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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FF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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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쪽 | A5
ISBN-10 : 8932018146
ISBN-13 : 9788932018140
친절한 복희씨 ///FF21 중고
저자 박완서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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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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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신작 소설집!

삶의 정곡을 찌르는 재치와 유머, 원숙한 지혜가 담긴 박완서 신작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2001년 제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그리움을 위하여>와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제목을 패러디한 <친절한 복희씨>를 비롯해, 총 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점원 겸 식모로 들어와 주인의 강탈로 맺어져 부부가 된 여주인공의 삶을 그린 표제작 <친절한 복희씨>를 비롯해 여유 있는 은퇴자의 평화로운 삶 속에서 젊은 시절의 갖가지 신산을 그리운 마음으로 되돌아보는 <마흔아홉 살>, <거저나 마찬가지>, 그리고 박완서의 가장 최근 작품인 <그래도 해피 앤드> 등에서 작가는 삶과의 따뜻한 화해를 선사한다.

<그리움을 위하여>, <그 남자네 집>, <마흔아홉 살>, <후남아, 밥 먹어라>, <거저나 마찬가지>, <촛불 밝힌 식탁>, <대범한 밥상>, <친절한 복희씨>, <그래도 해피 엔드> 등 수록작들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문예지를 통해 발표되었던 것으로, 메마른 현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박완서 문학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저자소개

목차

1_그리움을 위하여 (『현대문학』, 2001년 2월) 제1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2_그 남자네 집 (『문학과사회』, 2002년 여름호)
3_마흔아홉 살 (『문학동네』, 2003년 봄호)
4_후남아, 밥 먹어라 (『창작과비평』, 2003년 여름호)
5_거저나 마찬가지 (『문학과사회』, 2005년 봄호)
6_촛불 밝힌 식탁 (『촛불 밝힌 식탁』, 동아일보사, 2005)
7_대범한 밥상 (『현대문학』, 2006년 1월호)
8_친절한 복희씨 (『창작과비평』 , 2006년 봄호) 문인 100인 선정 ‘2006 가장 좋은 소설’
9_그래도 해피 엔드 (『문학관』 통권32호, 한국현대문학관, 2006)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우리 소설이 다다른 드높은 경지 박완서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신산한 삶을 감칠맛 나게 메마른 현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박완서 문학의 힘 평범한 인생의 아이러니에 울고 웃는 소시민의 풍속도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 나를 위로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우리 소설이 다다른 드높은 경지
박완서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신산한 삶을 감칠맛 나게
메마른 현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박완서 문학의 힘
평범한 인생의 아이러니에 울고 웃는 소시민의 풍속도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_박완서

삶의 정곡을 찌르는 재치와 유머,
원숙한 지혜가 담긴 이야기 선물
박완서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재치와 유머, 노련한 필력에 담은 인생의 지혜
生의미를 곱씹게 하는 문학적 진심, 그 묵직한 감동

“나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죽음의 상자를 주머니에서 꺼내 검은 강을 향해 힘껏 던진다. ……
허공에서 치마 두른 한 여자가 한 남자의 깍짓동만 한 허리를 껴안고 일단 하늘 높이 비상해 찰나의 자유를 맛보고 나서 곧장 강물로 추락하는 m을, 인생 절정의 순간이 이러리라 싶게 터질 듯한 환희로 지켜본다.” _「친절한 복희씨」에서

악의, 위선, 이중성, 허위 등 인간의 숨은 악덕과 주름살처럼 낀 삶의 부정적 양상에 대한 박완서의 따끔한 관찰력과 그것을 수다스러운 입심으로 드러내는 문학적 형상력은 그녀 문학의 한 뛰어난 자산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웃기는” 일 같은 것들이 “나에겐 선택의 여지없이 자연스러웠던 일”이라는 점에 인생의 아이러니가 있을 것이며, 그 같은 세계의 아이러니들이 숨긴 진상의 발견이 박완서 노년문학이 도달한 삶의 지혜로운 통찰일 것이다.
김병익 문학평론가


수록작 목차 :
1_그리움을 위하여 (『현대문학』, 2001년 2월) 제1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2_그 남자네 집 (『문학과사회』, 2002년 여름호)
3_마흔아홉 살 (『문학동네』, 2003년 봄호)
4_후남아, 밥 먹어라 (『창작과비평』, 2003년 여름호)
5_거저나 마찬가지 (『문학과사회』, 2005년 봄호)
6_촛불 밝힌 식탁 (『촛불 밝힌 식탁』, 동아일보사, 2005)
7_대범한 밥상 (『현대문학』, 2006년 1월호)
8_친절한 복희씨 (『창작과비평』 , 2006년 봄호) 문인 100인 선정 ‘2006 가장 좋은 소설’
9_그래도 해피 엔드 (『문학관』 통권32호, 한국현대문학관,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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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신민경 님 2011.04.17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p.78

  • 이정숙 님 2009.10.20

    나는 비로소 '거저나 마찬가지'를 심각하게 의심하기 시작했다.

  • 오문정 님 2008.08.16

    친절한 복희씨 | 무에서 유가 되는 게 기적이라면 유에서 무가 되는 것이 기적이 못 되란 법 없지 않을까.

회원리뷰

  • 서서히 빠져들다 | hs**9 | 2012.10.30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급작스럽게 끝나 미처 글 속에 파묻히지 못하는 점이 단편 소설의 단점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마치 읽다만 느낌이라고...
    급작스럽게 끝나 미처 글 속에 파묻히지 못하는 점이 단편 소설의 단점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마치 읽다만 느낌이라고나 할까.
    「친절한 복희씨」의 단편들도 그러했다.
    읽을만하면 끝나버리니, 좀더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들기도했다.
    하지만, 수록된 글들이 비슷한 분위기라서인지, 한편 한편 읽을수록 책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게 되었다.
    글의 속뜻이 파악되지 않아 다소 어리둥절 하기도 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책장을 한장한장 넘길수록 글의 감정이 느껴졌다.
    구체적 감정이나 감동까지는 아니었지만, 아스라한 그리움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내 자신에 대해 더 알게되는 나이가 되면 글에 대한 감정이 좀 더 구체적이고 작가의 뜻을 이해하게 되리라.
    소설 속 인물들의 가정이 유복한 현재 모습을 담고 있어서 다소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박완서'라는 대가의 작품을 오랜만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글 속에 오롯이 담기지 못한 내 그릇의 부족함이 아쉬울뿐이다.
  • 친절한 그녀들 | pi**sky91 | 2012.08.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 여자도 동숙이한테 지청구 맞은 내년 달력을 바라보면서 아직은 남아 있는 올해가 이미 빠져나간 것처럼 아쉬워했다. ...
    "그 여자도 동숙이한테 지청구 맞은 내년 달력을 바라보면서 아직은 남아 있는 올해가 이미 빠져나간 것처럼 아쉬워했다.  올해는 일부종사의 따분한 팔자를 교란시킬 수 있는 불꽃 같은 사랑을 기다려보기로 한 마지막 해가 아닌가.  세월이 빠져나간 자리의 허망함이여.  그 여자는 요새 부쩍 더해진 식탐이 걷잡을 수 없이 도지는 걸 느꼈다.  조금씩 같이 먹은 줄 알았는데 김밥과 순대는 거의 그냥 남아 있었다.  그 여자는 그 소박하고도 느글느글한 것들을 짐승같은 식욕으로 먹어치우고 인삼차를 한 잔 더 시켰다.  금년부터 치수를 28로 늘려 입었는데도 바지 허리는 만복을 이기지 못해 짤룩하게 뱃살과 허릿살을 갈라놓고 있었다.  명치가 등에 붙을 듯이 날씬하다가도 생명만 잉태했다 하면 보름달 처럼 둥글게 부풀어오르던 배는 이제 두꺼운 비계층으로 낙타 등처럼 확실한 두 개의 구릉을 이루고 있었다.  허리의 후크를 풀자 역겨운 트림이 올라왔다.  자신이 비곗덩어리에 불과한 것 처럼 느껴지면서 메마른 설움이 복받쳤다.  위선도 용기도 둘다 자신이 없었다.  울고 싶은 갈망과는 동떨어진, 여자들이 찧고 까불고 비웃는 소리가 귓전에서 잉잉댔다."
    (마흔아홉 살 )
     
    버썩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물기없는 날에 모든 인간관계 속에 불가피하게 개입되는 위선은 꼭 필요한 윤활유 라며  위로의 몸짓과 말을 전해주는 그 여자들이 참으로 친절하다.
     
  • 나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죽음의 상자를 주머니에서 꺼내 검은 강을 향해 힘껏 던진다.그 갑은 너무 작아서 허공에 어떤 선을 그었...

    나는 오랫동안 간직해온 죽음의 상자를 주머니에서 꺼내 검은 강을 향해 힘껏 던진다.
    그 갑은 너무 작아서 허공에 어떤 선을 그었는지, 한강에 무슨 파문을 일으켰는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가 죽고 내가 죽는다 해도 이 세상엔 그만한 흔적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허공에서 치마 두른 한 여자가 한 남자의 깍짓동만 한 허리를 껴안고
    일단 하늘 높이 비상해 찰나의 자유를 맛보고 나서 곧장 강물로 추락하는 환(幻)을,
    인생 절정의 순간이 이러리라 싶게 터질 듯한 환희로 지켜본다.


    -'친절한 복희씨' 본문 中



    박완서할머니가 올 해 돌아가신 뒤, 책장에 꽂힌 그녀의 유작을 보게 되면
    가슴으로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다. 그분이 이제는 같은 하늘에 있지 않는다는 사실과
    그분의 진한 삶의 여운이 담긴 글을 더이상 못 본다는 확인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각 문예지를 통해 발표했고 수상했던 작품들을 모은 이 단편소설집은
    한 번쯤은 어디선가 읽은 소설들이지만 이렇게 한 곳에서 다시 만나니 새롭기까지 하다.
    소설을 끝내고 마지막 장에 박완서할머니의 마무리글을 읽으니, 이 소설집이 마지막 작품이 아님에도
    마지막으로 쓴 작품인양 가슴이 먹먹하게 읽힌다. (아래 참조)


    9년 만에 또 창작집을 내면서 또작가의 말을 쓰려니 할 말이 궁해던지 문득 이게 마지막 창작집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중략) 나도 사는 일에 어지간히 진력이 난 것 같다.
    그러나 이 짓이라도 안 하면 이 지루한 일상을 어찌 견디랴.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친절한 복희씨' 에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박완서할머니가 그동안 써온 소설들의 하일라이트라는
    생각마져 든다. 9편의 소설이 모두 삶에 대해 어느정도 연륜이 몸에 벤 여인네의 입장에서 써내려갔다는 점이
    첫번째고 소설 속 그녀들의 삶이 우리네 한국여성을 대변한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다.
    그것은 불편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삶의 진실인 것이다.

    9편의 소설이 다 각기 다른 소재와 다른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하나의 결론으로 치닫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제 세상에 없는 박완서할머니만의 삶의 해석이 이제야 보인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온다.

    '친절한 복희씨'는 9편의 소설 중에 가장 한국적인 여성의 삶을 보여주며 슬픔으로 농축된 소설이다.
    '친절한 금자씨(영화)'가 결코 친절하지 않았듯이 패러디한 '복희씨' 역시 결코 착하지 않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벌레 한 마리도 못잡고 전처 아이들까지 잘 길러 출가시킨 착하디 착한 여자다.

    버스 차장이 꿈이었던 복희씨는 서울로 도망쳤다가 띠동갑 홀아비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점원 겸 식모로
    있다가 그만 꽃다운 열아홉 살에 그 남자에게 강제로 겁탈을 당하고 그의 하찮은 아내가 된다.
    살의를 느끼는 삶을 살지만 그녀는 착한(?) 여자기 때문에 얼뜬 표정으로 살 수 있었다.

    복희씨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서울로 도망칠 때 훔쳐온 어머니의 아편이다.
    조금씩 먹으면 비상약으로 쓸 수도 있지만, 많이 먹으면 아주 편히 죽을 수도 있다는 그 아편을 복희씨는
    자신을 지키는 은장도처럼 품고 산다.

    하지만 그녀는 오남매를 모두 결혼시켜 손자손녀까지 보았지만, 자유는커녕 중풍 걸린 남편을 돌봐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중풍 걸려 흐느적대는 남편은 여전히 왕성한 성욕을 자랑한다.
    일을 보고 뒤처리를 해줄 때마다 쾌감을 느끼는가 하면, 약사에게 비아그라를 달라고 떼 쓰는 남편을 보며
    복희씨는 치욕감과 소름을 동시에 느낀다.

    그녀는 큰 코 다친 것이다.
    생철갑 속의 그 아편 덕에 삶을 지탱했다고 믿었는데 끝내 자신이 만든 올가미에 갇혀 버린다.
    그녀는 그의 생철갑을 한강에 버린다. (위 인용문)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는 검은 강으로..

    그녀의 삶의 지탱목이었던 아편은 그녀의 지탱목이 아니었다. 그녀의 족쇄였던 것이다.
    아편이 없었다면 그녀의 삶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마음껏 드려냈을 것이고
    사람들도 그녀를 누구인지 잘 알았을 것이다.

    삶의 잔인함과 위선.. 그리고 불편하지만 받아드려야 하는 진실들을 알려주는 소설이었다.
    여기에 수록된 9편의 소설 모두가 그랬다. 그녀의 아름다운 주름처럼 이 단편소설집은 삶의 부정적 양상에
    대한 따끔한 충고가 담겨있다.

    아..나도 박완서할머니처럼 멋있게 인생을 얘기하며 늙고 싶다.


  •   지은이   박완서 펴낸곳   (주)문...
     
    지은이   박완서
    펴낸곳   (주)문학과지성사
    펴낸날   초판 1쇄 발행 2007년 10월 12일
            초판 34쇄 발행 2011년 1월 27일
          


    그래, 실컷 젊음을 낭비하려무나.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p.78

    이제 더는 박완서 님의 새 글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아껴가며 읽은 책이다. 장편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9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님이 문학지에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주로 중년, 노년의 사랑, 이별, 아픔, 외로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기를 쓴 김병익 님은 노년 문학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님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노년의 삶에 관심을 갖고, 흔하게 볼 수 없었던 노년 속 일상을 섬세하고 진솔한 터치로 그린 것은 당연한 거 같다.
    마지막 단편 해피 엔드를 읽으며, 결국 행복은 사소함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움을 위하여
    그 남자네 집
    마흔아홉 살
    후남아, 밥 먹어라
    거저나 마찬가지
    촛불 밝힌 식탁
    대범한 밥상
    친절한 복희씨
    그래도 해피 엔드
  • 참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요. 2008년 초에 읽었던 《친절한 복희씨》를 다시 꺼내든 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였습니다. 말 그대로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리고 마감이다 뭐다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짬짬 읽어나가다 21일 책장을 다 덮었죠.   ...
    참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요. 2008년 초에 읽었던 《친절한 복희씨》를 다시 꺼내든 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였습니다. 말 그대로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리고 마감이다 뭐다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짬짬 읽어나가다 21일 책장을 다 덮었죠.
     
    그런데 다음 날, 참 허망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별세 소식이었습니다. 이날은 고 리영희 선생님의 49재 날이기도 했습니다. 전 아침 일찍 봉은사에 나가 49재 추모행사 자리에 있었죠. 그런데 같은 날 박완서님께서 생을 달리 하신 것입니다.
     
    손에 쥐어있는 책이 순간 마치 작가님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저에게 주신 선물마냥 느껴졌다면 이상한 이야기일까요. 허망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이제 편히 쉬시겠구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친절한 복희씨》의 맨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자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9년 만에 또 창작집을 내면서 또 작가의 말을 쓰려니 할 말이 궁했던지 문득 이게 마지막 창작집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나도 사는 일에 어지간히 진력이 난 것 같다. 그러나 이 짓이라도 안 하면 이 지루한 일상을 어찌 견디랴.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드이 대부분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결국 《친절한 복희씨》는 선생님의 마지막 창작집이 된 셈인가요. 지난 해 말 다른 문인들과 함께 펴낸 《반성》에서 선생님의 마지막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참으로, 참으로 겸손하셨어요. “건망증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서글픈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을 위해 좋은 일 한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 하셨죠. “사회정의를 일신의 안위를 희생한 적도, 불우한 이웃을 위해 큰돈을 쾌척한 적도 없다.”시며 “기껏해야 남에게 폐나 안 되게 살려고 전전긍긍 옹졸하게 살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세상엔 염치없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은 사실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없죠. 다만 죽지 않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선생님은 널리 알려지거나, 혹은 알려지지 않게 크고 작은 선행을 꾸준히 해 오신 분입니다. 자신의 장례조차 부의금을 일체 받지 말라 당부하셨죠. 가난한 문인들이 문상 오는 것을 부담 없게 하려는 생각이셨습니다.
     
    선생님이 과연 이 세상에 태어나 남을 위해 좋은 일 한 게 하나도 없는지는, 남아있는 사람들이 절절히 알 것입니다. 선생님의 소설을 통해 위안을 받고, 삶의 용기를 얻고, 때론 함께 분노해 온 많은 이들에게 선생님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주셨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친절한 복희씨》는 ‘나이 들어감’의 대한, ‘노년’에 대한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자식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해 달려 온 이들이, 이제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허둥지둥 대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슬기롭고 지혜롭습니다.
     
    생각보다 무서운 속도로 ‘나이 들어가는’사회에서 정작 사회는 이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새로운 자원들(아기)을 빨리, 많이 생산하라는 독촉뿐이죠. 아이를 갖기 위한 적당한 조건은 전혀 마련해주지 않고 말이죠.
     
    어느 책에선가요.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구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순간 순간 불타 사라지는 도서관들을 하염없이 멍하게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책을 통해 선생님은 ‘이해하고’‘용서하고’또한 그저 바라봅니다. 젊은 아이들의 청춘에 삐치고 싶지만, 그들이 젊음을 받아들이고, 곧 자신의 늙음을 받아들입니다. 세상에 각박함에 진절머리 치다가도, 이 또한 사람 사는 세상임을 인정합니다.
     
    물론 이러한 달관의 자세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대책 없이 무조건 ‘다 그렇게 가는 거지’ 따위의 방관도 아닙니다. 선생님의 글이 여전히 우리에게 우뚝한 이유는 노년의 지혜와 더불어 날카로운 관찰력과 비판 의식이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좀처럼 사람들에게 ‘곁’을 주지 않았던, 그러나 시무룩해 있는 이들의 기분을 ‘눙쳐줄’ 줄 알았던 사람. ‘첫밗’에 마음에 들지는 않았더라도 언제나 ‘구슬’같았던 사람. 이제 능청스럽게도 추억을 아름아름 풀어놓던 선생님의 글은 더 이상 만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선생님이 풀어놓으신 이야기들은 언제나 두고두고 젊은 ‘아해’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위로해 줄 것입니다.
     
    〈그 남자네 집〉의 아련한 추억처럼 이제 추억으로 남을 박완서 작가님. 부디 아름다운 심성 그대로 그 곳에서도 한없이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숨막히게 어지러웠던 세상일랑 깨끗이 잊어버리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굿바이 추억이여, 잘가요. 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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