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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지혜 하얀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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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쪽 | A5
ISBN-10 : 8937424193
ISBN-13 : 9788937424199
티베트의 지혜 하얀 표지 중고
저자 소걀 린포체 | 역자 오진탁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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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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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gej*** 2020.03.16
34 좋은 책 저렴하게 잘 구매했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wejj***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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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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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의 전통속에서 태어난 저자가 죽음의 의미와 죽어가는 과정을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론적으로 들려주는 책.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서, 마음을 고 향으로 이끌기,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마음의 충고, 평화의 봉사자 등 22개 장으로 엮었다.

저자소개

목차

001. 달라이 라마의 추천사
002. <삶>
003.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서
004. 덧없음
005. 반성과 변화
006. 마음의 본성
007. 마음을 고향으로 이끌기
008. 진화, 카르마 그리고 환생
009. 네 가지 바르도와 다른 실재들
010. 지금 이 삶의 일상적인 바르도
011. 영적인 길
012. 가장 내밀한 정수
013. <죽어감>
014. 죽어가는 사람을 돕는 마음의 충고
015. 소망을 실현시켜 주는 자비의 보석
016. 죽어가는 사람을 영적으로 보살피기
017. 죽음을 대비하기 위한 수행
018. 죽어가는 과정의 전개
019. <죽음과 환생>
020. 근원
021. 본래 갖추어진 광휘
022. 생성의 바르도
023. 죽음 이후에 돕기
024. 임사 체험
025. <결론>
026. 보편적인 과정
027. 평화의 봉사자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죽음, 그리고 죽어가는 과정은 티베트 불교와 현대 과학의 전통 사이에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은이 소걀 린포체는 이런 만남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 속에 태어나 성장했으며 위대한 라마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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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그리고 죽어가는 과정은 티베트 불교와 현대 과학의 전통 사이에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은이 소걀 린포체는 이런 만남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 속에 태어나 성장했으며 위대한 라마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이 책은 독자에게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뿐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는 실제적인 척도를 제공할 것이며,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이 죽음을 평온하고도 층만하게 준비하도록 도울 것이다 - 달라이 라마

이 책은 현재 티베트 불교의 뛰어난 스승이며 전수자인 소걀 린포체가 (죽음 앞에 선)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가르침의 보고(寶庫)이다. 그는 어린 시절 티베트의 고승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중공군에 의해 티베트가 붕괴된 후 1971년 서양 세계로 망명하여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비교 종교학을 공부했다. 동서양의 문화적 장벽을 넘어선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이 책에서 일반인들이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는 영적인 진리의 세계를 생생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이 책은 제일 먼저 티베트 불교의 창시자로 알려진 파드마삼바바의 저작 `티베트 死者의 서`를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고, 더 나아가 불교 전체의 가르침을 일반인들에게 제시하기 위해 씌어졌다. 따라서 여기에는 티베트 불교가 인간이 죽은 후 거치게 된다고 말하는 (바르도)에 대한 상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 임사 체험에 관한 보고, 일상 생활에서 마음을 닦는 수행법들이 실려 있다. 또한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삶이 어떻게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만들어주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가족들을 비롯하여 사회와 세계의 발전과 안정에 기여하는지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서기 2000년을 앞둔 현대 사회는, 과학이 인간의 생명을 무한정 연장시켜 주기를 바라는 과학제일주의자들, 죽음에 대한 인간들의 공포에 기대어 영생, 불사를 약속하는 가짜 종교 집단들이나 건강식을 만들어 파는 단체들, 광적인 행태나 약물로 현세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는사람들, 앞일을 예견하거나 전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영매나 정신 감응자들로 들끓고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지은이가 제시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깨달음의 길은 깊은 의의가 있다.

소걀 린포체의 이 책은 지금까지 씌어진 티베트 불교 가르침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도 권위있는 저서로 널리 인정받아, 불교 수행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연령 계층과 온갖 사회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았다. 간행되자마자 미국, 영국, 호주, 인도, 독일, 프랑스, 대만을 비롯해 전세계 23개국의 번역서로 옮겨져 모두 2백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으며, 현재까지 치료와 영적 활용을 위한 교육 코스, 워크숍, 다양한 집단들의 묵상과 수양의 교재로 채택되어 읽히고 있다. 소걀 린포체는 현재 (리그파)라는 이름의 붓다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 센터와 모임의 독특한 네트워크를 지도하면서 집중적인 수행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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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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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 그 섬에 가고 싶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는 분명히 아무 생각없이 그 섬을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를...
    <죽음. 그 섬에 가고 싶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는 분명히 아무 생각없이 그 섬을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를 건너 왔다. 그 섬은 조용했으며, 나의 시간을 어느 정도 들여 그 섬 위에 떠 있는 다리를 건널 때 든 생각으로는, 마음만 먹으면 이 다리에서 뛰어내려 저 섬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과, 저 섬은 뭔가 고요하고 아늑하기는 하지만 다리 위에 있는 것들이 저 섬에 없는 관계로 나는 저 섬을 지나쳐야 겠다는 생각 두 가지가 있었다. 어쨌든 생각은 번개같이 스쳐 지나갔고, 어느새 나에게는 섬을 지나 이제 다음 강변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알 수 없다, 과거의 나의 생각을 알기란 미래에 내가 할 생각을 아는 것과 똑같이 불가능해 보인다)했던 것과는 반대로, 이 쪽 강변은 풀잎 하나 없는 화산재로 뒤덮힘, 바로 그것이었다. 뒤돌아설까. 몸을 반쯤 돌리는 순간 나는 볼 수 있었다. 내 뒤를 따라오는 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언제 하늘은 이다지도 붉어졌단 말인가. 내가 저 편 강가에서 이 다리에 올라설 때만 해도, 하늘은 우주를 뚫을 듯이 맑았고 바람은 상쾌했건만, 어느새 그 시원한 바람은 내 관절을 파고 들어 동맥을 동파시키고 있으며 하늘은 누가 흘린 피처럼 붉게 물들어 버렸단 말인가. 무엇보다 내 뒤를 따라오는, 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건너기 시작할때는 그렇게 넓게 보였던 다리였건만, 지금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지점도 이렇게 넓어 보이건만, 왜 저 두 사람, 저 검은 옷의 두 사람은 그 넓은 다리를 가득 채우며 나에게 다가온단 말인가. 저들을 뚥고 돌아갈 수 없는가, 왜 진작 뒤돌아보지 않았을까, 누가 나에게 내가 갈 강변이 회색빛 어두침침한 땅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 주었단 말인가. 나는 속았다. 내 자신에게 속은 것이다. 그저 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만 믿고 다리에 올랐던 것이다. 강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 드넓은 풀밭, 이것은 나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논리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붉은 노을 얼어붙은 바람 그리고 회색빛 언덕이기 때문이다. 이 둘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동일한 논리에 따라 완성되었다. 우리의 관념을 배신하지 않았다. 내가 착각한 것은, 단 하나, 푸른 하늘이 변치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 그리고 시원한 바람을 느낄 내 몸이 삭아버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 그것이었던가. 그것보다, 대체, 나에게 다가오는 저 검은 옷의 두 사람은, 나는, 왜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없는가. 나는 아까부터 전혀 발걸음을 떼지 않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나를 따라오는 동시에 나를 밀어내고 있다. 간격은 좁아지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들에 의해 밀려나는 동시에, 그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나의 전진하는 속도보다 그들이 전진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 나의 전진하는 속도는 0 이지만 그들이 나를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진 ‘당’하는 동시에 그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나는 영원히 저들이 누구인지를 알 수 없단 말인가? 갑자기 떠오른다, 이 다리 위에 있던 것이 없던 그 섬이. 만약에, 만약에 말이다, 내가 그 순간 다리에서 뛰어 내렸다면, 내가 이 다리 위에서 즐기고 행복해 했던 것들을 포기했다면, 내가 이 다리를 계속 걸어가야만 한다는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면, 강을 다 건널때까지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시원하리라고 믿지 않았다면, 그래서 이 편에 내가 바라던 드넓은 풀밭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내가 그 섬으로 뛰어 내렸다면. 이미 나는 그 섬으로부터 멀어졌다. 그 섬은 노란 땅이었다. 내가 출발한 곳도, 내가 도달하리라고 예상한 곳도, 내가 도달하게 될 곳도 노란 땅은 아니었다. 다시 돌아본다. 지금 보니 그 노란 끝에, 여기서 보니 보인다, 내가 바라던 드넓은 풀밭도 보인다. 만약 내가 다리 위에서 처음 그 섬의 노란색을 보았을 때, 내가 눈을 더 들어 그 섬 끝의 풀밭을 보았다면, 나는 과감히 뛰어 내렸으리라. 그러나 나는 그 풀밭을 보지도 못했다. 솔직히 보았다고 해도 내가 다리 위에서 뛰어내릴 수 있었을까? 나의 두려움, 나의 기대, 나의 즐거움. 그 모든 것은 섬에 있지 않... 아니다! 나는 실제로 섬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그래, 나는 그것마저도 착각했던 것이다. 다리 위에 있는 것이 섬에는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나의 무지는 심오하며 광대하다. 저 축축하고 눅눅한 회색빛 땅도 나의 무지로 인한 착각과 비견될 수 없으리라. 깨달음은 너무 늦었다. 저 검은 옷의 두 사람은 내 바로 뒤에까지 와 있다. 섬은 이미 저 너머에 있다. 나는 저 검은 옷의 두 사람에게 스스로 다가갈 수 없다. 그들은 나를 쫓아오며 나를 밀어낸다. 나의 자발적인 접근은 절대 허락지 않으며 나의 속도에 맞춰 저들은 나와의 간격을 좁힌다. 예상컨대, 저들이 나와 마주치는 바로 그 부분은, 이 다리가 끝나는 순간, 내가 저 회색빛 강 가에 닿는 그 순간일 것이다. 지금 나는 저들의 틈을 뚫고 이 다리를 되돌아가 저 섬에 도달할 수도, 저 풀밭에 들어가 볼 수도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이 아니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뭉크, 절규하다. 스승은 말한다. 그들이 너와 마주치는 바로 그 순간, 네가 강변에 도달하는 바로 그 순간, 네가 그들의 틈을 뚫을 수 없다면 나는 다시 똑같은 착각 속에 다리를 건너게 되리라고. <삶. 목사님은 종을 훔쳐 오셨다> 덩그렁, 뎅.... 덩그렁, 뎅.... 파페노와 실비안 부부는 쟁기를 땅에 박아놓고, 손수레를 세웠다. 바구니를 잠시 땅에 내려 놓고,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아 잡는다. 파페노의 손이 배에서 얽혔다고 하여, 가슴으로 손을 들어 모아 쥔 실비안보다 신앙심이 나쁘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파페노는 모자를 벗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바울이 고린도에 보낸 편지의 한 구절, ‘무릇 남자로서 머리에 무엇을 쓰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요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 민것과 다름이 없음이니라’ 라는 구절에 그들은 충실할 뿐이다. 그들의 기도는 종소리에 맞춰 계속된다. 순서를 몇 개 빼먹어 하나님께 누가 될까봐 성당에서는 기도문을 작성하여 나눠 주었지만, 어차피 하나님은 감사하는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니 일부러 빼먹지 않는 한 벼락을 맞지는 않을 것이다. 밝은 햇빛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상쾌한 바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잘 익은 열매와 잘 갈리는 땅과, 무엇보다 오늘 해가 지기까지의 삶을 지켜주신데 대해 감사. 이 종은 신부님이 치시는 것일까, 아니면 수녀님이 치시는 것일까. 누가 치든지 지금 파페노와 실비안 부부의 마음에는 감사와 기쁨 뿐이다. 밭은 푸르고 거둔 것은 손수레를 채우고 열매는 바구니를 채웠다. 집에 돌아가면 함께 만든 것을 함께 먹고 그리고 부부의 기쁨을 누리니, 싸우거든 함께 싸우지 서로 싸우지는 않으리라. 일상이 가지고 있는 이 힘, 이것은 강원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그 어디에라도 일상은 있다. 이들의 일상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파페노와 실비안 부부는 그렇게 함께 살다가, 결국 누군가를 먼저 보내야 할 것이다. 성모양과 이모군처럼 같이 갈 수 있다면야 얼마나 좋으랴, 사람이 죽는 것은 변치 않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 지는 아무도 몰라, 한 사람의 숨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때부터 턱에 차오르는 순간까지 한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떨며 결국 한 번은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다행히, 종소리는 그 날도 울려퍼질 것이다. 그들이 밭에 있던지, 아니면 방에 있던지 그 종소리는 마지막까지 함께 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단 하나를 깨달아, 사별을 반가이 맞이할 수 있다. 종소리는, 어디에나 있다는 것. 일상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종이 치면 집으로 돌아가 잠들 듯이, 죽음도 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살아있는 자의 일상도, 죽는 자의 일상도, 종소리와 함께 변치 않을 것이다. 오늘은 파페노가 밭을 갈고 손수레를 끌었지만, 파페노가 먼저 죽으면 실비아가 바구니를 손수레에 얹어 손수레를 끌 것이다. 밭을 가는 일은 큰 아들 루치오에게 맡겨도 되고, 루치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면 옆 동네 세바스챤과 그의 부인이자 실비아의 딸 마리아에게 부탁해도 된다. 결국 종소리가 있다면, 달라질 것은 없다. 실비아가 죽고 루치오가 죽고 세바스챤과 마리아가 죽어도, 주교가 죽고 추기경이 죽고 교황이 죽어도, 종소리는 울려퍼질 것이라는 믿음. 세월이 지났다. 사람들은 이제 제목만으로 종소리를 느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누가 죽음을 논하는가. 파페노와 실비아 부부의 일상을 죽음에 대한 평안함으로 받아들이게 해 준 그 종소리, 이제는 제목만으로 굳어져버린 종소리, 소리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황,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그렇지만 이런 땅 어느 한 구석에, 종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누군가가 울려주기만을 기다리며, 종은 시골의 어느 동네에, 농사 지어 번 돈을 훔쳐 도시에 나가 돈 좀 벌어보겠다고 읍내까지 나갔다가 사기 도박단에 걸려 몽땅 털려버린 한 총각이 사는 그 동네에 있는 교회에 걸려 있었다. 총각은 세상의 매콤함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 다시 돌아와 그 종에 매달린 줄을 잡는다. 새벽마다 땡그렁, 땡그렁. 하루의 마감을 알리는 종이, 이제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되었다. 죽음을 준비하게 해주던 종이 삶을 준비하게 해주는 종으로 바뀌었다. 제일 아름답게 산 사람이 제일 아름답게 죽을 수 있다. 제일 가볍게 산 사람이 제일 가볍게 죽을 수 있다. 제일 풍성하게 산 사람이 제일 풍성하게 죽을 수 있다. 죽음은 삶이며, 삶은 죽음이라는 것, 종소리는 세월을 지나도록 살아남아 울렸다. 땡그렁, 땡그렁, 당신이 지금 자유롭지 못하다면, 당신은 영원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당신이 지금 삶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죽음도 준비할 수 없을 겁니다. 청년은 그 종이 치던 곳에서 전도사라는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성경이라는 책을 읽는다. 깊은 맛이 느껴진다. 닭에서부터 노인에까지, 고요한 시골 동네에도 일어나는 죽음과, 그리고 삶을 논하는 그 책이, 지혜와 본질을 논하는 그 책이 마음에 들기 시작하더니, 결국 목사가 된 청년은, 자신이 울리던 그 낡은 종을 훔쳐오기에 이르른다. 이제 그 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라는 곳 본당에 세워졌다.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며, 복음은 나눠줄수록 풍성해지기에 도둑질을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종이라는 물건의 소유권은 시골 교회에서 서울의 교회로 옮겨지고, 목사님은 그 죄를 사람에게 용서받고자 새 종을 시골 교회에 만들어 주었다. 왜 그랬을까. 왜 새 종을 주고 헌 종을 가져온 것일까. 그 종에 얽힌 목사님의 추억 때문에? 우리는 옛 종을 보며 생각한다, 삶과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기도 전부터 우리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밀레, 종을 치다. 스승은 말한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도다. <이것은 순전히 글 쓰는 자의 상상의 나래> 영혼을 무겁게 하는 것이 있다. 분노, 질투, 미움 등등 ‘나쁜 마음’이다. 영혼을 가볍게 하는 것이 있다. 자비, 온유, 절제 등등 ‘좋은 마음’이다. 나쁜 마음은 영혼을 무겁게 한다. 무거운 영혼은 몸을 빠져나가자마자 지구의 중력장에 잡힌다. 나쁜 영혼은 점점 지구의 핵으로 끌려들어간다. 육천도의 온도와 상상할 수 없는 압력에 영혼은 잘 짜진다. 영혼이 쥐어짜이며 비명을 지를 동안, 그의 존재 곳곳에 파고들어 있던 나쁜 마음들이 녹아 없어진다. 인간 세계의 시간관념으로는 한정할 수 없고 측정할 수 없는 시간이 지나면, 영혼은 잘 삶아지고 잘 짜여져 ‘때’가 깨끗이 벗겨진다. 그리고 그 영혼은 다시 처음의 중량을 지니고 지구 표면으로 나와 다음 입을 옷을 찾는다. 지구 중심으로 끌려갈 때는 ‘때’가 잔뜩 낀 상태였으나, 지금은 깨끗하여 전생의 기억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순진한 상태다. 그렇게 새 삶을 시작한다. 좋은 마음은 영혼을 가볍게 한다. 가벼운 영혼은 몸을 빠져나가는 순간 그 가벼운 마음들에 이끌려 지구의 중력장을 탈출한다. 좋은 영혼은 점점 지구를 빠져나가, 그 생명의 근원이 되었던 태양으로 간다. 근원으로 되돌아간 영혼은 그 안에서 편히 쉬다가, 가끔씩 흑점으로 관측되는 태양의 폭발 현상이 있을 때 튕겨져 나와 지구로 오게 된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이라는 헬륨 풍선 덕에 태양으로 갈 수 있었지만, 튕겨져 나올땐 그런 것 없이 깨끗하여 전생의 기억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순진한 상태로 돌아온다. 그렇게 새 삶을 시작한다. 달은 이 모든 것을 관조한다. 달은 아무것도 안 하지만, 다 보고 있다. 그는 지구가 잡고 있기에는 너무 큰 위성인 주제에, 태양의 생명을 반사하여 밤을 밝힌다. 새 옷을 입은 영혼들은 그 새 옷이라는 존재가 태양보다 달에 더 민감히 반응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태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영혼이지 육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태양을 따라 사는 사람은 영혼을 따라 살고, 달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육체를 따라 산다. 하지만 육체는 결국 버릴 옷, 태양보다 달에 친했던 삶을 살아간 영혼은, 그를 지구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나쁜 마음이 없다면, 그리고 그를 띄워 올릴 좋은 마음도 없다면(또는 두 마음이 같은 양이라서 올라감도 내려감도 없다면) 그냥 그 상태로 육체를 떠난 후 어둠을 떠돈다. 만약 같은 조건에서 그가 태양에 친한 삶을 살아갔다면, 그는 밝음에 떠돌아 다녔으리라. 육체를 가진 영혼들은 어둠을 떠도는 달의 친구들을 두려워하고, 밝음을 떠도는 태양의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어느 민담은 전자를 귀신이라 하고, 어느 종교는 후자를 천사라고 하는데, 이런 구분은 솔직히 허점이 많다. 상상의 나래는 여기에서 멈춘다. 누구도 자신의 영혼의 무게를 잴 수 없다. 나쁜 마음이 더 많아 푹 가라앉은 상태인지, 좋은 마음이 더 많아 훨훨 날아오를 것 같은 상태인지는 순간 순간 느껴지기는 하지만 워낙 변화가 극심하다. 내가 죽고 나서 태양으로 갈지, 지구 중심으로 끌려갈지, 아니면 지상에 남아 방황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금강경, 과거의 마음도 현재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잡을 수 없다. 나는 말한다. 此外何所求. 글 서두의 그림은, 일본의 어느 여성이 자살하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라 한다. 현상은 자살이지만, 실제는 타살인지도 모른다. 남이 나를 죽였다는 뜻에서의 타살이 아니고, "나"가 아닌 존재가 나를 죽였다는 뜻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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