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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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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5
ISBN-10 : 8937480646
ISBN-13 : 9788937480645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중고
저자 가르시아 마르케스 | 역자 송병선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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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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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감사합니다. 번창하셔요!!! 5점 만점에 5점 pickni***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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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안녕하세요 책 잘 받았습니다. 작은 책도 하나 주셨네요 잘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brio***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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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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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가 그려낸 아름답고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 1982년 라틴 아메리카 대륙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리얼리티'와 원시 토착 신화의 마술 같은 '상상력'을 결합한 《백년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신작 소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90세에 이른 작가가 90세의 노인의 14세 소녀에 대한 사랑을 그려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독자들의 섣부른 상상처럼 저속하거나 비루하지 않다.
 
여주인공 14세 소녀는 단추 공장의 여공으로 어린 동생들과 류마티즘에 걸린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가난한 노동자로, 한때 유서깊은 사창가에서 최고의 포주로 이름을 날렸던 로사 카바르카스에 의해 창녀가 된다. 그녀가 맞은 첫 남자는 로사 카바르카스의 옛 단골인 90세의 노인이다. 진정제를 먹은 탓에 잠든 소녀를 노인은 어쩐 일인지 건드리지 않고, 이러한 만남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동안 노인은 이 어린 소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와 함께 자신의 늙음과 죽음도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게 된다.

시대의 변화에 아랑곳없이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해온 이 고집쟁이 노인은 소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변화의 바람을 거부하지 못하고 수용하게 된다. 늙음·소외·죽음과 같은 생의 모멸과 치욕 속에서도 이에 굴복하지 않는 자존과 위엄을 부여하며 마지막 하루까지 '살아있음' 그 자체의 경이를 예찬하는 이 소설은, 일견 도발적이고 파격적으로 보이는 소재를 대단히 아름답고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로 승화시킨다. 작가의 대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측면이다.

저자소개

저자 : 가르시아 마르케스
저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28년 콜롬비아의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나 외조부의 손에서 자라났다. 스무 살에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법률 공부를 시작하지만 정치적 혼란 속에서 학교를 중퇴하고 자유파 신문인 《엘 에스펙타도르》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다. 1954년 특파원으로 로마에 파견된 그는 본국의 정치적 부패와 혼란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을 계기로 파리, 뉴욕, 바르셀로나, 멕시코 등지로 떠돌며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낙엽』,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불행한 시간』, 『백년의 고독』 등 저항적이고 풍자 정신이 넘치는 작품을 발표하던 중 198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전 세계 문인들로부터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라는 헌사를 받은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후 발표한 『콜레라 시대의 사랑』(1985)을 통해 다시금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 『순박한 에렌디라와 포악한 할머니의 믿을 수 없이 슬픈 이야기』,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미로 속의 장군』, 『사랑과 다른 악마들』이 있으며, 자서전 『인생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살다』를 발표했다.

역자 : 송병선
역자 송병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다. 콜롬비아 카로이쿠에르보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하베리아나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임 교수로 재직하였다. 현재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보르헤스의 미로에 빠지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붐』, 『거미여인의 키스』, 『탱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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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신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이 발표되었다. 1984년 『사랑과 다른 악마들』을 발표한 뒤로 십 년 만이다. 2004년, 77세에 이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90세 노인과 14세 소녀의 사랑을 다룬 충격적인 신작을 출간한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신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이 발표되었다. 1984년 『사랑과 다른 악마들』을 발표한 뒤로 십 년 만이다. 2004년, 77세에 이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90세 노인과 14세 소녀의 사랑을 다룬 충격적인 신작을 출간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라틴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은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찼다. 출간 전부터 각종 리뷰와 인터뷰가 이어졌고, 출판사 측에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지만, 공식 배포 1주일 전에 교정본을 복사한 해적판이 나돌 정도였다고 한다. 스페인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출간과 동시에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단번에 1위로 뛰어올랐으며,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1~3위를 오가고 있다. 2004년 라틴 아메리카 문학계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대가의 작품이란 독자들에게 생의 고뇌와 불안만을 일깨우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환희 또한 선사한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다.

출간과 동시에 스페인 및 중남미권 베스트셀러 1위
발행 60일만에 백만 부 판매 기록
전 세계 19개 언어로 번역 출간 예정
스페인어 판, 독일어 판에 이어 한국어판 세계 3번째, 아시아권 최초 출간


1982년 『백년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이 겪어야 했던 역사의 ‘리얼리티’와 원시 토착 신화의 마술 같은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소설 미학을 일구어냈고, 그에게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라는 칭호가 주어졌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우며 그 스스로 전혀 새롭고 경이적인 세계를 창조해 가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작품들은 한편으로 대단히 사실적이며 작가의 실제 경험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적 구체성이나 개연성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매혹시켜 왔다. 그리고 이러한 가르시아 마르케스만의 독창적인 서사 기법은 신작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인생의 황혼기에 이른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작품 속에서 90세의 노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서글픈 언덕’이라는 별명 외에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노인은 평생 동안 독신으로 살면서《라 파스 신문》의 기자로 칼럼을 써왔으며, 스페인어와 라틴어 교사로 일한 적이 있을 뿐,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는 열두 살 때 처음으로 사창가 최고의 창녀 카스토리나로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운 뒤로는 잠자리를 같이한 여자에게 늘 돈을 주었다. 딱 한 번, 파괴적일 만큼 강력한 성적 매력으로 가득한 여인 히메나 오르티스와 결혼할 뻔했지만, 오직 밤의 여인들만이 줄 수 있는 자유와 너그러움을 포기할 수 없어 끝내 결혼식 날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 후로는 내내 창녀들과 더불어 지낸 인물이다.
이러한 배경과 인물 설정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실제 경험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 한때 법학도였고, 젊은 시절 자유파 신문 《엘 에스펙타도르》지의 기자로 활동하며 비판적이고 날카로운 정치 칼럼을 썼던 그는 1950~60년대에는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동굴 그룹’ 화가들과 어울리며 예술가들과 저널리스트들, 그리고 창녀들과 더불어 살았다. 소설 속에는 이 ‘동굴 그룹’ 화가들의 실명과 다양한 실존 인물들이 언급되고 있어서 소설인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실화인지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현실과 몽상의 경계 위에서 작열하는 환희의 불꽃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20년 전에 이미 이 소설의 구상을 처음 시작했는데, 당시 그는 역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의 집』을 읽고 매우 감명을 받아 “이것이 바로 내가 쓰고 싶은 바로 그 소설이다.”라고까지 말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속에서도 노인과 소녀의 성과 사랑이 중요한 모티프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일화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82년 파리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잠자고 있던 아름다운 여인을 7시간 동안 지켜보다가 소설적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이러한 실제 경험들과 그의 독서 경험은 소설 속에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만의 독특한 환상적 기법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소설의 여주인공인 14세 소녀는 단추 공장에서 하루 종일 200개의 단추를 달고 어린 동생들과 류머티즘에 걸린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가난한 하층민 노동자다. 한때 네그라 에우페미아의 유서 깊은 사창가에서 최고의 포주로 명성을 떨쳤던 로사 카바르카스는 자기네 잡화 가게에 들른 소녀들 중에 쓸만한 여자애들을 골라 기초적인 교육을 시켜 창녀로 만드는 인물이다. 바로 그 로사 카바르카스가 옛 단골을 위해 고른 인물이 바로 이 14세의 어린 소녀다. 그런데 난생처음 남자를 맞게되어 겁을 집어먹은 소녀를 위해 로사 카바르카스는 진정제를 만들어 마시게 했고, 그래서 노인이 방에 들어갔을 때 소녀는 깊어 잠들어 있다.

“소녀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낳았을 때의 모습 그대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 나는 모든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침대 모서리에 앉아 그녀를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열대 지방 출신임을 드러내듯이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따스했다. 그녀는 깨끗하게 씻기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음부에 돋아나기 시작한 털도 예외는 아니었다. 막 솟아오르기 시작한 가슴은 아직 사내아이의 것처럼 밋밋했지만, 터지기 일보 직전의 은밀한 힘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본문 38~39쪽)

잠든 소녀를 바라보던 노인은 욕실로 들어가 용무를 보고, 그때 거울 속의 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한다. 소녀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져보지만, 결국 “모욕을 당한 듯 슬퍼 보이고, 흑도미처럼 차가운 그녀를 깨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소녀 곁에서 그냥 잠든다.
이튿날 로사 카바르카스는 전화를 걸어서는 잠든 소녀를 건드리지도 않고 그냥 나온 노인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화를 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줄 테니 이번에는 반드시 일을 치르라고 한다. 그러나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역시 노인은 잠든 소녀를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주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땀을 닦아줄 뿐이다. 그러는 사이 노인은 잠든 소녀를 점점 더 사랑하게 되고, 그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늙음과 목전의 죽음도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성당의 종소리가 7시를 알렸을 때, 장밋빛 하늘에는 아주 밝은 별 하나만이 떠 있었다. 배는 처량한 작별의 고동을 울렸다. 그러자 나는 내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모든 사랑들로 목이 메었다.” (본문 73쪽)

하지만 노인은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현실 속에서 무엇을 “하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소녀를 사랑하는 일에만 온전히 남은 생의 시간 모두를 바치리라 결심한다. 그래서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학생 시위대에 끼어서 ‘나는 사랑에 미쳤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앞장서지 않기 위해”(본문89쪽) 사력을 다한다. 소녀를 만나기 전의 노인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늘 새로워질 것을 요구하는 신문사나 구태의연한 과거를 청산하자는 젊은 세대들의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늘 자신의 원칙을 고수해 온 고집쟁이였다. 언제나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늘 정해진 순서대로 옷을 입고, 동물과 아이들은 ‘영혼이 없는 존재들’이라서 싫어하고, 결벽증이 있으며, 클래식 음악만을 듣고, 고전 문학만을 읽었다. 글을 쓸 때도 자신만의 표기법을 고집하며, 절대로 타자기를 사용하지 않고 늘 잉크와 펜을 사용해 손으로 써왔다.
그러나 소녀를 사랑하게 된 뒤로 그의 신문 칼럼은 더 이상 정치적인 비판 칼럼이 아닌 연애편지가 되었고, 생활 습관, 음악 취향, 즐겨 읽는 문학 작품 등등 하나에서 열까지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모든 변화를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인다. 동시에 그는 죽음이 곧 닥치리라는 예감에 시달리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공포에 휩싸이지만, 늙음과 소멸, 사라지는 것에 대해 거부하거나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는 오로지 생의 원리에만 충실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환상 속에서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만들어간다.

“소나기는 지나갔지만, 나는 여전히 집 안에 홀로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들이 잊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코 일어난 적이 없는 일들이 마치 일어났던 것처럼 기억 속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것뿐이다. ……밤이면 나는 그녀가 너무나도 가까이 와 있다고 느꼈고, 침실에서는 그녀가 내쉬는 숨소리를 들었고, 머리맡에서는 그녀의 맥박이 뛰는 것을 느꼈다.” (본문 80~81쪽)

노인은 소녀와의 사랑이 현실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영원히 자신만의 꿈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타자에게 엄격하고 흔들림 없는 태도를 유지해 왔던 사회적 명사인 주인공이 끝끝내 감추어 왔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과도 관련이 있다. 지독하게 외롭고, 슬프고, 부끄럽고, 여리디여린 소년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어눌하고 수줍어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왔고, 사창가의 최고 난봉꾼처럼 살아왔지만 정작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가졌었다. 그러나 90세에 이르러서야 14세의 소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노인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나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날 오후, 그녀도 고양이도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본문 112~113쪽)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들은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대가임을 또 한 번 인정하게 된다. 마르케스는 일견 도발적이고 파격적일 수 있는 소재를 대단히 아름답고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로 승화시킨다. 그 속에는 늙음과 소외와 죽음으로 이어지는 생의 모멸과 치욕이 있으며, 그러나 저속하고 비루한 것들에 굴복하지 않는 자존과 위엄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마지막 남은 단 하루조차도 “살아있음” 그 자체의 경이를 예찬하는 작가의 도저한 에너지가 있다.

‘서글픈 언덕’은 사랑은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있으면서 그를 느끼기만 해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 인생의 황혼기에 집필한 이 작품에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그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그걸절대로 잊지 않게 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기억의 고통스러운 강이라기보다는, 현재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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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오혜영 님 2009.12.03

    "사랑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나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 함혜숙 님 2007.04.06

    마음 가는 대로 하세요. 하지만 그 아이를 잃어버리지는 마세요. 혼자 죽는것보다 더한 불행은 없어요.

  • 정의선 님 2007.04.02

    섹스란 사랑을 얻지 못할 때 가지는 위안에 불과하다오

회원리뷰

  •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 ma**eng | 2017.02.0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섬̰한 독백으...
    "아흔 살이 되는 날, 나는 풋풋한 처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사랑의 밤을 나 자신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섬̰한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백년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노벨상 작가 가르시아 마르크스가 77세 때 집필한 작품이다. 그는 창작에 있어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 れる美女)>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품이 나오기 20년 전부터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드디어 자신이 써야 할 소설의 구상을 마친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982년 파리발 뉴욕향 1등석 비행기 안에서 잠자고 있던 미녀를 곁에서 7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소설적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고약한 짓은 하나도 할 수 없습니다.” 여관 여주인이 노인 에구치에게 경고했다, “잠자는 여자의 입에 손가락을 넣어도 안 되고, 그와 비슷한 어떤 짓도 해서는 안됩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잠자는 미녀의 집>

    이 소설과 <잠자는 미녀>는 노년의 남자가 수면제에 의해서 밤새 눈을 뜨지 않고 자는 소녀의 곁에서 하룻밤을 보낸다고 하는 비정상적이고 음탕함을 풍기는 설정을 공유하지만 작품이 진행되는 방향은 다르다단적으로 말하면 <잠자는 미녀>의 지향점은 과거와 죽음이고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은 未來와 生이다. 두 작품의 지향은 정반대인 것이다.

    90세 생일을 앞둔 고독하고 염세적인 ‘서글픈 언덕이란 별명의 주인공은 과거의 익숙한 매춘알선녀 로사 카바르카스에 의해 수면제로 잠들어 있는 14세 소녀인 창녀와 밤을 함께 하게 된다.  <잠자는 소녀>의 에구치(江口) 노인처럼 성교에는 이르지 못하고 그녀는 처녀인 채이다.  그런 그가 그녀와 밤을 거듭하는 동안에 그녀에의 사랑을 자각하는 이른바 사랑의 힘에 의해서 내일을 사는 활력을 얻는다는 얘기이다.

    주인공이 90세의 노인으로 나오는 만큼 이 소설의 주제인 사랑 이외도 '늙음'과 '죽음'은 피해 갈 수 없는 주제이다. 우선 노화의 정의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나는 늙음의 첫 번째 증상이 자신의 부모와 비슷해지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노화를 간파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마음의 눈으로 자신을 보는 우리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게 되지만, 우리 마음 밖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그 변화를 쉽게 눈치챈다." 키케로가 정의하는 노인을 인용한다. "자기의 보물을 어디에 숨겼는지 잊어버리는 노인은 없다." 나이가 들수록 정말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노인은 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90세의 생일을 잎 두고 풋풋한 처녀와의 하룻밤 사랑을 생각해 낸 것이다.

    "파비오, 아 이 고통 이여! 이제 당신은/ 한때 명성이 드높았던 이탈리카 고독한 들판의 서글픈 언덕을 보게 되리라."
    -중세 시대, 세비야의 시인 로드리고 카로(1573-1647)의 <이탈리타의 유적에 바쳐>에 나오는 대목으로, 바로크 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공립학교에서 스페인어와 라틴어를 가르치며 얻는 별명은 이 시에 나오는 '서글픈 언덕'이다. 그는 어떤 여자와 잠을 자든 돈을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섹스란 사랑을 얻지 못할 때 가지는 위안에 불과하다오." '서글픈 언덕'의 사랑과 섹스에 대한 견해이다. 본인은 50줄까지만 한 번이상 잠을 잔여자를 세었는데 총 514명이었다. 그 뒤로는 목록 작성을 포기한다. 그가 이렇게 사랑을 믿지 않고 육체관계만을 맺으며 욕망 해소에 몰두하며 결혼도 하지 않은 이유는 순정한 여자란 세상에 없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낮에는 교사로 저녁에는 신문사에 출근하면서 편집기자를 한다. 그의 진짜 삶은 신문 편집이 끝나는 11시에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된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파트너를 바꿔가며 두 번이나 '올해의 최고의 고객'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한다. 진보의 열정이 신화처럼 그의 도시를 휩쓸던 시절을 겪으면서 그는 창녀들 때문에 결혼할 틈이 없었다. 단 한 번의 심각한 결혼의 위기를 간신히 넘긴다.

    이 소설의 주인공 14세 소녀는 단추 공장에서 하루 종일 200개의 단추를 다는 일을 한다. 류머티즘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고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하층민 노동자다. 작가는 이러한 삶을 '노 젓는 죄수'라고 표현한다. 이 소설에 몇 차례 등장하는 표현인데 35쪽에 처음 나온다. 인생을 이렇게도 표현하는 작가의 적확한 표현력에 전율하였다. 한때 네그라 에우페미아의 유서 깊은 사창가에서 최고의 포주로 명성을 떨쳤던 로사 카바르카스는 자기네 잡화 가게에 들른 소녀들 중에 쓸만한 여자애들을 골라 기초적인 교육을 시켜 창녀로 만드는 인물이다 옛 단골을 위해 로사 카바르카스가 고른 인물이 바로 14세의 이 어린 소녀다난생처음 남자를 맞게 되어 겁을 집어먹은 소녀를 위해 로사 카바르카스는 진정제를 만들어 마시게 했고노인이 방에 들어갔을 때 소녀는 깊어 잠들어 있다.

    그런 생활을 영위하던 '서글픈 언덕'이 90세에 만난 '노 젓는 죄수'처럼 살 가능성이 많은 소녀를 만난 장면을 보자.  

    “소녀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낳았을 때의 모습 그대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 나는 모든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침대 모서리에 앉아 그녀를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열대 지방 출신임을 드러내듯이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따스했다. 그녀는 깨끗하게 씻기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음부에 돋아나기 시작한 털도 예외는 아니었다. 막 솟아오르기 시작한 가슴은 아직 사내아이의 것처럼 밋밋했지만, 터지기 일보 직전의 은밀한 힘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본문 38~39쪽)

    막상 잠자는 어린 소녀를 보자 모든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우두커니 바라만 볼 뿐이었다. 화장실에서 일상적인 용무를 보다가 그 소녀의 옷을 개놓은 장면을 표현한 장면 또한 비유가 압권이다. "가난한 소녀의 옷이 부유한 여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은 듯 의자 위에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와 대비하여 거울 속의 늙은 자신을 바라보며 절망한다. 잠자는 소녀에게 몇 번의 손길을 건네다가 "천사들은 델가디나의 침대를 둘러싸고 있었네"라는 민요를 불러주면서 이름도 모르는 그 소녀의 별명을 델가디나로 붙인다. 그러면서 "오래전에 퇴직했던 나의 굼뜬 동물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다."라고 선언한다. 그렇게 거듭되는 두세 번의 만남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서서히 90노인의 소녀에 대한 사랑의 포로가 되어간다.

    자신의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 했던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목이 메고 그가 쓰던 칼럼도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보수적이고 정치 비판적인 내용에서 연애 칼럼으로 일변하면서 그간 뒤로 밀렸던 자존심을 찾고 독자로부터의 호응도 뜨거워진다. 남은 일생을 그 소녀를 사랑하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을 선언한다.

    나이란 숫자가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의 그녀를 너무도 선명한 기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거울 앞에서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너무 멋진 90세 노인이다. 사랑으로 사춘기가 다시 온 할아버지의 변화된 모습도 지켜보자.

    “What matter in life is not what happens to you but what you remember and how you remember it.”
    - Gaberial Garcia Marquez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춘기 시절, 나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던 고전들을 다시 읽어보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책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어머니가 억지로 읽게 시켰을 때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낭만주의 문학에 빠져들었다. 그 작품들을 통해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은 행복한 사랑이 아니라 버림받은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89쪽)

    무자비하게 떠오르는 델가디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가 쓰는 일요 칼럼의 정신을 바꾸어 버린다. "일이야 어찌 되었든 나는 그녀를 위해 글을 쓰면서 그녀를 위해 웃고 울었으며, 단어를 하나씩 적어 갈 때마다 내 인생도 흘러갔다. 평생토록 고수해 왔던 전통적인 만평 형식 대신에 연애편지 형식의 칼럼을 써서, 어떤 독자라도 그걸 자신의 연애편지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학생 시위대에 끼어서 나는 사랑에 미쳤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앞장서지 않기 위해”(본문 89쪽) 남은 힘을 모두 짜내 싸워야 했다고 본인의 심정을 드러낸다.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의 변화된 세계인식을 보여준다. 당시에도 언론 검열관이 있었고 세상은 아직도 부자유스러웠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작가의 보물은 무엇인지 드러나고 있다. 정말 구호 외쳐야 할 것들은 이런 것이다.

    "나의 소녀여, 우리는 이 세상에 단둘이다."
    -본문 96쪽 아침 귀가 전에 거울에 립스틱으로 써놓는다.
    “나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날 오후, 그녀도 고양이도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본문 112~113쪽)

    '서글픈 언덕'은 드디어 사랑의 순교를 결심한다. 둘 사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받지만 불미스러운 살인사건에 현장에 있었던 관계로 우여곡절 끝에 이별의 위기를 맞이한다. 로사 카바르카스와 소녀가 살인사건의 누명을 피해 깜쪽같이 사라진다. 90 노인은 세상이 무너지는 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그녀의 행방을 쫓지만 찾지 못하고 절망한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자, 난 평화로운 볼레로 속으로 도망쳤다. 그것은 마치 독이 든 음료와 같았다. 가사 하나하나가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다시 만나기는 하지만 그녀는 변해있었다. 그간 성숙미가 더해져 더욱 예 뼈졌으나 주렁주렁 싸구려 장신구를 달고 나타난 그녀에 실망하며 다툰다. 약간의 오해가 개입한다. "이런 창녀 같으니!" '서글픈 언덕'은 그야말로 서글퍼져서 그녀로부터 도망친다. 그리고 바로 후회를 한다. 실연의 고통에 몸부림치던 90세 사춘기 소년은 진짜 사춘기 때 자신을 맞아주던 지금은 퇴역한 싸구려 옛사랑 카실다 아르멘타를 우연히 만나 이 사랑에 대한 충고를 듣는다.

    할아버지 낭만주의는 버려야 한다는 거 잊지 마요. 그녀를 깨우세요. 그리고 당신의 소심함과 인색함의 대가로 악마가 선물한 노새 같은 당신 물건으로 그녀가 흡족해할 때까지 사랑을 안겨주세요. 그러면서 진심 어린 충고로 말을 맺었다. 진심으로 말하는데,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경이를 맛보지 않고 죽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132쪽)

    다시 소녀를 만나고 일상을 되찾는다. 로사 마바르카스와 '서글픈 언덕'은 소녀와의 사랑을 공동으로 느끼며 죽으면 그 소녀에게 유산 전부를 맡길 것을 이야기 한다. 세상의 시계는 다시 돌기 시작한다.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건강한 심장으로 백 살을 산 다음, 어느 날이건 행복한 고통 속에서 훌륭한 사랑을 느끼며 죽도록 선고받았던 것이다. (본문 151쪽 마지막 문장)

    사랑은 옆에서 느끼기만 해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글픈 언덕’은 사랑은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있으면서 그를 느끼기만 해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 인생의 황혼기에 집필한 이 작품에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그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그걸 절대로 잊지 않게 해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기억의 고통스러운 강이라기보다는, 현재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3)


    작가?
    저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28년 콜롬비아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났고, 보고타의 콜롬비아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쿠바혁명 직후 쿠바에서 국영통신사의 로마, 파리, 카라카스, 하바나, 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낙엽',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불행한 시간',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백년 동안의 고독', '순박한 에렌디라와 포악한 할머니의 믿을 수 없이 슬픈 이야기', '족장의 가을', '예고된 죽음의 이야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 '미로 속의 장군', '사랑과 다른 악마들', '어느 납치 소식' 등이 있다.(교보에서 인용)

    의 꿈은 '장터의 마술사'였다고 한다. 수줍어서 그 꿈 대신 소설가로 마술을 부렸다. 그가 존경해 마지 않았던 소설가는 포크너였는데 그의 꿈은 '사창가 관리인'이었다고 한다.

    ***
    집착인가? 사랑인가? 생각해볼 문제는 노인의 사랑과 성이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처럼 과거의 회상과 죽음의 천착으로 마칠 것인가? 아니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영원한 현역으로 분투할 것이지 결정은 각자의 몫이다. 작가는 외부의 시선에 눈치를 보기는 하지만 사랑과 성에 대하여 한 번도 도덕적 잣대를 언급한 적이 없다. 동물 중에 인간만이 조건 없는 사랑의 위험을 감내한다고 한다. 예술은 위태로워야 한다.

    대작가는 소설을 풀어간 구성과 내용에 있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머로 풀어버렸고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노인의 성 문제를 품위 있게 해결했다. 우리는 이것을 예술이라 부를 수 있다. 싸구려 분 냄새가 날 수 있는 이야기를 그윽한 사랑의 찬가를 불러주었다. 곳곳에 지뢰처럼 매설되어 있는 웃음 장치에 실컷 웃었고 90세 사춘기 할배의 사랑앓이에 같이 울었다. 위기의 순간 등장하여 묵직하게 충고해준 카실다 아르멘타의 말이 소설의 주제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경이를 맛보지 않고 죽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 ch**hiree | 2012.10.09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1. 내가 모르는 일련의 감정들이 하나로 합체된 글- 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정말 죽음...
     
    1. 내가 모르는 일련의 감정들이 하나로 합체된 글- 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정말 죽음이 멀지 않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나이. 스스로의 늙음을 자각하는 느낌.
       그럼에도 찾아오는 욕망. 혹은 사랑.
       그것들이 어느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오는지
       그거라도 잡지 않으면 정말 자기 인생이 덧없이 느껴질만한 것이었는지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
     
     
    2. 다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잠든 소녀를 보며 사랑에 빠졌다는 점이었다.
       잠에서 깨어 옷을 입은 그녀를 보면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다는 주인공의 말이
       과연 이게 사랑인가. 이것도 사랑인가 하는
       참으로 구태의연한 질문을 떠올리게 했다.
     
     
    3. 그럼에도 "나쁘지 않아" 라며 스스로를 설득(?)시킬 수 있던 건
       글 전체에 감도는 꿈과 현실의 경계 어디쯤에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 탓이었던 것 같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맞나?)라 불리는 마르케스 씨의 소설이니
       어렵지 않게 환상이 펼쳐졌다가 또 어렵지 않게 현실로 돌아오고.
     
     
    4. 허나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순전히 짧은 글보다 긴 글을 선호하는 나의 취향 탓이라 생각된다.
     
     
    5. 짧은 글과 뜨거운 곳의 정서(+ 욕망)는
       내가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6. 정말 난 친구 말마따나 '어쩔 수 없는 신파적 취향' 의 소유자인 듯 싶다.
       배수아씨의 철수도 그렇고,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도 그렇고
       문장 어딘가가 차갑고 딱딱하여 쉽사리 정이 가지 않음.
       어디까지나 내 감상일 뿐이다.
     
  • 내슬픈창녀들의 추억 | br**omie | 2011.12.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소설후반부에 아흔살의 주인공의 고백이 솔직하고 또 사랑스러웠다. - 인생은 ...... 흘러가버리면 그만인것이...
     
    소설후반부에 아흔살의 주인공의 고백이 솔직하고 또 사랑스러웠다.
    - 인생은 ...... 흘러가버리면 그만인것이 아니라, 석쇠에서 몸을 뒤집어 앞으로 또 90년 동안
      나머지 한쪽을 익힐수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흡족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
     
    이고백은 주인공이 아흔살의 생일날에 자신에 대한 특별선물로 풋풋한 처녀와의 하룻밤을 생각했고
    실행했고 자신이 델가디나라고 명명한 그 소녀와 (별일은 없었지만) 행복하게 침대속에서 살아있는
    몸으로 눈을 뜨자 생각한 거였다.
    웬지 서글프거나 혹은 인생의 덧없음을 얘기할줄 알았는데 웬걸~ 어느편이냐하면 나는 소설 중간중간
    유쾌함을 느꼈다.
     
    덧붙여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것...  누구의 삶이라고 해서 특별한거는 없다고..
    포주와 또 그 소녀와 연락이 되지않자 자기가 알고있는 소녀에 대한 몇가지 알음을 동원해서 그 소녀를
    찾아헤매는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절박함이 멋있지도 근사하지도 않고 모든것에 대해 이제는 해탈했을법도 한
    아흔살의 할아버지라고 해서 별다른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또 천신만고끝에 포주와 연락이 되어 그 소녀를 다시만났을때, 너무나도
    성숙해진 소녀의 모습과 장신구와 화려한 옷가지를 보고 느꼈던 순결한 내소녀에 대한 배신감.
    질투, 괴로움에 안녕을 고했지만  절대로 잊지못하고..
     
    결국은 내앞에 생이 얼마남지않았으리라는
    절박함에 다시 소녀를 찾고 포주인 로사 카바르카스로부터 " 아, 나의 서글픈 현자양반, ........
    그 불쌍한 아이는 당신을 미칠정도로 사랑하고 있어요."  이 말한마디로 모든 삶은 다시 살아난다.
    모든것이 밝게 환하게 희망차게.......
    아흔살의 삶으로부터 이제 다시 뒤집어 남은 한쪽을 신나게 익히려고....
     
     
     
     
     
     
     
     
     
     
     
     
     
     
     
     
     
     
     
     
     
     
     
     
     
     
     
     
     
     
     
     
     
     
     
     
     
     
  • 사람들 사이의 감정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는 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그렇기에 문학이나, 음악, 미술과 다양한 공...
    사람들 사이의 감정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는 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그렇기에 문학이나, 음악, 미술과 다양한 공연예술은 물론 대중매체를 통한 드라마와 대중가요의 소재 중 과반수가 족히 넘는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것 역시 '사랑'이다. 오죽하면 우스개소리로 '살다'의 명사형이 '사람'이고, 현재 진행형이 '사랑'이라는 말이 다 있을까. 영어의 어법에 비추어보면 꽤 그럴 듯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 흔함으로 인해 사랑이란 말이 때론 진부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사람이라면 살면서 누구가 인생의 많은 비중을 가슴 한가운데에 품고 사는 주제이지 만큼, 그 진부함 역시 그것이 피상적일 경우에 한정된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다. 사랑을 하게되면, 그리하여 대상이 구체화되면 진부한 느낌이란 깨끗하게 사라지고 늘 신선함과 그것이 동반하는 설레임만이 남는다. 누구나 그렇다. 그리고 이 작품에 의하면 그것은 아흔살 노인이라도 다르지 않다.

    사랑과 우정은 타인에게 느끼는 친애의 감정이기에 늘 혼동되기 쉽다. 순수한 우정을 키워가던 두 사람이 어느날 눈에 불꽃이 튀며 죽고 못사는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한때 사랑하던 사람이 그저 푸근한 우정의 대상으로 남아버리는 경우도 있기에 두 감정 사이에 경계면은 사뭇 모호한 듯도 싶다. 그러나, 두 감정은 한가지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유니크(Unique)함'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대상은 하나이며, 절대적이다. 반면 우정은 같은 크기의 감정을 병렬로 계속 늘여갈 수 있다. 우정은 사랑과는 달리 그 대상이 쉽게 전이되고 확장 가능하다는 것이다. '좋아한다'라는 감정의 정체에 대해 그것이 사랑인지, 아니면 그저 강한 호감 수준의 우정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선 이 잣대가 가장 정확하다.

    그러니, 한꺼번에 여러 명의 사람을 사랑한다던지, 사랑을 주고 거두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행하면서도 크게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사랑에 익숙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이라는 감정을 못 느끼는 불감증에 걸린 이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그저 대상에 대한 성적 욕구나 자신의 매력을 타인을 통해 확인하는데서 오는 쾌감을 사랑의 감정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 속 주인공 노인은 그것을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진단한다. '섹스란 사랑을 얻지 못할 때 가지는 위안에 불과한 것'이라고. 물론 이 말이 모든 상황에서 맞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가끔 많은 이들이 사랑을 하나의 '능력'이라고 본다는 사실이다. 능력으로 견주어지는 사랑은 비교와 경쟁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런 비교와 경쟁 속 우열을 가리는 사랑은 성적 욕구나 자기만족을 포장한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 작품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아흔살의 생일을 맞이한 한 노인을 주인공으로 하며, 돈으로 젊은 여자를 사는 매춘이라는 소재를 차용했지만, 결국 이 소설이 주인공의 심상(心狀)과 독백을 빌어 독자에게 던지는 화두는 '진실한 사랑'의 의미란 무엇인가의 문제다. 평생 수 많은 여자들과 돈을 매개로 관계를 맺으며 독신으로 살아온 한 노인이 아흔살이 되어서야 열 다섯의 소녀에서 비로서 진정한 '운명적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 이야기는 늙어감이라는 자연적 현상과 사랑, 그리고 감정의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일단, 아흔살의 노인과 열 다섯 어린 소녀의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사회가 가진 은연적 금기(禁忌)를 건드린다. 원조교제나 청소년매춘의 문제가 문학의 형식을 빌었다 해서 너그러이 용인될 문제는 분명 아니겠지만, 저자 마르케스는 이러한 금기를 무심히 넘어 노인과 소녀의 사랑의 감정에 집중한다. 제대로 가정생활을 꾸렸다면, 자신의 손녀보다도 어린 소녀에게 느끼는 노인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은, 은연 중 독자가, 그리고 그것이 여과없이 확장되어 이 사회가 새겨놓은 노인에 대한 선입견과 그로인해 강박된 노인들 스스로의 체념이 진정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갖게한다.

    노인이라고 같은 노인에게만 사랑의 감정을 느껴야 할 이유가, 또 그래야만 주위에서 흐믓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사회의 비타협적인 암묵적 허용치 때문에 자신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감정을 외면하고 짖누르며 살아야 한다는 건, 노인이 늙고 힘없는 존재라는 이유로 그들 개인의 사정마저 무시해버리는 일종의 횡포인건 아닐까. 어쩌면 마르케스가 매춘이라는 소재를 빌린 건 그런 사회적 틀 속에서 비교적 개연성있는 전개를 유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리라.

    이 작품은 「설국(雪國)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잠자는 미녀( 眠れる美女)와 작년(2010년) 봄 화제를 몰고온 박범신의 작품  「은교」 를 계보 상에서 중간 쯤에 연결하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어린 소녀(또는 젊은 여인)에 대한 나이든 노인의 순수하면서도 다소 에로틱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마르케스는 1982년 파리에서 뉴욕으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잠든 아름다운 여인을 일곱시간 동안 지켜보며 구상한 작품이라 했지만, 아마 그보다 더 큰 영감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 에서 받지 않았을까 싶다.

    작품 중 노인의 상상 속에서 소녀가 '왜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나를 알게 되었어요?'라고 물을 때, 노인은 '나이란 숫자가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 대답한다. 정말 그럴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몇 살인가만을 가지고 따지는 나이란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이지만, 느끼는 나이 역시 혼자만의 느낌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느낌과 타인이 느낌 사이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면, 언제라도 수치스러운 일이 생길 각오를 해야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 각오와 현실 속 시선과의 타협 사이에서 자신만의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 oh**0627 | 2009.12.0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2
    "사랑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나와 정반...

    "사랑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나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아흔살이 되어서야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 노인의 이야기다.

    열네살 소녀에 대한 사랑을 아름답다고 해야할지 추하다고 해야할지 의문이 먼저 앞선다.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앞에서 아흔살이 된 노인이 열네살 소녀를 만나 사랑을 느끼는 이야기라고 말하면 다들 눈을 부릅뜨며 '미친거아니야?'라고 반박하고 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절대로 이 노인의 사랑을 욕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히려, 살아온 날보다 죽음이 다가올 날이 더 가까워진 시점에서 사랑을 하게된 노인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사랑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좀더 열렬히 멋지게 사랑해보자는 의지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사람이 우리 옆에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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