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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7.8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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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sam7.8
숨겨진독립자금을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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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글씨풍경
소년이 온다
| 규격外
ISBN-10 : 8936434128
ISBN-13 : 9788936434120
소년이 온다 중고
저자 한강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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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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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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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럽게 되살려낸 5월 광주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서 연재했던 작품으로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통해 저자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며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던 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날, 돌아오라는 엄마와 돌아가라는 형, 누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동호는 도청에 남는다.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5·18 이후 경찰에 연행되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치욕스러운 고통으로 여기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2017년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말라파르테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저자소개

저자 : 한강
저자 한강 韓江은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었다.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뤄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연재할 당시(2013년 11월~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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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었다.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뤄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연재할 당시(2013년 11월~2014년 1월)부터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열다섯살 소년의 이야기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강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당시의 처절한 장면들을 핍진하게 묘사하며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평론가)."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고,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는 작가 스스로의 고백처럼 이 소설은 소설가 한강의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신형철 평론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 도시의 열흘'과 소년을 위로하는 한강의 간절한 목소리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 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혼한테는 몸이 없는데, 어떻게 눈을 뜨고 우릴 지켜볼까.
(…) 눈을 감고 있던 외할머니의 얼굴에서 새 같은 무언가가 문득 빠져 나갔다. 순식간에 주검이 된 주름진 얼굴을 보며, 그 어린 새 같은 것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몰라 너는 멍하게 서 있었다.
지금 상무관에 있는 사람들의 혼도 갑자기 새처럼 몸을 빠져나갔을까. 놀란 그 새들은 어디 있을까.(22-23면)

혼은 자기 몸 곁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까.
그게 무슨 날개같이 파닥이기도 할까. 촛불의 가장자릴 흔들리게 할까. (…)
용서하지 않을 거다. (…)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 (45면)

억울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오월의 노래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5·18 당시, 인구 40만의 광주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들이 지급받은 탄환은 80만발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엄혹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부조리에 맞서도록 어린 그들까지 시위현장으로 이끌었던 강렬한 힘은 다만 ‘깨끗하고도 무서운 양심’ 하나였다. 그렇게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느끼며 수십만 시민들이 모여 만든 위대한 ‘양심의 혈관’을 함께 이루었던 것이다.

키가 자라고 싶었지.
팔굽혀펴기를 마흔번 연달아 하고 싶었지.
언젠가 여자를 안아보고 싶었지. 나에게 처음으로 허락될 여자, 얼굴을 모르는 그 여자의 심장 언저리에 떨리는 손을 얹고 싶었지. (…)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57-58면)

그날 도청에 남은 어린 친구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총을 메고 창 아래 웅크려앉아 배가 고프다고 말하던 아이들, 소회의실에 남은 카스텔라와 환타를 얼른 가져와 먹어도 되느냐고 묻던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서 뭘 알고 그런 선택을 했겠습니까?(116면)

소설은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이 겪은 5·18 전후의 삶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단면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스러운 고통이 되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은 3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시 수피아여고 3학년 시절에 5·18을 겪은 ‘김은숙’은 '전두환 타도'를 외치는 데모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담당 원고의 검열 문제로 서대문경찰서에 끌려가 ‘일곱대의 뺨’을 맞기도 한다.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고귀한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다 쫓겨난 ‘임선주’는 이후 양장점에서 일을 하다가 상무관에 합류하게 되고, 경찰에 연행된 후 하혈이 멈추지 않는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상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대학생 ‘김진수’ 역시 연행된 이후 ‘모나미 볼펜’ 고문, 성기 고문 등을 받으며 끔찍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결국 자살하고 만다. 소설은 이러한 국가의 무자비함을 핍진하게 그려내면서 ‘유전자에 새겨진 듯 동일한 잔인성’으로 과거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다음 문단은 검열 때문에 온전히 책에 실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어서 먹선으로 지워진 넉줄의 문장들을 그녀는 기억했다. (…)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았다. 어떤 표정, 어떤 진실, 어떤 유려한 문장도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았다. 오로지 끈질긴 의심과 차가운 질문들 속에서 살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95-96면)

처음 자료를 접하며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연행할 목적도 아니면서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살상들이었다. 죄의식도 망설임도 없는 한낮의 폭력. 그렇게 잔인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명령했을 지휘관들. (…)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206-207면)

‘꽃이 핀 쪽으로’이끌어주는 한강의 손길

한강은 이번 소설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사람들이 혼자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매일을 되새기며, 그들의 아물지 않는 기억들을 함께 나눈다. 한강 작가는 “무덥고 습했던 여름 끝에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잘 마른 깨끗한 홑청 같은 바람이 얼굴과 팔에 감기는 감각에 놀라며 동호를 생각”한다. 따뜻했던 봄날의 오월을 지나 ‘그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동호, 이런 아침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동호’를 떠올리며 작가는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인간이란 것을’ 되새기고, 인간으로서의 우리가 이들에게 어떠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이상 억울한 영혼들이 없기를, 상처 입은 영혼들이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나아가 평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5·18 희생자들의 ‘눈 덮인 무덤들’ 사이에서 못다 핀 소년 동호를 추모하기 위해 작가 한강이 마음을 다해 밝힌 작은 촛불들이 안타까운 세상에 온기를 더해줄 것이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79면)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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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어둠과 폭력의 세계 속에 상처 입은 존재들을 섬세하게 그려온 한강의 소설이 5월 광주의 시공간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의 참상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증언하는 자의 소명의식과 듣는 자의 상상력이 치열하게 어우러지는 간절한 고백의 서사는 잊을 수 없는 ‘그 도시의 열흘’을 고통스럽게 되살린다. 물방울이 내쏘는 햇빛의 파편에도 눈이 시린 순결한 ‘어린 새’의 흔적을 쫓는 이 소설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 백지연 문학평론가

어떤 소재는 그것을 택하는 일 자체가 작가 자신의 표현 역량을 시험대에 올리는 일일 수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80년 5월 광주’는 여전히 그러할 뿐 아니라 가장 그러한 소재다. 다만 이제 더 절실한 것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응징과 복권의 서사이기보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일 것인데, 이를 통해 한국문학의 인간학적 깊이가 심화될 여지는 아직 많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이 소설은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자기파괴를 각오할 때만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증거를 찾아내는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파울 첼란과 쁘리모 레비가 함께 쓴 것 같은 문장들은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이라면 이미 나올 만큼 나오지 않았느냐고, 또 이런 추천사란 거짓은 아닐지라도 대개 과장이 아니냐고 의심할 사람들에게,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둘 다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것이다. 이것은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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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나는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울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써야 했다.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은 1980년대에 ...

    나는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울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써야 했다.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은 1980년대에 머물렀다. 탑처럼 쌓아 올려진 억울한 시체들을 보고 울지 않기 위해 입을 앙 다물었다. 중요한 순간에 싸움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해야 할 말을 끝맺지 못한 채 주저 않지 않으려고, 이 작품에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을 마주하려 애썼다. 울부 짖으며 감성에 호소하기보다 강인하고 단호한 태도로 '나라'와 맞서고 싶었다. 피해를 입는 것이 두려워 되도록 현장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려던 어른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서 그 거대하고도 모호한 관념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했다. '동호'는 '나라'가 무엇이느냐고 물었다. 글쎄, 무어라고 대답을 해야 좋을까. 스무 해를 넘게 그 공간 속에서 존재했는데, 나는 '국가'라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이곳은 나의 존재를 입증해 줄 부모와도 같은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윗세대에게는 하나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소년 '동호'에게 이것이 무어라고 가르쳐주면 좋을까. 상대를 이기기 위해 어떤 부분을 공략하라고 귀띔을 해주어야 할까. '동호'보다도 한참을 어른인데도 내가 그를 구해낼 수 없어서, '나라'에 대한 생각을 곱씹을수록 두려움이 밀려와서 몹시 슬퍼졌다.

    "학살이 온다, 고문이 온다, 강제진압이 온다, 밀어붙인다, 짓이긴다, 쓸어버린다. 하지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한, 응시하고 있는 한 끝끝내 우리는……."

    명확히 규정지을 수 없는 막강한 상대와의 대적이 쉽지 않으리란 사실을 알면서도 어떤 이들은 '도청'에 남았다. '희생자'로 불리지 않기 위해 쏘지도 못할 총을 들고, 누군가를 지켜내려던 젊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정의, 인권, 민주주의... 그런 추상적인 개념들에 자기 나름의 소신을 덧붙이고 있었을 어린 생명들이 국가에 의해 짓밟혔다. 이게 정녕 내가 지금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진상이던가, 믿을 수 없어 책을 읽는 내내 벌벌 떨었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 위에 군림하는 일이 어떻게 거리낌 없이 행해질 수 있었는가. 광주에 새겨진 슬픔은 "제주도에서, 관동과 난징에서, 보스니아에서, 모든 신대륙에서" 같은 방식으로 자행되었다. 우리는 광주, 제주도, 관동과 난징, 보스니아, 모든 신대륙의 눈물 자국을 지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 그날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작가 한강의 표현대로 인류의 유전자에 새겨진 잔인성은 극복될 수 없는 종류의 것일까. 그것이 내 피 속에 들끓고 있다면, 나는 그곳으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 어떤 인간이 되어야만 할까. 생명에, 내가 사는 세상에 잔혹하게 굴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떤 행동으로 세상의 온갖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겨우내 쌓였던 눈이 봄의 따스함으로 녹아내린다. 우리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평생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또 다른 봄, 여름, 가을을 살아간다. 하지만 저기에 그날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고, 보이지 않는 눈 더미에 파묻힌 내 발이 있다. 그들이 물어온 인권과 자유 덕분으로 내가 온전하게 여기 서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전처럼 어두워지진 않을 것이고, 나는 또 밥을 먹고, 앞으로 걸어 나가며, 온전한 잠자리에서 잠이 들 것이다. 수건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모나미 볼펜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을 절반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 등의 추상적인 관념을 위해 떵떵거리며 소리치고, 피를 흘리지 않은 채로 그것들을 쟁취하게 될 것이다. 내가 순진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내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것은 딸만큼은 자신이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대학에 가보기를 바라던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고, 대통령의 독단적 행위를 눈 감아 주지 않던 어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이나 칼 이외에 각자만의 도구들로 세상의 부당함과 맞서 싸우는 모든 이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나 또한 나의 죽음을 대신한 그들의 죽음을 잊지 않은 채로 나름의 무기를 갈고닦으며 나아가고 싶다. 허망하게 죽으리란 사실을 예감하면서도, 더 약자인 사람들을 지켜내고자 하는 순수한 열의를 가진 어른으로 남고 싶다.

     

     

  • <소년이 온다> 리뷰 | dl**swo95 | 2020.04.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소년이 온다> 리뷰 몇 년 전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이지만 필독서라는 생각에 구매했다. ‘무고한 영혼들의...

    <소년이 온다> 리뷰


    몇 년 전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이지만 필독서라는 생각에 구매했다.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백지연 평론가).’
    위 말에 크게 동의하는 바이다. 읽으면서 그 당시 광주의 참혹한 역사가 내 머릿속에 선연히 그려졌다. 건조한 문체로 그려지는 처절한 장면들은 독자인 나로 하여금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무자비한 정부의 칼날에 스러진 사람들이 떠올라 괴로웠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력감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잊을 수 없는 역사를 잊고 살아가고 있음에 수치스러워졌다.
    모두에게 조심스레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소년이 온다 | rh**qhrgml | 2020.01.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서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국 근현대사에 있어서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읽기를 계속 미뤘던 책이다. 읽는 사람도 이런데 이 소재로 글을 쓴 작가는 어땠을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며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무지와 5.18의 광주에 대해 더 알고자 하지 않은 것이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5.18 광주에 대해 여러 인물의 시선을 보여준다. 죽은 자들이 받은 고통, 그로 인해 산 자들마저 죽은 것처럼 살게 된 고통. 동호부터 시작해 정대, 은숙, 선주, 진수의 이야기를 읽으며 차곡차곡 감정이 쌓아올려지다가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즈음엔 책을 잠시 덮어둘 수밖에 없었다. 고통에 맞선 사람들, 끝까지 인간이길 원했던 사람들, 양심을 가졌던 사람들을 계속 기억하고 싶다.

     

     

     

     

  • 소년이 온다 | hy**uk87 | 2019.08.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책이 나온지는 몇년 되었지만 워낙 유명한 한강 작가님의 작품인지라 이제나마 책을 구입해서 읽어...

     

     

    이 책이 나온지는 몇년 되었지만 워낙 유명한 한강 작가님의 작품인지라 이제나마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책에 대한 별다른 구체적인 정보 없이 일단 읽기 시작했었기에 좀 더 흥미로웠고, 좀 더 충격적이었고, 좀 더 슬펐던 것 같습니다.

     

    책은 그 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겐 너무도 유명한 그 날이지만, 그 역사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여름을 넘기지 못했던 혹은 그들 없이 살아가야 했던 평범한 이들의 삶이란...

     

    내가 아닌 타인의 고통에 점점 무뎌지고 무감각해져가는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이지만

     

    정치를 떠나서 그날의 그분들의 아픈 기억, 시대가 가져다준 슬픔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소년이 온다 | du**hrrj | 2019.07.1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한강작가의 작품은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통해 처음 접하게된 독자들이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도 그...

    한강작가의 작품은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를 통해 처음 접하게된 독자들이 아마도 대부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도 그중 한명이다. 평소 국내작가의 작품에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본인은 주로 외국작가들의 소설이나 국내외 인문관련 서적을 주로 읽어왔었는데, 나의 이러한 편견을 깨준것이 한강작가였다. 본 작품인 '소년이 온다'가 비록 아주 최근에 발매된 신작 소설은 아니지만,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매우 사실적이고 적나라한 묘사를 통해 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 작가들 사이에서도 많이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굉장히 한국적인 문체를 지닌 한강작가와,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역사적 사건중 하나인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소재는 읽기 전부터 대단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듯 한 느낌을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갖지 않았을까 싶다. 작품의 소재인 5월의 광주는 굉장히 슬픈 사건임에는 분명하지만, 비교적 최근의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에 본 작품을 읽는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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