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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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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쪽 | A5
ISBN-10 : 8972752649
ISBN-13 : 9788972752646
내 생애의 아이들 중고
저자 가브리엘 루아 | 역자 김화영 | 출판사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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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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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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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선정 도서. '캐나다의 국민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대표작. 광활한 대평원을 배경으로 사랑스러운 풋내기 시골 여교사와 그보다 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교감의 드라마. 이 책은 사랑과 믿음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열게 하는 감동적인 성장소설이자 교육소설, 더 나아가 인생 찬미의 대서사시인 작품이다. 어린 시절에서 성년으로 옮아가는 시기의 고뇌와 수줍은 마음의 떨림을 이를 데 없이 섬세하고 여운이 긴 필치로 그려 보인다.

저자소개

목차

1. 빈센토 2. 성탄절의 아이 3. 종달새 4. 드미트리오프 5. 집 보는 아이 6. 찬물 속의 송어 작품 해설-고요하고 광막한 모험 가브리엘 루아 - 김화영

책 속으로

마치 고양이가 나무에 기어오르듯이 무릎으로 내 허리와 몸통을 차례로 감고 툭툭 밀며 내게로 기어올라왔다. 목에까지 이르자 그는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꼭 껴안았다. 그는 내 얼굴에 온통 마늘과 라비올리와 감초 냄새가 마구 풍기는 축축한 키스를 정신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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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양이가 나무에 기어오르듯이 무릎으로 내 허리와 몸통을 차례로 감고 툭툭 밀며 내게로 기어올라왔다. 목에까지 이르자 그는 숨이 막힐 정도로 나를 꼭 껴안았다. 그는 내 얼굴에 온통 마늘과 라비올리와 감초 냄새가 마구 풍기는 축축한 키스를 정신없이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내 뺨은 그의 침으로 뒤덮였다. 숨이 컥컥 막혀서 "자, 그만 해, 빈센토…" 하고 애원해보아야 소용없었다. 그토록 조그만 아이치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으로 그는 나를 꼭 껴안았다…. 그가 나를 놓아주도록 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내 쪽에서 그를 꼭 껴안고 등을 정답게 토닥거려주면서, 내가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듯이 그 역시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지만 애정이 서린 어조로 그에게 말을 하면서 차츰 차츰 그를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제는 나를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가슴 찢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그를 안심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빈센토」중에서 나는 클레르 앞으로 갔다. 그의 속눈썹은 울음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나는 그의 두 어깨를 꼭 잡아주었다. "너 나한테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을 해주지 않으련?" 클레르는 내가 또 뭘 더 요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 선물이 뭔가 하면 말이지, 요 어린 학생이 나한테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선물이야." 아이는 그의 슬픔 저 밑바닥으로부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두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떨어지는데 그의 두 입술에는 다정하고 아주 참한 미소가 피어났다. ―「성탄절의 아이」중에서 그때 나는 파라스코비아 갈라이다가 닐에게 보낸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입을 꼭 다문 채 그녀는 그 아이 자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그에게 음을 리드해주었다. 목구멍으로 내는 미묘한 음의 진동이 한동안 실처럼 흘러나왔다. 이윽고 그들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한쪽이 처음에는 약간 망설이는 듯하더니 곧 좀더 자신있는 다른 쪽에 이끌려 따라갔다. 그러자 두 목소리가 높아지며 기이하고 아름아운 노래 속에 담겨 날아오르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었다. 그 노래는 실제로 겪는 삶과 꿈속의 삶의 노래였다. 광막한 하늘 아래서 그 노래는 그 어떤 손길처럼 가슴을 움켜잡아 이리 돌리고 또 저리 돌리다가 마침내 잠시 동안 자유로운 대기 속으로 조심스럽게 놓아주는 것이었다. ―「종달새」중에서 그런데 바로 이때 아버지 드미트리오프가 그 과장된 필체의 글씨들 중 한 글자의 밑에 굵은 손가락을 갖다대고는 꼬마의 등을 떠밀었다. 막내둥이 드미트리오프는 즉시 실시했다. 아버지가 그 중 아무것이나 또 다른 글자 하나를 선택하자 이번에도 아이는 글씨를 썼다. 그러나 더욱 순수하고 소박하여 어딘가 고전적인 그 무엇이 느껴지는 그 나름의 독특한 글씨체였다. 서투른 손으로 그는 어린 아이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거칠게 그 어깨를 한동안 주물러대더니 너무 난폭하게 다루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아이의 머리를 자신의 두 팔 쪽으로 끌어당겼다. 꼬마는 아직도 채 긴장이 누그러지지 않았는지 뻗대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는 겁에 질린 작은 얼굴을 아버지의 옷소매에 묻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겁에 질린 두 눈을 아버지에게로 쳐들었다. 그러자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미소가 오갔다. 너무나 짧고 너무나 서투르고 너무나 망설이는 미소여서 아무래도 그 두 얼굴 사이에서 오가는 것으로는 정말 생전 처음인 것 같았다. ―「드미트리오프」중에서 나는 한 줄기 작은 오르막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 아이들이 하늘 저 밑으로 가벼운 꽃장식 띠 같은 모양을 그리며 하나씩 하나씩, 혹은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매번 나는 그런 광경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는 광대하고 텅 빈 들판에 그 조그만 실루엣들이 점처럼 찍혀지는 것을 볼 때면 이 세상에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상처받기 쉽고 약한 것인가를, 그러면서도 우리들이 우리의 어긋나버린 희망과 영원한 새 시작의 짐을 지워놓는 곳은 바로 저 연약한 어깨 위라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절감하는 것이었다." ―「집 보는 아이」 중에서 메데릭은 눈으로 정신없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그 시절, 기차를 탄 사람들은 때가 여름이었는지라 차창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여행하곤 했다. 메데릭은 반쯤 창밖으로 내민 내 얼굴을 재빨리 알아보았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것을 공중으로 높이 쳐들더니 탄력을 받도록 두세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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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 생애의 아이들]은 비평의 찬사와 대중의 열광을 동시에 얻은, 가브리엘 루아 만년의 걸작으로, 캐나다의 빈한한 소읍과 작은 시골마을들을 전전하며 8년 동안 교사로 일했던 젊은 날의 체험을 토대로 씌어진 것이다. 여섯 편의 중단편을 묶은 이 소설집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내 생애의 아이들]은 비평의 찬사와 대중의 열광을 동시에 얻은, 가브리엘 루아 만년의 걸작으로, 캐나다의 빈한한 소읍과 작은 시골마을들을 전전하며 8년 동안 교사로 일했던 젊은 날의 체험을 토대로 씌어진 것이다. 여섯 편의 중단편을 묶은 이 소설집에서 특히, 마지막 편인 「찬물 속의 송어」는 그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그러한 평가가 빈말이 아니다. 광활한 평원에 둘러싸인 가난한 이민자들의 마을에 18세의 앳된 여교사가 부임해온다. 부모를 따라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아이들은 평원에 방목해놓은 듯 거칠지만 그만큼 길들여지지 않아 순수하고, 이 떠들썩한 천사 무리와 여교사 간에 일대 아름다운 난장이 벌어진다. 고양이처럼 선생님에게 매달리며 학교라는 낯선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막무가내의 사랑과 기쁨을 호소하는 꼬마 빈센토, 선생님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눈보라 속을 헤치며 손수건을 들고 찾아오는 곱고 어린 영혼 클레르, 감미롭고도 우수에 찬 아름다운 노래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지친 영혼을 위무하는 어린 천사 닐, 검은 불덩어리 같은 열정으로 글씨쓰기에 몰두하는 엉뚱한 아이 드미트리오프, 먼 곳으로 오래 일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어린 동생과 만삭의 어머니를 돌보는 애어른 앙드레, 앳된 여선생님에게 연정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수줍고 야성적인 소년 메데릭. 이 사랑스럽고 때로는 어른보다 더 성숙하고 사랑이 깊은 아이들과 여교사 사이에는 교사와 학생이라는 구분을 넘어 깊고 애틋한 교감이 오가고, 여교사는 이 아이들에게서 성장의 고통과 강인한 고독, 용기와 헌신의 미덕, 예술과 아름다움이 지닌 놀라운 치유의 힘, 사춘기 특유의 감각적 떨림, 그리고 저항할 수 없는 사랑의 힘과 고통을 발견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여교사의 이러한 통찰을 통해, 소설은 단순하고 소박한 외면을 넘어서고, 아이들은 인간과 삶 전체의 초상으로 화한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이야기인 「찬물 속의 송어」는 각별히 감동적이다. 자연과 야성의 고집스러운 대변자인 메데릭과 어떻게든 질서와 이성을 옹호하려는 여교사 사이에 오가는 미묘하고 애틋한 교감을 기조로, 이 소설은 어린 시절에서 성년으로 옮아가는 시기의 고뇌와 수줍은 마음의 떨림을 이를 데 없이 섬세하고 여운이 긴 필치로 그려 보이고 있다. 이 소설의 고즈넉한 감동은 각기 다른 개성과 심성을 지닌, 그러나 한결같이 선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도 오지만,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작중화자인 여교사의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에서도 온다. 그 자신 이제 방금 '청소년기의 몽상에서 벗어나 아직 성년의 삶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 어린 여교사는 아이들에게서 자신이 막 지나온 고통과 혼란을 느끼고 아울러 그들의 어린 야성을 길들여야 하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종종 회의에 빠진다. "이른 아침 교실에 서서 내 어린 학생들이 세상의 새벽인 양, 신선한 들판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학교라는 함정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로 달려가서 영원히 그들의 편이 되어야 옳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었다." 여교사는 아이들 입장에 서서 학교를 '함정'으로까지 느끼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이러한 그녀의 시선 때문에, 평원 곳곳에 있는 아이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아이들의 가난과 시련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어떻게든 아이들을 보호하고 구하려는 그녀의 헌신 덕분에, 학교는 비로소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이 오가는 자리, 새로운 인식의 터전, 각기 다른 문화와 빈부, 신분 등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는 모든 차이가 화합을 이루는 참된 의미의 '교실'이 된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이 소설은, '감동'이라는 문학의 상수를 훌륭하게 복원한 미덕 외에,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에 많은 시사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미덕을 거느리게 된다. 작가 나이 67세인 1977년에 씌어진 소설이니, 이 소설도 제법 나이를 먹었다. 소설에 등장했던 아이들은 어느새 중년의 고달픈 어른들이 되어 있겠지만, 손에 쥐어도 움직이지 않는, 의심을 모르는 저 '찬물 속의 송어'는 야성과 순결 외에는 알지 못하는 우리 삶의 한 시기에 대한 선연한 상징으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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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신민경 님 2009.11.22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 김도일 님 2006.11.25

    "우리는 조그만 언덕길에 이르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내 자리, 내 책상에 앉아서, 늘 저희들끼리만 있는 모습을 그토록 여러 번 보았던 그 아이들과 함께 길의 꼭대기로 올라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다. 그러자 상상이 내게 투영해주는 그 이미지가 흐뭇하게 느껴졌다."

회원리뷰

  • 내 생애의 아이들 | ia**ida | 2011.07.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내 생애의 아이들, 이 책을 샀던 것은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되고 나서였으니까...
    내 생애의 아이들, 이 책을 샀던 것은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되고 나서였으니까.... 2003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 언제 책을 사서 읽었는지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보통 무엇이든 보고, 듣고, 읽어내게 되면 기억속에서 어렵풋이라도 남아있어 이 책을 책장에서 찾아냈을 때, 이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곤혹스러웠다.
    책을 새로 사놓은 것들도 다 읽고, 책장에서 읽히지 않고 놀고 있는 책들을 읽어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책장을 살펴보다가 찾아낸 책이라서, 이 책을 읽었던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초입부분을 살펴보니 읽었던 기억이 나지않아 아침, 저녁으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차안에서 읽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에 읽으면서 글자가 틀렸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을 표시해놓은 종이들을 보고는 아.... 내가 읽기는 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책을 읽었던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보다는 쓰여진 문장들을 그냥 아무생각없이 읽어만 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는 읽으면서 책 속의 내용들을 이해하고 하나하나 더듬어가며 읽었기 때문에 평소에 책을 읽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책의 내용은 중요도에 따라서 순서가 정해진 것 같았다.
    책 속에서의 내가 교사 생활을 하면서 나의 일생에 영향을 더욱 더 크게 미친 사건이 뒤쪽에 배치되어 있어서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무겁다거나 하는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느낌으로 읽혀져갔다.
    책 속에서의 나는 사범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곳 저곳의 선생으로 일하며 20대의 세월을 보낸다.
    딱히 취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만한 것이 나오지는 않지만, 책 속의 여교사는 이 책을 쓴 가브리엘 루아와 같이 2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교사생활과 함께 병행해 오던 작가가 되기 위한 글쓰기와 연극 극단에서의 배우생활을 모두 해내지 않았을까?
    처음 학교를 다니면서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주로 가르쳤기 때문에 아이들이 서투르고 아는 것이 없는 학기 초에는 자신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자신을 더욱 잘 따르게 된 때부터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여가시간을 이용해 글쓰기와 연극 연습에 더 집중할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회사에서 요즘은 하는 일들의 바쁨과 여유로움의 격차가 너무 심해, 시간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해놓지 않으면 바쁠 때에는 시간이 없어 처리해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그런 시기들의 완급 조절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어떤 사람들은 해낸다는 취미생활이나 다른 하고 싶은 공부같은 것을 해내지 못할 때가 많아서 아쉽고 아까운 생각이 든다.
    나에게 있어서 해내고 싶은 것을 해내지 못하는 것은 한 없이 하고 싶어지는 생각만 강해지고, 여유있을 때에는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을 귀찮음이라는 이름으로 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나에게 있어서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가며 그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결단력이 꼭 필요한 것 같다.
  • 내 생애의 아이들 | 65**nter | 2010.03.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내가 한참 아이에게 반해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그 토요일을, 저녁 7시까지 숨 돌릴 틈...

     

    내가 한참 아이에게 반해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그 토요일을, 저녁 7시까지 숨 돌릴 틈도 없던 그 토요일을, 식사 같은 걸 입에 댈 겨를이라고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 낼 수 없던 그 토요일을, 단지 아이와 만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좋아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3, 4, 5, 6 학년. 고만고만한 또래 아이들을 상대로 하던 내게 아이는 처음으로 마주친 귀엽지 않은 아이였다. 아이는 훌쩍 키가 컸고, 아이는 비쩍 마른 몸을 하고 있었고, 아이는 어둡고 탁한 피부빛을 지녔고, 아이는 눈을 감은 채 감상하고 싶은 보드라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방으로 들어서서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을 지금도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노트 가득 적어낸 아이의 글은, 우리 나라를 떠나 오래 외국에서 산 아이의 글이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글이었고 나는 그 글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내가 단숨에 아이의 글솜씨에 반했음을 느꼈다. 나는 글을 다 읽은 후 달리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들어 빤히 아이를 마주보았다. 길고 얄쌍한 얼굴에서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는 흔적이 엿보였다. 중국어가 익숙지 못해 두 살이나 아래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는 아이는, 그러니까 중1로서 나를 만났지만 실은 열 여섯살이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내가 다른 아이들을 귀여워하듯, 마냥 쓰다듬어주고 맛나는 것이라도 사다주며 아이를 이뻐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아이가 유난스레 컸기 때문이었나 보다- 라고, 그때서야 나는 생각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조금 아이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아이는 가끔 유난히 수척해진 얼굴로 내 앞에 나타나고는 했다. 예민하고 약하며 몇년전부터 신경성 질환들을 앓고 있는 탓이라며 아이의 어머니는 내가 아이에게 이것저것 엄격하게 강요하지 않기를 바라셨다. 더 알려줄 것도 없는 녀석인 걸요. 지금도 저보다 더 나을 거예요. 때문에 엄격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나는 아이의 어머니께 대답하고는 했다. 한번 목소리를 높인 적도 없었고, 야단을 치거나 장난스레 등짝을 한번 쳐줄 일도 없었다. 다정하게 손을 잡아줄 일도 없었고, 불러내 맛나는 걸 사줄 일도 없었다. 그저 써놓은 글에 두어줄 칭찬을 적어주고, 가끔이나마 걸어오는 말들에 꼭꼭 웃음을 지어주고, 동료 선생을 만나면 한껏 아이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그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나는 늘 그렇게 아이에게 해줄 것이 없다는 박탈감을 느꼈지만, 아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에는 늘 혼자 피식 헛웃음을 흘리고는 했다. 나는 아이가 자라나는 걸 보고 싶었다. 그것은 정말로 욕심을 부리지 않은, 나의 욕심 가득한 바람이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말했을 때, 정작 서운함을 드러낸 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해온 다른 녀석이었다. 뾰루퉁 입을 내밀고 툴툴거리는 말투에 내가 녀석들을 버려두고 가는 것 같아 조금 미안했고 조금 슬펐다. 그러는 중에도 아무런 말이 없는 아이를 보며, 이번에도 나는 피식 혼자 헛웃음을 흘렸다. 다행히도 아이에겐 조금도 미안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누구를 만나도, 어떤 선생님을 만나도, 칭찬과 사랑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저녁식사를 함께 끝낸 후, 아이는 내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여보였다. 악수를 하자고 내민 손을, 두 손으로 맞잡아 왔을 땐 이 아이의 예의바르기까지 한 태도에 다시 웃음이 났다. 스무살이 되면, 선생님이랑 같은 이십대잖아요. 저를 늘 아이취급하는 내게, 4년만 더 기다려보라며 떼를 쓰곤 하던 것이 떠올랐다. 스무살이 되면 거창한 식사도 같이 하기로 했다. 멋진 선물도 주기로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가 스무살이 되기 전에 아이를 떠나와야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게, 스무살의 아이는 없을 거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허해져서 밤거리를 한참 걷다가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니까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은, 누가 읽어도 좋은 책일 것이 분명하지만 아이들에게 연정을 품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마음에 남을 책이다. 나는 어떤 아이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 적은 없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내 머리 속의 지식과 능력을 전달하기 위해 애쓴 적도 없지만, 함께 수업을 하는 동안 나의 아이들을 참 많이 예뻐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떠나왔고 다시 그 아이들을 만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아이들이 나를 영영 잊고 지내는 동안에도 나만은 그 아이들을 차곡차곡 기억에 쌓아두고 살아가리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이 기억은 분명, 내 생애를 함께할 기억이 될 것이다. 

     

     

     

  • 내 생애의 아이들 | mo**ong | 2009.05.2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가난한 이민자들이 많은 시골학교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과의 만남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가난한 이민자들이 많은 시골학교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과의 만남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낯선 학교에서 자신을 아빠와 떼어놓던 선생님을 무서워하며 거부하지만 결국 마음을 열고 선생님을 의지하게 된 여린 빈센토, 낯선 우크라이나에서 온 천사의 목소리로 주변의 감성을 보듬어주는 닐,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많은 어린 신사 클레르, 돈 벌러 간 아빠를 대신에 집을 돌보고 있는 아이 앙드레, 글쓰기에 뜨거운 열정을 지닌 드미트리오프, 선생님을 좋아하는 야성적이지만 순수한 메데릭 등 다양한 아이들의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아이들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이 아이들을 대하는 새내기 여교사의 진심어린 마음이 하나의 맥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혀진다.


    우리도 예전에는 선생님하면 떠오르던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비뚤어지게 달아오른 교육열로 인하여 더 이상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감성적이고 따뜻한 마음의 교류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된 것 같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인성보다는 성적을 우선시하고, 주변 또래들과의 공존보다는 경쟁을 유도하고 1등을 선호하는 우리 부모들의 모습은 학교의 선생님의 모습마저도 바꿔버리게 된 것 같다. 도심의 학교에는 더 이상 아이들의 시선은 존재하지 않고 부모들의 눈높이로 채워져있다.
    우리 부모들의 기억 한 켠에 아련하고 따뜻하게 자리 잡은 어린시절의 학교생활에 대한 추억들을 현재 우리의 아이들에게 경험시켜줄 수 없다는 죄책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 청소년 추천도서에 이름을 올려놓게 된 것은 아닐까?


     

  • 내 생애의 아이들 | e3**6 | 2009.04.2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가브리엘 루아. 정말이지 생소한 이름이다. 처음 들었을 땐, 어느 나라 사람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는 생소한 이름....
     가브리엘 루아. 정말이지 생소한 이름이다. 처음 들었을 땐, 어느 나라 사람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는 생소한 이름. 처음 친구가 말했다. 가브리엘 루아가.. 어떻고, 그 내용이 어떻고... 꼭 나만 모르는 것 같아 조금 화가 나고 내가 조금 무식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래서 알아봤다. 캐나다 작가라고 한다. 사범학교를 졸업해서 그런지, 그의 대표작 또한 교사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묶은 내 생애의 아이들이다. 이 책으로 캐나다 총독 상도 수상하였다고 한다. (캐나다에선 아주 권위 있는 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당신을 속속들이 다 알아버려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꼭 유식한 척을 하리’ 다짐하며 책장을 펼쳤다. 짙은 초록색이 감도는 재생지 표지와 어울리지 않게, 아이들이 당돌하다. 그리고 생동감 넘친다. 아이들의 쉴 세없이 지졸되며, 자신의 생각이 끊임없이 쏟아낸다.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그 아이들을 통해 배운다. 그 아이들에게 걱정이란 없다. 너무 순수한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일까? 6명의 발랄한 말썽쟁이들은 하루가 짧다. 때론 자신들이 의도 하지 않은 사고를 치기도 하고, 때론, 의도하는 사고를 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책을 읽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깜찍발랄한 아이들을 생활에서 한번쯤 만날 행운이 나에게도 있지 않을까?란 상상과 함께. 이 후 이 책이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에 선정도어 너무나 기뻤다. 이제 진짜 따뜻한 눈길로 아이들을 표현해 내는 가브리엘 루아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

  •   내가 한참 아이에게 반해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그 토요일을, 저녁 7시까지 숨 돌릴 틈...

     


    내가 한참 아이에게 반해있을 무렵이었다. 나는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그 토요일을, 저녁 7시까지 숨 돌릴 틈도 없던 그 토요일을, 식사 같은 걸 입에 댈 겨를이라고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 낼 수 없던 그 토요일을, 단지 아이와 만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좋아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3, 4, 5, 6 학년. 고만고만한 또래 아이들을 상대로 하던 내게 아이는 처음으로 마주친 귀엽지 않은 아이였다. 아이는 훌쩍 키가 컸고, 아이는 비쩍 마른 몸을 하고 있었고, 아이는 어둡고 탁한 피부빛을 지녔고, 아이는 눈을 감은 채 감상하고 싶은 보드라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방으로 들어서서 아이를 처음 만난 순간을 지금도 또렷히 기억하고 있다. 노트 가득 적어낸 아이의 글은, 우리 나라를 떠나 오래 외국에서 산 아이의 글이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글이었고 나는 그 글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내가 단숨에 아이의 글솜씨에 반했음을 느꼈다. 나는 글을 다 읽은 후 달리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들어 빤히 아이를 마주보았다. 길고 얄쌍한 얼굴에서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는 흔적이 엿보였다. 중국어가 익숙지 못해 두 살이나 아래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는 아이는, 그러니까 중1로써 나를 만났지만 실은 열 여섯살이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내가 다른 아이들을 귀여워하듯, 마냥 쓰다듬어주고 맛나는 것이라도 사다주며 아이를 이뻐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아이가 유난스레 컸기 때문이었나 보다- 라고, 그때서야 나는 생각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조금 아이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아이는 가끔 유난히 수척해진 얼굴로 내 앞에 나타나고는 했다. 예민하고 약하며 몇년전부터 신경성 질환들을 앓고 있는 탓이라며 아이의 어머니는 내가 아이에게 이것저것 엄격하게 강요하지 않기를 바라셨다. 더 알려줄 것도 없는 녀석인 걸요. 지금도 저보다 더 나을 거예요. 때문에 엄격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나는 아이의 어머니께 대답하고는 했다. 한번 목소리를 높인 적도 없었고, 야단을 치거나 장난스레 등짝을 한번 쳐줄 일도 없었다. 다정하게 손을 잡아줄 일도 없었고, 불러내 맛나는 걸 사줄 일도 없었다. 그저 써놓은 글에 두어줄 칭찬을 적어주고, 가끔이나마 걸어오는 말들에 꼭꼭 웃음을 지어주고, 동료 선생을 만나면 한껏 아이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그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나는 늘 그렇게 아이에게 해줄 것이 없다는 박탈감을 느꼈지만, 아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에는 늘 혼자 피식 헛웃음을 흘리고는 했다. 나는 아이가 자라나는 걸 보고 싶었다. 그것은 정말로 욕심을 부리지 않은, 나의 욕심 가득한 바람이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말했을 때, 정작 서운함을 드러낸 것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해온 다른 녀석이었다. 뾰루퉁 입을 내밀고 툴툴거리는 말투에 내가 녀석들을 버려두고 가는 것 같아 조금 미안했고 조금 슬펐다. 그러는 중에도 아무런 말이 없는 아이를 보며, 이번에도 나는 피식 혼자 헛웃음을 흘렸다. 다행히도 아이에겐 조금도 미안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누구를 만나도, 어떤 선생님을 만나도, 칭찬과 사랑을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저녁식사를 함께 끝낸 후, 아이는 내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여보였다. 악수를 하자고 내민 손을, 두 손으로 맞잡아 왔을 땐 이 아이의 예의바르기까지 한 태도에 다시 웃음이 났다. 스무살이 되면, 선생님이랑 같은 이십대잖아요. 저를 늘 아이취급하는 내게, 4년만 더 기다려보라며 떼를 쓰곤 하던 것이 떠올랐다. 스무살이 되면 거창한 식사도 같이 하기로 했다. 멋진 선물도 주기로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아이가 스무살이 되기 전에 아이를 떠나와야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게, 스무살의 아이는 없을 거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허해져서 밤거리를 한참 걷다가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니까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은, 누가 읽어도 좋은 책일 것이 분명하지만 아이들에게 연정을 품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마음에 남을 책이다. 나는 어떤 아이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 적은 없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내 머리 속의 지식과 능력을 전달하기 위해 애쓴 적도 없지만, 함께 수업을 하는 동안 나의 아이들을 참 많이 예뻐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떠나왔고 다시 그 아이들을 만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아이들이 나를 영영 잊고 지내는 동안에도 나만은 그 아이들을 차곡차곡 기억에 쌓아두고 살아가리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이 기억은 분명, 내 생애를 함께할 기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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