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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세계문학전집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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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쪽 | A5
ISBN-10 : 893746084X
ISBN-13 : 9788937460845
질투(세계문학전집 84) 중고
저자 알랭 로브 그리예 | 역자 박이문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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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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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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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로망의 대표 작가 로브그리예의 문학적 실험이 돋보이는 대표작. 전통적인 사실주의 문학에 도전장을 던지며, 소설의 관습적인 기법을 뒤엎은 새롭고 낯선 세계를 보여준다. 사건, 인물, 배경 묘사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아내와 이웃집 남자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는 남편의 고통스러운 시선만을 정교하고 지독하게 뒤쫓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남자가 보고 듣고 겪은 것, 그리고 그것을 다시 반추하고 따져보고 비교하고 의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조금씩 변형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알랭 로브 그리예
저자 알랭 로브 그리예는 1922년 프랑스 브레스트에서 출생했다. 국립 농업기술학교를 졸업한 뒤 7년 동안 국립 통계연구소에 근무하며 통계예측과 식물병리학 분야의 업무를 하였지만 진정한 열정은 문학에 쏠려 있었다. 1949년 『어느 시역자』 집필을 시작으로 『고무 지우개Les gommes』 『엿보는 사람Le voyeur』 『질투La jalousie』 『미궁 속에서Dans le labyrinthe』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알랭 레네 감독이 영화화하여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수상) 『불멸의 여인』 『밀회의 집La maison de rendez-vous』 『진느Djinn』 『되풀이La reprise』 『당신을 부르는 그라비다』 등의 소설 및 영화소설들을 발표했다. 『엿보는 사람』의 ‘비평가상’ 수상 이후 약 50여 년간 미뉘Minuit 출판사와 협력관계를 이어오며 누보 로망을 선도했다. 또한 영화감독으로서 「불멸의 여인」(루이 델릭 상 수상) 「거짓말하는 남자」 「불장난Le jeu avec le feu」 「미녀 포로La belle captive」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여러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2004년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목차

질투 ... 7

잔혹한 치밀성의 미학 - 하일지 ... 145
사물 세계를 뚫고 나오는 한줄기 의심의 시선 - 박희원 ... 152
작가연보 ... 162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누보로망의 대표 작가 로브그리예의 문학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 『질투』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문학에 도전장을 던지며, 소설의 관습적인 기법을 뒤엎은 새롭고 낯선 세계를 보여준다. 사건, 인물, 배경 묘사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아내와 이웃집 남자 사이...

[출판사서평 더 보기]

누보로망의 대표 작가 로브그리예의 문학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 『질투』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문학에 도전장을 던지며, 소설의 관습적인 기법을 뒤엎은 새롭고 낯선 세계를 보여준다. 사건, 인물, 배경 묘사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아내와 이웃집 남자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는 남편의 고통스러운 시선만을 정교하고 지독하게 뒤쫓는 이 소설은 처음에는 읽는 이를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의 미궁에 발을 들여놓은 모험적인 독자는 이 작품에서 새로운 차원의 독서 체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놀이터를 발견할 것이다.

프랑스 문단에 이슈를 몰고 온 작가
1957년 미뉘 출판사에서 출간된 『질투』는 그해 겨우 746부의 판매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그의 이전 두 작품 『고무지우개』와 『엿보는 사람』이 출간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 문단에 극명하게 대립되는 두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통적인 소설 형식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심리 묘사나 주관적 판단을 철저하게 배제한 실험적이고 낯선 작품에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냈으며, 작가에 대한 조롱과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롤랑 바르트, 모리스 블랑쇼, 조르주 바타이유, 앙드레 말로 등 이른바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지성들은 새로운 작가의 탄생에 주목하고, 작가의 편에 확고하게 서서 그의 문학적 실험을 독려했다. 그에게 반대하는 평자들의 혹평과 비난에도 로브그리예는 꾸준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여 누보로망의 지평을 열었으며, 평론가 브루스 모리싯에 의해 미국에도 소개되어 1960년대에는 미국 문학계에 스타로 부상하기도 했다.

의심의 시선으로 쓰인 고통스러운 관찰의 기록
이 작품은 한 남자의 시선으로 구축된 세계를 그린다. 다시 말하면 한 남자가 보고 듣고 겪은 것, 그리고 그것을 다시 반추하고 따져보고 비교하고 의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조금씩 변형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질투’라는 불안한 감정은 정점을 향해 차오르고, 명확하지 않은 계기로 의심스러운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프랑스 식민지로 보이는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 바나나 농장을 경영하는 화자와 아내 A…가 살고 있고 조금 떨어진 이웃에 프랑크가 그의 아내와 살고 있다. 그런데 프랑크는 종종 찾아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며 A…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가 하면 A…와 함께 차를 타고 시내에 가서 차가 고장 났다는 핑계로 하룻밤을 자고 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화자인 남편은 의심의 눈초리로 둘을 지켜보고, 바로 그 의심의 시선이 이 작품을 이룬다. 심증만이 가득한 아내의 부정을 바라보는 남편의 자폐적인 중얼거림과 고통스러운 관찰의 기록, 그것이 『질투』이다.

극히 짧은 음절의 말소리는 그 사이를 점점 길게 메우는 어둠 때문에 마침내는 끊어져 버리고, 두 사람은 완전히 밤에 섞여들고 만다. 어둠 속에서 색이 바랜 셔츠와 드레스의 흐릿한 형체로만 두 사람의 존재가 드러난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상체를 등받이에 기대고 두 팔은 팔걸이 위에 얹고 있다. 팔걸이 주위에 이따금 두 사람의 불분명한 움직임이 일어난다. 아주 작은 폭의 움직임이어서, 시작했는가 하면 어느새 원래 상태로 돌아가 있다. 어쩌면 상상일지도 모른다. (67쪽)

소설 속에 들어온 영화의 카메라
영화감독과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 로브그리예는 작품 속에 영화의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무소불위의 시선을 도입한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소설 전편을 통해 어떤 대명사로도 지칭되지 않는다. 다만 카메라가 돌아가듯 그의 눈에 비친 사물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존재나 위치를 드러낼 뿐이다. 비교하거나 판단하는 법이 없고, 상징 혹은 은유를 쓰지도 않는다. 소설 전편을 통하여 질투하는 남편, 즉 화자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세계 문학사를 통해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정교하고 지독한 묘사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듯 엄격하게 객관화된 사물 묘사와 반복되는 이미지 사이에는 그 어떤 문학적 표현으로도 담아내기 힘든 화자의 심리 상태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식당의 첫 번째 창문, 젖힌 왼쪽 날개의 가운데 유리 중앙에 푸른색 자동차가 안뜰 한복판에 와 서는 모습이 비친다. A…와 프랑크가 동시에 각각 차의 양쪽 앞문에서 내린다. A…는 한쪽 손에 형태가 불분명한 아주 작은 꾸러미를 하나 들고 있다. 그러나 꾸러미는 거친 유리의 결 때문에 곧 보이지 않게 된다.
두 인물은 자동차의 보닛 앞에서 서로에게 다가간다. 덩치가 큰 프랑크의 실루엣이 같은 선상의 뒤쪽에 있는 A…의 실루엣을 완전히 가린다. 프랑크의 고개가 앞으로 숙여진다.
유리가 고르지 못해서 자세한 동작은 알 수 없다. 응접실 창문에서 보면 이 광경을 보다 편안한 각도에서 똑똑히 볼 수 있을 것이다. (135쪽)

편집증적인 치밀한 묘사로 표현되는 작품의 세계에서 독자는 그 객관적인 세계를 뚫고 비어져 나오는 불안의 징후와 고통받는 한 인간의 정념을 엿보게 되며, 거기에서 로브그리예의 소설을 읽는 독특한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랭 로브그리예
1922년 프랑스 브레스트에서 태어났다. 1942년 국립농업기술학교에 입학했고, 1945년 국립통계연구소에 근무했다. 1950년 식민지 과실 및 감귤류 연구소의 농림 기사로 일하다 글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고무지우개』, 『엿보는 사람』 등의 작품으로 1955년 비평가 상을 수상했다. 1957년 『질투』를 발표했고, 1959년 『미궁 속에서』가 출간되어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1961년 ‘영화 소설’이라는 장르를 표방하며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를 발표했다. 1963년 직접 감독 및 제작한 첫 영화 『불멸의 여인』이 루이 델뤽 상을 받았다. 1978년과 1997년에는 한국을 방문했다. 1995년 공동 제작한 영화 『미치게 하는 소리』가 베를린 영화제 공식 선정작에 올랐다. 영화감독과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2001년에는 80세의 나이로 소설 『반복』을 발표했다. 『질투』를 비롯한 대표작들에서 일체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듯 엄격하게 객관화된 시선을 작품 속에 도입하는 새로운 기법을 선보인 그는 누보로망의 대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옮긴이 박이문
충남 아산에서 출생하여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미국의 남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대, 미국 시몬스 대학, 포항공대 교수, 마인츠 대학 객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문학과 철학』, 『철학의 여백』, 『문명의 위기와 문화의 전환』, 『나의 출가』, 시집 『나비의 꿈』,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등이 있다.

옮긴이 박희원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알랭 로브그리예, Le Voyeur의 묘사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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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수미 님 2010.04.25

    그러나 A ...는 한 치도 움직이지 않는다.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벌리지도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발의 소란스러운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흩뜨리지 않았다. 보이는 테라스에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램프를 가져오지도 않았다. 보이는 주인마님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p.94)

  • 김수미 님 2010.04.25

    A ...는 서 있다. 그녀는 아주 연한 파란색의 보통 크기 편지지 한 장을 손에 들고 있다. 그 편지지에는 네 등분으로 접했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팔을 반쯤만 편 상태기 때문에 편지지는 허리께에 머물러 있다. 시선은 그것을 스쳐서 맞은편 산비탈 위 지평선 주위를 떠돈다. (p.72)

회원리뷰

  • 질투 | bw**08 | 2017.04.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영화감독과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 로브그리예는 작품 속에 영화의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무소불위의 시선을...

    영화감독과 제작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 로브그리예는 작품 속에 영화의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무소불위의 시선을 도입한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소설 전편을 통해 어떤 대명사로도 지칭되지 않는다. 다만 카메라가 돌아가듯 그의 눈에 비친 사물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존재나 위치를 드러낼 뿐이다. 비교하거나 판단하는 법이 없고, 상징 혹은 은유를 쓰지도 않는다. 소설 전편을 통하여 질투하는 남편, 즉 화자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아주 독특한 방법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보여주는데, 그것은 바로 세계 문학사를 통해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정교하고 지독한 묘사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듯 엄격하게 객관화된 사물 묘사와 반복되는 이미지 사이에는 그 어떤 문학적 표현으로도 담아내기 힘든 화자의 심리 상태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다.

    식당의 첫 번째 창문, 젖힌 왼쪽 날개의 가운데 유리 중앙에 푸른색 자동차가 안뜰 한복판에 와 서는 모습이 비친다. A…와 프랑크가 동시에 각각 차의 양쪽 앞문에서 내린다. A…는 한쪽 손에 형태가 불분명한 아주 작은 꾸러미를 하나 들고 있다. 그러나 꾸러미는 거친 유리의 결 때문에 곧 보이지 않게 된다.
    두 인물은 자동차의 보닛 앞에서 서로에게 다가간다. 덩치가 큰 프랑크의 실루엣이 같은 선상의 뒤쪽에 있는 A…의 실루엣을 완전히 가린다. 프랑크의 고개가 앞으로 숙여진다.
    유리가 고르지 못해서 자세한 동작은 알 수 없다. 응접실 창문에서 보면 이 광경을 보다 편안한 각도에서 똑똑히 볼 수 있을 것이다.

  • 1955년도작 [엿보는 자](을유문화사, 2011)의 주인공이 살인자면서 여행자이자 엿보는 자였다면, 1957년도작 [질투](...
    1955년도작 [엿보는 자](을유문화사, 2011)의 주인공이 살인자면서 여행자이자 엿보는 자였다면, 1957년도작 [질투](민음사, 2003)의 주인공은 의처증환자면서 방콕족이자 블라인드를 통해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는 자다. 아내와 이웃집 남자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주인공은 모든 일보다도 철두철미한 감시를 자기 일상의 제일 원칙으로 삼는다. 주인공의 눈은 블라인드의 틈을 통해서 자신의 아내와 프랑크, 곤충들, 일꾼들, 그리고 바나나 농장을 엿보고 감시한다.
     
    누보로망의 대표작가 로브그리예는 의처증에 걸린 남자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단지 편집증적 시선과 사물들에 대한 기하학적 정밀성에 대한 집착으로 대신하고 있다. 전작인 [엿보는 자]보다 주인공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전달하고 있지 않다. 주인공의 외모와 말투는 물론이고, 친구와 지인과 같은 인적 관계도 전무하고, 주인공의 심리적 상태나 세계관 등을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정보가 차단되어 있다. 남편에 대한 유일한 정보는 아내의 불륜에 대한 강박적 의처증이다. 나는 이를 질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주인공은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심을 사는 프랑크를 질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의처증에서 기인한 강박적 환상이 이 책의 주요 테마라 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지네와 지네를 짓이겨 죽인 흔적들은 전체 이야기의 상징적 표지다. 의처증 남편의 심리적 강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확인 도장과 같다. 지네의 모양은 주인공의 감정적 변화에 따라 변화되고 왜곡된다. 가령 주인공의 강박적인 질투 레벨이 올라갈수록 지네의 크기도 덩달아 커진다.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시선이 고통스러울수록 풍광에 대한 수학적 정밀함을 따지는 계산이 늘어난다.
  •   아주 특이한 책이었다. 특별하고 특이했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나의 기억속에...

     

    아주 특이한 책이었다. 특별하고 특이했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나의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책이 좋은 책이던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디 선가 아주 먼 후에도 이 책의 제목을 접하게 된다면, 책의 내용이 스쳐지나갈것만 같았던 책이다. 특별했던 묘사도 함께..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의 주요한 중심을 이루는 것은 '질투' 이다. 남편의 아내에 대한 끔찍하고 처절한 질투. 프랑스에 위치한 뜨거운 열대의 바나나 농장을 배경으로 오래된 목조 건물이 위치하고, 주위엔 온통 바나나 나무뿐이다. 책의 시작은 이 오래된 목조 건물 집안의 구조와 곳곳의 묘사로 시작되는데, 이것은 굳히 책의 시작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과 끝이 그러했다. 등장인물은 A와 프랑크. 그리고 A의 남편인 이 책의 질투심으로 가득찬 남편. 여기서 프랑크가 부인의 바람난 그 대상이라는 것은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남편의 질투심으로 가득찬 책이지만, 이상하게도 남편의 기분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저, 프랭크 자식을 가만 나두지 않겠어!' 라거나 'A의 바람기를 내 가만두지 않겠따!' 라거나 이런 남편의 말이나 그의 질투심을 나타내는 문장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그가 그곳에 존재하고. 부인 A와 프랭크를 끊임없이 관찰한다는 것은 그가 그들의 공간에 함께 있다는(세자리의 의자 라거나. 식사. 등등) 것을 언급한다.

     

    집의 구조를 묘사할때 종종 자주 나오는 것이 블라인드와 벽의 지네를 짓이겨 죽인 흔적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것은 아마도 남편의 아내에 대한 집착과 질투를 나타내는 것 같다. A는 파란색 편지를 쓰고, 이웃에 사는 프랭크(아내 없이 종종 식사를 하러 온다)와 가끔 시내까지 외출하고 가서는 하루 외박을 하고 온다. 그리고 남편과 A와 프랭크와 함께 하는 식사 시간에는 그들이 서로 편안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공간감이 드러나는데..

     

    내가 그토록 특이했던 것은 남편의 질투심에 관한 책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감정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내의 태도를 관찰한다거나 프랑크와의 대화를 귀기울여 듣는다거나 하는 것들뿐. 그러나 그 묘사속에서 남편의 미치도록 증오하는 질투심이 묻어난다. 이상하게도..  그리고 특별한 내용이 없는 소설이다.

    오직 A와 프랑크와의 식사. A의 행동들. 오래된 목조건물 집의 묘사와 지네의 흔적들..

     

    읽는 내내 지겨운 부분도 상당히 많았는데(자꾸 반복되는 집의 묘사라던가. 그들의 식사시간) 특이한 책의 구성으로 인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 이 책은 냉정하고 정밀한 과학의 눈으로 쓰여진 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 글을 다 읽고 글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인물을 찾아...
    이 책은 냉정하고 정밀한 과학의 눈으로 쓰여진 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 글을 다 읽고 글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인물을 찾아내면 그것이 이성이 아니라 질투의 힘으로 쓰여진 글이라는 걸 알게 된다. 책을 다 읽고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뭐 이런 글이 다 있어 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제3의 인물 즉 화자를 찾을 수 있게 된다.그 순간 이 소설의 빛은 바뀌고 작가에게 감탄할 수 밖에 없어진다. A 부인을 응시하는 눈길, 앞 뒤가 맞지 않는 주인공들의 말에 대한 기록들. 어딘가 미심적은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 이 글을 두 부부의 이야기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화하는 것은 두 사람 뿐이지만 모든 장면 속에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그러나 그 공간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어쩌면 불륜을 벌이고 있을 지도 모르는 느낌을 주는 두 사람과 그들의 배우자. 정말 기묘한 소설이다.
  • 질투 | le**y5 | 2004.02.03 | | 추천:0
    질투와 의심에 휩싸인 사람에게는 '자아'가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은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긴채 밝은 곳에 앉아 있는 질투와...
    질투와 의심에 휩싸인 사람에게는 '자아'가 존재할 수 없다. 자신은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긴채 밝은 곳에 앉아 있는 질투와 의심을 대상을 관찰할 뿐. 이 소설은 자신의 존재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 화자에 의해 서술된다. 그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질투와 의심의 대상인 아내와 이웃집 남자를 지켜본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화자 자신의 존재는 함께 있는 공간에서도 스스로 소외되고 화자의 자아는 사라지고 카메라와 같은 시선만이 남게되는 것이다. 질투와 의심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질투와 의심을 불러일으켰더 과거의 장면들을 끊임없이 떠올리지만 그 장면들은 떠올릴 수록 질투와 의심에 의해 왜곡되면서 상황들을 점점 더 나쁘게만 생각하게 된다. 질투라는 감정은 슬프다. 자아를 사라지게 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왜곡시키는데다 자신의 그 '질투'라는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지도 못하게 하니까. 질투하는 자는 지금 자신의 감정을 '질투'가 아니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래서 계속 객관성을 가장하는 것이다. 이 책의 화자는 그래서 전혀 의미없는 사소한 것들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서술한다. 지붕의 그림자의 각도가 어떻느니 나무가 심겨진 모양은 어떻고 몇 그루가 있고 벽에 지네를 눌러죽인 자국은 어떤 모양인지..... 정말 시시콜콜한 것들을 서술한다. 그런 사소하고 치밀하지만 의미없는 묘사들, 아무 사건 없는 줄거리, 계속 반복되는 장면들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매우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런 형식적인 것들의 끊임없는 변주가 매우 흥미로울 수도 있다. 나로서는 흥미로운 줄 모르고 읽었으나 어느새 후딱 읽어버렸다. 그리고 재미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계속 이 책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게 된다고나 할까.... 다른 맘에 드는 책의 경우 그 책이 환기시키는 정서적인 측면들 때문에(즉 감동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책을 계속 기억하게 되지만 이 책 [질투]는 어떤 외부적인 감정도 개입시키지 않은 채 그 작품 만을 환시키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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