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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고양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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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쪽 | | 129*200*22mm
ISBN-10 : 8959895350
ISBN-13 : 9788959895359
실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고양이처럼 중고
저자 로만 무라도프 | 역자 정영은 | 출판사 미래의창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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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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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상세 항목] 선택 해당 사항있음 미선택 해당 사항없음

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80817, 판형 128x198, 쪽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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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실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고양이처럼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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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ggoodd*** 2019.12.04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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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해도 좋고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녀석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걸. 어떤 날은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듯 잠만 잔다. 혹시 어디 아픈가 하는 마음에 흔들어 깨워보지만 소용없다. 또 어떤 날은 대체 뭐에 그리 홀린 건지 가만히 앉아 창밖만 바라보는데, 무슨 깊은 생각에 잠겨 중대한 결단을 앞두고 있는 듯도 하다. 그뿐인가. 한밤중에는 뜻 모를 괴성을 지르며 온 집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마치 ‘이놈의 집구석, 내가 다 쓸어버리겠어.’ 하는 심정인 듯하다. 하지만 너무 분석하려 들 필요 없다. 고양이라면 이렇게 답할 테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여기 고양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실은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고양이처럼》의 저자 로만 무라도프다. 이 책의 원제는 ‘On Doing Nothing’. 하지만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특정 목적을 가진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대신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기에는 아무런 목적지 없이 길을 잃고 배회하기,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 읽은 책 다시 읽기, 자기 얼굴 백 번 그리기, 침묵에 빠져 주변에 귀 기울여보기 등 수많은 행위들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삶이란 막간과 틈새를 통해 그 본모습을 드러내는 법”이라고.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해도 좋다고. 그래야 자유롭고 영감에 가득 찬 삶을 살 수 있다고. 마치 고양이처럼.

저자소개

저자 : 로만 무라도프
저자 로만 무라도프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아트 칼리지California College of the Arts 교수이기도 하다. 로만의 일러스트 작품은 《뉴요커》 《뉴욕타임스》 《파리 리뷰》 《보그》를 비롯한 유력 매체들에 등장했다. 그는 펭귄랜덤하우스의 많은 책들을 디자인했으며, 그중에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Dubliners》 《젊은 예술가의 초상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펭귄 클래식 센테니얼 에디션Penguin Classics Centennial Editions도 포함되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협회로부터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로만은 이번 책에서도 깊이 있고 철학적인 에세이와 함께 자신의 아름다운 그림을 선보인다. 특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더 정확히는 ‘특정 목적에 매인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대신 산책과 사색 등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부하게 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이 책에서 그의 그림은 상상력의 깊이를 더하게 만든다.

역자 : 정영은
역자 정영은
서강대학교에서 영미문학과 문화를 전공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후 교육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상근 통번역사로 근무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키르케고르 실존 극장》 《아이들의 시간: 세계 유명 작가 27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 《믿는 만큼 보이는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적에서 협력자로》 《내게 비밀을 말해봐!》 《레키지: 그 섬에서》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_ 나는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1. 길을 잃는다는 것 _ 길을 잃을 때, 우리는 자신을 잃고 다시 자신을 찾는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잃는 것이다 ㆍ 상상 속 방랑은 다시 실제의 삶과 연결된다 ㆍ 배회와 표류, 목적 없는 산책의 즐거움 ㆍ 사유의 모험, 생각의 길을 걷는다는 것

2. 기다림과 반복의 미학 _ 매일 걷는 길도 매 순간 다른 길이다
예술, 늘 다르면서도 늘 같은 반복의 역사 ㆍ 오마주와 표절 사이, 모방의 예술 ㆍ 예술적 지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시간 ㆍ 완성과 미완성의 차이, 여백을 읽는다는 것 ㆍ 단순한 반복을 넘어선 다시 읽기의 가치 ㆍ 번역 속의 예술, 번역으로서의 예술 ㆍ 상자 밖에서 생각할 때 보이는 것들 ㆍ 언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다 ㆍ 우리의 과거는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 ㆍ 매일 그린다고 예술가가 되지는 않지만 ㆍ 삶이라는 헛된 노력에 온기와 형체를 부여한다는 것 ㆍ 일상의 경험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주는 통찰력 ㆍ 실수와 실패의 이야기에 담긴 진실 ㆍ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ㆍ 반복의 가치, 매일 걷는 길도 매 순간 다른 길이다

3. 침묵이 만들어내는 소리 _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 우리는 많은 것을 들을 수 있다
침묵 혹은 자신과의 대화 ㆍ 정적은 온갖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ㆍ 쓰기의 감각, 손으로 글을 쓰는 이유 ㆍ 내 안의 수많은 자아와 만난다는 것 ㆍ 침묵 속에서 하는 행동에 목소리를 줄 때

4.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 _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그 무엇일 수도 있는
우둔함과 천재성 사이에 놓인 가는 선 하나

5.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것 _ 부조리하고 복잡한 삶을 이해하는 방법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건 헛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다 ㆍ 삶이 축적해내는 시간의 경험들 ㆍ 낯선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본다는 것 ㆍ 매 순간 무수한 이야기가 우리 눈앞을 지나간다

에필로그 _ 우리의 삶은 대단치 않지만

책 속으로

1937년 11월 9일, 러시아의 시인이자 극작가 다닐 하름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상관없다.” 사실 하름스는 아무것도 쓰지 않은 게 아니다. 그는 “나는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상관없다”는 문장을 썼다. 무엇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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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11월 9일, 러시아의 시인이자 극작가 다닐 하름스는 이렇게 썼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상관없다.” 사실 하름스는 아무것도 쓰지 않은 게 아니다. 그는 “나는 오늘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상관없다”는 문장을 썼다. 무엇이 상관없다는 걸까?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면 그가 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어차피 상관없다면 왜 그런 문장을 쓴 걸까?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다닐 하름스가 살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파트에는 전선과 나사가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방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대체 방 안에 늘어놓은 것들이 뭐냐고 물으면, 하름스는 기상천외한 기계를 하나 만들고 있다며 완성 후 작동하는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거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그 기계가 대체 뭘 하느냐고 묻자 하름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_ 프롤로그 중에서

레베카 솔닛은 《길 잃기 지침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길을 잃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는 것이다. 이는 지리와 지형을 따라가며 얻게 되는 초자연적 상태로, 의식적 선택의 결과이며 스스로 택한 순응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정해진 목적지를 찾지 못하는 걸 뜻한다. 그러나 자신을 잃는 길 잃기에는 정해진 목적지가 없으며, 지도와 지형 자체가 주된 관심사가 된다.
출발점과 목적지가 없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축적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면 방의 이쪽 구석과 저쪽 구석 사이에 놓인 거리는 두 대륙 간의 거리만큼이나 광대해질 수도 있다. _ 본문 15~16쪽

우리는 살면서 많은 길을 만난다. 모든 길을 탐험할 만큼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길의 풍경을 그려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상상 속 방랑은 다시 실제의 삶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정신적 여행은 실제 여행만큼이나 우리를 멀리까지 데려다줄 수 있다. 특히 생각이 발걸음을 따르고 발걸음이 생각을 따르는, 물리적 여행과 정신적 여행을 병행한다면 말이다. _ 본문 27쪽

산책자의 영토는 도시마다, 그리고 산책자 개인마다 뚜렷이 구분된다. 산책자가 걷는 길의 개념적·감정적 가치는 전적으로 주관적이며, 풍경 그 자체만큼이나 그 풍경에 대한 해석의 영향을 받는다. 산책자는 도시를 파악하려 하지만, 도시는 매 발걸음마다 변화한다. 트렌디했던 장소는 어느새 한물간 곳이 되고, 어딘가 수상했던 동네는 고급 주택가가 되어 단조로운 건물이 늘어선 곳이 된다. 잠시도 끊이지 않고 동시에 진행되는 이러한 움직임은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춤이다. _ 본문 31~32쪽

목적 없는 표류가 주는 설렘은 우리의 본능에 깊이 새겨져 있다. 한 시간만 아무 목적 없이 걷다 보면 탐험의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발길을 인도할 것이다. 그 즐거움에 이끌려 차양이 드리워진 벤치로 향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지형의 구조를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저녁나절의 가벼운 산책이 됐든 본격적인 산악 원정이 됐든 우리가 세상을 항해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_ 본문 34쪽

조르주 페렉은 이렇게 말했다.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이라면 누구나 고양이가 인간보다 더 뛰어난 거주자라고 말할 것이다. 고양이들은 정사각형 공간에서도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 고양이들은 인간들과 수세기에 걸쳐 동거하는 동안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신호만 취하고 그와 관련 없는 동작들은 무시하면서,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기술을 완전히 터득했다. _ 본문 38쪽

“카프카는 여행과 섹스, 책이 자아의 상실 외에 그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 길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 길을 가야 하고 자아가 상실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자아를 다시 찾기 위해서, 혹은 (책이 됐든, 표현이 됐든, 잃어버린 물건이 됐든) 뭔가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자아를 잃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그렇게 해서 찾게 되는 것이 일종의 수단일 수도 있고, 운이 좋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일 테지만. _ 본문 46쪽

모든 것을 다 했다면 다시 해보는 것도 좋다. 단, 이번에는 다르게. 다행스러운 점은 다르게 반복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같은 일을 똑같이 반복하는 게 훨씬 어렵다.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하는 게 아니라면, 두 번째 시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표현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_ 본문 61쪽

어느 한 극단으로 기우는 것은 쉽다. 양 극단의 가치를 모두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 사이에서의 균형 잡기는 예술가를 늘 깨어 있게 하고 기민하게 한다. 이탈로 칼비노는 《다음 천 년을 위한 여섯 개의 메모》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문학의 덕목을 대립되는 가치와 함께 묶어 소개한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가치는 무의미하다. 가벼움은 무거움이 있어야 존재하고, 무거움은 가벼움이 있어야 존재한다. 어느 한순간 떠오른 영감은 이전까지의 기다림 덕분에 빛날 수 있다. _ 본문 70쪽

완성되지 않은 작품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완성’이라는 단어는 예술가와 그 고객들이 붙여놓은 이름표일 뿐이다. 아람 사로얀의 시 중에는 마침표도 없이 단어 몇 개로 끝나는 작품들이 꽤 있다. 그러나 집중해서 읽어보면 인쇄된 단어가 시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공간, 행과 행 사이의 공간을 비롯한 모든 것이 시의 일부다. _ 본문 78~79쪽

예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억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그것이 늘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기억이라는 행위는 ‘다시 보기’라기보다 ‘재연’이다. 과거는 허구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는 과거가 허구라는 말을 포함해서 그에 수반되는 모든 클리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공간의 시학》에서 “우리의 과거는 어딘가 다른 곳에 있고, 시간과 장소는 비현실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비현실감에서 기억의 모순과 그로 인한 예술적 잠재성이 나오게 된다. _ 본문 99쪽

삶은 살면서 우리가 쏟은 노력의 헛됨으로 정의된다. 페렉은 이 헛됨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기보다 오히려 찬양한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두려울 정도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산적한 제약들과 퍼즐들을 풀어나가는 것은 단순히 삶의 공허함을 덮으려는 행위가 아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텅 비었을 무언가에 온기와 형체를 부여하는 행위다. _ 본문 112쪽

실패에 대한 예찬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해로운 경우가 많다. 실패 예찬은 결국 성공이 오리라는 가정을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패를 선형적 서사의 한 과정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해피엔딩이 오지 않는 경우 이 서사는 암울해져버린다. 인간의 시도 중에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게 끝나는 것들이 많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마지막에 성공이라는 반전이 숨어 있지 않는 한 연설 소재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제거했을 때,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사실 일 그 자체뿐이다. _ 본문 121쪽

인간이 시간을 낭비하는 능력은 무한에 가깝다. 작업 중 일주일 정도 다른 일에 시간을 내면 예술가는 어쩔 수 없이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그 시간을 낭비했다는 후회는 아무리 강인한 이에게도 절망감을 줄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적당히 조정하고, 해야 할 일의 리스트는 짧게 유지하는 편이 좋다. 침울한 기질의 예술가라면 무위가 주는 안락함이 진정한 예술의 고통과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든 아마추어든 장기적으로 예술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비생산적인 시간을 허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다. _ 본문 126쪽

쓰기와 그리기는 표면에 흔적을 남기는 행위다. 낯선 문자는 순수하게 시각적으로만 다가온다. 의미를 해독할 문법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언어적 무게를 벗은 글자의 순수한 모습 자체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그 혼란을 떨쳐버리려는 충동에 저항함으로써 미지의 것에 반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더 잘 인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의 언어적 패턴이 지닌 복잡성 또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_ 본문 147쪽

손 글씨 쓰기는 속도를 늦춰주고 단어 하나하나를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손으로 쓴 원고에는 문장을 완성하기까지 필요했던 작업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첫 번째, 세 번째, 혹은 열세 번째 고칠 때 썼던 문장이 마지막에 선택한 문장보다 나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손으로 쓴 원고는 작업 당시 정신이 어떤 식으로 작동했는지도 보여준다. 글 한 줄을 지울 때 선을 몇 번 그었는지, 글을 쓸 때 펜을 어느 정도 눌러 썼는지, 화살표나 메모, 수정사항을 써넣은 모양이 직선인지 구불구불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업의 진행 과정을 형식 측면에서만 살펴보며 재평가하면 우리의 창작 과정과 개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_ 본문 150쪽

예술을 삶의 산물로 볼 수도 있고, 우리의 삶을 예술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그 차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을 보내는 방식은 달라진다. 규칙적이고 꾸준한 리듬 속에서 살 것인가, 무기력하고 나른한 삶으로 일관할 것인가, 즉흥적이고 부조화한 방식으로 살 것인가. _ 본문 161쪽

비교적 간단한 울리포식 제약적 글쓰기 연습 중 하나는 바로 ‘지하철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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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양이처럼 하나 꼭 출발점과 목적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보통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간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때로 길을 잃으면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스러워한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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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하나
꼭 출발점과 목적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보통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간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때로 길을 잃으면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스러워한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만약 출발점과 목적지가 없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고. 그렇기에 가끔은 길을 잃고 배회하며 표류해보는 게 좋다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직선 경로에서는 상상력이 배제되기 십상이다. 이때 길은 최단 시간의 최적 경로로 제한되고, 길을 따라 펼쳐져 있는 공간들과 이야기들은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일쑤다. 이탈로 칼비노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말한 것처럼 수많은 도시들은 늘 ‘우리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다. 잠시 멈춰 서서 유심히 바라보지 않는다면 숱한 공간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아무런 의미 없이 사라져버린다. 따라서 저자는 길을 걷는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걷는다는 건 목적지를 상실한 아무 의미 없는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자기중심적 시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느끼는 급진적 행위가 된다.
목적지 없이 걷는다는 것, 더 나아가 길을 잃는다는 것은 실제 물리적인 행위로서의 의미를 넘어 삶의 메타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레베카 솔닛은 《길 잃기 지침서》에서 “길을 잃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잃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카프카가 말했듯 ‘자아를 찾으려면 우선 자아를 잃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베르토 볼라뇨는 말한다. “카프카는 여행과 섹스, 책이 자아의 상실 외에 그 어디로도 이어지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길을 가야 하고 자아가 상실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자아를 잃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죠. 그렇게 해서 (…) 운이 좋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물론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일 테지만.”

고양이처럼 둘
관점을 바꾸면 매일 걷는 길도 매 순간 달리 보이겠지

클로드 모네는 1892년부터 1894년까지 루앙 대성당 건너편 같은 위치에서 바라본 성당의 모습을 서른 점 넘게 남겼다고 한다. 모네가 그린 그림 속 루앙 대성당은 모두 다른 루앙 대성당이다. 삶의 대부분은 모네의 그림처럼,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반복과 그 반복 사이를 메우는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삶이란 ‘살면서 우리가 쏟은 노력의 헛됨’으로 정의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그 텅 비어 있는 시간과 공간 속에 형체와 온기를 부여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친 듯 목적을 향해 질주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 혹은 그 시간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것은 삶에 새로운 색깔을 더해준다. 10년 동안 주기적으로 서로의 얼굴을 그려준 도미니크 고블레 모녀의 행위는 언뜻 사소한 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거기에는 시간의 흐름 속에 서로가 성장하고 경험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고, ‘1974년 한 해 동안 자신이 먹은 음식 목록’을 기록한 조르주 페렉의 글은 있는 그대로 보면 아무 의미 없어 보이지만, 별 특징 없는 일상의 영역을 색다르고 특별하게 바라보도록 만든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자 밖에서’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늘 ‘가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가치란 없다. 가벼움은 무거움이 있어야 존재하고, 무거움은 가벼움이 있어야 존재하며, 어느 한순간 떠오른 영감은 이전까지의 오랜 기다림 덕분에 빛을 발한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책 읽기에서도 중요한 행위다. 새로운 책, 많은 책을 읽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에서는 이미 읽은 작품을 다시 읽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다시 읽기는 작품이 담고 있는 발상과 노력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해준다. 따라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좋은 독자, 상위의 독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독자는 다시 읽는 독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도 매일, 매 순간 다른 길이다. (…) 남아 있는 삶 내내 그 길만 지켜보며 보낸다고 하더라도, 길은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시 써나가며 우리의 감시를 벗어날 것이다.”

고양이처럼 셋
조용히 해봐! 정말 많은 소리가 들릴 거야

아방가르드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3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인데, 기이하게도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은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존 케이지의 설명이 흥미롭다. “완벽한 정적 같은 것은 없습니다. (…) 들을 줄 몰라서 그럴 뿐 우연의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1악장에서는 밖에서 바람 소리가 들렸습니다. 2악장에서는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고, 3악장에서는 관객들이 서로 대화를 하거나 밖으로 나가며 온갖 흥미로운 소리를 만들어냈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묵에 빠져 정적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이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꽤나 많다.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고, 나아가 자기 자신과 대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작가 메리 루에플은 언뜻 시간의 낭비처럼 보이는 침묵의 순간이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하며 친밀한 형태로 이루어진 자신과의 대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가만히 침묵에 빠지기보다, 침묵 속에서 하는 행동에 담긴 소리에 귀 기울여볼 수도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글을 쓰는 조용한 행위 안에 글씨를 쓰면서 연필심이나 볼펜 촉으로 종이를 긁을 때 나는 소리들이 채워져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미묘한 감각이 글을 쓰는 스타일이나 글을 쓰는 마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으며, 그런 까닭에 직접 손으로 글씨를 쓰면 키보드를 누를 때보다 더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990년 대 초, 중국의 서예가들이 길거리에 나가 물로 붓글씨를 쓴 일도 흥미롭다. 저자는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행위에 우리가 남기는 삶의 흔적이 얼마나 덧없는가가 극명하게 담겨 있다고 말한다. 소리보다 더 큰 외침을 담고 있는 셈이다.
또 침묵이란 단순한 소리의 부재를 넘어 공백과 여백의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글을 읽을 때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사이의 빈 공간, 영화를 볼 때 장면과 장면, 대사와 대사 사이를 채우는 여백…. 분명한 건, 우리 삶의 배경이 되는 것은 바로 침묵과 여백이라는 점이다. 침묵과 여백이라는 흰 바탕 위에 삶의 소리들을 채워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침묵과 여백 자체에 집중해보는 일은 오히려 미처 듣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들에 더 귀 기울일 수 있게 해줄지도 모른다.

고양이처럼 넷
별것 아닌 일들이 삶을 환상적으로 만들 수도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것은 헛된 시간을 보내거나 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능동적일 수도, 수동적일 수도, 양쪽 모두일 수도 있는 행위지만,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해 삶의 색깔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메리 루에플은 책장 정리를 장르별로 할 것이 아니라 ‘책등 색깔’에 따라 정리해볼 것을 제안했고, 조르주 페렉은 생-쉴피스 광장에 앉아 평소 눈여겨보지 않는 사소한 것들, 이를테면 버스의 행렬이나 사람들의 움직임을 기록했으며, 레지널드 브레이는 영국 우편이 무엇까지 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개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우편으로 부치기도 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 모든 일들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삶은 부조리하고 복잡하다. 가끔 삶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삶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그 결과로 빚어지는 혼란을 즐기는 것이다. 루에플이 제안한 것처럼 물건을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리해보는 건 확실히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지만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색깔을 더해준다.”
매일, 매 순간 무수한 이야기가 우리 눈앞을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대단치 않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삶의 이야기를 관통해 흐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을 관찰하고 느끼는 일이다. 저자가 말했듯 수많은 관광객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찍은 사진을 보면 인류가 자랑하는 불가사의도 평범한 배경에 지나지 않게 되지만, 별것 없는 우리의 일상도 인내심과 호기심만 있다면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도, 단풍잎을 모으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책속으로 추가]
전동차가 움직이는 동안 시 한 줄을 생각해내고, 역에 멈췄을 때 종이에 적는 방식으로 목적지(물리적으로든 작품상으로든)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하면 된다. 적당한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도 상관없다. 지하철 타기는 사람들이 읽고, 말하고, 움직이고, 가만히 서 있고, 그밖에도 수많은 방식으로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 _ 본문 183쪽

아이디어들은 의식의 주변부를 빙빙 돌다가 언젠가 적절한 때가 되면 마침내 우리에게 다가온다. 영감이 종종 예기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영감은 산책 중에, 샤워 중에 갑자기 찾아온다(물론 몸을 꼼꼼히 씻는 것이 너무나 중요해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예외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 축적된 문화와 경험, 기억과 꿈 등이 꿈틀거리고 뒤섞이며 농축된 산물이다. _ 본문 186~187쪽

예를 들어 책장 정리는 능동적인 예술적 훈련이 될 수 있다. 메리 루에플은 책을 장르별로 정리할 것이 아니라 책등의 색깔에 따라 정리해볼 것을 제안한다. 팬톤 색채표에서 견본을 하나 떼어놓고 보면 그저 하나의 색깔일 뿐이지만, 그 옆에 다른 견본을 놓으면 처음의 견본은 완전히 새로운 색으로 보인다. 두 견본 사이의 여백은 팔레트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고, 두 색상의 조합은 이 책의 일러스트가 보여주듯 제3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책은 서로 단절된 정보의 보관함이 아니다. 책들은 서로 대화하고 논쟁하며, 검토하는 순서와 방식에 따라 음색과 음조가 달라진다. _ 본문 196~197쪽

우리에게 더 큰 기억을 남기는 것은 우리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를 잠시나마 엿보게 해주는, 그 흔치 않은 깨달음의 순간들이다. 이러한 순간들이 창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낭비된 시간들도 기억할 수만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의 삶은 대단치 않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삶의 이야기를 관통해 흐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것이 품고 있는 가치의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삶이 수평선 너머로 흩어지고 갈라지기 전까지, 우리의 손아귀를 영원히 벗어나기 전까지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 중 하나를 따라갈 수 있다. _ 본문 201~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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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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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것이 쓸데없는 일을 한다거나 헛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수동적일 수도, 능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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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한다는 것이 쓸데없는 일을 한다거나 헛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수동적일 수도, 능동적일 수도, 혹은 양쪽 모두일. 수도 있다. 책장 정리는 능동적인 예술적 훈련이 될 수 있다.

    메리 루에플은 책을 장르별로 정리할 것이 아니라 책등의 색깔에 따라 정리해볼 것을 제안한다. 삶은 부조리하고 복잡하다. 가끔 삶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삶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그 결과로 빚어지는 혼란을 즐기는 것이다. 루에플이 제안한 것처럼 물건을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리해보는 건 확실히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지만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색깔을 더해준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도 정말 괜찮을까요? 멍 때리지 말라고 주의를 들었던 유년시절과 다르게 멍 때리기를 권유하는 사회. 요즘은 점점 빨라지고 복잡해지고 있는 사회에서 휴식을 강력하게 설파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 즉,  허공을 응시하며 가만히 있는 고양이의 무의미함,  하루 종일 잠만 자는듯한 시간 낭비도 배워야 할 일이라는 겁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이 우리를 찾는 기적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매일을 목표만 보고 달리기해온 우리들에게 사색의 즐거움, 내면의 자아와 대화하는 법을 책을 통해 배워볼 수 있죠.

    가끔은 새로운 책을 읽는 것보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시간 낭비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자는 같은 책이라도 점심시간에 대강 훑어볼 때와 저녁에 조용히 음미할 때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기게 된다고 말합니다. 정말 제가 경험해 본 결과 이 말은 맞습니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장기적으로 예술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비생산적인 시간을 허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다.



    개인적으로 최근 20대 때 읽어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30대에 읽어보니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거든요. 인간은 아침과 저녁의 내가 다를 수도 있고, 10년 전 20년 전 내가 나와 다르기 때문에 같은 텍스트라 하더라도 감동, 분노, 슬퍼하는 지점이 다를 수 있거든요. 나이가 듬에 따라 갖추게 되는 통찰력과  또 다른 생각을 만들어 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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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우리가 매일 걷는 길도 매일, 매 순간 다른 길이다. (중략) 남아 있는 삶 내내 그 길만 지켜보며 보낸다고 하더라도, 길은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시 써나가며 우리의 감시를 벗어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침묵 속에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볼 것을 권합니다. 가끔은 기계가 아닌 진짜 필기도구와 종이의 질감을 느껴볼 것, 너무 많은 정보 앞에서 사유를 통해 여백을 채워가는 삶을 가꾸어 볼 것을 말합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무한한 당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거란 이야기, 한 번쯤 실천해 봐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책은 고양이의 행동을 토대로 우리가 해보면 좋은 일들을 에세이처럼, 철학서처럼, 인문서처럼 말합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의 경험으로 사유와 통찰의 기쁨을 대리만족해 볼 수 있죠. 특정 목적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일,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가능 큰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 저자는 로만 무라도프라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수도 있는 펭귄랜덤하우스의...
    저자는 로만 무라도프라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수도 있는 펭귄랜덤하우스의 많은 책들을 디자인하였습니다.
    이 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산책이나 사색 등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부하게 하는지 전달하는 에세이고 저자가 그린 일러스트도 있습니다.

    책 표지에는 고양이 그림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집에서 거주하면서 인간보다 공간을 나름대로 잘 활용하며 아무것도 아닌 일을 잘 한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 또한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며 인내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산책과 사색, 사유의 가치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으며,
    기다림과 반복의 예술, 여백의 미, 매일 걷는 길 이런 것들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이어져 전달합니다.

    저도 이런 사색과 일종의 명상하는 것을 좋아하며 
    동네나 골목 같은 길을 돌아다니면서 사소한 것이라도 
    알아채는 재미를 즐깁니다.
    동네 어느 구역에는 어떤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지 
    어떤 마트가 문을 닫고 새로 문을 여는지 
    같은 이름의 카페가 커피 맛이 얼마나 다른지 

    때로는 사색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거나 
    아이디어, 진로, 뉴스나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 일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더 나아가 통찰의 힘을 얻기도 하는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고양이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고양시 고양이들은 이런 생각 가능합니다.)

    이 책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어떤 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며, 
    우리는 특히 예술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전달하는 책입니다.
  •       "읽기는 통찰의 한 방식이고, 통찰은 읽기의 한 방식이다.(…) 읽기는 단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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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는 통찰의 한 방식이고, 통찰은 읽기의 한 방식이다.(…) 읽기는 단순히 단어를 메시지로 해독해내는 것 이상의 행위이며, 일종의 예술적 기술이다. 그런 까닭에 읽기는 '재능'이라는 모호한 개념에 기대기보다 노력을 필요로 한다."_80쪽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모은 글.
    에세이라기엔 (일상의 경험만 모은 것이 아니라서) 무겁고, 인문서라기엔 개인의 의견(통찰)이 많이 들었다.

     

    일상 혹은 나 자신을 관찰하는 데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할 일이 아니다.
    잠깐의 시간, 그러니까 대기실(물리적으로/ 비유적으로)이라는 공간에 머무르는 잠시의 시간이면 될 수도 있다.
    조금의 사전 계획과 준비가 필요할 뿐.

     

    "언어는 단순히 소통 수단이 아니다. 소통을 넘어설 때도 있고, 간혹 소통 자체가 아닐 때도 있다. 머릿속으로 혹은 소리 내어 혼잣말을 할 때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소통하는 걸까? 많은 것을 소통하는 것일 수도, 아무것도 소통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혼잣말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어쩌면 소통보다 우리의 생각에 목소리와 형태, 색깔을 주고 싶은 욕구보다 우리의 생각에 목소리와 형태, 색깔을 주고 싶은 욕구일 것이다." _98쪽

     

    음악, 책, 읽기, 언어 등에 대한 이야기.
    어떤 이야기는 철학자들의 글(페터 비에리, 『리스본행 야간열차』 류의)에서 본 것 같은 '생각'들도 있고.
    글 타래타래가 생각과 철학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생각해 볼 것들이 많다.

     

    나도 가끔은 짬을 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고양이처럼, 의미없어 보이는 일들을 좀 하고-
    아무일이 없는 날엔 <오늘 별일 없었다>고 쓰리.

     

    "일과를 마치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둘 다인 것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경우라면 오늘은 별일 없었다고 써도 된다. 상관없다." _202쪽(에필로그)

     

     

    #인문 #인문학 #인문에세이 #에세이 #때론아무것도하지않는것이더괜찮은이유 #고양이 #보통의삶을특별하게만드는사소한순간들에대한이야기 #일상 #발견 #고양이 #보통 #보통의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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