교>와 의왕 <더불어가는배움터 길> 3. 지역 에너지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 _<에너지팜>, <한국에너지복지센터>, 태백 <바이오펠릿사업단> 4. 핵폐기장 대신 시민발전소 _부안 등용 마을과 <변산공동체> 5. 에너지 자립 마을 만들기의 모범 답안 _임실 중금 마을 6. 에너지 자립 사찰, 에너지 생산 교회 _마곡사와 청파 교회 7. 연대 사람들, 준비됐나요? 자, 갑시다! _화석에너지 제로 섬, 통영 연대도 8. 에너지 자립을 향한 도민들의 열정과 실천 _‘제주에너지특별자치도’를 만들다
3부 세계의 지역 에너지
1. 석유 고갈과 기후변화에도 끄떡없다 _ 오스트리아의 무레크와 귀씽 2. 시민은 에너지 생산자 _독일의 모바크, 윤데, 그리고 트리어 대학교 3. 에너지 생산보다 중요한 에너지 디자인 _일본 오가와마찌와 이이다시 4. 도시의 에너지 자립은 이렇게_영국 런던 5. 태양광 온수기를 가전 제품처럼 _중국 더저우시
4부 지역 에너지, 어떻게 만들까?
1. 저탄소 녹색마을 6백 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2. 도시에서 저탄소 녹색 마을 만들기 3. 에너지 자립 마을 밑그림 그리기 4. 마을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에너지 워크숍
■ 부록 참고 문헌 용어 설명 지역 에너지 관련 홈페이지 고마운 분들
책 속으로
"에너지를 전환한다는 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누려 왔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무조건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조금 더 소박하게, 조금 더 겸손하게 살자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것은 돈도 아니고, 시간도...
"에너지를 전환한다는 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누려 왔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무조건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조금 더 소박하게, 조금 더 겸손하게 살자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것은 돈도 아니고, 시간도 아니다. 조금의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 본문 중에서
|지역 에너지Local Energy로 에너지 독립을 꿈꾸자 |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동안 두 사람 이상만 모이면 채소 값 걱정들을 했다. 언론에서도 텃밭이며 도농 직거래며, 생협 같은 곳들을 상세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식량을 돈벌이 ‘상품’ 취급하는 게 문제며, 이러한 식량 체계의 대안은 ‘로컬 푸드’ 밖에 없다는 생각이 광범위한 동의를 얻게 됐다. 그렇다면 석유 값이 폭등했을 때는 어땠던가. 언제까지 불안정한 중동 석유에 기댈 것인가 하는 문제제기로까지는 이어졌으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화석연료 사용, 에너지 과다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반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그렇다면 원자력에너지가 대안’이라거나 ‘중동이 불안하니 다른 곳에서 석유를 사 오자’는 식으로 결론이 났던 것을 떠올려 보자. 한시적이고 즉흥적인 대책은 사람들의 에너지 사용 습관도 바꾸지 못했고, 국가 에너지 정책을 바꾸는 데도 효과적으로 기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인식 자체를 완전히 바꿔 보자고 제안한다. 화석연료와 원자력에너지 말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 그 대안이라는 것이 현실 가능한 것인지, 가능하다면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있는지, 우리 마을이나 우리집에서도 그런 에너지로 살아갈 수 있는지 등 지금 사람들이 궁금해 할 질문들에 상세한 답을 주고 있다. 저자는 최근 몇 해 동안 에너지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에 집중해 왔고, 십 년 넘게 환경단체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 추세에도 민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문성과 세계적 시각이 저자의 열정과 어우러져 쉽고 알차게 ‘지역 에너지Local Energy’라는 화두를 던져 주고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왜 지금 시점에서 지역 에너지를 고민해야 하는지를 밝혀 쓰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1부에서 지역 에너지 논의가 지금 우리나라에서 절실한 이유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를 밝히고 2부와 3부에서는 실제 사례들을 모았다. 2부의 국내 사례에서는 마을, 지역자치단체, 사회적 기업, 학교, 사찰과 교회, 섬 등 다양한 공간의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3부의 해외 사례 역시 에너지 자립 170%를 이룬 오스트리아의 무레크와 같은 소규모 도시와 교통 정책으로 에너지 절약을 이룬 런던 등 대도시의 정책을 골고루 보여 줌으로써 여러 변수들을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
|에너지 자립 마을을 찾아서| 저자가 나라 안팎의 에너지 자립 마을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찾아다닌 곳,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꼼꼼하게 기록한 결과가 이 책이다. 산청과 임실에서, 제주와 부안에서, 학교와 마을에서, 사찰과 교회에서, 섬과 육지에서, 나라 안과 밖에서 에너지 자립 마을이 번져 간다. 에너지 자립 마을은 외부의 도움은 최소화하고, 마을 자금으로 재생가능 에너지 시설을 지었으며, 주민 스스로의 요구와 계획대로 에너지 설계를 하려고 애썼다. 쓰고도 남는 에너지는 정부에 팔아 마을 기금으로 조성한다. 유채와 바람으로 새로운 마을을 설계하고 있는 제주 가시리의 예를 보자. 가시리는 재생가능 에너지 시설을 통해 해마다 10억 원 가까운 마을 소득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금으로는 가시리 출신 대학생들의 학비 전액 지원, 마을 어르신 한 분께 매달 10만 원 경로 수당 지급, 주민 건강보험료 최대 7만 원까지 부담 등을 현실화할 생각이다. 꿈같은 이야기로 들리시는가?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가시리 유채꽃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10만 평이 넘는 유채밭의 유채 씨로 바이오 디젤을 만들고, 마을 소유의 목장에 국산 풍력발전 단지를 세울 계획이기 때문이다. 가시리 사람들이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마을 공동 소유의 목장을 팔았다거나, 대도시 부동산 투기 등에 마을 기금을 썼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에너지 자립 마을의 가장 중요한 기반은 공동체, 그리고 사람이다. 에너지 문제를 걱정하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삶을 바꿔 에너지 생산에 뛰어드는 이들을 저자는 ‘에너지 농부’라고 부른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피크 오일이 다가오는 지금, 저자의 주장은 분명하다. ‘에너지 농부’와 에너지 자립 마을이 늘어나는 것만이 기후변화 시대의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책| 이 책의 장점은 실제로 자기 집이나 마을, 학교에서 재생가능 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싶은 이들이 도움을 받을 곳, 달려와 방법을 가르쳐 줄 사람의 연락처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실제로 이루어 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사람들에게 ‘한번 해 보자’, 하는 자신감을 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변화나 개혁이 힘들지 않고,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 또한 큰 미덕이다.
|어떤 에너지원이냐보다는, ‘어떻게’를 생각하자!| 지금까지 인류는 석유, 석탄, 수소, 원자력,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인류가 마음껏 써도 고갈되지 않고, 값도 싸며, 더구나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꿈의 에너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원’ 자체보다는 에너지원을 어떻게 생산하고, 소비하며, 누가 선택하고 공급하는가의 문제와 연결된다. ‘어떤’ 에너지를 선택할까, 하는 것보다 아껴 쓰고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지역에서 에너지를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 우리의 삶을 바꾸고, 에너지 체제도 바꾸어야 한다. 지역에 기반을 둔 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을’에서 에너지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사서’ 쓰는 에너지가 아니라, ‘만들어’ 쓰는 자연에너지로 하루를 보내는 ‘에너지 농부’들이 늘어 가고 있다. 언젠가 지역 에너지의 거대한 물결이 석유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를 넘어서는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