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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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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쪽 | 규격外
ISBN-10 : 8967352883
ISBN-13 : 9788967352882
지구의 밥상 중고
저자 구정은 | 출판사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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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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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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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먹는 문제’에 대한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르포 『지구의 밥상』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10개국을 탐사 취재하며 그 나라의 밥상을 들여다봄으로써, 현재 세계에서 결핍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고 과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에는 남태평양의 낯선 섬 나우루와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에서부터 미국, 프랑스, 영국뿐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밥상이 모두 담겨 있다.

인구의 94.5퍼센트가 비만이며 성인 대부분이 당뇨를 앓는 나우루, 로컬 푸드가 없는 두바이, 통조림 음식만 먹는 미국의 식품사막 지역들, 원전 사고 지역 돕기 위해 후쿠시마산 채소를 구입하는 주부들의 이야기 등. 지구의 밥상에 대해 가장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취재물인 이 책에는 전 세계의 ‘먹는 문제’를 돌아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공들여 들으면서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이 모두 담겨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구정은
저자 구정은은 인구가 1만 명도 되지 않는 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는 따뜻하면서도 신산했다. 식생활의 글로벌화가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는 것은 재미있으면서도 서글픈 일이었다.

저자 : 김세훈
저자 김세훈은 인도의 요리들은 무척 보편적이면서도 무척 다양하다. 가장 인도적인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음식이다. 인도 음식이 세계 밥상에 오르는 날, 세계인들의 입맛은 우주를 경험하리라.

저자 : 손제민
저자 손제민은 지리적 상상력으로 가득 찬 이 기획에 함께한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미국과 쿠바의 밥상을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서로 얼마나 다른 세상에서 사는지, 동시에 얼마나 비슷한 것을 희구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저자 : 남지원
저자 남지원은 옥수수가 말라 죽어가는 칼라와, 탐스럽게 기른 과일과 채소가 고스란히 다른 나라로 떠나는 아와사에서 ‘길러 먹어야 할 것을 먹지 못하게 만드는’ 모순에 대해 생각했다.

저자 : 정대연
저자 정대연은 당장은 상업성이 없는 다양한 종자들을 문화재처럼 보존하는 프랑스의 모습에서 한 사회의 숨겨진 저력을 확인했다.

사진 : 강윤중
사진 강윤중은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나는 다양한 것을 과하게 먹으며 사는구나 새삼 깨달았다. 돌아가면 조금은 소박하게 먹겠다 마음먹었지만 다짐에 그쳤다. 꼬마들의 투명한 눈망울이 굶주림에 흐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목차

프롤로그

1 태평양의 ‘콜라식민지’-남태평양의 섬 나우루
작은 섬이 보여주는 지구의 ‘우울한 미래’| 마트엔 냉동식품, 백사장엔 캔 조각 | ‘바다의 감옥’에 갇힌 난민들만 채소를 키운다
·코카콜라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노예무역, 식민지, 전쟁…… 우울한 역사가 담긴 콘비프 ·항암물질이 들어 있는 식물 노니

2 석유로 키운 채소-아랍에미리트 두바이·아와사·훌라
7개국에서 온 토마토, 5개국에서 온 양파 | 이주노동자의 밥상엔 세 대륙에서 온 식재료 | 걸프 부국의 ‘온실’이 된 에티오피아
·아랍의 대표적인 음식들 ·치킨 코르마 요리법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

3 ‘식품사막’ 미국-미국 볼티모어·페어팩스·비엔나
자동차가 없어 마트에 못 가는 사람들 | 방학이면 굶는 아이들, 스트링치즈 하나에 주먹다짐 | “더 낫게 먹고 싶은” 후마 질리의 텃밭
·식품사막이란? ·미국 아이들이 많이 먹는 스트링치즈 ·미국의 과일 마차, 애러버

4 ‘가뭄’이라는 아이-케냐 나이로비·칼라와
우갈리, 케냐의 ‘솔 푸드’| 기후변화에 내몰려 슬럼으로 가는 사람들 | 안데스 사람들에게서 감자가 사라진다면
·우갈리 만드는 법 ·아프리카의 요리들 ·세계의 주식 작물

5 슬럼가의 생존법-인도 쿠숨푸르·파하르간지
이른 아침 시작되는 슬럼의 하루 | “과일은 돈 있는 사람만 먹어요” | 싼 음식의 천국, 네슬레 ‘납 라면’ 파동도
·난, 차파티, 푸리 ·설탕의 역사 ·인도식 만두, 카초리와 사모사

6 푸드 뱅크, ‘풍요 속의 빈곤’-영국 이스트그린스테드·이스트서식스
굶는 사람 백만 명, 영국의 가려진 현실 | 슈퍼마켓도 ‘계급화’ | 유기농이라는 ‘브랜드’
·세계 최초의 푸드 뱅크 ·‘영국 국민 요리’가 된 치킨 티카 마살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무슬림 난민에게는 ‘할랄’ 급식

7 육식의 종말?-인도 구르가온
“베지, 논베지?” 인도에서 채식은 흔한 선택 | 인도 중산층 ‘자이나교’ 가정의 채식 밥상 | 지역마다 다른 인도의 음식, 나라 크기만큼 다양
·아열대식물 오크라, 한국에서도 재배된다 ·인도식 소스 처트니 ·소가 사람을 먹었다? 쇠고기 때문에 벌어진 살인

8 도쿄 주부와 베이징 주부의 고민-일본 도쿄와 히로시마 그리고 중국 베이징
원전 사고 뒤 “아직은 불안” | 피자 굽는 할아버지 | 리리의 냉장고엔 일본산 소스와 알래스카 연어가
·술안주로 인기 많은 에다마메 ·중국인들의 아침식사 여우티아오 ·중국 요리의 떼어놓을 수 없는 벗, 차茶

9 기찻길 옆 텃밭-프랑스 일드프랑스와 영국 도먼슬랜드
“텃밭 빌리기 위해 5~6년 기다렸어요” | 유기농-소비자 직접 연결해주는 ‘아맙’ | 텃밭과 유기농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게릴라 가드닝 ·프랑스 가정의 저녁식사 ·찰스의 유기농, 제이미의 급식

10 아바나에서 본 미래-쿠바 아바나·산티아고데쿠바 알라마르
“쿠바의 식재료는 유기농밖에 없다” | 국영 기업에서 만들어 파는 아이스크림 | 유기농에서 해법을 찾다
·남미에서 북미로 간 과카몰리 ·헤밍웨이가 마셨다는 다이키리 ·스페인과 아프리카가 만나 탄생한 쿠바 요리

에릭 밀스턴과의 인터뷰-GMO, 어떤 게 안전하지 않은지 알 수 없다

에필로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지구의 밥상에 대해 가장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르포 밥이 정치이자 삶의 지표라는 애매한 암호 해독에 대한 가이드북 콜라식민지, 식품사막, 석유로 키운 채소, 슬럼가의 생존법…… 발로 뛰며 취재한 10개국의 음식문화 ·인구의 94.5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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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밥상에 대해 가장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르포
밥이 정치이자 삶의 지표라는 애매한 암호 해독에 대한 가이드북

콜라식민지, 식품사막, 석유로 키운 채소, 슬럼가의 생존법……
발로 뛰며 취재한 10개국의 음식문화

·인구의 94.5퍼센트가 비만이며 성인 대부분이 당뇨를 앓는 나우루
·로컬 푸드가 없는 두바이 vs 부국의 온실이 된 에티오피아
·통조림 음식만 먹는 미국의 식품사막 지역들
·굶는 사람 백만 명, 영국의 가려진 현실
·원전 사고 지역 돕기 위해 후쿠시마산 채소를 구입하는 주부들
·세계에서 쿠바가 유기농 식재료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


밥은 우리의 몸과 정신에 그대로 스며든다. 밥은 칼로리이되, 사상이 된다. 밥은 우리의 피와 뼈를 만들되, 정신도 지배한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그런 밥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소수의 이익을 대변한다. 밥이 소수의 것이라니! 불행히도 우리는 먹음으로써 더 ‘성스럽고 기여하는 삶’ 대신 특정한 계급의 이익을 돕고 있다는 자각이 아직 멀었다. 석유로 요리해서 자본이 차리는 지구의 밥상에 대해 가장 총체적이며 본격적인 취재물이 바로 이 책이다. 밥이 정치이자 삶의 지표라는 애매한 암호 해독에 대한 가이드북이기도 하다._박찬일 셰프, 『백년식당』 저자

오늘 우리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때 지구 반대편에서는 오늘은 먹을 수 있을까를 염려하는 어린이와 이웃들이 있다. 전 세계의 ‘먹는 문제’를 돌아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공들여 들으면서 함께 짊어져야 짐을 이 한 권의 책이 담고 있다._한국월드비전 양호승 회장

점점 더 넓어지는 식탁을 마주하며
인간의 기본 3대 욕구는 수면욕과 식욕·성욕이고, 최소 생존 조건은 의衣·식食·주住다. 이 여섯 가지 조건 가운데 중복되는 항목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식, 먹는 행위다.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기본 욕구는 식욕인 셈이다. 먹는 행위는 생명이 있었던 무언가를 즉각적으로 섭취해 자신의 신체를 보전한다는 점에서 가장 원초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이 원초적 행동은 거대 자본의 물결에 휩쓸린 지 오래다. 이제 먹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섰다. 우리는 살면서 지나치게 많은 먹거리를 접한다. 먹거리는 정치·경제·사회 구조의 반영물이자 집합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해당 사회에서 무엇이 결핍되어 있으며 또 무엇이 과도하게 넘쳐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먹거리가 지표로 작용하는 것으로는 ‘엥겔 계수’가 있다. 한 가계의 총지출에서 식료품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고소득 가계일수록 낮고 저소득 가계일수록 높다. 그렇다면 ‘지구의 밥상’은 어떨까? 엥겔 계수의 기준 단위를 한 가정에서 한 국가로 확대한다면 어떤 의미가 드러날 것인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식사 방식을 살펴보면 현재 세계에서 결핍되어 있는 것은 무엇이고 과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지구의 밥상』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10개국을 탐사 취재하며 그 나라의 밥상을 들여다본 것이다. 이 책에는 남태평양의 낯선 섬 나우루와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에서부터 미국, 프랑스, 영국뿐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의 밥상이 모두 담겨 있다.
70억 인구의 식탁은 점점 비슷해지는 듯하지만, 계급 간의 격차와 국가 간 격차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먹거리는 점점 더 상업화(자본주의화)될 것이다. 이에 맞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움직임도 점차 세를 불려갈 것이다. 먼 미래의 인류는 어떤 식탁에 앉게 될까? 자본의 결과물인 인스턴트식품으로 뒤덮인 식탁일까, 아니면 직접 기른 농산물로 이루어진 건강한 식탁일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지금부터 만들어 나갈 수는 있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인들에게 남겨진 목표이자 과제다.

정크푸드의 섬-나우루의 경우
나우루는 총면적이 21제곱킬로미터이며 총인구는 9500명에 조금 못 미치는 작은 섬나라다. 19세기에서 20세기를 지나오면서 이곳은 독일과 호주,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현대사를 거치게 된 이유는 이곳에 매장되어 있는 엄청난 양의 인산염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인산염은 100년 가까이 계속된 채굴 끝에 고갈되었다. 이로 인해 나우루의 국가 경제는 붕괴되었고, 지금은 해외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나우루가 정크푸드의 섬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국산 인스턴트식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전통 먹거리 시장은 몰락했다. 사방이 바다로 에워싸여 있으나 어업은 무너졌다. 이곳 사람들은 더 이상 고기를 잡지도, 채소를 키우지도 않는다. 국민 중 90퍼센트는 비만과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으며, 성인의 대부분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나우루의 현재 상황이 지구의 미래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초콜릿과 사탕으로 끼니를 때우며, 어른들은 눈을 뜨자마자 비스킷과 햄으로 식사를 한다. 나우루의 슈퍼마켓에는 통조림만 즐비하다. 가공하지 않은 야채와 과일도 팔고 있지만, 전부 외국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주민인 라나는 “예전엔 다들 고기를 잡았는데 지금은 고기를 잡을 줄도 몰라. 외국 물건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마 우린 먹을 게 아무것도 없을 거야”라며 삶의 근간이 흔들리는 현실을 털어놓는다.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통해 삶을 지속하고 있다.

‘식품사막’의 한가운데서-미국의 경우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식품사막은 “도시의 주거지역과 농촌 마을 중 신선하며 건강에 좋고 호감 가는 음식을 구하기 힘든 지역”을 일컫는다. 미국 볼티모어 시 식품정책국과 존스홉킨스대의 ‘살 만한 미래 연구소’는 볼티모어 인구 62만 명 가운데 4분의 1이 식품사막에 살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식품사막은 주로 흑인 거주지역과 겹친다. 아만다 부진스키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식품사막은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인종적으로는 흑인들이, 세대별로는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 계층이 식품사막에 더 많이 놓여 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 특히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식품사막의 영향은 치명적이다.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학교 급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볼티모어 시는 방학 동안 여름 급식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반경 3~4킬로미터 안에 스무 곳 가까이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굶주리는 아이의 수를 알려주는 일종의 지표다. 이 아이들은 무료 점심 배급에 나오는 스트링치즈 하나를 두고 주먹다짐을 벌인다.
이런 식품사막에 미국은 텃밭으로 대항하고 있다. 대통령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 앞마당에서 6년간 텃밭을 가꾸고 있으며, 이에 대한 책 『미국에서 기른American Grown』을 출간하기도 했다. 2014년 전국가드닝협회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작물을 직접 길러 먹는다. 지금 미국은 식품사막에 종자를 심어 텃밭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백만 명이 ‘푸드 뱅크’를 이용하는 나라-영국의 경우
영국 웨스트서식스의 이스트그린스테드는 백인 중산층 밀집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무료 급식소인 푸드 뱅크에서 2년 반 동안 2000명의 주민이 도움을 받을 정도로 빈곤 문제가 곪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원래 작은 창고에 자리를 잡았던 급식소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주민센터로 옮겨갔다. 푸드 뱅크는 매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문을 열고 바우처를 가져온 주민들에게 사흘 치 긴급구호식품을 조달해준다. 여기에 들어가는 식품들은 교회나 학교, 슈퍼마켓이나 주민들이 기부한 것들이다. 쉽게 부패하지 않으며 오븐이 없는 이들도 조리할 수 있는 통조림 식품이 대부분이다.
푸드 뱅크를 설립한 트루셀 트러스트에 따르면, 2014년 사흘 이상 푸드 뱅크를 이용했던 이들은 모두 110만 명이다. 이는 곧 푸드 뱅크가 없으면 당장 배를 곯는 사람이 100만 명이라는 소리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어린이다. 영국의 빈부 격차는 마거릿 대처가 총리로 재임했던 1979년부터 심해졌으며, 2009년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정점에 다다랐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0년 사이 런던의 중산층은 43퍼센트가 줄어든 대신 빈곤층과 부유층은 각각 80퍼센트 늘었다고 한다.
이런 양극화 현상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곳이 슈퍼마켓이다. 몇 년 전부터 영국에서는 저가형 슈퍼마켓과 고급형 슈퍼마켓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종류의 슈퍼마켓에서 구비해놓는 상품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저가형 슈퍼마켓은 싸고 양 많은 ‘벌크 상품’을 대량으로 갖춘 대신 신선식품은 거의 없다. 반면 고급형 슈퍼마켓은 고가의 신선식품을 다양한 종류로 구비해두고 있었다. 고급형 슈퍼마켓으로 대표되는 영국의 유기농 열풍은 음식의 질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지만, 사실상 유기농은 계급과 계층을 가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말았다.

유기농의 유토피아-쿠바의 경우
산업화된 유기농 시장의 돌파구는 의외로 쿠바에서 찾을 수 있다. 쿠바의 경제 상황은 좋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민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대부분 유기농 작물이다. 쿠바에서 전체적으로 소비되는 식재료 가운데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0퍼센트다. 나머지 70~80퍼센트는 자체 생산되는 유기농 제품이다. 쿠바는 모든 식재료를 수입하는 나우루의 반대편에 서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유기농 열풍이 건강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과 달리, 쿠바의 유기농 정책은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겨났다. 쿠바는 1959년부터 30여 년간 소련의 원조를 받았다. 쿠바 경제에서 소련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85퍼센트나 되었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미국이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농업 시장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유기농과 협동농장이었다.
탈냉전의 끝에서 시작된 쿠바의 유기농업은 ‘쿠바 모델’이라는, 먹거리 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쿠바 사람들은 “우리는 풍족하진 않지만 굶어 죽는 사람도 없다”며 자신 있게 말한다. 현재 쿠바에서는 배급제와 협동조합이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지방분권화와 탈산업화가 완벽하게 이뤄져 있는 농업 구조가 결합하여, 결론적으로 먹거리의 완벽한 자급을 이뤄낸 것이다.
2015년 7월 1일,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 끝에 미국과 쿠바는 국교를 정상화했다. 자본주의 식품의 대표 국가인 미국, 그리고 유기농의 미래를 쥐고 있는 쿠바. 이 두 국가의 만남은 세계의 밥상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지금 세계는 쿠바의 행보를, 그리고 자급적 유기농업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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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밥과 반찬은 먹을 만큼만 담아주세요”  

    이는 식당 등을 방문할 때마다 어렵잖게 만나볼 수 있는 문구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여도 먹을 게 없었던 상황을 감안한다면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돈만 있으면 집 가까운 곳에서 먹고자 하는 것을 무엇이건 구입할 수 있는 시대. 이보다 더 편리한 삶을 살기란 힘들 것 같다. 평균 수명의 연장, 평균 신장의 향상 등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젊은 세대의 건강을 염려한다. 키만 크지 기초체력은 바닥이라고 한다. 어른 몸에 갇힌 아이들이 보이는 무기력한 모습이 마치 맥없이 무너지는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아 걱정이 앞선다.

    예로부터 먹어온 것이 건강식에 가깝다는 말과 함께 먹거리를 되돌아보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몇몇 이들은 집 가까운 텃밭에서 제 먹을 것들을 직접 생산하는 도시농부로의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시농업의 열풍은 실로 뜨거웠다. 그러나 모든 세상이 유행을 좇지는 않았다. 오히려 세계화와 함께 열량 높고 질은 떨어지는 먹거리를 섭취하는 인구가 늘었다.

    저자들은 각국을 돌며 밥상을 취재했다. 세계의 밥상은 각국의 문화만큼이나 다양했다. 문제는 다양성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가장 앞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나우루의 사례는 암울함 자체였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이다. 9500명이 채 못 되는 이곳 사람들은 한 때 인산염을 수출하며 부를 축적했다. 사람들이 부유해질수록 국토는 황폐화됐다. 마땅히 돈을 벌어들일 수단이 없던 나우루 사람들은 정크푸드에 의존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인구의 94.5퍼센트가 비만€과체중이요, 인구의 40퍼센트가 당뇨를 앓고 있다는 보고는 충격적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조리와 보관이 쉬운 정크푸드에 열광하고 있어 문제다.

     

    손에 쥔 자본이 없을수록 정크푸드에 의존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계층마다 서로 다른 품목을 판매하는 매장을 방문한다는 영국의 사례를 읽으며, 왜 저소득층일수록 비만과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지 이해 가능했다. 돈이 있으면 수많은 품목 중 자신의 몸에 조금이라도 덜 해로울 것으로 보이는 제품을 택할 수 있었다. 무엇을 구입할 것인가의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자 동시에 권력이었다. 국가와 사회 전반이 풍요로울지라도 자동차가 없어 마트엘 갈 수 없으며 방학이면 밥을 굶는 아이들이 넘치는 게 우리가 선망하는 미국이라는 사실을 어찌 이해하면 좋을지... 석유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아랍에미리트 지역 또한 이러한 법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었다. 그들의 토양은 아무것도 기를 수 없을 정도로 척박했지만 그들에겐 돈이 있었다. 7개국에서 온 토마토와 5개국에서 온 양파라는 소제목이 시사하듯 소비자들은 막강 파워를 발휘해가며 먹거리를 수입해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착취의 양상을 띠었다. 에티오피아는 누군가의 풍요로운 밥상을 위하여 자국민에게 기아를 강요(?)하고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가며 작물의 성장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할지라도 제 식탁에 올릴 수 있는 품목이 몇 없었다.

     

    오랜 기간 경제 제재를 경험한 쿠바 사람들은 너무나도 가난했기에 유기농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원치 않은 건강식을 먹으며 쿠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할지가 궁금했다. 원전 사고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간 이웃나라 일본, 건강한 먹거리는 스스로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5~6년씩 기다려 텃밭을 빌린 프랑스와 영국의 사람들이 조금은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건강한 먹거리는 건강한 삶,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당신은 오늘 먹은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생산됐는지 알고 있는가. 이왕 먹는 거 알고나 먹자는 말은 더 이상 비아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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