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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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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62621630
ISBN-13 : 9788962621631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오철우 | 출판사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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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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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구하기 어려운 책자 구해주셔서 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h34222***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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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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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언젠가는 재규명해야 할 진실을 위해 묻혀 있는 ‘과학 논쟁’의 블랙박스를 다시 꺼내다 천안함, 연평도, 세월호… 최근 몇 년 새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긴 사건ㆍ사고이다. 사상자 규모와 사건 원인에 따라 논란의 크기는 제각각이었지만 7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표명은 여전히 쉽지 않다. 분단체제 국가의 경비정이 침몰한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침몰원인을 밝히는 데 있어 ‘과학 전문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쌍끌이 어선으로 찾아낸 어뢰추진체를 두고, 또 물 속 폭발에 있어 물리학 전문가 간 열역학 기본공식 대입 방식을 두고, 벌어지는 ‘과학 논쟁’을 보는 국민들은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믿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시달려야 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 유용한 도구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과학 지식은 오히려 제2, 제3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에는 저자가 천안함 논쟁에 관해 꼼꼼하게 모은 기록물이 담겨 있다. 이 기록물은 어느 특정 논리를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카이빙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아직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사고의 후속 연구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 시점에서 최대한 모을 수 있는 자료를 모아냈다. 또한 과학을 ‘논쟁의 역사’로 노정하는 저자는 특유의 균형감으로 한창 뜨거웠던 2010년 3월~5월의 논쟁을 냉철하게 정리했다.

저자소개

저자 : 오철우
저자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기자, 과학기술학 박사)는 1990년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말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했다. 편집부, 사회부, 씨네21부, 문화부 등을 거쳤으며 과학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여러 필자들과 함께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scienceon.hani.co.kr)’을 운영하며, 웹진과 지면에 글을 쓰고 있다. 2001년 《한겨레》에 보도한 과학기사 “김치는 살아 있다 -젖산균이 지배하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가 고등학교 국정 국어(하) 교과서(7차 교육과정)에 실렸다. 2009년에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한민국 과학문화상(인쇄매체 부문)’과 과학기술인연합의 ‘과학기자상’을, 2012년에 생화학분자생물학회의 ‘올해의 생명과학보도상’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2006년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16년 박사과정을 졸업했다(학위논문 ?천안함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 ). 옮긴 책으로 『온도계의 철학』, 『과학의 언어』, 『과학의 수사학』, 『기후 변화, 돌이킬 수 없는가』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갈릴레오의 두 우주 체계에 관한 대화』가 있으며, 『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 『GMO 논쟁상자를 다시 열다』를 기획(공저)했다.

목차

서문

1장 천안함 ‘과학 논쟁’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연구 주제와 물음들
진행 중인 증거 논쟁
몇 가지 이론과 개념의 틀
과학적 사실, 블랙박스
증거와 시나리오
과학, 정치, 이데올로기
과학 실행
책에서 다룬 자료들, 책의 구성

2장. 천안함 논쟁의 전개. 그 과학적, 군사적, 정치적 측면

언론보도와 시나리오 경쟁
부족한 증거, 경쟁하는 시나리오?
증거 줄다리기와 어뢰 시나리오의 확장
전문가 정보원의 인용
‘과학적 조사’, ‘군사적 판단’, ‘정치적 고려’
국방부와 합조단의 조사활동
국방부가 직면한 난관들, ‘안보 상황’ 대 ‘투명성’
다국적 민군 합동조사단의 구성
조사결과 보고서의 구조, 증거의 목록
정치의 장: 국회, 한반도, 유엔
국가안보, 용기, 진실
시나리오의 확장
한반도와 국제무대: 지지와 검증
공식 무대 바깥의 공론장에서

3장. 선체 파손형상과 시뮬레이션: 관찰, 표상, 발표

선체의 파손형상
선체의 인양과 반응
파손형상과 흔적의 관찰과 측정
절단면 분석: 폭발의 방향과 위치 찾기
컴퓨터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 미국 조사팀
시뮬레이션: 합조단 폭발유형 분과
시뮬레이션: 합조단 선체구조 분과
‘까다로운 형상’인 프로펠러의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의 표상과 발표

4장. ‘1번 어뢰’: ‘결정적 증거’와 계속되는 물음들

어뢰 물증의 수색, 분석, 발표
“거기에 있는 물증을 찾아라”
- “폭발을 일으킨 주범의 잔해”
- 대대적이고 촘촘한 수색
예측을 확인해준 ‘결정적 증거’
- 증거물의 상태
- 증거물의 일치와 식별
- ‘예측된 발견’의 자신감, 미국 조사팀의 역할
‘1번’ 글씨 연소 논쟁
열역학 계산 논쟁
열역학 ‘간단한 계산’, 정반대의 결론: 왜?
- 갈림길: 가역 또는 비가역
- 간단치 않은 계산: 가역-비가역 논쟁일 뿐인가?
가리비 논쟁과 그 밖의 물음들
가리비, 백색물질
복잡한 표면
설계도면
부재한 증거
흡착물질
증거를 중심으로 본 논쟁의 이해

5장. 흡착물질: 실험실의 증거 생산과 과학 활동

합조단의 채증, 분석, 실험, 데이터
채증 작업
실험과 분석: 세 물질 성분의 ‘일치’
법과학과 개별성의 입증
‘과학적 증거’에 대한 ‘과학적 반박’
EDS, XRD 데이터의 성격
이승헌의 검증: 결정질과 비결정질의 문제
- XRD 데이터에 대한 의문
- EDS 데이터에 대한 의문
양판석, 정기영의 검증: 산소와 황의 문제
- 양판석의 물질 동정
- 정기영의 물질 동정
파장과 쟁점의 명료화
합조단의 보강 논증, 종결되지 않는 논쟁
시료 물질의 명명과 그 기원의 문제
미국 조사팀의 관심과 변화
논쟁의 소강
실험, 검증, 재현의 과학 활동
흡착물질 분석과 실험실 과학 실행
데이터 검증, 실험 재현성, 그리고 법과학적 논쟁

6장. 지진파: 방법론의 선택과 배제, 정당화의 문제

법지진학
법지진학과 지진파
쿠르스크 호 폭발 사건
천안함 지진파와 공중음파 다루기
합조단의 해석
합조단 바깥의 지진파 연구
- 홍태경, 수중폭발 사건의 확인
- 김소구, 법지진학을 통한 기뢰설
- 김황수, 음향학적 해석과 잠수함충돌설
논란의 돌출, 버블 주기
합조단과 버블 주기
버블 주기와 공중음파
수중폭발 연구의 갈래와 지진파
수중폭발과 선체 내충격 연구
지진파에 대한 태도
방법론 정당화의 문제

7장. 한국사회에서 ‘과학 논쟁’, 정치, 민주주의

인식의 틀: 법정의 장, 과학 공론장
사회라는 법정: 과학 논쟁과 분단 이데올로기
법정의 과학/기술
확장된 모형: 사회 법정의 논쟁
안보 프레임과 논쟁 억제 효과
논쟁의 주변화: ‘괴담’, ‘음모론’
과학자와 공론장: 논쟁 속의 과학 활동
과학 활동과 담론적 공론장
사회 논쟁 속의 과학 활동
시나리오 중심적 논쟁의 한계
과학과 사회 논쟁들 비교
논쟁 해소를 위한 접근: 과학, 진리/진실, 민주주의
과학적 사실과 증거허용성, 사후검증
민주주의와 공론장의 조건들
대형 사건ㆍ사고 조사활동의 사례들

8장. 맺음말

요약과 정리
‘더 넒은 맥락’과 ‘과학 논쟁’

참고문헌

책 속으로

어뢰폭발 시나리오를 부각한 매체들의 언론보도 활동에서 이런 수사기법의 추론 또는 추리가 적극 사용되었다는 점은 언론매체가 사회적 쟁점을 보도하는 행위자의 역할만이 아니라 사회적 쟁점에 직접 참여하는 행위자의 역할을 강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주목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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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뢰폭발 시나리오를 부각한 매체들의 언론보도 활동에서 이런 수사기법의 추론 또는 추리가 적극 사용되었다는 점은 언론매체가 사회적 쟁점을 보도하는 행위자의 역할만이 아니라 사회적 쟁점에 직접 참여하는 행위자의 역할을 강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80쪽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선체파손을 충분히 표상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숙련도와 함께 많은 시간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데, 천안함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그만큼의 충분한 시간은 주어지지 못했다. 충분하지
않은 시간은 ‘1번 어뢰’의 발견 이후부터 합조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까지 매우 짧은 일정의 촉박함에서 기인했으며, 이로 인해 천안함의 선체파손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인 용골 절단이 만족스럽게 표상되지 못한 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해야 했다.
197쪽

예측과 믿음, 그리고 이를 확인해주는 증거의 발견은 충분한 조사와 검증 과정을 생략하거나 축소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표 이후 나중에 새롭게 드러나는 현상에 대해 사후적으로 조사하고 해명해야 하는, ‘결정적 증거’의 지위로 보면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낳고 말았다
265쪽

천안함 ‘과학 논쟁’은 증거의 해석을 둘러싸고 벌어졌으나 그것은 또한 합동조사단의 과학 실행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기도 했다. 이런 반론에 대응하는 방식, 즉 한국사회에서 천안함 ‘과학 논쟁’이 전개되는 과정을 이해하고자 할 때 몇 가지 특징을 짚어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제기된 과학적 의문들이 대부
분 일정한 형식과 합의를 갖춘다면 재조사나 재실험, 재분석을 통해서 검증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404쪽

과학적 진리/진실truth는 종종 민주주의 체제와 함께 논의되는데, 이는 진리의 유일성, 실재성에 대한 인식이 깨지면서 사실과 진리는 청중, 해석공동체, 공론장에서 설득력을 얻거나 타당성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치며 굳어지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는 진리가 구성되고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절차주의적 민주주의proceduralist democracy”를 옹호하는 하버마스는 ‘상호이해를 지향하는 의사소통’ 행위에서 사실에 대한 서술에는 비판 가능한 타당성 주장이 함께 실리며, 이때에 타당성은 ‘우리에게 입증된 타당성’으로 이해된다고 주장했다.
4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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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군사적 정치적 논쟁과 뒤섞여버린 천안함의 진실, ‘과학 논증 과정’의 블랙박스를 꺼내본다 글쓴이: 저자 오철우 분단체제의 사회에서 벌어진 과학적이고 군사적이고 정치적인 논쟁이었던 천안함 침몰원인 논쟁. 우리 사회에 결렬한 갈등과 논란을 불러...

[출판사서평 더 보기]

군사적 정치적 논쟁과 뒤섞여버린 천안함의 진실,
‘과학 논증 과정’의 블랙박스를 꺼내본다
글쓴이: 저자 오철우

분단체제의 사회에서 벌어진 과학적이고 군사적이고 정치적인 논쟁이었던 천안함 침몰원인 논쟁. 우리 사회에 결렬한 갈등과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면서도, 그 논쟁은 있는 듯 없는 듯 잠재적 갈등의 씨앗으로 잠복한 채, 또한 불편한 논쟁으로 여겨져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한 채 우리 사회 집단기억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는 우리 사회가 천안함 침몰참사의 충격과 더불어 겪은 천안함 논쟁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다국적 민군 합동조사단(JIG)의 조사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진 “과학 논쟁”을 중심으로 그 논쟁의 전개과정과 그 성격, 구조를 정리하고자 했다. 이 책은 저자의 2015년 2학기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을 다듬어 출판한 것이다(학위논문 《천안함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학위논문은 해당 학기 졸업생들에게 주는 자연대학의 ‘최우수박사학위 논문상’(8명 수상)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는 우리 사회가 겪어온 증거 논쟁들의 자료와 흔적을 한자리에 모아 기록물로 남겨보려는 시도로 이루어졌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직접 다루지 않으면서도, 사건의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증거” 또는 “과학적 사실”에 관한 논쟁을 정리하면서, “증거”가 “과학적 사실”의 지위를 얻어가는 과정, 즉 합조단의 증거 생산, 해석, 발표의 과학 실행들에서 증거 논쟁의 씨앗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럼으로써 흔히 실험연구실의 과학 실행 과정이 연구결과 발표 이후에 그 이면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듯이, “블랙박스”처럼 남은 조사결과 안으로 사라진 조사 활동과 과학 실행의 과정들을 다시 꺼내어 들여다보고자 했다. 이런 블랙박스의 개념은 과학기술학자 브뤼노 라투르가 제안한 것으로, 합조단 조사활동 결과물 이면에 있는 조사활동의 과정들을 되짚는다는 의미에서 책의 제목에 사용됐다.
이 책은 여러 문헌 분석과 인터뷰, 현지 관찰 등을 수행했다. 국방부가 발간한 다국적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피격 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와 국방부의 언론 브리핑 속기록 자료, 대한민국 국회의 본회의와 국방위원회의 회의 속기록 자료, 그리고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소수 과학자들이 학술 논문, 일반 서적, 매체 기고문 등을 살펴보았다. 또한 법정 증인신문을 참조했으며 미국 정부가 공개한 합조단 소속 미(美) 해군 조사팀 대표 토머스 에클스의 개인 서신 등 자료를 주요하게 참조했다.
이 책에서 다룬 연구 주제를 물음의 형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천안함 “과학 논쟁”에서는 어뢰폭발설, 좌초후 기뢰폭발설, 좌초후 잠수함충돌설 같은 경쟁적인 사건 시나리오들이 등장했는데, “과학적 조사”와 “결정적 증거”를 강조한 합조단의 조사결과가 폭넓은 동의를 얻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둘째, 천안함 “과학 논쟁”에서 과학은 왜 논쟁적 상황을 해소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을까? 셋째, ‘분단체제 한국에서 일어난 군함 침몰 사건’은 “과학 논쟁”에 영향을 주었는가? 영향을 주었다면 그것은 어떠한 것인가? 넷째, 천안함 “과학 논쟁”의 연구는 논쟁적 상황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가? 사회적 맥락에서 일어나는 과학/기술 논쟁과 민주주의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이 논쟁 연구는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가?
이 책의 3~6장에서는 천안함의 파손 형상과 시뮬레이션, ‘1번 어뢰’, 백색 흡착물질, 지진파와 공중음파 증거물을 중심으로 한 논쟁들을 각각의 장에서 될수록 자세하게 다루고자 했다. 각 장마다 논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표상과 발표와 관련한 논의, 결정적 증거의 지위와 자격에 대한 이해, 실험실의 과학 실행과 연구재현성의 문제, 지진파의 증거 사용을 정당화하는 문제 등을 다루었다.
과거 사건을 재구성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증거를 중심으로 전개한 관찰과 서술을 통해서, 이 책은 측정, 관찰, 데이터 생산, 분석, 해석, 발표, 토론이라는 일반적인 과학 활동의 실행들로 볼 때에, 또는 증거의 신뢰성과 연관성을 다투는 법정 공방으로 볼 때에, 합조단의 조사결과와 증거물은 “과학 실행”의 측면에서 여러 논쟁의 씨앗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합조단의 조사결과는 침몰원인에 관한 갖가지 논란을 종식시키는 데 역부족이었으며, 오히려 그 자체가 논란의 씨앗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의 7장에서는 ‘과학/기술과 민주주의’에 관한 기존 연구들의 여러 논의를 살펴보고 인터뷰를 통해 논쟁 참여 관계자들의 깊은 이야기들을 들어봄으로써, 친규범적이고 이상적인 형식과 절차의 논쟁과 토론에서 볼 때에 우리 사회가 겪은 천안함 “과학 논쟁”이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되돌아보았다.
‘과학/기술과 민주주의’의 의제는 흔히 전문가지식과 생활지식의 동등성, 대중 참여에 의한 지식 생산, 과학/기술과 관련한 의사결정의 참여민주주의 같은 주제에서 다루어졌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책에서는 과거 사건/사고의 증거물을 다루는 법과학적 조사활동과 논쟁에서도 ‘과학/기술과 민주주의’의 의제가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법정의 증거와 실험실의 증거가 법정과 연구자사회에서 생산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문제와 함께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대형 사건/사고의 증거를 배타적으로 보유하면서 그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공적 조사기구의 결과물, 즉 증거와 과학적 사실의 객관성/신뢰성 문제는 그 조사기구의 구성과 조사활동에서 투명성과 독립성 요건과 절차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정치적 관심, 또는 민주주의와 연계된 문제임을 주장했다.

천안함, 언젠가는 재규명해야 할 진실을 위해
묻혀 있는 ‘과학 논쟁’의 블랙박스를 다시 꺼내다
대중교양서로 재탄생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과학담당기자인 저자는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박사학위논문 ?천안함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는 2015학년도 2학기 자연대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학계를 넘어 더 다양한 층위에 있는 일반 독자를 향해 말을 거는 ‘단행본’ 형식을 갖추기 위해 논문을 다듬었다. 선행연구를 주로 소개하는 1장을 줄이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중복되는 듯한 내용은 과감하게 삭제했으며 다소 어렵게 느껴질만한 문장은 퇴고를 거듭했다.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에는 저자가 천안함 논쟁에 관해 꼼꼼하게 모은 기록물이 담겨 있다. 이 기록물은 어느 특정 논리를 반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카이빙된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아직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사고의 후속 연구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 시점에서 최대한 모을 수 있는 자료를 모아냈다. 또한 과학을 ‘논쟁의 역사’로 노정하는 저자는 특유의 균형감으로 한창 뜨거웠던 2010년 3월~5월의 논쟁을 냉철하게 정리했다. 심지어 14명의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한 뒤 그 내용을 수록하기도 했는데 인터뷰 대상자 중에는 ‘천안함 논쟁’에 활발하게 참여했던 송태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그에 반대되는 주장을 펼쳤던 이승헌 버지니아대학교 물리학 교수, 또한 윤종성 전 합조단 과학수사분과장도 인터뷰 했다. 이처럼 저자는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이처럼 저자는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저자가 모은 그 밖의 자료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발간한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보고서인 『천안함 피격 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포함해 정치성향을 망라한 주요 언론의 기사 103건, 미국 해군 자료 12건, 국방부 자료 27건, 국회 회의록 8건,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조서(증인조서)13건, 200여 건의 논문 및 문헌을 꼼꼼하게 정리한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누구나 잊혀져가는 이 사건의 전후맥락을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저자는 직접 해군 제2함대의 천안함 전시물과 에너지 분광기(EDS) 실험실을 견학하기도 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언론인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신상철 명예훼손 피소 사건도 방청했다. 수많은 자료들을 정리하고, 직접 발로 뛰어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의지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그리고 아직 불씨가 살아 있는 ‘천안함 논쟁’에 있어 가치 있는 기록물이 탄생했다.

‘과학적 증거’에 의한 합조단의 발표,
외려 ‘과학적 증거 역부족’과 ‘과학 실행’의 측면에서 논란의 씨앗이 되었다
천안함, 연평도, 세월호… 최근 몇 년 새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긴 사건·사고이다. 사상자 규모와 사건 원인에 따라 논란의 크기는 제각각이었지만 7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표명은 여전히 쉽지 않다. 분단체제 국가의 경비정이 침몰한 사안의 심각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침몰원인을 밝히는 데 있어 ‘과학 전문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쌍끌이 어선으로 찾아낸 어뢰추진체를 두고, 또 물 속 폭발에 있어 물리학 전문가 간 열역학 기본공식 대입 방식을 두고, 벌어지는 ‘과학 논쟁’을 보는 국민들은 전문가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믿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시달려야 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 유용한 도구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과학 지식은 오히려 제2, 제3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은 지 6년여의 시간에 흘렀지만 여전히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서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닌가’라는 질문이 매섭게 폐부를 찔러온다. 책은 이 질문에 성급한 답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이 논쟁에 있어 ‘과학이 행한 역할’에 집중한다.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의 미심쩍어 하는 부분에 대하여 좀 더 심도 있게 지켜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렇게 진실을 인지하는 태도를 성찰하기에 앞서, 속도전으로 진행된 논쟁은 분단체제 속 이데올로기의 격랑으로 휩쓸려버리기 일쑤였다.
바닷속에서 건져진 어뢰추진체, 동강 난 배를 살피는 작업은 “증거 과학”을 다루는 과학자사회 및 전문가사회 안으로 국한되었고 공론장에서는 공허한 프레임 전쟁만 지속됐다. 함께 큰 충격을 받은 한국 사회 구성원은 이 논쟁의 공론장에 참여하기보다는 방청객으로 소환되곤 했으며 논쟁은 아직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자문하고, 성찰할 수 있다. 우리는 진실로 ‘과학적 증거’를 찾고 싶었는가? 이 질문이 선행되지 않은 ‘천안함 논쟁’은 또다시 정쟁 속으로 빨려들고 말 것이다. ‘증거 과학’이 중심이 된 거대 사건일수록 과학이 들어갈 틈이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저자가 꼼꼼하게 모은 자료로 치밀하게 정리한 논쟁 역사의 기록이다. 또한 언젠가 실행될 진실 규명을 위한 후속 연구에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 소중한 ‘연구성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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