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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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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쪽 | 규격外
ISBN-10 : 8965550254
ISBN-13 : 9788965550259
루미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 중고
저자 안네마리 쉼멜 | 역자 김순현 | 출판사 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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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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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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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은 위대한 이슬람 신비 시인 루미의 생애와 저작을 담은 책이다. 총 8장으로 구성하여,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태양과 베일, 하늘로 이어진 사닥다리, 정화하는 사랑의 불꽃 등을 살펴본다.

저자소개

저자 : 안네마리 쉼멜
저자 안네마리 쉼멜은 이슬람 문화와 수피즘, 루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19세에 베를린대학교에서 이슬람 언어와 이슬람 문화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6년에 23세의 나이로 교수가 되어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아랍어와 이슬람 학문을 가르쳤다. 1954년, 같은 대학교에서 종교사로 두 번째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4년 터키 앙카라대학교의 종교사 교수로 임명되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5년간 터키어를 가르치면서 터키 문화와 신비주의 전통에 몰두했다. 1967년부터 1992년까지 하버드대학교 교원으로 재직하고, 은퇴한 뒤에는 같은 대학교의 명예교수로서 인도무슬림 문화를 가르쳤으며, 독일 본대학교의 명예교수도 역임했다. 《이슬람의 이해》(분도출판사), A Two-Colored Brocade: The Imagery of Persian Poetry, Deciphering the Signs of God: A Phenomenological Approach to Islam (the 1991-92 Gifford Lectures), Mystical Dimensions of Islam, Rumi’s World: The Life and Works of the Greatest Sufi Poet 등 이슬람 문학, 이슬람 신비주의, 이슬람 문화와 관련된 책 100여 권을 저술하고, 페르시아어, 우르두어, 아랍어, 신드어, 터키어로 된 시와 문학을 영어와 독일어로 번역했다. 이슬람, 수피즘, 신비주의, 무하마드 이크발에 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최고 공로상(Hilal-e-Imtiaz)을 수상했다. 튀빙겐대학교 개신교-신학부로부터는 레오폴트 루카스 상(Leopold Lucas Prize)을 수상했으며, 1995년에는 독일 출판협회의 평화상(Peace Prize)을 수상하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을 받았다. 60년간 이어진 직업상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2003년에 운명했다.

역자 : 김순현
역자 김순현은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여수 돌산 갈릴리교회를 섬기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어촌 주민들을 벗 삼아 창조 영성을 익히고, ‘비밀의 정원’을 일구며 영성고전을 번역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영성-자비의 힘》(다산글방),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이렇게 말했다》(분도출판사), 《디트리히 본회퍼》 《안식》 《메시지 신약》(공역, 이상 복있는사람) 등이 있다.

목차

1.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 한 신비가의 전기
2. 경험의 거울에서 떨어진 먼지 : 시인 루미
3. 태양과 베일 : 루미의 신관과 세계관
4. 인간, 타락한 아담
5. 하늘로 이어진 사닥다리 : 피조물의 상승에 대하여
6. 기도
7. 정화하는 사랑의 불꽃
8. 음악과 춤_우주의 회전

미주
약어표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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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사람만 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오. 물도 목마른 사람을 찾고 있다오!(28쪽) 한 여인에게 흠뻑 반한 채소장수가 하녀를 시켜 그 여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게 했다. “나는 지금 이러이러한 상태에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뜨겁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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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사람만 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오.
물도 목마른 사람을 찾고 있다오!(28쪽)

한 여인에게 흠뻑 반한 채소장수가 하녀를 시켜 그 여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게 했다. “나는 지금 이러이러한 상태에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뜨겁게 달아올라 도저히 안정을 취할 수도 없습니다. 어제 나에게는 이러이러한 일이 벌어졌고, 간밤에는 이러이러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하녀에게 사건의 전말을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하녀가 그 여인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 “채소장수가 당신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과 거시기를 하고 싶으니 와주기 바라오!’” “그는 차가운 사람이냐?” 하고 그 여인이 물었다. 그러자 하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그는 장황하게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골자는 이것이었습니다.”(78~79쪽)

우리가 이 집에서 거주한 지는 60년 내지 70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집이 생기지 않았던 시절도 보았다. 이 집이 생긴 지는 몇 년 되지 않는다. 이 집의 벽과 문에서 구더기, 생쥐, 뱀, 그리고 여타의 하등 생물들이 태어났다. 그들은 지금 이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이 집은 이미 세워져 있었다. 그들은 “이 집은 영원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우리에게 아무 증거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집이 시간 속에서 지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세계라는 집에서 태어난 자들도 이 집의 문과 벽에서 생겨난 저 생물들과 같다. 저 생물들은 이 집의 바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저들에게는 참된 정수가 없다. 저들의 원산지는 이 집인 까닭이다. 세계라는 집에서 태어난 자들도 이 세상이 영원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 세계가 존재하기 전에 수백만 년을 살았던 예언자들과 성인들에게 아무 증거도 되지 않는다. 예언자들과 성인들의 나이를 어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나이는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다.(127~128쪽)

이 세상은 무수한 입자로 뭉쳐진 포말일 뿐이다. 이 포말은 소용돌이치는 물결과 뽀글뽀글 이는 거품과 계속되는 파도를 통해 모종의 아름다움을 얻는다. 사랑은 인간을 위해 욕망으로 치장되었다(Sura 3/14). 하나님께서 사랑을 치장되었다고 하셨으니, 이제 사랑은 겉꾸림에 불과하다. 이러한 겉꾸림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빌려온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위조화폐에 금박을 입힌 것에 불과하다. 거품에 불과한 이 세상은 겉만 그럴싸한 위조화폐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세상에 금박을 입혔다. 그 결과 이 세상은 인간을 위해 치장되고 말았다.(132~133쪽)

신비가에게는 인내도 중요하다. 인내는 보다 높은 처소로 이어진 디딤판, 낙원으로 이어진 다리, 기쁨의 열쇠다. 인내는 쇠로 된 방패다. 하나님은 이 방패 위에다 다음과 같은 글귀를 쓰신다. ‘이겼다.’(192쪽)

나는 바람, 그대는 불.
내가 그대에게 불을 붙였다!(254쪽)

어떤 사람이 애인의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
애인이 안에서 물었다. “거기 문 앞에 서 있는 당신은 누구셔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나야 나!”
“그렇다면 돌아가세요. 이 식탁에는 설익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없어요!”
하고 애인이 말했다.
이별의 아픔이 불꽃이 되어 설익은 사람을 푹 익힐 때에만,
그는 위선에서 풀려날 수 있다.
그 가련한 사람은 일 년간 여행을 떠났다.
그는 이별의 불꽃 속에서 철저하게 불타올랐고,
푹 익어서 여행에서 돌아왔다.
그는 다시 애인의 집 둘레를 빙빙 돌다가,
자기 입에서 경솔한 말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온갖 주의를 기울이면서 문을 두드렸다.
“거기 문 앞에 서 있는 분은 누구세요” 하는 애인의 외침이 들렸다.
“임,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다.
“이 비좁은 집은 두 명의 나를 받아들이지 않지만,
당신이 나라고 하시니, 이제 안으로 들어오세요.”(286~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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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추천의 글 우리가 마침내 제대로 된 루미의 전기를 읽게 된 것은 그동안 쌓아온 나름대로의 노력과 간절함에 대한 하늘의 응답이자 선물이겠다. 루미는 이란 사람이 아니라 지구 사람이다. 아니, 우리 모두의 뿌리에서 나오는 환희에 찬 신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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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우리가 마침내 제대로 된 루미의 전기를 읽게 된 것은 그동안 쌓아온 나름대로의 노력과 간절함에 대한 하늘의 응답이자 선물이겠다. 루미는 이란 사람이 아니라 지구 사람이다. 아니, 우리 모두의 뿌리에서 나오는 환희에 찬 신음이다. 그 소리의 바탕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니, 더구나 우리말 안내자가 김순현이라니, 길게 말할 것 없다. 남은 일은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루미라는 보석을 감상하는 것이다. 이 마당으로 초대받은 이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좋을 수 없다. - 觀玉 이현주

이슬람 세계 밖에서 이슬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슬람 전통 중에서 그 심층을 대표하는 수피 전통을 좋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 바로 수피 시인 루미라 할 수 있다. 그의 저작은 이슬람 신비주의 사상과 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인류의 위대한 정신적 유산으로 꼽힌다. 나도 물론 루미를 좋아한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루미, 내가 알고 지내던 이슬람 연구의 최고 권위자 안네마리 쉼멜 교수의 저술, 내가 평소 존경하는 여수 돌산섬 김순현 목사의 번역, 이 셋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루어진 아름다운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한 평생 기성 종교의 외적 형식을 넘어서 오로지 ‘하느님의 신비, 임의 신비, 사랑의 신비’만을 위해 살고, 이를 음악과 시와 회전춤으로 풀어낸 이 위대한 영혼의 이야기에서 심층 종교가 주는 아름다운 향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종교학과 명예교수, <종교너머, 아하!> 이사장)

13세기 사람 젤랄렛딘 루미의 시세계는 한국인들에게는 낯설다. ‘천상의 음식’을 지상의 영혼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어 한 ‘신성한 요리사’ 루미의 시와 잠언들이 일부 소개된 적은 있지만, 서구세계에서 그가 누리는 명성에 비하면 안타까울 정도로 그의 시세계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이슬람 철학자인 안네마리 쉼멜에 의해 잘 정리된 본격적인 루미 연구서가 번역되어 무척 기쁘다. 우리는 이제 이 연구서를 통해 이슬람이 낳은 걸출한 신비-시인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루미의 시는 ‘영원히 썩지 않는 하나님이 짜신 비단’ 같기를 소원했는데, 그 시의 여광(餘光)을 생생히 살린 이 책은 ‘우주가 돌리는’ 시와 음악과 춤의 황홀경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 고진하

나는 루미를 만나기 전에도, 그 후에도 이토록 아름다운 “연애시”를 읽지 못했다. 그의 연애시가 신을 향한 사랑의 시이건, 연인을 향한 연애시이건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그의 시들이 ‘사랑의 폭탄’들이라는 것이다. 그의 시들은 내 영혼의 골수까지 파고들어 내 존재를 폭파시켰다. 그의 시는 내겐 “죽어도 좋아!”였다. 그 존재의 폭파 후 아름다운 치유가 계속되었다. 지금도 나는 삶이 모든 빛을 잃고, 물기를 잃고, 존재의 힘이 모두 빠져나가면 루미의 시집을 들고 골방으로 들어가거나 숲으로 간다. 그리고 소리 내어 그의 시를 읽는다. 그러면 내 삶의 정원에 꽃이 피고 달이 뜬다.
- 현경(미국 유니언신학대학교 종신교수,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중에서)

책 소개

루미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99년에 발행된 『루미시초』(이현주 번역)를 통해서였다. 유럽과 미국에선 이미 루미의 저작이나 해설서들이 수십 종 출간된 것에 비한다면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루미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후 2005년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샨티)와 2010년 『루미의 우화모음집』(아침이슬)이 출간되었을 뿐이다. 2만6천여 구로 이루어진 《마스나비》Mathnawi와 3만6천 구에 이르는 서정시, 아랍어로 된 설교와 서간을 모아 엮은 산문집 《피히 마 피히》F??m?F?? 등 루미의 위대한 저작들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맛보기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루미 해설서이다. UN 유네스코에서 루미탄생 800주년을 기념하며 2007년을 “세계 루미의 해”로 선포했던 것만 기억하더라도 우리 출판동네에서 위대한 이슬람 신비시인을 홀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시작된다. “1273년 12월 초하루 콘야의 주민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여러 날에 걸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지가 진동했기 때문이다.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의 건강상태도 더욱 악화되었다.” 루미가 콘야의 주민들에게 얼마나 존경을 받고 있었는지에 대한 비유적 표현인 것이다. 또 저자는 “젤랄렛딘은 1273년 12월 17일 해넘이 즈음에 영면하여, 영원한 태양과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작품의 여광은 지금까지도 생생히 살아 있다.”며 루미를 추어올린다.

뤼케르트가 1819년 루미의 시를 처음 독일에 소개한 이후 루미의 명성은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신비스러운 황홀경을 푸는 암호가 되고 있다. 또한 “루미의 시는 이슬람 세계의 시인들과 사상가들에게 끝없이 새로운 영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페르시아와 터키의 여하한 문학작품도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다. 그의 영향은 14세기 아나톨리아의 문학에 처음 자취를 드러내기 시작하여, 오늘날 ‘파키스탄의 영적인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무하마드 이크발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루미의 언어는 이란의 신비 철학은 물론이고 인도 말과 벵골어로 된 민중문학 속에도 생생히 살아 있다.”

루미는 1207년 아프카니스탄 발흐에서 태어났다. 루미가 나고 자랐던 13세기 초반은 몽골제국이 번성하던 시기였으며, 그가 태어난 중앙아시아 지역도 정치적으로 안정된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그의 아버지 바하엣딘 왈라드는 가족들을 데리고 여러 곳을 이주하며 정착지를 찾고 있었다. 1211년 무렵엔 사마르칸트에 있었고, 1219년 무렵엔 이란 동쪽에 위치한 코리싼 지역을 떠돌았다. 1220년 초반엔 아나톨리아 중앙의 룸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젤랄렛딘은 루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물론 아프카니스탄에서는 그의 출생지를 따라 여전히 발히라고 불렀다.) 루미의 가족은 지금의 카라만 즉, 라란다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루미의 어머니가 임종했으며, 루미도 결혼을 하고 큰 아들을 낳았다. 바하엣딘은 1228년 셀주크 왕조의 수도인 터키 콘야의 한 메드레제(신학교)로 초빙되었는데, 라란다로부터 100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콘야는 셀주크 왕조 때 번창하는 도시였으며, 루미도 이곳에서 남은 평생을 보냈다. 아버지를 뒤이어 메드레제에서 신학과 법학을 가르쳤으며, 그 유명한 《마스나비》를 쓴 곳도 이곳이다. 무엇보다 루미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깊은 사랑의 교제를 나눈 영적인 도반 샴스엣딘을 이곳에서 만났다.

루미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타브리즈의 샴스엣딘이다. 1244년 10월의 마지막 날 루미는 비록 몽골군대의 화염이 셀주크 왕조를 뒤덮고 있었지만 샴스엣딘 곧, 믿음의 태양을 만났다. 그 둘의 만남은 처음부터 불꽃이 일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루미는 만사를 제쳐놓고 샴스와의 만남에 열중했다. 무려 6개월 동안. 콘야의 주민 사회가 깜짝 놀랐듯이, 루미는 자신의 종교적 의무, 교수의 직무, 사회적 의무를 뒤로한 채, 이 불가사의한 수도승 무리에 끼여 시간을 보냈다. 그것은 샴스와 루미의 관계가 길가메쉬와 엔키두의 신화적인 우정에 견줄 만큼 강렬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샴스는 자신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불미스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콘야를 떠났다. 그 후 루미는 아들 술탄 왈라드를 통해 샴스엣딘을 다시 초빙하게 했고, 그를 붙잡아둘 생각에 수양딸과 결혼도 시켰다. 1247년 루미의 수양딸 키미야가 죽자 샴스도 자취를 감췄다. 당시로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루미의 둘째 아들 알라엣딘이 샴스를 죽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후 루미도 1262년 알라엣딘이 죽자 그의 장례식에 참석치 않았으며, 둘째 아들의 가족을 더 이상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샴스를 만나 엄청난 열정을 경험한 후, 금 세공사 살라헷딘과 교제하면서 정화의 시기가 이어진다. 그런 다음 활은 다시 지면 쪽으로 가라앉는다. 남은 인생 15년 간 마울라나의 마음은 나이 어린 벗 후사멧딘에게 기운다. 신비가들이 일컫는 것처럼, ‘하강하는 활’ 위에서 마울라나는 최고의 신비가가 되어, 제자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수한다. 후사멧딘은 루미의 곁을 언제나 지키던 제자였으며, 루미의 모든 저작은 후사멧딘의 손을 거쳐 책으로 완성되었다. 루미의 큰아들 술탄 왈라드도 이 셋을 스승으로 모셨으며, 후사멧딘 사후에 가서야 메블레비 수도회를 이끌었다.

2만6천여 구로 이루어진 루미의 대표저작 《마스나비》는 어떤 책인가? 자미는 《마스나비》를 일컬어 “페르시아어로 된 꾸란”이라고 불렀다. 이 책의 서시에 해당하는 ‘미다스왕의 전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갈대피리의 노래」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면 아하! 하는 그 전설이며,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한다.”는 우화도 여기에 실려 있다. 또한 이미 유럽과 미국에선 《마스나비》를 발췌하여, 그것들의 신비적인 의미를 무시한 채 재미있게 읽히는 단편소설이나 옛이야기 모음집으로 출판된 것이 여러 종이며, 개개의 시구에서 깊고 오묘한 지혜를 찾아내 명상시집으로 출판된 것도 여러 종이다. 《마스나비》를 가리켜 이현주 목사는, “수많은 보석들이 묻혀 있어서 그것들을 캐어낼 광부의 곡괭이를 기다리는 거대한 광산과도 같다.”고 했다.

루미는 페르시아어로 신비적인 시를 쓴 사람 가운데 그 언어를 가장 탁월하게 구사한 사람이다. 그는 전통적인 시학과 수사학에 정통했다. 이는 사나이와 아타르의 영향이었으며 사나이의 시를 자주 인용하기도 했다. 또한 아버지 바하엣딘 왈라드가 쓴 비망록의 영향을 받아 시어와 이미지를 고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루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꾸란』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1장에서 전기형식으로 인물을 개괄한 후 나머지 장들에서 《마스나비》와 《피히 마 피히》 등 루미의 저작을 직접 인용하며 루미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어느 책보다도 많은 루미의 시와 산문들을 접할 수 있으며, 루미 사상의 정수를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루미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찔끔찔끔 맛보았던 루미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독일어 번역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순현 목사의 깔끔한 번역은 문학 읽는 재미를 한층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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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루미 '사랑이 왔다' | os**001 | 2014.02.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루미의 삶과 열정, 그가 가진 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접하고 있노라면 내가 가진 것들이 정말 보잘 것이 없고 작게만...
    루미의 삶과 열정, 그가 가진 신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접하고 있노라면 내가 가진 것들이 정말 보잘 것이 없고 작게만 느껴진다.
    루미의 평생을 통한 신에 대한 갈구와 사랑은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되돌아 보게 했다.

    사랑을 노래하는 루미는 진정 축복받은 시인임에 틀림없었다. 루미의 평전을 읽고 있으면 그의 순수한 영혼의 빛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전해지며 신과 임과 사랑이 삼위일체가 되어 한 호흡으로 이루어질 때만이 기도의 음성이 내면 깊이 울려퍼져 시를 읽는 사람도 같이 호흡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프카니스탄 시인이 페르시아어로 노래한 그의 시를 읊어 보면 마치 회전식  춤을 추는 듯한 충만한 사랑이 전해진다. 루미와 수피즘, 이슬람의 신비주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두고두고 읽어도 좋은 책이다.


    루미의 시 "사랑이 왔다" 

    사랑이 왔다.
    그것은 나를 죽였으며 그 대신 사랑하는 이로 내 존재를 채웠다.
    내게는 단지 이름만이 남아 있을 뿐
    다른 모든 것은 그의 것이다.
    그대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얼굴을 버려라.
    그래서 그대의 마음을 온전히 그의 얼굴로 채워라.
    내 가슴이여, 어디에 있는가? 
    나는 그것을 그의 곁에서 발견한다.
    내 영혼이여, 어디로 갔는가?
    나는 그것을 그의 머리카락 속에서 발견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실 때
    나는 물 속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본다.

  • 한 손엔 코란, 다른 한 손에는 칼 또는 폭탄을 안고 돌진하는 테러범.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인(무슬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무슬림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테러범 이미지는 서방 세계에서 만들어 낸 편견이며, 중세 십자군전쟁 때 이교도들에게 행한 만행이 기독교의 전부가 아니듯이 무슬림도 마찬가지라고 항변한다. 유일신을 섬기지만 인류는 모두 형제란 게 자신들의 종교철학이라는 것이다.   ...
    한 손엔 코란, 다른 한 손에는 칼 또는 폭탄을 안고 돌진하는 테러범.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인(무슬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무슬림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테러범 이미지는 서방 세계에서 만들어 낸 편견이며, 중세 십자군전쟁 때 이교도들에게 행한 만행이 기독교의 전부가 아니듯이 무슬림도 마찬가지라고 항변한다. 유일신을 섬기지만 인류는 모두 형제란 게 자신들의 종교철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종교적인 대립과 정치적인 이유에서 발생하는 테러 사건들로 서방 세계의 편견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러나 루미평전 <나는 바람 그대는 불>을 읽고 나면 이슬람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된다.
     
    이 책은 1967년부터 1992년까지 하버드대학교 교원으로 재직하고, 은퇴한 뒤에는 같은 대학교의 명예교수로서 인도무슬림 문화를 가르쳤으며, 독일 본대학교의 명예교수를 역임한 이슬람 철학자인 안네마리 쉼멜 교수가 이슬람의 신비주의자며 철학자, 그리고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수피즘의 대표적인 영성가이자 시인 루미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1장에서 전기형식으로 인물을 개괄한 후 나머지 장들에서 <마스나비><피히 마 피히> 등 루미의 저작을 직접 인용하며 루미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블라나 루미는 우리의 스승이란 뜻이다. 13세기 초 터키의 코니아에서 활동한 철학자이자 시인이며, 수피(이슬람 신비주의자)인 루미는 사랑이야말로 정신적인 구원을 위한 가장 위대하고 신비한 길이다. 삶은 곧 사랑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철학자였으나 철학을 거부했다. 사상은 사랑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한 시인이면서 말과 글을 거부했다. 말과 글은 포도밭에 둘린 울타리일 뿐, 포도 즉 사랑 그 자체는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사상과 말을 버리고 신과 합일하는 수행 방법으로 창안해낸 것이 바로 회전무였다. 빙글빙글 도는 춤이라 하여 서양 사람들은 수피 훨링이라고도 한다.
     
    루미는 1207년 아프가니스탄 발흐에서 출생하였으며, 페르시아 문학의 신비파를 대표한다. 바그다드, 메카를 거쳐 소아시아의 코니아로 이주하여 1244년 샴스 우딘에게 사사하였고, 시작을 하는 한편 신비주의 추구에 몰두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타브리즈의 태양>이라는 서정시집과 6, 27천여 대구로 된 대서사시 <정신적인 마트나비>가 유명하다. 이는 700여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피즘의 교의, 역사, 전통을 노래한 것으로 신비주의의 바이블’, ‘페르시아어의 코란등으로 불린다.
     
    이 책에서 저자는 춤과 음악을 허용하는 수피즘 내부에서도 고참에게는 영성의 도구로 춤과 음악이 허용되었으나 신참에게는 쾌락의 도구로 잘못 사용될 위험성때문에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영성을 탐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루미의 경우본인 스스로가 음악과 춤을 득도의 굉장히 중요한 도구로 보았으며 루미가 생애 대부분을 보낸 아나톨리아 지역이 예로부터 음악으로 유명한 곳이었다는 설명을 붙이고 있다.
     
    나는 그동안 이슬람에 대해서는 전혀 접해보지 못하였다. 이 책을 통해서 이슬람 신비주의 사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이 책이 이슬람의 신비 세계를 경험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 루미평전 리뷰 | ch**uya | 2014.01.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선물로 받게 된 책입니다.   아직까지 이슬람 문화권의 작가 책을 읽어본적이 없습니다. &nb...
     
    선물로 받게 된 책입니다.
     
    아직까지 이슬람 문화권의 작가 책을 읽어본적이 없습니다.
     
    어렸을때 만화로 본 아라비안 나이트정도가 고작이네요.
     
    하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사상인 사랑과 우정과 지혜 등등은 다른 문화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루미님의 사상과 의식을 알수있게 해주는 뜻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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