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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담은 팔레트(창비청소년문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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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쪽 | 규격外
ISBN-10 : 8936452231
ISBN-13 : 9788936452230
문명을 담은 팔레트(창비청소년문고 23) 중고
저자 남궁산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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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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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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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 『문명을 담은 팔레트』은 책의 소장자를 나타내는 장서표 판화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고, 판화의 대중화에 힘써 온 판화가 남궁산이 색채의 기초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빨강부터 검정까지 9가지 색들이 인류와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 역사, 예술, 사회, 종교, 과학을 넘나들며 살펴본다. 색과 관련한 다양한 옛사람들의 역사적 일화와 선명한 색을 손에 넣기 위한 인류의 악전고투를 흥미롭게 펼쳐 보이고, 사람이 색을 알아보는 원리 같은 색채의 기초 지식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친절한 서술과 70여 컷의 선명한 사진 자료가 어우러져 색채에 얽힌 풍성한 교양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저자소개

저자 : 남궁산
저자 남궁산은 인천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1991년 첫 개인전 이래 ‘생명 판화가’라고 불릴 정도로 일관되게 생명을 주제로 한 연작 판화에 몰두해 왔다. 소장자를 나타내기 위해 책에 붙이는 장서표 판화를 국내에 소개했으며, 수차례 장서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신문, 잡지에 연재한 글과 강연 활동으로 판화의 대중화에 기여했고, 최근에는 인문학과 판화를 결합한 글을 쓰는 데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판화집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어린이 교양서 『새겨 찍은 그림 판화』, 장서표 이야기를 담은 『인연을, 새기다』 등이 있다.

목차

1 최초의 색이자 생명의 색, 빨강
2 이름조차 없던 색, 파랑
3 세상의 중심에 자리한 색, 노랑
4 무엇보다 자연과 가까운 색, 초록
5 모든 빛을 흡수하는 색, 검정
6 마냥 순수하지 않은 색, 하양
7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색, 보라
8 빨강의 친척들, 주황과 분홍
9 무궁무진한 색의 세계로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금보다 귀한 파랑, 고흐가 사랑한 노랑, 예수가 입은 보라… 색채와 함께 떠나는 종횡무진 세계 탐험! 어째서 분홍은 여자의 색이 되었을까? 고려청자의 색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의 답과 함께 색채로 문명을 흐름을 들여다보는 교양서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금보다 귀한 파랑, 고흐가 사랑한 노랑, 예수가 입은 보라…
색채와 함께 떠나는 종횡무진 세계 탐험!

어째서 분홍은 여자의 색이 되었을까? 고려청자의 색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의 답과 함께 색채로 문명을 흐름을 들여다보는 교양서가 창비청소년문고에서 출간되었다. 책의 소장자를 나타내는 장서표 판화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고, 판화의 대중화에 힘써 온 판화가 남궁산이 다채로운 색의 세계로 안내한다. 빨강부터 검정까지 9가지 색들이 인류와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 역사, 예술, 사회, 종교, 과학을 넘나들며 살펴본다. 색과 관련한 옛사람들의 일화와 선명한 색을 손에 넣기 위한 인류의 악전고투를 흥미롭게 펼쳐 보이고, 사람이 색을 알아보는 원리 같은 색채의 기초 지식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친절한 서술과 70여 컷의 선명한 사진 자료가 어우러져 색채에 얽힌 풍성한 교양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동굴 벽화의 빨강부터 스마트폰의 검정까지
온갖 색으로 물든 세계의 어제와 오늘을 보다

『문명을 담은 팔레트』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검정, 하양, 보라, 주황, 분홍 등 9가지 색이 사람과 함께한 과정을 차근차근 짚어 본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흙에서 얻은 빨강으로 동굴 벽화를 그린 이후, 색은 잠시도 사람과 떨어진 적이 없다. 색과 사람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았으며, 색의 의미는 지역과 사상 등에 따라 변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색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은 당대 사회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름조차 없던 파랑이 가장 인기 있는 색이 된 배경에는 중세를 지배한 기독교가 자리하고 있다. 중세부터 교회 예술에서 성모의 옷이나 천상 세계를 파랑으로 표현한 덕에 파랑의 지위가 몰라보게 올라간 것이다. 한편 18세기 후반 유럽의 신고전주의가 하양을 우월한 색으로 여긴 이유를 알려면 냉철한 이성과 엄격한 조화를 중요시하던 당시 철학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명절에 어린아이에게 입히는 색동옷이나 떡국에 올리는 색색 고명도 음양오행과 오방색 사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색동옷은 예쁘기도 하지만, 단지 곱다는 이유만으로 입히는 건 아닙니다. 오방색으로 물든 색동옷이 나쁜 기운을 막고 아이의 무병장수를 이루어 준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예전에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장신구와 신발을 착용할 때 오방색의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했습니다. 파랑이 부족한 옷차림이면 파란 노리개를 달았고, 빨강이 부족하면 빨간 꽃신을 신었지요. ―본문(76면) 중에서

이뿐 아니라 색과 관련한 다양한 역사적 일화들이 등장해 색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뜨린다. 중국에서 황제가 입을 정도로 최고의 색이던 노랑이 유럽에서 유대인 차별에 쓰였다거나, 분홍이 20세기 초까지 남자아이의 색이었다는 사실은 그 대표적 예다.

더 선명하게, 더 많이!
색을 손에 넣기 위한 기나긴 여정

오늘날에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곁에 둘 수 있지만, 수백 년 전만 해도 색은 계급과 직위를 나타내는 수단이었고 귀한 색은 상류층이 독점했다. 『문명을 담은 팔레트』는 사람들이 색을 어떻게 만들어 냈는지, 색이 어떻게 대중에게 퍼져 나갔는지 소개한다.
오래전 사람들은 광물과 식물 심지어 곤충에서 색을 얻으려 갖은 애를 썼고, 색에 포함된 납이나 비소 같은 성분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빨간색 색소인 코치닐을 둘러싸고 강대국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던 것은 인류에게 색이 그 어떤 자원 못지않게 소중한 존재였음을 증명한다.

에스파냐는 코치닐의 제조법을 철저히 숨겼습니다. 자기들이 이익을 독점하고 싶었겠지요. 그래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는 코치닐 때문에 에스파냐 무역선을 약탈하는가 하면, 제조법을 알아내려고 스파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본문(19면) 중에서

화학이 발전하고 인공적으로 색소들이 합성되면서 비로소 사람들은 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로마 제국에서 황제의 색이던 보라는 가장 먼저 합성염료로 발명됨으로써 색의 대중화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색의 세계로 가는 첫걸음, 색채의 원리를 탐구하다
작가 남궁산은 『문명을 담은 팔레트』에 색채의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색이란 눈에 들어온 가시광선을 뇌가 해석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짚고, 사물과 빛 사이에 일어나는 흡수, 반사, 투과, 산란, 굴절 등의 현상을 투명 유리와 구름, 석양, 무지개 같은 사례들로 해설한다. 색의 3요소인 색상, 명도, 채도 역시 간단명료하게 정의하고, 색들을 나누는 기준과 색에 이름을 붙이는 원칙도 알려 주어 어렴풋이 알던 색의 체계를 분명하게 세워 준다.
색들을 조화롭게 활용하기 위한 기초도 잊지 않는다. 색채 대비의 원리와 기본적인 대비법 8가지를 각각의 예와 더불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제시한다. 또한 교과서에 쓰인 내용을 외우기만 하던 가산 혼색, 중간 혼색, 감산 혼색도 예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한다. 특히 물감은 섞을수록 색이 어두워진다는 해묵은 오해를 바로잡았다. 『문명을 담은 팔레트』는 독자에게 다양한 교양을 전하는 동시에 색의 세계로 나아가는 지침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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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문명을 담은 팔레트>는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 흥미롭고, 인문학적으로도 훌륭한 책이다.

    <문명을 담은 팔레트>는 전혀 무겁지 않으면서 흥미롭고, 인문학적으로도 훌륭한 책이다.

    판화가로서 다양한 색채에 관심을 갖고 예술, 역사, 사회, 종교 등 여러 방면에서 컬러와 관련된 지식들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컬러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해준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9가지의 컬러 이야기 중에서,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컬러는 단연 파랑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컬러, 그 이유는 심리학적으로 파란색은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미개인의 색으로 취급당하던 로마에서부터 독립된 색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중세, 사치품으로까지 여겨졌던 파란색 울트라 마린에 열광하던 르네상스까지.. 작가는 파랑색이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컬러로 변해왔는지, 그리고 대표되는 여러 미술작품과 파생된 여러가지 색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색, 그 자체에 대한 나열과 미술작품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접하는 다채로운 컬러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깊은 이해를 담아 미술이나 예술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의 원인을 추적하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를 보고 왔다. 고흐 그림의 색채가 워낙 강렬해서 그 어떤...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의 원인을 추적하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를 보고 왔다.

    고흐 그림의 색채가 워낙 강렬해서 그 어떤 화가보다 '색'하면 먼저 떠오르는 화가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107명의 화가들 손에서 탄생한 애니메이션.

    강렬한 그림들이 95분동안 대형 스크린 위를 수놓는다.

    주위의 평도 워낙 좋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 책 [문명을 담은 팔레트] 때문이었다.

     

     

    형형색색의 물감을 짜놓는 '팔레트'가 '문명'을 담고 있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인류 문명 속에서 색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전되어 왔는지를 색깔별로, 다방면에서 다각도로 보여주는 책이다.

    과학창의재단의 2017년 우수과학도서 중고등 부문에 선정될 정도로 탄탄한 구성을 갖추었지만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고 에세이처럼 술술 읽힌다. 그렇지만 내용이 가벼운 것은 결코 아니다. 하나의 색깔이 인류에 나타나기까지의 역사부터 추출하는 방법과 염색하는 방법, 대중화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각 색상의 역사적인 의미와 희노애락을 구석구석 보여줌으로써 그야말로 색과 인류와 문명의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추적해서 소개한다.

     

     

    최초의 색이자 생명의 색인 '빨강'부터 처음에는 이름조차 없었던 '파랑', 노랑, 초록, 검정, 하양, 보라, 주황과 분홍까지 섹션별로 색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만나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되어 있다.

    색채의 화가답게 고흐는 '파랑'에서 한번 잠깐 조연으로 등장하지만 '노랑'에서는 아예 대놓고 '노란색을 사랑한 화가, 고흐'라는 한 꼭지를 담당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영화 '러빙 빈센트'에서도 노란색이 화면 가득 물결친다. 고흐가 등장하지 않을 때조차도 장면 자체가 '고흐'임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고흐가 이렇게 노란색에 집착했던 것이 화가의 감각적인 선택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음을 타당성있는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고흐는 알코올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자신의 귀를 자른 것도 만취한 상태에서 저질렀다고 하지요. 고흐는 당시 유행했던 압생트라는 독주를 많이 마셨습니다. 그런데 압생트에 포함되어 있는 튜존이라는 물질은 뇌세포를 파괴하여 환각을 일으키고, 테레빈이라는 물질은 시각 신경을 손상시켜 사물이 노랗게 보이는 질환인 황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압생트에중독된 고흐가 노란색 환각을 작품으로 그려 낸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합니다.

    때때로 튜브에서 짜낸 물감을 먹기도 했던 습관 역시 고흐의 정신과 몸을 망가뜨렸을 겁니다. 고흐가 살던 시기에는 이미 노란색 안료가 인공적으로 합성되어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납 같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지요. 고흐의 작품을 보면 납 중독으로 의심되는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납에 중독되면 망막에 문제가 생겨 빛이 원을 이루는 식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달빛이 원으로 표현되어 있거든요. 고흐에게 노란색이란 아름다운 작품의 밑거름이 되어 준 동시에 고흐 자신을 비극적으로 밀어 넣은 주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p.71~72

     

    아는 것이 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색'의 실체를 알고 나서는 살짝 들기도 한다. 고흐의 그 강렬한 색의 선택이 여러 유해 물질에 중독되어 일그러진 상태로 보인 세상을 옮겨놓은 것이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을 천재적인 재능과 열정으로 예술화시켜서 옮겨놓은 것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에서 얻었던 색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유해판정을 받은 성분들이 물감에 포함되면서 고흐 뿐만이 아니라 많은 화가들이 이유도 모른 채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파란색과 초록색에 포함되었던 비소, 노란색에 포함되어 있던 납, 카드뮴 등 지금은 금지된 성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져 환영을 받으면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물감이 대중화되면서 더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는 있었지만, 그로인해 화가의 수명이 단축되면서 더 위대한 작품들은 더이상 만나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역설적인 생각이 든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인류는 색을 발견하고 이를 옮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자연에서 얻어야했던만큼 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며, 이를 구현하고 유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기때문에 색은 돈과 권력을 소유한 상류층이 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이것이 신분의 상징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다양한 색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선택이 고민스러운 오늘날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지만 색이 통과해온 역사의 터널의 저편 세상의 빛깔은 이렇게 많이 달랐다.

     

     

    색깔의 독점현상은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불러왔다. 물론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늘 얽혀있는데 색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절반의 비용으로 빨강을 만들 수 있는 합성 색소가 독일의 화학회사에 의해서 개발되면서 '빨강'은 드디어 대중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파브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던 파브르는 빨강 천연 색소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그런데 더 혁신적인 방법인 인공 색소가 개발되면서 파브르의 특허는 쓸모없게 되어 버린는 것이다. 그 뒤 파브르는 곤충 연구에 전념하여 『파브로 곤충기』를 썼다고 하니 합성 색소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그의 곤충의 세계에 대한 기록은 한참 뒤에나 볼 수 있었을 지 모르겠다. 어쩌면 영영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우리에게 이렇게 다채로운 색을 선물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이는 바로 '윌리엄 퍼킨'이라는 왕립화학대학 학생이었다고 한다. 1856년 '모브'라는 보라색 염료를 만들었는데 이 성공을 계기로 유럽에서는 합성염료 개발 경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약 십년 후인 1868년에 파브르에게 피해를 주었던 합성 빨강 색소가 개발된 것도 그 맥락에 있었다.

    지금도 신비한 느낌이 드는 '보라'는 처음에는 고동의 점액을 이용해서 얻었다고 한다. 손수건 한장을 염색하는데 1그램의 염료가 드는데 이 1그램의 염료를 고동의 점액으로 얻으려면 무려 고동 1만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신비의 색 답다.

     

     

    그런데 이 색을 최초로 합성염료로 만들어냈으니 가히 혁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실은 퍼킨은 합성염료를 발명하기 위해서 모브를 만든 것이 아니고 처음에는 말라리아 치료약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말라리아 치료약으로 사용되었던 '키니네'는 나무의 껍질로 만들었는데 이 나무가 유럽에서는 자라지 않아서 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많은 화학자들이 도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퍼킨도 그중에 한 명이었으며 불과 18세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쌓인 결과물 중에서 보라색 용액을 발견하면서 '모브'라는 합성염료를 만들게 된 것이다. 퍼킨은 염료 회사를 차리고 공장을 만들어 이 모브를 대량 생산했으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염료로 염색한 옷을 입음으로써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크게 성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합성염료의 길을 연 것이다.

     

     

    문명을 담고 있는 각 색에 대한 이야기만 풀어냈다면 이 책은 인문학 책으로 분류가 되었을 것이지만,

    마지막 장는 '색'에 대한 비교적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빛과 색. 우리가 눈으로 색을 볼 수 있는 원리, 눈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만은 아니라는 인간 시각의 한계, 색의 속성 등 색이 매커니즘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담고 있는 것이다.

     

    가끔 숨을 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그때서야 내가 숨을 쉬고 있었음을, 산소의 귀중함을 알게 된다.

    색도 그렇다. 그 자리에 너무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색깔이 부재인 세상을 떠올리니 주위에 가득한 색이 하나하나 의미있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색들을 쟁취하기 위해, 소유하기 위해 흘렸던 많은 사람의 피와 땀을 생각한다면 한 번 정도는 의식하고 감사하고, 맘껏 누릴 수 있음에 행복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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