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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구운몽  최인훈 전집1987년 초판 37쇄
618쪽 | A5
ISBN-10 : 8932019150
ISBN-13 : 9788932019154
광장 구운몽 최인훈 전집1987년 초판 37쇄 중고
저자 최인훈 | 출판사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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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8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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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구운몽  최인훈 전집1987년 초판 37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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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의 문학 50년을 만나다!

한국 문학의 거인 최인훈의 문학 인생 50년을 아우르는 전집「최인훈 전집」신판. 1976년에 시작하여 1980년에 총 12권으로 집대성된「최인훈 전집」은 꾸준한 증쇄를 거듭하며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최인훈 전집」신판에는 최인훈이 20여 년의 침묵을 깨고 1994년에 발표한『화두』를 포함시켰으며, 총 15권의 새로운 판형으로 선보인다.

또한 최인훈 문학을 깊이 있게 탐색해온 국문학 전공자들의 새로운 해설을 기존의 해설과 함께 실어, 오늘날에도 여전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최인훈 문학의 현재성에 주목하였다. 각 권은 일일이 작가의 확인을 거쳐 기존의 전집에서 발견된 오류와 오기를 바로잡았으며, 한국 현대 화단의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표지에 실어 소장본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제1권에서는『광장』과『구운몽』을 만날 수 있다. 4ㆍ19 직후인 1960년에 발표된『광장』은 전후 한국 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인훈의 대표작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최다 수록된 작품이며, 해외에 가장 많이 소개된 국내 소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구운몽』은 5ㆍ16에 대한 정치적 반응으로 씌어진 소설로,『광장』과 구별되면서도 그 내부세계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전집 조금 더 살펴보기!
최인훈은 전근대적인 상황과 양대 이데올로기의 틈새에서 부딪치는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여왔다.『광장』부터『화두』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신이 놓인 시대의 상황과 맥락을 언어를 통해 상징화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최인훈 소설의 여정은 한국의 분단 상황에서 20세기 세계체제론에 이르는 문학적 성찰의 역정을 담고 있다.

저자소개

최인훈(崔仁勳)

1936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법대에서 수학했다. 1959년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이 『자유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했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집필과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주요 작품으로 『광장/구운몽』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웃음소리』(구판 『우상의 집』), 『총독의 소리』(연작소설집) 『화두』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등을 수상했다. 『광장』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으로, 『회색인』이 영어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영어와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 간행되었다. 현재 서울예대 명예교수로 있다.

목차

1989년판을 위한 머리말
전집판 서문
일역판 서문
1973년판 서문 - 이명준의 진혼을 위하여
1961년판 서문
서문

광장
구운몽

해설 - 사랑의 재확인/김현
해설 - 다시 읽는『광장』/김병익
해설 - 사랑과 혁명의 미로/김인호
해설 - '광장', 탈주의 정치학/이광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최인훈은,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20세기 세계사의 진폭 속에 위치시키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주력해 무수한 기념비적 작품들을 낳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광장』은, 1960년에 발표된 이래 50여 년이 된 지금...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최인훈은,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20세기 세계사의 진폭 속에 위치시키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주력해 무수한 기념비적 작품들을 낳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광장』은, 1960년에 발표된 이래 50여 년이 된 지금까지 세대를 거쳐 거듭 읽히며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이다. 해방-전쟁-분단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주인공 이명준의 깊은 갈망과 고뇌는, 곧 우리 자신, 우리 민족의 것에 다름 아니었다.

우선 이 작품은, 분단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측면에서 한국문학사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은 남/북 간의 이념-체제에 대하여 냉철한 균형감각을 견지하면서 치열한 성찰로써 그 깊이를 드러내며, 주인공 이명준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항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길을 찾는 여정은 오늘에도 여전히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단지 분단 현실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만으로 이 작품이 최고의 고전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광장』은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에 천착하는 동시에, 삶의 일회성에 대한 첨예한 인식이나 개인과 사회, 개인과 국가 간의 긴장과 갈등, 인간 자유의 문제와 사랑과 같은 본질 주제들을 깊고도 큰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이명준’의 창조는 전후 한국소설이 관념적인 경향에서 벗어나 내면 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사랑’이 언급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인데, 이러한 『광장』의 열린 구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해석되고 새로이 접근되는 ‘현재성’을 획득하도록 기능한다. 세대와 시간을 넘어, 『광장』은 무수한 비평가와 독자들을 새로운 지적, 문학적 토대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광장』은 또한 한국문학사상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기나긴 시간 동안 판과 쇄를 거듭하며 내용과 형식에서 아홉 차례가 넘는 섬세한 개작 과정을 거쳤다. 이는 언어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자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에 최종적으로 집대성된 『광장』은 그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지식인의 표상이자, 삶과 소설이 쉽게 분리되지 않는 운명을 지닌 작가의 상에 가장 적확한 최인훈, 그의 문학을 이제 새 그릇에 담아 21세기의 독자와 함께 새롭게 읽고자 한다. 『광장』에서 『화두』에 이르는 ‘최인훈 전집’은 그야말로 한국의 분단 상황에서 20세기 세계체제론에 이르는 문학적 성찰의 역정으로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독서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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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책을 읽은 뒤 태어나 처음으로 서평을 남겨본다.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 본인은 최 인훈 님의 광장이라는 작품을 읽고...

     책을 읽은 뒤 태어나 처음으로 서평을 남겨본다.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인 본인은 최 인훈 님의 광장이라는 작품을 읽고 느낀 바가 많다. 보통의 대학생처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와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주위에는 물론 성공한 친구들도 많지만 취업, 학업스트레스 등으로 휴학을 하며 쉬고 있거나 유학을 갔지만 놀고 있는 친구들도 보이고 취업스트레스로 대인관계의 문제가 생긴 친구들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사회가 젊은 청춘들에게 주는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의 주인공인 명준도 고통을 수치화 할 순 없기에 누가 힘들다고 할 순 없지만 현 젊은 친구들과 비슷한 사회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명준은 의도와 상관없이 아버지가 대남 방송에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서에 불려가 구타를 당하거나 경찰들의 조롱과 비난을 겪는다. 사회의 시대적 피해자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월북이라는 도피를 하고 마는데, 이는 현 청춘들의 상황과도 맞물린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힘이없는 일반적인 집안에서 자라난 청춘들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보다 일반적인 사회상에 맞는 교육을 받고 다른 사람과 엇비슷한 생활을 하며 이 작품의 밀실과 같은 공간에서 성장하게 된다. 이 후 성인이 된 학생들 중 많은 이들이 성공을 하지 못하면 사회에 대한 불신과 좌절을 맛보며 도피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두 자신 만의 광장이 있지만 모든 이가 그 광장에 들어가지는 못한다. 어떤 이는 월북을 한 명준처럼 도피를 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광장이 아닌 곳에서 낙담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현실의 청춘들의 삶과 비슷한 것을 명준이 걷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의 결말이 너무 잔인하다. 명준 생각과는 다른 북한 생활은 사실 사회주의 속 만들어진 허구일 뿐인 것을 알게 되고 환멸을 느끼게 되고 전쟁포로가 됐을 때 남과 북이 아닌 제 3국만을 원하게 된다. 하지만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명준은 삶을 포기하고 만다.

     대한민국의 청춘들 중 일부가 좋지 않은 선택을 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명준은 결국 사회의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좋지 않은 선택을 하고 만다. 많은 대한민국의 젊은이가 명준처럼 사회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만 사회적 성공이 모든 행복을 말해주지 않는 것처럼 굳이 좋지 않은 선택을 하여야 하였을까 하는 물음이 남는다. 만약 명준이 남한에서 그 누명을 이기려고 노력했다면 자신이 꿈이 확고하고 그 꿈을 위해 나아가는 청년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작품의 20대 젊은 청춘인 명준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명준의 꿈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가 있는 지 잘 보여지지 않는다. 명준은 사회적 고통을 많은 현실에서 받으신 분들을 대변하는 피해자 중 한 명일뿐 명준이라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꿈이 있는 젊은 친구들이 보고 느끼도록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보여졌다면 어땠을까?

     앞서 말한 것 처럼 많은 청춘들이 도피를 하고 현실을 피하려고하지만 상황이 사회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요즘 뉴스에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꿈을 성공하는 기사처럼 명준도 이 사회적 현실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보여줬다면 조금이나마 도피가 아닌 맞서 싸우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나와 같은 친구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50여년전의 사회현실과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20대 청춘이 사회적인 고통을 받았을 때 비슷한 행동을 취한다는 것에 씁쓸한 현실을 느낀 작품이다.

  •           철학자 미셸 푸코에 따르면 모든 담론은 권력과...

     

     

     

     

      철학자 미셸 푸코에 따르면 모든 담론은 권력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쉽게 말해서, 모든 권력자들과 기득권들이 진리와 정상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간단히 이데올로기라 규정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호명(hailing, interpellation)함으로써 그 곳이 주체의 자리가 된다. 이는 구조주의 막스주의자 루이 알튀세르의 비유로써 이데올로기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주체적 판단에 의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데올로기의 노예라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사회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딘가에서 숨어서 배후에서 우리를 조종하고 있다. 각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른 이데올로기가 존재했으며, 대다수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이데올로기 속에서 이데올로기가 호명하는 대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데올로기를 직시함으로써 저항하고, 아파한 많은 지성인들이 존재했다. 대표적인 예로 시인 윤동주를 들어볼 수 있다. 일제 식민지 상황에서 상처받은 그는 끝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부끄러워하며 자신만의 방식, 즉 시를 쓰는 방식으로 식민주의 담론과 권력에 저항하고 해체하고자 하였다. 여기 비록 윤동주와는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시대에 상처받고, 좌절하고, 고뇌에 가득 찼던 또 다른 청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소설광장의 이명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소설광장은 주인공 이명준이 타고르호를 타고 중립국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초반부에는 지치고, 우울한 명준의 모습이 계속 나타난다. 독자들은 그의 과거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갑작스런 그의 모습에 잠시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독자들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명준은 과거를 회상한다. 그의 회상은 해방 후 남한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남한 사회에서 아무런 삶의 보람과 활력과 의욕을 느끼지 못하면서 그저 하루하루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 이런 무기력함 속에서 그에게 유일한 쉼터를 제공해주던 것은 바로 철학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명준을 관념 철학자라 칭하는데, 실제로 이 책은 명준의 난해하고 비유적인 사색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의 난해하고 복잡한 사유의 흐름의 곳곳에서 우리는 그의 심연에 대한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남한에서의 그런 징후들은 그의 은사 정선생과의 대화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그는 정선생에게 남한 사회의 정치의 광장을 똥오줌과 쓰레기만 더미로 쌓였으며 도둑질만이 가득한 추악한 밤의 광장”(65p), “탐욕과 배신의 살인의 광장”(65p)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경제의 광장에서는 도둑질한 물건들로 가득하고 조금의 윤리와 양심은 없으며, 허영의 애드벌룬만이 가득”(65, 66p)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시민들은 광장에 대해 불신이 가득한 채 문에 자물쇠를 잠그고 창을 닫음으로써 밀실로 숨어들어간다.”(67p) 이러한 발언들은 명준이 남한 사회에 대해 가진 증오를 여실히 잘 드러낸다. 이 대목들을 통해 그는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는 곳을 광장에 비유하며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남한 사회의 광장들이 얼마나 타락하고, 부패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었다. 이에 질린 시민들은 결국 자신만의 밀실로 끝없이 침전하게 된다. 명준 또한 마찬가지이다. 남한 사회의 광장과 그것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에 상처받은 그는 결국 자신만의 밀실 속에서 철학을 도피처로 삼아 살아간다. 하지만 그만의 소박한 밀실도 결국 공산주의자 아버지 때문에 남한의 경찰들에게 짓밟힌다. 그는 윤애와의 사랑 속에서 남한에서의 상처를 극복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그녀와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보지 못하게 되고, 위로를 받지 못하게 된다. 더 이상 남한에서의 삶에 희망을 보지 못한 그는 삶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꿈을 위해, 그리고 멈췄던 자신의 심장이 다시 뛰기 위한 희망을 품고 이북으로 향한다.

      하지만 명준이 북녘에서 만난 것은 잿빛 공화국이었다.”(128p) 이 문장은 명준이 가졌던 북한에 대한 생각을 가장 잘 요약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자신의 이상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그는 북한에서 만난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자신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그에 따르면 북한 사회에서는 혁명의 열기는 전혀 없고, 혁명의 흉내만 있다.”(130p) 그리고 시민들은 해석권을 독점한 당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대로 그저 복창해야만 한다.”(134p) 그렇게 북한의 권력은 자신들을 이상적으로 포장해서 선전하지만 실제 광장에는 꼭두각시뿐 사람은 없었다.”(142p) 명준은 이 사회 또한 허울만 다를 뿐 혁명과 인민의 탈을 쓴 여전한 부르주아 사회”(140p)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시민들은 그저 살기 위해 당이 시키는 대로 움직일 뿐 사회에 무관심하다. 이러한 북한의 현실을 뼈져리게 느낀 그는 자신이 가졌던 이상을 이곳에서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한다. 하지만 그는 남한에서와는 다르게 은혜라는 여인에게서 사랑을 보게 된다. 그녀를 통해 그는 좌절과 절망을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그에게 은혜는 은총이자 마지막 남은 안식처였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도 잠시였다. 6.25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전쟁 도중에 명준은 은혜를 잃게 되면서 그에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게 된다. , 그의 마지막 돛대가 부러진것이었다. 그는 전후 남과 북 중에 어느 곳도 갈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결국 중립국을 선택하게 된다. 중립국으로 향하던 그는 바다에 투신함으로써 이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중심내용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상처받은 한 지식인의 고뇌와 절망이라고 요약해 볼 수 있다. 소설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 명준의 난해한 사유의 흐름은 근대 사회 속에서 파편화되고, 분열되는 개인들의 내면을 보여주려 했던 모더니즘 소설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한 사람의 정신을 분열시키는 과정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이 소설은 우리가 그저 명준에게 감정이입하면서 읽고 넘겨야 할 작품인가? 이 질문은 다시 과연 이 고통이 주인공인 이명준에게만 해당하는 것인가로 바꿔볼 수 있다.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리 모두는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고 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는 분명히 그 속에서 끝없이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또한 이명준이 될 수 있다. 누구든 이 사회로부터 상처받고, 이 사회에 의문을 품고, 아파하고 있다면 모두 이명준과 같은 존재들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독자들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닿아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소설 광장에 드러나는 남한 사회의 광장은 여전히 지금 우리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으며 우리는 지금 그 광장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저 한 인물이 상처받는 과정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 최인훈은 이데올로기의 비극 속에서 명준이 자신의 상처를 은혜와의 사랑을 통해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명준은 은혜를 전쟁에서 잃음으로써 좌절하지만 중립국으로 향하는 배에서 은혜와 그의 딸의 환생이라 생각하는 갈매기 두 마리를 만나게 되고, 그들을 따라 바다로 투신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그의 정신적 고통이 만들어낸 망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명준의 죽음이 트라우마와 상처에 의한 비극이 아닌 사랑을 찾아 떠난 것을 상징한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 명준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라 결국 사랑과 희망으로 승화됨을 암시한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저자 최인훈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까?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에 고통 받고, 상처받은 모든 청춘들에게 우리의 모습과 닮은 이명준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의 모습, , 상처의 근원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 추구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들의 사색들이 하나로 모여 이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전복되고, 사회가 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독자들에게 소설 광장을 읽어보길 권유한다.

  • 광장-한뼘의 광장을 달라 | km**e | 2017.03.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다만, 나에게 한 뼘의 광장과 한 마리의 벗을 달라.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렵구나. 자신만의 밀실을 나와 서...
     

    다만, 나에게 한 뼘의 광장과 한 마리의 벗을 달라.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렵구나.

    자신만의 밀실을 나와 서로가 나눌 수 있는 공존의 광장을 찾던 젊은이. 그는 이념적으로 북에서도, 남에서도 자신이 속할 수 있는 광장이 없는 영원한 이방인이었다.

    중립국으로 가는 6.25석방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호를 배경으로 한다.

    박헌영 밑에서 남로당 활동으로 하다가 이북으로 간 아버지가 평양방송의 대남방송에 출연하는 덕분에 그는 경찰의 요시찰 인물로 분류되어 옥죈 삶을 살게 된다. 경찰의 신문과

    자신의 이념적 방황에 시달리던 중 연애하던 윤애에게 인사도 없이 월북 배를 타고 밀입북하게 된다. 때묻지 않은 새로운 광장을 찾아나선 것이다.

    노동신문 본사 편집국에 근무하게하며 볼세비키 당사등을 연구하며 지냈지만 언제나 판에 박힌 당 위주의 교조주의적 당사만 외워야 하는 코뮤니스트들의 현실이 괴롭게 느껴진다. 자기정권을 세운 기쁨을 느끼는 인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민의 등위에 올라앉아 떠드는 것이 후회되었다. 혁명과 인민의 탈을 쓴 여전한 부르조아 사회가 바로 북한이었다.

    북조선 농민들은 토지개혁이 되어도 기뻐하지 않았다. 농토를 팔고 살 수 없게 되었고 지주 영감탱이들의 소작인 노릇에서 나라의 소작인으로 옮아간 것 뿐이었다. 소시민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열심히 벌어야 부자가 될 가망은 없었고 나라가 그것을 못 하게 하였다. 일등을 해도 상품은 없었다. 당이 뛰라고 하니까 뛰긴 뛰어도 그저 그만하게 뛰는 체만 할 뿐인 광장이었다. 이러한 고뇌속에 그가 남조선 괴뢰 정부 맡에서 썩어빠진 부르조아 근성을 못 버린 반동적인 생활감정에서 자신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비판만 늘고 있었다. 발레리나 은혜라는 아가씨와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모스크바 공연단에 참석하려고 그를 버리고 간다. 북조선에서는 혁명이 없었다. 인민의 정권은 붉은 군대가 가져다 준 선물일 뿐이었다. 바스티유 감옥을 붕괴시킨 불란서 민중의 노여움과 기쁨도 없었고, 러시아의 겨울 궁전 습격같은 아슬아슬함도 없었다.

    드디어 6.25발발. 그는 서울로 진주하여 내무성 수사기관인 정치보위부로 발령받고 그와 친구인 태식이 월북전 윤애와 결혼 한 것을 알게 된다. 반동분자로 잡혀온 그와 그 아내를 놓아준 그는 낙동강 전선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 거기서 간호병으로 전장에 나온 은혜와 재회하고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은혜는 임신을 하지만 미군 폭격으로 죽고 만다. 싸움이 멎고 그는 포로가 되었다. 북으로 돌아가자니 제국주의자들의 균을 묻혀가지고 온 자로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끌려나와 참회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걱정되어 돌아갈 수 없어 제3국행을 선택한다.

    다만, 나에게 한 뼘의 광장과 한 마리의 벗을 달라.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렵구나.하면서 그는 타고르호에서 물로 뛰어내린다.

  • 광장 리뷰 -광장과 부채 | qk**hdls | 2013.06.1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실 최인훈의 ‘광장’이라는 소설은 최근 3~4년간 수능을 준비한 학생이라면, 아니면 ...
    사실 최인훈의 ‘광장’이라는 소설은 최근 3~4년간 수능을 준비한 학생이라면, 아니면 고교 문학 수업시절에 졸지 않고 제대로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굉장히 익숙한 책일 것이다. 수능을 대비한 여러 문제에 지문이 자주 출제되다 보니, 우리는 그저 이 소설 속에 담긴 상징적 의미의 분석에 매진하고 하였다. 하여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학생이라면 광장의 상징적 의미를 묻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외워내려 갈 수 있을 만큼 우리는 수동적으로 이 책을 읽지 않고, 암기해 왔다. 필자도 이런 사람 중에 한명 이였다. ‘광장? 그거 문제집에 매일 나오는 지문이자나? 광장과 밀실에 대한 이야기? 그거 알지’ 바로 이런 사람 말이다. 최근 1년간을 지겹게 보던 광장의 지문에 호기심이 생겨 ‘리뷰과제’ 라는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완독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만, 이 책을 완독해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명준이 철학자 여서 그랬을까? 이 책은 너무나 철학적으로 다가왔고, 이 책의 주인공인 명준이 겪는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격동성이 너무 복잡해서 이었을까? 이 책은 너무나 복잡하게 다가왔다. 지문을 읽는 듯이 이 책을 읽어 내려가야겠다는 필자의 다짐을 비웃듯 말이다.
    하지만 최인훈의 ‘광장’이 주는 메시지는 어찌 보면 간단명료했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난해한 철학적 관념과 복잡한 이데올로기 속에서도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 이라는 이런 간단명료한 명제를 보여 주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광장 속의 명준은 끝없이 고뇌하고 방황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 호에서 시작된다. 명준은 타고르 호 갑판에서 갈매기를 보면 회상에 빠지게 된다. 명준은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인 이형도가 이념에 따라 월북하자, 아버지의 친구인 윤애 아버지의 도움으로 더부살이를 하며 살아간다. 서울에서 모 대학의 철학과에 다니는 그는 시도 쓰고 하지만 현실 정치에는 환멸을 느끼고 있는 젊고 가난한 한 명의 대학생 이였다. 그러던 중 그러던 중에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경찰서에 끌려가 취조와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하여 그는 남한에 대해 회의감을 더욱 키우게 된다. 정선생은 그에게 텅 빈 광장으로 시민을 모으는 나팔수가 되라고 하였지만, “자신이 없어요, 폭군들이 너무 강하니깐.” 이라 대답한 명준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남한은 부조리하며 타락한 모습의 밀실이었다. 윤애라는 여인과 사랑하며 이러한 현실을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결국 인천에서 배를 타고 월북한다. 하지만 북한도 그가 상상하던 곳은 아니었으며, ‘잿빛공화국’ 이였다. 아버지는 젊은 여자와 재혼하여 혁명가의 모습을 버린채 생활하고 있었고 북한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광장만 있을 뿐, 개인의 삶 즉 밀실은 존재하지 않았다. 명준은 노동신문의 기자가 되지만, 기사가 당 간부들에 의해 비판을 받게 되자, 공사판에 뛰어들게 되고 그러던 중에 다리를 다치게 되어 북에서의 연인 은혜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은혜의 유학으로 짧게 끝나고 만다. 한국 전쟁이 발생하고 인민군 장교가 되어 서울로 남하한 명준은 친구 태식과 그의 아내가 된 옛 연인 윤애를 만나게 된다. 명준은 자신과 둘의 모습에 비참함을 느끼고, 그 비참함을 이기려 옛 애인인 윤애를 겁탈하려 들지만 실패하고 결국 둘을 탈출시킨다. 그 후 낙동강 전투에 참전하게 된 명준은 뜻밖에 간호병으로 자원 참전한 은혜를 다시 만나 둘만의 공간인 동굴, 밀실 속에서 재회의 기쁨을 누린다. 재회 이후 은혜는 결국 명준의 아이를 임신한 채 낙동강 전선에서 죽고 만다. 결국 포로가 된 명준은 포로교환 때 중립국을 택한다. 그리고 타고르 호에서 명준은 결국 은혜, 그리고 은혜 뱃속의 자신의 아이의 환영인 흰 갈매기 두 마리를 보며 자살을 하게 된다.
    책의 내용 중 가장 깊게 다가왔던 구절은 ‘역사는 흔히 개가죽을 쓰고 호랑이 춤을 추지 않더냐.’ 라는 구절이었다. 내가 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여서 이었던지, 아니면 이 책의 상황이 그러해 보였던지 읽는 동안 이 구절은 광장과 밀실에 대해 이야기 하던 명준의 그 어느 말보다 더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명준의 삶이 부채에 비유되는데 나는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이 ‘광장’이 아니라 ‘부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장과 밀실로 대표되는 이데올로기보다 명준의 삶 그 자체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해방 이후와 6.25전쟁 이후는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여실히 보여주지만 그 피해는 개개인의 삶이였다. 따라서 이데올로기보다는 개인의 삶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진 이 소설의 내용에 맞게 제목이 부채 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부채의 끝 넓은 테두리에서 부채의 안쪽의 좁은 너비, 다시 부채의 사북자리로 부채꼴에 따라 점점 오므라드는 명준의 삶은 우리 분단 현실의 모습이자, 우리의 삶의 모습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 강추!!!! | mi**i9051 | 2009.12.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고등학교 시절, 수능준비를 하면서 문학작품들을 꽤 많이 읽게 되었다. ‘광장’ ...

     

    고등학교 시절, 수능준비를 하면서 문학작품들을 꽤 많이 읽게 되었다. ‘광장’ 역시

    언어영역에 어김없이 등장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작품들을 단순히 읽기만 했지 감상하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못 읽은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읽고 나서 별로 감흥이 없었다. 꽤 시간이 지난 뒤 지금 나는 소설 ‘광장’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한 발자국 떨어져 낯설게 볼 수 있었으며 이데올로기가 확립되어진 이후에 태어난 우리세대들이 이념, 사회, 개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문학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첫 장면은 중립국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가는 주인공 이명준을 보여주다 과거의 이명준의 삶으로 넘어간다. 철학과인 그는 아무런 맺음말도 가진 것이 없다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보람을 느끼는지에 대해 회의와 의구심을 느낀다. 나 또한 요즘 대학생이 된 이후, ‘나’란 존재가 무엇이며 사람들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명준의 마음이 충분이 이해가 갔다. 명준은 더 나아가 한국(남한) 정치와 경제를 비판하며 이를 텅 빈 광장에 비유를 하는데 이로써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광장은 우리의 세상을 의미함을 알았다. 그러다 명준은 ‘윤애’를 사랑하게 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취조실에 들어가 온갖 모욕과 고문을 당한다. 잠시 잊고 지냈던 텅 빈 광장인 남한에 또 다시 환멸을 느끼고 윤애와 함께 월북하여 새로운 광장을 만들려 했으나 실패한다. 혼자 월북해 만난 아버지는 기대와는 달리 젊은 여자와 재혼해 부르주아적 삶을 살고 있었으며 북한 역시 이데올로기와 허위에 가득 차 있었다. 기자 생활을 하다 편집장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으며 그만두고 노동판에 뛰어 들다가 실족을 당하고 그러던 중 우연히 위문공연 온 ‘은혜’와 사랑을 나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마지막 광장을 채워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인공 이명준은 이데올로기에 환멸을 느끼고 힘들어 할 때마다 사랑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러나 역시 또 다른 시련을 마주치게 되니 은혜는 공연을 위해 모스크바로 떠나게 되고 6.25가 발발한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남, 북한의 상황을 보며 좌절하고 사랑에 상처 받은 주인공은 전쟁에 참여하고 점점 세상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간다. 그러다 인민군이 되어 남한으로 내려가고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 윤애가 그의 친구 태식이의 부인이 되어있음을 보고 격노하며 잔인하게 태식이를 고문한다. 여기에서 보여진 명준의 폭력성은 얼마나 주위의 환경과 상황이 이성을 잃게 만들고 사람을 극한까지 몰아가는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원했던 광장으로 돌아 갈 수 없으므로 윤애와 태식이를 풀어주고 낙동강 싸움터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간호병으로 만난 은혜와 재회한다. 용서해달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과거에 윤애가 용서를 빌었던 장면이 오버랩되고 오히려 은혜의 진심을 깨달으며 사랑한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끝날 것 같던 소설이 은혜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명준에게 시련을 준다. 밀리는 전투 속에서 포로가 된 명준은 중립국으로 가길 원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갖은 설득에도 불구하고 명준은 단호하게 중립국이라는 세 글자를 말한다. 어떻게 보면 자신에게 닥친 시대적 상황과 고난을 이겨 나아가도록 비판하고 바로 잡는 것이 지식인인 주인공의 역할이겠지만 자신이 추구했던 사회는 환멸만이 있었고 사랑 또한 상처만으로 남겨진 이명준은 ‘자살’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

    오히려 이런 비극적인 결말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이념의 바를 전달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나는 광장을 읽는 내내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출판된 지 30년이 넘은 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만 해도 이념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까. 반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 영국의 교육자이자 수필가인 개러드는 ‘우리를 흔들고 동요시키는 것이 인생이며, 우리를 안정시키고 확립시키는 것이 문학이다’ 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통해 유연한 사고와 나만의 광장을 읽어버리지 않도록 문학을 내 옆에 가까이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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