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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철학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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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쪽 | A5
ISBN-10 : 8976823435
ISBN-13 : 9788976823434
철학 VS 철학 (새책) [양장] 중고
저자 강신주 | 출판사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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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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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주 좋습니다!!! 대박 5점 만점에 5점 angelba*** 2020.03.04
5 새책인 줄 알았는데 색이 바래 좀 실망했습니다. 가격은 양심적입니다. 5점 만점에 4점 zao9*** 2020.03.02
4 빠른배송 감사드립니다. 내지가 살짝 변색된것이 아쉽지만 (그외 나머지)전체적인 책상태가 좋아서 괜찮네요. 다음에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물어보신다면 absolutely!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hm931*** 2020.02.06
3 구입한 책들의 상태도 너무 좋고 또 좋은 책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익도 별로 없으실텐데... 따뜻한 편지도 감사합니다. 가게 번창하시기를 바랍니다. 5점 만점에 5점 flower*** 2020.02.01
2 라ㅣㅇ넘라ㅣ일이ㅏㄴ무리뭉니ㅏ뤼아 5점 만점에 5점 qwz***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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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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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최고 철학자들, 라이벌에게 질문을 던지다!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신개념 철학사『철학 VS 철학』. 현장에서 인문 대중을 직접 만나고 책을 써온 철학자 강신주가 이번에는 방대한 철학사 속에서 소통을 시도했다. 9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56개의 주제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두 철학자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플라톤부터 조르조 아감벤까지, 공자부터 가라타니 고진까지 100여 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낯익은 조합도 있지만 주제에 따라서는 파격적인 배치도 엿볼 수 있다. 인류의 사상을 이끌어 온 질문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그 질문을 두고 대립하는 두 철학자의 사유를 대비시켰다.

저자소개

저자 : 강신주
저자 강신주는 1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 철학과에서 석사를, 2002년에 연세대 철학과에서 ‘장자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상상마당 등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출판기획사 문사철의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서 비교철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은 책으로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망각과 자유』, 『상처받지 않을 권리』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5
프롤로그 ― 12

1부 서양편
1.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플라톤 VS 아리스토텔레스 ― 22
2.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플라톤 VS 루크레티우스 ― 36
3.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에피쿠로스학파 VS 스토아학파 ― 50
4. 보편자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아퀴나스 VS 오컴 ― 66
5.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데카르트 VS 파스칼 ― 78
6.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홉스 VS 클라스트르 ― 92
7. 타자와의 소통은 가능한가? 스피노자 VS 라이프니츠 ― 106
8. 어느 경우에 인간은 윤리적일 수 있는가? 흄 VS 칸트 ― 120
9. 사유재산은 정당한 것일까? 로크 VS 루소 ― 132
10. 인간의 유한성은 어떻게 보완될 수 있는가? 버클리 VS 들뢰즈 ― 148
11. 우리가 보는 세계는 모두 동일한가? 칸트 VS 니체 ― 162
12.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칸트 VS 부르디외 ― 178
13. 망각이란 인간에게 불행한 것일까? 피히테 VS 니체 ― 192
14.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헤겔 VS 맑스 ― 206
15. 에로티즘은 본능적인 것인가? 쇼펜하우어 VS 바타유 ― 220
16. 마음이란 무엇인가? 하이데거 VS 메를로-퐁티 ― 234
17. 인간에게 자유는 가능한가? 사르트르 VS 알튀세르 ― 250
18. 고유명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러셀 VS 크립키 ― 264
19. 인간은 언어를 벗어날 수 있는가? 청년 비트겐슈타인 VS 장년 비트겐슈타인 ― 280
20. 미래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베르그손 VS 레비나스 ― 298
21. 전체주의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도르노 VS 아렌트 ― 312
22. 무엇이 자본주의를 살아가게 하는가? 베버 VS 보드리야르 ― 328
23. 사랑은 타인과 하나가 되는 것일까? 헤겔 VS 바디우 ― 342
24. 과학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포퍼 VS 쿤 ― 356
25. 욕망은 부정적인 것인가? 라캉 VS 들뢰즈 ― 372
26. 소리의 세계에는 어떤 논리가 숨겨져 있는가? 데리다 VS 들뢰즈 ― 386
27. 생명의 논리란 무엇인가? 도킨스 VS 마투라나 ― 400
28. 정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슈미트 VS 아감벤 ― 416

2부 동양편
1.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공자 VS 묵자 ― 434
2. 자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아지타 VS 싯다르타 ― 450
3. 전쟁에서 승리하는 필연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손자 VS 오자 ― 464
4. 도란 미리 존재하는 것인가? 노자 VS 장자 ― 476
5. 집착과 고통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나가르주나 VS 바수반두 ― 490
6. 불교의 공(空)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니야야 학파 VS 나가르주나 ― 504
7. 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유부 VS 편작 ― 518
8.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맹자 VS 순자 ― 532
9.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가 가능할까? 양주 VS 한비자 ― 544
10. 동양 전통에서도 논리철학은 가능한가? 혜시 VS 공손룡 ― 558
11. 모든 일에는 절대적인 필연성이 존재하는가? 동중서 VS 왕충 ― 570
12. 정신은 영원한 것인가? 혜원 VS 범진 ― 582
13. 세계를 통일하는 일자는 존재하는가? 왕필 VS 곽상 ― 594
14. 수양하려는 생각도 집착일 수 있을까? 신수 VS 혜능 ― 610
15. 깨달은 자가 바라본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원효 VS 의상 ― 622
16. 종교는 국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법장 VS 백장 ― 634
17. 마음은 실체적인 것일까? 종밀 VS 임제 ― 644
18.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장재 VS 주희 ― 660
19. 인간을 초월한 이(理)는 존재하는가? 육구연 VS 주희 ― 672
20. 이(理)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주희 VS 왕수인 ― 686
21. 비약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지눌 VS 성철 ― 700
22. 윤리적 감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황 VS 이이 ― 714
23. 인간의 본성과 동물의 본성은 같은가? 이간 VS 한원진 ― 728
24. 주자학의 약점은 어디에 있는가? 이지 VS 대진 ― 742
25. 공자를 새롭게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토 진사이 VS 오규 소라이 ― 756
26. 이(理)와 기(氣)를 새롭게 사유할 수 없을까? 정약용 VS 최한기 ― 768
27. 제국의 논리는 사라졌는가? 니시다 기타로 VS 가라타니 고진 ― 780
28. 한국에서 철학은 가능한가? 박종홍 VS 박동환 ― 796

에필로그―815
[부록] 인명사전―827 | 개념어사전―860 | 더 읽을 책들 & 참고문헌―919

책 속으로

서양철학은 니체 혹은 비트겐슈타인의 등장 이후에야 사물의 ‘본질’이란 단지 우리 인간의 가치가 투영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동양의 사유 전통에서는 본질이란 것이 하나의 언어적 관습에 불과하다는 통찰이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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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은 니체 혹은 비트겐슈타인의 등장 이후에야 사물의 ‘본질’이란 단지 우리 인간의 가치가 투영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동양의 사유 전통에서는 본질이란 것이 하나의 언어적 관습에 불과하다는 통찰이 2,000여 년 전부터 이미 상식적인 견해의 하나였다는 점이다. 이것은 과거 동양의 철학자들이 본질이란 것이 얼마만큼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지 이미 성찰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자신이 사물들에 본질을 부여했다는 것을 망각하고, 인간과 무관한 절대적인 본질이 있다는 사실에 집착하는 것. 이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 서양편 1장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국가에 대항했던’ 인디언 사회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이제 클라스트르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묻고 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지배하고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복종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살고 있다면, 인간을 동물로부터 구별할 수 있는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에 따르면, 인간은 결국 동물들과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동물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인간은 강한 사람에게 복종하지도 않고 약한 자를 지배하려고도 하지 않는 자유인의 의지, 그리고 이와 아울러 자신을 죽일 수는 있어도 자신의 자유를 빼앗지는 못할 것이라는 확고한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 서양편 6장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중에서

사랑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난점은 사르트르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타자로 하여금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사랑에 빠지자마자 우리는 우선 자신뿐만 아니라 타자도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된다. 물론 타자를 노예처럼 만들어 나를 사랑하도록 강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강요된 타자의 사랑은 거짓된 사랑이기 때문에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상대방의 자유가 아닌 강제된 복종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 표현을 누구라도 쉽게 진실인 것처럼 간주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처럼 사랑의 내적 논리에 근접하면 할수록, 우리는 타자의 타자성이란 문제가 사랑에 있어 심각한 난점을 던져 주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 서양편 23장 ‘사랑은 타인과 하나가 되는 것일까?’ 중에서

노구의 몸으로도 일을 하지 않는 날은 절대 먹기를 거부했던 백장의 정신은, 자유로운 수양 공동체로서의 불교 종단을 유지하려는 그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셈이다. 백장의 굶주림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화엄종을 정치권력의 이데올로기로 만드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섰던 법장의 행동을 달리 평가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점이 결국 후일 화엄종의 몰락을 자초했던 중요한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복잡한 이론가보다 우직한 실천가가 역사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 동양편 16장 ‘종교는 국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중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절망적인 진단을 통해 오히려 박동환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사유, 혹은 보편적인 철학의 가능성을 끄집어내려고 했다는 점이다. 박동환에 따르면 한때 주류 철학이었던 동양철학도, 그리고 지금 현재의 주류 철학인 서양철학마저도 어느 때가 되면 마치 옷을 갈아입듯이 가볍게 버린다는 점, 바로 이런 태도 자체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어떤 절대적 진리로 수용하지 않으려 한 한국 사람들의 성향을 잘 보여 준다는 것이다.
― 동양편 28장 ‘한국에서 철학은 가능한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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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장에서 인문 독자들을 직접 만나고 집필 활동을 해온 철학자 강신주의 신개념 철학사! 기존 철학사의 틀을 벗어나 동서양 철학을 모두 망라했고, 주제별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철학자들을 대비시켰다. ‘쉽고 재미있는 철학사’를 넘어 ‘삶과 감응하는 철학...

[출판사서평 더 보기]

현장에서 인문 독자들을 직접 만나고 집필 활동을 해온 철학자 강신주의 신개념 철학사! 기존 철학사의 틀을 벗어나 동서양 철학을 모두 망라했고, 주제별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철학자들을 대비시켰다. ‘쉽고 재미있는 철학사’를 넘어 ‘삶과 감응하는 철학사’를 지향하는 이 책은 철학의 세계에 처음 들어가려는 이들, ‘살아 있는 철학’을 느끼고 싶은 이들, 조각난 철학 지식을 한데 모으고픈 사람들 모두의 필독서이다.

동서양 2,500년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신개념 철학사
56개의 주제, 112명의 라이벌 철학자로 살펴보는 동서양의 모든 철학

네티즌, 철학을 반기다!

2010년 2월 초,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낯설고도 반가운 ‘취향 테스트’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린비출판사가 『철학 VS 철학』 출간을 앞두고 플래시 형태로 제작·배포한 ‘철학 성향 테스트’가 바로 그것. 테스트는 동양편과 서양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9개의 문항에 답변을 하면 ‘무위의 실천가’, ‘감성적인 문필가’, ‘지혜로운 현자’, ‘상식에 충실한 소시민’ 등으로 철학 성향을 판정해 준다. 자신의 유형에 속하는 철학자와 해당 인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 읽을 만한 책 등을 보여 주고, 이를 자신의 블로그에 자유롭게 퍼갈 수 있게 한 ‘철학 성향 테스트’에 대한 반응은 실로 뜨거워서, 2주 동안 출판사 홈페이지에서의 조회수만 1만 7,000회를 돌파했고, 구글에서의 검색 결과는 3만 건을 넘겼다(실제 테스트 횟수는 이 수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이러한 뜨거운 반응은 철학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결코 작지 않음을 보여 주는 증거일 것이다.
(* 철학 성향 테스트 바로가기: http://greenbee.co.kr/board/board_view.php?article_id=1303&category=3&page=1)

『철학 VS 철학』, 편중된 사유와 천편일률적 구성의 철학사에 대한 반기(反旗)다!
우리가 ‘철학사’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얼까? 연대순으로 배열되어 있고, 굉장히 딱딱하며, 외국의 학자가 ‘각 잡고’ 쓴 것? 그리고 서양철학, 중국철학, 인도철학 등 특정한 공간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 정도? (요한네스 힐쉬베르거나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 펑유란의 『중국철학사』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철학사로는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동·서양 사유가 교차하는 역동적인 시공간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과 고민을 오롯이 담아내기 어려웠지만, ‘철학하기 힘든’ 이 땅에서 동·서양의 철학을 함께 이야기하는 철학사, 우리의 삶과 문제의식에 맞닿아 있는 철학사는 요원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아니, 그런 철학사가 가능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이러한 풍토에 조용하지만 힘차게 반기를 든 『철학 VS 철학』은 9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동·서양의 주요 사상가들을 망라함으로써 철학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56개의 주제에 대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두 명의 철학자를 대비시키는 독특한 구성 또한 주목할 만하다.

철학,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반기*다! (* 반기: 잔치나 제사 후에 여러 군데에 나누어 주려고 담아 놓은 음식.)
이처럼 독특하고도 방대한 작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저자 강신주의 저력이다. 그는 강단철학을 벗어나 다양한 현장에서 인문 대중을 직접 만나고 책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아 온 철학자로서 『철학, 삶을 만나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등의 저서를 통해 독자들에게 재미와 깊이를 함께 보여 주는 것으로 신뢰받는 필자 중 하나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철학사’라는 방대한 영역에서 독자들과 소통·교감하고자 한다. 어려운 철학적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서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조율하고, 추상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일상적인 비유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감각이 탁월하다. 또한 저자가 직접 집필하여 권말에 붙인 100여 쪽 분량의 철학사전은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 개념어를 친절히 설명하는 동시에 해당 항목이 본문에 등장하는 쪽수를 병기함으로써 독자들의 편의성과 텍스트 접근성을 높였다. 이 책은 팍팍한 시대, 철학에 대한 갈증으로 가득했지만 마땅한 입문 통로를 찾지 못했던 모든 이들을 위해 제공되는 풍성한 선물이다.

동서양의 모든 사유를 한 권으로 읽는다!
9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그리고 엇비슷한 분량의 ‘서양편’과 ‘동양편’. 그렇다면 권을 나누어 출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법하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게 출간되지 않은 것은 동·서양 사유의 분할 혹은 어느 한쪽에의 편중을 극복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인간사의 중요한 문제들은 시공을 가리지 않고 우리 앞에 나타나게 마련이고, 동서양 철학은 그 구체적인 용어나 논리 전개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특정한 문제나 철학자끼리는 분명 공명하는 부분이 있다. 또 양자의 비교를 통해 각각의 사상이 가진 난점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들을 모색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강신주는 이를 위해 동서양의 주요 철학적 사유를 긴밀하게 엮어 내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한 권으로 묶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주제 속에서도 끊임없이 양자 간의 대화를 시도한 것이다.
예컨대 그는 ‘의미란 먼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노자의 친연성을, ‘의미란 나중에 구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루크레티우스(에피쿠로스학파의 일원)와 장자의 친연성을 이야기한다. 감각기관을 통해 어떤 인상이 들어온 다음에야 마음이 그것들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열리고 닫힘에 따라 사물에 대한 인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혜능과 왕수인의 견해는 시공을 훌쩍 뛰어넘어 후대 서양철학의 후설과 조우한다. 세계를 거대한 나무의 이미지로 구축해 낸 왕충의 본말(本末) 형이상학은 들뢰즈의 리좀 이미지와 선명한 각을 세우며, 같은 ‘범신론’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인도철학의 ‘범아일여’(梵我一如)가 허무주의로 귀결되면서 보수적으로 악용되었던 반면,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유일신 체제에 균열을 내는 혁명성을 발휘하였다. 이처럼 동서양 철학의 장단점과 공명 지점을 함께 살펴보는 것은 기존의 철학사가 결코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 동·서양 철학의 사이를 흐르는 거대한 강 위에 크고 작은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철학사의 라이벌들, 질문을 던지다!
철학의 역사는 질문의 역사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좀더 나은 답을 찾고자 노력하고, 또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해 온 지난한 과정이 곧 철학사 그 자체이자 철학의 존재 의미가 아닐까? 이 책은 역사 속에서 인류의 사상을 이끌어 온 질문들, 우리 삶의 굽이굽이에 스며 있는 질문들을 면밀히 추려 내어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국가·역사·자유·종교와 같은 거대 담론에서부터 미(美)·소통·욕망·사랑 등의 일상적 개념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사물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하여 “한국에서 철학은 가능한가”까지. 그 사이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동서양 2,500년의 질문들’은 시대와 인물 위주로 구성된 딱딱한 철학사에 대한 결별 선언인 동시에 철학이라는 것이 결국 ‘내 삶이 요구하는 질문과 응답의 과정’임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각 꼭지는 그 질문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 맥락과 의의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 질문을 두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철학자의 사유를 대비시키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플라톤부터 조르조 아감벤까지, 공자부터 가라타니 고진까지. 이 책에 실린 56편의 글에는 100여 명의 철학자들(칸트, 니체, 들뢰즈 주희 등은 ‘겹치기 출연’을 할 수밖에 없었다!)이 등장한다. 라이벌들의 ‘대진표’도 흥미롭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학파와 스토아학파, 원효와 의상, 이황과 이이 등 낯익은 조합도 있지만, 주제에 따라서는 파격적 배치도 주저하지 않았다. 예컨대 “아름다움은 어떻게 느껴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서양철학의 ‘저수지’에 비견될 만한 거물 칸트와 현대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를 마주 세웠고, “인간은 언어를 벗어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청년기와 장년기를 대비시켜 그의 사상적 굴곡을 탐사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책 제목의 ‘VS’를 단순히 대립항의 중간 기호로서가 아니라 ‘계승과 발전’으로 이해해야 하며, 이러한 질문의 발전사(史)는 우리의 삶과 사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디딤돌이 된다.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 정원을 개방하고 평등한 철학 공동체를 만들었던 에피쿠로스의 실천, 흄과 칸트가 모색했던 윤리의 근거, 자본주의의 폐해를 넘어서고자 보드리야르가 그토록 주장했던 ‘선물’의 의미, 도(道)란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장자의 일갈, 그리고 자유로운 종교 공동체를 일구려는 백장 선사의 우직한 괭이질 등은 모두 우리의 삶을 두드리는, 소중하고 깊이 있는 질문들이다.

독자들의 마음과 ‘감응’하는 철학사!

나는 그의 책을 인근 도시의 한 골동품상에게서 구입했습니다. 값으로 1코펙을 지불했는데, 벌기 힘든 돈을 그렇게 책 사는 데 낭비해 버렸다고 금방 후회했습니다. 얼마 후 몇 쪽을 읽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마치 돌풍이 등을 밀고 있기라도 하듯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 우리는 마치 요술쟁이의 빗자루를 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전과 동일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첫머리는 바로 이 인용문으로 시작한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소설 『수리공』의 한 대목으로, 주인공이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은 감상을 말하는 대목이다. 저자가 기존의 철학사에서 가장 문제 삼았던 것은 그 ‘방대함’도 ‘난해함’도 아니었다. 오히려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이 담고 있는 울림, 즉 그 ‘감동’과 ‘지적 자극’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듯, 철학 원전들을 읽고 느꼈던 ‘폭풍’과도 같은 감정을 독자들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다는 절절한 마음이야말로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단편적 정보만을 나열하는 철학사로서는 결코 그러한 일을 할 수 없었다. 주제들을 선정하고, 라이벌들을 배치하고, 그 주제와 라이벌의 맥락을 밝히며, 원전을 인용하고, 친절한 해설을 덧붙이고, 각 꼭지 끝의 코멘터리 박스와 부록까지 세심하게 집필한 일련의 노력들은 철학이 어려운 학문이라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편견을 독자들의 머릿속에서 지워 내고, 철학이 우리의 마음과 삶 속으로 파고들어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강렬한 소망의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그는 ‘치장된 객관성’보다는 ‘솔직한 주관성’을 택한다.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론을 호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모든 역사가 결국 하나의 관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호오나 입장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라이벌로 등장하는 두 명의 철학자 중 어느 한쪽에 무게추가 쏠리더라도 크게 괘념치 않는다. 철학이란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억압하는 ‘자명한 전제들’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는 데서 빛을 발하는 학문이다. 그가 ‘절대적인 것’을 내세워 개인을 억압하거나 현실의 주류 이데올로기에 영합하는 철학 사조보다는 삶의 긍정성과 희망을 노래하는 철학 사조, 즉 장자, 나가르주나, 비트겐슈타인, 알튀세르, 들뢰즈 등의 철학을 옹호하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유쾌한 기억과 소망스러운 미래를 약속했던 철학자들을 제 위치에 복원시키고, 반면 암울한 기억과 잿빛 미래를 구가하는 철학자들의 내적 논리를 폭로하려고 하였다”(에필로그).
어떤 장소를 홀로 탐사하기 위해서는 지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네의 음식 배달에 약도를 사용할 수 없고 자동차로 길을 찾을 때 지하철노선도를 믿을 수 없듯이, 용도와 관점에 충실한 지도만이 제 역할을 하는 법이다. 우리는 그동안 철학사라는 산봉우리를 오르는 데 행정구역도를 들고선 어쩔 줄 몰라 했던 것은 아닐까? (혹은 그렇기에 봉우리를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철학, 철학자, 철학 텍스트, 철학적 사유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찾고 있던 21세기 한국인들의 용도와 관점에 최적화된 지도이다. “철학을 통해서 철학적 사유에 적응하는 순간, 누구든지 사회학·정치학·문학·공연예술 등 다양한 텍스트가 전제하는 사유 논리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해독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프롤로그)라는 저자의 말처럼 철학이 열어 주는 신세기를 맛보고 싶다면, 그리고 우리의 삶을 보듬어 주고 미래적 소망을 펼쳐 보이는 철학사, 독자들의 삶과 ‘감응’하는 철학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과 접속하라. 철학사는 더 이상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감동의 대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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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철학 vs 철학 | zi**37 | 2014.10.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일단 이책은 무지 두껍다 ㅋㅋㅋㅋ 동양편 서양편 두권으로 분권했어야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뒷부분 부록을 제외하더라도 ...

    일단 이책은 무지 두껍다 ㅋㅋㅋㅋ

    동양편 서양편 두권으로 분권했어야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뒷부분 부록을 제외하더라도 팔백페이지가 넘는다

    앞부분은 서양편 뒷부분은 동양편이다

    각 파트별로 26개의 챕터로 되어있고

    두명의 철학자의 이론의 대결이랄까

    서로다른 이론과 사상을 비교 대조하는 형식이다

    두개의 사상을 노골적으로 비교하는것이 신선하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쉬울것같아서 호기롭게 빌렸는데 두껍다고 저자인 강신주가 미리 경고하긴했지만

    그리도 두꺼울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에 읽기는 좀 힘든책이고

    26 26으로 딱딱 구분되어있으니 쪼개서 보는것을 추천한다

    사실 간단명료하게 압축하긴했으나

    어느 사상가의 이론이라는것이 한번에 확 이해되기보다는 곱씹어야하는경우가 많기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역시 칸트와 헤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위엄을 느낄수있었고

    동양에선 역시 불교가 강세였다는것 뒤로갈수록 유학자긴했지만

    그리고 유학 특히 성리학의 굳건함

    그 성리학의 틀자체를 깨부수는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주희의 사상이 얼마나 중국과 특히 조선을 지배했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됐달까

    개혁가라고 여기던 정약용마저도

    주희를 완전히 넘어서기는 역부족이라고 저자는 평가하니 뭐...

    전에는 비트겐슈타인이라던가 서양철학 사상가들의 이론을 읽다보면 도대체 뭐가 뭔소린가했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그저 속독이 아닌 이해하며 읽으려고 해서인지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렴풋하게는 이해가 된달까

    그런면에서 현대철학에서 빼놓을수없고

    서양철학부분에서 자주 언급됐던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궁금해져서

    조만간 그의 사상을 한번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ㅎㅎㅎㅎ

  • 너무 가벼워! 너무 가벼워! 많은 책을 쓰기 보다 한 권이라도 깊이 있는 책을 썼으면....
    너무 가벼워!
    너무 가벼워!
    많은 책을 쓰기 보다 한 권이라도 깊이 있는 책을 썼으면....
  • 철학 vs 철학 | wa**er79 | 2013.08.21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며칠 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처음 하는 전신마취수술이라 긴장되었다. 블레이크 아웃이 발생하면 전국 수술실이 무방비라는 신...
    며칠 전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처음 하는 전신마취수술이라 긴장되었다. 블레이크 아웃이 발생하면 전국 수술실이 무방비라는 신문 기사도 왠지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았다. 조금 예민해진 것을 느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마쳤다. 4일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시간이 많은지라 평소에 생각해 두었던 이 책을 가져다달라해서 읽었다. 지금 다 읽을 수 있었다.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철학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죽음은 평소에는 멀리있는 것 같으나 가까이 다가온듯할 때에는 준비되지않는 자신을 느끼게한다. 항상 낯설은 모습으로 다가왔다가 멀리 가버린다.
     
    삶을 바라보는 모습은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그 차이를 확연하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들의 철학만큼이나 죽음을 대하는 모습이 크게 차이난다. 문득 철학자들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였는지 조사해보면 그들의 평소의 주장과 어떤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평소에 인물별로 사이사이 읽었는데 모처럼 이 책을 완독하니 그 기쁨이 크다. 이 책을 읽기만해도 뿌듯한데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탈고한 뒤 얼마나 뿌듯했을지 혼자 상상해봤다.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싶다. 다만 마지막 장에 유영모와 함석헌을 추가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앞으로 강신주의 책은 따지지 않고 다 보기로 했다. 미학에 진중권이 있고 경제학에 장하준이 있다면 철학엔 강...
    앞으로 강신주의 책은 따지지 않고 다 보기로 했다. 미학에 진중권이 있고 경제학에 장하준이 있다면 철학엔 강신주다. 그렇게 정했다. 이유를 묻지 마라. 철학은 강신주다.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를 단 철학 vs 철학은 온 지구의 철학을 전부 쏟아 부을 기세로 독자를 압도한다. 제목에도 vs, 대결이다. 주제 하나에 적어도 두명 혹은 그 이상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책의 두께는 전설적인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훌쩍 넘겨 버린다. 쪽수는 928.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의 부피는 그 안에 담긴 사상의 무게와 질에 비례한다. 철학 vs 철학은 정말로 세상 모든 철학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날리는 강신주의 초강력 훅이다. 



    책을 보는 내내 출판사 그린비가 원망스러웠다. 이런 책은 5권 정도로 분권할 수도 있지 않나.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서양편과 동양편으로만 나눌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린비는 확실히 동서양 철학의 바이블을 만들고 싶어한것 같다. 오로지 한 권. 그 야심만만한 기획에 우선 한 방 맞고 들어간다. 
     
    다음은 내용. 강신주에 반한 이유는 그가 아주 쉬운 철학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었던가? 그 천재 물리학자는 '무언가를 어렵게 설명하는 건 그가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정확치는 않지만 대충 이런 의미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강신주는 철학의 대가다. 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 그러나 그 쉽지 않은 무게에 머뭇 거리던 사람, 그런 사람에게 철학 vs 철학은 아주 편안한 입문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928페이지의 부담을 이겨낼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 말이다. 

    내용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반은 서양 또 반은 동양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서양의 것을 우리것 보다 앞에 두기 시작했지? 지금 당장 나가서 서점을 둘러 보라. 서양 철학은 넘쳐나지만 동양의 것은 쓰는 이도 찾는 이도 드물다. 이에 대한 반발로 한 때 공자니 맹자니 고대 중국 사상이 뜨기도 했지만 대개는 경영과 결합된 상업주의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천박하긴! 철학은 철학으로 남겨 두어라! 철학 vs 철학은 공평하게 책의 반을 동양 철학에 할애한다. 강신주 본인의 전공도 도가다. 그래서인지 동양 철학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른다. 잊혀진 우리 것을 기필코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뿐만 아니다. 동양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여 우리 자신 조차 중국 사상의 아류로 생각해 왔던 한국과 일본의 철학까지 소개한다. 비록 그 양이 많지는 않지만 그 의미는 분명하고 또 확실하다.

    내용에 대한 세 번째 이야기. 각 28개 씩 56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철학적 쟁점은 시간의 흐름을 따르기 때문에 그것들의 역사, 즉 철학사까지 포괄하고 있다. 사실 사상의 진보란 앞선 시간의 축적이 포화됐을 때 터져 나오는 빅뱅의 순간 아니던가. 모든 뒤에 것들은 앞선 것에 대한 반발과 저항으로 시작돼지만 사실 그 앞선 것이 없다면 뒤에 것의 저항 또한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까 모든 낡은 것들은 혁명의 어머니. 우리가 항상 새로운 것만 찾고, 새로운 것만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언젠간 기필코 시대착오적이 되고 만다. 역사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이말은 우리가 겸허해지기 위해서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책이 정말 철학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가? 불행하지만 아니다. 그 누구도 한 권의 책으로 철학 모두를 담을 수는 없다.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너무 오만한거다. 이 책의 임무는 무지한 당신과 나를 철학의 샘, 그 무궁한 지혜의 우물로 인도하는 것이다. 철학 vs 철학은 철학의 샘으로 가는 기나긴 사막, 그 구도에 동행한 한 병의 물이다. 물이 적다고 욕하지 마라 당신은 이 물에 구원받아 비로소 샘에 도달했으니, 이것을 얼마나 먹고 마실지는 모두 우리에게 달린 일이다.
  •     결국엔 계속해서 책을 읽는다는 건 한가지 해답을 얻고자 하는 일이다.  `어떻게 살 것...
     
     
    결국엔 계속해서 책을 읽는다는 건 한가지 해답을 얻고자 하는 일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단출한 질문에 여러 함의가 담겨 있다.  그 때문인지 이 질문은 사춘기 아이에게나 고희(古稀)에 이른 노인에게나 공통된 질문이 될 수 있다.  살고 있다는 것은, 자신과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는 행위여야 한다.  더 이상 질문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영혼의 성장을 멈추게 된다.   물리적으로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을 때와 영혼에 존재에 대한 의혹이 일지 않을 때는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자못 리뷰를 진중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내가 한 권의 철학 책을 논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책을 읽어왔다지만, 철학책 한 권을 읽은 후에 나는 언제나 이렇게 무겁게 생각하는 버릇을 버릴 수가 없나 보다.   철학엔 삶과 생각을 진지하게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이 있고, 그게 내가 철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젊은 철학자 강신주의 <철학 vs 철학>은 몇 개월 간 내 서재에서 잠자다 겨우 내 눈에 띄었다.  그간 띄엄 띄엄 서양과 동양 편 챕터 한 두 개씩을 꾸준히 읽어왔다.  강신주는 인류 역사의 모든 철학자들을 사유의 링 한 가운데로 끌고 나와 그네들의 사상을 대결 시킨다.  실제의 링이 아니라, 철학자 강신주를 통해 걸러진 대결의 공간을 통해서다.  철학 용어 부록까지 합하면 무려 900여 페이지에 닿는 책을 읽어내기란 보통의 각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서양과 동양 편 각각 28개 주제, 총 56개 테마로 인류의 역사에 존재했던 철학과 철학자들의 삶, 사상을 총괄적으로 담아냈다.   지금껏 어느 철학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편집과 서술 방법을 택했다.  단순히 편집의 독특함이 이 책의 모든 것은 아니다.  농익은 저자의 사유하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면, 독자는 이 거대한 사상의 싸움터에서 길을 잃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멀게는 고등학교의 윤리 교과목에서부터 대학 1학년 시절의 교양철학 시간까지, 우리는 철학에 대해 공부해 왔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철학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시작했지만, 시작은 곧 끝인 격이다.  어렵고 딱딱하기 때문이다.  나름 열심히 공부했지만 철학을 심도있게 공부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학생도 없다. 우리 철학 교육의 실태는 이처럼 빈곤하다.  인문학은 곧 문학,사학,철학, 즉 문사철을 학습하는 일이다.  최근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도체, 휴대전화 공장에는 일손이 부족한데 청년실업률이 높은건 대학에서 `문사철'을 과잉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정책 실패와 무능으로 빚어진 고실업을 애꿎은 대학 인문학 전공자들에게 떠넘겼다.  인문학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는 학문였을까 ?
     
    대학 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준다.  대학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강의 첫시간에 반드시 그는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 여러분들은 지금 결단의 순간에 서 있습니다. 스무 살로 1학년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한 살로 1학년을 보낼 것인가?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일류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사교육과 공교육의 세례를 맘껏 받은 학생들은 무려 20여년 간 자아를 잃고 살아왔다.  20년 동안, 그가 섭취한 지식이란 천편일률이었을 것이다. 그는 주체적인 자아가 아니라 공산품 자아로 `제조되어' 20살에 이르렀다.  저자의 질문 의도는 결국, 생각 없는 공산품으로 나머지 인생을 보낼 것이냐,  아니냐를 이제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 심오한 질문을 받은 것 자체가 행운이다.  고시 준비를 시작하라, 스펙을 쌓아라, 이게 주류 아닐까?
     
    공산품에서 특산품으로 변화하는 공간은 대학이어야 하고, 그 순간은 대학 1년이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자랑스런 1살로 시작할 수 있다.   이 변화를 가능케 하는 학문이 다름 아닌 철학이라고, 강신주는 말하고 싶었으리라.   인간의 삶의 방향과 좌표를 확인케 해주는 철학은 교양 과목이 아니라 필수 과목, 기본 과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제 스스로 사유하는 인간으로 거듭나, 스스로의 삶을 헤쳐 나갈 것이다.  인류 역사속 철학자들은 사유하는 근본에 충실한 인간들이었다.  철학은 철학자들의 철학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것이 될 수 없다.  지구상에 똑같은 인간이 없는 것처럼,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없다.  철학의 무용론을 말할 때, 철학자들의 수만큼 철학이란 다채롭다, 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학의 근본 목표는 사유의 옳고 그름을 밝히는 것과 더불어 반성과 회의를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데카르트는 "인간이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이성적인 존재" 라고 말했다면 파스칼은 "인간은 허영을 가진 심정적 존재"라고 분석한다.   이성과 심정은 반대말이다.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냐,는 단정지을 수 없다.  데카르트가 이성을 강조한 것은 사유의 주체가 합리적 이성임을 밝히고자 한 것이다. 반면, 파스칼은 인간이 이성과 더불어 심정을 가진 직관적 다층적 존재로 분석한 것이다.  인간을 분석하는 그들의 언어는, 결국 인간의 총제적 특성을 파악하는데 보탬이 된다.  그러므로, 데카르트의 철학을 반성하며 도달한 지점이 파스칼의 사유라고 평할 수 있다.   맹자와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를 두고 논쟁한다.  맹자는 "인간은 선한 본성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고 순자는 "성선설 자체가 현실 사회의 공권력과 규범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모순에 그친다고 반박한다.  이 논박을 통해 인간의 본질이 다층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철학적 논의 자체가 본질에 대한 탐구의 생산성을 높인다.
     
    강신주는 철학의 역사 가운데 반대의 논증을 통해 대결을 일삼았던 철학자를 이처럼 한가지 핵심 논거를 통해 재대결 시킨다.  특징적인 것은 동양과 서양을 분명히 나눠 그들만의 리그로 엮어 냈다는 점이다.  칸트가 정약용과 대결 한 것이 아니고, 정약용이 주자와 대결 하는 식이다.  그래서 서양과 동양 철학이 맞붙을 것만 같은 제목(vs)만 보면 약간 싱거운 점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강신주는 선굵은 논쟁을 앞장세워 철학자들의 깊고 난해한 사유를 쉽게 해설하면서, 21세기의 현대 철학자가 가진 이점을 맘껏 활용한다.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누구의 철학에도 집착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유를 검토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그는 실연(實演)해 보인다.
     
    이 책의 끝에서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한가지 의문이 있다.   철학의 효용은 무엇일까?  이 시대엔 정말 어느 장관의 말처럼, 문사철이 취업에 방해나 되는 학문에 지나지 않는걸까?  왜 철학자들은 단순하게 살지 않고,  복잡한 이론과 사유에 집착했을까?  철학의 효용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된 점은, 강신주의 책을 읽는 이들이 가닿는 하나의 결실이다.
     
    자못 우리 시대는 재력의 유무가 사람을 평가하고, 삶의 질을 결정하고, 젊은 이들의 궁극적 삶의 목적이 되고 말았다.  인기 드라마의 기본 구조에는 언제나 재력이 충만한 인간이 등장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연결 고리가 형성되지 못한다.  권력보다 더 힘이 있는 것은 돈이다.  권력은 임기가 있으나 재력은 영원하다.  그래서 어떤 재벌은 자신있게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을 `낙제점'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 있는 것이다.  법이 인간을 보호하는 21세기에도 재벌은 맷값을 주면 사람을 폭행할 수 있다, 고 사유한다.   지금도 어느 대학에선 선후배 간의 폭력이 유대를 끈끈하게 하는 통과의례라고 믿는다. 그래서 폭행당한 후배는 인터뷰에서 당당히 선배가 우리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랑해서 때렸다며 선배의 폭행을 두둔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카이스트나 서울대를 다니는 20대의 청춘들이 너무나 쉽게 생을 포기한다.  성적이 안 나오고, 고시에 떨어지고,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말이다.  성적 하락과 고시와 취업 실패가 20대의 재기 발랄한 청춘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할 이유로서 충분한가?  이 어려운 질문에 철학은 답할 수 있고, 그것이 철학의 중요한 기능이다. 
     
    나를 철학의 세계로 이끈 책이 한 권 있다. 20대에 나는 그 책을 통해 철학의 세계에 맛들였다.  20세기 미국의 아마추어 철학자이자 교육자, 자유 사상가였던 윌 듀란트의 저서 <철학이야기>다.  그 책의 서문에서 윌 듀란트는 이렇게 말한다.   "진리는, 우리를 부자로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자유인으로 만들기는 할 것이다."    성경 구절과도 비슷한 이 문장에 이르렀을 때, 이 책을 읽어야 할 확신을 얻었다.  철학이 무엇을 탐구해야 하는지, 작은 힌트를 얻기도 했다.  자유인,  소크라테스가 불합리한 법을 지키면서까지 죽음을 선택한 것은 그의 죽음조차도, 불합리한 법조차도, 그를 감금하고 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인으로서 산다는 것은 육체의 문제 보다 영혼의 문제에 가깝다.  불교의 고된 수련 방법은 육체의 고통을 통해,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자가 스스로 선택한 고행이다.
     
    윌 듀란트의 말이 바로 철학의 효용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 생안에서 절망하고 좌절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다. 그것이 인간의 조건이다.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생물학적인 바이러스 뿐만은 아니다.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 접종을 맞는다.  영혼에 예방접종은 허나, 필수 사항이 아니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의 나약한 영혼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며, 절망과 좌절에 맞선 예방 접종의 일환이다.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유하지 않는 습관, 철학하지 않는 인간들은 쉽게 실언을 한다.  문사철이 청년실업의 주범이라 하는 것은, 전형적인 실언이다.  폭행이 미덕이라고 하는 것은 노예적 발상이다. 재력이 삶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려서부터 배우지 않고, 돈만 벌어야 할 것이다.  실패의 아픔 까지도 인생의 귀중한 경험과 이력의 일부분이란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철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과 희망을 상실하고 하루하루 연명에 지친 노숙자들을 변화시킨것은 사람들의 은전이 아니라, 인문학 공부였다.   어떻게 살 것인가? 란 답이 인문학, 곧 철학속에 있다.   철학 공부는 물고기 낚는 법을 배우는게 아니라 물고기를 낚아야 할 이유, 즉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한 권의 철학 텍스트는 하나의 세계를 우리에게 열어 보여 준다. 스피노자의 철학을 접하면, 우리는 그의 시선으로 세상과 자신을 바라볼 수 있고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장자의 철학을 접하더라도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외칠지도 모른다. `왜 이제야 이 철학자를 알게 된 것일까. 만약 이 철학자를 몰랐다면 나는 지금과 같은 시선을 얻지 못했을 거다'"   강신주, <철학vs철학> p.14 프롤로그
     
    너무 두꺼워서 엄두가 나지 않는 책이 있다. 강신주의 책이 그렇다.  더군다나 모두가 따분해하는 철학이야기다.  도전하기에 쉽지 않다.  그러나, 책장을 열고 차근차근 짚어 나가다보면,  이 책은 누구나 커피 한 잔 놔두고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철학책 임을 깨닫게 된다.  강신주라는 실력있는 철학도가 철학 세계로의 여행을 인도 한다.  그의 철학 가이드는 친절하고, 쉽고, 재미있다.   서재에 앉기 전 타놓은 커피의 맛을 닯았다.  첫맛은 쓰지만 뒷맛은 달콤하며 더군다나 향기롭다.  풍부하고 아름답고 결코 가볍지 않은 맛이다.   입안에 가득 고인 커피향이 깊고 인상적이다.  이 맛에 커피를 다시 마시듯, 이 기억으로 앞으로 철학책을 다시 펴볼 수 있으리란, 확신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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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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