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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의 포구기행 / 곽재구 / 2003.04(2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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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쪽 | 규격外
ISBN-10 : 8970633197
ISBN-13 : 9788970633190
곽재구의 포구기행 / 곽재구 / 2003.04(2판) 중고
저자 곽재구 | 출판사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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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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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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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역에서>, <아기참새 찌꾸>의 시인 곽재구가 우리나라 곳곳에 숨은 작은 포구들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기행 산문으로 정리했다. 화진, 지세포, 어청도, 삼천포, 사계포, 조천, 장항 등 불빛이 깜박이는 작은 포구 마을들로의 여행을 통해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지난 시간들의 꿈과 그 불빛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생생한 포구 풍경 사진과 시인이 찾아낸 우리 이웃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 속에서 어느덧 저물녘 바닷가 작은 마을, 갯벌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곽재구
곽재구 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가 당선된 후, 시집 ≪사평역에서≫≪전장포 아리랑≫≪서울 세노야≫≪참 맑은 물살≫≪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등과 기행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동화집≪아기 참새 찌꾸≫≪낙타풀의 사랑≫ 등을 냈다.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했고 신동엽 창작기금과 <동서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봄부터는 순천대학교의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강의하고 있기도 하다

목차

섬에서 보낸 엽서 ... 6

1...
겨울꽃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화진 가는 길 ... 17
소라고둥 곁에서 시를 쓰다-선유도 기행 ... 29
...
산도, 이 산도 쉬어 가고-진도 인지리에서 남동리 포구로 가는 길 ... 97

2...
묵언의 바다-순천만에서 ... 113
화포에서 만난 눈빛 맑은 사람들 ... 123
...
천천히, 파도를 밟으며, 아주 천천히-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 ... 195

3...
집어등을 켠 '만휴'의 바다-남제주군 대정읍 사계포 ... 207
바다로 가는 따뜻한 바람처럼-우도로 가는 길 ... 215
...
갯바람 속에 스민 삶에 대한 그리움-해남 송지 어란포구 ... 283

바다와의 만남 ... 292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의 삶과 아픔의 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안으며 그리움, 희망을 노래해온 시인 곽재구의 두 번째 기행 산문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도서출판 열림원을 통해 출간되었다. 1993년에 나왔던 첫 번째 기행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우리 시대의 삶과 아픔의 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안으며 그리움, 희망을 노래해온 시인 곽재구의 두 번째 기행 산문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도서출판 열림원을 통해 출간되었다. 1993년에 나왔던 첫 번째 기행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이 작가가 사랑한 예술가들의 흔적과 발자취를 찾은 예술기행인데 반하여 이번의 [곽재구의 포구기행]은 나라 안의 작은 포구 마을들로의 여행을 통해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지난 시간들의 꿈과 그 불빛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해뜨는 마을에서 해지는 마을로의 방랑작가는 이미 십여 년 전에 시를 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바닷가 마을을 찾은 적이 있다. 그때도 바닷가에서 삶의 원기를 되찾고 기꺼이 세상의 톱니바퀴 속으로 다시 맞물려 들어갈 힘을 얻었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찾은 포구들. "과거를 회상하는 버릇은 가슴 안에 깊은 말뚝을 지닌 모든 슬픈 짐승들의 운명 같은 것" 이라고 말하는 시인 곽재구는 이루지 못한 어린 시절의 꿈을 회상하며 다시 바닷가 마을을 찾았다. 작가는 해뜨는 바닷가 마을에서 해지는 바닷가 마을까지 두루두루 방랑한다. 그 마을은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이름들이 생소하기만 한 작은 갯마을들이다. 파도들의 축제가 눈부신 화진이고, 멸치털이 광경과 멸치구이의 맛이 환상적이었던 정자항이고, 선유도, 동화와 지세포, 어청도, 삼천포, 구만리, 인지리, 남동리, 순천만, 화포, 거차, 향일암, 회진, 왕포, 구시포, 사계포, 우도, 조천, 지심도, 춘장대, 장항, 상족포구, 어란포구 들이다. ▶바닷가에서 잃어버린 꿈과 시간 그 흔적들을 만나다 그곳들을 방랑하며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을 만나고, 삶의 시간들이 피워내는 가장 따뜻한 형상의 꽃들을 만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화포에서는 1년 365일을 맛조개를 잡으며 살고 있는 눈빛 맑은 아낙들이, 밤열차를 타고 내려간 회진에서는 천진한 이야기와 그 순박한 맛으로 유명한 팥죽집 아줌마가 있다. 구룡포에는 고된 바닷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시집을 읽는 어부가 있고, 진도 남동리에는 이미 십여 년 전에 조우해 첫 번째 기행 산문집에 실렸던, 지금은 돌아가신 진도의 소리꾼 조공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다. 제주의 사계포에는 화가 이중섭과 추사 김정희의 예술혼이 쓸쓸하게 고여 있다. ▶갯바람 속에 스민 삶에 대한 그리움 &이렇게 작가가 만난 바람, 파도, 개펄, 바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풀어가는 이야기는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된다. 그리고 그 시는 삶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너무 쓸쓸하지도 슬프지도 않으며 릴케가 푸른빛의 장미를 찾아 헤매었던 것처럼 푸른빛의 꿈이 가득하다. 그리고 말한다. 지나간 세월 동안 너무 정신없이 살아 왔다고. 이젠 시와 사랑과 추억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눈물과 고통과 쓸쓸함의 깊이에 대해서 생각 할 시간이 왔다고. "문득 깜깜한 바다 한가운데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불빛 하나가 보입니다. 그 불빛은 내가 앉은 가로등 밑둥까지 천천히 다가옵니다. 작은 배 위에 한 노인이 등불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가 내게 삿대를 내밉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배 위에 오릅니다. 세월이 가고 다시 세월이 오고, 그 속에서 밥을 먹고 시를 쓰고 파도소리를 듣고, 그러다가 그 길목 어디에서 우연히 시의 신을 만나 함께 배 위에 오를 수 있음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요. 세월이 오고 다시 세월이 가고, 천형인 그 시간들을 운명처럼 바람처럼 따뜻하게 껴안는 축제들의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작가는 작은 갯마을의 파도소리를 따라 걸으며 삶의 영감과 평범한 일상들이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만휴의 시간들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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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세창 님 2009.05.02

    p19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골목골목에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 박순미 님 2007.10.22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회원리뷰

  • 포구기행 | wa**er79 | 2014.08.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시인이 글을 쓰면 산문도 마음 속 울림이 다르다. 시인이 바라본 바다는 건설부장관이 바라본 바다와 너무나 달라보인다...
     시인이 글을 쓰면 산문도 마음 속 울림이 다르다. 시인이 바라본 바다는 건설부장관이 바라본 바다와 너무나 달라보인다.

     

     지중해를 낀 나라들은 그 따스하고 자양분 넘치는 바다  풍경을 관광 자원화시켜 돈을 번다. 원칙은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식사업도 관광사업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을 경우에만 허용된다. 남해와 서해의 우리 바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수역들조차 양식산업으로  와글거린다. 돈을 벌기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항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 문제는 돈을 버는 방법이다. 지중해 바다는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는 대가도 돈을 벌고 그보다 더 아음다울 수 있는 우리 바다는 뭔가를 와글와글 설치해먀만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일 것인가. 우리도 이제는 의식주를 해결할 수준에 이르지 않았는가. 상급의 자원을 막대한 경베를 들여 하급의 자연으로 치환하는 과정이 이 물박이 사업에 끼여들 가능성이 없었는지. 국토의 효율성 있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지금이라도 생각해볼  시간의 여유는 있을 것이다.(58p)

     

    시인의 감성은 효율성만을 논하지는 않는다. '포구기행'이라는 책을 읽고싶었던 계기는 다음과 같은 귀절이 가진 힘 때문이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보다 더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19p)

     

    그의 기행은 포구에 담긴 역사적 의미도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직접 가보지않았어도 글을 통하여 숨겨진 역사의 한 부분이 되살아난다. 어쩌면 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약자인 여성이, 가장 힘든 물질을 하던 해녀들이 가장 치열하게 투쟁하면서 역사의 모순을 지적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오전 11시. 나는 우도에 닿았다.(중략) 선착장 바로 앞에 해녀들의 상을 새긴 비가 하나 서 있다. 우도해녀항일투쟁 기념비다.

     1932년 1월부터 3월에 걸쳐제주 일대에는 해녀들의 권익사수를 위한 격렬한 항일투쟁이 있었다 한다. 당시 해녀들은 해산물 채취대금의 8할쯤을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착취당했는데 그 시정을 위해 해녀들이 자발적으로 얼어섰던 것이다. 연인원 1만 7천 명에 달하는 해녀들의 항일투쟁은 당시까지 국내 최대의 어민봉기이자 가장 큰 여성 항일운동으로, 우도의 해녀들은 여기에 최전위 역할을 했다 한다. 나이 든 해녀들은 오늘에도 그 당시 불렸더 ㄴ<해녀가>를 기억하고 있다.

     

     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없는 해녀들

     비참한 살림살이 세상이 안다

     추운 날 더운 날 비가 오는 날에도

     저 바다 저 물결에 시달리는 몸

     

     아침 일찍 집을 떠나 황혼되면 돌아와

     우는 아기 젖 먹이며 저녁밥 짓는다

     하루 종일 해봤으나 버는 것은 기막혀

     살지 하니 한숨으로 잠 못 이룬다

     

     이른 봄 고향산천 부모형제 이별코

     온 가족 생명줄을 등에다 지고

     파도 세고 무서운 저 바다를 건너서

     조선 각처 대마도로 돈벌이 간다

     

     배움 없는 우리 해녀 가는 곳마다

     저놈들은 착취기놘 설치해놓고

     우리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간다

     가이없는 우리 해녀 어데로 갈까(223-225p)

  • 곽재구의 포구기행 | su**est | 2013.12.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동안 바다를 말하는 책은 보았어도 포구를 여행한 기행문은 처음 읽는다.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
    그동안 바다를 말하는 책은 보았어도 포구를 여행한
    기행문은 처음 읽는다.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고, 갖가지 표정을
    가진 아름다운 포구들이 이토록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내가 포구에 대해 생각을 안했던 것은 그만큼 내 삶과 연관
    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 같다. 
    탁 트인 바다, 거칠 것 없는 모래밭, 흰 파도.  거기까지가
    내가 바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한계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의 삶은 바다와 함께 포구에서 많은 표정
    을 보여주며 살고있다. 
    작가의 시선은 지나는 길의 포구 이름, 작은 마을 이름 하나에
    까지 섬세하게 닿는다.  그곳에 들러 이름의 유래를 듣고 이름
    에 담긴 그들의 소망까지 모두 이루어지길 빌어주는 마음이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따뜻하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이 묻어나는 곳에서
    작가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길가에 핀 작은 꽃 한송이, 새 한마리, 바닷가의 게에게까지
    말을 건넨다.  그때마다 생각나는대로 모래에 시를 쓴다.
    그래서 참 아름답다.
    예전 모습을 잃어가는 포구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그 마음
    이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나조차 안타깝다.
    나도 말로는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본 곳은 몇 군데
    안된다.  하물며 바다나 포구쪽은 가본 곳이 거의 없다고 해야 맞다.
    우리나라에 이토록 아름답고 사람냄새나는 포구가 많이 있다는 걸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다.
    앞으로 여행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필히 포구쪽으로 발길을 옮길 것
    같다.  가방안에는 얇은 시집을 한 권 넣고서.
     
  • 곽재구의 포구기행 | ys**5636 | 2011.11.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나는 산골에서 태어나 산골을 친구로 삼고 늘 들과 산으로 뛰어나니며 마냥 신나고 세상이 부러울거 없는 천진무구한 마음으로 ...


    나는 산골에서 태어나 산골을 친구로 삼고 늘 들과 산으로 뛰어나니며 마냥 신나고 세상이 부러울거 없는 천진무구한 마음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조금 잘 살고 이름을 남겨 보자는 얄팍한 생각에 서울의 대학을 나오고 치열한 생존 경쟁의 틈 바구니 속에서 현재와 불안한 미래를 무덤덤한 감수성으로 세상을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세상은 산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하늘이 있으며 땅이 있듯 두루 두루 느긋하게 보고 느끼며 행복을 찾아 가는 삶이 되어야 할텐데 그 정반대인 현실이기에 답답하기도 하다.삶의 길이로 봤을 때 찰라와 같은 짧은 시간을 느긋한 여유로 사물과 풍경을 바라본다면 자연이 주는 무한한 풍경과 신선한 감각 앞에서 삶을 좀 더 멋나게 요리해 볼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도 꿈틀거린다.

    산골은 산내음과 들내음에서 무한히 뿜어져 나오는 향기와 신선한 산소가 순박한 농부과 촌사람들의 심성을 더욱 맑고 고요하며 풍성하게 해주리라 생각한다.특히 봄부터 겨울까지 변화해 나가는 시절의 변화도 만끽할 수가 있고 산과 들에서 자라나는 온갖 화초와 나물거리들은 천혜의 보배마냥 인간의 몸까지 챙겨주는 귀한 존재들이기에 나는 산골의 사계의 모습과 자태를 영영 잊을 수가 없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넓고 찬연하게 빛을 내는 바다 물과 함께 살아가는 어부들의 진솔한 삶과 바다가 안겨 주는 풋풋하고 비릿내 나는 바다 바람과 향기는 닫혀 있던 정서를 일소에 뚫어주고 바다와 인간이 하나가 되어 줄 수도 있으리라.

    아무튼 너른 바다,넘실대는 파도,바다 내음을 맡고 훨훨 나는 새들의 한마당은 생각만 해도 호연지기로 가득채워 준다.바다가 가까운 포구의 정경은 멀리 떠난 님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연인과 기다란 방파제 위를 거닐며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과 사랑을 쌓아 갈 수가 있는 낭만 서린 곳이기도 하다.또한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으며 아침 일찍부터 고기잡이 준비를 부산을 떨어야 하는 어부들의 근면성실한 모습과 어부들이 낚아 올린 고기떼들이 소비자들을 향해 쉼없이 이동해 가는 현실도 우리네 삶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풍경이다.명태와 오징어는 건조시켜 섭취할 수도 있는 음식이기에 찬란히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받아가면서 바람과 함께 꼬득꼬득 건조해져 가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정겨움과 한적함을 동시에 선사해 준다.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는 호미곶의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포구부터 물고기와 조개를 채취하는 어촌 마을사람들의 일상에서 그들의 삶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가장 진솔하고 가식이 붙어 있지 않은 맑고 빛나는 진주와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특히 멸치잡이배들이 만선의 꿈을 이루고 포구로 돌아올 무렵이면 멀찌감치서 환희의 소식을 노동요와 같이 신명나게 불러대는 모습이 마음과 몸이 절로 풍성해지고 엉덩이마저 들썩거려지리라.그만큼 어부들은 어떠한 계획과 목표에 이끌리는 삶이 아닌 자연과 사계가 주는 위대한 선물을 최선의 준비와 움직임으로 바다 속의 생물과의 무언의 교호작용을 하기에 양의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거 같다.그 양의 많고 적음으로 인해 순간적으론 씁쓸한 탄식과 담배 연기로 일소해 버릴 수도 있을테니까.그래서 어부들의 얼굴 표정은 자연의 바람과 태양,날씨에 순종하고 살아가는 순박함이 몸에 배여 있지 않을까 한다.

    포구와 갯벌,수초가 보이는 바닷가로 시간을 내어 달려가고 싶다.해가 돋는 장관의 모습도 좋고 해가 지는 노을의 애잔함도 좋지만 그 곳에서 조개도 캐보고 돛단배에 몸을 실어 바다 낚시라도 즐겨볼 여유를 꿈꾸는 시간을 갖어 보겠다.시간이 없고 돈이 없어 못간다는 변명보다는 삶을 즐기고 바다만이 주는 무한한 축제의 온몸으로 감싸안고 싶다.그래서 산골의 유려한 풍광과 포구의 탁 트인 풍광이 공간은 다르지만 나에겐 둘 다 마음의 본향마냥 그리움과 설레임의 곳이기도 하다.

  • 이것참, 위험하다 | kj**nn | 2010.11.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올해 휴가를 다 써버린 직장인에게는 엄금. 당장 떠나고 싶어진다. 편도열차표를 손에쥐고, 돌아오는 일정없이... ...
    올해 휴가를 다 써버린 직장인에게는 엄금.
    당장 떠나고 싶어진다.
    편도열차표를 손에쥐고,
    돌아오는 일정없이...
     
  • 곽재구의 포구기행 | kn**11 | 2010.08.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문득 깜깜한 바다 한 가운데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불빛 하나가 보입니다. 그 불빛은 내가 앉은 가로등 밑둥까지 천천히 다가옵니다...

    문득 깜깜한 바다 한 가운데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불빛 하나가 보입니다. 그 불빛은 내가 앉은 가로등 밑둥까지 천천히 다가옵니다.

    작은 배 위에 한 노인이 등불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가 내게 삿대를 내밉니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의 배에 오릅니다.

    세월이 가고 다시 세월이 오고, 그속에서 밥을 먹고 시를 쓰고 파도소리를 듣고, 그러다가 그 길목 어디에서 우연히 시의 신을

    만나 함께 배위에 오를 수 있음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요.

    세월이 오고 다시 세월이 가고, 천형인 그 신간들을 운명처럼 바람처럼 따뜻하게 껴안는 축제들의 신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 작가의 말 중에서

     

    사평역에서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게 1981년 이었다.

    그 이후 전장포 아리랑,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등의 시집을 발표하고 기행 산문집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동화집 아기 참새 찌꾸, 낙타풀의 사랑 등을 출간하고 지난해 부터 순천향대학교에서 시를 강의하고 있다.

    맑은 시인의 눈으로 보는 바다와 포구와 바람과 그것들을 무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흔적과 사람사는 냄새를

    활자로 만들어 낸 곽재구 시인의 가슴의 깊이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삼아 밤새껏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 움쿰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내 친구 H는 외로울 때면 빵봉지와 사과상자를 들고 고아원과 양로우너을 찾는 버릇이 있다.

    실컷 사랑에 차 있어야 할 시절, 따뜻한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의 시린 그림자 앞에서 속울음을 참고 한나절을 보내면

    외로움이 잡힌다고 한다. -18~19쪽

     

    시인은 외롭기 때문에 시를 쓰는 것이다.

    외롭지 않은 시인은 없다.

    그 외로움의 깊이가 커질수록 시는 농익은 홍시가 되어 마침내 세상을 향해 터지고 마는 것이다.

    시인이 마시는 술은 외로움의 무덤인 것이다.

    시인이 피우는 한 모금의 담배 연기는 외로움의 밑바닥을 훑고 나오는 핏물인 것이다.

    나는 외로워서 견딜 수 없으면 술을 마신다.

    술이 내 몸을 피흘리지 않고 다 먹어치울 때까지...

     

    어청도. 그 섬에서는 푸른빛의 어족들이 모여 살았다. 등이 푸를뿐 아니라 눈빛과 비늘, 내장과 피와 뼈, 살이 모두 푸른빛인

    어족들, 그들은 푸른빛의 물살 속에서 푸른빛의 유영을 하고 푸른빛의 물이끼를 먹고 푸른빛의 해저에서 푸른빛의 잠을 자고

    푸른빛의 꿈을 꾸었다.

    그들 곁에서는 푸른빛의 달빛이 쏟아지고 푸른빛의 등대에서 쏟아지는 빛이 그들의 유영을 뒤쫓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어부,

    그의 얼굴빛 조차 푸른빛이었을 것이다. 주름이 많이 잡힌 그는 푸른색의 그물을 펼치고 만월의 밤바다에서 평온한 노동을 한다.

    세상에 평온한 노동이 있을 수 있을까. 이 늙은 어부의 노동이 그러했다.

    그가 펼친 그물 안에 푸른빛의 고기떼들이 소롯이 밀려들어올 때 그는 그물을 슬쩍슬쩍 바다위로 들어 올렸다가 놓았다.

    놀이터의 아이들이 공중제비를 한느 것처럼 고기들은 그물 위에서 튀어 오르기도 하고 회전목마를 타기도 했다.

    노인은 이를 '그물 위의 춤'이라고 했다. -53쪽

     

    그가 포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선지식이다.

    갯벌을 헤집고 다니는 아낙네나 물 때를 맞추어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어부나 등대 주위를 맴돌며 사랑놀이를 하는

    청춘 남녀가 모두 포구에서 만나는 화두 하나씩 들고 오는 구도자들인 것이다.

    여행의 묘미는 만나는 사람마다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 보게 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너머의 세상과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화엄경 속에서 선재 동자가 길을 나서서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선지식이고 부처이고 깨달음 이었듯이...

    시인 곽재구는 이런 만행을 통해 스스로 시의 내면속으로 들어가 시를 파먹는 귀신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가 깊어지고 농현 하는것이다.

     

    한없이 고요했던 그 시간들 속에서 나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법을 배웠다.

    나의 시들이 천천히 날갯짓하는 것을 보았고 가능한 그 날갯짓이 더욱 격렬해지기를, 세상에 대한 더 깊은 연민과 지혜와

    열정을 지니기를 나는 바랐다. 그리하여 내 시가 어떤 사랑스럽고 순정한 광기의 언덕에 이르러 고단한 날갯짓을 멈추기를,

    그곳에서 여유롭게 비행하며 새로운 언덕을 다시 꿈꾸길 바랐던 것이다.

    그 무렵의 내게 침묵은 날개의 다른 이름이었다. -120쪽

     

    산속에 있는 스님들은 여름 한철엔 하안거를 겨울 동안엔 동안거를 하면서 불립문자를 논하기도 하고 큰 스님이 주신 화두하나

    붙들고 면벽 수행을 하기도 하고 묵언 정진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참으로 많은 말을 하고 그중의 대부분의 말은 필요없는 쓸데없는 말로 사라지고 만다.

    때로는 말이 상처가 되어 누군가의 심장에 비수로 꽂히기도 하고 누구처럼 죽으면서 남긴 한 마디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토해내고 나면 시인은 죽고 말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물고기처럼 울고, 물고기처럼 말없는 말을 쏟아내는 것이다.

     

    나는 이제 내가 여태껏 이루지 못한 꿈들 때문에 아파하지 않는다. 꿈은 지니고 있는 데서 그 자체의 광휘가 빛난다.

    개펄들이 그 무수한 오폐물과 악취를 모아 그곳에 모든 바닷생물들의 낙원을 만들들이 세상살이에서 구토하고, 쓰러지고,

    아파하고, 쓸쓸해 한 모든 기록들이 기실은 우리가 꿈꾸고자 한 시간들의  한 집적이 되어가는것을 지켜볼 수 있다면,

    그 생명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다. -146쪽

     

    갯벌냄새를 맡으면서 시인이 마시는 한 잔의 소주는 바다의 꿈이고 어부의 애환이고 해녀들의 또 다른 생명의 잉태이다.

    갯벌이 오폐수를 걸러서 건강한 바다를 길러 내듯이 시인이 마시는 술이 바다가 되고 갯벌이 되고 생명이 되기 위해서

    그곳에 한 없이 머무르며 냄새를 맡고 그 바다로 이어지는 모든 것들에게 경배해야 하는것이다.

    시인의 그물에 걸린 시어들은 모두 울퉁불퉁하고 못나고 제멋대로지만 시인의 가슴에 둥지를 튼 순간부터

    둥글어지기 시작하고 빛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진주 조개처럼 아픔을 삭히는 동안 여리디 여린 진주알로 우리 가슴속을 향한 보석이 되어 반짝일 것이다.

    이 책 속엔 시인이 포구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바다를 만나고 바다를 담은 바람을 만나고 꽃을 만나는 과정의

    나를 보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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