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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4분 33초
| | 142*208*21mm
ISBN-10 : 1190492806
ISBN-13 : 9791190492805
당신의 4분 33초 중고
저자 이서수 | 출판사 은행나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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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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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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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패기와 재기, 그리고 빛나는 아름다움!
“한국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킬 중요한 자산이 되기에 충분하다.”
심사위원 박범신·김인숙·이기호·류보선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당신의 4분 33초》 출간

“〈당신의 4분33초〉는 풍성한 소설이다. 생의 파편들이 모여 이야기가 된 소설이 마침내 음악처럼 들린다. 놀라운 패기와 재기, 그리고 빛나는 아름다움이다.”_김인숙(소설가)
한국문학을 이끌어 갈 젊은 작가의 산실, 황산벌청년문학상의 올해 화제의 수상작이 출간되었다. 소설가 박범신, 김인숙, 이기호, 문학평론가 류보선 심사위원으로부터 “한국문학을 한 단계 비약시킬 한국문학의 중요한 자산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보기 드문 격찬을 받은 이서수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 “밀도 높은 세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는 모처럼의 호사를 만끽할 수 있었다”는 심사평에서 보듯 예사롭지 않은 최종심 분위기였지만 《당신의 4분 33초》는 심사위원 모두의 흔쾌한 동의 끝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접적 종합(the disjunctive synthesis)의 형식을 취한 《당신의 4분 33초》는 우리 시대의 루저 이기동과 현대 예술사의 탈-존적인 존재인 존 케이지의 이야기를 번갈아 묘사하면서, 이 시대 각각의 존재들은 어떤 윤리를 지녀야 하는지를 제시한 묵직한 작품이다. 문제의식은 묵직하지만 문체는 나는 듯 경쾌하다. 묵직하되 가볍고 비극적이되 낙관적이며 장면장면이 생동감 넘친다는 평이다.

《당신의 4분 33초》는 4분 33초 동안 아무런 연주도 하지 않는 존 케이지의 연주곡에서 영감을 얻은 소설이다. 치열한 경쟁이 일상인 사회에서 좌절과 낙담이 체취처럼 몸에 밴 인물 이기동.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찬사를 받는 천재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 작가는 두 사람의 삶을 병치시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이기동의 ‘웃픈’ 현실을 더욱 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대단한 성취를 일궈냈다. 심사위원단의 평처럼, 이전 한국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시대와 불화한 천재라면 살아나가기가 힘들지. 나는 내가 시대와 불화한 둔재라고 생각할래. 그게 정신 건강에 나아.” 되는 일 하나 없는 팍팍한 삶이지만 소설은 시종일관 시니컬한 대사들로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래서 더 친근한 인물들이 블랙코미디와 같은 상황에 내던져지고, 그들의 차진 대화는 이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특별할 것 없지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바로 지금, 생의 한가운데를 투영하고 있는 이야기. 끝내 주목받지 못해도 자신의 삶을 묵묵히 연주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담백한 위로와 위안을 주고, 동시에 ‘우리 시대 소설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를 흐트러짐 없이 밀고 나가는 대단하고 묵직한 작품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저자소개

저자 : 이서수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구제, 빈티지 혹은 구원〉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2020년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로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 당신의 4분 33초
- 심사평
- 작가의 말
- 참고자료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생의 파편들이 모여 이야기가 된 소설이 마침내 음악처럼 들리는 순간, 희망은 시작된다 〈4분 33초〉를 작곡한 미국의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는 1992년에 사망했다. 당시 이기동은 열두 살이었으며, 밀린 학원비 때문에 체르니100을 끝으로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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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파편들이 모여 이야기가 된 소설이
마침내 음악처럼 들리는 순간, 희망은 시작된다

〈4분 33초〉를 작곡한 미국의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는 1992년에 사망했다. 당시 이기동은 열두 살이었으며, 밀린 학원비 때문에 체르니100을 끝으로 피아노와 멀어졌다. 잠수함을 발명했던 존 케이지의 아버지와 달리 이기동의 아버지는 한 번도 성실히 돈을 벌어온 적 없는 기묘한 가장이었다. 이기동의 어머니는 날마다 김밥을 말아 그를 키웠다. 딱히 되고 싶은 것도, 욕심나는 것도 없었던 이기동은 장래희망을 기입하는 칸에 별생각 없이 ‘의사’라고 적었고, 어머니는 학부모 의견을 기입하는 칸에 커다랗게 ‘동감’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그건 아들의 성적과는 무관한 어머니의 바람일 뿐이다. 그의 시험 점수는 학창시절 내내 평균 70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계속 공부 못하는 범생이로 남을 것인가, 공부는 못하지만 오토바이는 탈 줄 아는 날라리가 될 것인가. 그는 고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망설였고 결국 아무런 변화 없이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공부 못하는 범생이였다.”_본문에서

이기동의 삶은 이십대가 되어서도 녹록지가 않다. 삼수 끝에 겨우겨우 법대에 입학했으나 취직도 못한 채 글을 끄적이고, 아버지가 쓴 원고를 절반 정도 고쳐 덜컥 신춘문예에 당선되지만 청탁은 전혀 들어오지 않고, 노량진 고시생 시절부터 알고 지낸 공무원 아내와 결혼하지만 신혼이 끝나자마자 둘의 관계는 조금씩 삐거덕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기동은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 운명처럼 존 케이지의 책을 만나게 된다. 두꺼운 양장본, 존 케이지만큼이나 전위적으로 느껴지는 책. 난해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이 책을 이기동은 이해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느낀다. 존 케이지가 살았던 인생 속에 그가 고민하는 문제의 답이 있는 것 같다고. 이기동의 아내는 그런 남편을 보며 왜 맨날 책 속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드는 거냐고 물으며 답답해한다. 하지만 이기동은 처음으로 자신의 직감을 굳게 믿고 마음을 다잡는다. ‘당신의 4분 33초’란 제목의 소설을 쓰겠다고. 과연 이기동의 소설은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흥미로운 캐릭터와 위트 넘치는 문장의 향연
심사위원 전원의 압도적 격찬을 받은 대형 신예의 탄생!

《당신의 4분 33초》에서 특히 돋보이는 건 살아 숨 쉬는 듯한 묘사이다.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서수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후 청탁이 없어 괴로웠고 결국 소설을 포기한 적도 있었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계기로 “우리 인생에서 대다수의 음악은 침묵 속에서 연주된다는 것을, 귀를 기울여보면 소리가 아주 없진 않다는 것”을 깨닫고 언제나 소설로 다시 돌아갈 것임을 담담히 고백한다. 그가 “이기동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다”라고 밝힌 것처럼, 이서수는 본인이 그간 걸어온 길 위에서 겪었던 풍성한 경험들을 뭉근히 녹여내 마치 모든 인물이 어딘가에서 꿋꿋이 제 삶을 살아내고 있는 듯, 모든 공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 생생히 그려내었다.

“어쩌면 장편소설 하나를 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갈 것이며, 도대체 왜 소리도 나지 않는 연주를 계속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젠 안다. 우리 인생에서 대다수의 음악은 침묵 속에서 연주된다는 것을. 귀를 기울여보면 소리가 아주 없진 않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언제나 소설로 돌아갈 것이다.”_‘작가의 말’ 중에서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의 이 경구가 널리 알려진 이유는 저 한 줄의 문장이 우리의 삶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타인의 삶은 언제나 (비교적) 희극에 가깝고, 심지어 타인의 불행은 (때때로)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당신의 4분 33초》 속 주인공 이기동의 삶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한 줄로 심플하게 그를 소개하자면 공무원 아내를 둔 소설가. 하지만 당연히, 더 깊숙이, 더 집요하게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깊어지는 어머니의 한숨, 자신을 조금씩 부끄럽게 여기는 듯한 아내의 태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삶. 실은 우리 모두, 어렸을 때 꿈꾸곤 했던 멋지고 찬란한 순간과는 많이 다른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기동의 삶은 조금 불운하게는 보일지라도 결코 불행해 보이진 않는다.

“생의 파편들이 모여 이야기가 된 소설이 마침내 음악처럼 들리는” 순간 이기동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직면하며 그 안에서 희망을 찾는다. 이를 통해 희극과 비극, 그 장르를 전복시킬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당신의 인생을 멀리서 봐도 비극처럼 보이게 할 것인가, 아니면 가까이서 들여다봐도 희극처럼 보이게 할 것인가. 그 핵을 집요하게 파고들면 우리의 장르는 단번에 뒤바뀔 것이다. 시트콤에서 드라마로, 코미디에서 로맨스로. 선택은 우리에게 달렸다. 이기동이 끝내 그러했던 것처럼. 이토록 흥미로운 캐릭터들과 위트 넘치는 문장의 향연. 오랜 연마로 빚어낸, 2020년 한국문학의 수확으로 자리매김할 작품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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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당신의 4분 33초 | di**ni | 2020.07.3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

    output_1917832606.jpg

    은행나무 / 당신의 4분 33초 / 이서수 장편소설

    무슨 뜻일까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제목도 궁금증을 불러왔지만 제6회 황산벌 청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또한 도대체 어떤 소설이길래?라는 물음을 던지기에 충분했던 <당신의 4분 33초>

    집을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억척스럽게 홀로 김밥 집을 운영하며 아들 이기동을 키우는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이 의사가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이렇다 할 정도로 공부에 두각을 보이지 않는 이기동은 수능 후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 것조차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부딪치게 된다.

    뭔가 되고 싶은 것도 되려는 마음도 보이지 않는 이기동에게 현실의 벽은 높고 멀게만 보인다. 그 속에서 어느 날 발견한 아버지의 노트를 빌어 작가로의 첫발을 내디뎌보지만 운 좋은 출발은 드라마에서나 등장할 뿐 여전히 이기동은 현실의 벽 앞에 작기만 하다.

    어쩌면 현실의 벽이 너무 높은 까닭이며 이기동이 이상에만 머무르지 않는 현실주의 자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런 기동이 무기력하고 한심하게도 비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기동의 행동에 혀를 차게 되는 까닭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소설 속 그보다 잘나서가 아닌, 바라는 것은 많은 현실 속에서 막상 내가 겪을 청춘은 시궁창 같게 만 느껴졌던 동질감에서 오는 분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든 이기동을 비롯해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도 현실이란 큰 벽에 부딪쳐 조금씩 깎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독자들은 한없는 암울함에 갇혀버리게 만든다. 현실의 우울함 속에 다가오는 유쾌한 느낌마저도 블랙코미디로 느껴져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 느껴지는 감정이 그대로 나에게 전이되어 그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나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게도 된다.

    그토록 궁금증을 자아냈던 4분 33초라는 의미는 존케이지가 아무런 연주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냈던 침묵의 4분 33초를 가리키는 것으로 평소 예술과는 거리가 멀기에 전혀 알지 못했던 그의 그런 돌발 행동도 놀랍지만 청중을 두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그의 묵직한 울림도 그래서 꽤나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글을 보는 순간 한대 얻어맞은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되지 않으면 노오오오력이라도 하라는 기성세대의 혀차는 소리처럼 어쩌면 그것이 정답인 양 알고 있던 우리들에게 이 소설은 또 하나의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오는 소설이다.

  • 당신의 4분 33초 | le**0244 | 2020.07.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도대체 무슨 의미지?'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 <당신의 4분 33초>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존케이지가 연주한 무...

    '도대체 무슨 의미지?'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 <당신의 4분 33초>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존케이지가 연주한 무음의 연주곡 <4분 33초>의 의미라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 이기동이 존케이지가 연주한 <4분 33초>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였다.

    <당신의 4분 33초>는 말 그대로 책을 읽는 우리에게 자신들만의 4분 33초를 만들어 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이야기라는 생각도 든다.

    의사가 되리라 기대했던 어머니와 공부를 그닥 잘하지 못했던 이기동.

    그들의 괴리는 지금의 우리 교육의 현실처럼 와 닿았다.

    잘하는것도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던 그가 아버지의 노트에 실린 글로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사실.

    중학교때는 어른이 되면 진짜 멋지게 살줄 알았다는 그는 이십대까지도 그랬다.

    삼십대 중반이 된 그는 꿈을 포기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느끼는 현실의 벽을 <당신의 4분 33초>를 읽으며 알 수 있었고, 좌절하고 포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기도 했다.


    평범한 그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안타깝운 마음도, 한심한 마음도 든다.

    그렇다고 누가 그를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해보지 않고선 알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해보지 않고 후회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서점을 인수해서 운영한다.

    그의 도전이 현명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로서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존케이지와 이기동의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이며, 시대가 인정해주지 않는 그들의 생존방식을 비교하며 동질성을 이끌어 낸 은유적이 소설이라고 한다.

    개성적이 목소리를 지고 있었다는 심사평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의 문학적 부족함인지 사실 읽으면서 '뭐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었던 책이다.

    현실에서 희망을 안겨줄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   존케이지의 4분 33초는 예술계와 그의 음악을 청관했던 관객에게 말이 많았던 작품이였지...

    당신의4분33초.jpg

     

    존케이지의 4분 33초는 예술계와 그의 음악을 청관했던 관객에게 말이 많았던 작품이였지요. 무대에 연주자가 나오더니 아무것도 하지않은 채 덤덤히 앉아있다가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만 하고 퇴장했던 공연은 예술과 허무 사이에 열띤 논쟁이 되기도 했답니다. 문제는 침묵의 4분 33초 동안 누군가의 기침소리와 의자가 삐걱거리는 등의 소음이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는데, 과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당신의 4분 33초'에선 어떤 의미로 쓰여있을지 작가의 의도가 궁금했습니다. 책의 표지를 보면 시계위에 앉아있는 주인공 주위에 활처럼 휘어져 있는 시곗바늘을 보니 짧은 순간이지만 인생은 손에 쥐고 있는 종이비행기처럼 한순간의 착오로 인생의 갈림길을 결정하게 되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현대인의 실존을 담았다는 소개는 책에서 다룬 스토리가 타인이 아닌 나의 이야기가 들어있을것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이기동과 종종 등장하는 존케이지의 삶은 예술의 길에 있는 평행선과는 조금 다른 각도로 그려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들 하나 있는 어머니의 꿈은 아들이 의사가 되는 것이며 그것이 아들의 희망인양 주위사람들에게 떠들었지요. 하지만 이기동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고 자신이 무엇이 되고자 한적도 없었답니다. 자신은 조용한 성격에 소설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고등학교때 만난 일등과 그저 다른 목표로 살아나갔지요. 살아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인생에서 커다란 굴곡은 없었지만 마음내키면 무조건 실천해보는 현실주의자, 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을 땐 과감히 포기하고마는 허무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존케이지의 언어에서 창에 비치는 자신과의 대면은 주인공의 그저그런 허무를 보여주는데, 낙관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쉼없이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당신의 4분 33초는 도전적인 현실에 대면한 자신의 모습과 녹록치않아 거하게 실패를 맛보는 사람들의 현재를 비춰줍니다. 기대 속에 공연을 감상하려 했지만 피아노 앞에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고 공허한 침묵 속에 가끔씩 들리는 소음이 기대를 저버린 것처럼 저자는 원하면 이루어질듯한 나의 미래가 허무함을 가져다 줬다면 자신이 다독여야 할 자신의 무언가를 찾길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독특한 구성으로 가끔 소리내어 웃기도 했지만, 아마도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게 이 스토리의 매력인듯 합니다.

     

     

  • 당신의 4분 33초 | bo**82 | 2020.07.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소설은 대립되는 상황과 인물, 감정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면서 끝내 조화를 찾아가는 구도다. 허무주의에 무기력증에 빠진 것 ...

    이 소설은 대립되는 상황과 인물, 감정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면서 끝내 조화를 찾아가는 구도다.

    허무주의에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은 주인공 이기동은 사실 이 소설의 등장이물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다.

    열정적으로 자신을 피력하면서 자신의 뜻을 굽히려 하지 않았던 김원영은 병에 의해 굴복하고 만다.

    결혼한 지 4년이 지났을 때 그녀는 자신의 가슴 한복판에 생긴 구멍을 발견했다. 휑했고 처참할 정도로 비어 있었다. 달마다 월급이 칼같이 나오는 일자리가 그 공동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녀의 학점이 대기업 문을 두드리려는 그녀의 발목을 붙잡아 쓰러뜨렸다.

    결국 김원영은 커피전문점에 입사해 다국적기업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꾼이 되었다

     

    나는 이 소설에서 이기동과 김원영의 대립관계가 가장 흥미로웠다.

    완전 상반된 듯 보이지만 묘하게 닮아있고, 조화롭다.

    그러다가 결국 이기동은 김원영이 추구하는 소설과 흡사한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김원영은 이기동이 말하는 현실적인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도 끝까지 이기동은 대중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고, 김원영은 초현실주의적으로 현실과 타협하기 싫어하며 살아간다.

    앙드레 브루통의 《나자》를 읽고 소설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던 이기동은 작가가 되어서는 줄곧 그런 소설만을 쓴다.

    이는 김원영이 말하던 첫째, 이 소설의 사건은 모두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기존의 사실주의 문학이 구사하는 플롯을 깨고 무의식적 서술로 목적성과 방향성을 버린 거지. 이때의 전제는, ‘독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성격이 고착된 일물은 없으며 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인물만 존재한다. 이때의 전제는, ‘확정적인 인물이라는 것은 없다. 셋째, 삶의 신비나 인간의 내면에 대해 서술할 땐 식장한 문장으로 쓰지 말고 입체적, 은유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뭐야. 우연의 흐름이라는 거지. 그럴듯하게 보이려고 조립하고 자르고 붙인 게 아니라 우연의 흐름 속에서 화음찾기.”

    결과적으로 이 소설 당신의 433은 저 세 가지 조건은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둘째, 성격이 고착된 일물은 없으며 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인물만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닮아 있다.

     

    이 소설은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의 수상작이다.

    심사평에는 이 소설이 이접적 종합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나와 있다.

    말이 조금 어려운데 유사한 것이라곤 거의 없어 보이는 두 존재들의 차이를 지우고 결국 그들의 실존 형식(혹은 탈-존 형식)을 같은 것으로 만들어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그리고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든 은유적인 형식을 말한 것 같다.

    기존의 모든 도덕과 관습 그리고 보편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비판하고 냉소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끊임없이 균열시키고 해체하고자 했다는 심사평이다.

    작가는 존 케이지와 이기동의 생존 형식을 끈질기게 비교하고 대조하고 유추시키거니와, 끝내 이 두 이질적인 존재들에게서 동질성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부분이 소설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느꼈다.

    그냥 이기동과 그의 주변 인물들만으로도 충분히 이런 효과를 줄 수 있었는데, 중간 중간 존 케이지의 등장은 소설 속에서 겉도는 느낌이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 소설의 묘미는 문제의식은 묵직하지만 문체는 경쾌하고 인물 또한 희-비극적인 조재들로 양가적인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이기동의 삶이 보편적인 면에서 비극인 듯 보이지만 비관하지도 않고, 주눅들지도 않는다.

    이런 이기동의 모습에서 보편적인 삶이 주지 못하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목도하게 된다.

    작가가 당신의 433라는 소설에서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아마 이것이 아니었을까?

    남들이 쓰레기라고 비난해도 자기만의 음악을 추구했던 존 케이지처럼, 비루하고 인생에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나라의 많은 이기동들에게 그들만이 내는 아름다운 선율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으리라.

     

    이 책을 읽고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이며, 성공의 기준은 누가 만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인 내 삶의 균열을 이 소설을 통해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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